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피오나님의 서재 (피오나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25 Sep 2026 06:06:44 +0900</lastBuildDate><image><title>피오나</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694311454137496.jpeg</url><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피오나</description></image><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사랑은 바라봄과 풍덩 사이의 낙차.  - [테니스나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33937</link><pubDate>Wed, 23 Sep 2026 23: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339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1166&TPaperId=175339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6/77/coveroff/k79213116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92131166&TPaperId=175339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테니스나무</a><br/>윤고은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9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과거의 어느 지점을 자꾸 맴돌다보면, 그 끊임없는 복기가 신비한 파동을 만들어낸다. 그 파동이 저 아래 잠들어 있던 심해어들을 깨우고 결국 수면 위로 솟구치게 한다. 뒤늦게 알게 됐다. 40킬로미터를 넘어서면서부터 내가 줄곧 하나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 그건 이미 지나쳐버린 한 사람에 대한 것이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5<br>생존 용품 회사에서 일하는 미아는 지하철 역사에서 유실물 관리를 하는 인턴 테오와 민원인과 담당자로 처음 만난다. 생존배낭의 부속 하나를 선로에 떨어뜨려 유실물을 찾기 위해 스쳤다가, 지하철 역사를 달리는 하프코스 러닝 대회 ‘라인런’을 진행하기 위한 거래처 관계로 다시 만나게 된다. 미아가 직접 기획한 생존배낭이 라인런의 기념품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빠듯한 일정 속에서 대회를 준비하며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누군가 내 삶으로 들어오게 되면, 눈앞에 보이는 풍경들이 이전과 같을 수 없어진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액자 같은 어둠도 놀랍도록 황홀해지고, 테니스코트 바닥에 떨어진 라임색 테스트공들은 새콤한 맛이 나는 싱그러운 열매들처럼 느껴진다.&nbsp;<br>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는 말로 등장하는 '홍해파리'라는 존재도 매우 흥미로웠다. 홍해파리는 필요할 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외부 환경이 좋지 않다고 느끼면 성체로 살아가기를 멈추고 다시 유년기로 숨어버리는 것이다. 모든 것이 성체 이전의 폴립 형태로 돌아가 아이가 되는, 그러고는 정말 시간을 되돌린 듯 거기서부터 현재를 다시 시작하는 거다. 생물학적으로 불사인 존재가 실제한다니 너무 신기했다. 이거 조금 홍해파리 같은 얘긴데, 이런 홍해파리 같으니라고... 그러면서 오래전 풍경들을 소환하는 것이 두 사람의 대화에서 고명처럼 쓰이곤 했다. 그렇게 시간을 쌓아가며 두 사람은 러닝 대회를 잘 마무리하고, 이제 더 편하게 만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생존배낭을 메고 잠든 사람이 죽는 변사 사건이 벌어지고, 미아는 그때부터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사건의 여파가 번져가면서 두 사람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천국의 끝에서 낭떠러지로 향하게 된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nbsp;<br><br><br>아니, 어쩌면 그게 더 슬플까. 나는 어느새 음악을 사랑으로 바꿔 부르고 있었다. 생의 마지막에 들을 음악을 남겨두듯이 사랑하는 것이 가능할까. 내 사랑의 총량이 얼마인지 알지 못하고, 지금 내가 어디쯤 서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데. 설령 안다고 해도 나중을 위해 사랑을 남겨둘 수 있나? 사랑은 바라봄과 풍덩 사이의 낙차, 그 힘으로 나아가는 것 아닌가. 나중 같은 것이 있을 리 없고, 모든 것은 현재형의 파도뿐.&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55<br>&lt;밤의 여행자들&gt;로 대거상을 수상했던 윤고은 작가의 신작이다. 소설 작품들에선 기발한 상상력을 선보이고, 에세이에서는 일상의 빈틈을 다정하게 보여주었는데, 작가의 최신작들을 읽지 못해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매우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제목인 '테니스나무'라는 설정부터 흥미로웠는데, 실제로 길을 걷다 테니스코트 울타리 너머로 라임빛 열매들이 떨어져 있는 풍경을 목격했고, 그 길을 지나갈 때마다 공이 바닥에 떨어져 있을까 기대하게 되었다고. 공이 아니라 낙과를 찾는 마음으로 말이다. 마치 제철 과일이라도 된 것처럼. '사실이 아닌 걸 알면서도 기꺼이 사로잡히고 싶은 마음, 그 추동의 안팎을 살피면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극중 두 사람도 하루치의 움직임을 모두 소진한 테니스코트에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테니스공들을 보며 나무에서 방금 떨어진 싱그러운 열매들같다고 느낀다. 한 입 베어 물면 여기까지 새콤한 맛이 쫙 뻗칠 것 같지 않냐고. 그렇게 두 사람은 테니스코트 옆 커다란 나무 한 그루를 테니스나무로 지정해버린다.&nbsp;<br>찬란한 시간은 왜 순식간에 과거형이 되는 걸까. 오직 그 시절에만 포착할 수 있는 빛을 붙잡을 수가 없기에, 문학이 필요한 게 아닐까. 이 작품 속 여자와 남자의 연애 이야기처럼 말이다. 힘들 때 나를 살게 만들었던, 서로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포개었던 사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서로를 모르는 시절로 가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삶에 예기치 않은 균열이 생겼을 때, 우리에게 허락된 선택지는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되돌릴 수도, 멈춰 세울 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그저 흘러가는 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윤고은 작가의 신작은 담백하게 흘러가는 짧은 분량의 이야기였지만, 뭔가 사무치는 마음이 잔상처럼 남는 그런 작품이었다. '다정한 서성임으로부터 번져나가는 찬란한 파동'이라는 작품 소개문구처럼, 잔잔하게 휘몰아치는 이야기같다는 느낌이 드는 작품이었다. '이상한 사로잡힘이 시작되었다가 사그라드는', 슬프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 시절을 만나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6/77/cover150/k79213116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367792</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여전히 널 기다리는 마음.  - [멜볼딘 동물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33397</link><pubDate>Wed, 23 Sep 2026 19: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3339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0358&TPaperId=1753339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8/76/coveroff/k67213035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0358&TPaperId=1753339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멜볼딘 동물원</a><br/>송섬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어떻게 하면 현재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인지 물었을 때 너는 말했지."이 순간 외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생각해봐. 원망도 후회도, 낙관도 비관도 없이 지금뿐인 거야. 네 마음이 진실로 원하는 것에 지금을 바쳐야 해."좋은 말이었지만 내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현재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지 않을 수 있어? 어떻게 미래를 위해 살지 않을 수 있는 거야? 그런 건 내게 사치처럼 느껴질 뿐이야.&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89<br>수진과 연서가 재회한 것은 곡 16년 만의 일이었다. 수진이 시간강사로 일하는 대학교의 테니스 강좌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 만나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서해안의 작은 도시에 위치한 기독교 계통 미션 스쿨인 멜볼딘 여자고등학교를 나왔고, 학교엔 기숙사가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엔 오랜 세월이 있었지만, 둘 다 결혼 후 이혼했고, 아이가 없다는 공통점으로 다시 가까워진다. 이제 시간과 돈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는 나이였기에, 여러 곳을 다니며 단짝처럼 붙어 지낸다. 16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두 사람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한가했고, 시간과 돈도 있었으며, 운전면허와 차도 있었으니 거리낄 것이 없었다. 곧 주말 여행이 그들의 일상이 된다.&nbsp;<br>어느 날 연서는 "우리 편지를 쓰자"라고 대뜸 제안한다. 서로에게 편지를 써서 봉투에 넣고 우표를 붙이는데, 부치지는 않는 거다. 그렇게 서로에게 결코 하지 않을 고백과 지난 날의 추억과 생각의 편린들이 쌓인다. 어린 시절의 기억, 유년기의 에피소드, 기숙사의 소등 시간, 중간고사와 대학 진학에 대한 고민... 그들의 수많은 고백 중에는 말한 적 없지만 들은 적은 있는 이야기도 섞여 있었다. 그러다 갑작스러운 재회만큼, 연서는 사라져버리고, 10년 뒤 그녀의 딸이 수진을 찾아올 때까지 시간이 흐른다. 연서의 딸 표은은 그들이 서로 부치지 않기로 약속하고 썼던 편지가 담긴 노트를 들고 수진을 찾아온다. 한 사람의 부재에서부터 비롯된 만남은 또 다른 서사의 시작이 되는데... 연서가 사라졌던 이유는 뭘까. 부치지 않은 편지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일까.<br><br><br>"연서를 사랑했느냐고 물었지? 그러고 싶었지만,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기에는 너무 인색한 사람이었어. 늘 받기만 할 뿐 돌려줄 수가 없어. 그건 저주에 가까운 일이야. 나의 부족함은 어떤 좋은 사람들을 유인해 사랑으로 착각할 만큼의 온정을 베풀게 해. 그리고 사랑과 온정은 때로 유의어거든. 그래서 난 전부 그만뒀어. 기대하는 것도, 기대하게 하는 것도.""...... 하지만 그건 너무 슬픈 이야기예요.""맞아. 슬픈 이야기야."&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59~260<br>이야기는 동물원에서 시작해서, 다시 동물원으로 향한다. 동물들이 다 떠난 폐업 중인 동물원과 마치 화성에 있는 것처럼 어딘가 황량한 체코의 작은 도시에 있는 별로 멋지지 않은 동물원. 동물이 없는 동물원도 동물원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보내지 않을 편지는 어떻게 쓰는 걸까. 다시 만나기 위해서 헤어져야 하는 관계도 있을까. 우리가 없는 우리는 무엇으로 부를 수 있을까. 아름다운 표지에 이끌려 선택한 책이었는데, 담담하면서도 밀도있는 문장들이 참 좋았던 작품이다.&nbsp;<br>이 작품 속 수진과 연서처럼 학창 시절 친구들은 특별한 사건 없이도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사회 생활을 하면서, 결혼을 하거나 아이가 생기면서... 생활 반경이 달라지고, 관심사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지고, 사이가 희미해지는 것이다. 동창회를 주기적으로 나가거나, 강제성 있는 친구들 모임이 있지 않은 이상 그렇게 서로의 삶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돌아보면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눈가와 입가에 몇개인가의 주름을 얻고, 직장이 달라지고, 집이 바뀌고, 통장 잔고가 조금 불었다가 꺼지는 동안 우리는 나이를 먹어간다. 세상 모든 것들을 공유하고, 닮고 싶었고, 동경했던 친구와 연락 한 번 하지 않고 멀어지게 되더라도 하루는 반복되고, 삶은 계속된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읽으며 시종일관 학창 시절 친했던 친구들을, 지금은 멀어진 관계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시간을 거슬러 우리가 존재했던 장면 속으로 함께 걸어가 보자.&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8/76/cover150/k67213035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87663</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파민 터지는 이야기의 힘! - [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33179</link><pubDate>Wed, 23 Sep 2026 17: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3317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02130458&TPaperId=1753317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04/48/coveroff/k70213045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02130458&TPaperId=1753317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a><br/>김유진 지음 / 북다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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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절망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복수를 하고 싶지만 세상 한가운데에
엄마의 슬픔을 전시할 수는 없었다. 누가 이곳을 뚜껑으로 잠가 버린 것일까. 산소가 다 빠져나가는 듯 숨이 턱 막혔다. 세계는 단단히 닫혔고
뜨거운 열기만 가득했다. 엄마에게 건네려던 그 꿈과 희망은 커다란 폭죽처럼 산산이 부서져 점점이 흩어졌다. 다 타 버린 잔재물만이 허공을 떠다녔다. 엄마는 눈꺼풀을 질끈 감았다. 우리에게 허락된 마지막 촛불도 훅 꺼져 버렸다.&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p.21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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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임상연구센터의 레지던트 4년 차 김수오는 과거 기억을 잃은
엄마와 단둘이 살아왔다. 엄마는 수오의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모른다는 점을 답답해했고, 기억을 되찾고 싶어했다. 하지만 기억 회복술은 비용이 비쌌고, 후원을 받을 수 있는 대기순번에서도 기회는 오지 않았다. 이번에도
엄마는 선발되지 않았고, 앵커 로봇도 곧 업데이트될 거라는 소식을 듣게 된다. 마침 수오의 팀 교수 세 명이 다음 주 해외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열흘간 자리를 비울 참이었다. 브레인 연구센터는 다른 팀과 달리 독립적으로 움직였으니, 흔치 않은
기회였다. 기록만 잘 지운다면 은폐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수오는
동료인 신진서에게 도움을 부탁하고, 교수들 몰래 수술을 하기로 한다.<br>



그렇게 수오는 엄마에게 기억 회복술을 집도하는데, 그 과정에서 엄마가
뇌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엄마는 되찾은 기억으로 인해 오히려 힘들어 하는데, 수오는 자신이 되살린 것이 참혹한 진실과 엄마의 지옥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텅 빈 기억이 엄마를 지켜 주는 가장 안전한 보호막이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다. 엄마는 수술 이후 외출을 꺼렸고, 한여름인데도 긴팔과 긴바지를 고수했다. 그날 수술실 앞에서 멈췄더라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지금보다 덜 고통스러웠을까. 결국 수오는 엄마를 위해 암암리에 기억 제거술을 시술해 주는 의사 주경재를 찾는데, 기억을 지우는 의사와 되살리는 의사가 만났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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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은 이제 그만 놔주시죠.”여러 생각들로 번잡했던 머릿속이 주경재의 침과 함께 고요해졌다. 나는
순식간에 주경재에게 압도되었다. 그간 영상으로만 보던 아득한 거리감이 걷히자 전율이 솟구쳤다. 그의 손에 들린 침은 지휘자의 지휘봉이었다. 자신만의 음악적 해석과
독특한 리듬, 남다른 호흡과 신들린 손놀림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거장처럼 그는 이 수술방을 꽉 차게 만들었다. 놀랍도록 충격적인 장면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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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트 신경외과의 주경재는 스스로를 '뇌를 디자인하는 화가'라고 생각했다. 기억을 도려내고 새로운 기억을 채워 주는 일이 자신의
업이기에, 그것이 신의 계시처럼 오직 자신에게만 허락된 능력이라고 믿었다. 정계나 재계의 거물들, 시대를 선도하는 연예인이나 명망 있는 예술가들이
병원을 찾아와 기억 제거술을 받았고, 주경재는 그들에게 기억 삽입술을 함께 권했다. 지우고 싶은 기억을 삭제하고, 뇌의 특정 역역에 기억이나 지식을
넣는 시술은 가벼운 수술이었다. 그는 환자들의 기억들을 모아 따로 보관했고, 자신의 전리품으로 여겼다. 이야기는 김수오와 주경재의 시선으로 교차
진행된다. 기억 손질에 대한 상반된 의술을 행하며 평행선처럼 살아가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어느 시점에서
교차되면서 완벽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작품이었다.<br>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기억 회복술'과 잊고 싶은 기억을 지우는 '기억 제거술'이 가능한 세상이 있다면 어떨까. 피부과에서 보톡스 한 방 맞는 것처럼
병원에 들러 기억을 환기하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면 말이다. 사기나 불륜의 기억을 지우고, 뺑소니 범죄, 학교 폭력 피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좋아하는 연예인을
가까이서 본다거나 관광 명소를 다녀온 기분 좋은 추억을 심어 주는 것이 가능하다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내가
이제껏 가지고 있던 기억이 누군가가 함부로 자르고 붙인 가짜 기억이었다면 어떨까. 기억의 복원과 삭제는
꼭 필요한 것일까. 법의 테두리 밖에서 악용된다면 그걸 어떻게 막아야 하는 걸까. 이 작품은 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의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SF적인 세계관부터 캐릭터, 플롯,
반전까지 탄탄하게 잘 쓰인 작품이다. 도파민 터지는 이야기를 찾고 있다면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으로 영화로 만들어져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04/48/cover150/k70213045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044823</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세계를 움직이는 양자의 힘! - [양자 문명 - 원자에서 양자컴퓨터까지, 세계를 움직이는 양자의 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31992</link><pubDate>Wed, 23 Sep 2026 00: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319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52130444&TPaperId=175319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2/23/coveroff/k75213044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52130444&TPaperId=175319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양자 문명 - 원자에서 양자컴퓨터까지, 세계를 움직이는 양자의 힘</a><br/>한정훈 지음 / 김영사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불편함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원인이 동일하면 결과 또한 동일해야 하는 것이 오랫동안 이어진 물리학적 세계관이었다. 분명 똑같은 빨간 주머니에 양자 구슬을 넣었는데 관측을 해보니 어떨 때는 빨간 주머니, 어떨 때는 파란 주머니에서 구슬이 발견된다. 게다가 어떤 관객이 어느 주머니에서 구슬을 발견할지 마술을 준비한 마술사 자신도 미리 예측할 수 없다. 이 불편한 진실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게 양자 세계로 입문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66<br>과거엔 물리학도에게나 흥미로웠을 양자역학의 미묘한 개념을 대중에게 설명하는 강연과 영상이 유튜브에 넘쳐난다. 양자역학 탄생 00주년을 맞아 다양한 대중과학서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이는 우리가 양자 문명을 살고 있다는 징표이기도 하다. 양자역학 덕분에 우리는 물질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고, 우주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물질을 만들 수 있으며, 별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망원경 너머 저 먼 우주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양자역학은 모든 현대 기술의 토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대 과학기술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론이다. 현대 문명의 기반인 반도체, 레이저, 광통신, 내비게이션 등이 모두 양자역학의 산물이니 말이다.&nbsp;<br>이렇게 우리는 증기 문명과 전기 문명을 지나 '양자 문명'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양자 기술을 역사와 문명의 맥락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어 대단히 흥미로웠다. 양자역학은 아주 작은 세상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과학이다. 하지만 사실 아주 유명한 물리학자도 '양자역학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양자역학은 쉽지 않다. 그래서 양자역학을 다루고 있는 책도 많고, 나 역시 꽤 많이 읽어본 편이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이론물리학자가 쓴 문명의 역사'라는 점에서 굉장히 기대가 되었다. 저자는 양자역학의 가장 섬세하고 궁극적 측면인 중첩과 얽힘과 확률적 현실을 우리가 배우고 친해져야 할 이유는, 양자가 이미 과학을 넘어 문명의 한 단계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미 성숙한 토대 위에 놓인 증기 문명과 전기 문명에 비해 양자 문명은 아직도 발전 중이다.&nbsp;<br><br><br>양자 얽힘 이전의 어떤 물리학 이론에서도 관찰이라는 행위와 그 결과가 물리 현상을 다루는 이론의 일부로 등장한 적은 없었다. 물리학은 관찰자의 행위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연이 제 갈길을 가는 객관적 현실을 다루는 과학이었다. 그런데 양자 얽힘에서는 관찰자가 연극의 관객이 아니라 배우로서 무대 위에 올라올 뿐 아니라 연극의 줄거리 자체를 자신의 의도대로 바꾸려는 것처럼 보였다. 아인슈타인이 불만을 가질 법하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66~267<br>뉴턴역학이라고도 하는 고전역학의 물리적 세계관은 알고 보면 단순하다. 