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 봄날의책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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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에 구입하고 

19년에 반절만 읽고 그대로 두고, 

이번에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게 되었다. 


질병, 질환, 아픈 몸, 아픈 경험, 치료의 과정, 치료의 경험, 의료기관 및 의료인과의 소통과 좌절의 이야기를 

저자는 심장병과 암이라는 두가지의 질환(disease) 을 진단받고 질병illness)로 즉, 질환을 경험하는 삶을 나누는 책이다. 


인간이라는 유기체를 잘게잘게 잘라서 수치화 또는 가시화시켜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 하는 현대 의학의 환원론적 기본적인 접근에 대한 반기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의료진은 한 사람의 아픈 자를 향해서 개별적인 접근보다는 기계적이고 평균적인 치료법, 즉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택한다.  아무리 희귀질환을 앓은 환자일지라도 의료진에게는 다수중의 한명의 환자일 가능성이 크다. 줄곧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의료진과 환자의 주위의 사람은 질병이라는 경험을 개인적인 사안으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반절은 동의하고 반절은 동의하지 않는다.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합의된 프로토콜이 존재해야 한다. 

의료진의 자의적 판단이 아닌 허용가능한 (즉, 과학적인 근거가 명확한) 범위 안에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만 한다. 따라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다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이외의 정보에 관심을 보이기기 매우 어렵다.  필요한 정보는 전문적이고 학문적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도 큰 테두리 안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 개인이 호소하는 증상하나 불만에 관심을 기울여야 도덕적으로는 마땅하다. 하지만 병원의 셋팅에서 제한된 숫자의 의료진으로 한 개인의 질병을 개별적으로 다루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픈 이를 한 개인을 개별적 경험으로 취급하고 다루는 예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응급실을 갈정도의수준이 아닌 미열과 작은 찰과상의 상처는 주변인에게 도움을 받을 때가 있다.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빨간 약이나 상처연고를 바르는 등 상식선에서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을 통해 받게 되는 1:1 서비스가 환자 중심의 케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서로가 관계가 이미 열려있어 정서적, 감정적으로 밀착이 되어 있기 때문에 환자가 겪는 충격, 당황스럼의 감정이 일치할 가능성이 높다(또는 비슷할 여지가 높다). 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우선은 감정적인 교류를 하기 전에 의무적인 일로만 환자로 대하게 되고 환자가 겪게 되는 감정의 변화는 이미 무수히 많은 환자들을 대한 의료진들에게는 그들의 감정을 무미건조하게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환자-의료진간의 큰 감정적인 격차는 의료진이 환자 한명 한명의 질환/질병을 한 개인의 특별한 경험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낮다. 


나는 병원의 시스템 안에서 아픈 사람과 그들의 경험이 고유하게 다루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희망적이지 않다. 축적된 의학 지식을 보유한 의료진과 기하급수적으로 무궁히 발전하는 의료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완벽하게 거부하기란 어렵다. 비전문가는 어디까지 병원의 서비스에 의존할지 한계선을 결정한다는 어려움이 있다는 건 자명한 일이지만, 의료적 혜택에 맹신적으로 복종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명의, 좋은 시설, 큰 병원을 이용하는 기회가 곧 생명을 연장할 수 있거나 완치를 보장할 것이라는 태도/믿음부터 바꿔보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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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18 17: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본적으로 동양한의학에서 말하는게 인간의 몸 전체를 유기체로 보고 몸의 전체 균형을 살리는 것을 중시하고, 서양의학이 몸을 잘게 쪼개 문제가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시스템인거 같은데 어느게 정답이라고 하기는 어려울거 같아요. 그러니 아픈 사람 입장에서는 뭐든지 다 해본다라고 할까? ㅎㅎ 환자는 비전문가인데 이런 결정같은건 너무 어려운듯요. 이런 책을 읽어도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는 갸웃하고 그래서 또 결정은 힘들고....ㅠ.ㅠ

