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피오나님의 서재 (피오나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13 Jun 2026 15:11:06 +0900</lastBuildDate><image><title>피오나</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694311454137496.jpeg</url><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피오나</description></image><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늘도 달리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 - [달려가는 소설 -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순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31085</link><pubDate>Fri, 12 Jun 2026 18:1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3108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9879&TPaperId=1733108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80/55/coveroff/k41213987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12139879&TPaperId=1733108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달려가는 소설 -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순간</a><br/>김홍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세상에 똑바로 가는 공은 없어요."말을 꺼낸 게 무안해질 만큼 차가운 대답이었다."제발 부탁인데 야구를 인생에 비유하지 마쇼. 축구든 골프든 마찬가지야. 그런 건 전부 쓰잘데기없는 일이라고. 인생에 대해 알고 싶으면 그냥 인생을 제대로 살아."&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김홍, '인생은 그라운드' 중에서, p.29<br>돔 구장 확충을 위한 국민 희망 체육 펀드는 원금 보장과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상품이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사기라는 게 밝혀졌고, 개막전 당일 야구팬들은 경기장 출입구에 붙은 빨간색 가압류 딱지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국 프로 야구는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프로야구 관중수 1300만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야구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김홍 작가의 &lt;인생은 그라운드&gt;에서는 프로 야구가 사라진 세계에서 아무도 하지 않는 야구를 하고 싶어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살면서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한 적도 없고, 항상 뭘 해도 상관없고 안 해도 상관없는 인생이었다. 그런데 야구가 전국민적인 증오의 대상이 되어 버린 세상에서, 자신이 유일하게 하고 싶은 게 야구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사라지는 것을 붙잡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인 아니었다.&nbsp;<br>아무도 하지 않는 야구를 하고 싶어 하는 남자를 비롯해서 쇠락해 가는 탄광촌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역도를 하고 있는 여학생, 익사할 뻔했던 기억 때문에 물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가 우연히 엄마의 수영 강습권으로 수영장에 들어서게 된 여자, 선수가 금메달을 향해 달리는 순간을 취재하기 위해 한파 속에서 골목을 헤매는 인턴 기자, 부상으로 일을 잃은 요가 강사 등 이 책에는 달리고, 버티고, 실수하고, 헤매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길을 찾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스포츠 드라마에 등장하는 화려한 승자들이 아니라, 겉으로 보기에는 별 볼일 없는 평범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 '몸으로 살아 내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지금 발을 뻗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기꺼이 발을 내미는 순간, 멈춰 서고 싶은 순간에도 다시 신발 끈을 묶으며 일어서는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누군가의 삶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이 책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달려가는 우리 모두를, 조용히 위로하고 응원해준다.&nbsp;<br><br><br>내가 무언가 잘못이라도 했을까? 나의 어떤 부분이,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요가를 수련하고 가르치는 이유는 오직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함일 뿐이었다. 자신의 인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텐데, 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 적이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서 안 좋은 일을 맞이하게 될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누군가 나에게 가르쳐 주기를, 이때는 이렇게 하고 저 때는 저렇게 하라고, 그러면 이겨 낼 수 있을 거라고 가르쳐 주기를 바랐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김혜나, '가만히 바라보면' 중에서, p.223<br>창비교육의 테마 소설 시리즈 열다섯 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현직 교사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제자들을 걱정하며,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지표가 되어 줄 작품들을 선별해서 엮어 왔다. '우정'을 소재로 함께 걷는 소설, '가족'을 소재로 끌어 안는 소설, '노동'을 주제로 땀 흘리는 소설, '이별'을 주제로 손 흔 드는 소설 '재난'을 테마로 기억하는 소설, '환경'을 테마로 숨 쉬는 소설 등 다양한 작품들이 나왔었다. 이번에 나온 &lt;달려가는 소설&gt;은 '스포츠'를 테마로 한 7편의 단편 소설을 묶었다. 김홍, 이수정, 김기태, 최아현, 김유담, 장류진, 김혜나 작가가 그려내는 야구, 수영, 역도, 풋살, 볼링, 쇼트트랙, 요가를 소재로 한 삶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nbsp;<br>프로 야구가 사라진 세상에서 아무도 하지 않는 야구를 혼자 하려는 고군분투, 우연히 양도받은 수영 강습권으로 어린 시절 호수에 빠졌던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되는 순간, 들어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버리기 위해서 시작한 역도, 무거운 볼링공을 던지며 죽은 오빠의 삶을 이해하게 하게 되는 경험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스포츠에는 기록과 통계로는 말할 수 없는 부분들이 분명 존재하며, 빛나는 장면들 뒤에는 오늘을 살기 위해 달리고, 헤엄치고, 버티는 몸의 서사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도록 달려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80/55/cover150/k41213987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80553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우리는 무사히 스무 살이 될 수 있을까?  - [너를 미워했던 여름]</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30983</link><pubDate>Fri, 12 Jun 2026 17: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3098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12139299&TPaperId=1733098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7/84/coveroff/k61213929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12139299&TPaperId=1733098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너를 미워했던 여름</a><br/>이로아 지음 / 래빗홀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니, 좋아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모두가 나를 좋아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때로는 미움받고 싶었다. 바라건대 그 미움은 질투와 경외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면 했다. 남들이 상상할 수 없는 사람. 속내를 읽히지 않는 사람. 뒤집어 말하자면, 결코 무엇도 들키지 않는 사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48<br>연제는 친구들의 손금을 봐 주다 선생님의 호출로 갑작스럽게 엄마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혼수상태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는 연제의 엄마는 '무당'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신내림을 받은 적도 없고 모시는 신도 없었다. 연제는 엄마가 진짜 무당이 아니라 빠른 눈치와 유창한 언변으로 일종의 브랜딩을 해 사업을 해온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혼자 집에 있던 연제에게 저 높은 곳에서 희고 노란 불꽃 같은 것이 추락했다. 천사라는 단어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천사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엄마는 신의 심부름꾼이었는데, 주제를 모르고 저지른 실수가 하나 있다. 그것을 찾아 바로잡으면 깨어날 것이다. 그때까지 너에게 네 엄마의 알량한 재주를 빌려주마."<br>천사의 고지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엄마에게 진짜 능력이 있었다니.. 연제는 한번도 엄마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마침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한겸이 반찬을 잔뜩 싸들고 찾아온다. 엄마가 가져다주라고 했다며, 보냉 가방 안에 주황색 반찬 통이 여러 개 들어 있었다. 연제는 우연히 한겸의 과거와 미래에 놓인 죽음의 순간들을 보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여러 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긴 한겸을 지켜온 건 엄마가 써준 부적 덕분이었는데, 그게 바로 '엄마의 실수'였던 것이다. 죽었어야 하는 한겸을 억지로 살려 놓은 대가로 엄마가 쓰러진 거였다. 죽음의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한겸의 운명에 자신과 엄마까지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곧 한겸이 죽으면 엄마는 깨어날 것이다. 연제는 한겸을 죽음에서 구하고 싶다는 마음과 그 죽음에 얽혀 있는 엄마를 향한 마음 사이에서 흔들린다.<br><br><br>세상의 많은 일이 그런 식으로 시작되었다가 그런 식으로 마무리된다는 것을, 내 삶을 오랫동안 지배해 온 일마저도 실은 나와 아무 연관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나를 죽을 듯 괴롭게 만들었던 일의 시작과 끝은 사실 내 손안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한다는 것을, 나는 그때 깨달았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27<br>&lt;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gt;, &lt;귀신 붙게 해 주세요&gt; 등의 작품을 통해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이로아 작가의 신작이다.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기에 열아홉이라는 나이는 너무 이른 것 같기도 하고, 충분한 것 같기도 하다. 친구가 죽는 미래를 보게 되었다면, 그 죽음을 막기 위해 뭐라고 하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날 경우 그에 따른 대가를 반드시 치뤄야 한다면 어떨까. 한겸은 아홉 살때부터 모두가 죽을 것이라 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나곤 했다. 엄마는 매년 한겸에게 부적을 보냈고, 그것이 천사가 말한 '엄마의 실수'였다. 한겸이 지금 나이가 될 때까지 몇 번이나 되살아나며 죽음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던 것은 엄마가 멀리서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쓰러진 지금, 한겸에게는 더 이상 엄마의 부적이 없다. 그러니 연제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었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한겸은 자신의 운명에 잡아먹히고, 엄마가 다시 깨어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되는 걸까.&nbsp;<br>일어났어야 하는 일이 일어나도록 운명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경우의 수. 운명대로 돌아갔을 세상. 일찍이 정해진 대로 펼쳐졌을 미래. 그저 가만히 있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선택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연제가 느끼는 원망과 미안함, 애정과 후회가 뒤섞인 마음을 고스란히 함께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과연 연제와 한겸은 엇갈린 운명을 바로잡고 무사히 스무 살을 맞이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죽음을 미리 본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이 지극히 현실적인 배경 속으로 잘 녹아들어 섬세한 심리 변화를 따라가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였다. 미안하다고 말할 수 없어 미워해야만 했던, 상처를 감추기 위해 서로를 밀어낼 수밖에 없었던, 서툴지만 순수했던 열아홉의 여름방학을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7/84/cover150/k61213929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78450</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케이팝이라는 낙관.  - [펑펑 - 나를 울리고 너를 배반하며 이룩되는 케이팝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7992</link><pubDate>Wed, 10 Jun 2026 23:3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799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9973&TPaperId=1732799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1/89/coveroff/k91213997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139973&TPaperId=1732799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펑펑 - 나를 울리고 너를 배반하며 이룩되는 케이팝 이야기</a><br/>복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흔히 케이팝 문화를 ‘환상을 사고파는 일’에 비유한다. 케이팝은 나의 현실인데 왜 환상이라는 건지 토를 달고 싶지만…… 또 그것만큼 케이팝을 관통하는 비유는 없다. 먼저 아이돌 멤버의 입장에 서보자. 그들은 콘서트에서, 공개방송에서, ‘버블’에서 팬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얼굴도 사연도 모르는 ‘여러분’을 어떻게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건데?... 아이돌을 향한 팬의 사랑이 환상이라는 건 더 말할 것도 없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53~54<br>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덕질'은 삶의 활력소가 되어 준다. 물론 그것은 마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산을 탕진하게 하고, 집 안 곳곳의 공간을 침범해 가족들의 눈총을 받게 하고, 잠잘 시간을 줄여가면서 몰입하게 만들어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니 덕질의 대상이 나를 구원하러 온 것인지, 망치러 온 것인지 헷갈리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 잠시라도 행복했다면, 그래서 그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는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아닐까. 덕질의 대상은 각자 취향에 따라 무궁무진하지만, 지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케이팝일 것이다.&nbsp;<br>이번에 만난 책은 케이팝을 바라보는 가장 내밀하고도 뜨거운 시선을 보여준다. &lt;아무튼, 예능&gt;이라는 책으로 만났던 복길이 6년 만에 펴내는 신작 산문집이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2023년부터 3년간 〈씨네21〉에 연재한 ‘슬픔의 케이팝 파티’에 음악을 듣고 현실을 살아내며 벼린 최신의 사유를 더해 완성되었다. 저자는 케이팝 디제잉 공연 ‘슬픔의 케이팝 파티’의 기획자이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이 책은 케이팝 덕질의 지극히 개인적인 연대기이기도 하지만 대중문화 비평서에 가까운 수준높은 통찰도 함께 보여준다. 1990년대부터 2020년대에 이르기까지 케이팝 역사에 이름을 남긴 케이팝 아티스트와 그들의 곡을 아우르는 구성으로 되어 있어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nbsp;<br><br><br>케이팝을 버거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대다수의 어른이 그럴 것이다. 케이팝은 아이돌이 입은 옷소매 끝자락의 날림까지 미리 계산하는 기획의 음악이다. 그들은 투자와 성과에 민감하기에 언제나 총력전을 펼치고, 그로 인해 우리는 대화나 설득이 아닌 압도되는 방식으로 케이팝을 받아들여야 한다. 어른에겐 피로를 느끼는 레이더가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도 나를 피곤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리고 몸을 사린다. 케이팝은 그래서 어른의 음악이 될 수 없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80<br>케이팝 문화는 환상을 사고 파는 일이다. '환상을 사고파는 일'은 거짓말로 유지된다. 아이돌과 팬은 '우린 서로를 사랑하며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라는 피상적인 합의 위에서 관계를 맺는다. 대다수 케이팝 팬은 이 합의를 믿고 따르지만, 그들 중 일부는 왜 그래야 하느냐며 저항한다. 그렇게 케이팝은 사랑과 집착, 믿음과 맹신 사이를 줄타기하는 음악이다.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허공이니 우리는 늘 날카롭고 예민하다. 아이돌은 그 환상이 깨지지 않아야 먹고살 수 있으니 어떻게든 자신의 진짜 욕망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팬은 거기에 같이 장단을 맞추지 말고 계속해서 내 욕망을 추구해야 한다. 팬들은 케이팝의 주체이자 객체다. 아이돌을 향한 사랑으로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들의 성공을 위해 발벗고 나서지만, 동시에 산업이 설계한 판 위에서 움직인다.<br>저자는 줄곧 케이팝의 즐거움을 예찬하면서 동시에 케이팝의 유해함도 지적한다. 지극히 내밀하고 개인적인 경험을 풀어내면서, 케이팝이라는 산업 전체를 통찰하기도 한다. 대중문화 전반에 걸친 폭넓은 지식을 토대로 케이팝을 현상이자 문화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과 동시에 케이팝을 들으며 가슴을 치고, 눈물을 흘렸던 역사를 털어놓는다. 기쁠때, 외로울때, 사랑에 실패했을 때, 사랑에 빠졌을 때도 노래 가사가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와 닿았던 적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아이돌 콘서트에 가고, 팬클럽에 가입하고, 방송을 챙겨보며 투표를 한 적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케이팝은 일상 속 시간을 함께한 추억이자 기억이다. 오늘도 운동을 하며, 출근을 하며, 케이팝을 듣고 있는 당신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애정과 애증 사이, '케이팝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를 위한 이야기를 만나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1/89/cover150/k91213997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1897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악마가 주최하는 크리스마스 파티!  - [빅토리안 사이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7917</link><pubDate>Wed, 10 Jun 2026 22: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791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139974&TPaperId=173279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10/coveroff/k33213997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32139974&TPaperId=1732791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빅토리안 사이코</a><br/>버지니아 페이토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나는 언제든 원할 때면 이 아이들을 죽일 수 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이 느낌이 참 재미있다. 무거운 돌덩이를 집어 아이들의 두개골을 내리찍을 수도 있고 계단에서 밀어버릴 수도 있다. 칼날에 묻은 버터를 면앞치마에 슥 닦아내듯 이 땅에서 매끄럽게 제거해버릴 수 있다. 참으로 매혹적이지 않은가. 인간은 원하는 대로 서로를 치명적으로 해칠 능력이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하지 않기로 선택한다는 그 사실이.&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49<br>크리스마스를 세 달 앞두고, 거대한 엔저 저택에는 새 가정교사가 도착한다. 중세시대에 지어진 엔저 저택에서 위니프레드 노티가 할 일은 게으르고 버릇없는 두 아이에게 프랑스어와 바느질을 가르치고, 잠자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시간 엄수의 중요성이나 예의를 알려주는 것이다. 이 저택에는 그 동안 가정교사들이 꽤 많이 왔다가 그만두었다. 그 이유가 아이들 때문인지, 고용주인 파운즈 부부때문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세 달 안에 이 집 안 사람들은 모두 죽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곳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nbsp;<br>겉모습만 보면 빅토리아 시대 숙녀다운 품위를 유지하는 가정교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위니프레드 노티의 내면에는 오래 억눌려 있던 어둠이 있었다. 누구나 자기 안에 악마를 하나씩 가지고 있겠지만, 대부분 그걸 길들이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일그러진 욕망과 폭력적인 충동을 드러낸다. 상냥하게 히죽 웃으면서 머릿속으로는 끔찍한 상상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녀는 열여섯 살 때 처음으로 자신에게 두려움이란 감정이 결핍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눈물은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여태껏 어떤 상황에서도 울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자신에게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 자신의 '장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두려움이 없기에 어떤 짓도 저지를 수 있으니까. 양심의 가책이나 타인의 시선에 대한 걱정따위는 해본 적이 없으니까. 현대적인 의미에서 완벽한 사이코패스라고 할 수 있겠다.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 사이코패스라니.... 작가는 대체 어떤 캐릭터를 창조해낸 것일까.&nbsp;<br><br><br>노동하는 남자와 여자들은 통속적인 싸구려 소설을 찾아 다닐 것이다. 내가 저지른 살인에 대한 섬뜩한 묘사는, 최악의 끝을 궁금해하는 집요한 병적 호기심의 소유자들을 달래줄 것이다. 동전 한 닢의 여유도 없는 어린 노동자들은 딱지 앉은 손으로 번 돈을 각출해 얇고 더러운 소책자를 사서 돌려가며 읽을 것이다. 골상학자들은 내가 귀족이었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소녀들은 그들도 살인을 꿈꿀 수 있다는 걸, 살인이 남자들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걸 배우게 될 것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70<br>어떤 상황에서도 죄책감이나 도덕적 고뇌를 하지 않는 주인공의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라 쉽게 공감이나 이해를 하긴 어렵다. 그래서 분량이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잘 읽히지 않는 편이었는데, 또 생각해보면 독자들이 주인공에게 곡 감정이입을 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기도 하다. 