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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애니 배로스 지음, 신선해 옮김 / 이덴슬리벨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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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달콤한 초코칩쿠키가 생각나는 책
Feat. 핫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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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 광주 5월 민주항쟁의 기록, 전면개정판
황석영.이재의.전용호 기록,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엮음 / 창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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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18행사만큼 특별한 해가 있을까? 
헌법 수호의 의지가 없던 대통령은 내려왔으며 정권교체한 대통령은 한동안 부르지 못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 함께 제창했다. 
518행사 뉴스 중 눈에 띤 것이 있었다. 새 대통령이 행사를 마치고 나가는 길에 구급차가 지나가자 옆으로 비켜선 것이다.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고 대통령을 칭찬하는 기사였다. 
어떤 환자였는지는 대통령칭찬보다 내용이 짧았다. 응급환자는 518피해자로 계엄군에 연행돼 고문을 받고 풀려나 37년 동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환자라고 했다. 518과 관련된 장소에 가거나 장면을 목격하면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갑자기 쓰러지고 호흡곤란을 겪는다는데, 그 아픔이 얼마나 심각했을지 마음이 아팠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이 책을 읽기란 참 힘들었다. 그 시대 그 장소에 있지 않았던 나와 같은 사람도 간행의 말에서 밝혔던 것처럼 "'광주민중항쟁'을 정면으로 응시한다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518처럼 피흘림, 희생없이 촛불 만으로 혁명이 일어나는 현재에도 여전히 "역사의 진실이 왜곡"되어 가해자가 오히려 희생자를 자처하며 자서전까지 나오니 더이상 침묵할 수 없는 현실이 아닌가?


이 책은 역사의 기록이다. 
가슴 아픈 상처를 드러낸 광주의 증언들, 그리고 거짓으로 덮어버린 신군부의 기록들, 오월광주 그현장에 있었던 외신 기자들의 기사, 그리고 팀셔록이 밝힌 신군부와 연관된 미국 정부의 기록물 등. 5월 17일 이전의 일들과 18일 이후 하루하루의 광주를 덤덤하게 증언과 기록을 찾아 남긴 것이다.


과연 국가란 무엇인지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국민을 보호하라고 인정해준 국가 권력이 강제성을 띤 폭력의 형태로 나타났다. 무자비한 폭력앞에서 광주 시민들은 무참히 쓰러졌다. 또한 국민이 잠시 허락한 권력으로 명령을 받은 군인들도 있었다. 마치 살인면허라도 받은 것처럼 폭력을 휘둘렀다. 무엇이 무고한 시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면서도 망설이지 않게 했는지, 국가가 무슨 권한으로 잠재된 폭력성을 표현하게 허락한건가도 생각했다.


무고한 시민들에게 휘두르라 허락해준 폭력은 국가의 잘못된 역할일까 아니면 잔인한 인간의 이기심일까?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는 다른 이들의 생명, 인권은 가치 없는 소름끼치게 무서운 잔인함. 그 잔인함은 총과 칼 뿐 아니라 그 후 그들의 행동에서도 볼 수 있다. 시체를 암매장 해버리거나 산속에 버려버렸다. 죄를 부인하고 거짓으로 덮어버리려 한 신군부 뿐만 아니라, 자국의 국익을 위해 폭력을 용인하고 침묵으로 가려버린 미국 정부요직 공무원들.


가슴이 아파서 한참을 다음 문장 읽기를 주저하였다. 책을 덮어두고 읽지를 못했다. 뜨거운 눈가를 어찌 할 수가 없었다. 오월광주는 일방적으로 탄압당하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대응한 광주시민들의 역사이자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가슴아픈 디딤돌이다.


물론 지금 대한민국은 변했다. 80년 오월광주처럼 갑자기 총과 칼을 앞세워 나를 감금하고 무작위 폭력을 휘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 잘 안다. 하지만 얼마든지 다른 이름과 형태로 국민이 허락해준 국가권력이 폭력으로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촛불대선을 거치면서 잘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시민들은 깨어있어야한다.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권리가 보장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에서도 또 권력의 진공상태에서도 단단하게 뭉쳐 그 어려움을 이겨낸 광주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역동적인 힘을 책을 통해 읽고 역사를 똑바로 보고 진실을 찾아야한다. 다시는 가슴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역사를 똑바로 알아야하지 않을까? 황석영의 말처럼 빛나는 계절에 위대한 시민들이 바꾸어논 세상을 제대로 지켜내야 하지 않을까?


항쟁 중 고등학생들을 귀가시키면서 '살아남아 역사의 증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한 윤상원 열사의 마지막 발언처럼 우리 모두가 진리와 정의는 반드시 승리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역사를 바르게 알고 증언해야한다. 
오월 광주 시민들과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희생된 분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넘어 넘어서, 우리 모두 깨어있는 시민이 되자. 깨어있는 시민만이 나라를 바꿀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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