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피오나님의 서재 (피오나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14 Aug 2026 17:02:28 +0900</lastBuildDate><image><title>피오나</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694311454137496.jpeg</url><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피오나</description></image><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침묵은 어떻게 역사를 드러내는가.  - [비밀의 들판 - 침묵은 어떻게 역사를 드러내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50467</link><pubDate>Fri, 14 Aug 2026 13: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504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0423&TPaperId=174504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52/36/coveroff/k7421304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0423&TPaperId=174504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밀의 들판 - 침묵은 어떻게 역사를 드러내는가</a><br/>마거릿 주혜 리 지음, 장상미 옮김 / 한겨레출판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가족사를 추적하는 일은 내게 삶의 목적이 되었을 뿐 아니라, 아버지를 다시 알아가는 수단이 되었다. 동시에, 가능성의 빛이 차츰 줄고 있었던 뉴욕에서 벗어나는 길이 되어주기도 했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에서, 명성은 높지만 보수는 형편없는 직장에 다니면서 또 한 번 연애에 실패하고, 회의감에 빠져 다시 나 자신을 찾으려 애쓰는 중이었다. 안정적으로 함께 가정을 꾸릴 사람을 만나기를 간절히 바랐건만, 그런 안정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상태였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56<br>사람들은 다양한 제각각의 이유로 고향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삶을 시작한다. 그러나 멀리 타국으로 떠나 다시 삶을 살아내는 것인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고, 그것은 이민자들의 2세대에게 더 크게 와 닿을 것이다. 자신이 속해 있던 곳에 대한 상실감, 잘 알지 못하는 고향에 대한 향수와 이곳에도 저곳에도 속할 수 없는 단절감이 자라오는 내내 뿌리깊게 박혀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것은 늘 이민자의 몫이었다. 디아스포라 문학이 발전해 온 것도 그런 연유에서일 것이다.&nbsp;<br>이 책의 저자인 마거릿 주혜 리는 ‘너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느냐’는 질문에서 시작해 한 번도 본 적 없는 할아버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파헤쳐보기로 마음먹는다. 부모님이 태어난 나라에 가서 한국전쟁 중에 할머니가 불태워버린 경찰 기록과 신문 기록을 찾아내고, 잃어버린 역사를 추적한 과정으로 책으로 쓴다. 문학 편집자이자 기자로 활동했던 이력을 토대로 탐사 보도, 구술사, 기록 조사, 가족 구성원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장면 재현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20세기 한국 역사 속 가족사를 담아냈다. 저자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자신만 다르게 생겼고, 먹는 음식도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사람들은 "넌 어디 출신이야?" 라고들 물었고, "휴스턴"이라고 대답하면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아니, 진짜로 어디서 왔냐니까?" 열 살이 되어 부모님이 태어난 나라에 갔었지만, 그 나라도 역시 편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조금 알아들을 수 있었지만, 정작 말을 하는 것은 짤막한 구절로만 아기처럼 말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nbsp;<br><br><br>2000년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는 이 탐색을 시작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는, 잊힌 가족의 과거와 대면하는 것이 미래로 길을 내는 데, 그리고 내 아이를 갖는 데 꼭 필요한 단계였음을 깨닫는다.마침내 집에 온 기분이다. 특정한 장소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사는 베이 에어리어는 아이와 함께 있는데도 여전히 거쳐 가는 곳으로 느껴지고, 한국은 좀 더 익숙하지만 그래도 외국이다. 나에게 집이란 장소가 아니다. 존재의 상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80<br>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에 수차례 항일 시위를 조직했었던 독립운동가였다. 저자는 수년 동안 공부해 부모님의 언어를 어느 정도 읽고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제국주의 일본의 통치에 저항한 십대 공산주의 혁명가라고 기록된 할아버지의 삶을, 잃어버린 가족의 역사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잊힌 할아버지의 생애는 일제강점기와 제2차 세계대전, 분단, 미군정, 한국전쟁, 재건, 군사독재를 거쳐 세기말에 민주주의와 번영을 이루기까지 격동으로 가득 찼던 20세기 한국사와 얽혀 있었다. 그렇게 가족사를 추적하는 일은 삶의 목적이 되었을 뿐 아니라, 아버지를 다시 알아가는 수단이 된다. 저자는 편집자 생활을 그만두고 근대 한국사 수업을 듣고, 도서관에서 일제강점기 조선 관련 정보를 찾아보며 거의 알지 못했던 미국 이민 이전의 삶에 관해 아버지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진다.<br>직업적 야망은 제쳐두고, 가족의 비밀을 풀어 내면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게 될까? 대체 왜 과거로 향하는 이 여정에 뛰어든 것인지, 저자는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는다. 그리고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할머니와의 세 번째 인터뷰 전에 저자는 알게 된다. 왜 할머니가 남편의 신념이 담긴 물적 증거를 파기한 것인지. 전쟁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과 자식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말이다. 잊혀진 한 사람의 삶을 복원해내는 과정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분단 이후를 통과하며 감춰온 기억과 비밀 속에 담긴 역사를 보여준다. 개인의 가족사이자 대한민국 현대사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것에 이 책의 특별한 점이 있다. 정지아 작가의 말처럼 역사와 동떨어진 개인은 없으니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52/36/cover150/k7421304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52366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 이야기는 실화다.  - [슬픔은 다 거짓이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49426</link><pubDate>Thu, 13 Aug 2026 22: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4942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0321&TPaperId=1744942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45/56/coveroff/k62213032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0321&TPaperId=1744942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슬픔은 다 거짓이야</a><br/>대니얼 나예리 지음, 김래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난 못생겼고 희한하게 말한다. 가난하다. 옷은 중고품이고 음식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난다. 콧구멍도 판다. 당신이 좋아할 농담이나 이야기는 모른다. 게임의 규칙도 모른다. 누가 내게서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nbsp;하지만 당신처럼, 난 신중하게 창조되었다. 자신이 지은 것을 보고 기뻐하신 신이 나를 지었다.&nbsp;당신처럼, 난 친구를 원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31<br>&lt;천일야화&gt;에서 셰에라자드는 왕이 자신을 죽이지 않도록 매일 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천일 하고도 하룻밤 동안. 왕은 왕비의 부정에 충격을 받아 매일 밤 처녀와 잠자리를 하고 날이 밝으면 그 처녀를 죽였는데, 셰헤라자데는 죽음에서 벗어나기 위해 왕에게 밤마다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매일 밤 이어지는 그녀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흥미진진하고, 에로틱하고, 달콤하고, 자극적이어서 왕은 그녀를 죽일 수가 없게 된다. 그녀는 밤마다 이야기를 끝맺지 않고 멈췄기 때문에 나머지를 듣기 위해 왕은 하루하루 처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야기가 남은 목숨이었던 것이다.&nbsp;<br>이 작품 속 열두살 소년 대니얼도 고대 페르시아 신화로 직조해 낸 이야기를 끊임없이 우리에게 들려준다. 모든 것을 잃어버렸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공포에 질린 소의 목에서 흐르는 시뻘건 피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부터 아버지가 운전하던 차를 타고 주말마다 여행길에 올랐던 가족의 여정과 커다란 베틀로 페르시아 양탄자를 짜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들 위로 이란에서 탈출해 두바이, 이탈리아를 거쳐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살게 된 가족의 생존기가 그렇게 펼쳐진다. 덕분에 소년은 페르시아어와 이탈리아어, 영어, 세 개의 언어를 말하게 되었지만, 평생 이상하게 말한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또한 '무슨 열두 살짜리가 이렇게 말한담?'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대니얼은 '조각보 같은 이야기는 난민의 수치'라고 말하면서도, 슬픔의 밑바닥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들을 솜씨좋게 엮어 내어 아름다운 마법의 양탄자로 재탄생시킨다.&nbsp;<br><br><br>무너진 마음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우리 삶에서 하도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그 고통을 느끼지조차 못한다.아예 무감각해졌다. 지속되기 때문이다.지루할 만큼 사실이다.실은 우리 뇌가 두려운 나머지 우리 가슴속에 커다란 구멍이 뻥 뚫렸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33<br>오클라호마의 한 중학교, 밀러 선생님 반 아이들은 페르시아인은 다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만나본 페르시아인은 대니얼 밖에 없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아이들은 대니얼을 피부색이 어둡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도시락을 싸오며 늘 거짓말투성이인 이야기를 지어내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니얼이 하는 이야기는 동정심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허풍을 떠는 것도 아니다. 적대감으로 가득한 교실에서 대니얼은 &lt;천일야화&gt;의 셰에라자드처럼 살아남으려고, 진실을 지키려고 이야기를 엮는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전부 다 사실이다. 그렇게 이 작품은 조각난 기억의 파편을 주워 모아 빚어낸 아름다운 신화가 된다.&nbsp;<br>이 작품은 뉴베리 아너상 연속 수상으로 영미문학계에 가장 독보적인 거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대니얼 나예리의 신작이다. 작가는 이란에서 태어나 난민 생활을 거쳐, 일곱 살에 가족과 함께 오클라호마로 이주했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열두 살 ‘호스로’로 분해, 어린 시절에 겪은 뼈아픈 상실과 난민의 삶을 펼쳐 보인다. 가장 행복했던 기억조차 가장 슬픈 기억으로 돌변해 버릴 수 있는, 아무도 환영해주지 않는 곳에서 참혹한 기억으로 살아가야 하는 난민 소년의 이야기는 시처럼 아름답고, 동화처럼 신비로우며, 신화처럼 매혹적이다. 실제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으로 바탕으로 쓰인 이 작품은 뼈아픈 상실과 난민의 삶을 서늘하고도 유쾌한 농담으로 풀어내며 먹먹한 감동을 자아낸다. 문학이 어떻게 완벽한 구원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작품을 만나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45/56/cover150/k62213032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455679</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제 물러날 곳이 없다! - [유난히 못생기게 나오는 카메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47312</link><pubDate>Wed, 12 Aug 2026 22: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4731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130220&TPaperId=174473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8/40/coveroff/k1121302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130220&TPaperId=1744731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유난히 못생기게 나오는 카메라</a><br/>신이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암만 그래봐라, 내가 너 싫어하나.'까탈스러운 어린이인 나를 키우며 엄마는 계속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어쩌면 생각에 힘이 있는 건 아닐까. 엄마의 그 생각이 주문처럼 내게 걸려 있다고도 상상해본다. 어느덧 주문은 내 목소리로 들린다. 설령 세상 사람들이 전부 나를 싫어한다 해도 나까지 나를 싫어할 수는 없지. 어쩔 수 없지. 이 또한 무리에서 벗어난 존재의 생존 본능이다. 나를 보호하는 건 내 마음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9~40<br>시의적절 시리즈의 &lt;이듬해 봄&gt;과 &lt;나 외계인이 될지도 몰라&gt;라는 시집으로 만났던 신이인 시인의 신작 산문집이다. '이렇게 된 이상 활짝 펼쳐진 책 같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는 엉뚱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시인이 그리는 반항과 낙천, 그 어딘가에 머물러 있는 일상 이야기도, 낙천적이지만은 않은 '명랑'으로, 자신만의 독립된 우주를 펼쳐 보이며 경쾌하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은 시집도 좋았기에 이번 신작 역시 매우 기대가 되었다. 표지 디자인과 책의 판형부터 시인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같아 책을 읽기도 전부터 기분이 좋아졌다.&nbsp;<br>&lt;나 외계인이 될지도 몰라&gt;에서는 '못돼처먹은'이 되어야만 버틸 수 있는 세계에서, 안팎을 가르는 경계를 넘어, 낙천적이지만은 않은 '명랑'으로, 자신만의 독립된 우주를 펼쳐 보였다. 발칙하고 자유로운, 유쾌하고 귀여운, 어수룩하면서도 되바라진 시 속 화자들이 놀라울 만큼 매력적인 시집이었다. &lt;이듬해 봄&gt;에서는 '이렇게 된 이상 활짝 펼쳐진 책 같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는 엉뚱함이 유독 기억에 남았다. 시인은 그 산문집에서 새 학기를 시작하는 이들의 가방에 이 책을 넣어주고 싶다고, 이유 없는 경박스러움, 이유 없는 진지함, 이유 없이 어긋났기 때문에 가능한 자신의 낙천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것 또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인의 자유로운 영혼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말이라 좋았다. 스스로를 ‘외계인’이라 부르는 것에 망설임이 없는 시인이기에 페이지마다 담겨 있는 날 것 그대로의 감성이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들었었다.&nbsp;<br><br><br>사람 사귀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다들 너무 자란 탓이다. 어쩐지 나이 차이가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편하다. 나를 덜 자란 애로 봐주는 분들에게 마구 치대고 뒹굴고 싶고, 내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다가오는 어린이 같은 친구들과 비눗방울처럼 놀고 싶다. 비눗방울처럼 놀고 싶다는 말은 좀 웃긴가. 내가 되고 싶어 한 건 늘 그런 결이었다. 예쁜 쓰레기. 내가 쓰는 시도 다 허울 좋은 쓰레기 같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95<br>이 책은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제목이 유독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시인은 산문을 쓰는 작업이 '유난히 못생기게 나오는 카메라 앞에 나를 들이미는 과정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한다. 굉장히 신선한 표현인데도, 또 너무 공감되는 문장이었다. 시인이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썼을지 막 상상이 되면서, 어쩐지 귀여운 마음도 들었고 말이다. 시인은 이 책에서 집을 사랑으로 채워놓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 가족들부터, 자신의 보금자리인 '뒤주'를 마련해 독립하게 된 과정, 반려 도마뱀과 함께 하게 된 에피소드 등 일상 속 이야기와 주변의 관계들, 그리고 그로 인해 드러나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포착해낸다. 얼굴을 가리던 손을 내려놓는 기분으로, 물러날 곳은 없다는 마음으로, 그러나 심각하지 않게, 거친 부분과 일그러진 부분도 감추지 않고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다.&nbsp;<br>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하철 빌런과 치한과 바바리맨을 웃어넘기며 그들을 이해하고자 했다는 부분이었다. 그들도 얼핏 보면 악역이지만 알고 보면 평범하거나, 가련하거나, 일탈을 즐기는 히어로일 수도 있다고. 다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보면 세상이 귀여워진다고 말이다. 그러한 '이해가 스스로의 존엄성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였다'는 문장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가능한 한 모든 여지를 상상해가며 세상의 기묘한 역학 관계를 이해해보고 싶었다는 시인의 마음을 이해할 것도 같았기 때문이다.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혼란 속에서, 어떻게든 발붙일 곳을 마련해서 지키고 살아가기 위해서 선택한 전략이 '외계인 되기'였다는 시인의 마음을 공감하는 사람들 많지 않을까. '저는 이상한 사람이 맞으니까 받아들이세요. 대신 재미있기도 할 겁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든 그렇지 않든, 이런 마음 가짐이라면 자신만의 방식과 시선으로 세상을 자유롭게 살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8/40/cover150/k1121302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384012</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그를 죽이기에 완벽한 날이었다.  - [나를 우습게 봤겠지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46876</link><pubDate>Wed, 12 Aug 2026 18: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4687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0612&TPaperId=174468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2/32/coveroff/k85213061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0612&TPaperId=1744687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를 우습게 봤겠지만</a><br/>베라 쿠리안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복수란 차갑게 냈을 때 가장 맛있는 요리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요리가 테이블 바로 옆 카트에서 김을 모락모락 내고 있는 마지막 순간에 기다린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말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윌이 내 손아귀에 완전히 붙들려 몸부림치기를 바랐다. 복수가 완벽하기를 바랐다. 기다려야 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50<br>스물두 건의 살인 혐의를 인정해 사형 판결을 받은 연쇄살인범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심리학자가 있다. 온 국민이 그에게 사형을 처하라고 소리를 질러대던 때에 "그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괴물이 아닙니다. 저는 그가 죽어도 싼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며 연쇄살인범을 변호한 것이다. 와이먼 박사는 사이코패스가 반사회적인인격장애보다 '나쁜'게 아니라 '다른'거라고 생각했다. 사이코패스가 고전적인 의미의 '성격장애'라고 믿지 않았으며, 사이코패스가 조현병 같은, 생물학적 근거가 있는 다른 질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nbsp;<br><br><br>구원할 수 있는 사람들을 어렸을 때 발견하면, 결코 범죄의 길로 빠지지 않는다는 게 와이먼 박사의 주장이었다. 사이코패스의 사회화 가능성을 믿는 그는 자신이 속해 있는 대학에서 '다기법 사이코패스 패널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 30년간 워싱턴 경찰의 자문으로 있었던 것이 사이코패스 패널 연구를 진행하도록 허가를 얻는 데 도움이 되었다. 몇몇은 프로그램을 거쳐 사회의 생산적 구성원이 되었고, 현재 연구 대상은 신입생과 재학생 일곱 명으로 이들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된다.<br>그런데 어느 날, 프로그램 참여자 한 명이 누군가에게 살해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칼에 찔린 채 쓰러진 그를 발견한 것은 또 다른 프로그램 참여자였다. 그리고 몇 주 뒤 다른 참여자가 산탄을 삼킨 채 MRI 기계에 들어가 금속이 온몸을 찢고 나온 처참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이 몇 주 만에 두 명이나 살해당한 것이다. 사이코패스 한 명은 우연일지 모르지만, 두 명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캠퍼스에 사이코패스 일곱 명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소수밖에 없다면, 용의자 명단은 그리 길지 않다. 학생들은 자신이 다음 타깃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용의자를 직접 찾아 나서기 시작하는데, 과연 누가 이런 일을 벌이고 다니는 것일까.&nbsp;<br><br><br>"너 설마...... 뭔가 하려는 건 아니지?" 윌이 물었다.클로이가 거리 모퉁이를 돌아 떠나려는 순간 찰스가 팔을 뻗어 그녀의 팔꿈치를 잡았다.... "클로이...... 오랫동안 원했던 뭔가를 얻으면 행복해질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보통은 그렇게 되지 않더라."클로이가 한숨을 쉬었다. "너한테 인간관계에 관해 조언할 시간은 없어, 찰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83<br>한편, 와이먼 박사의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사이코패스 연구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클로이는 누군가를 죽일 계획이다. 6년 전, 열두 살 때 자신을 강간했던 윌 바크먼이 다니는 존 애덤스 대학에 들어오기 위해서 연구에 참여하기로 했던 것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는 것은 8월 24일이었고, 클로이가 윌을 죽이기로 신중하게 계획한 날은 10월 23일이었다. 그냘 대규모 시위가 예정되어 있었고, 경찰이 시위대와의 사소한 충돌로 여유가 없고, 도시가 아수라장이 될 것이기에 윌을 죽이기엔 완벽한 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nbsp;<br>클로이는 대학에 입한한 후 윌의 주변 사람들을 포섭하고, 그와 가까워지는 등 순조롭게 살인 계획을 실행해 나갔다. 그러다 돌연 캠퍼스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곧 저지를 살인까지 연쇄살인범이 한 일로 된다면 오히려 좋겠다 싶었는데, 어느 순간 누군가 자신을 뒤쫒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윌의 집에 숨어 들었다가 그 사람과 칼싸움을 하면서 죽을 뻔한 경험을 하게 되자, 클로이는 연쇄살인범을 찾아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과연 클로이는 연쇄살인의 진상을 파헤치고, 자신의 복수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nbsp;&nbsp;<br><br><br>이 작품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베라 쿠리안의 첫 작품이다. 베라 쿠리안은 이 작품으로 에드거상 최우수 데뷔 장편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일단 시작부터 자신의 살인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이코패스의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당황스러웠는데, 클로이의 일인칭 시점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의 3인칭 시점으로도 교차 진행되기 때문에 금방 서사에 몰입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이코패스들은 일반적인 의미의 사이코패스와는 조금 달랐다. 우리는 ‘사이코패스’ 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살인자들, 성폭력범들, 연쇄살인범들만 떠올리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평범해서 정상적인 사람들과 문제없이 지내는 사이코패스들이 실제로는 더 많다고 한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연쇄살인범들은 실패한 사이코패스이고 반면 사악한 기업인이나 파렴치한 정치인 등은 성공한 사이코패스라고 말이다.&nbsp;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있을 평범한 얼굴을 한 사이코패스들의 이야기라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은 작품이었다.&nbsp;<br>자신을 강간했던 남자를 죽이려는 사이코패스와 사이코패스들을 죽이고 다니는 연쇄살인범이라는 팽팽한 대립구도로 완성된 서사부터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이기도 했다. 그 속에 사이코패스의 사회화 가능성을 믿는 심리학자의 연구 프로젝트까지 더해지니, 복수극과 심리 스릴러로서의 매력도 탁월했다. 이런 작품이 데뷔작이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 작품 이후에 발표한 두 번째 작품 &lt;어둠을 지나 한 걸음&gt;도 호평을 받았다고 하니, 곧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2/32/cover150/k8521306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82322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진짜 낭만이란 이런 것! - [낭만적으로 산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44252</link><pubDate>Tue, 11 Aug 2026 11: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442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52130410&TPaperId=174442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5/22/coveroff/k75213041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52130410&TPaperId=174442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낭만적으로 산다</a><br/>강화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나는 갑작스러운 종영을 견딜 나름의 노하우를 찾아야 했고, 최대한 쉬운 방법을 택했다. 