심리적으로 한 걸음 떨어져서 읽는다면 '불편한 이야기에서 야릇한 해방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피비린내 나는 장면들에서조차 유머러스한 독백을 툭툭 내뱉으며 분위기 전환을 시켜주는 것이 이 독특한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더해주는데,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던 광기로 가득찬 사악한 주인공 캐릭터였다.&nbsp;<br>클라이막스의 무시무시한 살인 장면은 그야말로 그로테스크했다. '화려한 발레 무대에서 몸을 휘두르고 팔다리를 뻗고 머리를 홱홱 돌리는 장면처럼' 연출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들의 내장이 한 줌의 장미 꽃잎처럼 허공으로 흩뿌려진다'는 지문에서 완벽한 광기가 느껴져서 오싹해졌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의 비명이 마치 교향곡의 경쾌한 합창처럼 울려 퍼지는 이 장면은 압도적인 여운을 남겨 준다. 이 작품을 원작으로 영화도 만들어져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는데, 영상화된 버전은 더 음산하고 오싹할 것 같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 버지니아 페이토는 ‘고딕 블랙코미디의 마녀’라고 불린다. 블랙코미디와 심리 스릴러를 결합한 이 작품은 그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긴장감 넘치는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가다가 광기를 걷잡을 수 없이 터뜨려버린다. 이 작품은 악마가 건네는 일종의 크리스마스 파티 초대장이기도 하다. 대프니 듀 모리에, 셜리 잭슨,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놓치지 말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2/10/cover150/k33213997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2104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우리를 구하는 호명의 관계학! - [이름의 빈자리에 - 괴물, 여성, 망자, 호명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6690</link><pubDate>Wed, 10 Jun 2026 10: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669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9096&TPaperId=173266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1/12/coveroff/k6721390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72139096&TPaperId=1732669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름의 빈자리에 - 괴물, 여성, 망자, 호명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a><br/>권혁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몰랐던 것을 알게 된 자의 서늘한 뒤통수, 내가 살던 세상이 얼마나 이상한가를 처음 깨닫는 긴장한 목덜미, 내가 알던 모든 말들이 왜곡되었다는 걸 알게 된 뜨거운 정수리. 무엇보다 이름을 가지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을, 법열로 들끓고 있을, 보이지 않는 두 개의 눈동자. 소리 없는 아우성처럼, 델 것처럼 뜨겁고도 차가운 그 장면을 보면서 저 큰딸만큼이나 조용히 그러나 머리에서 번개가 치듯이 놀랐던 어느 날이 떠올랐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4~25<br>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창조해낸 괴물에게 '이름을 만들어 주지 않았다. 괴물은 왜 자신을 태어나게 했느냐고, 왜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왜 이름도 주지 않았느냐며 자신의 고독한 삶에 대해 토로한다. 이 작품을 쓴 메리 셸리는 여성 작가의 창작 활동이 자유롭지 않았던 시대였기에 자신이 온 힘을 다해 쓴 글임에도 익명으로 책을 출간해야 했다. '이름조차' 받지 못했던 괴물의 운명과 자신의 '이름 없이' 책을 펴낼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운명은 묘하게 겹쳐진다. 이번에 만난 책은 이렇게 이름을 빼앗긴 존재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nbsp;<br>마거릿 애트우드의 &lt;시녀 이야기&gt;에서 길리어드의 권력층 남자들은 시스템을 이용한 신원 조회를 통해 가임기 여성들을 잡아 와 시설에 가둔다. 아기가 잘 태어나지 못하는 곳에서 임신 능력을 가진 여자라면 귀중한 존재지만, 그들은 소중하니까 통제해야 한다는 논리 아닌 논리를 가지고 있다. 시녀로 분류된 여자들은 지난 삶의 인간관계 전부와 평생 쓰던 이름을 빼앗긴다. 새 이름은 아기 없는 높은 계급의 불임 부부에게로 파견, 배치되면서 주인 남자 이름 앞에 전치사 '오브'만 붙은 것이다. 그들의 유일한 임무는 임신과 출산이다. 사람에게 '오브'를 붙여 소유물로 지칭한다는 작명 시스템이 오싹해지는 작품이었다. 시녀들은 그야말로 저주받은 이름의 지옥에 갇히게 된 것이다. 시녀들에게 이름이란 뺏어도 되고 지워도 되고 바꿔도 되는 것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작품이었다.&nbsp;<br><br><br>그녀는 밤마다 이름을 외던 원수들을 찾아가 어떤 다른 이의 얼굴로 자유자재 변환해서 단호하게 처단한다. 아리아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가, 누군가의 얼굴이었다가, 얼굴 없는 자가 되었다가, 여러 얼굴을 가진 자가 되었다가,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된다.&nbsp;“너는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었다.”&nbsp;마침내 스승이 말하던 그 순간, 정확하게 자신의 이름으로 돌아온다. 아무도 아닌 자가 되어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지을 수 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08<br>이 책은 프랑켄슈타인 속 이름없는 괴물부터 소유격 전치사로 이름 붙여진 여자들이 등장하는 &lt;시녀 이야기&gt;, 영화 &lt;윤희에게&gt;, &lt;허공에의 질주&gt;, &lt;콜 미 바이 유어 네임&gt;,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를 외치는 김소월의 시 등 장르를 넘나드는 20편의 작품 속 '무명의 존재'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해준다. 괴물, 여성, 망자... 이름 없는 존재와 호명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한 사유는 한때 나를 스쳤던 이름들과 서로를 부르는 우리의 이름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어 주었다. 내가 호명하며 살아가는 이름들, 함부로 붙여진 이름, 빼앗긴 이름, 금지된 이름, 부르지 못한 이름, 부르면 안 되는 이름, 부르다 내가 죽을 이름, 내가 지은 내 이름, 남이 부르는 내 이름.... 우리의 이름들이 떠도는 빈자리에 내려 앉은 마음과 허공에 뜬 목소리.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게 남아 있는 이름들을 소리 내어 불러보고 싶어진다.&nbsp;<br>초등 학교 시절에 같은 반에 나랑 이름이 같은 친구가 있었다. 평범한 이름이라 그런지 가끔 그런 경우가 생기곤 했는데, 그럴 때면 단순하게 키에 따라 큰00, 작은00라고 부르곤 했다. 키가 커서 늘 뒷자리에 앉고 했던 터라 난 큰00이었는데, 어릴 때는 그게 그렇게 싫었다. 왜 재는 이름이 나랑 같아서 이렇게 불리도록 상황을 만든 걸까 싶었던 거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고 보니, 사회에서 마주하게 되는 이름이 같은 사람이 참 반갑게 느껴졌다. 어른이 되고 보니 성까지 같은 경우는 잘 없었고, 아주 가끔 성은 다른데 이름이 같은 사람이 있었다. 그것만으로 그냥 친밀감이 생기는 느낌이랄까. 이름이란 참 이상한 관계성을 부여하는 구나 싶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이름은 내 존재를 일컫는 고유명사이다. 우리는 그 이름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고유한 개별성과 특별한 관계성, 사회적 맥락이 모두 교차하는 것이 바로 이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사람과 사람을 닿게 만들고, 서로를 구별하고 기억하게 만드는 '이름'들이 떠도는 빈자리를 만나보자.&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1/12/cover150/k6721390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11242</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베르나르 베르베르 유니버스의 기원! - [아버지들의 아버지 1]</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6562</link><pubDate>Wed, 10 Jun 2026 09: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656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755&TPaperId=1732656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3/26/coveroff/893292575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755&TPaperId=1732656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버지들의 아버지 1</a><br/>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나는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나의 입을 다물게 하려고 애쓸 것이다. 내가 알아낸 비밀이 너무 성가시기 때문이다. 내가 비밀을 공개하면 기존의 모든 주장들이 무너지면서 학계 전체가 난처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건 진리의 문제다. 진리에 맞서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진리를 아무리 물속에 처박으려 해도 결국엔 다시 물위로 떠오르고 말 것이다. 그래서 그대, 이 글을 읽는 그대에게 나를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1권, p.57<br>저명한 고생물학자 아제미앙 교수가 자신의 집 욕조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범인의 자취도, 침입한 흔적도 없었다. 살인자는 준비된 흉기가 아니라 범죄 현장에서 대용물을 구했다. 범죄 수법이 여러 가지 점에서 동일한 사건이 벌써 다섯 번째였다. 그렇게 수사는 시작되자마자 종결되었다. 살인 사건에 관심을 둔 것은 마침 위층에 살던 기자 뤼크레스 넴로드였다. 신참 기자인 그녀는 이 살인 사건이 경찰이 생각하는 것처럼 부랑자의 소행이 아니라 누군가 교수의 입을 막고 싶어 하는 자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기원에 관해 연구하던 교수가 어떤 비밀을 발견해 세상에 알릴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부장은 전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주제가 아니라며, 취재를 허락하지 않는다.&nbsp;<br>하지만 그녀는 이 사건의 중요성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왜, 어떻게 인간이 이 지구상에 나타났는가, 에 대한 인류의 기원을 밝히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말이다. 결국 한 선배가 그녀에게 &lt;과학부의 셜록 홈스&gt;라는 별명을 가진 은둔 기자 이지도르 카첸버그를 소개해준다. 하지만 기사를 안 쓴 지 적어도 10년은 되었고, 탑처럼 생긴 건물에서 은둔 생활 중이라 그녀의 이야기에 관심을 둘 지는 알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함께 살인 사건의 전말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살인 사건을 넘어, 인류가 오만하게 쌓아 올린 역사와 과학적 업적, 언론과 산업계의 추악한 기득권을 뒤흔드는 음모의 서막이었다. 과연 교수는 무엇을 알게 되었기에 살해당한 걸까. 그는 인류 진화의 비밀을 풀어 줄 마지막 퍼즐을 완성시켰던 걸까. 300만 년 동안 감춰져 있던 미싱링크를 둘러싼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nbsp;<br><br><br>「뭔가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세계를 진보시킨다고 생각지 않으세요?」뤼크레스의 느닷없는 질문에 이지도르가 대답했다.「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걸 겁니다. 자기들이 살고 있는 체제에 만족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체제를 문제 삼을 이유가 전혀 없지요. 따라서 그것을 변화시킬 이유도 없는 거고요......」그는 큰 칼을 사용하여 길을 틔우며 활기차게 걸어가고 있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2권, p.58<br>지금으로부터 700만 년 전에 등장한 인류의 조상은 강한 신체도, 날카로운 이빨도, 몸을 보호해 줄 털도 없는 벌거숭이로 약한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인류가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류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살아 남게 된 걸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최초의 인류에 대해 놀라운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이 책은 이 세 가지 질문에서 시작된다. 최초의 인간은 언제 나타났을까. 일반적으로 현생 인류과 그 조상 사이에 존재한다고 가정되는 중간 단계의 존재를 가리켜 '미싱 링크'라고 한다. 진화의 어느 한 단계에 존재했다고 가정될 뿐 실제로는 화석이 발견되지 않은 생물종 일반을 뜻한다. 그런데 한 고생물학자가 오랜 연구 끝에 무시무시한 비밀을 발견하게 된다. 미싱 링크, 빠진 고리라고 부르는 그것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위대한 발견을 공개한들 사람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을 아연실색게 할 비밀이므로, 모두들 전혀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시켜야 한다. 물론 그것 또한 결코 쉬운 일은 아닐 테니만 말이다.&nbsp;<br>어떻게 지구에는 이렇게나 많은 생명이 존재하는가? 생명의 기원과 진화는 어떻게 시작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끊임없이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해 왔고, 그에 대한 대답은 우주의 기원에서부터 생명의 출현과 인류의 진화로 이어지며 다양한 영역에서 나름의 결론을 내려왔다. 하지만 이 지구상에 전무후무한 문명을 구축한 현생인류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궁금한 점들이 많다. 이 작품은 우리의 그러한 궁금증에 소설로 대답을 들려준다. 과학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우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해가면서 말이다. 그것이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가지고 있는 힘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현대의 정밀한 추리극과, 수백만 년 전 평원에서 생존을 도모하던 원시 인류의 나날을 교차 진행시키며 긴장감 넘치는 서사를 보여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많은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기발한 상상력과 방대한 철학, 그리고 과학적인 정보들이 어우러져 한 편의 거대한 세계를 구축해내고 있다. 출간된 지 이십 년이 넘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롭게 읽히는 작품이라니 놀라웠다. 개정판이 나오면서 표지뿐만 아니라 판형도 달라졌는데, 실제로 보면 상당히 아름답다. 손에 잡히는 그립감이 딱 좋은 비율이어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도 딱 좋다. 새로운 장정과 판형으로 만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유니버스의 기원을 놓치지 말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3/26/cover150/893292575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32612</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옛날이야기속 다시 쓰는 여성 서사! - [우리, 메아리처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2540</link><pubDate>Sun, 07 Jun 2026 23: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254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720&TPaperId=1732254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6/78/coveroff/89329257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720&TPaperId=1732254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우리, 메아리처럼</a><br/>앤절라 미영 허 지음, 임슬애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어머니랑 언니 없이 나 스스로 알아낸 사실이지. 패턴을 살펴보고는 몇 세대 전에 기록된 나의 운명을 읽어 냈지. 너랑 나, 우리는 삶이 흔해 빠진 옛날이야기로 전락해 버린 여자들의 후손이야. 우리는 메아리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그들의 삶을 살지만, 그 위대함은 닮지 못해. 어리석은 비극만 반복할 뿐이야. 우리는 그들의 삶에서 그것밖에 기억하지 못하니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95<br>여섯 달 내내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이어지고 있는 남극와 과학 기지, 입자 물리학자 엘사는 40시간 동안 잠을 못 자고 있었다. 불면으로 인해 신경이 잔뜩 곤두서고 불안한 상태였다. 엘사는 박사 후 과정 중인 물리학자로 이번에 벌써 세 번째 남극행이었다. 이곳에서 엘사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의 구성 요소인 중성 미자를 관측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었다. 그녀에겐 과학이 일종의 생존 수단이었다. 과학은 어머니가 이해할 수 없는 언어였기 때문에, 자신이 어머니를 거부하고 어머니의 거짓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부모님은 한국에서 이민했고, 그녀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이민자로 자라왔다. 어머니가 들려주는 한국 설화 속 여자들의 비극과 집안의 저주로부터 벗어나려고, 그것과 가장 멀리 있는 과학 속 합리와 실증 속에서 살아가기로 한 거였다.&nbsp;<br>엘사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그곳에서 자신처럼 빨간 옷을 입고 긴 머리카락을 바람에 휘날리며 서 있는 여자를 발견한다. 함께 일하게 된 몽골 출신의 대학원생 사샤였다. 그런데 엘사는 그 여자에게 친밀감과 거리감을 동시에 느끼며, 마치 전생이나 후생에서 만났던 것 같은 어떤 익숙함으로 불안한 감정이 들기 시작한다. 이해할 수 없는 불안함은 오랜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로 인한 것일까. 아니면 샤사가 오래 전 어떤 인연으로 만났던 사람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일까. 엘사는 사샤가 운전하는 설상차를 타고 이동하며 생각한다. 사샤는 잊힌 과거에서 온 신비로운 인물이 아니라 그저 지금 내곁에 있는 아름다운 몽골 여성이라는 현실이라고. 눈과 바람으로 인한 화이트아웃 현상으로 사위가 새하얗기만 해서 앞을 가늠할 수 없었다. 그리고 빙판에 균열이 생기듯 떠오른 기억으로 인해 주어진 운명으로부터 마냥 도망칠 수는 없음을 깨닫게 된다.&nbsp;<br><br><br>「무섭지만 좋아하는 거잖아요?」내가 물리학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것이 나를 인간으로, 시시하면서도 기적적인 존재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거대한 세상에서 우리 어머니의 불행은 미미하다. 역사가는 개개인의 생애를 넘어 문명과 시대의 탄생, 죽음을 고민하고, 물리학자들은 우주적 규모의 시간을 고민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은하계에서 온 별 부스러기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의 죽은 몸 한 조각은 부패하여 헬륨이 되고 다시 우주를 가로질러 여행할 것이다. 감사한 마음이다. 경이롭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428~429<br>엘사의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 여자들은 하나같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며 파멸했다. "우리는 삶이 흔해 빠진 옛날이야기로 전락해 버린 여자들의 후손이야. 우리는 메아리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그들의 삶을 살지만, 그 위대함은 닮지 못해. 어리석은 비극만 반복할 뿐이야." 라고 어머니는 말한다. 종을 칠 때 '에밀레, 에밀레' 하는 소리가 아이 울음 소리, 혹은 아이가 어머니를 부르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에밀레종에는 설화가 있다. 제작 과정에서 스님이 꿈을 꿨는데, 종에 작은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했고, 실제로 아이를 청동을 끓이는 쇳물에 넣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리고 아버지를 위해 물속으로 뛰어든 심청의 이야기와 나무꾼에게 옷을 빼앗겨 하늘나라로 돌아가지 못한 선녀의 이야기 등 옛날이야기 속 여자들은 모두 어떤 목적을 위해 희생되어야만 했다.&nbsp;<br>이 작품의 원제는 〈포클론Folklorn〉으로, 가족의 고독, 문화적 증후군, 가족에게 갇힘을 의미한다. 작가는 불합리한 세계로부터 벗어나고자 도망쳐왔음에도 결국 자신이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세대가 거듭하면서 되풀이되는 비극을 그리고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앤절라 미영 허는 어릴 적 듣고 읽은 한국 설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이 작품에서는 신화와 과학 사이를 오가며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자 앞으로 나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독창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분량이 꽤 많은 편인데다 이민자의 삶과 역사, 인종과 정체성 문제들까지 복합적으로 담겨 있어 수월하게 읽히는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동안 만나온 어떤 여성 서사보다도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이야기였고,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이주자의 삶과 정체성을 그린 디아스포라 문학으로서도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 어디서도 만나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의 디아스포라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을 위한 우아하고 매혹적인 이 작품을 놓치지 말자!&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6/78/cover150/89329257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567862</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잊히는 것들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마법! -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2324</link><pubDate>Sun, 07 Jun 2026 22: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232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8539&TPaperId=1732232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49/36/coveroff/k15213853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8539&TPaperId=1732232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일요일에 잊힌 사람들</a><br/>발레리 페랭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노인들은 도망치지만 어디로 갈지 모른다. 그들은 예전으로 돌아가는 길을 잊었다. '그들의 집'은 다달이 오르탕시아 요양원의 거주비를 대느라 매물로 나왔다. 그들의 정원은 텅 비고, 그들의 고양이는 다른 곳으로 보내졌다. 이제 그들의 집은 그들의 기억 속에서만, 그들 각자의 서가에서만 존재한다. 나는 그 각각의 서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나를 가슴 아프게 하는 건 오전 10시만 되면 출입구에 모여들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하는 중앙 현관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이다. 그들은 기다린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62~63<br>프랑스 동부 시골 마을의 숲 가장자리에 있는 오르탕시아 요양원에는 최근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누군가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그러니까 일요일에 면회객이 하나도 없는 노인들의 가족에게 전화해 그들이 죽었다는 거짓 소식을 알린 것이다. 작년 12월 25일에 시작된 이 일은 이후 다섯 번이나 반복되고 있었다. 전화를 받은 가족들이 장례를 치르기 위해 요양원에 도착하면, 영면해 있어야 할 집안의 어른이 예기치 않은 자손의 면회에 행복해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다. 전화를 받은 가족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동안 한 번도 면회를 온 적이 없다는 것이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각각의 면회 횟수를 헤아린 뒤 전화를 돌린 것처럼 말이다.&nbsp;<br><br><br>스물한 살 쥐스틴은 오르탕시아 요양원에서 삼 년째 일하고 있는 요양 보호사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고 조부모 손에 자랐다. 사촌인 쥘의 부모도 함께 사고를 당했기에 남동생처럼 같이 조부모와 가족을 이루고 살았다. 