그 '개념의 일상성' 때문에 대중에게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었다. 반면 양자역학의 방정식에 등장하는 표현이나 개념은 일상생활에서 길러진 상식과 잘 연결되지 않는다. 양자역학은 원자나 그보다 훨씬 작은 세계의 현상을 설명해주는 이론인데, 그 설명에 동원된 개념이 생소하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앙자역학의 핵심 개념이면서 가장 난해한 장벽이라고 할 수 있는 중첩과 얽힘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양자 연산의 본질, 양자 컴퓨터의 쓸모와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연구자들의 드라마틱한 여정을 보여준다. 반도체가 정보를 처리하고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세상을 넘어 그다음 문명을 견인할 만한 계산기를 만들어 낸다면, 그 주인공은 양자컴퓨터가 될 것이다. 양자컴퓨터에서는 양자역학 자체가 연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에 대해서도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매우 구체적이면서도 핵심만 짚어주는 설명을 듣다보니 조금은 그 개념에 대해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nbsp;<br>우리는 양자역학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의 법칙이 우리가 만지고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기를 가능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양자역학이 없었다면 텔레비전, 컴퓨터, 전자레인지, 레이저, 휴대폰 등 기술시대에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도구들을 발명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세계는 꽤나 난해하기로 유명하고, 그런 면에서 딱딱한 공식과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과학사를 통해 풀어내는 이 책이 그 거리를 조금은 좁혀줄 것 같다. 원자핵 에너지를 길들인 첫 번째 양자 문명부터 반도체가 정보를 처리하고 레이저가 광섬유를 통해 전달하는 디지털 사회이자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두 번째 양자 문명, 그리고 중첩과 얽힘을 활용하는 양자컴퓨터와 양자 통신이 이끌어낼 세 번째 양자 문명까지 양자의 관점에서 문명의 역사를 다시 읽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통해 문명을 관통하는 양자 오디세이를 경험해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2/23/cover150/k75213044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22317</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소설이 아니고서는 다 말할 수 없었던 마음. - [마감의 꽃말은 맥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9956</link><pubDate>Mon, 21 Sep 2026 23:2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995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553&TPaperId=1752995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10/52/coveroff/k12213055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553&TPaperId=1752995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감의 꽃말은 맥주</a><br/>김지연 외 지음 / 교유서가 / 2026년 09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무엇이 되었든 이것은 쓰면서 내가 보게 된 또다른 '세계'이다. 쓰지 않았으면 절대로 몰랐을 세계. 그래, 정말 세상은 이상한 곳이다. 아버지가 없길 바라면서도,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간절한 것처럼. 소설이 아니고서는 이런 마음을 표현할 다른 방법이 없다. 아버지도 있고, 개도 있고, 나도 있는 세계. 모두가 조금은 자신의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세계. 그런 세계가 어딘가 있을 거란 생각만으로도 조금이나마 살고 싶어진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장희원, '소설과 나', 중에서, p.24<br>여덟 소설가가 함께 만든 문학 레터 〈드문〉의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대학원 서사창작과의 선후배로 처음 만난 이들은 졸업한 뒤에도 함께 소설을 읽고 쓰며 우정을 이어왔다. 첫번째 시즌의 주제는&nbsp; ‘소설과 ○○’이었다. 소설과 나, 소설과 사물, 소설과 병, 소설과 소울푸드, 소설과 야망이라는 다섯 개의 주제 아래 김지연, 김혜빈, 노은지, 박소희, 서장원, 안나, 이주영, 장희원 여덟 명의 작가가 에세이와 짧은 소설을 썼다. 차곡차곡 쌓인 글들 중에 에세이를 모아 묶어낸 것이 바로 이 책이다.&nbsp;<br>나는 어쩌다 쓰는 사람이 되었을까... 작가가 된 계기, 연애편지 대신 소설을 쓰게 된 마음,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계속 도전하게 되는 이유를 읽는데, 어느 순간 뭉클해졌다. '소설이 아니고서는 이런 마음을 표현할 다른 방법이 없다.'는 문장과 '계속 도전해도 실패하기만 하는 영역이 삶에는 꼭 필요한데, 그게 내게는 어쩌면 소설인 것 같다'는 문장을 읽으며 어쩌면 글쓰기뿐만 아니라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해당되는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설을 쓰지 않으면 누군가를 죽일 것 같다는 간절한 마음을 현실화 구체화시키기 위한 노력, 단 한 문장이라도 마음에 드는 문장을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매일매일을 쌓아가는 시간들이 페이지마다 빼곡하다. 어떤 분야든 그렇지 않으랴. 밀린 방학숙제를 하는 것처럼 대체로 막막하고, 끝이 안 보이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버티고 쌓다 보면 아주 드물게 가슴 떨리는 순간들을 마주하게 되는 것. 그것이 어떤 대가를 감수하고서라도 좋아하는 일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nbsp;<br><br><br>사실 우리는 알고 있다. 아무리 괴로워도 결국에는 어떻게든 마감을 하게 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끝에는 맥주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벚꽃의 꽃말이 중간고사이듯 마감의 꽃말은 맥주다. 송고 뒤 마시는 맥주는 원고의 마침표로 기능한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솔직히 말하면 소설 외의 글을 쓸 때는 마감 맥주를 건너 뛰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소설에는 예외가 없다. 소설 마감을 하고 나면 언제나 영혼이 가출해 있기 때문이다. 집 나간지 오래라는 것 외에 어떤 단서도 남기지 않은 영혼을 찾아와야 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이주영, '마감의 꽃말은 맥주' 중에서, p.211<br>여러 테마 중에서 '소설과 소울푸드' 코너도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 친구를 만나도, 중요한 모임에서도 언제나 제일 먼저 고민하는 것은 무엇을 먹을까, 요즘 뭐가 맛있다더라, 일 것이다. 점심을 먹으면서도 저녁에는 뭘 먹을지 이야기하고, 카페에서 디저트는 어떤게 좋을지 생각하게 되니 말이다.&nbsp; 이 책에 등장한 소울푸드는 떡볶이, 누룽지와 팥죽, 나물, 맥주, 순두부, 와인이다. 소설 마감을 하고 나면 가출한 영혼을 되찾기 위해 꼭 맥주를 마신다는 이주영 작가의 에피소드는 대부분 공감하지 않았을까 싶다. 바쁜 하루의 끝에서, 지친 나를 위한 선물로 시원한 맥주만한 게 또 있을까. 이주영 작가는 그렇게 맥주를 마시며 '세상에 이렇게 시원하고 고소하다니! 이게 이렇게나 맛있을 일일까! 이 맛에 마감하지, 라며 호들갑을 떤다'고 썼는데, 정말 맥주는 어른들을 위한 소울푸드가 분명한 것 같다. 얼음처럼 차가운 맥주 한 잔이면 피로가 싹 내려가는 듯한 기분, 다들 공감할 테니 말이다.&nbsp;<br>소설가의 곁에 놓은 사물들을 들여다보고, 아픈 몸과 마음으로도 계속 살아가는 매일을 거치며, 음식에 깃든 기억과 마음에 공감하고,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는 각자의 꿈과 야망에 대해 작가들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말미에는 여덟 작가 모두와 인연이 있는 윤성희 작가의 에세이도 만날 수 있었다. 〈드문〉은 2026년 3월부터 ‘시즌 2’를 시작해, 여덟 소설가가 각자 자신만의 주제를 정해 쓴 에세이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30분 독자들에게 보내고 있다. 그러니 언젠가 두 번째 시즌의 글들을 모아 두 번째 책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을 쓰는 마음, 소설을 읽는 마음, 그리고 소설이 아니고서는 다 말할 수 없었던 마음들을 만나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10/52/cover150/k12213055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105287</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아주 짧은 ‘우리’였던 순간. -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 사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9273</link><pubDate>Mon, 21 Sep 2026 17: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927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0536&TPaperId=1752927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30/79/coveroff/k56213053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62130536&TPaperId=1752927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 사과</a><br/>박솔뫼 외 지음 / 북다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가끔은 누군가의 넓은 방과 책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가도 애리는 동시에 이것저것 모든 것을 한 번에 버리고 어딘가로 금세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것이 실제로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지금 생활은 지금 생활대로 좋다고 여기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의 텅 빈 방(떠올려보면 아주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그것을 원하는 마음은 원하는 마음으로 눈에 보이는 곳에 확실하게 붙여두어야 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박솔뫼, '사과' 중에서, p.10~11<br>애리는 사원 숙소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중이다. 회사는 큰 항구가 있는 대도시와 인접한 소도시에 있었고, 4일 출근하고 3일은 쉬었다. 그래서 1년 전부터는 역 근처 오래된 카페에서 주말에 일을 했는데, 단골 손님인 선호와 가까워진다. 선호는 세계적인 식품 가공회사에서 제품개발을 담당했는데, 커피가 거의 들어가지 않은 커피의 맛을 구현한 음료를 개발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주말 내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이가 된다. 선호는 해외 출장을 간 사이 식물에 물 주기를 부탁하고, 애리는 선호가 없는 그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왜인지 점점 더 그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된다. 그가 출장을 다녀온 뒤 두 사람은 별다른 사건도 없이 서서히 멀어지게 된다.&nbsp;<br>뭐 이런 무미건조한 연애와 이별이 다 있나 싶을 수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랑이 그렇게 시작되고, 비슷하게 끝이 난다. 죽고 못살 것 같은 뜨거운 감정이 불타 올라야 사랑에 빠지는 것은 아니며, 엄청난 계기가 있어 멀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공동숙소에서 지내며 열차로 출퇴근하는 여자와 부모가 사둔 바닷가 근처 건물을 세놓아 관리하는 남자는 가정 환경도, 커피를 대하는 태도같은 취향도 너무 달랐다. 남자는 여자가 길에 서서 흙이 묻은 감자를 굳이 씹어 먹는 사람이라고 느끼기 시작했고, 여자는 사과를 감자로 보고자 하는 사람에서 굳이 사과과 사과임을 증명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여자는 스스로를 변호하지 않았고, 남자는 자신의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라고 해서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 만한 말을 하진 않았다. 물론 그렇게 계속 연애가 이어질 수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두 사람은 관계를 뒤바꿀 만한 커다란 사건이 없이도 그냥 멀어진다. 두 사람 관계의 균열과 이별은 너무도 자연스러워 슬프거나 쓸쓸하다기보다 담백하게 느껴진다.&nbsp;<br><br><br>"나......죽으려고."&nbsp;영주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nbsp;“네 옆에서 죽으려고.”&nbsp;영주는 가까이 다가와 땀으로 번들거리는 내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을 천천히, 하나하나 떼어주었다.“그리고 그때.”&nbsp;영주는 잠깐 입안에 고인 침을 삼켰다.“내가 죽는 순간에, 네가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처음으로 영주가 웃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장희원, '영주' 중에서, p.157<br>한 해 동안 발표된 단편소설 가운데 가장 첨예하고 탁월한 문학적 성취를 보여준 작품을 조명해온 이효석문학상 올해의 수상작은 박솔뫼 작가의 &lt;사과&gt;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어떤 날과 어떤 날의 사이에서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과 여전히 짐작도 못하는 것들 사이에서 쓴 소설'이라고 말했다. 익숙한 연애담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었다. 사실 잘 안다고 믿는 것들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그리고 어떤 부분은 살면서 내가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믿는 경우도 생기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사과를 감자로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사과가 사과임을 증명하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다'는 극중 인물의 말처럼 어떤 일들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둘 수밖에 없는 것 같다.&nbsp;<br>수상작과 함께 박솔뫼 작가의 &lt;비둘기 옮기기&gt;라는 작품도 함께 수록되었는데, 이 작품도 참 좋았다. 일본의 문예지에서 동세대 여성 작가 세 명이 각각 부산, 대만, 도쿄와 니가타를 걸으며 마주한 도시의 풍경과 역사에 대한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기획으로 쓰인 작품이라고 한다. 여러 나라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며 '지금 읽는 것들을 다른 방식으로 옮기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힌 주인공이 도쿄와 니카타의 풍경을 거닐며 펼쳐지는 사유를 담고 있다. 우수작품상 수상작으로 성혜령, 임솔아, 장희원, 정기현, 황시운 작가의 작품들도 함께 수록되어있다. 죽은 반려견의 유골함 처리에 대한 문제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을 당했던 피해자가 가해자를 찾아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등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다. '일어난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 말해진 것과 말해지지 않은 것' 사이에서, '아주 짧은 순간 우리라고 묶일 만한 순간'을 경험하게 해주는 여섯 편의 이야기를 만나보자!&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30/79/cover150/k56213053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30791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상상할 수도 없이 머나먼 세계로. - [파랑을 잇는 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7823</link><pubDate>Sun, 20 Sep 2026 21: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782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1165&TPaperId=1752782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6/42/coveroff/k68213116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1165&TPaperId=1752782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파랑을 잇는 바다</a><br/>이요하라 신 지음, 김다미 옮김 / 비채 / 2026년 09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가가야 쇼이치. 이름으로만 존재했던 사람. 암석과 잔해로 가득 찬 빈집을 덜렁 남기고 사라진 무책임한 수집가. 그런 그에게 이제 살이 붙고 피가 흐른다. 그는 틀림없이 이곳에 살아 있었다. 자신도 피폭되어, 고독 속에서 남은 생명을 수집을 위해 남김없이 바치며 조용히 죽어 갔다.시간이 많이 흘러버렸지만, 한 사람쯤은 그의 인생을 끝까지 지켜봐도 괜찮지 않을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기도의 파편' 중에서, p.189<br>대학에서 조교로 일하는 아유미는 지질 조사와 암석 연구를 위해 매년 두 번씩 미시마 섬을 찾는다. 학과 일 때문에 자신의 연구를 할 시간이 전혀 없어, 방학 때만 일주일 정도 머물고 있다. 암석과 연애한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연구에 대한 나름의 신념이 있지만, 밖에서 보기엔 성실한데 융통성이 없는 괴팍한 사람으로 치부될 뿐이다. 미시마는 화산섬으로 섬 전체가 두꺼운 용암과 화산분 출몰로 이루어져 있다. 곳곳에 암석 표면의 거칠 갈색과 그 위를 덮은 초록, 그 너머 바다의 군청이 아름답게 대비를 이루며 독특한 경관을 빚어내는 곳이다.&nbsp;<br>일주일간 이곳에서 조사를 하며 아유미는 외부인으로 보이는 한 남자를 자꾸만 마주친다. 오래전 사라진 흙을 찾기 위해 섬에 왔다는 남자는 시시껄렁한 태도에 신원도 불분명했지만,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 어쩌다보니 함께 붉은 점토의 흔적을 찾아 섬을 다니기 시작하는데, 그 과정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서로의 신념을 이해하게 된다. 아유미는 조교가 된 뒤 정부에서 주는 과학 연구비 지원금을 한 번도 따낸 적이 없다. 젊은 연구자들을 위한 소액 지원금조차 받아본 적이 없다. 연구비를 따내는지가 연구자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임에도, 아유미는 학계에 어필할 수 있는, 시류에 맞는 연구를 할 생각이 없었다. 빠른 시일 내에 커다란 발견을 하지는 못해도 혼자 답사를 거듭하며 조금씩 작은 사실들을 쌓아나가는 연구 방식이 좋았던 것이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아, 자신이 하는 연구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어디에도 없는 건 아닐까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만난, 도자기를 빚는 남자를 통해 자신의 연구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된 것이다.&nbsp;<br><br><br>이제야 알 것 같았다. 왜 그때 새끼 거북을 집에 데려갔는지. 왜 지금 또 알을 훔쳐 와 부화시키려는 건지. 히메가우라 바다거북을 보호하려는 게 아니다. 거북 수를 늘리려는 것도 아니다. 내 새끼 거북을 내 손으로 바다에 내보내고 싶을 뿐이다.그럼 그 새끼 거북이 나 대신 히메가우라를 떠날 테니까.구로시오해류를 타고 끝없이 넓은 바다로.상상할 수도 없이 머나먼 세계로.&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파랑을 잇는 바다' 중에서, p.328<br>제172회 나오키상 수상작이자 &lt;달까지 3킬로미터&gt;, &lt;8월의 은빛 눈&gt;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는 이요하라 신의 작품이다. 이요하라 신은 지구행성물리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과학자의 시선으로 여러 작품을 써왔다. 전작들을 읽으며 문학이라는 형태로 드러내는 과학의 목소리를 너무도 아름답게 풀어내 감탄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 신작도 매우 기대하며 읽었다. 이 책에 수록된 다섯 편의 작품에는 무시해도 그만일지 모르는 가치 하나를 지키기 위해 신념을 세우고, 타인을 위해 위험을 떠안거나 어린아이의 마음을 지켜주고자 손해를 감수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소멸해가는 바닷가 마을에서 몰래 거북을 돌보는 소녀, 오래전 은둔 과학자가 살던 폐가를 조사하는 공무원, 사회생활에 실패하고 산골에서 생활을 하다 늑대를 만나게 되는 남자 등 다섯 편의 작품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nbsp;<br>이요하라 신은 매번 인간의 삶에 대한 비유를 과학적 상상력으로 풀어내기 때문에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연구를 하고 생계와 무관한 일에 오랜 세월 몰두할 수 있는 우직한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해준 시간이었다. 과학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이요하라 신의 소설들은 특별하다. 이야기마다 과학적인 지식과 정보들이 배경에 깔려 있지만,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 녹아 들어가 있어 전혀 어렵거나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오히려 서정적인 느낌마저 든다. 다섯 편의 작품들을 읽으며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붙드는 끈질긴 마음과 자연의 순환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불완전한 존재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긴 여운처럼 남았다. '아직 가보지 못한 세계로 떠나고 싶게 하는' 이 다정한 작품을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6/42/cover150/k68213116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364282</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만의 집을 짓는 다는 것.  - [여덟 개의 우주 - 당신의 집은 어디입니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6252</link><pubDate>Sat, 19 Sep 2026 22: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62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1964712&TPaperId=175262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8/37/coveroff/896196471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1964712&TPaperId=175262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여덟 개의 우주 - 당신의 집은 어디입니까?</a><br/>최준석 지음 / 아트북스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우리에게 집은 뭘까요? 누군가에게는 지친 육체를 쉬게 하는 단순한 숙소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나와 함께 가는 살아 있는 유기체이기도 합니다. 집을 유기체로 느끼는 누군가에게는 복도 한구석에 놓인 오래된 의자가, 또는 비 오는 날 처마 밑 작은 테라스에 앉아 듣는 빗소리가 그런 요소가 될 수 있겠지요. 