인물들의 이야기가 계속된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겠지. 누군가는 사랑에 빠지고, 또 누군가는 이별하겠지. 내 삶이 계속되는 것처럼, 그들의 삶도 계속 이어지겠지. 그 습관 때문인지, 소설을 쓰기 시작한 후 나는 내 이야기도 그렇게 읽히기를 원하게 됐다. 끝 이후의 다른 시작을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 그 상상이 신파적이어도 좋고, 구태의연해도 좋고, 인생이 뒤바뀌는 내용이어도 좋다. 어차피 상상이니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42<br>강화길 작가의 소설을 꽤 많이 읽어 왔다. 소설이 허구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한 작가의 작품을 계속 읽어 오다 보면 어느 정도는 내가 이 작가를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마련이다. 작가의 삶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은연 중에 소설 속에서 묻어날 거라고 상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강화길 작가의 첫 산문집을 읽으며 '낭만적으로 산다'는 제목의 의미가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진실에는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고, 어떤 사실은 모르고 사는 게 낫다고들 하지만, 이렇게 개인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만나게 되어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nbsp;<br>작가는 언젠가 소중한 친구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아프다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그들이 그 사실만으로 너를 판단할 것이고, 어쩌면 약점을 잡을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이는 정말 가깝고, 상대를 아끼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말이다. 연약한 부분, 비밀, 무심코 내뱉은 별생각 없는 말이 나에게 불리하게 돌아올 수도 있다는 충고이니 말이다. 작가는 그때 자신이 충동적으로 쓸데없는 말을 해서 부담을 준 것 같다고 괜히 눈치가 보였다고 한다. 뭘 해주기를 바라고 한 말은 아닌데, 내가 그냥 이런 사람이라는 말을 한 것뿐인데, 가까운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내면으로 너무 깊이 초대한 것 같아서 미안했다고 말이다. '나만 아픈 게 아니니까, 다들 조금씩은 아프고, 큰 병을 앓는 사람도 많은데 내 통증이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자조하는 작가의 말에 마음이 아팠다. 어디가 좀 아파, 여기가 좀 안 좋아... 통증 앞에서 매번 더듬거리고 모국어를 잃어버린 기분이 든다는 문장 앞에서 한 동안 멈춰섰다. 좋아하는 작가였음에도, 이런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독자로서 미안했기 때문이다.&nbsp;<br><br><br>때때로, 문학을 이해하는 방식은 너무 개인적이다. 참 사사롭다.그래서 소중한 걸까.... 나는 내가 쓴 글이 '이야기'라는 구조와 메타포 체계 안에서 다양한 함의를 지니기를 원하지, 내 인생을 은유하는 어떤 단서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인생은 별 볼 일 없으니까. 언제나 나는, 나보다 내 소설이 낫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나은 걸 만든다는 믿음으로 글을 쓴다. 세상에서 나를 지워버리고 싶은 욕망. 지금의 나를 잊고 싶은 갈망. 하지만 알고 있다. 그건 불가능하다는 것.&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93~94<br>통증으로 인해 새벽에 잠에서 깨고, 컨디션이 좋은 날이 채 며칠이 되지 않는, 만성질환의 세계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통증과 피로를 지속적으로 겪으면서 사는 삶은 어떤 것일까 나는 알지 못한다. 증세가 악화되었다가 호전되기를 반복하고, 호전되더라도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며, 애초에 통증이 시작된 계기가 원인이 없다는 것, 그것만큼 억울한 것이 또 있을까. 심리적인 문제, 내부장애, 만성 통증 등의 보이지 않는 장애는 타인으로부터 공감받기 어렵다. 당사자가 경험하는 고통에 대해 주변인들이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작가가 본 영화와 여러 책들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그것들이 다시 하루를 살아낼 수 있게 한다는 힘이 되고 있다는, 내게도 그렇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nbsp;<br>누구나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이 책에서 자신의 약점을 고스란히 고백하고 있다. 덕분에 앞으로 만나게 될 강화길 작가의 소설을 대하는 독자로서 나의 태도 또한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원래 좋아하는 작가였지만, 이 짧은 산문집 덕분에 더 애정하는 작가가 되었으니 말이다. 우리가 보통 '낭만'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현실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생각한다면, 강화길 작가의 낭만은 조금 다르다. 현실을 잊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과 불안을 견뎌내며 그 속에서 단단히 살아가는 것이다. 온 힘을 다해 끝까지, 쓸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다 쥐어짜내서 오늘도 글을 쓰고 있을 작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자신의 약한 부분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끝내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 의지를 닮고 싶어졌다. 이 책 덕분에 나쁘지 않은 일상과 그럭저럭 괜찮은 하루에, 드라마틱한 전개는 없지만 평화로운 삶에 새삼 감사하다는 마음이 드는 오늘이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5/22/cover150/k75213041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75229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현대인을 위한 정신분석사전  - [모호한 마음에 이름 붙이기 - 현대인을 위한 정신분석사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42992</link><pubDate>Mon, 10 Aug 2026 16: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429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124&TPaperId=174429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1/76/coveroff/k99213012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0124&TPaperId=174429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호한 마음에 이름 붙이기 - 현대인을 위한 정신분석사전</a><br/>노은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왜'를 어떻게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너무 쉽게 묻거나 혹은 아무도 묻지 않는 것들, 그리고 함부로 말해지는 것들과 말할 수 없는 것들. 그 사이에서 알 수 없는 모호한 마음들이 제발 알아봐달라고 아우성친다. 알 수 없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위로받을 수도 없는 마음들이다. 이름 없는 마음은 여러모로 다루기 어렵다. 누군가 "마음이 어때요?"라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할 수가 없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4<br>예전에는 조용하고 예의 바른 것이 미덕이었다면, 지금은 단정하게 감정을 다루고, 애쓰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어려움을 소화해내야 하며, 실수조차 멋지게 감추어야 하는 자연스러운 완벽함이 추구되는 시대이다. 기름진 음식을 즐기지만 날씬한 몸을 유지하고, 갈등 상황에서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되 다른 사람을 수용하며, 직장에서는 유능한 동시에 여유로운 동료여야 하고, 집에서는 따뜻하면서도 간섭하지 않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한 가지를 따르자니 다른 하나가 어긋나고, 둘 다 따르자니 자신을 부정해야 하는 쉽지 않은 요구가 끊임없이 계속 되는 것이다.&nbsp;<br>덕분에 우리는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느끼면서도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과 마주하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나 취약점, 특정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없기 때문에 '쿨하지 않은' 진짜 내면은 숨겨지고 점점 고립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애쓰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 하는 모순 속에 우리는 노력하는 모습을 들킬까 걱정하는 불안과 애써도 좋은 결과가 없을 까봐 부끄러운 수치심, 남에게 보이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다른데서 오는 분열, 감정 표현을 억제하고 완벽함을 유지하려다 완전히 소진되고 마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야근은 자율이라며 정작 매일 야근하는 상사, 하루 종일 남의 기분만 생각하느라 정작 나를 살필 여유는 없고, 너무 보고 싶은데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전혀 다른 감정의 공존과 애인과 함께 있어도 늘 혼자인 것 같은 기분에 시달리며, 절대로 남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마음과 후배가 내 자리를 뺏을까 걱정되는 심리 등 누구나 한번쯤 겪어본 감정들을 풀어내고 있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nbsp;<br><br><br>감정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의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다.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다. 스스로를 비난하는 대신, 왜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자신에게 호기심을 갖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착한 사람'이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과거의 관계를 지켜주었다면, 이제는 아팠던 내 감정을 돌볼 차례다. 상대방의 무심함이나 거절을 나의 결함으로 해석하지 않고, 그 상황에서 내가 느낀 감정에 주목해 보자... '착한 사람'의 외피를 벗고 나의 마음을 말할 수 있을 때, 관계도 나 자신도 건강해질 수 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72<br>오래 사귄 연인과 이별했을 때, 헤어져서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알 수 없는 허전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좋으면서 밉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하면서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마음, 또는 나를 아프게 했던 사람을 그리워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망하고 분노할 때, 좋은 사람이라 가까워지고 싶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멀리하게 되는 경우 말이다. 이처럼 서로 상반되는 감정과 태도, 경향성을 동시에 느끼는 것을 '양가감정'이라 부른다. 이러한 양가감정은 누구나 종종 경험하게 된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퇴사 결정에 후련하면서도 불안해지고, 동료의 승진 소식에 축하하는 마음과 질투를 동시에 느끼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양가감정은 우리가 자기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해준다. 중요한 것은 양가감정을 억누르거나 삭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괜찮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양가감정을 잘 다룰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니 말이다.&nbsp;<br>이 책은 기쁨, 슬픔, 즐거움, 불안, 두려움 등 명료한 감정들 외에 모호한 마음에도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28가지 심리학 개념과 정신분석 이론을 기반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겪는 생각과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준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되, 그 과정에서 힘들어 보이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을 지칭하는 EP문화,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적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내면의 감정과 욕구는 억압된 심리상태인 노모패시, 타인을 기쁘게 하느라 내 감정은 뒷전인 피플 플리저... 그 외에도 리머런스, 판타즘, 말비빔, 시블링 트라우마, 데드마더 콤플렉스 등 일상에서 우리를 힘들게 만들었던 감정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고, 탐구하고, 해석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해하기 어려웠던 마음들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게 되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정신분석의 언어를 빌려 낯설고 모순된 마음들에도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지금의 감정이 어떤 관계와 경험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이름 없는 마음에 이름을 붙이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되찾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었던 감정과 경험이 ‘생각되고’ ‘견딜 만해’지면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1/76/cover150/k99213012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31762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살아 있는‘ 고고학의 세계를 만나다.  - [실험하는 고고학자 - 고대 인류 문명의 모습과 소리, 냄새, 맛을 재현하는 과학자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39319</link><pubDate>Sat, 08 Aug 2026 16: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393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0125&TPaperId=174393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2/39/coveroff/k90213012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130125&TPaperId=174393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실험하는 고고학자 - 고대 인류 문명의 모습과 소리, 냄새, 맛을 재현하는 과학자들</a><br/>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나무는 시간이 지나면 분해되어 발굴 현장에 남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고고학자들은 나무 자루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에렌은 사색에 잠겨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는 것─예컨대 나무─이 옛날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긴 것일 수 있어요. 어쩌면 석기 시대가 아니라 목기 시대라고 불러야 할지도 몰라요." 이것은 정말로 참신한 통찰인데, 고고학 교과서에서는 결코 접할 수 없는 통찰이다. 이 통찰을 얻으려면, 실제로 나무와 돌로 도구를 만들어봐야 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07<br>과학과 의학 분야에서의 도덕성과 윤리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해주었던 &lt;과학 잔혹사&gt;라는 작품으로 만났던 샘 킨의 신작이다. 과학과 스토리텔링을 함께 엮어 내는 그의 뛰어난 재능이 빛을 발하는 책이다. 보통 고고학이라고 하면 유물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학문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사람들이 남긴 물리적 흔적으로 통해 그들이 살아가던 사회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물만으로 옛사람들에 대해서 온전하게 이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여기서 '실험고고학'이 등장한다.&nbsp;<br>실험고고학자들은 과거 사람들의 행위를 직접 재현하며 유물에서는 떠올리기 힘든 '과정'을 복원해낸다. 이 책은 과학과 기술이 고고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현장을 누비며 실험에 직접 참여하는 동시에, 고대인들의 삶을 픽션으로 현실감 있게 풀어내고 있다. 우리가 결코 체험할 수 없는 과거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세계 곳곳에 묻혀 있던 새로운 역사를 밝혀낸다는 점이 흥미로웠기에 고고학을 다룬 책들을 꽤 많이 읽어본 편이다. 그럼에도 '실험고고학'이라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너무 신기했다. 석기 시대의 뗀석기를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 보고, 고대의 수렵채집인들이 사냥에 사용했던 창을 그대로 구현해보기도 하고, 피라미드가 건설되는 동안 노동자들에게 지급되었던 이집트 빵과 맥주를 당시 레시피로 만들어 먹어보는 것은 그저 유물들을 보고 관찰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으니 말이다.&nbsp;<br><br><br>우리가 안뜰에서 실험을 마무리할 때, 해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알래스카 도자기를 재현하려는 시도들에서 겪은 실패들을 회상했다... 우리는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웃을 여유가 있다. 우리가 만든 못생긴 도자기가 부서져도 잃는 것은 자존심과 약간의 노동뿐이며, 그 과정에서 오히려 지식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북극 지방의 빙상에 있던 아마루크에게는 훨씬 큰 것이 걸려 있었다. 그곳에서는 잘못 만든 도자기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536<br>고대 이집트는 인류 최초의 문명은 아니지만, 가장 거대하고 가장 오래 지속된 문명으로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반짝이는 보물과 불가사의한 미라, 그리고 고대 세계의 가장 경이로운 업적인 피라미드까지 이집트의 유산이니 말이다. 피라미드 건축은 전 사회가 동원된 노력이었고, 통념과 달리 피라미드 건축을 위해 일한 사람들은 박해받는 노예가 아니라, 이집트의 영광을 위해 노력한 자부심 높은 노동자들이었다. 가장 미천한 하인부터 가장 고귀한 왕족까지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식사 때마다 빵을 먹고 맥주를 마셨다. 4000여 년 전, 피라미드 노동자들이 먹던 빵은 어떤 맛이었을까?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이집트 미식학자인 시머스 블랙리는 이집트학자와 미생물학자의 자문을 통해 고대 이집트 빵을 구현해 낸다. 실제 이집트로 가서 고대 도기에서 효모를 채취했고, 파라오 시대의 화덕을 만들고 아카시아 나무를 구해와 1년 동안의 연습 끝에 제대로 된 빵을 만들어 낸다. 저자는 그를 만나 그가 구현해낸 고대 이집트의 빵 한 덩이를 직접 먹어본다. 스펀지처럼 폭신하면서도 쫄깃하고, 아주 맛있는 효모의 톡 쏘는 맛이 살아 있는 빵이었다. 이렇게 고대 인류 문명의 맛을 현대에 재현해내는 것이 실험고고학이다.&nbsp;<br>실험고고학자들은 직접 돌을 깨고, 불을 피우고, 창을 만들어 던지며, 동물의 사체를 파묻기도 하고, 심지어는 사람의 시신을 기증받아 직접 미라를 만들어보기도 한다. 과거와 관련된 개념을 실험실에서건 자연에서건 실험을 통해 검증해보는 것이다. 물건을 발굴하고 수동적으로 그것에 대한 가설을 세우는 대신, 실제로 어떤 행동을 '하면서' 능동적으로 과거를 재현해내는 것이다. 그렇게 바이킹의 맥주를 양조하고, 전차를 몰고, 아즈텍인의 공놀이를 직접 해보고, 투탕카멘 왕이 먹었던 시큼한 맛의 빵을 굽는다. 그야말로 '살아 있는' 고고학인 셈이다. 어떻게 고대 이집트의 빵이나 수백만 년 전의 도구를 현대에 재현할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면 이 놀라운 책을 놓치지 말자. 논픽션과 픽션을 근사하게 버무려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과거를 온몸으로 경험해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니 말이다. 너무 재미있어서 7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 짧게 느껴질지도 모르니, 시간을 충분히 두고 천천히 읽어 보길 권해주고 싶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2/39/cover150/k90213012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323912</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우리는 매일 행복할 자격이 있다! - [좋아하게 되었습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38950</link><pubDate>Sat, 08 Aug 2026 12:1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3895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0123&TPaperId=1743895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1/45/coveroff/k5921301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0123&TPaperId=1743895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좋아하게 되었습니다</a><br/>미우라 시온 지음, 김은경 옮김 / 시공사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사흘 정도 그런 날들을 보냈을 때,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도 텔레비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텔레비전이 없는 숙박 시설에 체류하고 있는데 어째서 일에 진전이 없는가 미심쩍던 참에, 수수께끼가 풀려 마음이 한결 가뜬하다. 텔레비전의 유무 같은 자질구레한 일 따위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 나의 집중력은 언제 어느 때건 그냥 없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바위처럼 굳건하게 집중력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런 말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슬슬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일하지 않으면 정말 곤란하다. 쓰고 또 쓰고 왕창 쓰겠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49<br>&lt;배를 엮다&gt;, &lt;사랑 없는 세계&gt; 등의 작품으로 만나온 미우라 시온의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여러 잡지와 신문에 연재했던 글과 단발성 작품을 모은 것으로 분량이 꽤 많아 매우 즐겁게 읽었다. 대부분의 에세이들은 분량이 작아 아쉬웠던 적이 많았는데, 이 책은 웬만한 소설보다 묵직해 아껴가며 읽을 수 있었다. 코로나 시기에 재택근무를 하는 동안의 일상을 담은 에피소드부터 일본 근교의 소도시 여행기, 책 소개와 독서에 관한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소재로 쓰인 글들이 담겨 있다.<br>식물 가꾸기를 좋아해 제법 많은 식물들을 키우고 있지만 대부분 이름도 모른다거나, 입체물을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해 수박 자르는 게 서툴어서 난처하다거나, 이파리에서 꿀이 나오는 식물 덕분에 개미와의 전투를 벌이고 나서는 왜 작은 생물들과 이토록 진심으로 싸우고 마는 것이냐고 생각하는 모습이 너무도 귀여웠다. 그녀는 마음에 드는 물건이 너무 비싸서 살 수 없어도, 눅눅한 날씨 덕에 한참 빨래를 못해도 한숨 쉬지 않는다. 이렇게 살면 매일이 행복할 수밖에 없겠구나 싶은 글들이었다. '타인의 존재가, 인기척이, 일상에 빛을 내려주고 때로는 충돌을 일으킨다'는 문장에 밑줄을 긋는다. 이 세상 아름다움의 근본이 '다양한 것',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기분이 몽글몽글해졌다. 나도 매일 하루치의 행복을 만끽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드는 시간이었다.&nbsp;<br><br><br>나는 일단 어떤 대상을 좋아하기 시작하면 언제까지고 좋아하는 편이다. 어느 순간 '쿵' 하고 구멍에 빠지듯이 좋아진다. 구멍 안이 새카매도, 가슴께까지 흙이 차올라도, 그곳에서 빠져나오려 하지 않는다. 더듬더듬 그 세계를 탐험하고 "오오, 안쪽이 꽤 깊은데"라든가 "벽에서 신기한 버섯이 자라고 있어!"라든가 자그마한 뭔가를 발견하고는 혼자서 기뻐한다. '질린다'라는 감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좋아하기 시작하면 일편단심'이라고 말하면 듣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변화와 성장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47~248<br>혼자 사는 친구가 이사할 때가 되어 집 찾기를 도와주었다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만화와 옷을 좋아해서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친구였는데, 어느 정도냐면 다다미 여섯 장 크기의 방 벽면을 천장까지 닿는 책장으로 모조리 채우고, 방바닥 전체에 허리까지 올라올 만큼 만화를 쌓아도 부족할 정도였다고. 만화책이 이 정도였으니 옷장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그래서 집을 고를 때 건물의 건축 시기도, 역과의 거리도, 방범 수준이 좋은지 어떤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지만 수납에 관해서 만큼은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영원히 세련되고, 물건이 적어 깔끔한 집에서는 살 수 없는 운명이라는 친구의 말에 공감하며, 인간의 마음과 가치관이란 정말 이상하고도 다양하다고 함께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나 역시 미우라 시온과 그녀의 친구와 같은 입장이었으니 말이다. '역시 만화용 집을 따로 빌려야 할까 봐'라는 친구의 말에 공감하며, 나 역시 수납공간이 넉넉한 집을 꿈꿔 보았다.&nbsp;<br>미우라 시온의 소설도 좋아하지만, 에세이는 소설과는 또 다른 결로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침대 위에도, 침실 바닥에도, 식탁 위에도 아직 읽지 않은 책으로 바리케이드를 쳐두어 이 집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는 글렀다고 생각하면서도 도 책을 사고 마는 모습도, 실수가 있더라도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더라도 그저 속 편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태도도, 어떤 대상이든 한번 좋아하면 영원히 계속 좋아하는 사랑스러운 성향도 너무 공감이 되었기 때문이다. 봄은 벚꽃이 만개해서, 여름은 산이 울창해서, 가을은 단풍이 아름다워서, 겨울은 폭신폭신한 침구에 감싸여 잠드는 행복감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얼굴 찌푸리고, 기분이 나빠질 일이 뭐가 있을까. 그런 마음이라면 일년 내내 허투루 보낼 날은 하루도 없지 않을까. 매일이 다른 방식으로 행복할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시선이 책을 읽는 사람까지 긍정적인 마인드가 되도록 만들어 주는 느낌이었다. 