han22598 2022-09-29 02:08   좋아요 1 | URL
아프면, 살아감에 대한 위대함을 느껴요.
어떻게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함 발버둥이 끝을 모르기 때문이죠.
아...아프지 말고 그냥 숨이 꼴딱 넘어가길 바라는 저희 엄마의 말을 들을때마다.
진짜....그냥 생명이 사라지길 바라는 걸까?
아픈 걸 참아가면 사는게 그래도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행복한책읽기 2022-09-18 1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몇년전부터 읽어야지 하고 찜만해두고 있어요. 제목이 정말 맘에 들어요. 실제로 해마다 아픈곳이 늘어나고 발병이 되면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더라구요. 한님의 의학지식과 태도에 감탄했습니다. 알라딘 서재서 여전히 강건히 지내고 계셔 좋아요.^^

han22598 2022-09-29 02:09   좋아요 0 | URL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행복한 책읽기님 오랜만에 글로 만나니 반가워요.
저도 요즘 서재에 소홀하고 있는데, 언제나 계시는 알라딘 마을분들이 계시니 좋아요 ^^

그레이스 2022-09-21 0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표지 그림이 여러번 보게 만드네요.
제목도 그렇고...

han22598 2022-09-29 02:10   좋아요 1 | URL
책 내용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표지인 것 같아요.
저도 다 읽고 나서 그림이 얘기하는 게 무엇이었는지 알겠더라고요 ^^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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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드뎌 읽었다. 

여자를 지칭하는 말이나..조르바의 행동이 거슬리기는 하였으나. 

자유를 알고, 누리고, 만끽하는 조르바의 존재를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많은 이들이 그렇다고 지칭하는 나.

먹물.


글 책을 신봉하며,

글 책을 벗 삼아 

학교를 다녔고, 

그 덕에 돈도 벌고

먹고 살고 있는 삶.

먹물들의 성공.


하지만, 

자연책, 사람책을 벗삼아 

살아가는 조르바의 삶.


사랑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어

온몸을 사용해 춤으로 말하는 그에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자유의 냄새가 그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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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8-11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고는 싶었는데 왠지 어려울거 같아서 안읽고 있었습니다 ㅋ 별 다섯이군요. 왠지 저랑 조르바랑 사는게 비슷할거 같습니다 ^^

han22598 2022-09-03 07:12   좋아요 0 | URL
어렵기 보다는 가독성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정말 새파랑님이 조르바처럼 산다면.....정말 매력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ㅎ

월천예진 2022-08-11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장 아끼는, 사랑하는 책이네요. 조르바. 책은 문장도 아름답고 인물들도 그렇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라고 기억해요. 기회가 되면 큰활자로 된 조르바를 사고 싶어요^^♡

han22598 2022-09-03 07:15   좋아요 1 | URL
아 월천예진님도...좋아하시니 기쁘네요.
제가 이번 유럽출장중에 영국의 Edinburgh라를 도시를 잠깐 들렀거든요.
마침 그때가 freeze라는 축제 중이어서 많은 예술가들이 거리에서 여러가지 행위를 하더라고요..
얼마 읽은지 안된 탓인지...조르바가 저런 모습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어요.
아마도 계속 조르바의 모습의 흔적들을 주위에서 찾게 될 것 같아요...

noomy 2022-08-29 1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조르바. 월천예진님처럼 저도 무척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예요. 군데군데 거슬리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자유와 관조하는 삶의 끝판왕 조르바~ㅎㅎ 특히 뇌리에 남은 장면은 어느날 조르바가 잠에서 깨어 봄 풍경을 보고 파란 바다와 초록빛 대지를 처음 본 어린 아이처럼 놀라서 춤추며 그 기적을 만끽하는 장면인데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han22598 2022-09-03 07:17   좋아요 0 | URL
음하. 제가 친애하는 알라디너님들이 조르바를 좋아하신다니...먼가 뿌듯하면서 기분이 아주 좋아지네요....(취향이 비슷하다는게 이렇게나 좋은건가 봅니다) 조르바의 말, 몸짓 먼가 상상이 될 것 같으면서 그의 삶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들었어요.

