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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과 풍경 ㅣ 펭귄클래식 40
페데리코 가르시아로르카 지음, 엄지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인상과 풍경. 이 책의 인상은
유럽 미술관에서 몽롱한 풍경화를 읽는 느낌이다.
단풍잎 색깔의 베토벤 피아노 현악 사중주 실내악을 보는 느낌이다.
영롱하고 예쁜 광택이 나는 진주알 단어를 시로 그려넣은 느낌이다.
마네의 그림 전시회를 보고 '인상만 남아있다'라는 혹평이 후에 '인상파'라는 이름을 만들어주었다고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내용보다는 인상만 진하게 남아있었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시인이면서 음악도 공부했고 달리와 같은 화가와도 교류했던 그라서 일까? 글을 읽는데 풍경화를 읽는 느낌이 든다. 눈앞에 풍경이 펼쳐지고 현악기 선율이 느껴지는 단어 단어들이 산문이 아닌 시처럼 아름답게 그려져 있었다.
"여러분이 이 책을 덮는 순간 안개와도 같은 우수가 마음 속을 뒤덮을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은 이 책을 통해서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어떻게 쓸쓸한 색채를 띠며 우울한 풍경으로 변해 가는지 보게 될 것이다. 이 책 속에서 지나가는 모든 장면들은 추억과 풍경, 그리고 인물들에 대한 나의 인상이다."
뮤지컬 '오케피'에서 지루하고 재미없는 뮤지컬이라도 좋은 노래 한 곡만 있다면 그것이 뮤지컬을 연주하는 이유., 뭐 이런 대사가 있던 것을 기억한다. 뮤지컬 '캣츠'의 '메모리', '지킬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같은 것. '햄릿'를 읽고 있는데 '죽는냐 사는냐 그것이 문제로다' 라는 대사가 빠져있다면 햄릿을 읽었다고 볼 수 없을 그런 것.
난 그것을 이 책에서 단연 서문으로 꼽겠다. 아름다운 전체 글 모두 합해도 저 서문을 당해 낼 수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