해피 바이러스가 필요한 이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31/45/cover150/k5921301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314573</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물속 생명을 조율하는 소리의 세계 - [물고기처럼 노래하라 - 물속 생명을 조율하는 소리,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37854</link><pubDate>Fri, 07 Aug 2026 18: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3785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0603&TPaperId=174378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0/0/coveroff/k98213060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0603&TPaperId=1743785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물고기처럼 노래하라 - 물속 생명을 조율하는 소리,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a><br/>아모리나 킹던 지음, 김지원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소리는 수중에서 소통하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다. 소리는 주파수, 지속 시간, 타이밍, 진폭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동물의 청각 능력에 따라서 다른 개체들로부터의 음정이나 소리를 구분할 수도 있다. 인간은 주로 시각적 생물이지만(이것은 주관적이고, 아마도 문화적인 평가다) 우리 역시 핵심적인 인간적 소통의 특성으로 소리를 사용한다. 바로 언어다. 파도 아래에서 그저 해양 포유류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동물들이 소리로 소통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14<br>우리 모두 욕조에 머리를 담그거나, 수영장에서 물 속에 들어갔을 때 소리가 희미해지거나 왜곡되어 잘 들리지 않는 경험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래서 보통 물속에서는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혹은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신이 감지하지 못하는 세계가 존재한다고 상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귀를 사용해서 소리를 들었고, 인간의 귀는 수중에서 작동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물속에 사는 생물들은 침묵의 세계에 사는 것일까. 물속에는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nbsp;<br>이 책은 인간이 여태껏 놓쳐왔던, 놀랍도록 다양한 수중 소리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학자들은 많은 수중 동물들의 경우 다른 감각들(시각, 미각, 후각, 촉각)은 물속에서 종종 약해지는 반면에 청각은 강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물속에서 소리는 공기 중에서보다 4.5배 더 빠르게 움직이고, 적절한 조건에서 전달되는 적절한 소리는 바다를 건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래와 물고기가 많은 소리를 내고, 심지어 노래를 한다는 사실부터 산호초, 문어, 가재처럼 소리를 거의 내지 못하는 것 같거나 귀라고 부를만한 것을 갖지 않은 동물들조차 물아래에서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부터 매우 놀라웠다. 동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인간의 인지 너머에 있는 주파수대에서 서로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왜 소리가 물속 동물들에게 중요한지, 소리가 물속에서 공기 중에서와는 어떻게 다르게 움직이는지, 왜 우리가 파도 아래에서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는지, 듣게 된다면 어떤 것을 배우고, 듣지 못하면 어떤 것을 놓치는지에 관해 이야기해준다.&nbsp;<br><br><br>새해의 바다는 어둡고 얼음으로 덮여있으며, 조용하지만 고요하지는 않다. 얼음이 빠직거린다. 물고기는 조용히 그르렁거리고 턱수염물범들은 떨리는 음을 낸다. 5월쯤 얼음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쿵쾅 소리가 나고, 바람과 파도의 휘파람 소리가 커진다. 벨루가가 울음을 울기 시작하고, 수염고래도 울고, 턱수염물범은 점점 조용해진다. 고래의 울음은 7월과 8월에 절정에 달하고, 선박 소음 역시 마찬가지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310<br>바다는 지구 면적의 70프로를 넘게 차지하고 있음에도, 우리가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은 5프로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바다는 항상 미지의 세계였다. 바다 속 세계가 결코 조용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 책이 흥미로웠던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바다 생물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물속 소리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너무도 매혹적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바다에서 심해의 긴수염고래가 발하는 울음소리는 무려 72킬로미터를 갈 수 있다고 한다. 고래들의 울음소리는 적절한 환경에서는 수백 킬로미터까지 닿는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어떻게 1,0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다른 개체와 소통하고 싶어하는지, 고래들의 신호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비롭게 느껴진다.&nbsp;<br>사실 고래가 소리를 내는 방식이라던가 노래로 소통을 한다는 사실은 꽤 많이 알려져 있지만, 물고기가 소리를 낸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집에서 물고기들을 여러 마리 길러 보기도 했기 때문에 물고기가 소리를 낼 뿐만 아니라 어떤 장소에서는 합창도 한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깜짝 놀랄만한 사실이었다. 수중 의사소통의 대가 중 일부는 가장 단순한 '목소리'를 가진 존재인 물고기들인데, 그들은 놀랄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소리를 내고, 굉장히 기발하다. 고래의 소리가 아마 가장 유명하겠지만, 물고기의 소리는 굉장히 일찌감치 진화했고, 소통의 원리를 가장 명료하게 보여준다. 이 책 속에서 저자가 어두운 밤에 작은 해안가 동네의 조용한 만에서 청음기를 물속에 넣고는, 소리를 듣는 장면이 있다. '확실하게, 착각할 수 없는 허밍이 들린다. 내 얼굴에 떠오른 미소가 너무 커다래서 뺨이 아플 지경이다." 라는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상상해 보았다. 청음기를 물에서 들어 올리자 소리는 즉시 사라지는데, 조용한 밤공기 속에서 물고기들이 바닷속에서 온힘을 다해 부르는 노래 소리를 직접 듣게 되면 어떤 기분일지 눈앞에 그려져 가슴이 두근거렸다. 자, 이 책을 통해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물속 생명이 내는 경이로운 소리의 세계를 만나보자!<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0/0/cover150/k98213060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200077</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동물이 가르쳐준 인간의 12가지 경이로운 감각 - [감각의 신세계 - 동물이 가르쳐준 인간의 12가지 경이로운 감각]</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33507</link><pubDate>Wed, 05 Aug 2026 11: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3350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0613&TPaperId=1743350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2/44/coveroff/k1621306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0613&TPaperId=1743350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감각의 신세계 - 동물이 가르쳐준 인간의 12가지 경이로운 감각</a><br/>재키 히긴스 지음, 이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네눈박이귀신고기의 두개골 안에서 어떻게 이러한 메커니즘이 일어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을지 묻자 더글러스는 웃으며 말했다. "그건 철학자들의 영역으로 남겨두겠습니다." ... 이 의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사실에 근거한 사고 위에 더 많은 상상력을 더해야 한다. 공작사마귀새우의 사례는 다른 생명체의 눈을 통해서 세계를 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었는데, 심해 공간에서 끌어올린 '네눈박이' 생명체의 눈을 통해서 세계를 보려면 우리의 상상력을 극한까지 밀어붙여야 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84<br>우리는 감각 기관을 통해 대상을 인식하는 지각으로 주변 세계를 느낀다. 이러한 감각 덕분에 책표지를 보고, 손에 전해지는 무게를 느끼고, 책장이 넘어가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가끔 보면서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들으면서도 귀 기울이지 않으며, 들이마시는 공기 속 향기를 자각하지 못한다. 익숙함이 우리의 감각을 무디게 하고, 세계의 경이에 눈과 귀를 닫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인지의 영역 너머에서 작동하는 수많은 감각들을 경험하게 해준다. BBC,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채널 등에서 약 20년 동안 야생 동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저자는 세계 곳곳에 있는 과학자들을 직접 취재하며 알게 된 놀라운 발견들을 통해 인간에게 오감 이상의 더 넓은 미지의 감각 세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nbsp;<br>공작사마귀새우는 동물계 '최고의 색각'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영장류의 인지 능력이 있는 것처럼 눈을 마주치는 행동을 하는데, 이는 공작사마귀새우가 지닌 수많은 시각적 능력의 하나일 뿐이다. 그들의 눈은 표면이 낱눈이라고 부르는 육각형 수정체 수천 개가 촘촘히 박혀 있는 구조로 밝고 선명한 서로 다른 색의 작은 덩어리들을 가지고 있다. 빨강, 주황, 노랑, 파랑, 분홍, 보라색이 흩어져 있는데, 마치 눈 속에 무지개가 숨어 있는 것과도 같다. 각 줄의 세포들이 각기 다른 파장을 흡수하기 때문에, 공작사마귀새우가 보는 세계는 수많은 색으로 가득하다. 실제로 감각신경학 연구를 이끌었던 저스틴 마셜 교수는 '이 정도의 색 지각 능력이라면 어이없이 과한 것이 아닌가 싶어 당황스러웠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을 정도이다. 그야말로 공작사마귀새우의 눈은 이 세상 눈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색각은 우리 인간이 세상을 보는 많은 방식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던져준다.&nbsp;<br><br><br>먼지거미는 자연의 시간을 상징하는 부적 같은 존재다. 우리는 우리에게도 시간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 발견에 용기를 내어 인공 시계는 내던지고 우리의 몸속 시계에 따라도 되지 않을까. 먼지거미가 손쉽게 발현하는 생체리듬이 우리가 꿈꿔온 시간여행 아닌가.... 어쩌면 우리의 여덟 다리 친구에게 길을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존스는 말했다. "이 거미들이 어떻게 매일 아침 아무 해도 입지 않고 시차를 조정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면, 이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능하게 해줄지 상상해보세요...."&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367~368<br>먼지거미는 사람 머리카락 한 가닥의 10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움직임도 탐지해낸다. 그들은 그 미미한 움직임이 바람에 흔들린 것인지, 수컷 구애자가 접근하는 것인지, 영양 만점 먹이가 잡힌 것인지 구문한다. 또 흥미로운 점은 거미들이 어둠 속에서 거미줄을 부분적으로 수선하는 게 아니라, 매일 밤 아예 처음부터 새로 짓는다는 것이다. 주행성인 먼지거미들은 한밤중, 해가 뜨기 전부터 깨어 움직인다. 바치 빛을 앞질러 예측하듯이 행동하는 것이다. 그것도 시계 장치처럼 규칙적으로. 한편 신경초라 불리는 미모사는 가지와 잎이 햇볕이 강한 쪽을 향해 자라는 식물이다. 미모사를 빛이 들어가지 않는 공간에 두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 태양과 햇빛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직접 빛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시간을 감지하는 식물이라니 놀랍기 그지 없다.&nbsp;<br>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사실 감각이 허락한 만큼만 세상을 경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계 곳곳에 있는 과학자들을 직접 취재하며 알게 된 놀라운 발견들에 대해 읽으며 인간에게 5감 이상의 더 넓은 미지의 감각 세계가 있을 수 있다는 감탄도 하게 되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집을 짓는 먼지거미는 아주 특별한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고, 큰뒷부리도요는 수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집을 찾을 수 있는 방향감각이 있으며, 공작사마귀새우는 인간보다 4배 더 넓은 스펙트럼을 볼 수 있는 색각을 지녔다. 빛이 전혀 없는 심해에 서식하는 귀신고기는 출중한 시각 능력을 소유했으며, 큰회색올빼미의 예리한 청력은 소리 하나만으로 놀랍도록 정확하게 먹잇감을 찾아내어 귀로 보는 능력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 외에도 흡혈박쥐, 골리앗메기, 블러드하운드, 참문어 등 열두 종의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경이로운 감각들을 통해 미지의 감각 세계를 상상해 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가능성을 상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해낼 수도 있는 존재로서 인간 감각의 새 지평을 여는 이 책을 통해 지각의 '멋진 신세계'를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82/44/cover150/k1621306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824418</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당신이 책을 읽지 못하는 이유.  - [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 일의 시대는 어떻게 읽는 사람을 집어삼켰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30727</link><pubDate>Mon, 03 Aug 2026 21: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3072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2627124&TPaperId=1743072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0/18/coveroff/896262712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2627124&TPaperId=1743072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책 읽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 일의 시대는 어떻게 읽는 사람을 집어삼켰는가</a><br/>미야케 가호 지음, 서영찬 옮김 / 동아시아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아, 일하다 보니 책을 못 읽게 되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구나'라고 느꼈다. 애당초 일본의 노동 방식에 따라 일하다 보면 책을 여유롭게 읽을 수 없게 되는 게 보통이다. 대부분이 그런 노동 방식을 따르고 있다. 일주일에 5일은 거의 회사에 나가고, 남는 시간에 일상적인 볼일을 보거나 인간관계를 꾸려나가다 보면 책 읽는 시간 따위는 없어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이렇게 되뇌었다.‘아니, 책도 읽을 수 없게 만드는 노동 방식이 ‘보통’인 사회가 이상한 거잖아!?’&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8~9<br>어릴 때부터 평생 책을 곁에 두면서 살아 왔지만, 이런 나에게도 책을 '별로' 읽지 못하던 시기가 있다. 소위 말하는 책태기라던가 그런 이유가 아니라, 정말 시간을 하나도 낼 수가 없어서였다. 이직을 하고, 한참 미친듯이 회사 업무가 바쁘던 시기가 있었다. 일이 밤늦게 끝나니 집에 오면 그대로 뻗어 버렸고 휴일에 시간이 나도 피곤하니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몇 년간은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그때는 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놈의 일 때문에 책을 읽을 수가 없잖아!'라며 회사를 그만두고, '책도 읽을 수 없게 만드는 노동 방식'부터 잘못된 거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책을 읽지 못하게 된 어른'을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한 사회의 노동사를 통해 들여다볼 생각을 하다니... 정말 놀라운 책을 만났다.&nbsp;<br>일본의 문예평론가인 미야케 가호는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는 책벌레였고, 책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어 대학교 문학부에 진학한 문학소녀였다. 책을 계속 읽으려면 돈이 어느 정도 필요했기 때문에 취업 할돵을 했고, 한 IT기업에 들어가게 된다. 좋아하는 책을 많이 사기 위해 취직한 셈이다. 그런데 직장에 들어가고 나서 깜짝 놀란다. 일주일에 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오전 9시 반부터 저녁 8시 넘어서까지 회사에 있어야 한다는 혹독함 때문이었다. 덕분에 회사 업무 외에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았고, 그저 전철을 타고 집과 회사를 오가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일이었다. 그렇게 1년째를 넘길 무렵, 자신이 책을 전혀 안 읽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시간이 없어서라기 보다, 책을 펼쳐도 눈이 저절로 감기거나, 책대신 스마트폰만 쳐다보다가 시간이 다 가버린 것이다. 일을 하고 있으면 책을 읽을 수 없게 되는 걸까. 그렇게 회사에 다니면서 마음먹은 대로 책을 읽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3년 반 만에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nbsp;<br><br><br>그렇기에 책을 읽으면 타자의 맥락에 접할 수 있다. 자기에게서 멀리 떨어진 맥락에 접하는 일, 그것이 독서인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지 못하는 상황이란 새로운 맥락을 만들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자기에게서 떨어진 곳에 있는 맥락을 그저 노이즈라고만 생각해 버린다. 노이즈를 머릿속에 넣을 여유가 없다. 자기와 관련된 것만을 갈구하고 만다.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일하고 있으면 책을 읽지 못한다. 일 이외의 맥락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86<br>저자는 '일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 라는 문제의식을 꾸준히 탐구해 왔다. 어떻게 해야 일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어떤 방식으로 일해야 인간답게, 노동과 문화를 양립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근대 이후 일본의 노동과 독서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추적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저자의 사유를 따라가다보면, '일을 하면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장시간 노동으로 책 읽을 시간을 빼앗겼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nbsp; 오늘날 대다수 사람들이 노동과 문화의 양립에 곤란을 겪고 있는 것은 책이 노동에 노이즈가 되는 사회의 출현에 있으며, 90년대 이후 노동자들에게 체화된 신자유주의의 정신이 읽기라는 비효율적인 행위를 밀어내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nbsp;<br>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금 당장은 일과 이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멀리 떨어진 타자의 맥락을 아는 것'이므로 일하는 것 이의외 맥락을 받아들일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회야말로 건전한 사회라는 저자의 말에 매우 공감이 되었다. 특히나 '반신'으로 일하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대목이 흥미로웠다. 너무도 전력을 다해 일하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서 번아웃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렇게 지친 사람들은 읽는 능력을 잃어 버리게 된다. 그러니 사회의 노동 방식을 전신이 아니라 '반신'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신으로 '일의 맥락'을 갖고, 나머지 반신은 '일과 별개의 맥락'을 받아들이는 여유가 생긴다면, 일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일뿐만이 아니라 육아, 돌봄, 공부, 사적인 관계 등으로 정신없이 바쁠 때 우리는 새로운 맥락을 알고자 하는 여유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니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반신으로 일하기'가 당연한 사회가 된다면 일을 하면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의 문제'라는 점을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20/18/cover150/896262712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20180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만의 리듬과 호흡으로! - [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 - 러닝 앤솔러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29168</link><pubDate>Sun, 02 Aug 2026 23: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2916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275&TPaperId=1742916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6/73/coveroff/k04213027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0275&TPaperId=1742916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좋아한다 말하기엔 조금 숨이 차지만 - 러닝 앤솔러지</a><br/>김연수 외 지음 / 판미동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원하지 않는 인생에 갇혀 억지 연기를 하며 그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에게는 남다른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면, 다르게 살았더라면, 20대로 돌아간다면,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저랬다면 등등의 백만 가지 가정과 후회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주기적으로 자기혐오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달리기는 그저 산삼이고 명약이다. 심리 상담과 정신과 약물 치료와 친구와의 사교와 일에서의 성취도 못 해 주는 일을 30분가량의 달리기는 간단하고 즉각적으로 해준다. 바로 ‘다 괜찮다’는 감각으로 스스로를 빙 두르는 것.&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노지양, ‘Middle'중에서, p.54~55<br>달리기는 배우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아무런 준비 없이도 시작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지속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다. 지면을 박차는 느낌, 이마를 스치는 바람, 나만의 리듬과 호흡으로 기분 좋게 시작하지만, 곧 종아리는 불에 덴 것처럼 무겁고, 심장이 너무 뛰는 바람에 숨 쉬기조차 힘들어 진다. 형편없는 달리기 실력은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잘하지도 못하는 걸 나는 왜 하려는 걸까 자괴감이 든다. 그래서 매일 달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며칠 달려 보면 싫어지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 이건 달리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떤 일을 해야할 때 그 일을 대하는 나의 태도, 삶의 방식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nbsp;<br>김연수 작가는 말한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므로, 못하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고, 좋아하는 일을 매일 하다 보면, 점점 더 잘하게 돼 결국 평생 할 수 있게 된다고. 그래서 자신이 글쓰기와 달리기를 지금까지 계속 해올 수 있었다고 말이다. 김연수 작가는 소설가이기 이전에 30년 넘게 달려 온 베테랑 러너이기도 하다. 일산 호수공원 근처에서 살아온 것이 20년이 넘었는데, 살아오면서 마음이 불안한 시기마다 호수공원을 찾아가곤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걷기만 했다가, 달려 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20대 후반, 두 번째 장편소설을 쓰느라 애를 먹던 시기였다. 소설을 쓰기 위해 다니던 잡지사도 그만두고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글쓰기가 잘 되지 않아 당황하던 시기였다. 눈앞이 캄캄해진 어느 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절망감이 밀려왔고, 달리기를 하자고 생각했다고. 그렇게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날의 자신을 한없이 칭찬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참 잘했어. 그게 너를 구한 거야. 이렇게 달리기는 누군가의 삶을 구원해주기도 한다.&nbsp;&nbsp;<br><br><br>여기서부터는 나의 본능이 작동한 방식, 나의 달리기에 관한 이론이다. (이 단어를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속도가 빨라질수록 시간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흐른다. 외부의 기구나 동력 없이 나의 힘으로 내 몸의 속도를 더 빠르게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유일한 행위가 바로 달리기다. 이때 달리는 사람의 시간은 아주 미세하게 느려진다... 달리는 동안 현재는 길어지고 미래는 지연된다. 반면 달리는 동안 과거로부터는 더 빠르게 멀어진다. 시간의 흐름에 거리라는 독립된 변수가 개입했기 때문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윤이나, ‘달리는 건 도망이지만 도움이 된다’ 중에서, p.124~125<br>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일곱 명의 작가가 ‘러닝’에 관해 다채롭게 풀어낸 에세이 앤솔러지이다. 이 책은 꾸준히 달려 온 작가들에게 각자의 달리기를 표현하는 키워드 하나를 청하고, 그 단어를 실마리 삼아 각자의 달리기에 대해 써 달라고 제안하며 시작되었다. 달리기가 저마다의 고유한 세계를 지탱하는 방식이라면, 일곱 작가들의 다양한 키워드는 그들의 삶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김연수 작가의 호수공원, 노지양 번역가의 올드팝, 박은지 시인의 맥주, 윤이나 작가의 부상, 김연덕 시인의 사랑, 김혜나 작가의 속초, 최유안 작가의 핑계까지 각자 다른 키워드를 통해 풀어내는 달리는 작가들의 '내가 달리는 이유'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공감되고 이해가 되었다. 