중요한 건 그런 것들이 각자 ‘나만의 규칙’으로 집 곳곳에 채워질 때 의미가 생긴다는 점입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7<br>언젠가부터 집은 더이상 삶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잘 사고 잘 팔아야 하는 상품이 되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사는지보다 어떤 차를 타고, 어떤 지역에 몇 평짜리 집을 갖고 있느냐에 모든 관심이 귀결되는 세상이니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획일화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고유함을 찾겠다는 의지로 '나만의 집'을 짓는다. 아파트가 가치의 총합이 되어 신분과 계급이 되는 사회에서 단독주택을 짓겠다는 말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한 개인의 독립 선언이자 사회적 저항의 의미이기도 한 것이다.<br>이 책은 십수 년간 ‘나만의 집’을 꿈꾸는 건축주들을 만나 단독주택을 설계해온 건축가 최준석이 여덟 채의 집을 짓는 과정에서 마주한 고민과 생각을 담고 있다. 집 짓는 일을 '과거의 성찰'이자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설계 도면을 두고 빈 종이를 채워나가는 모든 과정을 통해 집을 물리적 공간을 넘어 각각 개인의 삶으로 완성시켜 나간다. 누군가에게는 지친 육체를 쉬게 하는 단순한 숙소에 불과한 것이, 또 누군가에게는 나와 함께 가는 살아 있는 유기체이기도 한 것이다. 거실은 꼭 필요한 것인가, 집 어딘가에 혼자 숨어 들어갈 공간이 작게라도 있다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과 잘 지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을 투영하는 반사체라는 생각이 든다... 등 저자의 말이 와 닿는 부분이 많아 공감하며 읽었다. 각종 건축 용어들이 등장하고, 전문적인 설계와 구도 등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이어지지만, 에세이처럼 편하게 풀어쓴 글이라 가독성도 참 좋았다.&nbsp;<br><br><br>완공된 순간부터 집은 늙기 시작합니다. 벽에 붙어 있는 재료는 비바람에 삭고, 색은 바래며, 문짝은 삐걱거립니다. 하지만 집이 나이든다는 건 외형적 퇴색만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집이 나이들수록 그 집에 살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가고 집에는 한 가족이 그곳에서 보낸 역사가 쌓여갑니다. 벽지의 낙서와 문틀에 새겨진 키재기 눈금들은 집이 거쳐온 시간을 웅변합니다... 낡은 것은 낡은 대로, 필요한 것은 새롭게 덧붙여 그 둘을 공존하게 만드는 것. 그것은 오래된 일기장의 찢어진 페이지를 테이프로 조심스럽게 붙이고, 그 뒷장에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과 같습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89~190<br>우리에게 집은 어떤 의미일까. 집안으로 관통하는 빛과 풍경, 창문 틈으로 새어드는 계절의 소리, 일상의 사소한 잔향 들이 우리 내면의 확대경 아래 놓이고, 우리는 집에서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연습한다. 바깥의 소란스러움으로부터 격리된 공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 타인의 시선에 쪼그라들었던 본연의 모습을 다시 일으키고 마주할 수 있는 공간... 건축가가 쓴 책을 꽤 읽어본 편인데, 이 책의 저자는 정말 글을 잘 쓰는 작가처럼 느껴졌다. 좋은 집이란 무엇인지,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매 순간 고민하고, 사유한 결과물이 페이지마다 빼곡히 들어차 있기 때문이다. 집에 개성을 부요하는 요소는 거주자의 취향과 건축가의 의도라는 말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건축가라면 언젠가 집을 짓게 될 때 꼭 의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nbsp;<br>외부의 시선은 막고, 내부의 시선은 열고... 감춘 듯 보여주고, 보여준다면 멋지게 보이고 싶고, 외부에서 집 안이 보이는 건 싫지만 집 안에서는 바깥이 잘 보이는 집, 이런 집이 가능할까 싶지만 대부분의 단독주택 의뢰인이 원하는 집이 이런 집이라는 대목에서 사람 마음이란 원래 다 그런 거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그런 마음들을 이해하고, 거주자의 눈높이에서 공간을 설계하는 건축가의 시선도 감동적이었고 말이다. 저자가 건축주와 함께 만들어온 여덟 채의 집을 통해 좋은 집, 그리고 좋은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그려보며, 쓸데없는 몽상과 쓸모 있는 고민 사이에서 무수한 선택을 하는 것이기에 결국 인생을 짓는 과정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만의 집, 나의 우주를 상상해 보는 시간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8/37/cover150/89619647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83737</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쁜 사람들이 다 죽는, 그런 소설인가요? - [펀치 드렁크 픽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6047</link><pubDate>Sat, 19 Sep 2026 20: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60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72131862&TPaperId=175260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9/49/coveroff/k7721318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72131862&TPaperId=175260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펀치 드렁크 픽션</a><br/>서장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9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그럼 작가님은, 소설에서 마음에 안 드는 캐릭터는 삭제시키나요?"나는 뜻밖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지만 곧 그렇지 않다고, 내 소설에서 누가 죽거나 사라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대답했다."그런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그렇게 안 하려고 해요. 제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은 어쨌거나 다 제가 만든 건데요, 뭐."&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6<br>서울에서 조그만 광고 회사를 다니던 소설가 정원은 소설에 집중할 시간을 가져보기 위해 아내와 함께 진주로 내려왔다. 문학지원사업으로 이용료를 면제받아 공유 오피스를 드나들며 글을 쓰려고 했지만, 소설은 쓰지 못하고 커피만 축내며 허송세월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정원은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이 너무 심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자잘한 갈등과 마찰에, 편견과 소외가 드러나는 순간들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세계의 부조리를 납득하지 못하는 인물들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에 번번이 가로막혀 한글창을 닫고는 했다.<br>그러던 어느 날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격투기 체육관에서 코치로 일하는 격투기 선수 조성을 만나게 된다. 그를 통해 종합격투기 경기를 보며 정원은 자신에게 필요한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강인해 보이는 조성과 그가 속한 격투기 세계가 자신의 소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줄 거라는 기대를 품는다. 하지만 종합격투기 세계는 비열한 반칙과 폭력, 혐오가 난무하는 세계였다. 퀴어 혐오, 여성 혐오를 비롯해서 자신의 승리를 장담하며 상대방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나약하다고 비아냥대는 것도 일상이었다. 혐오로 점철된 각종 영상과 댓글들을 보며 정원은 '개소리하는 사람들만 걸리는 역병이 돌았으면 좋겠어.'라고 아내에게 말할 정도로 그들을 경멸한다.&nbsp;<br><br><br>"그럼 이 소설은 뭔데요?""이건, 펀치 드렁크 증후군을 가진 사람이 주인공이에요. 펀치 드렁크 증후군 때문에 자기한테 초능력이 있다고 믿는 전직 격투기 선수요. 주인공은 자기가 물건이든 생명체든 손에 잡히는 건 전부 다 감쪽같이 없애버릴 수 있다고 믿어요."조성 씨는 고개를 끄덕거렸다."그래서 어떻게 되나요?""그냥, 그렇게 믿으면서 사는 거죠."&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70<br>조성은 스파링하다 머리를 다쳐 구급차레 실려 가고, 며칠 뒤 그의 문병을 간 정원은 체육관에 반칙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뒷머리를 때리면 반칙이었는데, 조성이 그에게 뒷머리를 좀 심하게 맞아 후두엽에 미세 출혈이 생긴 것이다. 그의 문병을 가서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을 혐오하고 조롱하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어떻게 20년 넘게 머물렀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조성은 퇴원 후 반칙왕과의 시합에 정원을 심판으로 부르고, 일요일 오후의 고요한 체육관에서 시합을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정원은 경기 중에 반칙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nbsp; 조성 씨가 바닥에 깔린 채로 반칙왕을 껴안고, 단 몇 초 만에 반칙왕의 모습이 잠깐 흐릿해지는가 싶더니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nbsp;<br>‘단 한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어 판형이 작고 가볍지만, 양장본이라 튼튼하고 색감이 예뻐 소장용으로 너무 멋진 '위픽 시리즈' 신작이다. 구병모 작가의 &lt;파쇄&gt;를 시작으로 그 동안 무려 백 편이 넘는 작품들이 위픽 시리즈로 나왔다. 나도 꽤 많이 읽어 왔는데, 디자인도 예쁜데다 골라 읽는 재미가 있어 너무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이번 신작은 서장원 작가의 &lt;펀치 드렁크 픽션&gt;으로 인간은 선인 혹은 악인으로 쉽게 나눌 수 없는 입체적인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여자 같다’ ‘게이 같다’는 말이 상대를 조롱하는 관용어로 쓰이는 종합격투기 세계에서 조성은 어떻게 커밍아웃하지 않은 성소수자로 살아온 것일까. 자신의 정체성을 혐오하고, 그 혐오감을 마음껏 과시하는 사람들 틈에서 어떻게 오랜 시간 버텨온 것일까. 그런 시간들이 쌓여 '어떤 사람들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일까. 만약 세상에 존재할 필요가 없는 사람을 소멸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하지만 나쁜 것을 판단하고 벌을 주는 판단은 어떤 기준으로 내려야 하는 것일까. 짧은 분량임에도 긴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다. 자,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픽과 함께 시작해 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9/49/cover150/k7721318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29494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인류 문명을 만든 일곱 개의 강 이야기 - [세븐 리버 - 인류 문명을 만든 일곱 개의 강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2825</link><pubDate>Thu, 17 Sep 2026 23: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282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0627&TPaperId=1752282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78/99/coveroff/k182130627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0627&TPaperId=1752282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븐 리버 - 인류 문명을 만든 일곱 개의 강 이야기</a><br/>버네사 테일러 지음, 박은영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강과 자연을 문화적으로 어머니 같은 존재로 여겨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의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강은 그 자체로 매우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에 지도 위에 그어진 경계선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강은 서로 다른 인식과 주장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공간을 만들어낸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32<br>강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켜주었다. 식수를 제공하고, 항로와 교역의 길을 열어주었다. 또한 권력과 부의 문제와 떼려야 뗄 수 없이 얽혀 있었다. 누가 수로와 운하, 강 하구의 군선들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결정되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강은 문명을 잉태하고, 제국을 키우며, 역사의 방향을 바꾸어왔다. 또한 강은 신성한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고고학자들은 아주 먼 옛날부터 강이나 샘, 습지 같은 장소가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잇는 영적인 경계로 여겨졌다고 분석한다.&nbsp;<br>이 책은 세계를 바꾼 일곱 개의 강을 따라 인류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나일강, 다뉴브강, 갠지스강, 템스강, 미시시피강, 니제르강, 양쯔강이다. 세계사를 연대기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강을 통해서 읽어 내는 거라 굉장히 색다른 역사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일곱 개의 강을 일곱 개의 파트로 구분했고, 각 장이 시작하기 전에 지도 수록되어 있어 위치부터 확인해볼 수 있도록 했다. 강과 유역들을 둘러싼 각기 다른 서사들이 펼쳐지는데, 각각의 강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 달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지질학적 기원에서부터 시작하는 강도 있고, 인간의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차지한 위치를 그 출발점으로 삼는 강도 있다. 강의 이름에 얽힌 비밀과 그 속에 층층히 쌓인 언어의 역사를 파헤치기도 하고, 인간의 시간을 잇는 기후변화의 현장으로, 매끄러운 교통로이자 생기 넘치는 생태계로 살펴보기도 한다.&nbsp;<br><br><br>시간이 흐르면서 강이 우리 삶에서 맡는 역할도 달라졌다. 강은 물건을 나르는 핵심 통로였지만, 이제는 다른 수단들이 그 자리를 채우거나 보완하고 있다. 19세기에 지어진 다뉴브강 계속 철도부터 최근의 라인-마인-다뉴브 운하 그리고 중국의 '21세기 실크로드'라 불리는 일대일로 사업이 대표적이다. 또한 지난 250년 동안 강줄기를 따라 각종 배관(파이프라인)이 설치되면서 강의 기능을 보완하기도 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539<br>고대 이집트의 나일강을 따라 이어진 30개 왕조는 3,0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통치를 이어갔다. 그 어떤 강 문명도 나일강처럼 수천 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자연을 다스리며 번영을 누리고, 그토록 강력한 존재감을 유지하지는 못했다. 또한 나일강은 수많은 기원과 신화가 피어난 거대한 발원지이자 무대이기도 했다. 강이라는 존재가 그 물줄기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에게는 양날의 검과 같았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목마른 이들에게 물을 내어주고 메마른 땅을 옥토로 바꾸며, 교역로와 군사 수송로가 되어주는 생명의 통로인 동시에 그 자체로 단단한 방어벽이 되어주기도 했다. 그러다 강이 천연의 국경으로 선포되는 순간, 그곳은 순식간에 사투의 현장으로 변모한다. 전 유럽을 가로지르는 2,850킬로비터의 다뉴브강 또한 수많은 세력을 끌어들이며 분쟁의 중심지가 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nbsp;<br>미시시피강은 매우 오래된 강이다. 최소 2억 5,000만 년 전, 지구의 모든 땅덩어리가 하나로 뭉쳐 있던 초대륙 판게아 시절의 지층 흔적 속에서도 지질학자들은 원시 미시시피강이 남긴 흔적을 찾아냈다. 재미있는 것은 지질학적 스케일로는 최고참 격인 미시시피강도 인류사의 관점으로 보면 이 책에 등장하는 일곱 강 중 가장 막내 격이라는 점이다. 아메리카 대륙 그 어디에서도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보다 앞선 인류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은 상상 속에서 집단 기억을 매개하는 거대한 은유이자, 아득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강을 다스리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 수없이 변해왔다. 이제는 오늘날 강과 인류가 마주한 현실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지점이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선택에 따라 미래의 강줄기에 어떤 이야기가 쓰여질지 정해질 테니 말이다. 자, 일곱 개의 강에 담긴 우리 인류의 이야기를 만나보자!<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78/99/cover150/k18213062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789987</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가뿐하게 과학을 읽다!  - [외우지 않아도 괜찮아 물리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2210</link><pubDate>Thu, 17 Sep 2026 17: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22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62131862&TPaperId=175222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9/49/coveroff/k7621318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62131862&TPaperId=175222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외우지 않아도 괜찮아 물리학</a><br/>이승재.오영훈 지음, 오얼수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9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물리학의 진짜 묘미는 바로 이 세상의 어떠한 복잡한 현상도 단순하고 친숙한 현상에 비유해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용수철의 조화운동은 사실 수많은 물리 현상과 유사한 수학적 규칙을 따릅니다. 예를 들어 단진자라고 부르는, 쇠구슬을 실에 매달아놓은 장치는 모습이 용수철과는 매우 다르지만 용수철과 같은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79<br>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우리가 아는 물질은 전체의 약 5퍼센트밖에 되지 않고, 우주에 존재하는 것의 대부분을 직접 보지도 못했으며, 정체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에게 과학이 필요하다. 현대물리학에서 설명하지 못하는 95퍼센트는 그만큼 앞으로 우리가 탐험해야 할 영역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 말이다. '물화생지 문해력 기르기' 시리즈로 지구과학에 이어 물리학 편이 나왔다. &lt;외우지 않아도 괜찮아&gt;라는 제목처럼 암기하는 원리가 아니라, 개념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다. 100여 컷의 사이언티픽 일러스트가 컬러로 수록되어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nbsp;<br>이 책은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4대 역학'을 다루고 있다. 고전역학, 전자기학, 양자역학, 열역학, 그리고 현대 우주론까지 담았다. 갈릴레이의 관성의 법칙, 뉴턴 역학을 시작으로 전자 기기가 작동하는 원리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전자기학, 오늘날 현대물리학의 두 기둥인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엔트로피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열역학을 살펴본다.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던 덕분에 과학책이 관심이 많은 나도 다양한 버전의 양자역학 책들을 읽어 왔다. 그럼에도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건 쉽지 않았다. 리처드 파인먼도 '양자역학을 이해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난해한 학문이니 말이다. 이 책 속에서도 양자역학 파트가 있어 굉장히 기대하며 읽었다. 확실히 친근하고 쉽게 풀어내고 있어 양자역학에 한층 더 가까이 가게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nbsp;<br><br><br>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한 가지 여운을 남깁니다. '존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흐릿하고 역동적인 개념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물리학에서 무無도 이와 비슷합니다.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진공에서 가상 입자가 태어나고 소멸하는 가장 역동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양자역학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아무도 답을 알지 못하는 질문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들이 열려 있는 한, 양자역학은 계속될 것입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55<br>과학의 진짜 매력은 '상상하는 즐거움'에 있다. 위대한 과학적 발견들 또한 끊임없이 고민하고, 상상하며 만들어진 생각에서 출발한 것들이고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새삼 그 즐거움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물리학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일이라는 것, 세상 만물의 이치를 탐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디서 왔는지를 궁금해하며 수많은 사유를 통해 더 나은 이론들을 쌓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물리학은 어렵고 딱딱한 학문이다. 흔히 떠오르는 어려운 수식들 때문일 것이다. 수식은 분명 물리학의 중요한 도구이지만, 이것 또한 결국 세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물리학의 진짜 재미는 수식 너머에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nbsp;<br>수학과 친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공식과 원리들을 외우지 않아도 괜찮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속에 담긴 사유를 이해하고 고민하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물리학의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물리학이 막막하게 느껴졌었다면 암기해야 할 지식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물리학을 통해 상상하며 고민하는 즐거움을 되찾게 만들어 준다. 방금 읽은 개념들을 바로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잘 정리된 그림들이 이끌어 주고, 복잡한 과학 원리들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간단하게 정리되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뉴턴, 아인슈타인 등 곳곳에 깨알같이 등장하는 '고양이 과학자' 캐릭터들을 만나는 재미도 집중도를 높여준다. 