쥐스틴은 낮에는 요양 보호사로 일하고, 밤에는 노인들의 두런거림 속에서 책을 읽고, 토요일 밤이면 클럽에 가서 춤을 춘다. 쥐스틴은 요양원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19호실 할머니 엘렌이다. 사람들은 아흔이 넘은 엘렌을 '바닷가의 여인'이라고 부른다. 하루종일 바닷가 파라솔 밑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엘렌은 쥐스틴에게 자신의 모든 삶을 들려주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엘렌의 말수가 줄었다. 마치 삶이라는 노래가 음반의 끝에 이르러 볼륨이 줄어드는 것처럼.&nbsp;<br><br><br>그동안 그녀는 이 순간을 수천 가지 상황으로 상상해왔다. 낮에, 밤에, 저녁에, 겨울에, 정오에, 일요일에, 여름에. 하지만 그녀가 카페 밖에 있고 그가 안에 있는 이런 상황은 결코 상상하지 못했다. 카페 문을 미는 것이 그가 아닌 그녀가 되리라는 것은. 그녀는 자신이 달려가 그의 품에 안기면 그가 그녀를 안아 올려 빙 돌리고, 그 순간 모든 것이 폭발하여 찬란한 광휘와 환희가 분출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왜 항상 우리가 기대하는 일들은 우리가 그것을 더 이상 기대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것일까? 왜 모든 것이 결국 타이밍의 문제일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08~309<br>&lt;비올레트, 묘지지기&gt;라는 작품으로 만났던 발레리 페랭의 데뷔작이다. &lt;비올레트, 묘지지기&gt;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 어느 작은 마을의 묘지지기인 한 여성의 삶과 묘지를 찾는 이들의 추억을 섬세하고 다정하게, 시적이면서도 우아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다. 과거와 현재, 죽은 자와 산 자의 삶이 교차되고, 빛과 어둠이, 부재와 존재가 한데 어우러져 놀랍도록 아름다운 마법을 보여줘 정말 좋아했던 작품이다. 이 책이 프랑스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켜, 데뷔작 또한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되어 전 세계적으로 15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읽어보니 과연 '역주행'이 될만한 너무 멋진 작품이었다. &lt;비올레트, 묘지지기&gt;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상실과 슬픔, 고통과 기억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nbsp;<br><br><br>엘렌과 특별한 우정을 나누는 쥐스틴은 그녀의 삶을 파란 공책에 받아 적는다. 이야기는 과거 엘렌의 삶과 현재가 교차 서술된다. 난독증을 앓던 엘렌은 뤼시앵을 만나 열여섯 살에 처음으로 글을 익히게 된다. 점자책을 통해서 알파벳을 만지면서 익히게 된 것이다. 그녀는 비로소 태어나는 기분, 숨 쉬는 법을 배우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단어들이, 문장들이 다가오면서 그녀의 삶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독서가 빗장을 풀어 그녀의 몸짓과 행동까지 완전히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전쟁을 겪으며 파란만장했던 엘렌의 삶과 함께 그녀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쥐스틴의 현재 삶도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쥐스틴은 우연히 부모의 교통사고에 정황상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단순한 사고인줄 알았는데, 경찰이 수사를 벌였던 사건이었다는 거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쥐스틴에게 대체 뭘 숨기고 계신 걸까. 그렇게 요양원의 거짓 부고 사건과 쥐스틴의 과거 부모님 사고에 대한 미스터리와 엘렌의 이야기에 얽혀 있는 비밀이 차곡차곡 쌓여 가면서 아름답고도 슬픈 서사가 펼쳐진다.&nbsp;<br>흔히 노인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고들 한다. 한 사람이 살아온 삶에는 그많큼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도서관 서가마다 수많은 책들이 각기 다른 이야기와 경험을 담고 있듯이 말이다. 지금의 세대가 겪지 못했던 시간 속에서 개인의 역사뿐만 아니라 사회의 그것 또한 함께 살아 있다. 그래서 노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쥐스틴의 마음이 참 예쁘게 느껴졌다. 쥐스틴은 모두에게 두 가지 삶이 있는 법이라고, 생각한 대로 말하는 삶과 말이 침묵 뒤로 사라지는 다른 삶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세상에서 잊혀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삶의 끝자락에서 여전히 반짝이는 기억들을 놓치지 말자.&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49/36/cover150/k15213853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493605</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여성 과학자들을 만나다! - [Who? 마리 퀴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0065</link><pubDate>Sat, 06 Jun 2026 14: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2006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7252&TPaperId=1732006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02/8/coveroff/k57213725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137252&TPaperId=1732006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Who? 마리 퀴리</a><br/>이숙자 지음, 스튜디오 청비 그림,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다산어린이 / 2026년 04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br>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개정판으로 출간된 &lt;who? 사이언스&gt; 시리즈!&nbsp; 물리, 화학, 생물, 환경부터 첨단 컴퓨터 공학까지 기술로 세상을 발전시킨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이언스' 시리즈에서 이번에 골라본 것은 눈에 띄는 여성 과학자들이다.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인 마리 퀴리와 침팬지와 친구가 된 세계적인 동물학자 제인 구달이다. 학습 만화를 통해 인물의 삶을 이해하고, 통합 지식 플러스 코너를 통해 다양한 배경지식과 상식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다.&nbsp;<br><br><br>이 시리즈는 다양한 직업군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장점인데, 각 책의 후반부에는 진로 탐색 워크북을 구성해 인물의 직업 세계를 이해하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해볼 수 있다. 이번에 만난 두 책을 통해 동물학자와 화학자라는 직업의 세계에 대해 배워 보았다.&nbsp;<br>어릴 때부터 동물을 사랑했던 제인 구달은, 늘 아프리카에서 동물을 연구하는 꿈을 잃지 않았고, 결국 아프리카로 향해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최고의 침팬지 연구자가 되었다. 제인 구달이 꿈을 키워 가는 과정을 만화를 통해서 만나보고, 동물과 관련된 직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훌륭한 동물학자가 되기 위한 준비는 무엇이 있는지 배워보았다. 다양한 자연을 체계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이 소개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가보기로 했다. 통합지식 플러스 코너에선 제인이 어린 시절 만났던 동물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녀에게 영향을 준 인류학자와 자연학자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침팬지와 비슷한 고릴라, 오랑오탄 등 유인원을 연구한 학자들에 대한 정보도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nbsp;<br><br><br>호기심이 집중력이 대단했던 소녀 마리 퀴리는 빼앗긴 나라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어머니마저 잃었다. 대학에 가서 좋아하는 과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가난과 차별에 부딪혔다. 스물입곱이 되어서 마리는 서른다섯의 피에르 퀴리라는 프랑스 과학자를 만나게 된다. 그는 이미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루어 널리 알려진 과학자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은 서로가 많이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은 함께 과학의 길을 걷고자 했고, 부부 과학자로서 연구를 해나간다. 방사성 원소를 발견하고, 방사능 연구의 문을 연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마리는 차별과 어려움 속에서도 결국 세계적인 과학자가 된다.&nbsp;<br>마리는 1911년에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한 업적을 인정받아 노벨 화학상을 탄다. 마리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노벨상에 대해서, 그리고 노벨 화학상을 탄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아 보았다. 화학과 관련된 직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보고, 세상을 놀라게 한 여성 과학자들에 대해서도 더 깊이 알아보는 시간이었다.&nbsp;<br><br>who? 사이언스 시리즈에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찰스 다윈, 마리 퀴리, 리처드 파인먼, 칼 세이건,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앨런 튜링 등 40명의 인물을 만나볼 수 있다.&nbsp;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손꼽히는 리처드 파인먼, &lt;코스모스&gt;라는 책으로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던 칼 세이건에 이어 이번에 마리 퀴리와 제인 구달을 만나보았다.&nbsp;<br>who? 시리즈만의 독보적인 장점은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독후활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문해력도 기를 수 있고, 다양한 영역의 통합 교육도 가능하다. 진로 탐색 워크북을 통해 인물의 직업 세계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독후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꿈을 찾고 이루어 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nbsp; 진로 문제는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도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제대로 된 역할 모델이 있다면 스스로 꿈꾸고 미래를 계획하는 데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수 있다. 자신의 진로와 흥미에 대해 주체적으로 탐색하게 되는 계기도 되어주고 말이다. 아이의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다면, Who? 시리즈를 통해 조금씩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해서 아이들이 공부처럼 느끼지 않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습관도 만들어 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02/8/cover150/k57213725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020800</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출근길이 무거운 당신에게.  - [출근길의 주문 - 일하는 여자들을 지탱하는 언어와 관계, 그리고 마음, 개정증보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18695</link><pubDate>Fri, 05 Jun 2026 17:3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1869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9565&TPaperId=173186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68/70/coveroff/k45213956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9565&TPaperId=1731869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출근길의 주문 - 일하는 여자들을 지탱하는 언어와 관계, 그리고 마음, 개정증보판</a><br/>이다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06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그리고 당신도 나이를 먹는다. 어느 순간 꼰대가 된다. 나이를 먹는다고 윗사람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꼰대가 되는 건 숨만 쉬어도 가능한 일이다.... 나이를 먹고 경력이 쌓이다 보니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나보다 연령이 낮은 사람들을 존중하며 말하는 법에 대해 더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가능하면 모든 사람에게 존대를 하는 쪽으로 정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42~43<br>이다혜 작가의 &lt;출근길의 주문&gt;이 7년 만에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출간 당시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직장생활의 '바이블'이 되어주었었는데, 이번 개정증보판은 초판의 내용 중 시간이 흘러 변화한 부분을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글들을 더해 구성을 대폭 개편했다. 스스로에 대해 대인관계는 서투르지만 사회생활용 인격은 잘 사용하는 편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영화 전문지 &lt;씨네21&gt; 편집팀장으로 일하며 쌓아온 시간에 기대어 현실적인 팁들을 들려준다.&nbsp;<br>사회 초년생부터 연차를 더해가며 후배를 두게 된 선배가 되고, 과연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 담겨 있다. 현명한 스몰토크, 어려운 호칭문제, 어휘력을 늘일 수 있는 훈련, 노력과 성과가 비례하지 않은 인간관계에서의 네트워킹, 번아웃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 하루를 버텨내게 하는 출근길의 주문,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방법, 이직에 대한 팁과 휴가 사용법, 프리랜서의 노하우 등 현실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들이 여성 직장인들을 든든하게 응원해준다. 선명하게 긋고 정교하게 매듭짓는 '언어' 사용법, 기울어진 곳에서 서로의 사다리가 되어 주는 '네트워크', 끝까지 달리게 하는 마음의 근육 키우기 '마인드셋', 판을 짜고 보상을 쟁취하는 일잘러 가이드 '커리어'까지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부록으로 프리랜서의 각종 노하우를 담았다.&nbsp;<br><br><br>인간관계가 그렇듯 일도 나와 갑자기 가까워지거나 멀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능숙한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재능과 능숙함은 다르고, 후자는 무조건 꾸역꾸역의 나날이 필요하다. 버틴다고 뭐가 되지는 않지만, 그런 보장은 없지만, 재미없는 걸 참아내는 시간 없이는 재미가 오지 않는다.... 프로가 된다는 것은 꾸준히 단련하고 (최악의 상황에서조차) 일정한 아웃풋을 만들 수 있으며 자신과 타인의 실력과 능력치를 가늠해 협업에 용이한 사람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24<br>책을 읽다 보니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4~6개월에 한 번 꼴로 자칭 '사교 주간'이라는 기간을 정해서 사람들을 몰아 만난다는 대목이었다. 사실 나이를 먹을 수록 "언젠가 만나요"라고 해놓고 만나지 않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어릴 때는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도 어울리고, 필요에 의해 분위기를 맞추기도 하고, 의식적으로 모임에 참가하거나 하는 것들이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몸이 나이 들수록 여유 시간이 되면 쉬고 싶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다혜 작가는 친구가 많지 않고 그나마도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잘 만나지 않는 사람의 사회화를 위한 궁여지책으로 이런 방법을 생각해 냈다고 하는데, 너무 좋은 방법 같다. '일부러' '의도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기간을 정해두지 않으면, 바쁘고 귀찮다는 이유로 도무지 만나기 힘든 관계들이 생각보다 꽤 많으니 말이다.&nbsp;<br>번아웃 예방을 위한 노하우도 아주 공감이 되었다. 번아웃이 오지 않게 하려면 적절한 휴식과 여유가 필요하지만, 사실 연차가 쌓일수록 그럴 시간이 없어진다. 이다혜 작가는 그래서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 시간, 지인과 둘이서 줌으로 선생님에게 배우는 정도라 본격적인 공부라고 할 수는 없다지만 말이다. 스스로를 압박하지 말고, 성과로 측정하지 말고, 내가 못하는 것에서 덜컹거리면서 초심자의 마음을 갖는 일.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는 부끄러움을 견디며 서툰 것을 이어나가는 일이 빡빡한 매일의 나날 속에서 작은 숨구멍을 뚫어준다고 한다. 어떤 것이든 상관없을 것이다. 쓸모하고는 관계없는 것을, 느긋하게 배워보는 것. '그냥'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번아웃 예방책이 아닐까. 이 책을 읽다 보면 '중요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일과 삶의 밸런스를 잘 맞추려 애쓰며 오늘도 고군분투했을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68/70/cover150/k45213956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687047</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새들의 언어라는 경이로운 세계! - [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16830</link><pubDate>Thu, 04 Jun 2026 17:2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1683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139971&TPaperId=173168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1/69/coveroff/k39213997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139971&TPaperId=173168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a><br/>스즈키 도시타카 지음, 김소연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언어는 인간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그리고 오늘날의 인간과 자연의 괴리가 생겨났다. 하지만 박새들은 그건 틀린 생각임을 가르쳐주었다. 인간에게는 인간의 언어가 있듯 새에게는 새들의 언어가 있다. 인간의 언어는 동물 언어들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자연을 올바르게 보는 눈을 잃었지만 새들은 다른 동물의 언어까지 제대로 이해하며 살고 있다. 나는 믿는다. 새들의 언어라는 새로운 세상을 앎으로써 우리의 하루하루는 더욱 풍요롭고 다채로워질 것이라고.&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2~23<br>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2천 년이 넘는 동안, 우리는 '인간 이외의 동물에게는 언어가 없다'고 굳게 믿어왔다. 과연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오직 인간뿐일까. 여기 20년 동안 숲이라는 거대한 실험실에서 박새를 관찰해 온 생물학자가 있다. 그는 인간에게 언어가 있듯 새에게도 새의 언어가 있다는 것을 밝혀낸다. 아시아 최초로 영국 동물행동연구협회 국제상을 수상한 스즈키 도시타카는 어린 시절부터 여러 생물들을 상자나 수조에 넣고 키워왔다. 그러다 고등학교 시절에 세뱃돈으로 쌍안경을 산 것을 계기로 새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관찰을 할수록 즐거움은 점점 더 커졌고, 그렇게 탐조에 빠져들게 되면서 새를 연구할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해 연구자가 된다. 일생을 바쳐 밝히고 싶고 몰두하는 연구 주제를 찾다가 숲에서 박새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nbsp;<br>저자는 새들의 행동을 추적하고 관찰하며 그들의 울음소리 유형이 놀라우리만치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새들의 울음소리가 의미하는 바를 연구하기로 결심한다. 먹이 접시 두기 -&gt; 관찰 -&gt; 정리, 또 다른 장소로 이동해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이렇게 단순 작업을 꾸준히 반복하고 몇개월이 지나자 몇몇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울음소리의 유형은 달라도 서로 의미를 학습해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박새들은 하늘에 매가 나타나면 '삐삐삐' 울고, 뱀을 발견하면 '츠르르르르'하고 운다. 동료를 부를 때는 '치지지지' 울고, 경계하라고 재촉할 때는 '삐-쯔삐' 하고 운다. 울음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새들의 행동이나 무리의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감정을 표현하고, 의미를 담아 전하고, 문법 규칙에 따라 단어를 조합하는 새들만의 '언어'가 존재한다는 것은 수천 년간 존재해온 우리의 고정관념을 넘는 경이로운 발견이 아닐 수 없다.&nbsp;<br><br><br>중요한 것은 동물의 울음소리가 그저 감정의 표현인지 인간의 말처럼 특정한 의미를 전달하는지를 구별하는 '방법'을 고안해 내는 것이다. 만약 사고 절약 원칙에 따라 생각해도 구체적인 의미를 전달한다고밖에 할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한다면 동물에게도 언어가 있음을 증명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해낸 사람은 전 세계에서 나밖에 없다! 나는 '동물은 말하지 않는다'라는 2천 년 이상에 걸친 역사상 최대의 오해를 풀고,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된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일어섰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13<br>이 책에는 각각 서로 다른 의미가 담긴 박새의 울음소리가 QR코드로 수록되어 있다. 먹이를 보채는 새끼의 소리는 어떤지, 영역을 선언하는 울음소리는 어떻게 들리는지 실제로 재생해보니 정말 신기했다. 우리가 쉽게 공원이나 길가에서 듣는 새들의 지저귐이 단순한 울음소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QR코드 옆에는 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음성을 들을 때는 실내에서 음량의 주의하며 들어 달라는 주의 사항이 기재되어 있다. 그만큼 청량하고 또렷한 실제 새의 울음이라 숲에 가서 실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정말 새들을 혼란스럽게 할까봐 말았다. 하핫.&nbsp;<br>이 책은 여타의 과학책과는 다르게 매우 유쾌하고 재미있게 흘러간다. 직접 녹음한 새들의 울음소리를 비롯해서 생생한 일러스트와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적용한 실험 과정을 통해 에세이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숲에 걸어둔 박새의 인공 새집을 망가트린 범인을 찾기 위한 추리 과정, 동물 학자들이 습성뿐 아니라 '생김새'까지 자신의 연구 대상을 닮았다는 사실에 대한 가설, SNS로 제보받은 야생 박새의 새끼 구출 대작전 등 웬만한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많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숲속에서 박새들의 울음소리를 채집하고, 그 안에 숨겨진 규칙과 암호를 해독해 나가는 모습을 탐정이 단서를 쫓아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처럼 보여주고 있으니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동물들은 서로 무슨 대화를 주고받을까? 동물들은 어떤 방법으로 서로 소통을 할까? 한번쯤 궁금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심코 지나쳤던 새들의 작은 수다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때부터 우리가 몰랐던 놀라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01/69/cover150/k39213997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016945</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지금의 이옥토 작가를 만든 순간들! - [사랑하는 겉들 - 이옥토 사진산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13984</link><pubDate>Tue, 02 Jun 2026 22:5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139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138439&TPaperId=173139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33/42/coveroff/k952138439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138439&TPaperId=173139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랑하는 겉들 - 이옥토 사진산문</a><br/>이옥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사진의 좋은 점은, 눈으로 먹은 것들을 박제해둘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신 무엇도 꺾지 않으면서, 누구의 것도 취하지 않는 이 상냥한 식사를 무척 좋아합니다. 