무엇보다 단순히 달리기를 예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방식 자체가 참 좋았다.&nbsp;<br>인생은 본래 만만치가 않아서 끊임없이 예상치 못한 전개로 우리를 비틀거리게 한다. 내 인생도 예외가 아니다. 러너로 산다고 항상 인생에 햇살이 비치고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명언이 난무하게 되는 건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구질구질한 인생의 한복판에서 불안과 우울에 맞서고자 고군분투하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달리기는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방법이다. 달릴 때 생기는 몰입, 쾌감, 기운을 통해서 행복해지는 것도 있고, 바깥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게 되면서 이전에는 몰랐던 가능성의 세계를 보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힘껏 지면을 디디면서 뇌를 지치게 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각종 공포증과 두려움이 서서히 줄어들기도 한다. 실제로 달리기를 통해 삶이 바뀌고 공황과 불행에서 해방되었다는 사람들도 꽤 많다. 태어나 단 한 번도 제대로 뛰어본 적 없었다고 하더라도, 가장 간단하고 원초적인 방법으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만으로 인생이 서서히 달라지기도 한다. 가끔은 그저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숨이 차곤 한다. 그러니 러닝을 하든 안 하든, 이 책을 통해 앞으로 달려나갈 수 있는 방법을 배워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만의 속도로, 내게도 작은 하늘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말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6/73/cover150/k04213027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6738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맨발로 디뎌보자. 낯선 세계를! - [히든 스텝]</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7044</link><pubDate>Tue, 28 Jul 2026 15: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704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0107&TPaperId=174170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75/67/coveroff/k0021301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0107&TPaperId=1741704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히든 스텝</a><br/>박재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내가 구원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지 않니."구원이라니. 그 거대하고 추상적인 단어를 듣고 해원은 말문이 막혔다. 해원은 항변하고 싶었다. 회장과 맨발 산행 회원들이 순자를 구원하고 있다는 건 착각에 불과하다고. 피도 안 섞인 사람들과 어떻게 하나가 되냐고. 하지만 순자의 평온하고 해말간 얼굴을 지켜본 지난 며칠을 상기했을 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순자는 정말 구원받은 것처럼 보였다. 단절과 외로움으로부터.&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66<br>해원은 5년의 연습생 기간을 거쳤지만 데뷔하지 못한, 소위 한물간 가수 지망생이다. 최근에는 모창 능력자를 가리는 서바이벌 예능 &lt;히든 싱어&gt;에 섭외되어 연습 중이었다. 히든 싱어의 주인공은 한때 아이돌 그룹의 메인 보컬이었지만 지금은 솔로로 활약 중인 가수 이현이었다. 매력적인 외모와 뛰어난 보컬로 해원의 나이에 전성기를 이루고 평생 쓸 돈을 다 벌어서 이제는 돈 욕심이 없다고 인터뷰하던 삼십대 여자 가수 이현. 해원은 오래전부터 이현과 이어져 있다고 믿었다. 연습생 시절부터 이현의 노래를, 마치 이현처럼 잘 부른다는 소리를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원은 히든 싱어에서 자신과 똑같은 목소시를 내는, 운명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현이 발견하기를 상상하며 설렌다.&nbsp;<br>예능 다시 보기를 눌르려던 참에 엄마로부터 연락이 온다. 벨소리를 무음으로 해놓고 영상을 한참 보다 다시 보니 부재중 전화가 네 통 찍혀 있었다. 전부 엄마가 보낸 것이었다. 카톡을 확인하니 집으로 와라. 비상이다.라는 메세지가 있었고, 해원은 7년 만에 본가로 내려간다. 여러 가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도착해 보니, 엄마는 웬 중년 여자와 함께 였다. 엄마는 산에 오르다가 삐끗했다며 발목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다. 함께 있던 여자는 맨발 산행을 하는 모임의 회장이라고 했다. 근대화의 문제적 현상, 세계와 단절된 현대인들, 땅과 접촉해야 전일성 회복을 명복으로 맨발 산행을 한다는데, 해원에게 방송 출연 전 산에 올라 좋은 기운을 받아 보라고 권유한다. 엄마는 맨발 산행을 통해 불면증이랑 우울증이 완치되었다며 회장을 대단하신 분이라며 맹목적으로 치켜세운다.&nbsp;<br><br><br>교회의 교인들도 입을 모아 신이 있다고 증언했었는데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해원은 순자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믿고 싶은 것을 믿기 위해 그럴듯한 이유를 자꾸 만들어내고 갖다 붙이는 것이다. 해원과 둘이 살 때도 순자는 그랬다. 세상에 자기편은 없으며 모두 저 좋을 대로 사는 이기적인 사람들이라는 믿음에 갇혀 순자는 해원도 그 범주에 넣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86~87<br>해원은 맨발 걷기 모임이 단순한 건강 동호회인지 사이비 다단계인지 알 수가 없다. 가족인 자신도 하지 못한 엄마의 구원을 다른 사람이 했다니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사이비에 빠진 가족 구하는 법을 검색해보기도 한다. 왜냐하면 맹목적인 엄마 순자가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가족이 사이비에게 빠졌을 경우 손절하거나, 직접 그것을 경험해 보고 허술한 믿음을 공량하는 방법이 있다는 글을 보고 해원은 회장이 권유한 맨발 산행에 참여하기로 한다. 직접 맨발로 산을 걸어보니 땅의 촉감이 생생했다. 선득한 느낌이 발끝에서 올라와 온몸으로 파고들었고, 해원은 엄마와 회장이 반복해 말하던 전일성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하나가 되었다는 감각. 내가 나인채로, 느슨하게. 이 모임은 정말 사이비일까? 사이비는 의도를 가지고 진짜인 척하는 가짜라고 하는데, 그 논리대로라면 이현의 눈에 운명처럼 들고자 그녀를 모창하기로 한 해원도 사이비는 아니었을까.&nbsp;<br>‘단 한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어 판형이 작고 가볍지만, 양장본이라 튼튼하고 색감이 예뻐 소장용으로 너무 멋진 '위픽 시리즈' 신작이다. 구병모 작가의 &lt;파쇄&gt;를 시작으로 그 동안 무려 101편이나 되는 작품들이 위픽 시리즈로 나왔다. 나도 꽤 많이 읽어 왔는데, 디자인도 예쁜데다 골라 읽는 재미가 있어 너무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작품의 키워드가 되는 문장을 이미지로 사용해 심플하지만 멋스러운 표지도, 작품과 찰떡같이 어울리는 알록달록한 색감도 너무 좋다. 박재연 작가는 올해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신인 작가라 이번에 &lt;히든 스텝&gt;으로 처음 만나보게 되었다. 히든 싱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누군가의 정체성과 연결시켜 풀어나가는 방식이 매우 흥미로웠다. 실제로 가장 진짜 같아 보이지 않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실제 그 가수였을때, 어떻게 나를 몰라보냐고 주변 사람들을 탓하게 되는데... 우리가 누군가를 안다고 믿는 것에 대해,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토대 위에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읽으며 애초에 누군가를 온전히 안다고 믿는 것부터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픽과 함께 시작해 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75/67/cover150/k0021301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756779</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절대 복원하지 마라! - [생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5958</link><pubDate>Mon, 27 Jul 2026 23: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595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02130000&TPaperId=1741595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1/29/coveroff/k6021300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02130000&TPaperId=1741595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생가</a><br/>신재민 지음 / 북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아버님한테 복수하고...... 싶으신 거 아니었어요?"아버지가 멋대로 죽어 버린 이상 영영 물 건너간 복수였다. 하지만 100년, 1,000년도 이르다던 그 해답이 생가 아래에 있었다."하고 있잖아요, 지금."재헌은 그가 앗아간 지난 세월과, 그가 선사한 모든 불행을 떠올렸다. 전부 다 아버지 잘못이었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되갚아 줘야 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15<br>2017년 정유년, 해가 바뀐 지 보름이 채 안 된 어느 날 이운암 전대통령 생가에서 화재가 발생한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경찰은 방화로 추정하고 있었다. 이운암 생가는 그가 퇴임 후 민간에게 개방해 그의 일생을 전시하는 일종의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한옥을 복원하는 것은 단순히 건물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모로 까다로운 부분이 많았다. 도편수는 불에 탄 생가를 절대 복원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고, 도편수의 후계자가 되지 못했던 아들 재헌은 그에 반발이라도 하듯 생가를 복원해달라는 전대통령 손자의 의뢰를 받아들인다.&nbsp;<br>재헌은 아버지를 가장 닮았으면서도 가장 증오했던 아들이다. 다시 지어선 안된다는 생가를 굳이 복원하려는 재헌은 지하실에서 기묘한 공간을 발견한다. 집이란 것이 위치부터 각 건물의 조화, 균형, 동선까지 모든 게 아귀가 맞아야 하는 건데, 그곳은 아무래도 이상했다. 집 전체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했기 때문이다. 대체 전 대통령 일가와 아버지 도편수는 대체 뭘 숨겨온 것일까. 한편 대형 트럭 기사 시록은 어머니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통화한, 평생 만난 적 없던 아빠의 존재를 찾다가 이운암 생가까지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재헌과 맞닥뜨린다. 국내 최고 도편수였던 범근의 영향력으로 업계 전체가 복원을 반대한 가운데, 재헌은 한배를 탄 시록과 함께 점차 작업을 진전시켜 가는데... 과연 생가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nbsp;<br><br><br>어쩌면 진심일지도 몰랐다. 우리가 겪는 모든 시련은, 그들 나름의 우주적인 사랑일지도 몰랐다. 아득히 커서 인간이 견뎌 낼 수 없는 사랑. 신이 인간에게, 이운암이 국민에게, 지범근이 재헌에게 그래 왔다. 그리고 재헌 또한 그 사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서로를 이해 못 해 반복되어 온 영원한 사슬이었다."그럼 당신도 이해해 줘요. 아버지니까."이제 사슬을 끊어야 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377<br>이 작품은 영화 &lt;커미션&gt;을 만든 감독 신재민이 시나리오를 소설로 발전시킨 것이다.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 대상' 대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수목 신앙과 한옥 건축 등의 전통적 요소, 대한민국의 어두운 현대사를 결합한 오컬트 호러로 서늘하고 오싹한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무더운 여름 날씨를 한방에 날려 버릴 만한 긴장감이 페이지마다 가득하고, 호러와 미스터리를 넘나들며 암울한 역사와 저주를 엮어내는 솜씨 또한 탁월하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공간적으로도 다양한 장소를 교차시켜가며 보여주고 있어 지루할 틈없이 읽을 수 있었다.&nbsp;<br>아름다운 우리의 전통 건축물인 한옥을 색다른 방식으로 묘사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화재가 난 이후의 생가 모습을 '지붕이 무너지고 기둥이 뚝 부러져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거대한 괴물의 머리가 아가리를 떡 벌리고 있는 것 같았다.'라는 식으로 그려내고 있어 마치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의 공포 영화 배경처럼 느껴지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역사가 오래된 관습이 미신처럼 전승되며 어느새 신앙으로 변모하게 된 것과 불타 버린 생가를 다시 원래대로 회복시키려는 '복원'이라는 개념이 그 속에 잠들어 있던 건드리면 안되는 존재를 다시 깨우는 일이 된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아버지가 자신에게 앗아간 지난 세월과 그가 선사한 모든 불행에 대해 영혼을 팔아서라도 되갚아 줘야 한다고 복수를 다짐하는 아들의 서사 또한 서사에 긴장감을 더해준다. 자, 저주를 품은 집을 복원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긴 세월 동안 잠들어 있던 생가의 비밀은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은가. 요즘같은 계절에 읽으면 공간의 온도가 서늘해 질만한, 한국적 요소가 담긴 오컬트 호러의 정수가 궁금하다면 이 작품을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1/29/cover150/k6021300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612987</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마음이 있는 곳에 보물이 있다.  - [연금술사 - 최신개정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5863</link><pubDate>Mon, 27 Jul 2026 23: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58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130492&TPaperId=174158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10/coveroff/k02213049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130492&TPaperId=174158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연금술사 - 최신개정판</a><br/>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북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그 힘은 언뜻 나쁘게 느껴지지. 하지만 사실은 바로 그 기운이 자아의 신화를 실현하도록 도와준다네. 자네의 정신과 의지를 단련해주기 때문이지.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온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것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55~56<br>국내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파울로 코엘료의 베스트셀러 &lt;연금술사&gt;가 한국어판 출간 25년 만에 새로운 번역으로 개정판이 나왔다. 전 세계 1억 2천만 독자들을 만나온 작품이라 거의 현대의 고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이번에 다시 읽어 보니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lt;연금술사&gt;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인 우리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는 책 속에서 만나니 여전히 참 좋다.&nbsp;<br>우리가 무언가를 바라는데,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만큼 간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던가. 간절히 원한다면, 나의 온 존재를 다 바쳐 그것이 자신의 전부가 되어야 한다는 걸 새삼 상기시켜주는 문장이었다. 그렇게 ‘온 세상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은’ 시간은 누구에게나 분명 찾아올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바로 지금, 현재에 존재해야만 한다는 얘기이다. 아무런 노력 없이 허황된 꿈만 쫓거나, 현실 도피적인 환상만 꿈꾸는 것은 아직 현실에 발을 딛고 제대로 서 있다고 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세상이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게 되는 순간은,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이 작품 속 자신의 보물을 찾아 헤매는 양치기 청년처럼 말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들을 꽤 많이 읽어보았지만, 단연코 최고는 역시 &lt;연금술사&gt;인 것 같다는 생각이 새삼 드는 시간이었다.&nbsp;<br><br><br>연금술사는 말의 고삐를 당겼다."무슨 일을 하는가는 중요치 않네. 이 땅 위의 모든 사람이 세상의 역사에서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대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연금술사의 이야기에 산티아고는 미소로 답했다. 한낱 양치기에게도 삶에 대한 질문이 그토록 중요할 수 있다는 걸 예전에는 결코 상상하지 못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81<br>파울로 코엘료는 실제로 청년 시절에 11년 동안 연금술을 연구했다고 한다. 쇠를 금으로 변하게 하고 불로장생의 묘약을 발견할 수 있다니, 젊은 영혼을 매혹하기에 충분한 세계였으니 말이다. 그 중에서도 마음을 끌었던 것은 '불로장생의 묘약'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존재를 오래도록 연장해줄 액체를 손에 넣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 물질을 얻는 데 몸과 마음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연금술의 비밀을 알아내, 원하던 것을 얻어낼 수 있었을까. 그 결과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면 된다. 이 책 곳곳에서 그가 연금술에 대해 배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nbsp;<br>우리는 종종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대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로 보'곤 한다. 그래서 보물을 눈앞에 두고도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꿈을 향해 가다 넘어지면 모든 게 다 끝나버린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극중 연금술사가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에게 "그대의 마음이 있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게"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가 걷는 길에서 발견한 모든 것이 의미를 지니려면 먼저 내 마음부터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각자의 보물은 자신의 마음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으니 말이다. 양치기 산티아고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통해서 내가 이루고 싶은 소중한 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10/cover150/k02213049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21013</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시처럼 아름답고 먹먹한 작품! - [연월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5790</link><pubDate>Mon, 27 Jul 2026 22: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579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8069&TPaperId=174157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5/38/coveroff/k37213806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8069&TPaperId=1741579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연월일</a><br/>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북다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그렇게 마을 사람들은 떠났다. 가까운 곳에서 저 먼 곳까지 커다란 검은 점들이 뜨거운 햇볕 아래 먼지 속으로 서서히 사라졌다. 셴 할아버지는 자기 집 밭머리에 섰다. 공허한 눈빛이 천천히 가라앉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마음속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그는 온몸을 떨면서 마을을 통틀어, 산맥 전체를 통틀어 일흔두 살 노인 하나만 남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마음은 한없이 공허해졌다. 죽음 같은 적막과 황량함이 깊은 가을처럼 그의 온몸 위로 내려앉았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1<br>옌롄커의 대표작 &lt;연월일&gt;이 새롭게 양장본으로 나왔다. 이 작품은 옌롄커가 가장 애착을 느끼는 작품이자, “영감을 얻어 쓴 유일한 소설”이기도 하다. 기존에 국내 출간 당시에는 다른 중단편 소설과 묶어서 나왔으나, 이번 개정판에서는 작품을 온전히 만날 수 있도록 한 권의 단행본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중국 농촌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그 속에서 살아 남고자 악전고투하는 한 노인과 눈먼 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천고 이래 최악의 가뭄이 덮친 그해 세상 전체가 온통 말라 죽은 빛깔이었고 농가들은 세월 속에서 기다림에 지쳐갔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지독한 가뭄을 피해 떠나기 시작했고, 셴 할아버지와 눈먼 개는 남았다. 자신의 나이 일흔둘이라 사흘쯤 걷다가 지칠 거라고, 어차피 죽을 거라면 마을에서 죽고 싶다고 말이다. 그렇게 모두들 떠나고 척박한 땅에 하나 남은 옥수수 이삭을 지키며 하루하루를 버텨낸다.&nbsp;<br>사실 개가 눈이 멀게 된 것에는 사연이 있었다. 어느 해든 간에 극심한 가뭄이 들면 마을 사람들은 마을 어귀에 제단을 설치하고 공양물 세 접시와 용왕의 형상으로 그려 넣은 물 항아리 두 개를 올려놓는다. 물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고, 개 한 마리를 두 항아리 사이에 묶어놓고 머리가 하늘을 향하게 한다. 보통은 길면 이레, 짧으면 사흘 만에 해는 개의 울부짖음에 질려 물러가고 바람이 불면서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이어지곤 했다. 그런데 올해는 개가 보름을 울부짖었지만 해가 여전히 작열했던 것이다. 그렇게 열엿새째 되던 날 셴 할아버지가 물을 다 마셔버리고, 목에서 더 이상 소리가 나지 않는 개를 발견하고 풀어준다. 그리고 개의 두 눈동자가 작열하는 해에 말라버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개를 거둬들이기로 마음먹고, 그때부터 마을에 홀로 남은 지금까지 함께 했던 것이다. 햇빛은 그칠 줄 모르는데 우물물이 말라가고 있었고, 그나마 있던 양식도 떨어질 날이 곧 오고야 말 것이다. 과연 셴 할아버지와 눈먼 개는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nbsp;<br><br><br>"장님아,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어야 해. 누가 살든지 먼저 죽는 쪽이 이 구덩이에 묻히는 거야, 알았지? ... 죽고 사는 건 운명에 맡기자꾸나. 내가 이 동전을 하늘에 던지마. 동전이 땅에 떨어졌을 때 글자가 있는 거친 면이 나오면 네가 나를 이 무덤에 묻어 거름이 되게 하고 그림이 있는 면이 나오면 내가 널 이 무덤에 묻어 거름이 되게 하는 걸로 하자꾸나.”&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65<br>옌롄커는 집필하는 작품마다 판매나 홍보가 금지되면서도 중국 평단과 대중은 물론, 세계 문학계의 뜨거운 호응을 얻어온 문제적 작가이다. &lt;인민을 위해 복무하라&gt; &lt;사서&gt;, &lt;딩씨 마을의 꿈&gt;들은 국가의 명예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로부터 판매 금지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옌롄커는 가혹한 현실에서 인간성을 되찾으려는 몸부림을 섬세한 필치와 회화적인 시어로 묘사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단한 삶의 굴레 앞에선 인간들의 모습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는데, 어느 순간 초현실적인 상상력이 결합되어 거대한 서사가 완성된다. 시처럼 아름답고 감각적인 묘사, 그리고 리얼리즘과 판타지의 만남은 끝내 먹먹한 감동을 남긴다.<br>극한의 상황 속에서 단순한 생존을 넘어 인간다움의 본질을 묻는 이 작품은 가슴 먹먹한 여운을 남겨 준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연이 만들어낸 재난에 맞서는 인간의 투쟁은 허먼 멜빌의 &lt;모비 딕&gt;, 헤밍웨이의 &lt;노인과 바다&gt;와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두 고전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승리를 보여주는 느낌이라면, 옌롄커의 작품에서는 인간과 자연과의 투쟁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센 할아버지는 죽으면 죽는 것, 사는 날까지 살아보겠다는 식으로 버텼고, 결국은 죽고 사는 건 운명에 맡기겠다는 식의 태도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못가에서 하룻밤을 꼬박 늑대 무리와 대치하던 장면과 죽고 사는 건 운명에 맡기자고 눈먼 개에게 말하며 동전을 던지는 장면은 특히나 감동적이었다. '생명의 고갈 속에서 피어난 한 송이 꽃'처럼 아름다운 이 작품을 놓치지 말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5/38/cover150/k37213806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65387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그림으로 읽는 의과학 혁명의 순간들  - [비주얼 의과학사 - 그림으로 읽는 의과학 혁명의 순간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5569</link><pubDate>Mon, 27 Jul 2026 21: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556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0502&TPaperId=1741556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0/45/coveroff/k00213050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0502&TPaperId=1741556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비주얼 의과학사 - 그림으로 읽는 의과학 혁명의 순간들</a><br/>유임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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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의 위대함은 ‘발견’보다
방법의 혁명에 있었다. 그는 권위자의 글이 아닌 자연의 증거를 따랐고,
추론보다 실험을, 사색보다 계산을 선택했다. 그의
연구는 데카르트, 갈릴레오, 뉴턴으로 이어지는 근대 과학의
기초 위에 놓였다. 하비는 생리학의 토대를 바꿔놓은 뒤 이렇게 말했다.
