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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카페 - 평범한 일상이 철학이 되는 공간
크리스토퍼 필립스 지음, 이경희 옮김 / 와이즈맵 / 2023년 5월
평점 :
21세기에 만날 수 있는 소크라테스가 있다.
그건 바로 2019년부터 한국에서도 운영하고 있는 소크라테스 카페이다.
시작은 해외에서 시작이었지만, 거기서 경험한 운영자가 한국에도 도입했다. 남녀노소 성별, 나이, 지역, 직업 구분없이 누구나 다 참여할 수 있는 소크라테스 카페.
소크라테스 카페는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민주적인 토론과 질문을 통해 철학적인 관점을 공유하는 누구나 참석 가능하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토론 모임이다.
소크라테스 카페는 열린 토론을 위한 안내 역할을 할 뿐이며 거기에 참석하는 참가자들에 의해 토론이 진행된다. 카페에서는 자신의 신념을 내세울 용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념에 도전 받을 용기가 있어야 한다. 두려워 하면 안된다.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책에 대한 내용을 상상해봤다.
소크라테스 카페에서 했던 여러가지 토론 주제에 대해 참석자들이 어떻게 의견을 주고 받았는지, 그 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을 줄 알았다. 철학적인 생각 혹은 그저 그 주제에 대하 어떤 식으로 대화가 오고 갔는지 마치 내가 그 카페에 참석한 말없는 참여자1이 되어 그들의 열띤 토론을 구경해볼 수 있는 기회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그런 책은 아니었고 초반 ~ 중반까지는 소크라테스식 대화법과 토론법에 대한 얘기, 소크라테스 혹은 소크라테스식 방법을 언급한 책들을 얘기 하거나, 참여할 때의태도 등을 논했다. 그러다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그 때서야 토론장에서 있었던 주제에 대하여 짤막하게 얘기 해주거나 거기서 있었던 일들, 인상깊었던 토론자의 얘기 등을 들어볼 수 있었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생각해 볼 주제가 많이 나온다.
사랑이 뭘까? 나이를 먹는다는 것과 그렇게 나이를 많이 먹었다의 차이는? 누구든 무지할 권리가 있을까? 무지와 순수의 차이는 뭘까? 등등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주제들에 대해 나도 한번 생각해 볼 시간을 가져봤다.
하지만 내 대답은 너무나 단편적이어서 이 책들에 나온 답들과 비교불가였다.
괜히 의기소침해져 나는 이런 토론에 참여하지 못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이런 나를 꿰뚫어 보듯이 또 책에서는 얘기한다.
질문 자체가 해답이다. 그리고 소크라테스 카페에서는 토론의 대화에 참여하지 않아도 혼자서 내면의 시간을 갖는 일 자체도 카페를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이다.
굳이 입 밖으로 내 생각과 의견을 말하지 않고 내면의 나와 끊임없이 하는 대화도 토론에 참여하는 방법 중 하나라니, 나같이 말하기에 자신없고 나 자신을 드러내는데 자신이없는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용기도 얻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답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고 지식이 상류층만의 고상한 영역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아는 것 만큼 생각의 깊이와 대화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많이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 알게 되었고 그 부분을 보완해보고 싶다 생각했다. 책 읽기를 할 때도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대충 읽고 넘기는 것이 아니라 그 책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하면서 좀 더 깊이 생각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