새가 모이를 쪼아 먹는 것처럼 작게 찰칵거리는 소리만 가득한 시간. 그리고 나와 같은 식성을 가진 이들에게 간식처럼 나누어줄 수 있다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제가 꾸려온 모이들이 누군가가 즐겁게 먹고 마실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식탁에 모여 앉아 먹는 따듯한 저녁처럼 다정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69<br>과일이나 꽃의 단면을 사진으로 포착해 만든 책갈피 다들 하나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얇게 저민 과일과 꽃의 모습을 반투명한 사진으로 제작하고 직접 조향한 과일과 꽃의 향을 입혀 책갈피를 만들 생각을 하다니 처음 만났을 때 정말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작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선 첫날부터 오픈런 사태가 빚어졌고, 온라인 중고 거래로 책갈피 한 장이 고가로 거래될 정도로 엄청난 사랑을 받는 이옥토 작가의 첫 책이 출간 10주년을 기념해 특별 에디션으로 나왔다.&nbsp;<br><br><br>책의 표지, 책갈피 등으로 만나왔는데, 사진 작가의 산문은 또 어떨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고요하고 섬세한, 서늘하면서도 다정한 사진 속 느낌들이 글에도 고스란히 묻어 있어 시처럼, 노랫말처럼 리듬이 느껴지는 듯한 글들이었다. 초기 사진과 미공개 사진이 110컷 이상 수록되어 있어 사진집으로도 근사한 책이었다. 작가는 '사랑한답시고 사랑해온 것들은 전부 겉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타인의 내밀한 '안까지' 눈으로 볼 수는 없는 법이니까. '닿을 수 있는 모든 것은 겉'이기에 우리는 상대의 안까지 사랑하고 싶어서 내내 겉을 안고 있는 것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이옥토 작가의 사진들은 주로 사물의 표면을 다루는 것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 책에는 유독 인물들의 사진이 많이 담겨 있다. 주름진 노인의 옆모습, 수줍은 미소와 먼 곳을 응시하는 시선 등 다양한 결로 보여지는 인물들의 사진과 빛과 어우러진 풍경 사진들을 가득 만날 수 있었다.<br><br><br>빈 것들은 곧잘 찌그러집니다. 내 손바닥 한가득 그 이력이 손금으로 적혀 있습니다. 빈손으로 걷다 보면 이따금 그 금이 간 틈새로 내가 새어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내내 나를 흘리며 걸어왔는데, 이때 만난 또 다른 당신은 손이 무척 커서 내가 넘치지 않고 그 안에 맺히도록 도와줬습니다. 틈이자 깨진 금이라고 생각했던 자국이, 종이접기 자국처럼 느껴졌습니다. 무언가를 붙잡을 수 있는 형태로 접히기 위해 그어진 선처럼. 사랑은 어째서 단번에 슬픔을 뒤집을까요, 그 슬픔을 버리기보다 내부로 감싸안는 형태로.&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72<br>작가는 '삶의 대부분은 망설임, 머뭇거림, 주저함, 지지부진함, 서성거림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효율을 따져 물을 수 없는 제자리걸음과 뒷걸음질이 잦'은 거라고. 그렇게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우리는 실수하고, 후회하고, 어리석고, 미련한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삶이 완벽하게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는 이유는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부서지기 쉬운 존재지만, 일상 속 소중한 것들이 작지만 빛나기에, 매일을 살아갈 수 있다. 이옥토 작가는 바로 그런 순간들을 포착해낸다. 사물이든, 인간이든, 풍경이든 그 존재가 지닌 아름다움을 과장하거나, 바꾸지않고 있는 그대로 동결건조시킨다. 순간은 영원할 수 없지만, 이옥토 작가의 순간들은 그렇게 영원히 된다.&nbsp;<br><br><br>이 책은 이옥토 작가가 오랜 시간 채집해온 아름답고도 불완전한 사랑의 순간들을 담고 있다. 20대에서 30대로 시간을 거쳐오면서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있고, 마음속에 오래 품고 있던 장면들에 대한 글도 있다. 이옥토 작가의 글과 사진은 과거와 현재를 잇고, 곳곳에서 마주하는 빛나는 순간들을 박제하고, 지금의 자신을 만든 생각과 오래도록 애정해온 대상들을 선연하게 담아냈다. 독보적인 창의력을 보여주는 밀도 높은 사진들 못지않게 산문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도 단어 하나, 쉼 하나까지 모두 특유의 감성과 색깔이 묻어나서 좋았다. 혹시 처음 나온 버전을 소장하고 있더라도, 이번에 나온 특별 에디션은 무선에서 양장이 되었고, 사진 40여 컷을 새롭게 선별해 담았으니 꼭 다시 만나보기를 권해주고 싶다.&nbsp;<br>'쓸모는 이름처럼 붙여지는 것이기에 보잘것없음의 가치는 누군가 보아줌으로 인해 소거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러한 것들을 향한 작가의 애정어린 시선을 통해 겉으로 보여지는 것 이면에 담긴 진실까지 마주하게 만들어 준다. 지금의 이옥토 작가를 만들어 준 출발점이기도 한, 이 근사한 책을 놓치지 말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33/42/cover150/k952138439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334218</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10년!  - [도스토옙스키 번역 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11444</link><pubDate>Mon, 01 Jun 2026 17:0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1144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6423307&TPaperId=1731144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70/71/coveroff/8946423307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6423307&TPaperId=1731144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도스토옙스키 번역 일기</a><br/>김정아 지음 / 샘터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러시아어는 단어 하나하나가 강세를 가진 언어다. 동시에 읽을 때는 분명한 리듬과 높낮이가 있다. 그런데 도스토옙스키, 특히 그의 4대 장편은 그 리듬을 일부러 비틀어 놓는다. 읽는 사람이 편하지 않게, 숨이 턱 막히게, 문장을 곧장 삼키지 못하게 만들어 놓는다.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하는 독자조차 읽다 말고 돌아서게 만든다. 그래야 문장을 씹고, 다시 씹고, 결국 생각하게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게 아닌가 짐작해 본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2<br>몇 달 전에 SNS를 휩쓸며 독서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책이 있다. 바로 도스토옙스키의 4대 장편을 한 권에 담은 책인데, 책의 3면에는 금장을 입혔고 표지에도 24K 금박 문양을 찍어 넣은 2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고급스러운 책이었다. 게다가 한 사람이 10년간 4대 장편을 모두 번역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고 국내에서는 유일무이하다고 해서 더욱 궁금했다. 이번에 만난 책은 바로 그 주인공 도스토옙스키 전문 연구자 김정아 번역가의 10년에 걸친 완역 기록을 담은 에세이이다.&nbsp;<br>지난 10년간 러시아 문학과 마주하며 고민해 온 번역가의 고백이자, 한 인간이 도스토옙스키라는 산을 넘으며 겪은 기록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에 뭉클한 기분으로 읽었다. 김정아 번역가는 낮에는 패션 회사 CEO로 일하고, 새벽 시간을 쪼개서 번역을 해왔는데... 출장과 미팅, 그리고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는 현실도 있었기에, 4대 장편을 완역으로 해보자는 제의를 처음 받았을 때는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평소에도 에너지를 아껴 쓰는 법을 몰라 작은 일에도 온 마음을 다 쏟는 성격이라고 하는데, 결국 4대 장편을 모두 번역하게 된 것은 그러한 성격 덕분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회의, 숫자, 계약, 일정, 판단과 결정이 쉼 없이 이어지는 CEO로서의 삶과 고요해진 집에서 세 아이의 숨소리만 희미하게 들리는 새벽, 도스토옙스키와, 쿤데라와, 카프카와 나란히 앉아 숨을 쉬는 시간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nbsp;<br><br><br>&lt;죄와 벌&gt;에서 시작된 죄와 구원의 질문이, &lt;백치&gt;에서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지의 문제로, &lt;악령&gt;에서 사상의 광기로, 그리고 마지막에 &lt;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gt;에서 총체적인 고백으로 이어지는 그 감정선과 철학적 발달의 결을 그대로 따라가고 싶었다. 도 선생님의 내면의 흐름과 사유의 발달, 개인적이면서도 시대적인 격랑의 결을 그대로 따라가야 한다고 믿었다.... 그렇게 순서대로 차근차근 걸어가다 보니, 가랑비에 온몸이 젖듯 어느 순간 나는 도 선생님의 영혼과 합성 상태에 이르고 말았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96~297<br>저자는 10년 동안 도 선생님과 매일 새벽을 보내며 그의 문장 안에서 울고, 싸우고, 기도하고,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조금 더 단단한 마음, 조금 덜 쉽게 판단하는 눈, 인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습관, 그리고 인간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배웠다. 물론 매일 새벽, 같은 의자에 앉아 몇 시간씩 움직이지 않는 생활은 허리에 조용히 경고를 보냈고, 결국 복대를 두르고 일을 지속해야 했다. 손이 아파 실리콘으로 된 손가락 관절 지지대를 주문해 사용해야 했고, 손목 보호대, 팔꿈치 쿠션 등 점점 장비가 늘어났다. 장편 번역이란 단순히 언어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허리와 손가락과 수면과 체력을 조금씩 떼어 바치는 일이기도 했던 것이다. 머리로 시작하지만 결국엔 몸으로 써 내려가야 하는 작업으로서의 번역의 실체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된 시간이었다.&nbsp;<br>이 책은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을 본격적으로 읽어 보지 못한 독자들을 위한 입문서로서도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 같다. &lt;죄와 벌&gt;, &lt;백치&gt;, &lt;악령&gt;, &lt;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gt;의 문장부터 배경, 서사, 캐릭터들을 하나씩 짚어 가며 그 이면에 담긴 숨은 의미까지 살필 수 있어 굉장히 밀도 높은 시간이었다. 각각의 작품을 상징하는 컬러로 풀어낸 장들도 매우 흥미로웠는데, 왜 &lt;죄와 벌&gt;은 초록색이고, &lt;백치&gt;는 흰색, &lt;악령&gt;은 검붉은색, &lt;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gt;은 검정색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은 이 책을 직접 읽어 보길 권해주고 싶다. 저자는 번역가의 작은 바람으로 "만약 이 책을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아, 도스토옙스키를 한번 읽어 볼까?’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면, 나는 성공한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아마도 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도스토옙스키를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것 같다. 나 역시 그러했고 말이다. 도스토옙스키의 문학 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번역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과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놓치지 말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70/71/cover150/8946423307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707133</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어쩌면 나와 당신의 이야기.  - [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9606</link><pubDate>Sun, 31 May 2026 22: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960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030009&TPaperId=173096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08/53/coveroff/k3220300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030009&TPaperId=1730960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초록을 지닌 채 우리는</a><br/>이주영 지음 / 교유서가 / 2025년 07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서늘한 밤바람이 발등을 훑고 지나갔다. 열린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여름 나무의 냄새를 맡으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귀뚜라미가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는 곽을, 바스켓에 얼음을 채우는 안 교수의 조카를, 잔뜩 부은 눈으로 누군가와 잔을 부딪치는 깊은숲 사장을 바라보았다. 초록을 몸에 하나씩 지닌 채 손을 잡고 등을 두드리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보았다. 어둠이 짙어진 지 오래되었지만 아무도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이터널 선샤인' 중에서, p.85<br>'나'는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로부터 함께 병문안을 가자는 이야기를 듣는다. 외가 쪽 친척 어르신이 화성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거였다. 별로 가깝지도 않은 친척을 문병하느라 휴일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평소답지 않게 강경했기에 어쩔 수 없이 함께 가기로 한다. 그리고 그가 '나'의 생부이며 50여 년 전 북한에 끌려갔다 돌아온 어부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두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난데없이 출생의 비밀을 듣게 된 것이다. 속초 출신인 생부는 납북 어부라는 낙인에 더해 반공법 위반이라는 죄목으로 2년 가까이 복역했고, 자식의 미래를 걱정해 지금의 '내 부모'에게 아이를 맡긴 거였다. 그날 이후 '나'는 매주 토요일마다 요양병원을 찾아갔는데, 친아버지에 대한 본능적인 끌림이나 애정 같은 건 아니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 생부와 '나'의 만남은 어떤 시간을 만들어 가게 될까.&nbsp;<br>이 책은 주중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주말에는 소설을 쓰는 이주영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이다. 싱그러운 제목과 표지 때문에 선택한 책인데, 겉표지를 벗겨보면 만날 수 있는 속표지도 초록을 한가득 머금고 있어 너무 예쁘다. 이 책에 수록된 여덟 편의 이야기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식물이 내뿜는 청량한 향기와 비 온 뒤의 흙냄새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식물이 서사의 주요 서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히려 식물의 생명력과는 정반대인 '죽음'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슬픔조차 다정하게 느껴질 만큼 선명한 반짝거림을 품고 있었다.&nbsp;<br><br><br>코바늘로 매듭을 솜씨 좋게 처리한 덕에 어디가 시작 지점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것을 알 수 없는 대로 둘 수 있다면, 불쑥 치솟는 물음들을 고요히 가라앉힐 수 있다면 여원의 삶도 언젠가 단단히 매듭지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매매, 이사, 구직, 출근...... 이런 단어들을 하루하루 쌓아가다보면, 그리하여 우연히 다시 만난 안녕한 하루가 한 달이 되고 1년이 된다면 더는 이음매를 발견할 수 없는 날이 찾아오기도 할 것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안녕한 라루' 중에서, p.170~171<br>라디오 문화프로그램 진행자인 ‘나’는 평소 친분이 있던 안향숙 교수의 메일을 받는다. “저의 장례식에 초대합니다." 그녀가 담낭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장례식이라니. 하지만 대부분 초대를 받은 사람들은 1년에 서너 번은 열렸던 안교수의 홈파티를 떠올리며, 그저 콘센트가 '장례식'일거라고 생각한다. 안 교수의 집에 그녀는 없었다. 영상 속에서 그녀는 항암 치료의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대신 죽음에게 먼저 선수를 치기로 했다며, 스위스의 안락사 지원단체로 떠나며 파티를 미리 준비했던 거였다. 그렇게 당사자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채로, 세상에서 본 적 없는 아주 특별한 장례식 파티가 진행된다. 스스로 원해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자신의 죽음만큼은 원하는 대로 선택해도 되지 않을까. 이 책에는 이렇게 죽음을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무겁지 않게 흘러가는 서사가 긴 여운을 남겨주어 더 좋았던 것 같다.&nbsp;<br>괴팍하게만 보였던 할머니의 행동을 이해하게 된 순간, 어느 날 난데없이 알게된 출생의 비밀, 죽은 연인의 유골함이 있는 추모공원에서의 캠프닉, 자신의 불행을 책으로 만들어 팔며 세상 안에서 버티기....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든 불행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고개를 돌리면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당신과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세상의 기준으로 본다면 아무 소득도 없는, 그런 무용한 흔적과 기척 속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반짝임과 온기가 있고, 그것이 결국 우리를 살게 한다고 믿는다'는 작가의 말에 밑줄을 그으며, 이주영 작가의 다음 작품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대해본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6808/53/cover150/k3220300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68085377</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의심 없는 믿음은 허약한 것.  - [의심하세요]</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9334</link><pubDate>Sun, 31 May 2026 22: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933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8863&TPaperId=1730933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51/47/coveroff/k37213886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8863&TPaperId=1730933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의심하세요</a><br/>김박은경 지음 / 교유서가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느리게 당신을 반복해, 잘 알고 싶기 때문이야 더 연습하면 될까 모르겠어 어려워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면 계단식으로 점진적으로 조금씩 좋아질 거라고 구분조차 사라질 거라고 꼭대기에 오르면 이국의 말로 꿈까지 구게 될 거라고 하지 공부에는 명확한 목적이 필요하다는데 그게 뭐지 당신을 정확히 알게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그때쯤이면 오직 나의 오직 나만의, 아름다운 소유격이 완성될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소유격' 중에서, p.31<br>'교유서가 시집' 시리즈가 벌써 일곱 번째 작품이 나왔다. 김박은경 시인의 시집은 문학동네 시집 시리즈로 &lt;못 속에는 못 속이는 이야기&gt;를 만났던 기억이 있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시인의 시집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이번 시집은 '의심하세요'라는 제목부터 호기심이 들었는데, 시인은 "의심과 믿음은 어쩌면 같은 종족"이라고 말한다. 자기 확신같은 나에 대한 믿음도, 널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타인에 대한 믿음도 사실 견고해질 수 없는 감정들이다. 믿음과 의심 사이의 그 조그만 간격은 사실 종이의 앞뒷면과 같으니 말이다.&nbsp;<br><br><br>그거 아니면 죽을 것 같고, 그것을 위해 죽일 수도 있다고 믿었던 마음도 사소한 오해로 깨어질 수 있다. 믿는다고 정말이라고 하면서도 의심이 거미줄 치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한번 시작된 의심은 절대 돌이킬 수가 없고, 다시는 그 사실을 알았던 순간으로부터 되돌아갈 수가 없다. 연인들의 헤어짐도, 친구들과의 다툼도, 부부 간의 신뢰가 깨어지는 것도 모두 단 한순간이다. 의심은 오랜 세월 쌓아온 신뢰와 구축된 관계들을 차례차례 부식시켜 바닥에 이르게 만들고 만다. 그래서 아무런 의심 없이 선택한 믿음은 빛으로 지어진 누각처럼 투명하게 아름답지만, 언제든 추락할 수 있다. 하지만 가끔은 흔들림없이 확신하고 싶다. 어떤 일이 있어도 믿겠다고 선택한 나의 마음을 말이다. 시인은 '의심'이라는 방법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죽음의 언어를 통해 삶을 바라본다.&nbsp;<br><br><br>좋아하지는 않는다는 말과/싫어하지는 않는다는 말은 다른가//한 발은 집어넣고 한 발은 내놓은 사람처럼/끝이라면서 몇 번이고 비틀대는 인간처럼/엉킨 혀는 같은 자리를 헤매고 있어//당신도 다르지 않다니/다르지 않다는 말은/같다는 말이니//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뭐라고 다짐해야 할지/뭐라고 고백해야 할지/뭐라고 사과해야 할지//&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nbsp;- '목숨 같은 거' 중에서, p.82<br>교유서가 시집 시리즈는 소후에 시인의 &lt;우주는 푸른 사과처럼 무사해&gt;를 시작으로 원성은 시인의 &lt;비극의 재료&gt;, 리사 시인의 &lt;우리의 슬픔은 전문적이고 아름다워&gt;, 기혁 시인의 &lt;소설책&gt;에 이어 송하얀 시인의 &lt;그 책은 내 빈 심장에 끼워둘게&gt;, 송하얀 시인의 &lt;그 책은 내 빈 심장에 끼워둘게&gt;, 추성은 시인의 &lt;접시 위에는 잘 차려진 비밀이&gt; 꾸준히 새로운 시들을 선보여왔다. 표지 빛깔에 맞는 컬러로 내지에 그라데이션을 줘서 더 아름다운 시집인데, 심플한 이미지의 표지를 펼치면 만날 수 있는 내지의 은은한 색감이 정말 예뻐서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nbsp;&nbsp;<br><br><br>시집을 읽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어떤 시집은 서사로, 어떤 시집은 분위기로, 또 어떤 시집은 문장으로 읽게 된다. 이번 시집은 유독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기울어진 세계를 지탱하는 것은 가장 약해진 부분 그것은 가장 찬란했던 것', '조심할수록 이상해지는데 조심해도 다칠 수 있다', '되풀이되는 불운이야말로 돌을 바로 놓고 싶어하는 악착같은 숨 아닐까', '믿음엔 의심이 있어야 하는데 의심은 왼손잡이 같은 것', '다들 제 속의 것으로 버틴다', '게임이니까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목숨 같은 거 걸지 마 알잖아', '털실이 심장에 온기를 주듯 애쓰는 다정이 다정을 부추기고 절뚝이는 무엇이 마침내 도착했을까' 등 좋은 문장들이 많아 음미하며 천천히 읽었다. 어둡지만 다정하고, 서늘하지만 달콤한 문장들이 페이지를 덮어도 사라지지 않는 감각으로 남는 시간이었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51/47/cover150/k37213886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51473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양자역학을 이해해보고 싶다면!  -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양자 책 - 양자 컴퓨터와 초전도체 너머 양자역학의 미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8364</link><pubDate>Sun, 31 May 2026 19: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836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138537&TPaperId=1730836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4/41/coveroff/k63213853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32138537&TPaperId=1730836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양자 책 - 양자 컴퓨터와 초전도체 너머 양자역학의 미래</a><br/>짐 알칼릴리 지음, 김성훈 옮김 / 윌북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양자역학은 얼핏 서로 모순되어 보이는 두 가지 이유로 놀랍다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 세계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에 아주 근본적인 역할을 하여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루어진 대부분의 기술 발전이 양자역학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역학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양자의 세계가 따분하다니요! 