“나는 책이 아니라, 자연을 해부했다.” 그의
가설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가설에서 출발한 추론은 훌륭한 실험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과학이 발전하는 방식이자, 하비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이다.&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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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얼마나 오래 붙잡고 있을 수 있을까? 의학의
진보는 천재의 섬광이 아니라, 평범한 관찰을 끝까지 설명하려는 끈질긴 사고에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비타민'이라는
말을 너무도 익숙하게 사용하지만, 인류가 이 물질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불과 100년 전이다. 비타민의 발견은 왜 어떤 병은 무언가가 들어와서가
아니라 무언가가 부족해서 생기는 걸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모든
의과학사적 성과와 의미가 큰 혁명의 순간의 출발점에는 하나의 과학적 질문이 있었다. 이 책은 그렇게
과학과 의학의 위대한 발상과 눈부신 성취들을 담았다.<br>



인체를 복부, 흉부, 두부
순으로 해부하는 절차를 제시하며, 해부의 순서와 방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유럽 최초의 해부 실습 교재 &lt;인체 해부학&gt;은 르네상스의 예술가와 과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예술가이자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역시 이 책을 참고해 자신의 인체 연구를 체계화했다고
하니 말이다. 16세기 중엽에는 젊은 해부학자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가 등장하는데, 그는 해부를 다시 종교적 의식이 아니라 과학적 관찰의 행위로 되돌린 인물이다.
혈액의 순환 이론을 통해 생리학의 토대를 바꿔 놓은 윌리엄 하비, 생명을 수학으로 해석했던
데카르트, 17세기 초에 열을 재는 도구로 만들어진 온도계 등 의학사에서 중요한 발견과 발명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생명의 신비와 의학의 난제를 밝히는 경이로운 과정들이 있었기에, 현대 의학의 덕을 우리가 보고 있는 거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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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발견한 작은 섬, 전쟁을 겪은 의사의 새벽 메모, 그리고 허름한 실험실에서 뚝심 있게 밀어붙인 아이디어. 의과학의
전환은 종종 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문제를 다시 배치하는 순간에서 시작된다. 인슐린은 당뇨병을 정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도 다르게 배치하면 풀릴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의학의 역사는 종종 한 순간의 기적으로 기억된다. 침대에 누워
있던 환자가 다시 일어서는 장면, 불치로 여겨졌던 병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은 순간. 그 장면이 시작되기 전에 작은 기적의 씨앗은 언제나 훨씬 앞쪽에 있다.&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p.33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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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았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대표작인 &lt;키스&gt;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었다. 수없이 봐온 그림인데도, 그림 속 패턴들이 적혈구의 전형적인 형태와
닮았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기 때문이다. 황금빛 장식 사이로 작은 붉은 원형들이 반복해 나타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원형들은 중심이 옅고 가장자리가 진한 도넛 모양을 하고 있다. 그것을 클림트가 활동하던 시기에 출판된 백과사전에 실린 혈액의 컬러 도판과 비교해보면, 매우 그럴듯한데 덕분에 20세기 초 빈에서는 예술과 의학이 긴밀히
교류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클림트의 그림에 숨겨진 생물학적 도상,
이른바 ‘클림트 코드’를 해석한 저자의 연구는
세계 3대 의학저널인 《JAMA》에 소개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과학 교양서 《클림트를 해부하다》를 펴내기도 했다고 하니 찾아서 읽어 봐야겠다.<br>



이 책이 특히나 흥미로웠던 것은 150여 장의 도판 등 다채로운 시각
자료들이었다. 최고의 명화부터 잡지 표지와 삽화, 사진과
냅킨에 그린 스케치까지 수록해 이미지로 의과학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해준다. 베살리우스가 기획한
근육편 삽화, 하비의 혈액순환 도해, 레이우엔훅이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미세 생명체의 스케치, 런던 콜레라 환자 분포 지도, 뇌와
인체의 관계를 다룬 호문쿨루스 모형, ‘구원자’ 페니실린을
담은 전쟁 포스터, 왓슨과 크릭이 세운 DNA 이중나선 모형
등 굉장히 자료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 좋았다. 그리고 단순히 의학사를 연대기적으로 정리한 것이 아니라
의과학자들의 질문과 사고 과정에 주목해 수많은 혁신의 순간들 뒤에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풀어내고 있어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결과보다 질문에, 정답보다 그에 이르는 경로를 추적하고 있어 발견과
발명에 이르게 한 사고 과정, 아이디어의 씨앗, 연구자의
태도까지 함께 만날 수 있었다. 의학은 어렵고 차갑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면, 과학사를 색다른 방식으로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0/45/cover150/k00213050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004532</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인류의 우주 진출을 위한 모든 것! - [우주로 간 호모 사피엔스 - 다행성 문명에서 살아갈 새로운 인류에 대한 지적 탐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5091</link><pubDate>Mon, 27 Jul 2026 17: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509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8519&TPaperId=174150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41/92/coveroff/892556851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8519&TPaperId=1741509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주로 간 호모 사피엔스 - 다행성 문명에서 살아갈 새로운 인류에 대한 지적 탐사</a><br/>조황희.곽지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우리가 SF 영화를 통해 접하는 우주는 종종 낭만적인 모험의 무대이거나 무한한 기회가 잠든 공간으로 묘사되곤 한다. 창밖으로 푸른 지구가 보이고 은하수가 흐르는 그곳은 시각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지만, 물리학과 의생명공학의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본 우주는 본질적으로 가혹한 죽음의 공간에 불과하다. 인간이라는 종은 수천년 동안 지구라는 거대하고 완벽한 생명유지장치에 최적화되어 진화해 왔기 대문이다. 대기권이라는 보호막을 벗어나는 순간, 인류는 상상 이상으로 가혹한 물리적 장벽과 마주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55<br>아주 먼 옛날부터 인류에게 우주란 낭만적인 모험과 끝없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두꺼운 대기층과 강력한 자기장이라는 이중 보호막을 통해 안전했던 지구를 벗어나는 순간, 인류는 상상 이상으로 가혹한 물리적 장벽과 마주하게 된다. 기압이 존재하지 않는 진공, 영화 100도씨와 영상 120도씨를 오가는 극단적인 온도 차, DNA를 파괴하는 우주방사선, 그리고 신체의 생리적 균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미세중력때문이다. 특히 우주방사선은 온몸의 건강한 세포를 무차별적으로 노출시키는 광범위한 포화나 마찬가지라고 하니, 생명에 얼마나 큰 위협이 되는 존재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br>그럼에도 인류가 지구의 중력을 뿌리치고 미지의 우주 공간으로 나아간 지 어느새 반세기가 넘었다. 사실 인류가 지구라는 중력의 요람을 벗어나 광활한 우주로 나아가는 여정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인간의 상상력이 과학적 실체로 거듭나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기도 했다. 인류가 중력이라는 사슬을 끊고 미지의 궤도를 향해 발을 내딛기 시작한 이래, 우주 개발은 늘 경이로운 과학적 성취인 동시에 막대한 자원 투입에 따른 효용성 논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우주 탐사의 여정에서 잉태된 수많은 기술 유산은 오늘날 정밀 의료장비부터 고성능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어 일상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 책은 공상과학 콘텐츠의 막연한 구상이 아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우주 개발의 미래를 담고 있어 흥미로웠다.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초대 센터장을 지낸 조황희 박사와 우주생리학·우주의학을 연구하는 생리학자 곽지연 교수가 우주 개발의 현실성과 우주에서의 생존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nbsp;<br><br><br>인류의 우주 거주 역사는 '잠깐의 방문'에서 '장기간의 상주'로, 나아가 '다행성 종'을 향한 거대한 진화의 길을 걷고 있다. 1960년대 초창기의 달 탐사선들이 단 몇 시간 동안 발자국 내지는 깃발 정도에 불과한 짧은 기록만을 남기고 돌아왔다면, 이후 스카이랩과 국제우주정거장 운영을 통해 폐쇄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꾸준히 축적해 왔다. 이제 인류는 이러한 경험을 자양분 삼아 달 궤도의 '루나 게이트웨이'와 달 표면의 영구기지를 구축함으로써, 화성과 그 너머의 심우주를 향한 역사상 가장 장대한 항해를 시작하려 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64~365<br>20세기 중반까지 우주는 인류에게 단지 신화의 영역이거나 천문학적 탐구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제 우주는 단순한 탐험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도달 가능한 공간, 인간이 거주 가능한 공간까지 확장되어 가고 있다. 우주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지구를 넘어 달과 화성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가 차원을 넘어 민간이 우주를 향할 정도로 기술이 고도화된 시대가 된 것이다. 1960년대 초창기의 달 탐사선들이 단 몇 시간 동안 발자국 내지는 깃발 정도에 불과한 짧은 기록만을 남기고 돌아왔다면, 이후 스카이랩과 국제우주정거장 운영을 통해 폐쇄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꾸준히 축적해 왔다. 이제 우주는 미지의 탐사지를 넘어 인류에게 필수적인 자원을 공급하는 에너지 기지이자 거대한 서비스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nbsp;<br>이 책은 우주로 간 인간을 지칭하는 말로 '호모 스페이시언스'라는 단어를 제시한다. 기술적으로 진보한 인간에서 한 단계 도약한 새로운 인류라는 뜻으로, 지구에서 터ㅐ어나서 자라는 지금의 인류와 다르게 우주에서 태어나고 자랄 새로운 인류를 말한다. 언젠가 정말 화성에도 인간이 거주하게 된다면, 혹은 다른 외계 행성에서 인류가 생활하게 된다면 가능한 세계 속에서 말이다. 우주 개발의 궁극적인 목적이 정교한 기계를 행성의 궤도에 올리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로켓이라는 수단을 통해 인간이 우주에서 생존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다는 것은 여러 모로 설레는 일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우주 개발의 히스토리와 미래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으면서도, 그 속에서 실제 '우주에서 생존하는 법'을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어 더 와닿았다. 우주선에서는 인간이 장기간 거주해야 하는 초소형 생태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먹고 숨 쉬는 기본적인 행위조차 거대한 공학적 과제가 된다는 것, 우주비행사 양성 과정은 철저히 데이터와 매뉴얼, 기계적 제어에 의해 통제되는 냉철한 과학의 영역이라는 것 등 매우 전문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내고 있어 좋았다. 인류는 정말 지구를 떠나 달과 화성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상상해 본 적이 있다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nbsp;<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41/92/cover150/892556851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419253</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는 나의 계절들을 잃었다.  -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2]</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4988</link><pubDate>Mon, 27 Jul 2026 16: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49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494&TPaperId=174149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85/coveroff/k12213049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494&TPaperId=174149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2</a><br/>솔베이 발레 지음, 손화수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나는 한 해를 따라잡고 있다. 나는 1월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들을 찾아낸다. 내가 알고 있는 1월. 클레롱의 1월, 벨기에의 1월, 유럽 한가운데의 1월. 내게는 많은 눈이 필요하지 않다. 한 번은 가벼운 눈발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나는 이미 그것을 얻었다. 나는 상점들에서 1월을 찾고, 1월의 음식들을 찾는다. 나는 수프를 먹거나 사과와 계피를 넣은 차를 마신다... 계절에 대한 수첩이 나의 사용 설명서가 되고, 나의 여행 동반자이자 안내서가 되며, 내가 만들고 있는 것이 곧 나의 미래라는 생각을 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24<br>타라는 11월 18일이라는 시간에 갇혀 있다. 매일 아침 같은 날짜가 반복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전작에서 122번째 11월 18일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던 타라는, 어느 새 11월 18일이라는 하루를 365개를 모았다. 벌써 1년이 지난 것이다. 같은 가을의 날들을 한데 쌓아 올린다고 해서 그것이 한 해가 될 수는 없는데, 다른 날로 이어지는 통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출구는 대체 어디 있는 것일까. 남편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에게는 처음이자 유일한 날이지만, 타라에게만 똑같은 날들이 반복의 순환 속에 놓여진 것일까. 왜 시간의 균열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걸까. 1권에서 하루의 작동 방식을 조사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불규칙함 속에서 하루가 되돌아오는 시점을 찾으려 애썼던 타라는, 2권에서 대단히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준다. 새로운 계절이 오지 않는다면 직접 찾아 나서기로 한 것이다.<br>그녀는 페리를 타고 눈이 있는 북쪽으로 겨울로 향해 간다. 1월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들을 찾아내고, 계속 북쪽으로 나아가며 2월의 추위를 향해 간다. 그리고 계절의 수첩을 정보들로 채운다. 겨울 음식을 먹고 겨울옷을 사고,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닌다. 그리고 봄의 징후를 찾아 돌아다니고, 봄을 향한 갈망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늦여름의 도시들을 찾아 나서고, 가을의 거리들을 생각하며 계절의 조각들을 수집하며 새로운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사실 1권을 읽을 때만 해도 당장 2권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는 점이 너무 신기했다. 무려 7부작으로 구성된 작품인데, 대체 별다른 사건도 벌어지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하루라는 이야기를 어떻게 7권이나 되는 책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nbsp;<br><br><br>나는 일찍 도착해 이미 커피를 주문해두었다. 우리는 9시에 창가 자리에서 만나기로 했다. 할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로마인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아니, 어쩌면 결국은 그 이야기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가방을 든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의 이름은 헨리 데일, 하지만 나는 그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 내가 몰랐던 것은 그 밖에도 많았다. 예를 들어 그 역시 11월의 어느 하루, 18일에 갇혀 있다는 것. 그리고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나는 시계를 본다. 곧 알게 될 것이다. 그가 우리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지. 그가 약속 장소에 나타날 것인지.&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82~283<br>&lt;부피의 계산에 대하여&gt;는 7부작이며 현재 5부까지 출간되었고, 1부가 2025년 국제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에 국내에 출간된 것은 소설 연작의 서막을 여는 첫 두 권이다. 전부터 궁금했던 솔베이 발레의 작품을 드디어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읽었다. 솔베이 발레는 1990년대 덴마크 문학의 걸작 《법에 따르면》의 작가로 이 작품으로 30여 년 만에 세계문학계로의 복귀를 알렸다. “사변소설(SF) 장르에 있어서 시의적절한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22년 북유럽의회문학상(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타임루프' 소재로 유명한 영화 〈사랑의 블랙홀〉이 개봉하기 6년 전인 1987년에 처음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말했다.&nbsp; 소재는 유사해보여도 막상 작품을 읽어 보면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쓰인 거라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 질 것이다.&nbsp;<br>이번에 전체 7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를 읽었다. 같은 시간을 계속 반복해 겪게 되는 '타임루프'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고 하면 일정한 패턴의 서사가 있게 마련인데, 솔베이 발레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다. 다양한 길이의 일기 형식으로 쓰였는데, #368에서 시작해 #1144까지... 거의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반복되는 11월 18월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최면에 걸린 듯 끝없이 반복되는 하루를 재구성하고, 그 속에서 존재의 의미와 삶에 대한 사유를 철학적으로 풀어낸다. 그래서 어떻게 타임루프에서 벗어나느냐보다,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것일까에 대한 탐구가 더 밀도있게 펼쳐진다는 점이 이 작품만의 매력이다. 표지 이미지처럼 나선형으로 된 회오리에 점점 더 휘말리는 느낌으로 서서히 이야기 속으로 잠식되는 기분일 것이다. 각권의 분량이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밀도 있는 이야기라 천천히, 깊이있게 읽어야 했다. 그렇게 그저 감탄하며 홀린듯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2권의 결말 또한 매우 충격적이다.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해서 독자들을 안달하게 하는 멋진 엔딩이었다. 자, 그래서 세 번째 이야기는 언제 나오나요? 궁금해!!!<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85/cover150/k12213049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28592</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모든 것은 식물에서 시작되었다! - [식물이 바꾼 지구의 역사 - 식물과 동물, 그리고 진화의 위대한 로맨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3948</link><pubDate>Mon, 27 Jul 2026 00: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394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130210&TPaperId=1741394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42/87/coveroff/k97213021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72130210&TPaperId=1741394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식물이 바꾼 지구의 역사 - 식물과 동물, 그리고 진화의 위대한 로맨스</a><br/>라일리 블랙 지음, 조정남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우리 주변 세상이 사실은 보이지 않는 우연들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자연을 좀 더 직관적이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 이 세상은 반드시 존재했어야 할 이유가 없다. 과거의 대멸종과 끊임없이 일어나는 새로운 생명체들이 진화한 결과 이 세상이 만들어졌고, 우리는 그 안에서 살아간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집 앞마당의 민트나무들이 왜 존재하는지, 그 근본적인 이야기들이 실은 아주 얇은 시간의 단면 속에 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2<br>바람에 살랑대는 고사리와 소철 밭이 끝없이 펼쳐진 가운데 아득히 높은 침엽수가 빽빽이 솟아난 울창한 숲에서 아파토사우루스가 몇 시간째 풀을 뜯고 있다. 20미터 길이에, 20톤이나 되는 무게가 나가는 공룡의 뼈와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을 섭취해야 한다. 한낮의 열기를 잊은 공기는 시원하며, 식사를 방해할 알로사우르스도 주변에 없어 완벽하다. 목이 길고 몸이 단단한 거대 초식동물인 아파토사우루스는 그렇게 연필처럼 한 줄로 가지런한 이빨들로 쥐라기 식물을 크게 한입 베어문다. 쥐라기 후기는 따뜻하고 습했다. 연 평균 기온이 20도 정도로 매우 따뜻했다. 수백만 년 동안 세상은 끝나지 않는 여름 한가운데 있는 것 같았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아파토사우르스를 비롯한 다른 초식공룡들의 촉촉하고 아삭아삭한 주식이 되어준 식물들이 풍부했던 이유도 이런 환경 덕분이었다.<br><br><br>이 책의 저자인 라일리 블랙은 고생물학자이자 과학 저술가로 원래 티라노사우르스 렉스를 찾아다니는 일을 했다. 인내심의 한계를 매일 시험하는 화석 찾기 작업을 통해 그저 탐사 자체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수십억 년의 지질학 역사와 식물의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는 종종 식물을 동물 세계의 조용한 배경쯤으로 여기지만, 사실 지구에서 식물의 역사를 떼어놓고는 우리 행성의 생명체를 조금도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식물도 인간처럼 살아 있다고 여기지만, 사실 마음과 감정이 없기에 생명과는 완전히 별개의 것처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식물은 인간이 지각할 수 없는 시간에 따라 성장하고, 생식세포들을 바람에 날려 이동시킬 수도 있고, 우리가 모르는 방식으로 서로 소통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그들의 가장 놀라운 재주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우리 삶에 너무나 중요해서 우리가 그들의 삶에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와 생명의 방향을 바꾼 결정적 존재가 바로 식물이었다는 사실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공룡과 포유류, 인간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역사 한가운데에 있었던 식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nbsp;<br><br><br>식물은 놀라울 만큼 민감한 존재다. 