초중고 교과서 핵심 개념을 바탕으로 최신 데이터까지 모두 담긴 버전이라 청소년들의 문해력에도 도움이 되고, 성인들의 과학 교양서로도 훌륭하다. 읽다 보면 저절로 쌓이는 지식과 교양! 부담없이 물리학을 시작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9/49/cover150/k7621318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294903</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  - [우리가 주워진 세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2067</link><pubDate>Thu, 17 Sep 2026 15: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220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1161&TPaperId=175220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5/18/coveroff/k32213116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1161&TPaperId=175220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가 주워진 세계</a><br/>아사쿠라 히로카게 지음, 이구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09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nbsp;1아사히는 이제야 사노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쓸모없다며 버려지고,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쓰레기들이 어쩐지 가엾고 안쓰러웠다. 그래서 아사히는 처음부터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 애쓰며,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여 생활해 왔다. 아사히는 생각했다. 사노와 자신은 네거티브 필름과 포지티브 필름처럼 겉으로만 반대일 뿐, 결국 뿌리는 같은 존재가 아닐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21~122<br>아사히는 학교를 졸업하고 교육계 출판사에 지원했다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지만, 부모님께는 붙었다고 거짓말을 한 뒤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집안 구석구석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깨끗하게 관리해야 마음이 편한 아사히가 가장 싫어하는 일을 하고 있는 이유는 아버지로부터 멀리 달아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거의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작은 얼룩 한 점, 먼지 한 톨까지 놓치지 않는 사람이었고, 덕분에 어머니는 늘 어딘가를 청소하며 집을 무균실처럼 유지했다. 그게 싫어 독립한 뒤로는 자신을 바꾸고자 아버지가 절대 거들떠보지도 않을 일을 시작하게 된 거다. 하지만 집은 쾌적하며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을 중요시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이렇다 할 취미도, 수집벽도 없었기에 불필요한 물건은 아예 사지 않았고, 미니멀리스트로 살고 있었다.&nbsp;<br>그런데 어느 날, 옆집에 사는 사노라는 여자를 우연히 마주하게 된다. 잡담을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라 인사만 하고 지나쳐 가려는데, 쓰레기를 잔뜩 들고 있는 걸 보게 된다. 그런데 쓰레기라면 집 안에 들여놓을 게 아니라 분리수거장에 내놓아야 하는 게 아닌가. 무거운 카트를 들이는 데 애를 먹는 것 같아 무심코 문을 잡아 주다, 그녀의 집 안 상태를 목격하게 된다. 하얀 비닐봉지가 산처럼 쌓여 있고,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한 처참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쓰레기집에서 살고 있었던 거다. 여자 혼자 사는 집이, 어떻게 폐기물 처리장처럼 되어 버린 걸까. 아사히는 더러운 옆집의 위생 상태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 놓고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 강박적으로 깔끔한 환경을 유지하려는 아버지를 증오했지만, 부정하고 싶어도 아사히 역시 아버지의 성격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것이다.&nbsp; 지독한 결벽증을 가진 청소회사 직원 남자와 버리지 못한 물건들로 집안을 가득 채운 여자, 정반대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nbsp;<br><br><br>"난 그런 줄거리를 전혀 모르는 드라마를 중간부터 보는 걸 좋아해.""왜? 난 금방 채널 돌리는데.""등장인물의 사정도 모르고 배경도 모르니까 나랑 전혀 상관없는, 지나가는 사람의 인생을 조금 엿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 그런 사람들이 울고, 웃고, 화내는 걸 보고 있으면 다들 저마다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구나 싶고,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고 안도감이 든다고 해야 할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324<br>남자는 지나치게 깨끗한 일상 속에 자신을 가둔 채 살고 있다. 처음부터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 애쓰며,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여 생활한다. 문제는 결벽증을 혐오하지만 좀처럼 바꾸지 못한다는 거다. 자신을 싫어했고, 자신감이 없었다. 괴롭힘을 당한 적은 없지만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도 거의 없었고, 취직 문제는 허울 좋은 거짓말로 얼버무리고 아버지와 마주치는 것도 계속 피하고 있었다. 지저분한 환경에 불안과 분노를 느꼈고, 자신의 공간 만은 철두철미하게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애썼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사는 게 전혀 즐겁지가 않았다는 거다.&nbsp;<br>여자는 직장에서 따돌림을 당해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했다. 옷이나 신발 같은 걸 인터넷으로 잔뜩 사들이다가 돈이 점점 부족해지면서 어느 날부턴가 쓰레기를 모으게 된다.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남들한테 민폐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어릴 때 엄마가 쌓아 올린 쓰레기산에서 발견돼 구조되었던 과거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엄마는 유부남과 사귀다 쓰레기처럼 버려졌고, 자신들처럼 버려진 쓸모없는 쓰레기를 모아 그걸 성벽 삼아 자신들만의 왕국을 만들었다. 그곳에서라면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고 안심하고 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구출되어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란 여자도 어쩌다 보니 자신의 엄마처럼 살게 된 것이다. 어쩌면 '나도 사회의 쓰레기구나'라는 생각이 그녀를 쓰레기 왕국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nbsp;<br>이 작품은 완전히 정반대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삶을 조금씩 변하게 만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아버지가 만든 규칙 속에서 살아오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스스로 끊어낸 채 살아온 남자와 자신의 인생이 중간부터 보기 시작한 드라마 같다고, 삶을 티브이 속 이야기 보듯 멀리서 바라보며 살아온 여자는 서로가 친구가 되어 주며 스스로의 삶을 다시 되돌아 본다. 오랜 시간 외면해 온 자신의 상처가 마주하며, 쌓아둔 벽을 허물고 세상 속으로 걸어 나간다. 이 작품을 읽으며 '누군가의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이해할 수 없어 보이는 모습 뒤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쓸모없다며 버려진 곳에서 피어난 따뜻하고, 다정한 세계를 만나 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35/18/cover150/k32213116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351819</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삶과 과학이 교차되는 순간! - [카오스의 가장자리 - 부서진 유년의 파편에서 출현한 신경과학자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9996</link><pubDate>Wed, 16 Sep 2026 15: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999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1764&TPaperId=1751999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5/67/coveroff/k16213176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1764&TPaperId=1751999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카오스의 가장자리 - 부서진 유년의 파편에서 출현한 신경과학자 이야기</a><br/>데이비드 수실로 지음, 이충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09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이 새로운 이해에 감탄하고 있던 그 순간에도, 정작 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내 삶과 맞닿아 있는 근본적인 질문들과 씨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물질에서 어떻게 마음이 생겨날까? 정신 질환이란 무엇인가? 왜 어떤 아이들은 잘 성장하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어려움을 겪는가? 이것들은 과학의 기반 자체를 뒤흔드는 질문들이기 때문에, 과학의 기반을 간략하게 살펴보는 것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57~58<br>뇌는 의심이 여지 없이 인류가 알고 있는 것 중 가장 복잡한 물질이다. 우리가 이야기하고, 이해하고, 해석하고, 창조하고, 느끼는 모든 것들은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 끝에 이루어진 것이니 말이다. 잠시 멈춰 서서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면, 그것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깝다. 신경과학자들은 이러한 인간의 뇌를 이해하려고 오랜 시간 연구해 왔다. 하지만 어떻게 우리 머릿속의 물리적 물질과 전기 신호로부터 생각과 감정이 나타나는가에 대한 수수께끼는 여전히 거의 밝혀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nbsp;<br>이 책의 저자는 오랫동안 인공신경망과 인간의 뇌가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고 행동을 만들어내는지를 연구해온 과학자다. 그는 부모님이 마약 중독자였기 때문에,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고아원에서 자랐다. 청년이 될 때까지 10년 동안 그 시스템에 갇혀 살았다. 두 곳의 보호시설, 고모 부부와 삼촌 부부 집에서도 잠깐 살았다. 가족은 가난했고, 제대로 된 돌봄을 받을 수 없었다. 그는 똑똑한 아이였지만, 쇠로 만든 로봇도, 다른 행성에서 온 영웅도 아니었기에, 심오한 것과 아름다운 것, 끔찍한 것, 그 모든 것들이 깊이 각인되었다. 정상 경로에서 이탈하며 시작되었던 그는 어떻게 구글 x 메타에서 마음을 연구하는 신경과학계 거물이 될 수 있었을까. 왜 어떤 아이들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살아남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그러지 못할까? 물질에서 어떻게 마음이 생겨날까? 저자는 그에 대한 답을 인간의 뇌와 자신의 삶에서 찾아낸다.&nbsp;<br><br><br>우리는 이 모든 것─존재, 언어, 생각 자체─을 당연하게 여긴다.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배우자에게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가 슈퍼마켓에 들르겠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도 평범한 일이라서 굳이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하지만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곰곰이 생각해보라. 원자들로 이루어진 분자들, 분자들을 자르는 화학 반응들, 그리고 세대 간에 유전되는 부호화 능력인 DNA. 네트워크 위에 네트워크가 있고, 또 그 위에 네트워크가 계속 이어지는데, 이 모든 것은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 끝에 마침내 우리를 이렇게 평범한 잡일을 계획하고 소통하는 존재로 만들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66<br>이 책이 특별한 것은 고단한 인생사를 역경을 극복한 성공담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처는 성공으로 아물어지지 않는다. 성취가 과거를 지워주지도 않는다. 살아남았다는 사실도 삶을 구원해주진 못한다. 그럼에도 약물 중독 부모에게서 태어나 폭력과 방임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보호시설을 전전하던 소년은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었다. 보육원의 낡은 컴퓨터 앞에서 프로그래밍 책을 붙들고 끙끙대던 아이는 어떻게 지금의 자신이 될 수 있었을까. 그는 자신의 삶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나는 누구인가, 무엇이 살아 있다는 것일까, 생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여기서 신경과학의 ‘창발emergence’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창발'은 여러 요소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개별 요소만으로는 예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특성이나 패턴이 나타나는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는 단순히 자극에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며, 뇌의 활동 역시 복잡한 왈츠와 같다. 복잡한 의식과 지능이 단순한 신경세포들의 상호작용에서 창발하듯, 한 사람의 삶 역시도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피어날 수 있는 것이다.&nbsp;<br>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너무도 복잡한 리듬에 맞춰 돌아가기 때문에, 아주 작은 진동조차도 예측 불가능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일견 사소해 보이는 한 가지가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결국 예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에 이르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현실세계가 결코 단순하지 않은 것처럼, 읽고 성찰하는 능력을 가진 마음이 있는 인간 또한 마찬가지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이유 중 하나는 개인적인 것과 과학적인 것, 감정적인 것과 분석적인 것이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색다른 방식으로 과학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니 매우 신선했고, 또 감동적이었다. 게다가 이 책은 산산조각 난 인생에서 현재의 위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자서전처럼 가볍게 풀어 내고 있지만, 그 모든 이야기의 배경에 과학적 통찰이 담겨 있다. 그래서 과학자의 에세이처럼 읽히지만, 탁월한 신경과학책이기도 하다. '카오스'라는 수학적 현상을 통해 우리 세계의 본질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놀라운 작품을 놓치지 말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5/67/cover150/k16213176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256754</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이상한 시리즈‘ 중에 최고의 완성도! - [이상한 지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9399</link><pubDate>Wed, 16 Sep 2026 09: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939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043&TPaperId=175193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5/82/coveroff/k1221300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0043&TPaperId=1751939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상한 지도</a><br/>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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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가슴속에 위화감이 쌓였다.이 마을은 뭔가 이상하다. 하지만 좀처럼 위화감의 정체에 다다를 수
없었다.어느 집에 들어가니 방 한구석에 책이 놓여 있었다. 소설, 학술서, 도감 등 다양한 종류의 책이 줄지었다. 그 모양새에 머릿속 한구석이 움찔 반응했다.비슷하다. 외할머니 방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근거는 없지만 그런 직감이 찾아왔다.&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p.163~164









<br>곧 졸업을 앞둔 대학생 구리하라는 입사 지원을 한 회사마다 불합격 통지서를 받는 중이다. 건축학과인 구리하라는 성적도 좋고, 자격증도 있었다. 다만 면접에 요령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무뚝뚝하고 솔직한 성격이라
생각을 숨김없이 꺼내 놓는 탓에 번번히 불합격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섯 살 때 돌아가신 어머니는 건축공학
부교수였다. '알고 싶은 마음은 말릴 수가 없다며' 자신이
연구에 집중하는 이유를 말해준 적이 있었는데, 어머니가 몰두했던 학문에 대해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구리하라도
건축학을 전공하게 된 것이다. 유일하게 1차에 합격한 한
회사의 2차 면접이 열흘 뒤로 남은 어느 날, 아버지가 어머니의
본가를 처분하는 문제로 그를 부른다. 집을 처분하기 전에 살펴보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찾은 그곳에서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br>



그리고 할머니가 한 장의 고지도를 손에 쥔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외할머니가 자살한 이유를 찾기 위해 애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죽기 직전까지 조사를
계속했지만 진상을 알아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해 생각하고, 구리하라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홀로 조사를 시작한다. 대체 외할머니는 뭘 조사했고, 뭘
발견한 걸까. 그것이 무엇이길래 죽음을 선택해야 했을까. 구리하라는
외할머니의 노트와 기묘한 그림이 있는 으스스한 지도 한장을 토대로 조사를 계속했고, 고지도에 표시된
장소에 직접 찾아가 보기로 한다. 2차 면접이 있기 전까지만 조사해보기로 기한을 정해두고, 한적한 시골 마을로 향한다. 이 지도는 언제, 누가, 뭘 위해 만든 걸까. 외할머니는
왜 이것을 갖고 있었는가. 산에 그려진 요괴는 뭘 의미하는가. 조사는
난항을 예고하고 있었고,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았다. 과연
구리하라는 할머니의 죽음에 감춰진 비밀의 실체를 알아낼 수 있을까.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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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뽀뽀, 삐삐뽀뽀, 하고
엇박자로...... 아무래도 두 개의 사이렌 소리가 서로 겹친 듯했다.
어째선지 가슴속에 먹구름이 드리웠다.사태는 해결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텐데도,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왜일까.문득 안주인을 보았다. 그 순간 등골이 얼어붙었다.겉모습은 무엇 하나 변하지 않았는데, 방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그곳에 서 있었다.&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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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이상한 집&gt;, &lt;이상한
그림&gt;, &lt;이상한 집 2&gt;를 잇는 우케쓰의 '이상한 시리즈' 그 네 번째 작품이다. '우케쓰'는 전신에 검은 타이즈를 입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가오나시’를 연상시키는 흰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유튜버로 주로 호러?오컬트에 관련된 영상을 올리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이다. 나이도 성별도
거주지도 밝혀지지 않은, 그야말로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이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주택 평면도에 숨겨져 있는 ‘위화감’을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찾아내는 내용이었던 ‘부동산 미스터리 일본의 이상한 집'이라는 컨텐츠가 조회수 1,000만 뷰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누렸는데, 그 영상을 보고 먼저 출판사에서 연락을 했고, &lt;이상한 집&gt;이라는 책으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현재는 시리즈 누계 750만부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호러, 미스터리의 지형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br>



집과 그림에 이어 이번에는 지도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이상한 시리즈'는 집의 도면과 그림, 지도 등 글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서사를 풀어낸다. 추리 과정을 도식화하여 정리하고, 그림을 보여주며 독자들도 함께
그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줘 재미를 더해준다. 다양한 이미지와 도표를 통해 마치 텍스트가 아니라
영상을 보는 것처럼 가독성 넘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일곱 마리 요괴가 그려진 그림, 스산한 폐촌과 사당, 여자의 뒷모습, 돌아선 석탑 방향… 남겨진 단서라고는, 한 장의 지도뿐... 실제로 이 책에는 특대 사이즈 3단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지도와 표식, 각종 자료들을 따라가다 보면 기묘한 경로 속에서 극중
구리하라와 함께 진실을 추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생생하게 든다. 마치 눈앞에 영상이 재생되는 것 같은
입체적인 독서 경험을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 동안 출간되었던 '이상한
시리즈' 세 권을 모두 읽었는데, 그 중에서도 이번 &lt;이상한 지도&gt;가 가장 재미있었고, 가장 탄탄하게 잘 쓰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작품 전체가
정교하게 설계된 거대한 지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페이지를 넘기기가 아까울 정도로 정말 재미있는,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놀라운 이야기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만나보자!