그 세계가 얼마나 큰 좌절과 경이로움을 동시에 안겨주는지, 익숙하고 단단해 보이는 우리의 실재가 사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유령 같은 토대 위에 위태롭게 서 있다는 사실을 알면 그런 소리는 나오지 않을 겁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5~16<br>&lt;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gt;, &lt;과학의 기쁨&gt;으로 만났던 짐 알칼릴리의 신작이다. &lt;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gt;에서 아름다운 문장으로 물리학의 매력을 보여주었고, &lt;과학의 기쁨&gt;에서는 과학자의 생각법으로 세계를 바라보며 우리가 모두 과학자처럼 생각할 때 얻을 수 있는 ‘과학하기’의 기쁨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이번 신작 &lt;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양자 책&gt;에서는 양자의 의미와 철학부터 미래 기술의 가능성까지 양자역학의 모든 것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nbsp;<br><br><br>우리는 양자역학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의 법칙이 우리가 만지고 사용하는 모든 전자기기를 가능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양자역학이 없었다면 텔레비전, 컴퓨터, 전자레인지, 레이저, 휴대폰 등 기술시대에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도구들을 발명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주 유명한 물리학자도 '양자역학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어려운 걸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 보이는 세상의 꽤 많은 부분들을 이루고 있으며 세상의 수많은 원리와 이유를 설명하는 데에 성공한 과학 이론이 왜 지금까지도 이해 못할 존재로 남게 된 걸까.&nbsp;<br>30년 넘게 양자역학을 탐구해온 물리학자이자 BBC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짐 알칼릴리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진짜 양자역학에 대해 들려준다. 철학, 아원자물리학, 고차원 이론에서 레이저, 마이크로칩 등 오늘의 하이테크, 그리고 미래에 펼쳐질 놀라운 양자 마술의 세계에 이르기까지의 긴 여정은 우리가 양자역학에 대해 오해했던 부분들을 조금은 달라지게 만들어 준다. 물론 그럼에도 결코 수월한 책은 아니었지만 말이다.&nbsp;<br><br><br>오늘날의 컴퓨터는 그 놀라운 능력에도 불구하고, 19세기 찰스 배비지가 꿈꾸었고 나중에 앨런 튜링이 공식화한 기계식 장치와 동일한 근본 원리를 바탕으로 작동합니다. 즉 기계의 한 가지 안정적인 상태가 하나의 수를 나타내죠. 심지어는 DNA를 바탕으로 나온 모형처럼 겉으로는 표준이 아닌 계산 모형인 듯 보이는 컴퓨터도 사실 알고 보면 이런 기본 원리를 공유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자연계를 기술하는 법칙들은 감지하기 힘든 양자물리학의 법칙이기 때문에 컴퓨팅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볼 것을 우리에게 촉구합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51<br>고양이가 상자 안에서 살아 있는 동시에 죽은 상태로 존재한다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야기를 다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양자역학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이고 가장 인기 있는 개념이기도 한 '중첩'과 '간섭'에 대해 설명해주는 사고실험이다. 짐 알칼릴리는 바로 그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자에 인간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 매우 파격적인 질문을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례에서는 상자 뚜껑을 열어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하기 전에는 고양이가 죽었다, 살아 있다 말할 수 없고, 동시에 양쪽 상태로 있다는 개념이다. 그런데 상자 안에 고양이 대신 인간 참가자를 집어넣는다니... 생각지도 못했다.<br>일단 안전을 위해 치명적인 독이 아니라 그냥 참가자가 의식을 잃게 만드는 독을 넣고, 잠시 후 상자를 열었을 때 그 참가자에게 "우리가 꺼내주기 전에는 당신이 의식이 있는 상태와 없는 상태로 동시에 존재했습니다." 라고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이 사고실험의 모순은, 이 논증의 결함은 어디에 있을까. 죽었으면서 살아 있는 고양이를 왜 우리는 실제로 볼 수 없을까. 의식이 있는 상태와 무의식 상태가 동시에 공존한다는 게 말이 되는 걸까.&nbsp;<br><br>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온 덕분에 다양한 종류의 과학책들을 흥미롭게 읽어 왔다. 양자역학이 난해하고 직관에 반하는 학문이지만, 저자들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들을 위해 설명해주고 있어 이제 조금은 알 것도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책은 복잡한 방정식 대신 자유로운 설명과 한눈에 들어오는 아기자기한 그림들로 양자의 세계를 풀어내고 있다. 양자역학의 의미뿐만 아니라 양자역학의 성공도 다루고 있다. 수많은 현상을 설명하는 데서 거둔 성공, 우리의 일상생활 속 과거, 현재, 미래의 수많은 적용 분야에서 지금까지 거뒀고 앞으로도 거둘 성공들이다. 물론 이 책만으로 양자역학에 대해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양자역학이 얼마나 매력적인 학문인지에 대해서는 다들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즈음 '어떻게 양자역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라고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양자역학을 조금 쉽게 이해해보고 싶다면, 복잡한 방정식과 코드대신 친절한 설명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재미있게 양자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4/41/cover150/k63213853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544146</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무섭지만 눈을 뗄 수 없다! - [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6706</link><pubDate>Sat, 30 May 2026 23: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670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8634&TPaperId=173067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6/94/coveroff/k4021386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8634&TPaperId=1730670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시</a><br/>에드거 앨런 포 지음, 데이비드 플렁커트 그림, 윤정숙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여기가 중요한 대목이다. 여러분은 나를 미쳤다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미치광이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때의 나를 봤어야 하는데. 내가 얼마나 빈틈없이, 얼마나 선견지명 있게, 얼마나 천연덕스럽게 일을 처리했는지 그 현명한 모습을 봤어야 하는데. 그 노인을 죽이기 1주일 전부터 나는 그에게 최고의 친절을 베풀었다. 매일 한밤중에 노인의 방문 걸쇠를 풀고 문을 열었다. 정말 살며시 열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고자질하는 심장' 중에서, p.26<br>소소의 책 '클래식 리이매진드' 시리즈가 벌써 여섯 번째 책이 나왔다. 이 시리즈는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독특한 시각적 해석을 담은 컬렉터용 하드커버 에디션이다. 원문 그대로의 고전소설을 다시 상상하기 위해 시작된 이 시리즈는 참여하는 일러스트레이터에 따라 완전히 다른 고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lt;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gt;, &lt;이상한 나라의 앨리스&gt;, &lt;오즈의 마법사&gt;, &lt;셜록 홈스의 모험&gt;, &lt;그림 현제 동화&gt;에 이어 이번에 &lt;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시&gt;가 나왔다.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과 시에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데이비드 플렁커트의 현대적 감각의 이미지가 더해지면 어떤 느낌일지 매우 기대하며 읽었다.&nbsp;<br><br><br>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들은 굉장히 으스스하고 오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들이 많다. 오늘날 추리소설과 공포문학, 심리 스릴러의 기원이 되었다고도 평가받는데, 그만큼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주는 것들이 많다. 일러스트레이터 데이비드 플렁커트의 작품들은 표지 이미지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음산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강렬한 일러스트들이 텍스트에 담기지 않은 부분까지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야기의 서사를 이끌어 가는 삽화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행간의 여백을 채워주며 극을 완성시켜 준다.&nbsp;<br>데이비드 플렁커트의 그림들은 굉장히 현대적이면서도 고딕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섬뜩해지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긴장감 넘치는 서사를 고스란히 시각화시켜서 보여주는데,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야기를 따라 가다가 깜짝 놀라곤 했다. 글도 무섭지만, 그림도 으스스해서 글과 그림이 완전히 한 세트처럼 잘 어우러지는 작품이었다.&nbsp;<br><br><br>죽어가는 시간에 다정한 위로라니!그런 것은, 아버지, (이제_) 나의 주제가 아닙니다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지상의 권능이내가 지은 그 죄를 용서하리라고 여기지는 않을 테니까요,지상의 것이 아닌 자부심에 한껏 들떴던 그 죄를 ─나는 망령 들거나 꿈꿀 시간이 없습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절름발이 티무르' 중에서, p.232<br>포의 대표적인 단편 중 하나인 &lt;검은 고양이&gt;는 작품을 실제로 읽어 보지 않은 이들조차 내용을 알만큼 유명하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고백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신뢰할 수 없는 화자'를 최초로 선보인 작품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 '나'는 자신이 지극히 광적이고 야만스러운 이야기를 하려 하는데, 믿어주기를 바라지도 간청하지도 않겠다는 말로 서두를 연다. 자신에게는 공포 그 자체인 사건들이지만 참혹하다기보다 기괴하게 비칠 일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독자들은 화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지만, 그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심스럽다. 게다가 '나'의 행동을 쉽사리 이해하기도 어려우니, 그 비정상적이고 통제력을 상실해가는 모습에서 점점 불편함과 오싹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nbsp;<br><br>재미있는 건 작가인 포는 실제로 고양이를 좋아했다는 사실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그가 이렇게나 거리낌 없이 고양이를 죽이고, 무시무시한 존재로 만들었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에 포의 &lt;검은 고양이&gt;를 읽고는 그 선명한 이미지가 오래도록 머릿속에 각인되어 한동안 길에서 검정 고양이만 보아도 피해갔었다. 짧은 분량의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얼마나 섬뜩하고 오싹했던지 무서워서 책을 쳐다보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nbsp;<br>어른이 되어 다시 읽게 된 포의 작품들은 놀랍도록 시적이었다. 어둡고 그로테스크했지만, 그럼에도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게다가 감각적이고 세련된 그림들이 작품이 지닌 분위기와 서사를 더욱 잘 드러내주고 있어 그림만 보더라도 이야기가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시간이었다. 소설들은 시처럼 간결하면서도 복합적으로 읽혔고, 시들은 소설처럼 하나의 서사를 가지고 또다른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의 어두운 상상력으로 빚어낸 초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와 우리를 강력하고 완벽하게 미지의 세계로 끌고 들어간다. 클래식 리이매진드 시리즈를 첫 작품부터 차곡차곡 만나고 있는데, 다음 작품은 어떤 이야기일지, 또 어떤 아티스트가 재해석해는 작품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56/94/cover150/k4021386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569408</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손끝으로 채우는 영어 필사 - [키다리 아저씨 1]</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5929</link><pubDate>Sat, 30 May 2026 16:1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592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8062&TPaperId=1730592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5/70/coveroff/k04213806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42138062&TPaperId=1730592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키다리 아저씨 1</a><br/>진 웹스터 지음, 이예은 옮김 / 세나북스 / 2026년 04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br>손끝으로 채우는 영어 필사 시리즈 두 번째 책이다. 셜록 홈즈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lt;주홍색 연구&gt;에 이어 &lt;키다리 아저씨&gt;가 나왔다. 진 웹스터의 &lt;키다리 아저씨&gt;는 고아 소녀가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대학에 진학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한 소녀의 성장 소설이자, 편지 형태로 이어지는 서간체 소설이기도 하다. 아마 꿈 많던 소녀 시절에 나만의 키다리 아저씨를 꿈꾸며 설레는 기분을 느껴보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이 고전 적인 플롯은 아직도 애니메이션과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으로 변주되어 현대에도 꾸준히 사랑받는 이야기로 재탄생하고 있다.&nbsp; &nbsp;<br><br><br>열정적이고 모험심 강한 고아 소녀 제루샤는 올해 열일곱 이다. 보통 열여섯 살이 넘으면 고아원을 나가는 게 일반적이지만, 규정보다 2년이나 더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 각종 청소를 하고, 아흔일곱 명의 어린 고아들을 깨끗이 씻기고, 돌보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원장 선생님의 부름을 받게 된 그녀는 상상도 못했던 제안을 받게 된다. 한 신사분이 제루샤가 쓴 수필을 읽고는 그녀를 대학에 보내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학비는 물론 용돈까지 제안한 그의 조건은 단 하나, 답례로 한 달에 한 번 감사 편지를 써달라는 거였다. 그렇게 해서 제루샤는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자신의 학업 진행 상황과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익명의 키다리 아저씨게에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nbsp;<br>제루샤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들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고아라는 처지와 후원을 받는 입장 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할 말은 하는 여 주인공 캐릭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게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키다리 아저씨라는 인물에 대한 미스터리함이 호기심을 자극해 그야말로 소녀들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던 고전 명작이다.&nbsp;<br><br><br>100년의 세월을 거슬러 여전히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작품을 원문 그대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원서 그대로 필사할 수 있도록 왼쪽 페이지에 영어 원문을 두었고, 그 아래 한글 번역문이 있으며, 오른쪽 페이지에는 필사하는 페이지와 본문의 주요 단어를 설명한 단어장이 있다. 누구나 쉽게 필사를 처음 시작하기에 딱 좋은 구성이다.&nbsp;<br>영어 필사는 영어 공부에 필요한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영어 공부법이다. 시각, 청각, 촉각을 이용해 한 번에 언어 습득 장치를 깨우는 것이다. 시중에 영어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은 종류가 많은 편이지만, 누구나 좋아하고 익히 잘 알고 있는 소설로 시작한다면 그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특히나 이 작품은 편지 형식이라 쉽고, 생생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원작의 오리지널 일러스트가 본문 곳곳에 수록되어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nbsp;<br><br><br>하루에 한 통씩 영어 편지를 따라 쓰며 고전 명작도 다시 읽고,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천천히 따라 써보고, 소리 내 읽어보는 것도 좋다. 어떤 날은 편지가 길고, 어떤 날은 편지가 짧지만, 매일 한 통씩 꾸준히 필사한다면 세달 정도면 완성할 수 있는 분량이다. 그리고 한 통의 편지가 끝날 때마다 관련되어 한 가지 생각할 주제를 던져주는 &lt;한 줄 생각 Q&gt;라는 코너가 있어 답을 영어로 적거나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누군가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은 적이 있나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설레던 경험을 떠올려 보세요. 어떻게 하면 나 자신과 더 친해질 수 있을까요?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나요? 등의 질문이 있었는데, 답변을 하다 보면 잠시 머리를 식히는 시간도 되고, 나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도 되어 좋을 것 같다.&nbsp;<br>누구나 다 아는 작품이라서 초급자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 공부를 미루기만 해왔다면, 이번 기회에 꾸준히 영어 본문을 읽고 필사를 해보면 어떨까. 원서 읽기에 관심이 많다면 쉽고, 재미있게 원서 읽기를 배울 수 있는 시간도 될 것이다. 매번 영어 공부에 실패해왔다면, '손끝으로 채우는 영어 필사' 시리즈로 다시 시작해 보자!&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5/70/cover150/k04213806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657065</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영화를 음미하는 새로운 방법!  - [필름 위의 만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2248</link><pubDate>Thu, 28 May 2026 18:5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224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8208&TPaperId=1730224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45/12/coveroff/k85213820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8208&TPaperId=1730224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필름 위의 만찬</a><br/>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오, 참신하다." 1,500쪽이나 되는 방대한 이탈리아 요리 바이블 &lt;실버 스푼&gt;을 번역하기도 했고, 평소 이탈리아 요리하기를 즐기는 음식 평론가로서 단박에 느낀 감상이다. 이탈리아 요리에서 원래 마늘은 요리 초반에 향만 우려내는 용도다. 올리브기름을 팬에 달구고 칼등이나 손바닥으로 납작하게 누른 것을 넣어 1분쯤 두었다가 건져버린다. 정석은 이렇다만, 교도소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이처럼 큰 제약 속에서도 급식 외의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에 힘입어 교도소만의 별도 요리법과 음식이 대대로 전해 내려온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74~75<br>&lt;실버 스푼&gt;, &lt;패밀리 밀&gt; 등 세계적인 요리사들의 책을 번역하고, &lt;한식의 품격&gt;, &lt;미식 대담&gt; 등 음식에 관한 저서를 써온 음식 평론가이자 번역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는 어떨까. 저자는 음식을 통해 영화를 기억하는 특별한 감상법을 제안한다. &lt;공동경비구역 JSA&gt;의 초코파이, &lt;헤어질 결심&gt;의 중국식 볶음밥, &lt;아메리칸 셰프&gt;의 쿠바식 샌드위치, &lt;하울의 움직이는 성&gt;의 하울정식, &lt;신세계&gt;의 송아지 스테이크, &lt;올드보이&gt;의 군만두, &lt;웰컴 투 동막골&gt;의 팝콘, &lt;왕과 사는 남자&gt;의 사약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 음식에 초점을 맞춘 글들이 색다른 시각으로 영화를 읽게 해주어 매우 흥미로웠다.&nbsp;<br>영화 속 음식은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기도 하고, 인물의 성격을 보여주기도 하며,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키는 역할도 한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잠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데 활용되기도 하고, 인물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관객들이 공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돌아보면 삶의 중요한 모든 순간에 음식이 함께 했다. 어린 시절 처음 가족끼리 외식이라는 걸 했던 동네의 경양식 집, 동생은 느끼하다고 했지만 나는 너무 맛있었던 돈까스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했을 때, 처음으로 독립했을 때, 첫 직장에서 첫번째 월급을 받았을 때, 첫 남자친구와 근사한 데이트를 했을 때 등등... 뭔가 기념할 만한 일이 생기거나, 오래 기억해두고 싶은 순간에 우리는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걸 먹으러 간다. 이는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순간들에도 음식이 필연적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nbsp;<br><br><br>아무래도 음식과 요리를 이해하는지라 나에겐 엄청 사무치는 장면이었지만 한편 깊은 회의가 들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저 장면, 특히 달걀로 클라리사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특히 황백지단의 식문화가 거의 사라져버린 우리에게는 낯설고 공감을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나마 서양 요리 세계에서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 분리는 아직도 굉장히 흔한 일이니 좀 나을까? 달걀의 흰자는 수분과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고, 노른자는 지방이 대부분이다. 두 구성 요소의 성질이 확연하게 다르므로 음식과 요리에서도 역할이 분명하게 갈린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45~246<br>좋은 영화를 보고 길을 나서면 언제나 그 여운에 마음 한구석이 싱숭생숭해진다. 그러고 집에 돌아와 영화 속 장면들을 떠올리며 인물들이 먹었던 음식을 요리해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lt;올드 보이&gt;의 군만두를 비롯해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서는 음식이 유달리 두드러져 보인다는 느낌을 받는다. 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하지만 감독이 추구하는 특유의 미학과 어우러질 때 드러나는 멋과 디테일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저자는 &lt;헤어질 결심&gt;의 볶음밥 장면을 보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고 만다. 