그래야만 했다. 팽나무 같은 나무는 평생 부리를 내린 채 그 자리를 떠날 수 없기에, 굶주린 초식 동물을 피하거나 힘으로 쫓아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식물들은 위험을 감지하고 공격자를 몰아내지는 못하더라도, 수많은 입이 남긴 상처를 재빨리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진화시켜왔다. 진동을 감지하는 능력도 그중 하나다. 다른 나무들이 화학 신호를 통해 초식동물이 다가왔음을 서로 알리듯이, 진동 역시 나무에게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83<br>공룡이나 다른 거대 동물들은 종종 시간을 통찰하게 한다. 이 생명체들은 너무나 거대하고 특이해서 도대체 언제 지구에 살았고 왜 지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생물종들이 여전히 살아 있다면 어떻게 생겼을지, 그리고 어떤 일상생활을 누렸는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식물은 우리의 고생물학적 상상에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현장에서 발굴작업을 하는 학자들도 대부분 공룡이나 다른 고대 동물들에 관심이 많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늘 그들의 진짜 모습과 일상생활이 궁금했고, 그것을 상상하려면 그 장면 안에 반드시 식물으 들어와야 했다. 식물들과 그 서식지들을 이해하면 지질시대를 관통하는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었고, 자연과의 관계에도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거기서 시작되었다.&nbsp;<br><br><br>과학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 생명과 지구의 역사, 진화의 단계, 12억년의 연대기를 다룬 수많은 책들을 만나왔다. 그럼에도 이 책은 굉장히 신선한 방식으로 쓰였기에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지구의 역사를 식물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책이기에, 우리가 그 동안 읽어온 수많은 인류와 지구의 역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장은 12억 년 전 캐나다 북극 지역에서 시작해 뉴멕시코, 유타, 콜롬비아, 남대서양, 네브라스카 등을 시대별로 거쳐 1만 5,000년 전 뉴욕주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식물과 지구의 서사로 함께 그려낸다.&nbsp;<br>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당시의 시대적 풍경들을 상상력으로 풀어내고 있어 딱딱한 과학책이 아니라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책이기도 했다. 각 장이 해당 시대를 보여주는 소설처럼 시작되기 때문에 과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장은 모기 한마리가 주인공이고, 어떤 장은 작은 식물이, 또 어떤 장에선 공룡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진화는 동물의 역사였지만, 이 책은 그 관점을 완전히 뒤집어 진정한 주역이 식물이었다고 말한다. 지구의 역사를 가장 작은 존재였던 식물을 통해 읽어 내려간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각 시기별로 과거 생태계를 생생한 묘사로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마치 눈 앞에 보이는 듯한, 직접 관찰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자, 경이로운 지구의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만나보고 싶다면, 쉽고 재미있게 진화를 다룬 과학책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42/87/cover150/k97213021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428798</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단 하루의 만남이 구원이 되다.  - [해풍주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3672</link><pubDate>Sun, 26 Jul 2026 22: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367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9196&TPaperId=1741367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6/75/coveroff/k9921391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92139196&TPaperId=1741367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해풍주점</a><br/>우밍이 지음, 허유영 옮김 / 비채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소년은 타마가 한 또 다른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사람은 낯선 사람을 대할 때 경계심을 가져야 하지만 마음을 열기도 해야 한다는 것. 다른 동물과 달리, 사람은 먼저 호의를 보여야 상대도 마음의 문을 닫지 않기 때문이다. 또 사람은 나무에게도, 구름에게도, 산에게도 인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산이 멧돼지를 주고, 강이 물고기를 주며, 구름이 비를 내려준다고.&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3<br>마을에서 가장 예쁘고 영특했던 소녀는 오늘 밤 집을 나갈 예정이다. 아버지가 자신을 나이든 남자에게 비싸게 팔아 넘기려고 했기 때문이다. 사탕수수 밭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함께 일하던 인부와 시비가 붙어 한쪽 팔을 잃었고, 그 이후로 소녀와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세상 전체를 원망했다. 작은 여자애가 다른 집으로 팔려 가면 어떤 일을 겪는지 보고 들어 왔기에, 소녀는 무서웠다. 그날 밤 어둠 속에서 잰걸음으로 달려간 소녀는 한 동굴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한 소년을 만난다. 소년은 목에 고무줄이 끼인 작은 개를 구하기 위해 동굴까지 오게 되었던 거였다. 다음날 산의 양 쪽에서 소년과 소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고, 소년은 소녀를 위해 서로 방향을 바꿔 나가기로 한다.&nbsp;<br>"그러니까 우린 서로 다른 곳에 살고 있는 거야... 나는 네가 들어온 구멍으로 나갈게. 넌 내가 들어온 구멍으로 나가."<br>소년은 태어나서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깊은 계곡물 같은 눈동자를 가진 소녀를 돕고 싶었다. 소녀가 안전한 곳에 다다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소녀는 소년의 제안에 마음이 따뜻해지며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떠나기 전 소년은 물건을 하나씩 교환하자고 말한다. 신비한 곳에서 신비한 일을 겪었을 때는 뭐든 하나 남겨둬야 안전하게 떠날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년은 아버지가 준 단도를 건넸고, 소녀는 아버지 몰래 숨겨두었던 작은 책을 건넨다. 그렇게 소녀는 해풍촌으로, 소년은 대인촌으로 서로 마을을 바꿔 도착하게 된다. 훗날 소년과 소녀가 다시 자신의 마을로 가게 되었을 때 어른들은 이상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두 마을은 한참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강을 몇 개나 건너야 하고, 기차로 몇 정거장이나 가야 하는 곳이라 절대 동굴이 거기까지 이어질 수 없었던 거리다. 사실 인간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두 아이를 만나게 한 것은 거인이었기 대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소녀는 어른이 되어 자신을 도와주었던 소년이 살던 해풍촌을 찾는다. 다시 마주한 마을은 전과 같지 않았지만, 소년은 어린 시절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nbsp;<br><br><br>이른 새벽 햇빛과 맑은 달빛 사이에는 절대적인 차이가 있다. 달빛은 어느 한 부분만 비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햇빛은 온 세상 구석구석 아주 작은 틈새까지 무자비하게 파고든다. 투누흐가 뒤를 돌아보자 마을 전체와 그 뒤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는 산의 능선을 눈으로 천천히 더듬으며 마을이 변해버렸음을 마침내 인정해야 했다. 변화란 일단 일어나면 결코 되돌릴 수 없다. 인간이 붙잡을 수 있는 건 고작 눈앞의 그 한 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그 한 줌조차 온전히 쥘 수 없을 수도 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322~323<br>&lt;도둑맞은 자전거&gt;, &lt;복안인&gt;으로 만났던 우밍이 작가의 신작이다. 우밍이는 대만 최초로 맨부커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대만의 국민작가이다. 그는 이 작품 출간 후, 독립서점에 대한 응원과 지지의 마음을 담아 56일 동안 6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오가며 타이완 전역의 독립서점에서 총 86회의 북토크를 진행했다. 가오슝의 한 서점에서는 좌석이 오픈되자마자 표가 순식간에 매진되었고, 대기 수요로 인해 시스템이 마비될 정도였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사랑받는 작가일지 짐작이 될 것이다. 그는 이 작품 속에서 신화적 존재인 거인을 통해 현실의 벽은 높고 두꺼우며 그 앞에 선 인간은 너무도 작고 유약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nbsp;<br>이야기는 해풍촌 사람들의 목소리로 전개되는 현실의 시간과 산의 형상으로 숨어 지내온 멸종 직전의 거인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대대로 지켜온 땅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마을 사람들의 서사와 인간과 자연을 굽어보는 신화적 존재인 거인의 이야기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얼핏 우화처럼 들리기도 한다. 도시화를 목적으로 거대한 자본을 투입해 깎고 부수려는 산이 거인 그 자체이므로, 신화적 존재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욕망으로 인해 사라지는 자연의 목소리와도 같다. 우밍이의 작품은 서정적이고 우아한 언어로 시처럼 쓰였기에 잔잔하게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곤 했다. 개인적으로는 세 작품 중에 이번에 만난 &lt;해풍주점&gt;이 가장 좋았다. 거인이 소년과 소녀를 만나게 하고, 순수하고 사심없는 마음으로 두 아이가 헤어지기 전 나눈 '교환'에 깊은 감동을 받는 장면도 뭉클했다. 단 하루의 만남이 평생을 구원해줄 수 있을까. 이 책은 그에 대한 너무도 아름다운 대답을 들려준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6/75/cover150/k9921391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6750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더 좋은 세계란 존재하지 않는 걸까.  - [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1214</link><pubDate>Sat, 25 Jul 2026 17: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121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8865&TPaperId=174112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52/56/coveroff/k62213886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22138865&TPaperId=1741121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해가 지면, 밤이 내게 기어든다</a><br/>릴라 모틀리 지음, 안현주 옮김 / 구픽 / 2026년 04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아빠는 내가 아빠를 싫어하게 할 만한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아빠가 죽었을 때, 나는 어쩌면 그것이 아빠를 더 원망하지 않은 결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마커스처럼 카르마에 놀아나지를 아 ㄶ아서, 세상이 선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아빠를 죽여야만 했던 게 아닐까. 하지만 그건 삶이 그 어떤 일에도 이유를 전혀 알려 주지 않는다는 걸 깨닫기 전의 생각이었다. 때로 아빠들은 사라지고 어린 소녀들은 다음 생일을 맞지 못하고 엄마들은 엄마이기를 잊기도 한다는 걸 배우기 전이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13<br>열일곱 소녀 키아라는 오클랜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오빠 마커스와 단둘이 살고 있다. 아빠는 병으로 돌아가셨고, 엄마는 약물 중독으로 아기를 죽게 만들었다. 과실치사로 교도소에 수감되는 대신 사회복지시설에서 지내고 있었다. 남매 모두 고등학교를 중퇴했고, 돌봐줄 어른 없이 스스로를 지켜내야 했다. 하지만 마커스는 래퍼라는 부질없는 꿈에만 매달리느라 집안 살림에는 도통 관심이 없었다. 키아라는 두 배로 오른 아파트 월세를 감당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서지만, 열여덟이 되지 않는 미성년자를 직원으로 받아줄 곳은 없다. 우린 더이상 집세 인상을 감당할 돈이 없다고, 2주 안에 나앉게 될 거라고 말해봤자 마커스는 자신이 기회만 잡으면 큰 돈을 벌거라고 꿈 속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br>그러던 어느 날 밤, 우연히 술에 취한 낯선 남자를 만나게 되고, 미처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닫기도 전에 그 일이 벌어진다. 남자는 대가로 200달러를 주고 그날의 경험은 키아라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게 된다. 고작 몇 분의 일로 얼마나 많은 지폐를 벌 수 있는지, 이제 난 경험이 있고 다시 할 수 있다고, 그저 몸일 뿐이라고, 그 이상일 필요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냥 집세 빚에서 우리를 꺼낼 때까지만 해보자고, 당분간만 할거라고, 이게 우리가 살아갈 유일한 방법이라고 다짐한다. 환한 거리의 불빛에서, 아침에 버는 돈을 원했던 어린 소녀가 해가 지고, 밤이 온 뒷골목에서 살기 위해 스스로를 버려야 했던 것이다. 실제로 사회의 보호망이 무너진 세상에서 홀로 살아 남아야 하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키아라와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되지 않을까. 사회적 불평등 속에서 가장 취약하고 비인간화된 흑인 여성이라면 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nbsp;<br><br><br>평소에 나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밤이 모든 걸 물들이는 방식에는 믿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더 좋은 세계일 필요는 없다, 그런 건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그곳이 좀 다를 거라 생각한다. 거기선 사람들이 좀 다르게 걷는다든가. 노래로 말을 한다든가. 어쩌면 모두 얼굴이 같거나 얼굴이 아예 없을지도 모른다. 하늘을 바라볼 시간이 충분할 때면, 나는 내가 운 좋게도 그 무언가를 얼핏 볼지도 모른다고 상상한다. 하지만 항상 이 행성에 끌려온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10<br>2022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오프라 북클럽에 선정되고, 그해 부커상 롱리스트에 최연소 후보로 지명되었던 화제의 작품이다. 릴라 모틀리는 이 작품에서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완성도 높은 필력을 보여주는데, 실제 작품을 쓰기 시작했을 때 극중 키아라처럼 열일곱 살이었다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열일곱 소녀가 취약하다는 것,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이런 식의 통찰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매우 놀랍기 그지 없다. 2015년, 작가가 오클랜드에 사는 10대 청소년이었을 때, 실제 벌어졌던 뉴스를 토대로 이 작품이 출발했다. 오클랜드 경찰서와 해변 지역 다른 경찰서의 경찰들이 한 어린 여자애의 성적 학대에 가담하고 이를 덮으려 시도한 사건이 벌어졌던 것이다. 이 사건뿐만 아니라 경찰의 손에 폭력을 경험하고도 알려지지 않고, 법정에서도 서지 못한, 그리고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성매매업 종사자와 젊은 여자들의 사건들은 과거에도, 지금도 여전히 많다.&nbsp;<br>이 작품을 읽는 내내 키아라에게 더 감정 이입하고, 그녀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권력의 횡포에 함께 분노했던 이유는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같은 사건이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였다면 또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흑인 여성으로서 겪는 공포와 위험, 강제로 성인화되는 소녀들의 현실을 지켜보는 것과 함께 경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니 말이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지만 여전히 사회 주류는 백인 남성이고 수없이 많은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나라이다. 소위 주류에 속하지 못하는 인종•계층에 대한 편견과 혐오는 사회 곳곳에서 차별로써 존재하며, 수많은 범죄와 부작용을 야기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세상이, 안타깝게도 그렇다.&nbsp;<br>헤어나올 수 없는 가난과 절망 속에서, 내일이 오늘보다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세계 속에서도 키아라는 옆집에 방치된 아홉 살 소년을 돌보고, 엄마와 오빠를 원망하면서도 사랑한다. 세상의 어두운 면을 자신의 시선으로 받아들이며, 결코 희망을 놓지 않는 어린 소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이용하는 잔인한 세상 속 어른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현실이 대비되면서 작품의 주제 의식이 더 강렬하게 와 닿았던 것 같다. 게다가 릴라 모틀리는 시를 쓰는 시인이기도 해서 문장이 정말 서정적이고 아름다웠는데 그래서 더 이런 현실이 슬프게 느껴졌다. 한창 세상 밖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할 나이에, 눈에 띄지 않게 사라지는 것이 안심이 되어야 한단 말인가. 어른들로부터 보호 받아야 마땅한 시기에 왜 매일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버텨내야만 한단 말인가. 우리는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52/56/cover150/k62213886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525688</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싱그러운 토스카나의 여름 속으로! - [그 여름으로 데려다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1143</link><pubDate>Sat, 25 Jul 2026 16:2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1114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72932239&TPaperId=1741114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4441/79/coveroff/k77293223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72932239&TPaperId=1741114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그 여름으로 데려다줘</a><br/>줄리안 맥클린 지음, 한지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내가 지금 이곳에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안톤은 대체 왜, 나를 상속인에 포함한 걸까?빌라로 향하는 가파른 자갈길을 천천히 올라가는 동안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두려움이 피어올랐다. 믿음직스러운 친구를 데려왔더라면 그의 가족들을 혼자서 감당하지 않아도 됐을까. 하지만 나는 엄마의 비밀을 누구와도 공유한 적이 없다. 이건 결국 혼자서 오롯이 짊어져야 할 짐이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42~43<br>플로리다에 사는 피오나에게 이탈리아에서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생부의 부고 소식과 그가 피오나에게 재산을 남겼다는 사실이었다. 피오나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었던 엄마로부터 생부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게다가 키워준 아빠와 각별했고, 그를 배신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재산이라고해봤자 사실상 낯선 사람으로부터의 상속이었다. 하지만 사지 마비 환자인 아바의 간병에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했기 때문에, 당장 이탈리아행 비행기표를 끊고 회사에 휴가를 내야 할만큼 돈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했다. 복잡한 마음으로 이탈리아로 간 피오나는 유언장 공개 후 생부의 가족들로부터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에서, 오래전 이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기로 한다.&nbsp;<br>열여덟 살까지 피오나는 자신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끈끈한 가족이라고 믿고 있었다. 몸이 약해진 아빠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별별 감염에 맞서 병원을 들락날락하던 때에는 더욱 그랬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뇌출혈로 엄마가 돌아가셨고, 엄마는 죽기 직전에서야 비밀을 털어놨다. 그리고 아빠는 피오나를 친자식으로 알고 있으니, 절대 진실을 말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생부의 이름과 사는 곳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도 알려주지 않았다. 피오나는 아빠에게 비밀이 생겼고, 그제야 사람들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지금, 플로리다에서 피렌체로의 여정은 예기치 못한 시련이었고, 도착해서 접하게 된 소식 또한 너무도 놀라운 이야기였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로 가득해 가시방식이 된 그곳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주어진 상황을 바꿀 수는 없었기에, 과거로 향하게 된 것이다. 자신이 아는 거라고는 당시 엄마와 아빠가 그곳에서 여름을 보냈다는 게 전부였으니 말이다. 과연 피오나는 30년 전 여름의 토스카나에 묻힌 비밀을 찾아낼 수 있을까.&nbsp;<br><br><br>그녀를 설레게 만든 건 토스카나였을까? 아니면 이곳에 도착한 이래 내면을 변화시킬 만한 또 다른 무언가가 있었던 걸까? 릴리언은 이곳에 와서야 자신이 활짝 피어난 것 같았다. 그건 꽤 좋은 느낌이었다. 처음으로 두려움을 내려놓았고, 경계를 풀었다. 앞으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열리는 마음의 크기만큼 상처받을 자리 역시 커질 거라는 불안감도 덤으로 딸려왔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27<br>갑작스러운 남편의 실종과 남겨진 아내의 이야기를 그렸던 미스터리 로맨스 &lt;이토록 완벽한 실종&gt;이라는 작품으로 만났던 줄리안 맥클린의 작품이다. 전작이 겹겹이 쌓인 반전들을 드러내며 차곡차곡 서사를 만들고, 로맨스와 미스터리 장르를 넘나들며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페이지 터너였기에 이번 작품도 매우 기대가 되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아름다운 토스카나를 배경으로 생부에게서는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딸이 30년 전 여름의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과거의 실수를 되짚어 보고 거기서 뭔가를 배우는 건 중요하다고, 그래야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극중 대사처럼 현실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생겼다면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으니 말이다.&nbsp;<br>엄마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숨겨왔던 비밀을 따라가는 서사라 1986년과 2017년의 시간이 교차로 진행되고 있다. 서른 권 이상의 작품을 발표하며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팔린 로맨스 작가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설레이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나 토스카나의 풍경 묘사들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는데, 지금 같은 계절에 읽으면 현지의 와이너리를 거니는 듯한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녹음이 우거진 초록색 산꼭대기 위로 우뚝 솟은 중세 마을과 성, 자욱한 안개가 하얀 띠를 이룬 올리브 나무 숲과 포도밭,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잎사귀, 햇살을 머금은 포도 내음까지... 