얄라알라 2022-09-03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물

이라는 말은 좀, 옛 단어인가 싶었는데


han님의 페이퍼에서, 조르바의 삶과 대립항에서 보니 또 새로운 느낌이 있네요
 


요즘 너무 바쁘다.

하는 일로 바쁜건 아니고, 

이제와서 글쓰기 한번 해보겠다고, 

수강비 내면서 훈련받고 있고, 

테니스 시작한지 거의 1.5 년쯤 지나니 

나도 토너먼트 같은거 나가도 되지 않나? 하는 

괜한 도전감에 덜컥 신청을 해놨는데, 

가서 민폐, 쪽팔림 정도는 면해야 겠다는 생각에

연습을 나름 진지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이 책을 독클에서 읽어보자고 했는데, 

소설 초반에 시대배경, 인물 후리릭 나오는 부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상권 중반부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아주 대단한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아...............시대고발, 인간의 욕망, 갈등, 세대풍자 등 너무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이야기가 게대가 재미에 감동까지 있다. 무엇보다 마치 영화나 공연에서 조명이나 음향을 이용할 법한 극적인 장면의 연출을 글로 표현해 낸다. 책을 읽으면서 절로 '앗'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런 소설은 세상 처음이다. 나의 부족한 언어능력으로는 감히 이 작품의 대단성을 다 까버릴 수조차 없다. 그래서 웃는 남자는 이쯤 해두고, 위고님의  '레미제라블' 일단 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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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07-28 09: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재미있고요, 자매품인 <93년>도 감명깊게 읽었는데요, 두 작품을 소개해준 인물이 다이호우잉이었습죠. 그의 소설 시인의 죽음인가에 자주 인용을 하는 바람에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han22598 2022-08-11 08:2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93년도 잼있나요? 아껴서 읽어야할 것 같아요.
너무 잼난걸 한꺼번에 읽어버리면 아쉬우니까요 ㅎㅎ

다락방 2022-07-28 09: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웃는 남자도 좋았지만 레미제라블도 정말 좋았어요!! 저는 펭귄 다섯권짜리 읽었는데 마지막엔 눈물콧물 흘리며 읽었습니다. ㅠㅠ

han22598 2022-08-11 08:26   좋아요 0 | URL
아하하...그런가요? 레미제라블도....찔찔거리면 읽는건가요?
으하....웃는남자도..그랬는데,
레미제라블 분량이 어마어마해서..아마 날 잡고 읽어야 할 거 같아요.
아마도 올 연말쯤이요

새파랑 2022-07-28 11: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좋다고 해서 새책으로 구매했는데 아직 못읽었네요 ㅜㅜ 완전 감동인가 보네요~!!

han님 테니스 잘치시겠군요 ^^ 토너먼트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2-07-28 11:34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은 위고 전작을 읽게 되실 겁니다. 후훗.

새파랑 2022-07-28 11:51   좋아요 2 | URL
제가 <웃는 남자> 이작가님 책 보고 샀는데 두권의 압박땜에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습니다 😅

han22598 2022-08-11 08:27   좋아요 1 | URL
저도 장담합니다.
새파랑님은 위고 전작을 읽게 되실 겁니다 ㅎㅎㅎ

psyche 2022-07-28 2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쓰기에 테니스까지!! han님 멋져요!

han22598 2022-08-11 08:27   좋아요 0 | URL
테니스....2-0으로 졌어요 ㅠㅠㅠ
으흐흐흐...결과가 멋지진 않지만
토너먼트 잼났어요 으흐흐
 
인간의 굴레에서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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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도날]을 읽고 몸님을 찬양하기 시작했고

이책을 읽으면서는 (해방일지를 보지는 않았지만) 몸님을 추앙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얇은 책이 아닌데도...책장 한장 한장 넘기는게..