<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5/82/cover150/k1221300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658253</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그리고... 나머지는 침묵이다.  - [침묵]</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8197</link><pubDate>Tue, 15 Sep 2026 17: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819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0438&TPaperId=1751819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24/64/coveroff/k57213043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0438&TPaperId=1751819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침묵</a><br/>존 비게닛 지음, 김명남 옮김 / 복복서가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갈수록 침묵의 성소가 줄어드는 세상에서 우리는 더 조용한 세계에 대한 향수를 느끼지 않는가? 쩌렁거리는 라디오, 재잘거리는 텔레비전, 지지직거리는 스피커, 삑삑거리는 자동차 경보, 따르릉대는 전화, 끽끽거리는 모터, 털털거리는 에어컨, 웅웅거리는 냉장고, 부르릉대는 상공의 비행기, 그리고 그 밖에도 기계시대가 우리 삶에 가져온 갖가지 침입적 소음이 일찍이 1888년에도 예이츠가 그리워했던 "꿀벌 소리 울리는" 고독을 삼켜버리지 않았던 세계를?&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7<br>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갖 소리로 가득 차 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자동차의 경적 소리, 사람들의 대화 소리와 발걸음, 카트를 끄는 소리, 공사장의 드릴 소리... 밖에 있던 집에 있던 마찬가지다. 잠깐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 보면 집에서도 각종 전자음과 사물의 소리들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가끔 소음에 지칠 때면 물 속에 머리를 가만히 담그고 있는 상상을 해본다. 물 속에서는 소리가 희미해지거나 왜곡되어 잘 들리지 않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욕조에 머리를 담그거나, 수영장에서 물 속에 들어갔을 때 소란스러운 세상의 소리들로부터 벗어나 잠시 침묵의 세계에 온 듯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물 속에서 소리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귀가 수중에서 작동하도록 진화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물 속에서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nbsp;<br>평소에 워낙 소리에 예민한 편이고, 소음에 유난히 잘 지치곤 한다. 그래서 이번에 지식산문 O 시리즈의 주제가 '침묵'이라고 해서 매우 궁금했다. 지식산문 O 시리즈는 들고 다니기에 딱 좋은 판형과 부담없는 분량으로 우리를 둘러싼 일상 속 사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시리즈는 영국 블룸즈버리 출판사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Object Lessons(오브젝트 레슨스)’ 시리즈 가운데 특히 흥미로운 책들을 선별해 나오고 있다. 이 시리즈에서 조명하는 사물의 종류에는 한계가 없다. 작가들은 사물이 겪어온 다양한 변화들을, 어떻게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풀어낸다. 형식에도 제한이 없다. 그래서 갖가지 주제와 형식의 다채로운 책들을 만날 수 있어 신간이 나올 때마다 챙겨보고 있다. 현재까지 열 권이 출간되었는데, 그 중에서 여섯 권을 읽었다. 그 동안 여행가방, 트렌치코트, 퍼스널 스테레오, 청바지 등 사물을 주제로 해왔던 것과 달리 형체도 질량도 없는 '상태'에 가까운 침묵이라는 주제가 등장해서 굉장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nbsp;<br><br><br>로런스 스턴의 백지가 독자에게 잠시 멈추라고, 침묵의 공간처럼 보이는 것 속에서 화자의 언어로부터 피신하라고 권했던 것처럼 종이에 적힌 글 속의 빈 공간은 모두 저자의 목소리로부터 벗어날 기회, 심지어 탈출할 기회를 제공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우리는 읽기를 멈출 때 침묵 속으로 피신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의 늘 주절거리는 의식을 끊고 끼어들어 재잘거리는 화자의 목소리를 음 소거하는 것뿐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15<br>현대사회에서 '침묵'이란 사치품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자동차도, 냉장고도, 각종 전자제품들은 어떻게든 소리를 내지 않게 만들기 위해 애쓰고, 공항의 라운지라던가 노이즈캔슬링 헤드폰 등 침묵과 부를 연관 짓게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일상적 소음에 시달리는 것은 주로 가난한 이들이며, 부자들은 값비싼 비용을 치르며 침묵을 구매하고 있으니 말이다. 침묵이 일종의 사치재가 된 오늘날, 침묵은 사고파는 고가의 상품이 되었다. 소음과 침묵의 분리는 사회계층의 분리를 실현하기도 한다. 침묵이 부자의 사치품이라면 소음은 가난한 자의 질병이며 불평등을 드러내는 계급장인 셈이다. 이 밖에도 강자 집단이 약자들에게 침묵을 강제하는 경우를 비롯해 일상적 차별의 예시와 사회와 기존 권력 유지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사유도 만날 수 있었다.&nbsp;<br>개인적으로 '침묵의 읽기' 파트를 재미있게 읽었다. 독서란 침묵의 토론이 아니겠냐는 저자의 의견도 흥미로웠다. 누구나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와 잘 쓰인 문장에 휩쓸려 자신을 잊고 상대의 의식 속에 빠져들었다가 전화벨 소리 같은 것이 방해하는 바람에 퍼뜩 정신 차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독서란 어느 한 시점에 저자의 목소리와 독자의 의식의 목소리 둘 중 하나가 침묵되어야만 가능한 행위이기도 할 것이다. 독서란 우리가 자신의 목소리를 침묵시킴으로써 상대의 의식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그것이 우리의 목소리와 번갈아 발화하며 대화하도록 허락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의 신경학 연구에서 묵독이 실제로 침묵인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정보도 흥미로웠다. 뇌가 '말없이' 읽기를 청각 현상으로 해석한다는 증거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다층적인 시선으로 침묵을 탐구하고 있다. 번잡한 세상 속에서 어딘가에 침묵의 지대를 설정해두고 싶은 마음이 드는 어느 날, 이 책을 만나보길 권해주고 싶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24/64/cover150/k57213043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246437</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가장 현실적인 갱년기 안내서 - [아는 만큼 편해지는 갱년기 상담소 - 산부인과 전문의가 알려 주는 내 몸의 변화와 신호 80가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5868</link><pubDate>Mon, 14 Sep 2026 15:4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586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1864&TPaperId=1751586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9/90/coveroff/k74213186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42131864&TPaperId=1751586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는 만큼 편해지는 갱년기 상담소 - 산부인과 전문의가 알려 주는 내 몸의 변화와 신호 80가지</a><br/>카트린 샤우디히.카트린 지몬센 지음, 김현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09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갱년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일찍 시작되고 더 오래 지속된다. 그리고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를 동반하기도 한다. 우리는 풍부한 정보를 가득 담은 이 책을 통해 여성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응원하고자 한다. 우리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면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훨씬 더 잘 헤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 갱년기를 겪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안이 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6<br>갱년기란 우리 몸에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복합적인 생물학적 과정이다. 누구나 겪게 되는 것이지만, 누구도 같은 증상을 겪지는 않는 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다. 개인마다 느끼는 정도가 천차만별이고, 증상도 너무나 다양해서 각자가 겪게 되는 갱년기라는 것은 누구에게도 같은 모습일 수가 없다. 푹 자고 일어나도 여전히 피곤하고, 매사에 우울하고 무기력하며,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내 몸이 좀처럼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우리는 대부분 갱년기의 신호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nbsp;<br>이 책은 '호르몬의 변화로 몸과 마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풀어낸 건강 안내서이다. 산부인과 전문의로 수많은 여성을 진료하고 팟캐스트를 통해 갱년기 이후의 삶을 이야기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갱년기의 생물학적 원리부터 다양한 변화와 증상들, 그리고 이럴 때 무엇이 도움이 되는지도 차근차근 알려준다. '제2의 사춘기'라고 불리는 갱년기에 대한 탄탄한 지식을 통해 모두가 스스로 결정하며 두려움 없이 이 격동의 인생 단계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폐경 전후기와 폐경 후기를 구분하고 수면 장애, 우울감, 홍조, 방광염, 복부 지방, 탈모, 장 문제 등 다양한 증상을 다루고 있어, 상식으로 알고 있으면 너무나 좋을 의학 정보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아직 갱년기를 겪지 못했지만, 보통 몸이 확 달아오르는 열성 홍조 증상에 대해서만 티비를 통해 들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알려진 갱년기 증상만 해도 30가지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nbsp;<br><br><br>흔히 갱년기를 '제2의 사춘기'라고 한다. 이는 절대적으로 맞는 말이다. 갱년기에도 호르몬이 다시 한번 요동치며, 그 후 우리 몸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여성들은 폐경 전후기에 비하면 오히려 사춘기 때가 훨씬 수월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금 갱년기를 겪는 우리가 사춘기 시절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인가?&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82<br>보통 폐경 전후에 시작되는 갱년기를 통해 여성의 몸은 수년에 걸쳐 호르몬 변화를 겪게 된다. 갱년기를 거치면서 가임기가 서서히 끝나고 마침내 비가임기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갱년기에 접어들었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산부인과에서 혈액 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폐경 전후기의 호르몬 수치는 충분히 신뢰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한다. 많은 여성에게 나타나는 갱년기 초기 증상은 불명증으로, 한밤중에 깨어나면 다시 잠들기가 어렵다. 호르몬 변화로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겪기도 하고, 집중력 저하, 건망증, 피로감, 감정 기복, 눈에 띄는 예민함 등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모든 증상을 겪을 수도 있지만, 몇 가지 증상만 경험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개인차가 큰 증상이다. 그러니 갱년기 동안 호르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그 과정을 알게 된다면, 자신에게 닥쳐온 증상들을 보다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nbsp;<br>이 책을 읽으며, 우리 사회가 사춘기 청소년을 배려하듯이, 갱년기를 겪는 여성에게도 자연스럽게 이해와 배려를 보여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사회적인 배려를 정착시키는 것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라면, 우리부터 스스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일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갱년기라는 것이 단순히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시기가 아니라 심혈관 건강과 골밀도, 근육량, 대사 기능, 인지 기능 등 전신의 변화가 시작되는 중요한 생애 전환기라면, 정확한 지식을 통해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80가지 질문 형식으로 구성되어 현실적으로 필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어 든든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갱년기를 앞두었거나 현재 이 시기를 지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29/90/cover150/k74213186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29902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전설의 유머 미스터리가 돌아왔다! - [[세트] 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2 세트 - 전2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3653</link><pubDate>Sun, 13 Sep 2026 17: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365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32130357&TPaperId=1751365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04/7/coveroff/k03213035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32130357&TPaperId=1751365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트] 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1~2 세트 - 전2권</a><br/>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현정수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레이코는 늘 그렇듯이 이 집사의 번뜩이는 착상과 추리력, 그리고 고치려고 해도 고칠 수 없는 고약한 성격에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실제로 그는 리무진의 안에서 레이코에게 사건의 상세한 정보를 들은 직후에 사건의 진상을 꿰뚫어 보았던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차 안에서 그냥 설명하란 말야! 일부러 나를 한밤중에 농막까지 데리고 와서 우스꽝스러운 상황극에 동참하게 만들지 말라고! 그렇게 마음속으로 불만을 폭발시키던 레이코는 이제 곧 자신에게 밀어닥칠 중요한 일을 문득 떠올리고 마음이 무거워졌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1권, p.141<br>대대로 농가인 듯한 넓은 부지에 순수 일본풍 저택에 있는 오래된 창고에서 한 남성의 변사체가 발견된다. 피해자는 72세의 남성으로 몇 년 전 아내와 사별한 뒤로 최근까지 은퇴하기 전에 모아둔 저축과 연금으로 홀로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었다. 유일한 취미는 골동품 수집으로 원룸 아파트 정도되는 넓이의 창고에 물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모든 벽에 천장까지 닿을 듯한 선반이 있었고, 그 중앙에 엎드린 자세로 시신이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조금 떨어진 마룻바닥 위에는 피로 쓰인 듯한 검붉은 글자가 있었는데, 과연 그 다잉 메시지가 범인을 가리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누군가 창고의 보물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였지만, 문제는 사건 현장이 밀실이었다는 거다. 과연 밀실과 다잉 메시지는 사건 해결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nbsp;<br>한 자산가의 저택에서 교살 사건이 벌어진다. 피해자는 가족들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사망했다. 목 주변에 로프에 졸린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교살이었다. 첫 발견자를 비롯해 주변에 수상한 인물들뿐이었다. 문은 안에서 잠겨 있는 상태에 체인 록이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고 있었고, 별관을 드나들 수 있는 통로는 연결 복도밖에 없었다. 이변을 알아차린 가족들이 별관을 향해 달려오고 있을 때, 연결 복도 중간에서 진퇴양난에 빠진 범인은 대체 어떻게 했는가. 실내에 인간이 숨을 수 있는 공간은 없고, 욕실이나 화장실, 벽장 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누군가 현관으로 몰래 도망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집 안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내부인의 소행이 분명했다. 범인은 이 '클로즈드 서클' 범죄를 어떻게 가능하게 한 걸까.&nbsp;<br><br><br>레이코는 옆에 대기하는 집사를 향해 별 생각 없이 - 그렇다기보다 너무 생각 없이, 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솔하게 - 의견을 구했다.그러자 가게야마가 태도를 가지런히 하더니 "실례입니다만, 아가씨"라고 공손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그런 평범하기 짝이 없는 생각은, 부디 무게 추를 달아서 다마강의 강바닥에 가라앉혀주십시오. 정말이지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추리입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2권, p.258~259<br>재벌 총수의 외동딸이 현직 형사로서 활약하고, 고급 외제차를 타고 등장하는 상사에, 순진하고 엉뚱한 신입까지... 유머 미스터리 수사물 &lt;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gt; 시리즈가 돌아왔다. 이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 444만 부를 돌파했고,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지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2년 세 번째 권을 끝으로 잠정 휴식에 들었던 시리즈가 9년여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손목에 티파니 시계를 찼지만 재벌가 영애라는 신분은 숨긴 형사 호쇼 레이코에게 신입 형사가 생겼다. 풋풋함 만점에 박력 빵점, 어휘력 평균치 이하에 눈치도 없지만 순수하고 성실한 형사 와카미야, 그리고 할리우드 스타로 착각할 만큼 새하얀 정장을 입고 등장하는 가자마쓰리 경부가 다시 팀에 복귀했다. 가자마쓰리 역시 롤렉스를 차고 다니는 재벌가 도련님이다.&nbsp;<br>사건이 벌어지면 가자마쓰리 경부가 너무나 평범하기 짝이 없는 빤한 추리를 선보이고, 그의 견해를 들으며 레이코는 속으로 불만이다.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매번 레이코의 집사인 가게야마이다. 집사이면서도 우수한 탐정으로서의 자질도 갖춘 번뜩이는 착상과 추리력으로 매번 사건의 진상을 꿰뚫어 본다. 문제는 방약무인한 태도와 아주 심술궂은 말씨와 고약한 성격이다. "아가씨, 부디 부탁드립니다. 잠꼬대는 주무시고 계실 때 해주시겠습니까?" "아아, 아가씨, 혹시 한눈을 팔고 계셨습니까?" ""실례입니다만, 아가씨. 혹시 뱃멀미를 하고 계십니까? 하시는 말씀이 주정뱅이처럼 지리멸렬하십니다." 등 정중한 태도와 공손한 어조로 말을 건네지만, 지적인 안경 아래에서 불쌍한 것을 보는 듯한 시선으로 모시는 아가씨에게 폭언을 퍼붓는다. 그 말을 들으며 레이코는 매번 버럭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추리력에 도움을 많아 수많은 사건을 해결로 이끌어온 것도 사실이다. 1권, 2권 모두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있는데, 살인과 트릭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 나가는 방식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매력도, 시트콤처럼 펼쳐지는 인물들의 티키타카도 너무 재미있었다. 일본 열도에 ‘수수께끼 열풍’을 일으킨 메가히트 수사물의 진수가 궁금하다면 이 작품을 놓치지 말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04/7/cover150/k03213035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04074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고전 중의 고전을 읽는 가장 쉬운 방법! - [종의 기원을 읽은 척할 수 있는 책]</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2931</link><pubDate>Sun, 13 Sep 2026 10: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293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8997&TPaperId=1751293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2/69/coveroff/897291899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2918997&TPaperId=1751293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종의 기원을 읽은 척할 수 있는 책</a><br/>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이진원 옮김 / 까치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lt;종의 기원&gt;이 읽기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다윈이 예상되는 반론에 일일이 답하면서 논증을 전개하는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6장의 "이론의 어려운 문제들"부터 제8장의 "잡종 형성"까지는 이런 반론에 집중적으로 답하는 장이지만, 다른 장에서도 이 방법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제3장의 이 부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므로, 논리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분명 읽기에는 다소 까다롭지만, 이렇듯 어려운 서술 방식이야말로 &lt;종의 기원&gt;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04~105<br>인류를 뒤흔든 과학적 발견이야 많지만 다윈의 진화론만큼 심하게 세상을 흔든 것도 없을 것이다. 다윈의 &lt;종의 기원&gt;은 생물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헌 중 하나이지만, 방대한 분량과 복잡한 구성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진화론은 교과 과정에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전공자가 아닌 이상에야 접하기 어렵다. 그저 '진화론'을 다루고 있는 교양 과학서를 통해서 만날 수 있을 뿐이다.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생물학 이론을 다루고 있지만, 관련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읽으면 무엇이 옳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판단할 수가 없는 것이 바로 &lt;종의 기원&gt;이니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유명세만큼이나 읽기 어렵다는 악명이 높은 &lt;종의 기원&gt;을 직접 읽지 않고도, 읽은 것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nbsp;<br>1859년, 모든 생물은 완벽하게 창조되었기에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던 시대였다. 신이 이 자연을 설계했다고 주장하는 자연신학이 주류였지만 찰스 다윈은 그러한 믿음에 의심을 품었다. 그는 남미와 대서양·태평양·인도양을 넘나들며 수많은 동물·식물을 채집하여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20여 년 동안, 진화론을 입증할 방대한 증거와 자료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그가 발표한 &lt;종의 기원&gt;은 당시 사회의 시대사조를 뒤집어엎는 혁명적인 사건이 된다. 사실 &lt;종의 기원&gt;은 다윈 시대의 생명과학 지식과 용어에 대한 이해 부족, 엄청나게 다양하고 또 매우 생소한 생물들에 대한 관찰 결과와 수많은 인물들의 조사 결과가 인용되어 있으나 이들을 거의 알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본문에 소제목이 없어 읽어 내려가기가 매우 힘들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 등으로 두터운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생물학 전공자들도 어렵게 느낀다고 하니,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이 읽고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진화생물학자로서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저자 사라시나 이사오는 바로 그 불가능을 가능하게끔 만들어 준다.&nbsp;<br><br><br>만약 진화가 일부 종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면, 오랫동안 거의 변화하지 않는 종이 존재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기온이나 강수량과 같은 물리적 환경이 안정된 지역에서는 굳이 변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왜 모든 종이 교체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다윈의 답은 "생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물리적 환경이 아니라 생물 간의 상호 작용"이라는 것이다. 설령 물리적 환경이 변하지 않더라도, 같은 지역에 사는 단 한 종이 변화하면 그 영향은 다른 종들에게 연쇄적으로 미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89<br>이 책은 먼저 &lt;종의 기원&gt;의 전체 구조를 큰 틀에서 설명하고, 같은 구성으로 원전의 일부를 인용한 뒤 그 내용을 해설하는 방식으로 풀어 나간다. 시대적 한계로 인한 오류를 꼼꼼하게 바로잡고, 원전에 나오는 다양한 사례들이 어떤 맥락에서 등장하는지 해설해주며 일반 독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잘 가이드 해준다. 19세기에 쓰인 방대한 분량의 책을 오늘날 독자들의 눈높이에서 핵심만 콕콕 짚어주니 진화론에 대한 일타 강사의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그렇다고 원전을 단순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진화생물학이 밝혀낸 새로운 지식을 더해 &lt;종의 기원&gt;을 더욱 업그레이드해준다.