배경 묘사만으로 로맨틱한 분위기가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어떤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던 것일까.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로맨틱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공간에서 말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 피오나와 함께 토스카나의 낭만적인 여름을 경험해보자. 여름 휴가철에 읽을 소설책을 고민 중이라면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이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4441/79/cover150/k77293223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441798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미해결 사건의 진상이 드러난다.  - [죽음의 인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9383</link><pubDate>Fri, 24 Jul 2026 15:4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938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0271&TPaperId=174093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5/51/coveroff/k87213027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0271&TPaperId=1740938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죽음의 인연</a><br/>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내일부터 재수사를 시작한다. 오늘 내로 수사 서류를 전부 읽어 줘."그 말만 남기고 히이로 사에코는 관장실로 사라져 갔다.오늘 내로? 사토시는 한숨을 쉬었다. 저는 관장님처럼 글을 빨리 읽을 수 없는데요...... 속으로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메지로 거리 야하라2가의 차량 트렁크 속 신원 불명 시신 사건'의 수사 서류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62~63<br>하천부지의 교각 아래 노숙자가 사는 판잣집 안에서 두 남자가 죽어 있는 채로 발견된다. 두 사람 옆에는 피 묻은 야구 배트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두 사람 중 한 명은 그 판잣집에 사는 노숙자로 보였다. 그런데 나머지 한 명은 현직 국회의원이었다. 부검 결과 사망 추정 시각은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 사이였고, 사인은 둘 다 뇌타박상이었다. 유력 정치인이 노숙자와 함께 살해됐으니 연일 뉴스에 보도가 되었고, 여러 경찰서에서 수사관들을 급하게 긁어모아 수사본부가 설치된다. 전 국민이 주목하는 엄청난 대사건이었기에 수사본부의 분위기도 매우 살벌했다. 대규모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건은 미제로 남았고, 국회의원이 왜 그런 곳에 있었는지, 노숙자와 국회의원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었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았다.&nbsp;<br>십오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사건 해결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3만 명이나 되는 수사관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사건을, 수사 서류만 읽고도 단서를 찾아내는 게 가능할까. 재수사를 하겠다는 지시에 사토시는 이번만은 진짜로 히이로 사에코의 망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평소보다 더 두툼한 수사 서류를 읽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들은 이번 사건도 해결해 낼 수 있을까. 사이토는 히에로 사에코가 만나라고 지시한 인물들을 만나면서 재수사를 시작한다. 사건 당일의 정보를 확인하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당시 관계자들에게 던지기도 하면서 말이다. 히이로 사에코의 이번 언동은 평소보다 더 불가사의했기에, 사토시는 그녀의 생각이 점점 더 궁금해진다. "슬슬 관장님의 생각을 이야기해 주실 수 없을까요?" 드디어 히이로 사에코는 자신의 추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그야말로 파격적인 전개가 펼쳐진다. 자, 미궁에 빠졌던 사건은 드디어 해결되는 걸까.&nbsp;<br><br><br>"히이로 관장님은 미제 사건을 몇 건이나 해결하셨잖아요. 그분은 어떤 분이신가요? 커리어라고 하셨죠?"다니자와 시오리가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사람이 아니라 기계 같은 분이에요. 의사소통 능력이 극단적으로 부족해서, 경찰청이 왜 그런 사람을 채용하기로 마음먹었는지 가끔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76<br>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인형같이 차갑고 단정한 얼굴, 어깨까지 길게 기른 매끄러운 검은 머리카락, 창백해 보일 정도로 하얀 피부, 백의를 입고 무테안경을 쓴 그녀는 붉은 박물관의 관장 히이로 사에코 경정이다. 경시청 부속 범죄 자료관, 통칭 '붉은 박물관'은 관내에서 일어난 사건의 증거품과 수사 서류를 사건 발생 이후 일정 기간이 경과한 뒤 보관하고, 그것을 조사, 연구 및 수사관 교육에 활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아름다운 외모의 관장 히이로 사에코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 수사 1과에서 좌천되어 온 조수 데라다 사토시, 단 두 명이 운영 중이다. 히에로 사에코는 커리어라는 고위직 경찰임에도 이곳에서 수년 째 근무 중이다. 데라다 사토시는 형사를 천직으로 여겼기에 언젠가는 수사 현장으로 돌아갈 날이 올 거라고 믿으며 어떻게든 범죄 자료관에서 버틸 생각이다. 두 사람은 과거 사건 관련 정보들을 등록해 데이터베이스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작업을 하는 중인데, 수사 서류를 검토하다 미제 사건의 재수사를 하게 되고, 그들의 활약으로 수십 년 동안 감춰졌던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 시작하는 것이 이 시리즈의 주요 서사이다.&nbsp;<br>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오야마 세이이치로의 ‘붉은 박물관 시리즈’ 그 세 번째 이야기이다. &lt;붉은 박물관&gt;, &lt;기억 속의 유괴&gt;에 이어 &lt;죽음의 인연&gt;에서도 히이로 사에코 관장의 독보적인 추리와 사건 해결은 계속 된다. 수록된 작품들 모두 예측 불가능한 반전과 트릭, 치밀한 구성과 복선까지 완성도가 뛰어나 읽는 재미가 있다. 오야마 세이이치로는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으로 &lt;붉은 박물관&gt;은 두 차례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붉은 박물관’은 작가가 영국의 범죄 박물관, 통칭 ‘검은 박물관(Black Museum)’이라 불리는 곳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가상의 범죄 자료관이다. 미제 사건을 다루는 추리 소설은 많이 있어 왔지만, 이렇게 범죄 자료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히이로 사에코는 3만 명이나 되는 수사관이 투입됐는데도 결국 해결하지 못해 미제로 남은 사건 조차 서류만 읽고 단서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증거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다가 틈틈이 돌발적으로 재수사를 실시한다고 외치는데, 기존 수사와는 전혀 다르게 대담무쌍한 추리로 매번 진상을 이끌어 낸다. 매력적인 캐릭터 외에도 미제 사건 재수사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본격 미스터리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래본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5/51/cover150/k87213027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5516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 [머릿속 노동은 누가 하는가 - 보이지 않아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인지노동'의 불평등]</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9042</link><pubDate>Fri, 24 Jul 2026 12: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904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02130200&TPaperId=1740904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1/77/coveroff/k1021302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02130200&TPaperId=1740904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머릿속 노동은 누가 하는가 - 보이지 않아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인지노동'의 불평등</a><br/>앨리슨 데이밍거 지음, 전경훈 옮김 / 한겨레출판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인지노동의 네 가지 구성 요소는 우리 중 다수에게도 상시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게 정말 '일'인 건지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다. '일'과 '노동'은 우리 삶에서 중심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좀 지나칠 정도로 노동에 열중하면서 재생산 노동, 감정노동, 사무실 잡무 등등 계속해서 늘어나는 노동의 형태들을 발명(더 너그럽게 말하자면 규명)하고 있다. 그러니 나는 독자들이 이 글을 회의적으로 본다 해도 용서할 수 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68<br>우리는 누군가의 엄마인 여성이 아이를 돌보는 일보다 자신의 일을 우선순위에 놓으면 이기적이라고 손가락질한다. 또한 자신이 행한 노동의 대가를 바라면 가족을 위한 일인데 대가를 바라느냐고 비난의 시선을 보낸다. 반대로 남성이 자기 일을 우선순위에 놓거나 자신이 한 일의 대가를 바라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로 여기고 화제로 삼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이렇게 엄마들은 온종일 집에서 갖가지 종류의 노동을 하면서도 집에서 논다는 말을 들어 왔다. 하지만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아내가 먹고 사는 게 아니라, 아내가 먹이고 입히고 재워주고 아이들을 건사해주기 때문에 남편이 마음 편히 나가서 일하고 올 수 있는 것이다. 아내라는 비임금 노동자가 있기 때문에 남편이 임금노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nbsp;<br>아내도 남편과 동일하게 일을 하고 있을 때에도 문제는 비슷하다. 똑같은 강도로 직장에서 일을 하고 돌아와서도, 아내의 일은 집에서 다시 시작되니 말이다. 물론 예전보다는 집 밖의 생산노동만큼 집 안의 재생산노동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많아졌긴 하다. 실제로 가사노동 분담은 과거에 비해 평등해졌다고 하고, 남성들도 과거에 비해 가사노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덕분에 일부 사람들은 성차별의 실제를 부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왜 집안일은 함께하는데 여성들의 머릿속만 이렇게 바쁜 것일까. 현대 사회의 여러 특징들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머릿속 노동'을 요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앨리슨 데이밍거는 이성애, 퀴어 커플에 속한 부모 172명을 심층 인터뷰하며 오늘날 가정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추적한다. 그리고 육체적 가사노동이 줄어드는 동안 인지적 가사노동은 더 복잡해지고 늘어난 현실을 포착하며, 그동안 제대로 가시화되지 않았던 인지노동 불평등에 관한 사회학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연다.<br><br><br>이처럼 대체로 눈에 띄지 않는 이러한 불평등은 더 눈에 잘 보이는 불평등을 지탱하는 데 일조한다. 한편으로는 인지적 책임이 계속해서 여성의 손에 확고하게 쥐어져 있는 한, 남성의 유체노동 기여도 또한 제한될 것이다. 많은 커플이 두 차원에서 일어나는 불평등이 서로를 상쇄한다고 이야기했으나 (예를 들어 그녀가 계획을 세우면 그는 계획을 실행한다) 실제로 그러한 상쇄를 이루어낸 커플들은 훨씬 적었다... 인지노동과 육체노동은 서로 뚜렷이 구분되지만, 두 영역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80~281<br>30대 초반의 백인 여성 크리스틴의 하루를 보자. 그녀는 음식을 만들고, 어린 아들을 어린이집에 대려다주고 다시 데려오는 일처럼 자신의 시간을 대부분 잡아먹는 익숙한 집안인들을 처리하는 와중에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잠재적인 문제들을 검토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할 선택지를 선별하고, 수많은 결정을 내리고, 이미 내린 결정의 결과와 영향을 검토하고 추적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흔히 이해하는 '집안일'이란 개념은 크리스틴이 보내는 하루의 이러한 측면들을 적절히 잡아내지 못한다. 크리스틴의 경험은 여러 형태의 '인지노동'이다. 그녀가 하는 육체노동은 아주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끊임없이 생각하기로 진행되는 인지노동은 겉으로 전혀 보여지지 않는다. 이제 집안일을 행하고 생각하는 일의 조합으로 고려하는 가사노동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이해가 필요해진 것이다. 대체로 눈의 띄지 않는 불평등이 더 눈에 잘 보이는 불평등을 지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한 논의는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다.&nbsp;<br>가사노동과 돌봄의 불평등에 대해 다루는 책은 많이 있어 왔지만, 이 책이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지만 가정을 굴리는 데 필수적인 머릿속 노동, 즉 ‘인지노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지적 가사노동이란 모든 가족구성원의 욕구 충족을 보장하려는 일단의 정신적 과정이다. 이는 시간으로는 측정되지 않는, 가시화되지 않은 가사노동이기에 평등을 지향하는 관계 속에서도 불균등하게 분배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동안 막연하게 머릿속으로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이 말끔하게 해소되는 기분도 들었다. 머릿속 노동이라니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개념인데, 그 동안 내가 해온 많은 것들이 인지노동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시간 사용과 정신 사용을 함께 고려해 가사노동을 더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다. 저자는 단순히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인지노동의 평등한 분배를 위한 거시적인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직장에 나와 있는 낮 시간에도 집안일을 더 많이 생각하는 수많은 여성들과 가사노동과 육아 수행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온 여성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책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머릿속 노동의 불균형을 인식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1/77/cover150/k1021302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817710</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교과서 독해와 디지털 독해를 한 번에! - [에듀윌 초등문해력 한국사 우리 문화 세트 - 전3권 - 초등 전학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8515</link><pubDate>Fri, 24 Jul 2026 00: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851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190&TPaperId=1740851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6/75/coveroff/k512130190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12130190&TPaperId=1740851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에듀윌 초등문해력 한국사 우리 문화 세트 - 전3권 - 초등 전학년</a><br/>초등문해력랩스 지음 / 에듀윌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br>아이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사를 배우게 되는 것은 5학년 2학기 교과 과정부터이다.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건 중학생부터겠지만, 초등 5, 6학년때 기초를 잘 쌓아두면 그만큼 따라가기 쉬울 수밖에 없다.&nbsp;<br>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에듀윌의 초등문해력 한국사는 귀여운 캐릭터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데다, 구성이 탄탄하게 잘 짜여져 있어 방학동안 아이와 함께 공부해보려고 한다. 22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했고, 한국사와 세계사 각각 인물 편이 3권, 문화 편이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nbsp;<br><br><br>학창시절에는 역사와 한국사를 참 재미없게 배웠었다. 연도별로 일어난 사건을 외우고, 그 사건을 일으킨 사람을 외우는 식으로 단순한 사실의 나열을 그저 암기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가장 지루했던 과목이 바로 역사였고, 당연히 성인이 되어서도 별로 기억에 남는 게 없었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역사가 그저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 그 자체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다행히도 아이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사를 비롯해서 세계사 관련 책들도 스스로 찾아 읽는 중이다. 그래서 이 책도 매우 재미있게 학습하고 있다.&nbsp;<br><br><br>1권이 선사시대부터 통일 신라와 발해까지, 2권이 고려부터 조선 전기까지 3권이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까지를 담고 있다. 각 권당 매일 4쪽씩, 4주에 완성할 수 있는 분량이라 방학동안 1권을 하고, 2학기에 2,3권까지 완독하려고 계획을 세웠다.&nbsp;<br>다양한 한국사 관련 책과 문제집들을 만나왔지만, 이번에 나온 초등문해력 시리즈는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바로 교과서독해와 디지털독해라는 두가지 문해력을 한 번에 공부할 수 있도록 분량이 짜여 있다는 점이다. 하루 치의 학습 분량이 긴 글이 있는 교과서 독해와 블로그, 카드뉴스, 신문기사, 웹툰, 인터뷰, 동영상, 온라인게시글 등 디지털독해 형식으로 되어 있다. 다양한 디지털매체 지문을 통해서 더 재미있게, 디지털 문해력을 함께 키울 수 있어 참 좋은 구성이었다.&nbsp;<br><br><br>한 주의 5일차 학습이 끝나면 그 동안 배운 내용들을 어휘를 통해 정리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 한 주간 배운 중요 어휘들을 문제를 풀어 보며 확인하고, 한 번더 기억할 수 있어 좋았다.&nbsp;<br>또한 각 본문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역사 전문 선생님의 지문 분석 동영상 강의도 볼 수 있다. 교재 내에 수록된 모든 지문들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지문을 읽고 이해가 잘 안되는 경우에는 동영상 강의를 함께 들어보길 권해주고 싶다. 각각의 강의가 4~5분 정도되는 짧은 분량이고 선생님과 교재 지문이 함께 보여지기 때문에 학습하기에 수월하게 구성되어 있다.&nbsp;<br><br><br>책 속 부록으로 한국사 연표가 수록되어 있고, 대형 브로마이드로 문화유산 지도도 받을 수 있다. 교재의 제일 앞페이지에 붙어 있는 한국사 연표를 떼어내 붙여두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그림과 초성, 한 줄 정리를 시대별 문화 유산을 한눈에 보도록 되어 있어 활용도가 높다.&nbsp;<br>교재 뒷면에 한국사 초성퀴즈 카드를 다운받을 수 있는 QR코드도 있다. 동영상 강의에 자료까지 빵빵해 교재 한 권 구입으로 정말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는 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초성퀴즈 카드는 인쇄해서 아이와 함께 놀이 형식으로 문제를 내고 맞춰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nbsp;<br><br><br>한국사 용어들만 따로 정리해 별책으로 만들어 두었다. 이미지와 이야기로 익히는 한국사 필수 용어들과 내용을 확인해보는 기초 문제와 쉬어가는 퍼즐도 수록되어 있어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다. 초중등 교과서의 필수 용어들을 쏙쏙 담았고, 헷갈리는 용어들은 이미지로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시대별로 어렵고 헷갈리는 한국사용어들을 공부하면, 한국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nbsp;<br><br><br>책을 받아보고 바로 학습을 시작해서 1권의 2주차 2일 분량까지 문제를 풀어 보았다. 각각의 지문마다 그림과 사진 자료들이 충분히 담겨 있고, 어려운 용어들을 하단에 따로 해석해 정리해주어 지문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각 지문별 문제 항목에 중심 낱말, 중심 내용, 세부 내용, 내용 추론, 어휘 표현 이런 식으로 문제 구분이 되어 있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아이가 자주 틀리는 유형을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한 문장 정리로 지문 내용을 정리해보는 연습도 훈련이 되면 긴 지문을 읽을 때 도움이 될 것 같다.&nbsp;<br>문해력은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글을 해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인 요즘이다. 스마트폰, TV, SNS 등으로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완전히 바뀌면서 디지털로 읽기가 일상화되다보니 아이들은 점점 더 긴 글을 읽을 때 산만해지고, 집중력은 줄어들고, 읽기 능력은 떨어져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교과서 독해와 디지털 독해를 한꺼번에 기를 수 있는 이 시리즈가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이와 함께 방학 동안 우리 문화 시리즈를 꾸준히 학습해보고, 우리 인물 시리즈와 세계사 시리즈도 차근차근 도전해봐야겠다!<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56/75/cover150/k512130190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567529</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호랑이 요괴의 등장! - [반려 요괴 5 : 호랑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7294</link><pubDate>Thu, 23 Jul 2026 11:5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72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0316&TPaperId=174072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3/44/coveroff/k57213031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0316&TPaperId=174072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반려 요괴 5 : 호랑이</a><br/>김영주 지음, 밤코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br>'반려동물'이 아닌 '반려 요괴'라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면서도 귀여웠던 작품, 반려요괴 시리즈가 5권으로 완간되었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주인공 주희가 반려 요괴를 돌보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이 이야기는 '반려'의 의미란 무엇인지, 반려가 된다는 것에는 어떤 책임감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만들어 준다. 세상의 어떤 생명체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누군가를 돕고, 도움을 받고,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 동물도, 친구도, 가족도 모두 마찬가지라는 것을 보여주는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한국의 옛 이야기 속에 나오는 기묘한 요괴들과 요기들을 돌보는 아이의 조화가 상상이 잘 안가면서도 묘하게 잘 어우러져 너무 좋았다.