아쉽다. 

필립의 환경이 변하고, 그러면서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고, 

생각이 달라지고...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한다. 


어느 드라마보다 재밌다.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본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은다. 

그래서 요즘 잘 만든 드라마하고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ㅋㅋ



그다지 많이 특별해보이지 않은 필립의 삶의 여정가운데,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이 낯설지 않고, 

대부분의 것들은 내 스스로에게도 정직하게 표현하지 못했던 부끄러운 것들을

몸님의 필립이 대신 풀어내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라는 인간의 보편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기도 하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너라는 사람들 그러할텐데,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서로를 깊게 이해하기는 힘들다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일이년 전이라면 필립은 자신의 불구 다리가 신경이 쓰여 다른 사람과 방을 같이 쓰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병적으로 불구를 의식하던 버릇이 이제 점차 덜해갔다. 파리에서는 불구가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것 같았고, 그 자신은 완전히 잊어버릴 수는 없었지만 남들이 그것을 계속 바라본다는 생각만은 갖지 않게 되었다" (358p)


얼마큼 토해내어야 내 마음이 가벼워질까.

더 이상의 불편함과 어색함이 존재하지 않게 되고, 

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될까? 


초1때 다리의 화상을 입고, 

두 다리의 화상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기 애써왔던 시간들. 

나는 필립과는 다르게, 

긴바지로 그 상처를 가릴 수 있기에 언제나 그것을 숨길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머리속에는 필립처럼..화상 흉터의 다리를 한번도 자리잡고 있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필립은 파리라는 다른 환경으로부터 자신의 약점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진 것처럼, 

나 역시 미국 유학은 내 흉터를 드러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준 환경이 되어줬고, 

마찬가지로....그 이유는 내가 변해서가 아니라 주위의 환경이 주는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흡수 되었던 것 같다.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상이함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단일민족이라는 깊은(?) 자긍심때문인지..아님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뿌리깊은 민족의식때문인지..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할 것이라는 또는 비슷해야한다는 신기한 믿음 같은 것이 존재하는 것 같다.  오히려 같음을 추구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따로 없다면 닥치고 비슷해지는게...맘 편하는 일이하는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오죽하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까지 있을까 싶다. 반대로 미국은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질문은 그 다름에 대해서 궁금해 하고 할 얘기 넘쳐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서로가 같음을 발견했을 때 매우 격렬하게 신기해 하고 기뻐한다. 모든 것들이 그렇다. 그래서 다름 간직한 사람들을 대면하는 것에 대해서 (때로는 부담스러울 수 있을 수 있을 지언정) 대응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인격적이고 자연스럽다. (요즘 미국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혐오 사건에 대해서는 이와는 상반되는 사건이지만, 여전히 미국 사회에 전반적 분위기는 다름을 수용하는 사회라고 나는 인식하고 있다). 사람은 스스로도 변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 의해서 사람이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래서 사회적 동물인것인가. 


사실, 웬만하면 한국과 미국을 비교하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은데, 

이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두 나라를 이제 비슷한 양의 시간들을 살아가면서,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사는 사람,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과도 동일함보다는 상이함이 많은 가능성이 크고,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에서 태어난 미국에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정도로만 단순지 인식하고 싶지 않다.


물론 나의 경험과 선택 때문에 내가 변화되었고, 변화되어가는 중이겠지만

나를 둘러싼 환경과 사람들. 내가 선택하지 않은 뭇 것들로 인해서도 내가 변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모든 이들은 각자의 삶속에서 서로 다른 모양으로 변화되었고 변화되어가고 있는 연속선상에 놓여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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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7-01 0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한국도 단일민족은 아니죠 예전부터 그랬을 텐데, 어쩌다가 그런 말을 자꾸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본도 그런 말 쓰더군요 다른 걸 받아들여야 한다 하면서도 여전히 그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나아져야 할 텐데... 미국은 여러 나라 사람이 살아서 그걸 받아들이면서도 차별을 하는군요 han22598 님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는 걸 크게 느끼신다니 다행이네요


