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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평점 :
이 작가의 소설을 몇 권 보았다. 좋은 쪽으로 인상적이었다. 다만 내 취향이 아니어서 멀리 했다. 그랬는데 얼마 전 유시민 작가의 북콘서트에 요조와 함께 나오는 프로그램에 다녀온 후 이 책을 빌렸다. 소설 말고 산문은 어떤가 새삼스럽게 궁금했다.
소설가의 글이라면 산문보다 소설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게 좋을 텐데, 난 반대로 와 닿는 소설가몇몇을 좋아한다. 이 소설가의 경우도 소설보다 산문에서 더 호감을 얻는다. 그의 소설 어느 대목에서 내가 내 취향이 아니라고 여기는지도 이 책을 보고 정확하게 알게 된다. 사회와 세상과 사람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다루는 소설의 시선을 내가 거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작가는 이를 좋아하고 있다고 하고), 산문에서는 이런 점을 오히려 통쾌하게 여기는데 나의 모순이다. 어쩔 수 없다.
나에게 책은, '이게 뭐라고'라고 할 만한 대상이 아니다. 아주 대단한 가치를 품고 있는 대상이다. 작가의 말대로 한다면 나는 읽고 쓰는 쪽이라서 이러할 것이다. 무인도에 갈 때도, 우주에 갈 때도 나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보다 책과 공책을 택할 사람이라. 그래서 읽고 쓰는 인간으로서 작가가 느끼는 온갖 감정과 현실에 공감했다. 내가 비록 작가는 아니지만 독자로서도 충분히 받아들일 내용이라고 생각했으니.
소설가로서의 삶도 흥미로웠고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일어난 각종 에피소드들도 재미있게 읽었다. 그쪽 세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형편이니 그렇구나, 끄덕이면서 새롭게 여겼다. 사람 사는 모습이 죄 비슷하다 해도 또 다들 다르게 살고 있기도 하는 셈이다.
얼마 전에 이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구해 놓았다. 전에 안 보이던 세상과 전에 못 봤던 매력을 모조리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y에서 옮김2023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