&nbsp;<br><br><br>반려 요괴 수레지기는 수레 안에 사는 요괴들을 돌보고 원하는 요괴와 만나게 하는 임무를 하는데, 이번 5권에서는 대나무 통 요괴들의 반려 인간을 찾아주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대나무 통 요괴들이 원하는 반려 인간 조건들이 많아 찾기가 어려웠는데, 마침 축구클럽에서 딱 적합한 아이를 찾게 된다. 그런데 조건에 잘 맞는 창훈이는 여러모로 이상한 점들이 있었는데, 그동안 반려 인간으로 찾았던 아이들과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과연 주희는 이번에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낼 수 있을까.&nbsp;<br>이번 작품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표지를 채우고 있는 무시무시한 호랑이 요괴의 등장일 것이다. 덕분에 주희와 반려 요괴들은 모두의 보금자리인 오두막과 꽃밭을 지키기 위해 함께 맞서게 되기 때문이다. 나쁜 요괴에게 멸망꽃이 들어가면 요괴들도 인간들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과연 주희와 반려 요괴들은 무사히 보금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nbsp;&nbsp;<br><br><br>시리즈 시작에서 주희가 처음으로 자신의 반려 요괴를 선택할 때 꼬마는 이렇게 말한다. "한 생명을 데려가는 거잖아. 생명을 맡는데 얼마나 큰 책임이 따르는지 알고 있냐고." 물론 주희는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반려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주희와 비슷할 것이다. 단순히 예쁘고, 귀여워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지, 하나의 생명체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대나무 통 요괴들의 반려 인간으로 찾은 아이에게 주희는 말한다. "멋지다는 생각만으로는 모자라. 대나무 통 요괴들을 선택하는 데에는 큰 책임이 뒤따르거든. 생명은 소중하니까."라고 말이다. 이런 대목들이 참 와닿았다.&nbsp;<br>반려 동물과 오래 가족처럼 지냈기 때문에, 그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곤 했었는데 이렇게 어릴 때부터 반려의 개념을 제대로 알게 된다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조금 달라질테니 말이다. 이 작품을 읽는 어린이들이 서로의 '반려'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nbsp;<br><br><br>‘반려 요괴’ 시리즈는 100% 어린이의 선택으로 최종 수상작을 결정한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이다. 우리 설화 속 인물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삼는 것이 색다른 재미 요소인데, 이번에는 호랑이 요괴가 등장한다. 특히나 그 동안 등장했던 모든 인물과 반려 요괴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지키는 이야기라 처음부터 시리즈를 함께 해왔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nbsp;옛이야기와 현대 이야기를 색다르게 조합해 요괴와 인간이 서로의 반려가 되는 따뜻한 이야기는 판타지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스토리에 녹여내서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려깊은 동화로서도, 요괴 세계의 신비로움을 보여주는 판타지로서도 매력적인 작품이다. 한국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어린이 판타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시리즈가 완간되었으니 여름방학 동안 쌓아두기 읽기 딱 좋을 것이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73/44/cover150/k57213031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734495</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한 시절을 통과한 나에게.  - [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 (시절 시집 에디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6768</link><pubDate>Thu, 23 Jul 2026 00: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676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9512&TPaperId=1740676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9/15/coveroff/k00213951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02139512&TPaperId=1740676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 (시절 시집 에디션)</a><br/>고선경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다 들켜 버려서/도망갈 구석이 없어서/어둠의 망토를 두르고 싶어질 때/그럴 땐 다시 볕이라는 공깃돌을 던져 봐/순식간에 넓어진 표면적/너른 초원에 양팔을 벌리고 누워/햇볕 이불을 덮는 거야/나른한 잠에 빠져들지도 몰라/누군가 너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지도 모르지/시간이 네 편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그것 봐, 단어는 힘이 세/네가 어떤 공깃돌을 쥐고 있는지에 따라/너의 세계는 바뀔 거야&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안희연, '이루는 쪽' 중에서, p.16~17<br>자신만의 고유하고 개성 넘치는 시 세계를 구축한 젊은 시인들이 저마다의 10대 시절을 추억하며 쓴 창작 시들을 모았던 &lt;도넛을 나누는 기분&gt;에 이어 '시절 시집'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 시집에는 고선경, 심보선, 안희경, 유선혜, 이제니 등 동시대 한국 시단을 이끄는 스무 명의 시인이 참여했다. 스무 명의 시인들은 각각 세 편씩의 시와 창작의 배경과 전하고자 한 마음을 들려주는 시작 노트를 수록했다. 그렇게 모인 60편의 시들은 각양각색의 청소년 시절을 탐색하고, 과거와 현재 속에서 성장의 시간들을 돌아본다.&nbsp;<br>학창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마음과 그 시절의 자신을 존중한다는 느낌으로 우리는 모두 흠집투성이이지만 존재 그 자체로 각자 고유하게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시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는 학창 시절에 자주 썼던 편지에서, 그 시절을 위로해주던 책과 만화로부터, 이곳 저곳에 붙였던 귀여운 스티커와 어느 소풍날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커다란 일이 시작되고, 보이지 않는 것에 가 닿으려고 노력하는 것'에서 인생에 무늬가 생긴다. &lt;도넛을 나누는 기분&gt;이 저마다의 가슴속에 잠자고 있던 소년 소녀 시절을 깨웠다면, &lt;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gt;는 성장의 시간을 다양한 시선으로 그려 다양한 삶의 궤적을 펼쳐 보인다. 지나간 시간을 위로하고, 다가올 시간을 건너는 응원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nbsp;<br><br><br>오늘날 그림자는 무엇인가/밤에서 낮으로 도망친 별 무리/어둠에서 빛으로 건너온 난민들//소년은 전자 신전 앞에 무릎 꿇고/죄를 고백하고 죄를 탐닉하고/기도를 하고 희열에 젖는다/소년은 아름다움을 꺼내려 말의 거울을 깬다//아름다움은 언제나/무수한 슬픔 아래 묻혀 있고/그것을 샅샅이 뒤지려면 용기가 필요하기에/소년은 혜안을 얻고/그 대가로 노인이 되어 간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심보선, '아포칼립스의 빈집들' 중에서, p.195<br>어린이, 청소년 시절에도 책을 참 많이 읽었었는데, 당시에 시집을 읽었던 기억은 전혀 없다. 시란 교과서에 수록된 이해하기 어려운 문학이었다. 지난 시절을 돌이켜 봤을때 시를 많이 접하기 어려웠던 것이 아쉽게 느껴지곤 했었는데, 요즘은 청소년을 위한 시집이 정말 다양하고, 수준높게 나오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사실 오랫동안 어린이는 ‘동시’로 시를 향유한 것에 반해, 청소년은 교과서에 실린 정전, 그것도 그들의 삶과 감각에 맞지 않은 어른의 시를 읽어야 했다. ‘창비청소년시선’은 청소년도 동시대의 좋은 시를 읽고 즐겨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그것이 지난해 벌써 10주년이 되고, 50번째 시집을 기념하며 앤솔러지가 나왔었는데, 이렇게 두 번째 앤솔러지가 나왔으니.. 매년 이렇게 시절 시집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nbsp;<br>이 시집을 읽으며 그 시절의 나는 어떤 청소년이었는지, 어떤 어른이 되고 싶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청소년 시기에 내가 열심히 했던 것, 좋아했던 것, 집착했던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어른이 된 나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느 시기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때는 '이룰 수 없는 것들이 우연히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믿었던 무모함이 있었는데, '어떤 일은 믿기만 해도 벌써 반쯤은 이루어졌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절을 추억하게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이 시집은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수록된 시들만큼이나 시작노트도 재미있게 읽었다. 안희연 시인은 학창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면 하염없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상상 속에서라도 어딘가로 나를 데려가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고 시를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임유영 시인은 최대한 과거의 자신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담아 시를 썼다고 하고, 이제니 시인은 사람은 타고난 빛 그대로 각자 고유하게 아름답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시작노트 속 글들이 마치 에세이처럼 읽혀 시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아직은 시가 낯선 청소년들에게, 여전히 시가 어려운 어른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시집이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99/15/cover150/k0021395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991502</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익숙하지만 낯선 세계를 만나다.  - [공기의 세계 - 보이지 않는 숨, 질병, 그리고 생명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6519</link><pubDate>Wed, 22 Jul 2026 22: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651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72130176&TPaperId=1740651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0/68/coveroff/k27213017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72130176&TPaperId=1740651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공기의 세계 - 보이지 않는 숨, 질병, 그리고 생명의 역사</a><br/>칼 짐머 지음, 이상훈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플뤼게는 어떤 세균이 공기를 통해 전파된다는 것을 확신했다. 물론 어떤 세균은 음식물, 물 또는 신체 접촉을 통해 새로운 숙주에 도달할 수 있음도 받아들였다. 그는 우리가 말할 때 나오는 미세한 물방울, 즉 비말이 공기 흐름을 타고 몇 시간 동안 떠다닐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공기로 퍼지는 질병이 결핵뿐만은 아닐 거라는 의구심을 가졌다... 플뤼게는 당시에는 호흡기 질환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천연두와 페스트까지도 공기를 통해 퍼져 나갈지 모른다고 추측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04<br>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공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존재인 공기의 중요성을 자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공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미세먼지와 팬데믹 덕분이다. 미세먼지 상태가 매우나쁨인 빨간 색이 되는 날은 그야말로 종일 창문 한번 열지 못하니, 미세먼지 농도를 보여주는 어플을 매일 체크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해 외출 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실내에선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틀어 놓기도 하며 관리를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공기가 나쁠 때 벌어지는 불편함을 온몸으로 느끼다 보니 신선한 공기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된 것 같다.&nbsp;<br>보다 본격적으로 공기에 대해 사람들이 신경쓰게 된 것은 코로나19덕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과 지하철, 학원과 사무실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긴 시간을 보내다보니, 팬데믹 당시 환기와 공기질 모두 공중보건의 문제와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개인의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만으로 바이러스로부터 완벽하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수 없었던 것은, 바이러스가 호흡과 기침을 통해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성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하지만 사실상 거의 이해하지 못했던 공기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분자 생물 물리학 교수인 저자는 '팬데믹이 우리를 둘러싼 기체의 바다를 눈에 보이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책에서 팬데믹 당시 스캐짓 밸리 합창단에서 벌어진 집단 감염 사건을 시작으로 공중 생물학의 역사를 마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6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분량이지만, 굉장히 가독성있게 잘 읽히는 책이었다. 《뉴욕타임스》가 “우리가 아는 가장 명민한 과학 저술가”라고 극찬한 것이 너무도 이해가 되는 책이었다.&nbsp;<br><br><br>21세기가 시작될 무렵의 공중생물학은 1930년대의 개척자들이 품었던 희망에서 너무나 멀리 벗어나 있었다. 그러나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을 대체로 일축했으며, 일부는 지정학적 악몽을 촉발하는 데 이용했다. 하지만 새로운 세기가 도래하면서 공중생물학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새로운 질병이 등장하면서 과학계 일각에서는 웰스 부부를 재발견했다... 공중생물학을 죽음의 비를 내리는 수단으로 취급하는 대신 위를 올려다본 것이었다. 하늘과 그 안에 담긴 생명체, 그리고 구름과 그 너머를 말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407<br>1864년 소르본대학교에서 루이 파스퇴르는 대담한 주장을 펼친다. 그는 원형 극장 내를 떠다니는 세균, 즉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생물이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 미생물은 때때로 질병이나 죽음을 가져옵니다. 장티푸스나 콜레라, 황열병을 비롯해 다른 많은 재앙의 형태로 말입니다." 당시만 해도 질병이 공기로 전파된다는 점에는 동의했지만, 파스퇴르의 생각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그런데 파스퇴르가 근본적으로 다른 관점을 제시한 것이다. 각종 질병이 전염성 강한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고, 증식한 미생물이 공기 중에 떠다니며 다음 희생자에게 옮겨 간다고 말이다. 이 책은 파스퇴르의 이야기외에도 콜레라와 결핵을 둘러싼 의학사의 논쟁, 하늘에서 미생물을 추적한 과학자들, 생물무기 연구가 남긴 어두운 유산 등 다양한 과학사의 순간들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다.&nbsp;<br>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를 둘러싼 공기의 바다를 눈에 보이게 만들었다. 투명했던 공기의 흐름이 사람들의 입과 코에서 뿜어져 나오는 비말핵으로 가득차게 된 것이다. 사실 '비말'이라는 단어도 팬데믹 시기에 처음 들었다. 감염과 관련해서 주의해야할 사항이 너무도 많았던 시기였으니 말이다. 공기로 전파되는 병원체가 존재하고, 온실가스로 대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스모그로 공기가 오염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은 공기를 이해하게 만들어 준다. 우리가 매일 무엇을 들이마시고 있는지, 마음껏 숨 쉬어도 안전한 것인지,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공기 안에 무엇이 있는지 이해하는 순간, 내가 매일 보던 세계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물론 팬데믹 이전에는 누구도 공기에 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매일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를 타인과 함께 같은 공기를 나누며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공기를 다룬 인간의 역사에 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우리가 공기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우리가 함께 숨 쉬는 사회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생각해 보게 만들어 준다. 지금 우리가 반드시 읽어야 할 중요한 책이다.&nbsp;<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640/68/cover150/k27213017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640684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누가 달을 파괴했는가.  - [시간의 끝]</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4604</link><pubDate>Tue, 21 Jul 2026 22: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046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92130109&TPaperId=174046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9/32/coveroff/k0921301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92130109&TPaperId=174046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시간의 끝</a><br/>김성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수식은 하나인데, 모든 구간의 데이터가 같은 그래프를 따르고 있다. 온도도 습도도 풍속도 그 무엇도, 이 수식 하나로 설명이 된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그때 다시 등골이 서늘해진다. 책장에 꽂힌 서류철들을 하나씩 옆으로 넘기다가 이 일을 맡기 직전에 했던 과제를 찾아낸다. 날씨와는 전혀 관계없는, 지진 연구소의 지질학 데이터다. 그때 냈던 수식을 칠판의 빈자리에 옮겨 적는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42<br>야산에 괴물이 나타나고, 태평양 연안을 60미터 높이의 해일이 덮치고, 곳곳에서 테러가 벌어지며, 세상 곳곳에서 사교도들이 창궐하기 시작한 시대였다. 달이 파괴되어 밤하늘에는 산산조각난 달의 파편만 떠 있었고, 사교도의 주술때문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과학자도, 경찰도 이 기괴한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었다. 갈수록 세상은 더 흉한 곳이 되어가고 있었고, 누구나 세상이 조만간 끝나버릴 거라고 생각했다. 남편 지호가 남긴 수학 공식의 비밀을 쫓는 경찰청 사교도수사과 형사인 수영, 사교도들에게 납치되어 틸링해스트 수학을 계산하도록 강요받는 수학과 교수 지호, 그리고 파괴된 달을 복원하려는 의식을 준비 중인 사교 집단의 교주, 세 인물의 시점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nbsp;<br>교주는 오늘 아침 드디어 계산을 끝냈다. 틸링해스트 수학은 언젠가부터 시간과 겹치고 얽혀버린 '2차 시간'을 계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계산 결과는 시간이 끝난다는 것이었고, 시공간의 어떤 2차 시간 값으로도 양시간 축 등식의 델타 값이 일치하지 않았다. 시간이 끝난다는 것은 마침내 세상이 멸망한다는 뜻인 걸까. 지호가 가르치던 대학교는 교수들로 이루어진 사교 집단이 발견된 뒤로 폐교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학생들은 대거 휴학을 했고, 지호가 속한 자연대는 아예 학장이 사임하고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직장은 문을 닫았지만, 지호는 자신이 맡은 연구 과제를 집에서라도 계속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등골이 서늘해지는 결과와 마주한다. 수식은 하나인데, 모든 구간의 데이터가 같은 그래프를 따르고 있었던 거다. 세상 모든 것이 다 따르는 수식 같은 게 정말로 존재하는 것일까. 지호는 급하게 대학 연구실로 달려간다. 경찰청 사교도수사과 형사인 수영은 현재 휴직 상태이다. 남편의 작업실 책상에 쌓인 종이들에는 칸마다 숫자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난해한 논문을 번역기로 힘겹게 읽어나가면서 남편의 행적을 뒤쫓고 있다.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세상의 멸망을 목전에 둔 시점에 다른 목적을 지닌 채 같은 지점을 향해 나아가는 세 사람의 서사가 교차로 진행되는데, 과연 그들은 각자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까.&nbsp;<br><br><br>"선생님, 식은땀이..."그러고 보니 머리카락부터 온몸이 흥건하게 젖어있다. 가벼운 현기증이 난다.그리고 방금까지의 계산 결과를 돌이켜본다.방수연의 아들 신밀철은 여덟 살 생일을 맞이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어린 삶에는 끝이 오지 않는다.민철이만이 아니다. 모든 것이 그저 영원하다. 시간은 끝나지만 세상은 끝나지 않는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314<br>전작으로 제11회 SF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2026년 로커스상에도 노미네이트된 작가 김성일의 신작이다. 이 작품은 우주가 이미 만들어진 4차원 시공간의 거대한 덩어리라는 '블록 우주' 개념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한꺼번에 존재하는 우주라니 쉽게 상상이 되지 않지만, 과거도, 미래도 이미 존재한다는,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이 우리의 착각일 뿐이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다. 우리가 알던 직선적 시간 위에 또 다른 차원의 시간 축이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시간 뒤에서 과거가 흐르고 있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조차 어딘가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면 말이다. 작가는 “블록 우주는 이를테면 3차원 영화의 프레임이 줄줄이 나열된 필름이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구별은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의 처지에서 하는 착각일 뿐이다”라고 말한다. 이미 모든 것이 다 정해져 있다면, 우리가 선택이라고 믿는 것 또한 자유의지가 아니라는 뜻이다.&nbsp;<br>이 작품의 주요 서사는 '2차 시간'이라는 토대 위에서 흘러간다. 극중 많은 인물들이 풀고자 하는 틸링해스트 수학이 바로 이 2차 시간을 다루는 것이다. 차 시간은 우리가 매 순간 경험하는 시간이지만, 2차 시간은 그 모든 순간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조종할 수 있는 차원의 시간이다. 작가는 이 두 겹의 시간을 통해, '자유의지'란 정말 존재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시한다. 틸링해스트 수학을 통해서만 시간의 반복을 멈출 수 있고, 혹은 영원히 반복하게 할 수 있다면 한강이 범람하고, 곳곳에서 테러가 벌어지고, 도시마다 괴물이 등장하는 어두운 시절을 끝낼 수 있을까. 수학이 우주의 진실을 끌어와서 세계를 구하고, 영원한 생명과 무한한 힘을 줄 수 있을까. 과연 이들은 이계의 괴물과 기이한 재해가 세상을 덮치는 원인이자 사교도 주술의 원천인 2차 시간을 계산해서 시간이 끝나는 것을 막아낼 수 있을까. 과학과 수학 개념이 복잡하게 등장하지만, 주요 서사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자, 새로운 SF 스릴러가 궁금하다면 이 작품을 만나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9/32/cover150/k0921301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693256</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