&nbsp;<br>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lt;종의 기원&gt;이 출간된 이후에도 다윈의 자연선택설을 받아들인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확실히 큰 반향을 일으켰고 높이 평가한 이들도 많았지만, 진화의 메커니즘으로 제시된 자연선택설 자체가 폭넓은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개체가 더 많이 살아남는다는 생각이 너무도 당연하게 보이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변이가 축적되어도 종의 경계를 넘을 수 없다고 믿었던 사람들, 즉 변종은 결코 종이 될 수 없다고 보았던 이들을 향해 다윈은 변종과 종이 연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그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고 주장했다. 요컨대, 변이가 축적되면 종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말이다. 다윈은 그렇게 개별창조설을 명확히 부정함으로써 진화론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이 책은 &lt;종의 기원&gt;이 발표 당시에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그 시대적 배경과 과학자들을 소개하고, 오늘날의 진화생물학적 시선으로 해설해준다. 독자들이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말이다. 자, 원전을 펼쳐놓고 함께 읽는 듯한 진짜 “읽은 척” 가이드가 궁금하다면, 진화생물학을 탄생시킨 고전 중의 고전 &lt;종의 기원&gt;을 읽는 가장 쉬운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2/69/cover150/897291899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2690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콩은 달라져도 콩이다! - [콩 : 사랑을 쓰려거든 콩으로 쓰세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1666</link><pubDate>Sat, 12 Sep 2026 16:1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1166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0849&TPaperId=1751166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4/46/coveroff/k18213084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82130849&TPaperId=1751166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콩 : 사랑을 쓰려거든 콩으로 쓰세요</a><br/>봉태규 지음 / 세미콜론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나는 오랫동안 사랑을,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나 눈앞에 차려진 따뜻한 밥상 같은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의 사랑을 자주 놓쳤다. 그것은 내가 깨어 있는 시간에 오지 않았고, 내가 알아볼 수 있는 표정으로 놓이지도 않았다. 대개는 모두가 잠든 뒤에 시작되어 냄새로만 남았다. 콩이 익어 가는 냄새, 메주가 마르는 냄새, 장독대 주변에 오래 머무는 짭짤하고 쿰쿰한 냄새. 어릴 때는 그 냄새가 싫기도 했지만, 지금은 안다. 어떤 사랑은 향기롭지 않고, 조금 투박하고, 오래 발표된 냄새를 풍긴다는 것을.&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41~42<br>어린 시절부터 콩밥을 좋아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 밥에 콩을 넣어야 하는지 늘 불만이었다. 어른이 된 지금도 밥에 넣는 콩은 좋아하지 않는다. 콩이 맛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포케라는 음식을 자주 먹게 되면서부터이다. 샐러드를 이루는 여러 가지 재료 중에는 병아리콩이나 렌틸콩, 가끔은 완두콩이나 강낭콩도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먹을 때는 콩을 골라낸 적이 없다. 콩은 이런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가지고 있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밥에 들어간 콩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유를 잘 모르겠다.<br>인생의 모든 '띵'하는 순간, 식탁 위에서 만나는 나만의 작은 세상을 그리며 각자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는 '띵 시리즈' 스물아홉 번째 책의 주제가 바로 그 애증의 '콩'이다. '음식 에세이' '띵' 시리즈는 각 권마다 하나의 음식이나 식재료, 혹은 여러 음식을 하나로 아우르는 데 모두가 납득할 만한 주제를 선정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데 이번 책은 영화배우 봉태규가 주자로 나섰다. 아내 하시시박 작가와 시하, 본비 두 아이들과 꾸려가는 단란한 가족들의 일상 속에서 온갖 콩과 관련된 음식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br><br><br>사람을 알아간다는 건 꼭 거창한 고백을 들어야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냉장고에 어떤 재료를 늘 두는지, 빵은 얼마나 굽는지, 양파의 아린 맛을 얼마나 빼는지, 올리브유를 어느 정도 둘러야 맛있다고 느끼는지. 그런 사소한 선택들이 모여 한 사람의 지도가 되었다. 나는 원지가 만들어준 샌드위치를 먹으며 그 지도를 조금씩 읽었다. 가본 적 없는 도시의 이름보다, 그곳에서 혼자 차려 먹었을 아침의 맛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후무스는 낯선 나라의 음식이 아니라, 내가 아직 다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가닿는 부드러운 길 같았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73<br>어떤 음식은 맛보다 먼저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에겐 두유가 그렇다고 한다. 콩을 불리고 삶고 갈아낸 시간보다, 그것을 해내겠다고 마음먹은 한 사람이 먼저 생각나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두유를 마실 때면 어린 시절의 그 여름이 떠오르고, 차갑고 고소하고 달콤한 맛과 콩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혼자 맷돌을 옮기고, 아무 말 없이 이불을 덮어주던 오른손이 떠오른다고 말이다. 젓가락질을 못하면 복이 달아난다고 아버지께 혼이 나던 어린이는 자라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어떻게든 건강한 채소를 먹이려 갖은 노력을 다하는 아빠가 되었다. 콩이 싫어서 콩밥에서 콩을 하나씩 골라내던 어린이는 엄마가 되었지만, 아이에게 콩을 먹이려고 애쓰는 대신 콩을 빼버리고 밥을 한다. 콩 대신 각종 잡곡들을 가득 넣어서 말이다. 달라진 건 어른이 된 나는 콩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아이도 언젠가는 콩을 가리지 않고 먹게 되지 않을까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br>두부, 콩자반, 콩밥, 된장, 두유 등 콩은 늘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지만, 그럼에도 그 본질은 항상 같다. "그러니깐 콩이 달라졌는데, 그게 결국 콩이라는 거네."라는 극중 문장처럼 말이다. 무슨 과정을 거쳤다고 해도 콩이라는 본질이 바뀌는 건 아닌 것처럼, 가끔은 단순하고 명확한 진리를 우리는 잊고 사는 것 같다. 주인공이 아니어도 괜찮은 순간이 있고, 살고 싶다는 마음이 된장찌개 한 그릇으로 오기도 하며, 작고 하찮은 자숙콩을 보며 위안을 얻기도 하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4/46/cover150/k18213084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544655</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우리는 생각만큼 똑똑하지 않다. - [과학적으로 옳다는 착각 - 누가 왜 가짜 과학을 만들고 퍼뜨리고 악용하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09437</link><pubDate>Fri, 11 Sep 2026 13: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094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130443&TPaperId=175094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1/96/coveroff/k63213044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130443&TPaperId=175094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과학적으로 옳다는 착각 - 누가 왜 가짜 과학을 만들고 퍼뜨리고 악용하는가</a><br/>지바 사토시 지음, 김종현 옮김 / 부키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일반적으로 자연계 현상이나 과정의 진리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과학을 기초과학이라 한다. 그리고 사회 문제나 기술 과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과학을 응용과학이라 한다. 이 두 과학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자동차의 양쪽 바퀴처럼 어느 한쪽만으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과학과 비과학(예를 들어 유사과학 등)은 연속된 존재다. 사실 이 둘 사이 경계는 애매하다.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경계가 바뀌기도 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38<br>백신은 나쁜 것이고 코로나는 그리 무서운 병도 아니다, 폭력과 범죄를 유발하는 유전자가 존재한다, 우리는 지금 여섯 번째 대멸종의 한가운데에 있다, 인간도 품종 개량이 가능하다, 생물 다양성은 선이다... 이 중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틀린 주장일까. 혈액형으로 성격을 판단하거나 특정 물질이 건강에 특별한 효과를 준다는 이야기 다들 한번쯤 믿어본 적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진짜'로 위장한 '가짜'들의 전성시대를 살고 있다. SNS와 영상 미디어를 중심으로 유사과학, 음모론, 회의론 등 과학의 가면을 쓴 거짓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 과학적인 전문 용어, 이미지, 데이터를 구사하며 과학적 객관성을 교묘히 가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무엇이 옳은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nbsp;<br>이 책은 이러한 '과학적 옳음에 대한 위협'의 역사적 경위를 살펴보며, 원인을 규명하고, 예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진화학, 유전학, 생태학을 둘러싼 주제를 중심으로 캄브리아기 대폭발, 여섯 번째 대멸종, 생물 다양성 보전처럼 과학자와 시민이 선의로 받아들이는 개념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고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언뜻 과학적으로 옳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신뢰할 수 없는 주장, 잘못된 주장, 유해한 주장, 아예 과학이 아닌 주장” 등 우리가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현재와 과거 역사의 충격적이고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었는데, 이러한 조작되고 왜곡된 주장은 개인만이 아니라 사회, 심지어 정치와 국가 기관에까지 침투해 과학을 망치고 세상을 위태롭게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nbsp;<br><br><br>20세기 전반에 맹위를 떨친 우생학이나 인종차별에 대한 반성은 20세기 후반 이후 인문 사회 계열 학문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상당히 이른 단계부터 "옳다"라는 개념 자체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학자들도 있었다. 사실이나 사실 설명의 "과학적 옳음"은 실험 데이터를 통한 검증이나 실제 일어난 사건에 대한 관찰만으로 또는 객관적인 사실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제기였다.&nbsp;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옳음"을 다루어야 할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69<br>2020년 2월 16일, SNS에 올라온 한 코멘트가 인터넷상에서 큰 소동을 불러일으켰다. 작성자는 &lt;이기적 유전자&gt;로 유명한 영국의 진화학자 리처드 도킨스로 '우생학'에 대한 글이었다. 이 글이 공개되자 수많은 누리꾼들은 도킨스를 우생학을 지지하는 차별주의자라고 받아들이고, 분노와 혐오의 목소리가 빗발치기도 했다. 19세기 후반 영국에서 확립된 우생학은 우월한 성질을 가진 인간들을 선별하거나 열등한 성질을 가진 인간들을 배제하면서 진화적으로 개량하려는 학문이다. 사실 나치 독일이 선량한 사람들을 대량 학살하는 참극을 초래한 것 또한 우생학이다. '과학적으로 옳다'라는 명목 아래 차별과 박해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악용된 것이다. 그럼에도 도킨스는 어째서 이러한 발언을 했던 것일까. 이 소동에 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저자는 '애초에 과학적 사실이라고 여기는 설명이 실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썼다. 가장 위험한 것이 자신은 언제나 객관적으로 모든 사물과 현상을 보고 사실만을 분석할 수 있다고 믿는 태도라고 말이다.&nbsp;<br>이 책을 읽다보면 '과학적으로 옳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백신은 애초에 필요 없으며 오히려 위험하다, 온갖 종류의 작물에서 고품질, 고수확을 거둘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왼손잡이는 단명하며 우뇌형이어서 창의적인 대신 논리적 사고가 약하다, 친족선택이나 성선택 같은 적응 원리를 통해 인간의 문화, 도덕, 행동을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등 '과학적 옳음에 대한 위협'을 둘러싼 다양한 주장과 논쟁, 이와 관련된 인물과 사건 사례들이 워낙 많아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현실'에 대해 더욱 직시하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과학적 사실과 가치/가치 판단이 밀접하게 얽혀 있음을 알고 둘을 혼동하지 않는 것, 자신이 가치 중립적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여섯 번째 대멸종'을 다루는 과학책을 꽤 읽어본 편이라, 그것이 얼마나 사실인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대목은 꽤나 충격적이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과학과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91/96/cover150/k63213044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919679</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함께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 - [사랑은 하루도 사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08247</link><pubDate>Thu, 10 Sep 2026 22: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082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130947&TPaperId=175082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0/99/coveroff/k33213094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130947&TPaperId=175082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랑은 하루도 사랑</a><br/>서고운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순찌는 자기가 또 한번 버려졌다고 생각할까. 아니면 정말 좋은 가족을 만났다고 생각할까. 내가 잠든 사이 선주가 입양 신청서를 고쳐썼듯이, 사력을 다해 사랑을 하고 서로를 구원하고자 하는 고군분투가 어떤 경계 앞에서는 너무나 쉽게 흐려지곤 했다... 구원은 필요 없어. 우리는 살아남을 거야. 살아남는다는 건 어제로 가지 않는다는 뜻이야. 집으로 돌아가면 선주에게 그런 말을 꼭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예감은 때로 결심에 가깝기 때문에.&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위드걸스' 중에서, p.65<br>베이비시터 일을 하는 순지는 프리랜서 방송 작가인 신혜와 함께 살고 있다. 돈 받고 비행기 타는 게 꿈이었던 신혜는 알래스카에 방송 촬영을 갔다가 다치는 바람에 결국 모아둔 돈을 다 털어 귀국해야만 했다. 돌아와 한 달을 누워 있던 신혜는 앉을 수 있게 된 무렵부터 블로그에 여행기를 올리기 시작했고, 방문자는 금세 늘어났다. 그러다 작은 출판사에서 블로그 원고를 모아 출판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오고, 미팅을 하러 간 참이었다. 순지는 일을 끝내고 장을 보러 갔다가 아이 엄마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고 지아라는 아이를 집에 데려와 돌본다. 지아는 이상하게도 물건 찾기를 잘했는데, 누군가 찾고 있는 물건은 분홍색으로 빛이 난다고 말한다. 그렇게 찾기 놀이가 시작되는데, 순지가 잃어버린 것들을 지아는 다 찾아줄 수 있을까.<br>아울렛에서 근무하는 희지는 주말에도 숨쉴 틈 없이 일하는 중이다. 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활력이 돌았는데, 다가오는 월요일 휴무날에 강릉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직전 친구와 다녀왔던 뉴욕이 마지막 여행이었던 터라 오랜만에 겨울 바다를 보러 갈 생각을 하니 감격스러운 기분이었다. 여행을 가게 된 계기는 아무 기대 없이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되었기 때문인데, 행운보다는 불운이 익숙한 사람으로서 희지는 벅찬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환갑을 앞두고 운전면허를 땄던 엄마가 사고를 내서 합의금이 필요하게 되는데, 갑작스럽게 목돈을 어디서 구해야 할까. 마침 강릉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삼촌이 갚지 않은 돈이 떠오른다. 희지는 강릉으로 여행가는 길에 삼촌을 찾아가 보기로 하는데, 과연 오래전의 빚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게 될까.&nbsp;<br><br><br>나는 도리질을 했다. 세상은 망하지 않아요. 망하는 사람들만 있지. 끝은 언제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역사는 끝의 연속이다. 의미는 인간이 부여하는 것일 뿐이다. 지구의 시간은 언제나 멸종의 멸종을 거듭하며 이어져오지 않았는가. 인류는 어차피 언젠가 멸종할 거라는 식의 냉소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나는 모든 의미가 사라져버린 세계에 대해 언제나 깊은 두려움을 안고 살아왔으니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내일의 날씨' 중에서, p.222<br>등단 4년 만에 나온 서고운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그간 다양한 매체에 활발하게 발표한 여러 작품 중 아홉 편을 선별해 묶었다. 이 소설집에는 엄마와 딸, 이모와 조카, 아르바이트 동료, 자매, 레즈비언 연인 등 다양한 여성들 간의 관계가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같은 집에 거주하거나 일시적으로 함께 머물고 있다. 대부분 원룸 혹은 투룸 빌라 정도로 좁은 공간이라는 조건 안에서만 가능한 친밀성의 형태를 보여주는 이야기들은 현실적이면서도 동화적이고, 낭만적이면서도 구원 대신 생존을 다짐하는 결연함이 있다. 극중 "구원은 필요 없어. 우리는 살아남을 거야. 살아남는다는 건 어제로 가지 않는다는 뜻이야."라는 문장이 꿈이 아닌 현실에 더 집중하려 하는 인물들의 마음가짐을 보여준다.&nbsp;<br>집안에서 잃어버린 물건들을 색깔을 통해서 찾아내는 아이, 집안 대대로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하는 사람을 귀신으로 볼 수 있는 능력 등 상상력이 빛나는 이야기도 있었고, 육 개월 만난 남자친구를 잊지 못해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속을 게워내는 사람과 노동자의 죽음을 인정 받기 위해 본사와 투쟁하는 노조 등 고개만 돌리면 만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있었다. 묵직한 소재 조차 지나치게 무겁게만 다루지 않아 더 좋았는데, 작가는 시종일관 누군가를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다정하고 선한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해준다. 그렇게 현실의 절박함과 환상적 상상력이 조화를 이루는 아홉 편의 이야기들은 섣부른 구원이나 완전한 행복 대신 함께 내일로 건너갈 수 있도록 발걸음을 내딛게 만들어 주었다. '살다보면, 그냥 견디면서 살 수밖에 없는 것도 있'기에, 우리는 꽤 많은 것들을 그저 견디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으며 왜 그렇게 견디면서 사는 것인지 처음으로 그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견디지 않고도 살아가는 삶에 대해 그려보게 되었다. 표지 이미지인 젤리처럼 말랑하고, 달콤하고, 착 달라붙는 이야기의 맛이 궁금하다면 이 작품을 만나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0/99/cover150/k33213094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60999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서울을 걷는 가장 지적인 방법! - [이토록 문학적인 서울 산책 - 근대소설 속 장소를 따라 걷는 도시 인문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05967</link><pubDate>Wed, 09 Sep 2026 22: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5059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130341&TPaperId=175059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85/95/coveroff/k96213034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130341&TPaperId=175059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토록 문학적인 서울 산책 - 근대소설 속 장소를 따라 걷는 도시 인문학</a><br/>이순자 지음 / 더퀘스트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lt;칠칠단의 비밀&gt;을 읽으며 이렇게 길러진 추리력을 제대로 발휘했습니다. 콜롬보 형사가 범인이 남긴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고 추적하듯, 저는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와 단어들을 샅샅이 찾아내며 읽었지요. 그렇게 따라가다 보니 작품에 심어진 독립 정신과 애국심의 단서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소설에 등장하는 장소와 단어 하나하나에도 숨은 의도가 담겨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옛 지도와 현재 지도를 꼼꼼히 읽고 나란히 비교하는 과정에서, 범인의 트릭을 알아차릴 때의 짜릿함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답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10<br>우리가 무심코 걸어가는 길이 단순한 도로가 아니라 나라를 빼앗겼던 시절, 일제가 우리의 궁궐을 멋대로 훼손시킨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역사적 현장이라면 어떨까. 2026년의 서울을 걷다가 문득 백 년 전 경성의 풍경이 겹쳐 보이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면 말이다. 이 책은 한국을 대표하는 근현대 소설 속 장소들을 직접 발로 걷는 시간여행으로 우리를 안내한다.&nbsp;<br>문화유산 해설 분야에서 20년의 연륜을 쌓아온 저자가 현진건 &lt;운수 좋은 날&gt;, 박완서 &lt;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gt;, 방정환 &lt;칠칠단의 비밀&gt;, 박태원 &lt;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gt;, 염상성 &lt;암야&gt;,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시와 삶을 따라가며 작품 속 배경을 치밀하게 고증해낸다. 혜화동에서 종로를 지나 남대문 정거장으로 향하는 김첨지의 인력거, 청계천변을 휘적휘적 걸어 다닌 구보 씨의 하루, 윤동주의 하숙집과 일곱 살 박완서가 두리번거렸을 서울역의 풍경 등 소설 속 배경과 현실의 서울을 겹쳐 보여주는 이 책은 도시 인문학이면서 서울 답사 안내서이자 역사 기행서이기도 하다. 기본적인 구성은 작가 소개, 작품 소개, 그리고 작품 따라 걷기로 각각의 장소 별로 현장을 직접 찾아가보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nbsp;<br><br><br>이 소설은 대단한 클라이맥스도 없이 잔잔히 흐릅니다. 하지만 바로 그 '하릴없는 하루', '대단할 것 없는 하루'에는 일제강점기와 불황, 무력감과 허망함, 불확실한 미래가 켜켜이 쌓여 있지요. 어떤 거대한 외침보다 이처럼 낮고 잔잔한 아우성이 오늘 우리에게 더 깊이 파고드는 까닭은, 우리가 사는 이 시대 또한 어딘가 모르게 '암야'를 닮았기 때문인 듯합니다. 나아갈 길을 알 수 없지만 계속 걸어야만 하는 이 시대의 독자에게 &lt;암야&gt;는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어라. 희미하더라도 걸어라, 너의 희망을 향해."&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68~269<br>지리와 풍수, 공간에 해박한 저자가 국어 교과서에 실린 명작들의 배경을 직접 찾아갈 수 있도록 추천 코스를 구성했다. &lt;운수 좋은 날&gt;의 김첨지가 인력거를 내달린 그날의 서울을 따라 걷는 코스는 동소문에서 시작해 전찻길, 동광학교, 남대문 정거장, 인사동, 창경원 등을 답사해 본다. 전국 어린이들을 밤잠 설치게 한 탐정소설인 방정환의 &lt;칠칠단의 비밀&gt;을 따라 걷는 코스는 진고개, 망원정, 구리개, 탑골공원, 금화산, 경성역 등을, 모던보이 &lt;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gt;을 따라 걷는 코스는 광교, 화신백화점, 조선은행, 남대문, 경성역, 제비다방, 조선호텔, 종로 등으로 향한다.&nbsp;<br>현대의 우리에게 익숙한 남대문시장, 망원 등의 숨은 유래도 흥미로웠고, 명동과 을지로의 과거, 청년 윤동주가 시집을 사 모으던 헌책방의 위치, 우리나라 도서관의 역사 등 근현대 서울의 생생한 비화들이 가득한 책이었다. 저자는 소설 속으로 들어가 그 시대의 장소들을 찾아 다니며 현재의 변화를 즐기는 것에서 행복을 찾는다고 말한다. 주인공이 배회했던 그 시절 경성을 상상하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소를 걷는 즐거움이 너무 궁금해서, 언젠가 책을 들고 소설 속 장소를 천천히 걸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소설과 역사, 그리고 장소가 하나로 이어지는 경험은 그 어디서도 할 수 없는 특별한 산택이 될 테니 말이다. 게다가 이 책에는 작품 속 장소를 생생히 만날 수 있도록 지도와 사진이 200여 점이나 수록되어 있고, 교과서에 실린 근현대 명작들을 다시 읽어볼 수 있도록 인용문도 풍부하다. 소설 속 주인공과 나란히 걷는 경험, 한 세기 전 경성과 오늘의 서울을 한꺼번에 통과하는 기분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85/95/cover150/k96213034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859537</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새로운 얼굴로 만나는 고전! - [[세트] 드라큘라 +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 프랑켄슈타인 - 전3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97588</link><pubDate>Sun, 06 Sep 2026 12: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975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0048&TPaperId=174975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1/25/coveroff/k1521300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0048&TPaperId=174975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트] 드라큘라 +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 프랑켄슈타인 - 전3권</a><br/>메리 W.