해준이 자신의 집에서 나름 솜씨를 부려 밥을 볶아내는데, 서래는 딱 한 입만 먹고 넌지시 내친다. 볶음밥이 너무 엉터리였으므로 만든 사람도 경계해야 마땅했다고 이해하면서, 이런 볶음밥을 만들면서 '중국식' 볶음밥이라 너스레를 떤다니 박찬욱 감독이 미워질 정도였다고 말이다. 저자는 대체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제대로 된 중국식 볶음밥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세 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설명해준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 거뜬히 한 접시를 비울 수 있을 것 같아, 저녁 메뉴는 중국식 볶음밥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nbsp;<br>음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 이야기이기에 일반적인 영화 리뷰에서는 만날 수 없는 순간들을 세밀하게 포착해주기도 하고, 영화 속에서 나온 음식을 실제로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레시피나 배경에 대해서도 알게 되어 더 특별한 시간이었다. 최신 영화부터 오래 전 명작까지 다양한 영화들과 함께 만찬을 벌인다는 점도 좋았는데,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도, 음식에 관심이 있는 이들도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음식으로 영화를 읽어내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새로운 감각으로 영화를 음미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45/12/cover150/k85213820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45127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언어는 공부가 아니라 삶이다!  - [나는 학원 없이 7개 국어를 정복했다 - 어떤 언어든 입이 트이는 외국어 독학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1714</link><pubDate>Thu, 28 May 2026 13: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171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92138069&TPaperId=173017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5/38/coveroff/k29213806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92138069&TPaperId=1730171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는 학원 없이 7개 국어를 정복했다 - 어떤 언어든 입이 트이는 외국어 독학법</a><br/>서영훈 지음 / 생각의힘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언어는 지적 퍼즐이다. 언뜻 무질서하게 흩어진 단어들이 사실은 제자리를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는 낱말 하나가 의미 없는 기호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기호들이 조금씩 서로 연결되기 시작한다. 두세 개의 단어가 만나 작은 뭉치가 되고, 그것이 문장이 되며, 이어서 문장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짜낸다. 그 흐름 속에서 암호를 하나씩 풀어가는 기분을 느낀다. 더 나아가, 억양 하나, 조사 하나, 어순의 작은 변화가 만들어내는 미묘한 뉘앙스를 알아차릴 때,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맞춰지는 듯한 짜릿함이 밀려온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5<br>어릴 때부터 언어에 관심이 많았고, 언젠가 2개 국어 이상을 능수능란하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그래서 영어 공부도 꾸준히 했고, 각종 외국어 학습에 관련된 책들도 정말 많이 찾아 읽었다. 이번에 만난 책은 이제껏 내가 읽어온 관련 책 중에서 가장 실용적이고, 핵심을 잘 짚어내고 있어 감탄하며 읽었다. 40대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일하면서 외국어 7개를 정복했는지가 궁금해서 시작한 책인데, 언어에 관한 뛰어난 통찰력까지 보여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스스로 언어에 남다른 재능이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하는 저자는 어떻게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7개 언어를 하게 된 것일까.&nbsp;<br>그는 하루 단 30분과 자투리 시간만 있다면 어떤 언어든 6개월 만에 기초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언어의 문이 하나씩 열릴 때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도 조용히 넓어진다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리기 시작한다면 어떨까. 이 책을 읽다 보면 누구나 미뤄둔 외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싶어질 것이다.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고 싶다는 로망을 가져본 적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 내내 영어를 배우고, 제2외국어로 일본어, 프랑스어 등을 배워 왔지만, 정작 해외에 나가거나 외국인과 마주하게 되면 얼음처럼 굳어서 한 마디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니 말이다. 하지만 당장 생계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닌, 외국어 공부를 매일 꾸준히 하기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게다가 꽤나 열심히 공부를 해왔다고 생각해도, 막상 자격증 시험을 보거나, 해외에서 활용해보려고 할 때는 정작 입을 떼기도 어렵고 말이다. 저자는 열심히만 한다고 입이 열리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외국어는 학문이 아니라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기술을 아낌없이 알려준다.&nbsp;<br><br><br>우리 뇌는 새로운 결정을 매우 귀찮아한다. 매번 '오늘 언제 공부하지?' '뭘 하지?' 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뇌는 피로를 느끼고 회피하려 한다. 그래서 우리는 불필요한 결정을 생략할 수 있도록 환경과 습관을 '자동화' 해야 한다. 샤워, 아침 식사 같은 익숙한 습관 뒤에 공부 루틴을 붙여 보자. 뇌는 그것을 더 이상 '새로운 일'로 인식하지 않는다.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신 후, 식탁에서 원서 한 쪽을 읽는다.' 이런 습관 연결하기는 뇌에 명확한 신호를 준다. '커피 마시기'라는 익숙한 행동이 새로운 습관의 방아쇠가 된다. 뇌의 거부감이 사라진다. 이렇게 연결된 습관은 놀랍도록 쉽게 반복된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17~218<br>이 책이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학원, 유료 앱, 학습지 같은 뻔한 강제성을 거부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철저히 ‘혼공러’의 관점에서, 혼자서도 끝까지 해낼 수 있는 독학 방법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알려 준다. 유료 결제 없이도 학습 효율을 극대화하는 법, 바쁜 일상 속 틈새 시간을 활용하는 시간 관리법, 단어 1개로 수십 개의 어휘를 확장하는 효율적 암기 기술, 복잡한 문장도 막힘없이 말하게 만드는 회화 훈련, 외국어 공부를 ‘ 놀이’로 만드는 두뇌 활용법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어 활용해볼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저자는 언어 하나를 배우는 순간, 새로운 방 하나가 생기고, 그 방에 들어갈 대마다 자신은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고 말한다. 언어가 달라지면 목소리의 톤, 웃음소리, 몸짓까지 달라진다. 한국어로 말할 때는 차분하고 신중하지만, 영어를 쓸 때는 조금 더 외향적이고, 스페인어로는 한없이 따뜻해지고, 프랑스어로는 진지해지며, 일본어로는 겸손해지고, 중국어는 호탕함을, 이탈리아어는 용기를 준다고 말이다.&nbsp;<br>이렇게 언어를 공부 개념이 아니라 삶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부분이 특히 공감되었다. 새로운 언어를 익힌다는 건 그 언어 위에 쌓은 수백 년, 수천 년의 문화와 역사를 접하는 일이라 더 매력적인 것 같다. 이 책이 알려주는 대로 하루 20분에서 30분씩 반복하는 간단한 루틴만으로도 장기적 효과가 충분하다면, 2년에서 3년에 한 번씩 새로운 언어에 도전해보고 싶다.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세상에는 배워보고 싶은 외국어가 얼마나 많은지... 그렇게 다른 언어를 배우면서 또 나의 세상은 얼마나 넓어질지 기대가 된다. 저자가 알려주는 '혼자서도 끝까지 해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독학' 방법은 직접 책을 구매해서 만나보길 권해주고 싶다. 습관을 만들고, 루틴을 완성하고,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각인되는 암기의 기술과, AI, 앱, OTT를 활용한 공부법 등 오늘부터 당장 시작해 볼 수 있는 기술들이 가득하니 말이다. 외국어 때문에 주눅 들어본 적이 있다면, 작심삼일을 이기는 습관 자동화 시스템이 궁금하다면, 돈 안 들이고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5/38/cover150/k29213806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653865</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주체성을 회복하는 행동과학 - [저항은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가 - 복종 본능에서 깨어나 주체성을 회복하는 행동과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0559</link><pubDate>Wed, 27 May 2026 21: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05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22138710&TPaperId=173005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00/19/coveroff/k52213871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22138710&TPaperId=173005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저항은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가 - 복종 본능에서 깨어나 주체성을 회복하는 행동과학</a><br/>수니타 사 지음, 이윤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얼마나 많은 순간 나는 선생님의 부당한 요구나 아버지의 지나치게 엄한 명령에 '아니요'라고 말하려 시도했다가 결국엔 감정을 억누르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따랐던가? 얼마나 많은 순간 나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반박하고 싶다가도 분위기를 깨거나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할까 봐 반대 의견을 삼켜버렸던가?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는 대신 내 손바닥을 손톱으로 긁으며 상처를 내고 뺨 안쪽을 물어뜯을 정도로 참았던 적은 또 몇 번이나 있었던가?&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59<br>누구나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 하거나, 순종하기 싫은데도 어쩔 수 없이 따르거나,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반박하지 않고, 불편한 상황에서도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순응했던 적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순종은 착한 것, 저항은 나쁜 것이라는 개념을 배우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부모의 지시를 따라야 했고, 교사들의 권위에 복종했으며,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만 목소리를 냈다. 사실 우리의 세계는 순응을 기반으로 돌아간다. 각종 제도와 법규는 우리가 조화롭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기반이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흔들림 없는 순종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부당한 요구를 수용해야 하거나, 특정한 선택을 강요 받을 때,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을 때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nbsp;<br>의사 출신 조직심리학자 수니타 사 박사는 저항이란 '그 어떤 압박에도 자신의 참된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방대한 역사적, 실험적 근거와 최신 행동과학을 바탕으로 '진정한 나'로 사는 법을 알려준다. 밀그램의 전기충격 실험부터 챌린저호 폭발 사건, 인종차별에 맞선 로자 파크스 사례 등 방대한 사례들을 통해 순응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어떻게 하면 일상에서 저항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알려준다. 물론 타인이 기대하는 바를 거스르면 종종 대가가 따른다. 타인에게나 심지어 자신에게 비합리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때론 '감정적'이거나 '까다롭게' 비칠 수도 있다. 어쩌면 직장이나 관계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진정한 '아니요'를 말하는 것으로 인종차별이 덜한 사회가, 여성이 더 안전하게 느끼는 공공장소가, 윤리적 거래를 중시하는 하업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는 것이다.&nbsp;<br><br><br>우리는 순응하도록 타고났을지 모르지만 그 안에 갇혀 있지는 않았다. 순응이 우리의 기본값일 수는 있지만 근육을 단련하듯 저항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우리를 순응하게 만드는 압박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진정한 '네'가 무엇인지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해와 자기 인식, 노력, 연습이 작용하지만, 순응=착한 것, 저항=나쁜 것이라는 공식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순응이 나쁘고 저항은 실제로 좋을 수도 있는 상황을 인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타고난 기본값을 바꿀 수 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138<br>우리는 살아가면서 삶의 현실이 이상과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다는 냉혹한 진실을 배워간다.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항상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행동이 핵심 가치를 반영하지 않거나 스스로 되고자 하는 모습과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그것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신호다. 머릿속에서 이건 내가 아니야라는 작은 목소리가 들린다면, 그건 우리의 가치관이 말하는 목소리다. 그 목소리는 분명히 우리에게 경고를 보냈다. 우리 모두에겐 이와 같은 내면의 목소리가 있다. 저항하는 사람들은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법을 배우고 그 목소리에 따라 자신에게 진실된 방식으로 행동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믿는 가치관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다. 저항은 한 가지 질문에서 시작한다. 짧지만 결코 간단하지 않은 질문. 바로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진정한 '아니요'로 나아가려면 우리는 시선을 외부로, 즉 우리가 변화시키고자 하는 세상으로도 돌려야 한다.&nbsp;<br>저자인 수니타 사 박사도 순응하고 복종하며 '착한 모범생'으로 자라났고 주변 사람들이 권하는 대로 의대에 진학했다. 그런데 대학교에 진학하여 스스로 세상을 헤쳐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자 머릿속에 의문이 떠오른 것이다. 내가 순응해 온 무언가와 다르게 생각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대학교 3학년 때 의대를 휴학하고 복종과 권위, 반항에 관한 연구를 위해 심리학을 공부하기로 한다. 그 후 20여 년간 심리학을 연구한 결과가 바로 이 책인 것이다. 착한 아이로 남을 것인가? 나다운 어른으로 나아갈 것인가? 그것은 각자의 선택이겠지만, 동의와 순응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과 진정한 '네'와 진정한 '아니요'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 그때 왜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후회해 본 경험이 있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00/19/cover150/k52213871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00197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다정함에서 다정함으로.  - [죽은나무숲의 죽다 만 여우 - 2026 뉴베리 아너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0311</link><pubDate>Wed, 27 May 2026 19: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3003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138602&TPaperId=173003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92/27/coveroff/k472138602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72138602&TPaperId=173003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죽은나무숲의 죽다 만 여우 - 2026 뉴베리 아너 수상작</a><br/>오브리 하트먼 지음, 마르친 미노르 그림, 황세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클레어는 또다시 발이 묶인 듯 꼼짝할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사무치는 슬픔 때문이었다. 인간도 자기 자식은 저렇게 살뜰히 돌보는 모양인데. 오래전 브릭베인이 길바닥에서 죽어 가던 클레어를 발견했을 때, 클레어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돌보는 이는커녕, 사후 세계에서 기다리는 이도 없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대체 왜 나는 사랑받지도 못하고 고통계에서 영원을 보내야 하는 걸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01~102<br>죽은나무숲에 사는 클레어는 '죽다 만' 여우다. 트럭에 치일 때 한쪽 귀와 한쪽 눈만 간신히 건졌다. 반대쪽은 눈알이 제멋대로라 놋쇠 줄이 대롱대롱 달린 외알 안경을 걸치고 다녔다. 털이 듬성듬성한 가죽을 가리려고 망토도 하나 장만했다. 표면이 고르지 않은 자주색 벨벳 망토였다. 클레어는 사고 당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후 세계로 떠나는 대신 영혼들의 길잡이가 되었다. 벌써 6년 째 홀로 오두막에서 살아가며 자신을 찾아오는 떠도는 영혼들을 사후 세계로 안내하는 길잡이 일을 하고 있다. 텃밭에서 다채로운 버섯을 키우고, 사람들이 버린 책을 주워와 읽으며 고요하게 반복되던 일상은 어느 날 오소리 영혼 생강촉새가 나타나면서 달라진다.&nbsp;<br>사후세계의 내 영역은 평화계, 쾌락계, 발전계, 고통계였는데, 이상하게도 생강촉새는 어디로도 가지 못하고 자꾸만 돌아오는 거였다. 영혼의 어깨에 앞발을 살포시 얹으면, 사후 세계의 허락 아래 상대의 삶을 잠시 엿볼 수 있엇는데, 오소리에게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원래라면 떠도는 영혼은 초대받지 않는 한 클레어의 오두막 문턱을 넘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사후 세계의 모든 규칙을 깨부수기로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오소리는 계속 되돌아왔다. 마침 '죽은나무숲에 있는 자는 영영 사라지리라'는 헤스터파울의 예언도 신경 쓰이던 참이었다. 다들 헤스터파울의 예언을 두고 떠들어 댔는데, 죽은나무숲에 있는 건 클레어 혼자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클레어는 생강촉새를 데리고 예언자 헤스터파울을 찾아 가기로 하는데, 과연 예언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이며, 오소리의 영혼이 숲에서 떠나지 않는 이유는 뭘까.&nbsp;<br><br><br>그런데 사후 세계는 왜 이런 걸 보여 준 걸까? 회상은 오직 영혼의 운명을 헤아릴 때 쓰이는데, 이번 회상의 주인공은 클레어 자신이었다. 나더러 대체 뭘 헤아리라는 걸까? 클레어는 닫빛처럼 창백한 아이의 뺨을, 망토 자락을 움켜쥔 작은 주먹을 유심히 살폈다. 아이의 엄마가 클레어에게 스웨터를 덮어 주었듯, 클레어 역시 아이에게 망토를 덮어 주었다. 다정함이 다정함으로 되돌아간 셈이랄까. 업보의 완성이었다. 선이 한 바퀴를 돌아 원이 되었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10<br>성격도, 스타일도 너무 다른 클레어와 생강촉새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살아 있을 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상실을 경험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어린 클레어는 지독한 굶주림에 시달리다 인간들이 다니는 길에 가게 되었다. 자기도 모르는 새에 생쥐를 쫓아 큰길에 들어선 순간, 천둥 같은 굉음이 울렸고, 트럭에 부딪히며 고통에 고통이 이어졌다. 클레어를 친 트럭은 사라져버렸고, 죽은 생쥐를 집으려고 용을 썼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오소리 한 마리가 그 마저도 가져가 버렸다. 그렇게 홀로 죽어가던 차에 전임 길잡이인 브릭베인이 나타나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엄마에 대한 기억도 없었고, 평생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아본 적이 없던 클레어는 그렇게 죽은나무숲에 오게 되었던 것이다. 생강촉새 역시 가족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쓸모없는 존재라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사랑을 받지 못한 존재도 사랑을 줄 수 있을까.&nbsp;<br>이 작품은 올해 뉴베리 아너 수상작이다. 뉴베리상은 매년 가장 뛰어난 아동 문학 작품에 수여하는 세계 최고의 상이지만, 사실 어른들에게도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작품 역시 아동 문학의 카테고리 안에만 두기엔 너무나 아까울 정도로 먹먹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책을 너무 많이 읽다 보니 그만큼 감동할 일도, 눈물을 흘릴 일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웬만한 수준의 작품이 아니고서야 심금을 울리는 경지에 다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으며 정말 오랜 만에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슬프고, 아름답고, 유쾌하고, 스릴 넘치는 모험까지 우리가 이야기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적재적소에 들어가 있는 작품이었다. 살아 있을 때도 늘 혼자였던 여우는 죽어서도 여전히 혼자지만, 오소리와의 이상하고도 다정한 우정이 시작되면서 비로소 슬픔을 짊어지는 법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스스로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은 사랑받지 못한다고 믿는 이들에게도 이 아름다운 작품을 추천해주고 싶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92/27/cover150/k472138602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922768</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90세 과학자의 가슴 뛰는 자연 관찰기  -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 - 90세 과학자의 가슴 뛰는 자연 관찰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98841</link><pubDate>Tue, 26 May 2026 22: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988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8986&TPaperId=172988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23/52/coveroff/k17213898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8986&TPaperId=172988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 - 90세 과학자의 가슴 뛰는 자연 관찰기</a><br/>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강유리 옮김 / 윌북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야생동물을 알아가는 건 어려운 일이다. 선입견이 없어야 할 뿐 아니라 인간이 동물이라는 걸 알면서도 야생동물이 인간과 비슷할 거라 단정 지으면 안 되는 과학자에겐 더욱 그렇다. 자연주의 작가 헨리 베스턴이 말했듯 동물은 우리 형제가 아니고 우리보다 하급자도 아니며, 삶과 시간의 그물에 함께 갇힌 다른 족속이자 지구의 찬란함과 고난을 함께하는 동료 수감자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78<br>이 책의 저자인 베른트 하인리히는 33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곤충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에 대해 가르쳤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논문을 쓰는 생활을 반복하던 어느 날, 그는 갑자기 정교수직을 반납하고 메인주 숲속으로 들어가겠다고 결심한다. 