희선

han22598 2022-07-28 08:3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사실 여부가 중요한것 같지 않아요.
그냥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 같아요. 진짜 아무 생각없이 살다보면, 진짜 그런 줄 알고 살게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희선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

새파랑 2022-07-01 0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몸님의 작품은 읽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평범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han님의 하루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상이함을 받아들이는 우리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han22598 2022-07-28 08:34   좋아요 1 | URL
역시 이미 몸님 작품의 진가를 알고 계신, 새파랑님 ㅎㅎㅎ
한국은 이제 주말이 다가오네요, 한국 요즘 많이 던다고 하던데,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
 
울분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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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로스의 첫 책. 

한 개인의 불완전성와 나약함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는 

인간의 내면의 불안 심리를 그대로 까벌려 준다. 

불완전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또는 숨기기 위해 필요한 많은 것들...

어떤 이들은 자신을 철저한 규범과 규칙안에 가두어...그 안에서 편안함을 누리는 이들도 있고, 

때로는 주어진 일이나 과업들을 성실하게 감당하고 그 일에 어느정도 성과를 이룸으로서 

순간순간 밀려오는 불완전성에 대한 불안을 없애려 애쓰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힘을 내어, 

어떠한 형태의 완전성을 갖춘 인간의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

과연 이루어낼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내지 못한들 울분과 고통의 삶으로 귀결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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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6-21 02: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의 댓글을 기대하며^^ han님의 리뷰는 시적이네요

장엄한 내용인가봐요.^^

han22598 2022-06-30 08:29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이 바로 댓글 다셨네요 ㅎㅎ
단편인데..내용이 단편적이지 않아요..
얄라님 혹시 궁금하시다면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바람돌이 2022-06-21 06: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필립 로스라면 저 내면의 불안과 울분을 아주 쫀쫀하고 끈질기게 묘사했을듯요. ㅎㅎ

han22598 2022-06-30 08:30   좋아요 0 | URL
음하하하...쫀쫀하다는 표현이 딱인것 같아요.

새파랑 2022-06-21 07: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첫번째로 읽으신 책인데 별 다섯개이시군요~!! 필립 로스의 후기 얇은 책 시리즈들(울분, 전락, 죽어가는 짐승, 에브리맨, 네메시스)이 다 좋더라구요. 인생이 꼬이면 이렇게 까지 꼬이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습니다 ㅋ

han22598 2022-06-30 08:36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찬찬히 필립로스 책 읽어보고 싶어요.....
울분이..개인의 삶을 조명하면서 사회에 대한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대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억압하는 것들에 대한 굉장히 강하게....거부하는 느낌.
속이 곪아터져..토하고...안의 염증을 일으키게까지 하는...암튼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을 수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읽혀지더라고요.

han22598 2022-06-30 08:36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찬찬히 필립로스 책 읽어보고 싶어요.....
울분이..개인의 삶을 조명하면서 사회에 대한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대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억압하는 것들에 대한 굉장히 강하게....거부하는 느낌.
속이 곪아터져..토하고...안의 염증을 일으키게까지 하는...암튼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을 수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읽혀지더라고요.

mini74 2022-06-21 17: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필립로스 반갑네요. 전 이 책은 안 읽어봤어요. ~ 내면의 불안심리라면 필립로스가 아주 잘 그려냈을거 같아요. 한님 리뷰 👍

han22598 2022-06-30 08:39   좋아요 1 | URL
아..이분 심리와 배경 묘사가 아주 집요하신 것 같더라고요. 눈앞에 그려지듯 그리고 나의 과거 비슷한 느낌의 마음들이 자연스레...생각나게 하는....
읽은지 좀 됐는데요...기숙사...그리고 주인공의 풍경들의 이미지가 생각나요..필립로스 작가들의 작가라고 하는게 거짓말이 아니었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