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br>세계문학의 서로 다른 작품들을 하나의 테마로 엮어 새롭게 선보이는 시리즈, &lt;열린책들 테마 컬렉션&gt;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여름의 한가운데 처음 선보이는 〈테마 컬렉션〉의 첫 번째 테마는 〈호러〉이다. 고딕 호러의 대표작인 브램 스토커의 &lt;드라큘라&gt;, 추리 소설의 기틀을 마련한 에드거 앨런 포의 &lt;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gt;, 그리고 최초의 SF 소설인 메리 W. 셸리의 &lt;프랑켄슈타인&gt;을 한자리에 모았는데, 표지 디자인이 너무 너무 예쁘게 나왔다. 실물을 받아보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이다. 바코드 스티커까지 근사한, 올해 출간된 책 중에서 단연코 가장 아름다운 장정이다.&nbsp;<br><br>브램 스토커의 &lt;드라큘라&gt;<br>"목숨 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만일 패한다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에만 그치는 게 아닙니다. 지는 날에는 우리도 그자처럼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 뒤로는 그자처럼 더러운 밤의 자식들이 되어 감정도 양심도 없이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몸과 영혼을 덮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천국으로 가는 문은 영원히 닫히고, 우리에게 그 문을 다시 열어 줄 이는 아무도 없겠지요..."&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411<br>‘흡혈귀 문학의 원조’라고 일컬어질 만큼 후대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트란실바니아에 위치한 음산한 고성을 배경으로 고딕 소설 특유의 공포심을 한껏 자아낸다. 과학적인 합리성이 중요시되는 현대적인 런던과 미신이 난무하는 트란실바니아가 교차로 보여지는데 600페이지를 훌쩍 넘는 분량이지만 가독성도 뛰어나다. 대부분 원작을 읽어 보지 않았더라도 수차례 영화, 뮤지컬 등으로 접했던 작품이라 내용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대를 앞서간 상상력으로 빚어낸 세심한 묘사들과 ‘죽지 않는 자’로 살고 있는 드라큘라 백작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소설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매력이다.&nbsp;<br><br><br>에드거 앨런 포의 &lt;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gt;<br>"이 문장을 다 읽었을 때 나는 흠칫 놀라서 잠시 낭독을 멈추었다. 저택의 아주 먼 곳에서 랜슬롯 경이 그렇게 자세히 묘사한 바로 그 나무 쪼개지는 소리와 아주 비슷한 소리(하지만 분명히 둔탁하고 희미한 소리)의 메아리가 내 귀에 어렴풋이 들려온 것 같았다(물론 흥분한 내 상상력이 나를 속인 거라고 결론짓기는 했지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53<br>폭풍우와 비바람이 거세지는 밤에 창틀이 덜커덩거리는 소리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읽으면 딱 좋을 만한 작품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작을 비롯해 섬뜩하고 기괴한 분위기의 단편 열두 편이 수록되어 있다. 포의 작품들은 어둡고 그로테스크하지만, 그럼에도 놀랍도록 시적인 문장들로 인해 섬세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그의 어두운 상상력으로 빚어낸 초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와 생생한 공포를 선사한다. 펜과 잉크를 사용한 아름다운 삽화들이 수록되어 있어 강렬한 포의 작품 분위기를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게 해준다. 공포와 미스터리를 넘나드는 추리 문학의 원형이 궁금하다면 놓치지 말아야 하는 작품이다.&nbsp;<br><br><br>메리 W. 셸리의 &lt;프랑켄슈타인&gt;<br>"나한테는 한 가지 비밀이, 아주 무서운 비밀이 있어. 내가 그걸 털어놓는다면 네 몸은 공포로 오싹해질 거야. 그런 다음에 너는 내 불행을 놀라워하기는커녕 그걸 견디고 살아온 것이 신기하기만 하겠지. 그 참담하고 끔찍한 이야기는 우리가 결혼한 다음 날 해줄 생각이야. 우리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서로를 믿어야 가능한 이야기니까. 하지만 그때까지는 그 얘기를 꺼내지도 말고 떠보지도 말아 주었으면 해..."&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57~258<br>영화로 여러 번 각색되었을 뿐 아니라 이후에 등장한 여러 과학소설과 공포영화에 큰 영향을 끼친, 최초의 과학소설이다. 극중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해냈고, 프랑켄슈타인을 창조한 메리 셸리는 그야말로 괴물 같은 소설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생명 과학과 생명 복제 기술이 발달한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히 공포를 불러오는 괴물로만 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보기 흉한 모습 때문에,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인간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핍박 받으며 고립되어 살게 만든 사회가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을 진짜 괴물로 만들어 낸 것이니 말이다. 인간의 본성에 내재된 두려움을 건드리는 오싹한 작품이다.&nbsp;<br><br><br>고전을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수많은 작품 중에서 어떤 작품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지루하지 않고, 현대적인 감성으로 공감이 되며, 내 취향에 잘 맞는 재미있는 고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니 말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누군가 내 대신 골라 주는 것이다. 거기다 보는 즐거움과 소장하는 즐거움까지 더해주는 작품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표지 디자인 잘 뽑기로 유명한 열린책들에서 이번에 나온 &lt;테마 컬렉션&gt;은 방대한 고전 서가에서 지금 읽기 딱 좋은 작품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전이 왜 끊임없이 다시 책으로 출간되고, 왜 여러 매체를 통해서 계속 변주되는 것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들을 골라 만듦새에 각별히 공을 들여 장정과 표지를 새롭게 만들었다.&nbsp;<br>오래도록 곁에 두고 꺼내 보는 것이 '고전'이라면, 이 시리즈만큼 그에 잘 어울리는 작품도 없을 것이다. 3백 권에 달하는 열린책들의 세계문학 전집 중에서 '호러'라는 테마 아래 모인 세 작품은 전면도, 측면도 너무 아름답게 만들어져 읽는 동안에도, 서재에 나란히 세워 두어도 근사하다. 독서를 하면서 가장 설레는 것은 하나의 책이 계속 다른 작품을 불러 오는 순간이 아닐까. 그렇게 연결해서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든든한 나만의 서재가 구축되어 있을 것이다. 그 시작을 이 아름다운 시리즈로 해보길 권해주고 싶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1/25/cover150/k1521300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612587</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일상을 바꾸는 뇌과학 - [모든 하루는 뇌에서 시작된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96674</link><pubDate>Sat, 05 Sep 2026 22: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9667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8373&TPaperId=1749667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6/13/coveroff/892556837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8373&TPaperId=1749667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든 하루는 뇌에서 시작된다</a><br/>벤트 프라이발트 지음, 곽지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빛의 파장이 전기화학적 신호로 변환되고, 신호가 전달되고, 사물과 사람이 인식된다. 그러면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 만세!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보고, 있는 그대로를 말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뇌에 도달한 신호로부터 '객관적 진실'이 만들어지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뇌는 신호를 해석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주 많은 일이 어긋날 수 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77~78<br>새벽 3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너 시간 째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상태일 것이다. 몸은 완전히 이완되어 있고, 가슴은 느린 리듬에 따라 오르내리고, 근육에는 힘이 풀려 있다. 잠이 들면 심장박동 조차 분당 40~60회까지 떨어지며 조용한 리듬을 유지한다. 그럴 때, 뇌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얼핏 종일 바쁘게 일한 우리의 뇌도 수면을 취하며 쉬고 있을 것만 같다. 그런데 우리가 잠든 동안 뇌는 조용해지기는커녕, 그 고유의 전기적 리듬을 드러내며 완전히 다른 세계를 펼치고 있다. 결코 '쉬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자는 동안에도 뇌가 높은 수준으로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시작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야기한다.<br>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뇌과학 연구 성과를 매주 소개하는 뉴스레터 &lt;뇌의 삶&gt;을 창간했다. 이 뉴스레터는 이후 동명의 팟캐스트로도 발전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 책은 바로 그 뉴스레터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업무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 자기 전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규칙적으로 운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침에 눈을 뜨고 잠들어 꿈꿀 때까지 우리의 감정, 습관, 행동을 좌우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친근한 사례와 함께 쉽게 풀어내는 책이라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nbsp; 뉴스레터와 팟캐스트를 통해 최신 뇌과학 연구를 소개해 온 저자는 방대한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설명해준다.&nbsp;<br><br><br>독서는 뇌 안에서 터지는 '불꽃놀이'와 같다. 이 상태에 도달하면 우리가 기억하는 수많은 것들이 호출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연결망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연결망은 새로운 사고, 진정한 이해, 그리고 창의성의 근간이 된다. 문제는 나조차도 이런 깊이 있는 독서 상태에 진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매일 몇 시간씩 디지털 기기로 글을 읽다 보니 읽는 방식 자체가 변해버렸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343<br>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구성이다. 뇌의 하루를 시간대 별로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차부터 새벽 3시 당신이 잠든 사이에, 아침 6시 30 커피 한 잔으로 깨우는 하루, 아침 8시 뇌가 원하는 아침 식사, 아침 9시 집중이 필요한 업무 시간, 낮 1시 30분 짧은 낮잠과 아쉬운 회의, 저녁 6시 퇴근 후 운동하는 뇌, 저녁 8시 친구와 함께하는 맥주 한잔, 밤 9시 떠오르는 첫사랑의 기억, 밤 10시 잠들기 전, 스마트폰 대신 책 한 권, 밤 11시 이제는 잠에 들 시간으로 완벽한 하루를 경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우리가 잠든 한밤중에서 시작되어 꿈을 꾸고, 잠에서 깨어 커피를 마시고, 아침 식사를 하고, 직장으로 걸어서 출근하고, 회의에 참석하며, 퇴근 후에는 운동을 하고, 친구와 맥주 한잔을 곁들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는 누구나의 평범한 하루다.&nbsp;<br>중요한 것은 그러한 하루를 살아내는 우리의 뇌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다. 커피를 완전히 끊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왜 아침에는 어김없이 뜨거운 커피 한 잔이 당기는 것인지, 꿈을 꾸고 있는 그 현장에서 꿈의 진행 방향을 바꾸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왜 우리는 아이스크림은 좋아하면서 브로콜리는 싫어하는 것일지 말이다. 우리가 이성적으로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게 될 때 흔히 그렇듯,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관여하기 때문에, 건강한 식단을 실천하는 일을 생각보다 더 어렵게 느끼는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뇌가 신체 신호를 바탕으로 비로소 하나의 '감정'을 빚어내는 과정, 운동이 우리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원리, 자제력은 무엇에 좌우되는지, 의지력도 훈련으로 가능한 것인지, 술을 많이 마시면 왜 필름이 끊기는 것인지 등등 당신이 궁금해 하는 일상 속 모든 것들이 다 이 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감정, 습관, 행동을 좌우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정말 쉬운 언어와 다양한 예시를 통해 파헤치고 있다. 우리의 24시간을 전지적 뇌의 시점으로 구성한 방식 또한 유쾌하게 뇌과학의 세계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 나은 하루를 만드는 쓸모 있는 뇌과학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66/13/cover150/892556837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661359</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누군가와 함께일 때만 가능한 일.  - [페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95832</link><pubDate>Sat, 05 Sep 2026 14: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9583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02130748&TPaperId=1749583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36/84/coveroff/k6021307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02130748&TPaperId=1749583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페퍼</a><br/>연여름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세상에 이처럼 고요한 안트로는 존재할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는 순간, 두 눈동자가 짙은 보랏빛으로 번뜩였다. 까마득히 오랜만에 맞닥뜨리는 밤의 헤마였다.이런. 안 돼. 왜 하필 지금.자책과 후회가 동시에 밀려왔다. 나쁜 일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걸 알면서도 방심하고 말았다. 그게 지금은 아닐 거라는 희망에 기대어서. 마음이 평소보다 들떠 있던 탓이었다. 경솔하고 어리석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86~87<br>열여덟 살의 겉모습을 하고 있는 소녀 영소의 나이는 실제보다 꽤 많다. 무려 274년간 가족을 잃은 외톨이였다가, 침략자들의 노예이기도 했고, 도망자, 방랑자, 누군가의 피를 훔치는 괴물이자 도둑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이런 존재를 흡혈귀, 또는 뱀파이어라고 불렀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헤마'라고 칭했다. 낮의 헤마인 영소는 유달리 예민한 청각 때문에 인간이 내는 모든 소음이 괴롭다. 웬만한 소리는 철분제를 먹으면 볼륨을 낮춘 오디오처럼 아주 잘게 들리게 되었다. 철분제가 헤마의 갈증과 공격성을 달래 주면서 청각의 예민함까지 누그러지게 돕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채기만은 예외였다. 안트로(인간)과 섞여 사는 한 재채기를 완벽히 피할 방법이 없다는 게 더 문제였다.&nbsp;<br>영소가 열여덟 소년 은수를 우연히 만나게 된 것도 라이브 공연장에서 예고 없이 터져나온 재채기 덕분이었다. 스캣에서 공연을 즐기기 위해 음료 한 잔을 주문하고 앉아 태인의 부드럽고 깊은 목소리를 듣던 중이었다. 유난히 무대를 뚱하게 응시하는 한 사람이 눈에 띄었는데, 짧은 머리에 후드 티셔츠 차림으로 이런데 음악을 즐기러 찾아올 타입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디선가 풍겨 온 희미한 후추 냄새에 누군가 재채기를 터뜨렸고, 동시에 날카로운 통증이 영소의 귀를 관통한다. 반사적으로 소음의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바로 그 애였던 것이다. 은수는 유일한 혈육이었던 할머니를 여의고 완전히 혼자가 되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이다. 두 사람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조금씩 가까워진다.&nbsp;<br><br>"영소라는 이름을 얻기 전에 나는 100년이 넘도록 이름을 불린 일이 없었어요. 원래 나를 알았던 안트로는 모두 세상을 떠났고, 머무는 데 없이 혼자 떠돌아다니다 보면...... 사실 이름 같은 거야 아무래도 상관없는 게 되잖아요?"키엔이었던 나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말했다.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 주는 누군가 존재한다는 건, 나에게 기적과 다름없는 일이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60<br>닷새 전 아르헨티나 한 지역에 운석이 추락했다. 직경 20미터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 대기권에서 폭발하며 운석우로 쏟아진 것이었다. 다행히 추락 지점은 작은 시골 마을로, 숲이 일부 불탔으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진 사건이었기에,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비현실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얼마 뒤, 영소와 은수가 살고 있는 운경시 일대에도 운석우가 쏟아지며 도시 전체가 잿빛 어둠에 잠기게 된다. 운석 하나가 운경시 상공에서 폭발했고, 그때 생긴 충격파가 엄청나게 커서 건물도 뭄너지고, 나무 같은 건 다 타 버린다. 재와 먼지로 인해 낮인데도 사방이 캄캄했다. 바깥은 거대한 후추통과도 같았고, 하늘에 재가 걷힐 때까지는 일주일은 더 걸리는 상황이라 다들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었다. 병원에는 부상자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었고, 하늘은 캄캄하고 혼탁했다. 태양이 사라진 아수라장 속에서 영소와 은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손을 맞잡는다.&nbsp;<br>우리 일상은 생각보다 수많은 소음들로 가득 차 있다. 나도 소리에 예민한 편이라 시끄러운 걸 잘 견디지 못하는데, 음악만큼은 예외다. 그래서인지 극중 영소에 대한 설정이 너무도 공감이 되었다. 이 작품은 이러한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해 타인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경청'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해준다. 영소와 은수의 특별한 우정은 다정한 선의와 경청이 만들어 낸 것이니 말이다. 이 박자에 참견하고 저 박자에 끼어들고, 도움은 필요 없다고 하는데도 기어코 웃는 얼굴을 들이밀고, 때로는 기다린 적 없는 노크처럼 요란하고 시끄러운. 어쩌면 그것이 '내가 여기에 있다고 알려 주는 신호이기도 할 것이다. 혹은 나를 도와 달라고, 아니면 내가 도와줄 수 있다고 말이다. 요란하고 시끄러운 재채기 소리처럼. 타인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 어떻게 한 사람을 구하는지 보여 주는 이 작품을 통해 세상과 관계 맺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좋을 것 같다. 운석우로 무너진 도시를 배경으로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작품이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야기였다. 연여름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을 만나 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36/84/cover150/k6021307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368478</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발견한 생존의 법칙  - [극한 진화의 세계 -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발견한 생존의 법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90087</link><pubDate>Wed, 02 Sep 2026 22:0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9008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130849&TPaperId=1749008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4/51/coveroff/k21213084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12130849&TPaperId=1749008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극한 진화의 세계 -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발견한 생존의 법칙</a><br/>이정모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나는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어둠은 단순한 결핍이 아니다. 그것은 조건이다. 빛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감각의 방향을 바꾸고 구조를 바꾸며 결국 존재의 방식을 바꾼다. 나는 더 많이 보기 위해 변한 것이 아니라 이 정도의 빛으로도 볼 수 있도록 변했다. 나는 넓게 보는 대신 필요한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눈의 위치와 방향을 바꾼다. 환경은 감각을 만들고 감각은 행동을 만들며 행동은 형태를 만든다. 그 과정에서 나는 형성되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9<br>뼈를 깎는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극지,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심해, 굳은 용암으로 뒤덮인 화산섬, 물 한방울 찾아보기 힘든 메마른 사막 등 인간의 상상력을 아득히 뛰어넘는 '극한'의 풍경 속에서도 생명이 존재한다. 400도로 펄펄 끓는 물 옆에 사는 폼페이웜,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가로지르는 알파인 아이벡스, 진공 상태의 우주에서도 생존하는 물곰 등 무수히 많은 생명이 극한 환경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진화해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nbsp;<br>&lt;찬란한 멸종&gt;으로 46억 년 지구의 역사를 정말 재미있게 들려주었던 이정모 관장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진화한 지구 생명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상식을 넘어서는 진화의 비밀을 들려준다. 인간이라면 단 몇 초에서 몇 분 만에 죽고 말 상상 불가능한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생명체들을 다루는 책은 한번 읽어본 적이 있는데, 확실히 이번에 나온 &lt;극한 진화의 세계&gt;가 더 재미있게 잘 읽힌다. 왜냐하면 이 책은 잠시 인간의 자리에서 벗어나 극한 환경에서 사는 생물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의 빌 브라이슨'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것이 이정모 관장 특유의 유쾌한 입담이 과학 이야기를 마치 소설처럼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낸다. 또한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놀라운 모습으로 진화한 26종의 동식물들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도록 110여 컷의 고화질 사진들도 알차게 수록되어 있다.<br><br><br>생명이 반드시 복잡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단순할수록 더 빠르게 작동할 수 있다. 구조가 줄어들수록 에너지는 다른 곳에 사용되고, 그 에너지는 속도로 전환된다. 그리고 그 속도는 결국 규모를 만든다. 인간은 결과로써의 크기를 보지만 그 시작은 언제나 반복과 축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너무 작아서 의미 없다고 여겼던 것들이 실제로는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언제나 거대한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것들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82<br>달에는 공기가 없다. 공기가 없다는 것은 생명을 감싸 줄 막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태양에서 날아온 빛은 대기에 걸러지지 않은 채 그대로 쏟아지고, 낮에는 섭씨 120도, 밤에는 영하 170도를 오가는 생명이 허락되지 않은 장소라는 뜻이다. 달은 고요하지만, 그 고요는 온화함이 아니라 무방비의 폭력이다. 그런데 이런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존재가 있었으니, 길이가 0.5밀리미터 정도에 불과한 작은 완보동물인 물곰이다. 2007년 9월 14일, 이 생명체를 작은 용기 안에 담아 위성에 실었다. 물곰을 우주에 노출해 생명이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알아보려는 실험이다. 물곰은 생존하기 어려운 극한 환경에 맞닥뜨리면 몸을 오므리고 휴면에 돌입한다. 마치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죽음이 아니라 단지 멈추었을 뿐이다. 그렇게 물곰은 12일간의 우주 체류를 끝내고 지구로 무사히 돌아왔다. 진공과 방사선을 지나, 멈춤을 통과해 다시 흐름 속으로 돌아온 것이다.&nbsp;<br>이 책에는 이러한 생명체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어떻게 이런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고,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보며 그저 감탄하게 된다. 영화 80도까지 내려가는 극지,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심해, 굳은 용암으로 뒤덮인 화산섬에서도 생명이 존재한다. 지구 생명체의 90퍼센트는 인간이 절대 살 수 없는 곳에서 살아간다고 하니, 새삼 생명의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진화는 영웅적인 결단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조금 더 유리한 형질이 세대를 통과하는 과정이라는 것, 그러니 완벽한 생물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그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물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진화'에 대해서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책이 또 있을까 싶다. 