숲속에 혼자 살며 직접 노동하고 생계를 유지하는 생활을 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베른트 하인리히는 뛰어난 생물학자였고, 그래서 그가 숲에서 발견한 것들은 소로의 그것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nbsp;<br><br><br>베른트 하인리히는 메인주 숲 한가운데 오두막을 짓고 살면서 숲속 곳곳을 관찰했다. 그렇게 40년간 자신만의 특별한 연구 일지를 써 내려갔고, 이 책은 바로 그 결과물이다. 식물, 곤충, 조류, 포유류, 그리고 삶을 위한 전략이라는 구성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저자가 평생 토록 숲에서 만난 모든 것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이후 200년이 지났으니, 현대판 소로의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저자는 1만 제곱미터 짜리 콩밭을 매일 새벽 5시부터 정오까지 김을 매고 괭이질을 하며, 소중히 돌보았다. 콩밭을 돌볼 때면 날아가는 산비둘기들에 매료되기도 하고, 갈색지빠귀의 노랫소리도 듣고, 흙을 파헤치다가 느릿느릿 거드름을 피우는 점박이 도룡뇽 한 마리를 발견하기도 한다.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 보기 시작하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숲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인 황자작나무는 어떻게 다른 나무들이 살지 못하는 바위 위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렇게 숲속 나무들은 끊임없이 경쟁을 벌이며 저마다 색다른 생존 전략을 발전시켜왔다.&nbsp;<br><br><br>울새의 알이 왜 파랗고 임금딱새의 알이 왜 흰색에 암갈색과 자주색 얼룩이 있는지 정확하게 알아내기란 어렵겠지만, 알의 패턴이 다양하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선택압이 작용하고 있다는 걸 뜻한다. 새알의 착색이 지금 각기 다른 단계로 진행 중인 여러 진화 경로도 보여주는 셈이다. 사람의 붓 솜씨로 낼 수 없는 이 다채롭고 아름다운 외관은 미관적으로도 관찰하는 우리 눈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알록달록 물들인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316<br>애벌레가 잎사귀에 남긴 암호를 분석하는 관찰도 매우 흥미진진했다. 시작은 애벌레들은 어떻게 건조한 사막의 열기와 햇빛 속에서 굵고 통통하고 촉촉한 몸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애벌레를 잡으러 다니기도 하고 키워보기도 하고, 밤이든 낮이든 이동해 잎사귀를 먹는 모습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애벌레가 잎을 먹는 방식과 그것이 애벌레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다. 애벌레들은 이동 패턴과 외형의 변화를 포함한 여러 가지 방식으로 포식자의 위협에 대응하며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다. 새가 즐겨 먹는 애벌레는 자신이 갉아먹은 잎의 흔적을 위장했고, 그렇지 않은 애벌레는 숨지 않고 닥치는 대로 먹이를 먹고 너덜너덜한 잎사귀를 남겼던 것이다.&nbsp;<br><br><br>까마귀를 관찰하기 위해 여섯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지켜보고, 새둥지를 조사하기 위해 절벽 근처에 굴을 파고 들어가며, 다친 딱다구리를 구조해주고 이후 딱따구리와 소리를 내며 대화를 하기도 한다. 수액빨이딱따구리와의 대화는 일주일 정도 지속되다가, 스위치를 끈 것처럼 갑자기 끝나버린다. 애초에 야생딱따구리와 신호를 주고 받으며 대화를 했다는 것부터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을 테니 말이다. 저자의 모험이 너무도 다양하고 드라마틱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nbsp;<br>우리는 흔히 숲이라고 하면 나무부터 생각하게 마련인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무가 숲의 주인공은 아니라는 말에 공감하게 되었다. 결핍의 좋은 점이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에 관심을 기울이게 한다는 것 또한 놀라운 통찰이라고 느꼈다. 나무가 숲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존재인 것은 맞지만, 실은 전체를 이루는 한 가지 요소에 불과하다. 숲에는 그 밖에도 수많은 생명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먼지만 한 크기의 작은 벌레도, 스스로 서지 못하는 덩굴도, 사체를 먹고 사는 송장벌레도, 단풍나무 수액을 핥고 다니는 다람쥐도 숲에선 모든 존재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그걸 이해하는 순간 누구든 친구가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밖으로 나가 자연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직접 만지고, 보고, 듣고, 느끼며 관찰하고 탐구할 때만 배우는 것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생물학자가 숲에서 발견한 경이로운 세계를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23/52/cover150/k17213898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235295</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진실은 흔적을 남긴다. - [포렌식, 과학수사의 모든 것 - 지난 200년 법과학 발전의 놀라운 이야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98513</link><pubDate>Tue, 26 May 2026 19: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9851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016&TPaperId=172985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11/89/coveroff/897604801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6048016&TPaperId=1729851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포렌식, 과학수사의 모든 것 - 지난 200년 법과학 발전의 놀라운 이야기</a><br/>발 맥더미드 지음, 조진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법의병리학은 마치 퍼즐 조각 맞추기와 같다. 병리학자는 시식 안팎에서 발견되는 모든 특이한 요소들을 목록화하고, 그 정보 조각들을 바탕으로 사망 전 일을 재구성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인류의 모든 역사에서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왜 죽었는지 이해하려고 했다. '부검(autopsy)'이라는 단어는 '직접 확인하다'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다. 부검은 이러한 깊은 호기심을 채우려는 의학적 시도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02<br>발 맥더미드는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로 오래 전에 만나본 적이 있다. 지금은 절판됐지만 국내에 &lt;인어의 노래&gt;, &lt;피철사&gt; 두 권이 소개된 적이 있다. 범죄 프로파일링 자료들이 꽤나 많이 수록되어 있어 가독성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후로 다른 작품들이 소개되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번에 소설이 아니라 논픽션으로 돌아왔다. 법과학도 좋아하지만, 오랜 만에 만나는 발 맥더미드의 신간이라 설레이는 마음으로 읽어 보았다.&nbsp;<br>범죄 현장에서 법정으로 이어지는 법과학 이야기는 수없이 많은 범죄소설의 소재인데, 이 책은 그러한 200년 과학수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집대성했다. 28편의 범죄소설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전에 16년간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이력도 있기에 탄탄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범죄 현장에는 온갖 유용한 정보가 있고, 과학 분야의 출현으로 그 정보를 해독하여 법정에 제출하게 된 것이다. 18세기에 시작되어 19세기 이후부터는 비약적으로 과학적 발견이 이루어졌다. 제대로 된 범죄 수사라는 개념이 막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수사 중인 범죄에 대한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기 위해 법과학이 탄생하게 된다. 현대에는 과학을 응용하여 범죄를 해결하는 것이 당연해졌지만, 그렇지 않았던 시절부터 차근차근 짚어가는 이야기가 정말 흥미진진했다. 법과학의 역사는 웬만한 범죄소설 못지않는 드라마로 가득하기 때문이다.&nbsp;<br><br><br>발 톰린슨은 32년 동안 살인 현장에서 혈흔을 조사하고, 실험실에서 DNA를 분석했다. 첫 직장인 영국 과학수사연구원(FSS)에서는 1982년에 입사하여 2011년 문을 닫을 때까지 일했고, 그 후에는 LGC 포렌식스에서 일했다. 온순하고 다정한 그녀는 겉보기와 달리 혈액이 움직이는 방식, 화학적 구조, 혈액에 담겨 있는 메시지 등 혈액에 대해 잘 알고, 모든 인간 생명의 근간인 유전 암호에 대해 깊은 지식을 갖고 있다. "DNA에는 논리가 있습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현장 작업은 과학이라기보다 예술에 가까워요."&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207<br>범죄 소설과 드라마의 중심에는 동기가 있지만, 실제 살인 사건 수사에서는 동기가 그다지 시급한 관심사가 아니라고 한다. 살인 사건 수사를 할 때 중심 관심사는 확실한 포렌식 증거와 수단, 기회이기 때문이다. 때로 동기가 수사관들에게 확실한 증거를 찾도록 올바른 수사 방향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유용할 때도 있다. 반면 피해자가 범인과 친밀한 관계가 아닌 다수의 사람일 경우, 그러니까 '낯선 사람' 공격일 경우에는 동기 추적이 훨씬 어렵다. 연쇄 살인범의 동기는 불확실할 수도, 여러 갈래일 수도, 평생 동안 형성 되었을 수도, 아니면 아주 충동적이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경찰은 이해할 수 없는 기상천외의 범죄를 접하게 되면 정신질환자를 치료해본 경험이 있는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법심리학이 필요한 이유다. 거기서 더 발전해 '범죄자 프로파일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1940년대에 시작된다. 프로파일링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도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을 통해 많이 접해봤을 것이다.&nbsp;<br>이 책을 읽으며 전문가의 인터뷰를 비롯해 다양한 과학수사의 기록물들을 통해 범죄 현장, 부검실, 디지털 추적 현장에 이르기까지 실제 사건들을 생생하게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법의병리학, 법의독물학, 지문 감식, 혈흔 분석, 얼굴 복원, 디지털 포렌식 등 과학수사의 넓은 세계를 조목조목 살펴볼 수 있어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범죄 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최고의 논픽션으로 앤서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베테랑 범죄 소설작가의 시선을 통해 읽어 내는 '과학수사의 모든 것' 지금 바로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311/89/cover150/897604801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3118924</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당신에 대한 감정이 죽었어.  -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94259</link><pubDate>Sun, 24 May 2026 11: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942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138785&TPaperId=172942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95/93/coveroff/k11213878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138785&TPaperId=172942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a><br/>화바이룽 지음, 김소희 옮김 / 서사원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눈앞의 이 남자는 애써 닿으려 해도 닿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메우려 해도 메워지지 않고, 출구조차 보이지 않는 블랙홀 같은 존재.&nbsp;너도 이미 잘 알고 있잖니..."내 안에서 누군가가 몇 번이고 나를 간절하게 흔들어 깨웠다. 정말 이대로 계속 외면해도 되는 걸까.&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7<br>프로그래머인 밍런은 친구와 함께 웹디자인 회사를 차린 뒤부터 밤낮없이 일에만 매달렸다. 혹시 다른 여자가 생긴 거냐고 의심할 만큼 가정에는 무관심하던 그는 어느 날 이제 혼자만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혼을 선언한다. "당신에 대한 감정이 죽었어. 어쩌면... 당신만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감정이 죽은 걸지도 몰라." 의미를 알 수 없는 그의 말이 답답한 아내 정팡은 그의 뒷조사를 시작하고, 남편이 1년 전 동업자에게 자기 지분을 전부 팔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그 시간 동안 매일 출근해서 어디로 갔던 걸까. 흥신소에 의뢰했지만 다른 여자는 발견되지 않고, 결국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고 얼마 뒤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남편이 사람을 죽여 체포되었다는 거였다. 벌레 한 마리도 무서워서 못 잡는 그가 사람을 죽였다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br>정팡은 남편의 심리를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다. 애초에 그가 이혼하자고 말을 꺼낸 것도 '코끼리'를 내세우는 추상적인 이야기였다. 우리 부부 사이에는 코끼리가 존재했고, 그들은 코끼리의 배 밑이자 네 발 사이에서 코끼리를 집 삼아 살며 아이 둘을 낳았다고. 하지만 이제 아이들이 일곱 살, 여섯 살이 되었으니 자신은 더 이상 아빠인 척, 남편인 척 살아갈 수 없다며,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자신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으니 말이다. 경찰의 연락 이후 변호사는 필요 없다며 침묵으로 일관하던 밍런은 결국 구치소에 수감된다. 정팡은 아이들을 데리고 면회를 가지면 그는 더 이상 오지 말라고,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구치소에서 전화를 걸어 명회를 와달라고 하는데, 찾아갔더니 밍런은 부탁을 하나 한다. 집 안에 숨겨둔 ‘어떤 물건’을 찾아달라고. 그리고 돌연 이튿날 구치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br><br><br>"사랑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식기만 하는 걸까?"안커에게서 이렇게 감상적인 이야기를 듣는 건 처음이었다."낭떠러지에서 떨어지듯 추락하는 상황도 있겠지.""하긴. 그래도 대부분은 내가 말한 것처럼 서서히 식어 가겠지.""내 생각에 사랑은 추억이나 순간, 아니면 소유할 수 없는 상황에만 존재하는 것 같아."&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282<br>남편의 죽음에 얽힌 비밀과 살인 사건의 진실 등 추리소설의 구조를 가지고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이 작품은 여타의 장르소설과는 완전히 분위기가 다르다. 남편을 이해할 수 없는 아내의 상실감, 평범한 모습 이면에 감춰진 비틀린 욕망, 세상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멀었던 관계의 파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망치거나 외면하지 않고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려는 모습 속에서 묵직한 여운을 남겨주는 작품이었다. 아내가 남편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과정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도 같았다. 열기 전에는 도무지 짐작조차 할 수 없고, 연 다음에는 그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충격적인 비밀은 과연 무엇이었을까.&nbsp;<br>이 작품은 대만의 3대 문학상을 석권한 화바이룽의 장편 미스터리이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인데,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의 색다른 이야기를 보여준다. 누구나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상처,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이 하나쯤은 있겠지만, 이 작품 속 남편이 숨겨둔 진실은 그야말로 지독하다. 외면하고 싶을 만큼, 상상조차 어려운 재앙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비밀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옳다고 믿었던 인내와 포용이 점차 무관심이 되어가는 부부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평범한 일상 속에 스며든 균열에 대해서 치밀하고 세심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가족과 관계의 이면을 되짚어보게 하는 이야기는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서는 깊이를 보여준다. 과연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사랑이라고 믿고 있는 감정의 실체는 무엇인지, 완벽해 보이는 일상 속에 숨겨진 낯선 진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95/93/cover150/k11213878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959313</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코스모스의 위대한 시작!  - [Who? 칼 세이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94213</link><pubDate>Sun, 24 May 2026 10: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9421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137252&TPaperId=172942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01/95/coveroff/k26213725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137252&TPaperId=1729421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Who? 칼 세이건</a><br/>함석진 지음, 김광일 그림, 송인섭 추천,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다산어린이 / 2026년 04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br>새롭게 옷을 갈아입고 개정판으로 출간된 &lt;who? 사이언스&gt; 시리즈! 이번에 만나본 것은 과학의 대중화에 앞섰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다. 아마도 국내의 과학 책 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것이 &lt;코스모스&gt;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칼 세이건의 저서들은 사랑받아왔다. 과학을 잘 모르는 이들도 &lt;코스모스&gt;는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출간된 지 4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으며, 꾸준히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과학책이니 말이다.&nbsp;<br>바로 그 &lt;코스모스&gt;라는 책으로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던 칼 세이건의 생애를 만나보자.&nbsp;<br><br><br>이 책은 칼 세이건의 어린 시절부터 점차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만화로 흥미진진하게 보여주고 있다. 위대한 인물들의 화려한 업적과 성공보다 그들의 어린 시절을 충실히 담고 있어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nbsp;재단사로 일하는 평범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칼은 수줍음이 많고 몸이 약해 또래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했다. 그런 아들을 위로하기 위해 가족은 천체 박물관에 갔고 난생 처음 보는 태양과 별에 감탄한 칼은 점점 더 우주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사람들에게 우주의 신비에 대해 알려주겠다고 훌륭한 청문학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칼은 열세 살의 이른 나이에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다른 아이들보다 수업을 이해하는 속도가 매우 빨랐고, 친구들에게 어려운 과학을 쉽게 설명해 주며 인기를 얻게 된다.&nbsp;<br>대학생이 되고 나서 본격적으로 천문학 연구에 대한 꿈을 다지게 되는데, 외계 생물학에 관심이 많았던 칼은 생물학 전공 친구에게 노벨상을 받은 생물학자를 소개받고, 점차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된다.&nbsp;<br><br><br>.미국이 최초로 사람을 달에 보내려는 계획을 세웠던 시기였다. 바로 '아폴로 계획'이다. 하지만 화성에 생명체가 없다는 증거가 나오고, 칼은 자신의 연구가 가치 있는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강의와 연구에 몰두하며 대중 과학책을 출판하기 시작한다.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결혼 후 공영 방송이 제작하는 13부작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게 된다. 대중에게 우주 과학의 즐거움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이 프로젝트가 바로 '코스모스'이다. 이 방송은 무려 60개 국가에서 5억 명의 사람들이 시청한, 텔레비전 방송 역사상 가장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된다.<br>곧이어 방송 내용을 담은 과학책 &lt;코스모스&gt;가 출간되고, 두어 달 만에 40만 부가 판매되고 70주 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과학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nbsp;<br><br><br>who? 시리즈 중에 '사이언스' 편은 물리, 화학, 생물, 환경부터 첨단 컴퓨터 공학까지 기술로 세상을 발전시킨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찰스 다윈, 마리 퀴리, 리처드 파인먼, 칼 세이건,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앨런 튜링 등 40명의 인물을 만나볼 수 있다. Who?시리즈는 사이언스 뿐만 아니라, 인물 중국사, 아티스트, 한국사, 세계 인물, 그리고 스폐셜, K-pop라는 다양한 카테고리로 위대한 인물들을 소개해왔다. 위인들의 어린 시절을 통해 어린이들이 유명한 사람들도 어릴 때는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공감할 수 있게 해준다.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관심사와 적성을 찾는데도 도움을 준다.&nbsp;<br>별을 관찰하는 것을 싫어하는 어린이가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천체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어린이가 모두 천문학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칼 세이건의 스토리를 통해 별과 우주를 좋아하던 어린이가 어떻게 위대한 천문학자가 되었는지 배워보자. 자신의 꿈을 찾고, 적성을 알아가며,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볼 수 있을 것이다.&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01/95/cover150/k26213725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019520</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 [Who? 리처드 파인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94100</link><pubDate>Sun, 24 May 2026 08: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941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52137252&TPaperId=172941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02/12/coveroff/k65213725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52137252&TPaperId=172941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Who? 리처드 파인먼</a><br/>오영석 지음, 밀크 그림, 전국과학교사모임 감수 / 다산어린이 / 2026년 04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lt;who? 사이언스&gt; 시리즈가 옷을 갈아입고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who? 시리즈 중에 '사이언스' 편은 물리, 화학, 생물, 환경부터 첨단 컴퓨터 공학까지 기술로 세상을 발전시킨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찰스 다윈, 마리 퀴리, 리처드 파인먼, 칼 세이건,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앨런 튜링 등 40명의 인물을 만나볼 수 있다. 