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듣는 시간 -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다큐멘터리 피디의 독서 에세이
김현우 지음 / 반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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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듣는 시간‘이라는 근사한 제목처럼 낯선 타인들의 이야기에 자꾸만 귀를 기울이게 되는 책이었다. ‘이해란 머리나 마음이 아니라 행동으로, 몸으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나와는 너무나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이들과도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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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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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부모의 삶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제 좀 철이 들어 조금은 부모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생각할 즈음, 부모는 자식의 곁을 훌쩍 떠나기도 한다. 딸과 엄마의 관계를 담담하게 추억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누구나 자신의 부모를 떠올리게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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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맨 1 - 도그맨, 핫도그의 침공 도그맨 1
대브 필키 지음, 노은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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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40개국에 4000만부 판매되었으며 아마존 어린이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독자 리뷰가 무려 15,800여 개가 달린 책이 있다. 게다가 드림웍스에서 곧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이 될 예정인 작품이다. 바로 <캡틴 언더팬츠> 시리즈 작가 대브 필키의 <도그맨> 시리즈이다.

 

도그맨은 개 머리에 사람 몸을 한 경찰관으로 세상의 모든 악당들로부터 도시의 평화를 지키는 영웅이다.

 

 

힘이 센 나이트 경관은 발차기를 잘하지만,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다. 그리고 그의 파트너인 경찰견 그렉은 매우 똘망똘망하다. 어느 날 나이트 경관과 그렉은 거칠고 사악한 악당 고양이 피티의 계략에 의해, 폭탄을 해체하려고 출동한다. 거기서 나이트 경관과 그렉은 사고를 당하고, 다친 그렉의 몸뚱이와 그렉의 머리 고민하던 간호사는 나이트 경관 몸에 그렉의 머리를 붙여 주면 어떨까 제안한다.

 

그렇게 해서 그렉과 나이트는 대수술을 받게 되었고, 반은 사람이자 반은 개인 개머리 경찰 도그맨이 탄생하게 된다. 개와 사람을 합체 시켜 만든 경찰이라니, 이 무슨 황당한 경우인가 싶지만 이 작품은 상상력과 순수함을 무기로 세상 어디서도 만날 수 없었던 영웅 캐릭터를 탄생시킨다.

 

 

도그맨의 적은 사악한 악당이자 천재 발명가인 고양이 피티이다. 피티는 끊임없이 문제 거리를 만들어 도그맨과 아슬아슬한 대결을 펼친다. 그 외에도 기상천외한 악당들이 등장해 각종 재미를 선사하는데, 시리즈 1권의 백미는 바로 핫도그들의 대침공 편이다. 감옥에 있던 피티는 점심으로 지긋지긋한 핫도그가 또 나오자, 뿌리면 살아나는 약으로 핫도그를 살아서 움직이도록 만든다. 피티는 핫도그를 이용해 다시 탈옥에 성공하지만, 피티에게 무시당한 핫도그는 세상을 뒤엎어 보자고 반란을 일으키기 위해 핫도그 군대를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만들어진 핫도그들은 마음이 비뚤어져 버린 대장을 따라 고양이 교도소를 나와 시내로 쳐들어간다. 그런데 사람들이 무서워하기는커녕 귀여워 하며,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는 것 아닌가. 인간들이 핫도그 군대를 하나도 안 무서워하자, 핫도그는 더 큰 계획을 세우고, 결국 도그맨과 마주하게 된다. 핫도그들의 최후는 재미있기도 하고 짠하기도 한데, 어떻게 되는지는 직접 작품을 통해 만나보길 추천한다.

 

 

이 시리즈가 흥미로운 것은 도그맨이 보통의 영웅들과는 꽤 다르다는 점일 것이다. 도그맨은 사람 말을 못할 뿐만 아니라 개의 본능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툭하면 사람들을 핥아 대고 심지어는 오줌과 똥을 아무 데나 싸는 경찰서의 골칫덩어리이니 말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선한 마음을 가졌고, 매 사건마다 놀라운 기지와 용기를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고야 만다.