내가 세계를 보고 살아가는 방식이 나라는 존재를 만들어 낸다. 지구 곳곳에서 환경에 맞춰 눈을 없애고, 호흡을 멈추고, 먹이를 포기하는 등 각자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뜨거운 생명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54/51/cover150/k21213084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545129</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기후 위기의 지구에서 보내는 편지.  - [숲처럼 생각하기 - 기후 위기의 지구에서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79737</link><pubDate>Sun, 30 Aug 2026 00: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7973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130116&TPaperId=1747973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42/4/coveroff/k96213011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130116&TPaperId=1747973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숲처럼 생각하기 - 기후 위기의 지구에서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a><br/>벤 롤런스 지음, 김주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너희가 경험하는 세상은 부모 세대가 살아온 세상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졌어. 두 세상 사이에는 내게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거대한 간극이 존재하지. 원래도 다른 사람이 어떤 삶을 사는지 상상하는 일은 대단히 어렵단다. 만약 세대 간 경험 차이가 너무 벌어지게 된다면 과거 세상을 바탕으로 쓰인 책과 이야기가 더는 현실을 설명할 수 없게 될 거야. 한 세대와 다음 세대가 같은 세상을 공유한다는 개념도 무너지겠지.&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63~64<br>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다가올 10년 후나 20년 후에 내 아이가 안정된 직장에서 보람 있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살기 좋은 나라에서, 건강하게 아프지 않고 지내길 바라기 때문에, 내가 없더라도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전례 없는 폭염을 겪었던 올해 여름을 지나면서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 인해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 심각한 홍수 등 지구 곳곳이 기후 위기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이니 말이다. 북극의 기온은 지구상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50년 만에 찾아오던 폭염이 이제는 10년에 한번 꼴로 찾아온다. 게다가 더 길고, 더 뜨겁다.&nbsp;<br>이 책은 바로 기후 위기라논 폭력적인 현실 속에서 아이들에게 뼈아픈 진실을 마주하고 다정하게 연대하는 법을 알려 준다. 생태 활동가이자 작가, 기후 대안 학교의 설립자인 저자는 두 딸이 태어나기 전부터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부모로서 아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다 괜찮아질 거야, 라는 말대신 지금 우리 세계가 겪고 있는 변화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알려주기로 한 것이다. 현대 사회는 기술과 의학 등에서 눈부신 발전을 성취했지만, 동시에 우리의 서식지와 생명 유지 시스템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오염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인류의 생존이 걸린 실존적 위기이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는 미래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이들은 앞으로 무엇을 알아야 할까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것이 결국 부모가 되는 일이라고 말이다.&nbsp;<br><br><br>생물권이 파괴되어 가는 부당한 현실이 새삼 뼈아프게 다가오더구나. 1970년대 내가 태어났을 때 존재했던 야생동물 개체수의 80퍼센트 이상이 내 생애 동안 사라졌어. 막대한 양의 탄소 오염 물질도 이 시기에 배출되었고, 그중 절반 이상은 2000년 이후 발생했지. 플라스틱 쓰레기 역시 마찬가지다. 환경 파괴는 이처럼 최근 들어 급격히 가속화된 거야. 시시, 네 말이 맞다.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 왜 하필 너는 이런 시대에 태어나, 이런 가혹한 지식을 안고 어른이 되어야 하는 걸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48<br>기후 변화 때문에 계절이 뒤섞이고 있다. 기후 변화는 모든 게 더 따뜻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세상이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고 망가져 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날씨와 계절과 연관된 기존 상식이 무너진 새로운 시대가 열렸고, 홍수와 산불이 일상화된 시대는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뒤바꿀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면 어른으로서, 부모로서 아이들 세대가 걱정되는 게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 변화는 인간이 멈추기 어려울 만큼 규모가 크고 영향 범위가 넓어서,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게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은 기후 재난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모든 어른들에게, 자녀를 염려하며 미래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는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상실을 슬퍼하는 법을 배우고, 멸종해 가는 생명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될 아이들을 위한 선물과도 같다.&nbsp;<br>인류는 언제나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지식과 전통을 전해왔고, 역사적으로 부모의 역할 또한 생명 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일이다. 이 책이 크게 와 닿고 공감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아주 오래된 인간의 습성이고, 부모들이 늘 해온 일이기도 하니 말이다. 이야기는 세상을 이해하게 해주고, 우리 마음을 감싸안아 주며, 상상력의 문을 열어주고, 지도처럼 길을 안내하기도 한다. 인간들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우리가 서로 연결된 생태계의 일부이며, '숲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일깨워주기 위해서 기댈 수 있는 건 이야기뿐이라는 저자의 말이 크게 와 닿았다. 동물에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의 세계를 이해하기 시작하고, 숲과 바다처럼 생각하는 생태적 사고 속에서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이 책이 다정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 같다. 누구나 알기 쉬운 말로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을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삶은 언제나 무엇이 옳은지 고민하며 살아가는 과정이므로 결코 늦지 않았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일상을 위협하는 재앙 수준이 된 지금,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기후 위기 시대를 헤쳐 나갈 지헤를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42/4/cover150/k96213011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42047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프랑켄슈타인이 던진 오래된 질문 - [뇌를 바꾸려는 사람들 - 프랑켄슈타인에서 현대 신경기술까지, 뇌과학으로 만나는 신경윤리의 질문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78765</link><pubDate>Sat, 29 Aug 2026 14: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7876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22130537&TPaperId=1747876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31/13/coveroff/k52213053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22130537&TPaperId=1747876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뇌를 바꾸려는 사람들 - 프랑켄슈타인에서 현대 신경기술까지, 뇌과학으로 만나는 신경윤리의 질문들</a><br/>김명호.류영준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br>1973년 오스트리아 궁정 의사였던 양 잉엔하우스는 전기 실험 중 우발적인 사고로 머리에 큰 전기 충격을 받았다. 사고 직후, 그는 질문에 답하지도 읽거나 쓰기도 하지 못했기에, 주변 사람들은 그가 죽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다음날, 그는 회복되었을 분만 아니라 머릿속이 더 맑고 또렷해진 기분을 느꼈고, 판단력이 전보다 더 예리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18세기 중반부터 확산된 전기 치료는 정신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생각했고, 신경 질환부터 정신 질환 치료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되어 왔다.&nbsp;<br>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메리 셸리가 &lt;프랑켄슈타인&gt;이라는 소설을 탄생시킨 것이다. 소설 속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사람의 시체에 생명을 불어넣는 실험을 시작해, 결국 완전히 새로운 존재를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이 오싹한 생명 창조의 순간이 허무맹랑한 허구가 아니라, 당대의 과학적 실험으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였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nbsp;<br><br><br><br>이 책은 과학사의 흥미진진한 장면들을 그래픽노블을 통해 보여준다. 프랑켄슈타인부터 현대 신경기술에 이르기까지, 생명과 전기의 관계, 뇌의 작동 원리, 정신 질환의 치료, 인간 향상 기술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들을 ‘신경윤리학’이라는 렌즈로 살펴본다. 왜 사람들은 머리에 전기를 가하면 정신과 육체가 향상된다고 믿게 되었을까? 살아 있는 건 어떤 상태이며, 살아 있는 존재와 죽은 존재는 어떻게 다른 걸까? 그렇다면 생명의 본질은 무엇일까?&nbsp;<br>질병을 고치기 위해 시작된 의학 기술이 어느새 인간의 능력을 한껏 끌어올리는 도구가 된다면,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을까. 전기와 화학적 신호를 인위적으로 조절해 인체 기능과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면, 어디까지 인간을 바꾸어도 되는 것일까? 질문이 이어지다 보면 결국 치료와 향상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정상 상태란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점에 이른다. 무엇을 정상 상태로 볼 것인가, 그 정상은 자연적인가,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인가.&nbsp;<br><br><br><br>사실 메리 셸리는 소설 속에서 괴물이 생명을 얻게 되는 순간을 모호하게 서술했는데, 이후 수없이 각색된 다른 작품에서 존재의 불꽃은 보통 전기(번개)로 표현되었다. 당시만 해도 '살아 있다는 것이 생명력이 덧붙여진 상태라면, 여러 물질에 덧붙여져 그것을 움직이게 만드는 전기는 생명력과 모종의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18세기부터 유럽은 새로 발견한 힘이자 생명과 영혼의 근원으로서 보이지 않는 유체인 전기에 매료되었다. 이후 실험과 관찰이 거듭되면서 전기생리학과 신경과학의 기초가 생기고, 전기 연구의 초점이 신체 전체에서 신경계와 뇌로 이동하게 되면서 20세기 초 정신분석학이 부상하게 된다. 그리고 점차 겉으로는 알 수 없었던 뇌의 활동을 관측할 수 있게 되면서, 신경학적, 정신의학적, 심리학적 현상에 대한 탐구가 깊어진다.&nbsp;<br>재미있는 점은 '뇌를 자극해 인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생각과 치료를 넘어 향상을 탐색하려는 시도'는 21세기가 된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인공 생명인 괴물을 탄생시켰지만, 자신이 만들어 낸 결과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 책임을 사회로 떠넘겼던 것처럼, 과학기술의 발전 역시 늘 이와 유사한 패턴을 반복해 오고 있는 것이다.&nbsp;<br><br><br>만약, 시험 기간에 집중력을 30% 올려주는 약이 있고 부작용도 거의 없다고 해보자. 게다가 친구들 절반이 이미 그 약을 먹고 효과를 본 상태다. 그렇다면 나도 그 약을 먹게 될까? 전체 분위기상 자연스럽게 먹게 되지 않을까? 그 약을 먹지 않을 자유와 선택권은 각자에게 있다고 봐도 되는 것일까.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nbsp;<br>자칫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과학 개념을 명확하게 정리해주고, 지루할 수도 있는 지점도 시각적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래픽노블이라는 형식이 딱딱한 과학 개념을 더할나위없이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과학 지식과 어려운 용어들을 나열하는 대신, 실험실 장면과 인물들의 논쟁을 만화로 보여주기 때문에 가독성도 뛰어나다. 쉽고 재미있게 뇌과학과 신경윤리학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31/13/cover150/k52213053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31135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시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 [히포크라테스 회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70845</link><pubDate>Tue, 25 Aug 2026 14: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7084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130624&TPaperId=1747084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78/23/coveroff/k44213062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42130624&TPaperId=1747084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히포크라테스 회한</a><br/>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08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앞으로 나는 사람을 딱 하나 죽일 거야. 반드시 자연사로 보이게 말이야. 그러나 시신은 살해당했다고 주장하겠지.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들어봐.TV 방송국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으나 과거 '커렉터'라는 전례도 있어서 현경 수사1과도 마냥 무시할 수는 없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89<br>우라와 의대 교수이자 법의학 교실의 주인인 미쓰자키 교수는 한 방송에 출연해 사법 해부의 필요성과 예산, 기관, 인원도 부족한 현실에 대해 거침없이 발언하고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그러던 중 누군가 방송국 홈페이지에 도발적인 글을 남기는데, 반드시 자연사로 보이게 사람을 딱 하나 죽일 테니, 살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시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들어보라는 것이었다.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과거에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던 전례도 있어서 현경에서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으니... 현에서 발견되는 모든 변사체를 의심의 눈길로 봐야 하는 난감한 상황 속에서 과연 '살인'을 밝혀낼 수 있을까.&nbsp;<br>미쓰자키 교수가 방송에서 말한대로 세상에서 벌어지는 문제의 90퍼센트는 돈으로 해결이 된다. 반대로 돈이 없어서 감춰진 진실과 돈이 없어서 운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미쓰자키 교수는 그 돈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10퍼센트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카메라에 대고 말할 사람이 아니기에, 대부분은 그가 돈만 밝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학에 쇄도한 항의 전화를 비롯해서 범인 역시 그러했을 것이고 말이다. 이야기는 연작 단편 형식으로 각각의 사안에 대해 해부와 사인 규명을 반복하며 살인 여부를 확인해 나간다. 병사 가능성이 큰 노인, 지병으로 죽은 것처럼 보이는 베트남 노동자, 오토바이 사고로 현장에서 즉사한 남자, 열중증으로 거리에서 쓰러진 필리핀 여성, 태어난 지 며칠 만에 영아 돌연사로 사망한 아기까지 유족의 반대, 비용 문제 등 사법 해부를 쉽게 할 수 없는 현실적인 벽 앞에서 고테가와와 마코토의 고군분투가 펼쳐 진다.&nbsp;<br><br><br>마코토는 최근 미쓰자키의 상태를 설명했다. 이전이라면 전혀 관여하지 않았을 범인의 상황에 신경 쓰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살해 동기에도 관심을 드러냈다는 것. 쓰쿠바는 설명을 다 들은 후 이해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묘하군. 시신에만 관심 있는 사람이 범죄 자체에 관심을 가지다니."&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311<br>나카야마 시치리의 법의학 미스터리 '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 시리즈'가 세 번째 이야기로 찾아왔다. 1편 &lt;히포크라테스 선서&gt;와 2편 &lt;히포크라테스 우울&gt; 모두 아주 재미있게 읽었는데, 내가 썼던 리뷰를 찾아보니 무려 9년 전이다. 정말 오랜 만에 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 멤버들을 만나게 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법의학계의 권위자 미쓰자키 교수와 자신은 시신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하는 미국인 조교수 캐시, 그리고 연수 차 왔다가 결국 정식 조교가 된 마코토, 그리고 저돌적인 형사 고테가와와 현경 최고 검거율의 신화 와타세까지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법의학 교실에 휴게실이냐며 타박을 줄 정도로 뻔질나게 드나드는 형사 고테가와와 점점 더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한 마코토의 티격태격 콤비 플레이가 너무도 유쾌하고, 귀엽게 느껴져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nbsp;<br>이야기는 총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외국인 노동자의 처우 문제, 인종 차별, 각종 혐오, 법의학 제도의 문제 등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이고, 이들은 죽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낸다. 그것도 부검을 하게 되는 경우에만 가능한 이야기지만 말이다. 죽은 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법의학 교실 팀과 고테가와는 어떤 진실에 도달하게 될까. 특히나 이번 작품에서는 마코토와 고테가와의 케미가 돋보이고, 미쓰자키 교수의 과거가 사건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정말 다작을 하기로 유명한 나카야마 시치리는 음악, 경찰, 의료 등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선보여 왔는데, 개인적으로 우라와 의대 법의학 교실 시리즈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허둥대고 삐걱대던 사이에서 이제 제법 손발이 잘 맞는 관계가 된 마코토, 고테가와 콤비의 활약도 앞으로가 더 기대되고 말이다. 자, 가독성 뛰어난 미스터리를 찾고 있다, 법의학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이 작품을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78/23/cover150/k44213062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782318</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지금 하는 일은 속죄야.  - [투명한 나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69729</link><pubDate>Mon, 24 Aug 2026 22:4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46972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0602&TPaperId=1746972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2/11/coveroff/s83213128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0602&TPaperId=1746972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투명한 나선</a><br/>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위로할 필요 없어.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 굳이 말하자면 지금 하는 일은 속죄야."이 물리학자답지 않은 예민한 말투였다.&nbsp; &nbsp; &nbsp; &nbsp; &nbsp;"......어머님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신가요?""신만이 아시겠지. 아버지 말씀으론 반년 전 흡인성 폐렴에 걸린 이후로 몇몇 장기 기능이 저하된 모양이야."&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27<br>도쿄 인근 바다에서 표류하는 시체가 발견된다. 사십 대 남성으로 추정되었으나 신원을 알 수 있는 물건은 없었고, 뒤에서 총에 맞았으니 자살 가능성은 낮았다. 최근 실종 신고된 인물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는데, 신고한 동거 여성이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당연히 사라진 여성이 사건에 관여한 것처럼 보였으나, 남자의 사망 추정일에 그녀는 교토 여행 중이었다. 함께 간 친구가 있어 증인도, 알리바이도 있다는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구사나기는 수사 과정에서 뜻밖에 오랜 친구인 유카와의 이름을 발견하고,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그는 구사나기의 요청은 단칼에 거절하며, 다른 형태라면 수사에 협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는데... 과연 유카와는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nbsp;<br>이 책으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후반부에 단편 &lt;겹치다&gt;라는 작품이 에필로그처럼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갈릴레오 시리즈 중 장편과 단편이 함께 엮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t;투명한 나선&gt;에서 벌어졌던 사건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여운을 남겨주고,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가지게 만들어 주었다. 대부분의 시리즈가 그렇듯이 전편을 읽지 않더라도 전혀 상관없을 만큼 각각의 이야기가 완결된 구성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 시리즈를 읽어 보지 않았다면 이 작품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괴팍한 학자의 개인사를 통해 수사에 협조할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고, 캐릭터에게 애정이 생긴다면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도 더 재미있게 읽을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nbsp;<br><br><br>나에의 가슴에 북받쳐 올라오는 것이 있었다. 그것을 억누르려고 침을 꼴깍 삼키고 마나부의 눈을 바라보았다.&nbsp;"아까 다른 기회라고 했지? 자세한 사건 설명은 다른 기회에 얘기해 주겠다고. 그럼 나를 또 만나 줄 거니?""물론입니다. 저희는 가족이잖아요." 마나부가 미소를 지으며 뒷말을 이었다. "그렇죠. 어머니?"숨이 멎을 정도로 가슴이 뜨거워졌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42<br>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열 번째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1996년 처음 연재되어 올해 30주년을 맞이했다. 이 시리즈는 경시청 형사가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난제에 부딪힐 때 친구인 대학 물리학 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일명 탐정 갈릴레오로 통하는 물리학자가 과학적 증거와 논리적인 추리를 기반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상식을 초월하는 불가사의한 사건이나 초자연적인 현상 등 비합리적인 것들을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해결해내는 것이 이 시리즈만의 매력이기도 했다. &lt;탐정 갈릴레오&gt;, &lt;예지몽&gt;, &lt;용의자 X의 헌신&gt; 등 시리즈 작품들을 꽤 많이 읽어 왔기에, 이번 신작도 매우 기대가 되었다.&nbsp;<br>특히나 이번 작품은 '유카와 교수와 구사나기 형사 콤비의 활약'이라기 보다 그 동안 유카와가 긴 세월 동안 혼자 끌어안고 살아온 비밀이 드러나면서 "인간 ‘유카와 마나부’를 마침내 발견해 낸 작품”으로서 더욱 의미가 있다. 유카와가 자신의 과거와 얽힌 수수께끼와 마주하는 이 작품에 대해 작가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라며 오랫동안 간직했던 이야기를 비로소 풀어냈다고 말했다. 천재 물리학자가 평생 숨겨 온 비밀이 궁금하다면, 그가 저지른 죄(?)의 정체를 알고 싶다면 이번 신작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냉정하지만 냉소적이진 않은, 인간 유카와'를 발견하게 될테니 이 시리즈를 오랫동안 읽어온 팬이라면 색다른 감회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전해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식에 모두 놀랐을 것 같다. 나 역시 워낙 다작을 하는 작가라 영원히 작품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너무 이른 나이에 별이 되신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작품 집필 중이셨다고 하니 더 마음이 좋지 않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수십 년 동안 읽어온 독자로서 부디 그곳에서는 평안하시길 바래본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2/11/cover150/s83213128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021172</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