그 중에서 먼저 만나본 것은 리처드 파인먼이다.&nbsp;<br><br><br>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손꼽히는 리처드 파인먼은 특히 양자 역학에서 뛰어난 업적을 많이 남겼는데, 196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과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했던 그의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들을 가르쳤다. 틈틈이 책을 읽어 주었고, 언제나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점을 알려 주었으며, 아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덕분인지 리처드 파인먼은 어릴 때부터 백과사전을 읽으며 지식을 쌓았고, 현미경으로 무언가를 관찰하거나 책에서 본 것을 직접 실험했다. 동네에서 라디오 수리공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는데, 호기심이 강하고, 끈기있게 탐구하는 모습은 바로 이 시절부터 시작되었다.&nbsp;<br>이 책은 리처드 파인먼의 어린 시절부터 점차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만화로 흥미진진하게 보여주고 있다. who? 시리즈만의 장점이 위대한 인물들의 화려한 업적과 성공보다 그들의 어린 시절을 충실히 담고 있다는 점인데, 웬만한 동화, 소설보다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nbsp;<br><br><br>통합지식 플러스 코너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리처드 파인먼이 살았던 시대적인 배경에 대해 알려주고, 그와 동시대에 활약했던 중요한 과학자들에 대한 정보도 수록되어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그리고 우리나라의 과학자인 우장춘, 이원철, 이태규의 업적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nbsp;<br>이야기가 후반부에 이르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lt;오팬하이머&gt;의 주요 소재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대한 부분이 나온다. 때는 파인먼이 결혼 후 프린스턴 대학원에서 논문 준비로 바쁘게 보내던 시기였다. 선배가 나라에서 진행하는 비밀 연구에 참여할 것을 권하는데, 관심이 없었던 리처드 파인먼은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시대의 석학 아인슈타인 박사도 참여하고 있다는 말에 함께 하기로 결정한다.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그 배경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nbsp;<br><br>이 책을 통해 아인슈타인과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과학자로 불리는 리처드 파인먼에 대해 배워볼 수 있었다. 무엇이든 궁금해하던 호기심 많은 소년이 어떻게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과학자가 되었는지 그 과정을 통해 물리학자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에 대해서도 알게 될 것이다. 사람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했던 열린 마음의 따뜻한 사람으로서 과학자의 삶을 넘어 훌륭한 한 인간의 삶으로도 배울 점이 많은 인물이었다.&nbsp;<br>Who? 시리즈는 사이언스 뿐만 아니라, 한국사, 인물 중국사, 아티스트, 세계 인물, 그리고 스폐셜, K-pop라는 다양한 카테고리로 위대한 인물들을 소개해왔다.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통해 뭔가를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양한 직업군을 다루고 있는데다, 각 책의 후반부에는 진로 탐색 워크북을 구성해 인물의 직업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말이다. Who? 시리즈를 통해 문해력도 기르고, 아이들이 스스로 꿈을 찾고 이루어 가는 방법을 배워 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02/12/cover150/k65213725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02127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117년 노포 서점의 기상천외한 생존기! - [사랑받는 서점을 만들기 위해 2000일 동안 내가 한 일 - 117년 노포 서점의 유튜브 &amp; 브랜딩 생존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89784</link><pubDate>Thu, 21 May 2026 19: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8978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8306&TPaperId=1728978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4/43/coveroff/k85213830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8306&TPaperId=1728978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랑받는 서점을 만들기 위해 2000일 동안 내가 한 일 - 117년 노포 서점의 유튜브 & 브랜딩 생존기</a><br/>하야시 유타카 지음, 유서윤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05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어째서 오래된 아이디어를 조합해야 할까? 그 이유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발한 발상만으로 이루어진 콘텐츠는 보는 사람의 이해력이나 센스를 필요로 하기에 대부분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고 아주 소수만 즐기게 되는 콘텐츠가 되기 때문이다. 이때 이미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은 오래된 아이디어, 즉 ‘이미 검증되어 확실한 재미가 보장된 소재’를 토대로, 거기에 새로이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함으로써 많은 사람이 즐겨 보는 좋은 기획이 탄생하는 것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p.52<br>2024년 9월 28일, 노포 서점 유린도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24시간 공개 라이브 방송이 시작되었다. 무려 라이브 방송을 24시간 연속으로 진행하는 기업이 있을까. 하지만 이들은 위험천만한 24시간 공개 라이브 방송을 실현해 냈다. 위기에 처한 유린도의 한 매장에 어떻게든 새바람을 불어넣고 싶었기 때문이다. 도쿄 니혼바시에 있는 거대한 상업시설 코레도 무로마치 테라스의 2층에 있는 '성품생활 니혼바시' 매장이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었다. 그 상황을 조금이라도 바꾸어 보고자, '성품생활 니혼바시'를 무대로 한 24시간 공개 라이브 방송이라는 무모한 도전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됐을까?&nbsp;<br>결과는 24시간 동안 매장에 방문한 사람 약 4,000명, 매장의 매출은 오후 5시에 오픈 첫날의 기록에 이르렀고, 최종적으로 850만 엔을 넘기게 되었다. 라이브 방송 동시 접속사는 최대 8,000명을 넘엇으며 총 28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 이 수치는 도쿄돔이 만석이 된 광경을 다섯 차례 이상 반복한 것과 같은 규모라고 하니 엄청나다. 성공의 원인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하나의 캐릭터가 도전한 24시간 라이브 방송을 직접 보고 싶다는 목소리에 진심으로 답하려 한 점에 있다고 한다. 그 캐릭터는 바로 유린도의 공식 유튜브 채널의 MC인 R.B. 붓코로이다. 부엉이를 모티프로 한 이 캐릭터는 여러 컬러가 한데 섞여 있고 오른손에는 초록색 표지의 책을 품고 있다. 우리나라에 '펭수'가 있다면, 일본에는 '붓코로'가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자유분방한 발언으로 사랑을 받는 캐릭터이다. 그렇다면 117년 노포 서점은 어떻게 ‘활자’와 상극인 ‘영상’ 매체에서 독설가 부엉이 캐릭터를 통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며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게 된 것일까.&nbsp;<br><br><br>어느 서점에 가도 대중적인 베스트셀러밖에 없고 수요가 낮은 전문 서적이나 마니악한 책은 모습을 감출 것이다. 출판사는 수익이 불확실한 신인 작가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서점의 즐거움 중 하나인, 처음 보는 책과의 우연한 만남도 사라질 것이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책도 당연히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서점이 큰 이익을 남기지 못하면서도 사업을 지속하는 이유는 문화와 지식을 폭넓게 제공한다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p.152<br>세상에 재미있고 매력적인 책은 많지만, 그런 책을 소개하는 것은 재미있거나 매력적이기 쉽지 않다. 이 책은 좋은 책을 와닿게, 멋진 책을 그에 걸맞게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2000일 동안의 기록을 담고 있다. 그렇게 117년 된 노포 서점 유린도의 유튜브 채널 &lt;유린도밖에 모르는 세계&gt;는 현재 구독자 52만 명, 누적 조회 수 1억 회를 돌파하며 서점과 출판 업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는 독설가 부엉이 캐릭터 붓코로가 있는데, 2년 만의 새 점포 개업 소식을 듣고는 "오픈해도 괜찮겠어요? 이렇게 책이 안 팔리는 시대에." 라던가, 나카야마 시치리 선생님에게 "작가라기보다는 골프만 치러 다니는 경영자 같은 외모시네요?" 라고 하고, 유리 펜의 매력을 소개하는 사원에게 "아마존에서 사는 게 더 싸잖아?"라고 말하는 식이다. 그야말로 자유분방한 솔직함은 기존 기업 마케팅의 공식을 뒤집었고, 가공되지 않은 진정성이 찐 팬과 팬덤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주었다.&nbsp;<br>더할 나위 없이 편한 인터넷 서점에서 클릭 한 번이면 바로 책이 내 집 현관 앞으로 오는 시대에 굳이 수고롭게 오프라인 서점을 가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프랜차이즈 서점이 등장했다 금세 사라지고, 온라인 쇼핑이 엄청나게 성장하고, 전자책 독자들이 탄생하면서 책과 서점이 여전히 의미가 있는 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런 면에서 노포 서점이 백년 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뭉클한 부분이 있다. 게다가 위기에 빠진 노포 서점이 보여준 기적은 '가장 서점답지 않은 행보로 책의 가치를 지켜냈다는 점이 더욱 특별하다. 꼭 서점이 아니더라도 유튜브와 브랜딩에 관심이 있다면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대중을 사로잡는 기획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을 차근차근 만나볼 수 있으니 말이다.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에 책과 서점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를 보여준다는 점도 매우 흥미로웠다. 자, 사양 산업이라는 출판, 서점업계의 판을 뒤집은 노포 서점의 기상천외한 마케팅 분투기를 만나보자!<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254/43/cover150/k8521383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2544352</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누가 왕이 될 상인가?  - [이세계 탐험단 조선왕조실록 2 : 세종 - 백성을 품은 공감의 군주, SEL + 한능검 워크북 수록]</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84695</link><pubDate>Mon, 18 May 2026 22: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8469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8672&TPaperId=172846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84/16/coveroff/k15213867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8672&TPaperId=1728469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세계 탐험단 조선왕조실록 2 : 세종 - 백성을 품은 공감의 군주, SEL + 한능검 워크북 수록</a><br/>하지강 지음, 김기수 그림, 서울대학교 뿌리깊은 역사나무 감수 / 서울문화사 / 2026년 04월<br/></td></tr></table><br/>*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br><br><br><br>한국사 학습 만화 시리즈 &lt;이세계 탐험단 조선왕조실록&gt;이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실제 &lt;조선왕조실록&gt;에 남겨진 기록을 토대로 구성한 학습만화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첫 번째 이야기가 조선의 제22대 임금 정조였다면, 이번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성군이었던 조선의 제4대 임금 세종이다.&nbsp;<br>렘과 앰버가 조선 전기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직접 겪으며, 세종의 어린 시절부터 왕이 되어서 조선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그 과정을 살펴본다. 역사 체험 프로그램의 가이드인 해치몬이 미션을 하나씩 주면서 렘과 앰버가 역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과거 역사 인물이 처했던 상황을 간접 경험하고, 역사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당대의 상황을 입체적으로 이해해 나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했다.&nbsp;<br><br><br>조선왕조실록이란 조선 태조로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기록한 책으로 인류 역사상 단일왕조 역사서로서 가장 규모가 크다. 전체 1,893권 888책으로 왕이 승하하고 바뀌는 과정에서도 대대로 편찬한 것이 축적된 기록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사 연구를 할 수 있었고, 조선의 생생한 역사를 현대의 우리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nbsp;<br>어린이가 읽을 수 있는 버전의 조선왕조실록이 없어서 아쉬웠었는데, 이렇게 학습만화로 읽을 수 있는 시리즈가 나와서 반가운 마음으로 읽고 있다. 충실한 역사 기록을 상상력 넘치는 판타지로 엮어 내어 아이도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다.&nbsp;<br><br><br>렘과 앰버, 그리고 젤로스는 조선의 3대 임금인 태종의 세 아들, 이제, 효령군, 충녕군을 만난다. 첫 번째 미션은 태종 다음 왕이 될 사람을 맞혀라! 였고, 세 아들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고,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며 학문, 무예, 성품 별로 점수를 매겨 총점을 낸다. 정답은 과연 누구였을까. 두 번째 미션은 세종의 눈이 반짝이는 순간을 찾아라! 아이들은 제일 즐거울 때를 말하는 거라고 예상하지만, 좋아하는 고기를 먹을 때도, 밤늦게까지 몰입해 책을 읽을 때도 정답이 아니었다. 그것들 보다 세종이 애정을 쏟는 일은 무엇이었을까.&nbsp;<br>차곡차곡 이어지는 미션을 따라가다보면 중간중간 '재미있고 쓸모 있는 실록 TMI' 코너가 나온다. 실제 &lt;조선왕조실록&gt; 속 소소하고 재미있는 기록들을 뽑아 쉬어 가는 페이지로 만든 것으로 조선의 첫눈 장난, 초가집에서 사는 왕, 원숭이를 분양합니다, 별 폭발의 비밀을 밝히다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중에서도 놀라웠던 사실은 조선 시대 사람들도 개나 고양이, 새 등을 반려동물처럼 기르며 아꼈다는 것이다.&nbsp;<br><br><br>이 시리즈는 학습 '만화' 형식이지만, 본문의 내용을 복습하고 확장할 수 있는 워크북이 포함되어 있어 독후 활동과 교과 연계 학습도 가능하다. 워크북이 굉장히 알차게 만들어졌는데, 본문에서 배운 내용들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잘 정리해 복습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왕과 같은 시대에 활약했던 중요 인물들의 정보도 수록했고, 개념 확인 문제 풀이로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까지 대비할 수 있다. 독후 활동 페이지도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아주 도움이 되었다.&nbsp;<br>그리고 부록으로 조선왕조 계보 포스터도 받을 수 있어 더 좋았다. 태정태새문단세...로 시작하는 조선왕조 계보 노래를 아이가 늘 부르고 다니는데, 각각의 왕이 이룬 주요 업적까지 잘 정리되어 있어 아이 방에 붙여 주었다. 세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문종, 단종, 세조' 편이라고 하니, 영화 &lt;왕과 사는 남자&gt;를 봤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정조의 사회 정서 역량을 '회복탄력성'과 '소통'으로, 세종의 사회 정서 역량을 '공감'과 '포용'으로 배웠는데,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또 어떤 키워드로 만나게 될지도 기대가 된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84/16/cover150/k15213867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841621</link></image></item><item><author>피오나</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요 네스뵈 최초의 단편소설집!  - [질투하는 남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83490</link><pubDate>Mon, 18 May 2026 09: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9431145/1728349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7639&TPaperId=1728349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19/17/coveroff/k05213763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7639&TPaperId=1728349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질투하는 남자</a><br/>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우리에게는 '치정범죄'가 있다. 그리고 나는 질투로 인한 살인으로 의심되는 사건에 불려 나오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내가 질투의 냄새를 맡는다고 말한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질투는 냄새도 색도 소리도 없다. 대신 이야기가 있다. 나는 이야기에서 무엇이 말해지고 무엇이 생략되는지 귀 기울여 들으면서 앞에 앉은 상대가 절박하고 상처 입은 짐승인지 판별한다. 나는 들으면서 안다. 그 짐승이 바로 나 니코스 발리이기 때문에, 상대가 곧 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바로 상처 입은 짐승이라서 아는 것이다.&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질투하는 남자' 중에서, p.57<br>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법률에 수록되어 있는 것으로 가해자는 남에게 입힌 피해만큼의 벌을 받아야 한다는 법이다. 누군가 남의 가족을 해쳤다면 피해자가 당한 것과 똑같은 고통을 받아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으므로 너도 똑같이 상실감과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마땅하다. 누구에게 벌을 준다는 것은 자신의 척도로 세상을 재단하는 일이다. 하지만 현대의 법체계에서는 누군가에게 사적으로 복수하는 일은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팬데믹 이후 경제가 파탄 나고 사회와 정치 제도가 무너져 무법천지가 되어버린 세상이라면 어떨까. 변호사로서 정의와 상식과 인간애를 믿었던 주인공은 가족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정의는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라고. 그럼에도 그는 가해자를 사적으로 처형하지 않고 재판정에 세우려고 한다. 그렇게 슬프고도 치밀한, 안타깝고도 무시무시한 복수가 시작된다. 이 이야기는 '쥐섬'이라는 작품이다.<br><br><br>그 외에도 이 책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외도한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여자, 한 여자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쌍둥이 형제가 벌인 기만극, 규칙을 파괴하는 자를 향한 응징,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쓰레기 수거원의 기억, 완벽한 범행 계획을 세운 남자의 살인 고백, 문학적 진정성과 세계적인 명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아내와 상사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하는 택시 기사, 경쟁자를 처리하기 위해 시간여행을 떠난 남자 등 인간 내면 깊숙한 곳에 감춰진 본성을 드러내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열두 편의 이야기들은 모두 치밀하게 계획된 플롯과 구조, 복선과 캐릭터를 보여준다. 분량과 상관없이 밀도 높은 이야기들은 왜 요 네스뵈가 북유럽 스릴러의 제왕인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다채로운 장르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작품의 장점인데, 요 네스뵈의 소설에서 SF적인 요소나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굉장히 흥미로웠다. 언젠가는 추리, 스릴러 장르가 아닌 다른 장르에서도 요 네스뵈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감도 들었고 말이다.&nbsp;<br><br><br>사람들은 흔히 가난한 사람들을 자주 도와주다가 연쇄 아동 성추행범으로 돌변하는 남자에게 속았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사람들이 실수하거나 속은 게 아니라고 했다. 그 남자의 선한 면이 진심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준 것이지, 그가 저지르는 다른 악행을 덮기 위해 위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한마디로 인간은 선하기만 하지도 악하기만 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브래드도, 그의 아버지도, 나도.&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 '쥐섬' 중에서, p.414<br>요 네스뵈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단편소설집이다. 질투라는 테마로 일곱 편, 권력이라는 테마로 다섯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요 네스뵈의 작품들은 워낙 벽돌책이 많았는데, 단편소설집도 600페이지를 훌쩍 넘는다. 영어 원서 페이퍼백으로도 500페이지이다.&nbsp; 표제작은 이미 아마존 프라임 영화 〈킬러 히트〉로 만들어졌고, 수록작 중에 한 편은 CWA 대거상 최종 후보였으며, 그 외 두 편도 영화 판권이 팔린 것으로 알고 있다. 스릴러의 거장이 보여주는 각양각색의 세계에 독자들의 사랑만큼이나 여러 분야에서 주목을 받은 것이다. 요 네스뵈가 쓴 단편소설집이라니 너무 궁금해서 원서를 사둔 게 몇 년은 된 것 같은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다 결국 변역본이 나오고 나서야 제대로 읽어보게 되었다. '해리 홀레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 같아 너무 기대가 되었다. 한 호흡으로 달려가야 하는 장편이라 아니기 때문에 좋은 점은 이 묵직한 페이지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SF, 디스토피아, 누아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를 만나볼 수 있어 한 편씩 아껴가며 읽었다.&nbsp;<br><br><br>요 네스뵈가 창조한 세계는 늘 어둠과 범죄로 점철되어 있지만, 복수도, 배신도, 질투조차도 이상하게 설득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이미 갖고 있었던, 하지만 잠시 잊고 살았던 감각들을 일깨워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인간의 본모습이니까. 우리의 감정이란 원래 그렇게 작동하는 거니깐.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에서는 종종 '사랑'이 가장 달콤한 정신병이자 지독한 고문이 되어 버리고, '질투'라는 극단적 주관성과 냉정하고 관찰 가능한 객관성이 동시에 공존하며,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부당성에 대한 복수를 준비하는 이들이 등장한다. 요 네스뵈는 ‘범죄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플롯이 아니라 인물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기’라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그의 작품을 여타의 범죄 스릴러와 다르게 만들어 주는 지점이다. 이 책에 수록된 열두 편의 이야기들은 각각 뛰어난 완성도를 가지고 있어 모두 장편소설로 발전시켜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다. SF, 디스토피아, 누아르를 넘나드는 놀라운 이야기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혹시 아직 요 네스뵈의 작품을 만나보지 않았다면, 해리 홀레 시리즈가 궁금하지만 시리즈가 길어서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지금이 기회다. &lt;질투하는 남자&gt;로 매혹적인 노르딕 누아르의 세계를 만나보자!&nbsp;<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19/17/cover150/k05213763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191750</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