 

그리고 도그맨 시리즈는 '어린이가 직접 쓰고 그린 이야기’라는 콘셉트로 서두를 시작하고 있어, 글과 그림이 더욱 기발하고, 엉뚱하고, 재미있다. 유쾌한 상상력이 빚어낸, 색다른 영웅이 궁금하다면 도그맨 시리즈를 만나 보자. 단순함이 만들어 내는 통쾌함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될 것이다. 도그맨 시리즈는 미국에서 총 10권까지 나와 있는 상태이고, 국내에는 1권과 2권이 함께 출간되었다. 2권 도그맨과 납작 피티에서는 또 어떤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펼쳐질 지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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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마지막 서점
매들린 마틴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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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전시 상황이다. 하지만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폭탄이 떨어진다는 건가? 남자들은 징집될까? 식량도 배급받을 거고? 그레이스는 엄마로부터 1차 세계대전에 대한 이야기와 그때가 얼마나 힘겨운 시대였는지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 시절 이야기는 그레이스가 직접 겪어 보지 않아 상상하기 힘들었기에 그저 먼 이야기였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은 이 안갯속 같은 세상이 그들의 새로운 현실로 이제 막 떠오르고 있다.         p.87

 

1939년 8월, 그레이스는 친구인 비브와 런던에에 도착한다. 오랫동안 런던에 가고 싶어 했지만, 전쟁 직전의 런던은 그녀가 상상하는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그레이스는 일년 전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자신이 살았던 집이 사실은 삼촌의 소유였다는 것을 알게 되어, 결국 그들로부터 쫓겨나다시피 나오게 되었다. 런던에 살고 있는 엄마의 어릴 적 친구인 웨더포드 아주머니가 방을 빌려주겠다고 했고, 더 이상 다른 선택권이 없었던 그레이스는 도시에서의 삶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주머니의 소개로 런던에서 일자리를 구하게 되는데, 바로 먼지 자욱한 책방, 프림로즈 힐 서점이었다.

 

사실 그레이스는 책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삼촌 가게에서 일을 할 때는 너무 바빠 책을 볼 여유가 없었고, 그러다 엄마가 병을 앓게 된 이후로는 더 시간이 없어졌으니 말이다. 어린 시절 이후 제대로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던 그녀는 서점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 게다가 서점 주인인 에번스는 성격이 매우 괴팍했고, 책들로 가득한 서점 내부는 뒤죽박죽 혼돈 상태였다. 책에 대해 알지 못한 탓에 책을 제자리에 꽂는 건 고사하고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감도 오지 않는 데다, 책꽂이에는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었고 말이다. 게다가 전쟁이 곧 닥칠 텐데, 사람들이 한가하게 책을 사러 올 것인가도 문제였다.

 

 

 

그레이스는 모든 소리를 막고 책을 펼쳐 무릎 위에 올려놓고 읽기 시작했다. 밖에서는 이미 익숙해져 버린 전쟁 음이 들려왔고, 공군이 독일군을 막아내기 위해 달려들어 쏘아 대는 대공포 소리가 쾅쾅 울렸다. 그 와중에도 멀리서 폭탄이 떨어지는 소리가 밤보다는 덜 들렸다.
"뭐 읽고 있어요, 아가씨?"
그레이스 옆에 있던 여인이 물었다. 그레이스가 고개를 들자 저번 주에 자신이 달래주었던 젊은 엄마의 얼굴이 보였다.
"조지 엘리엇이 쓴 <미들마치>예요."          p.266

 

서점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야기인데, 책을 별로 읽지 않았고, 그다지 관심도 없었던 주인공이 등장해서 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서점에서 일하는 직원이 손님들에게 책을 추천해 주기는 커녕, 손님들이 원하는 책을 찾아 주지도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독서광이나 애서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책에 대해 알아야 서점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편견은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점점 사라졌다. 성실함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는 그레이스는 그저 묵묵하게, 자신의 자리에서 책을 잘 모르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로 선물 받은 책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읽으면서, 점점 더 책의 매력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서점 또한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 점점 변화하기 시작한다. 손님들이 늘어났고, 가게의 매출도 높아졌으며, 무엇보다 그레이스가 다른 사람에게 책을 추천해 줄 정도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 전쟁은 점점 더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침투하고 있었다. 등화관제와 공습이 이어졌고, 남자들은 징집되었고, 아이들은 안전을 위해 시골로 보내졌다. 무차별한 폭격으로 인해 하룻밤 사이에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이 죽어나가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삶은 계속 되었다. 전쟁으로 인한 암울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망가진 도시의 삶은 지속되었으니 말이다. 사람들은 그 속에서 어떻게든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애썼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야기의 힘이었다. 그레이스는 서점에서 낭독을 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이 모여 들어 이야기를 듣고 위로와 즐거움을 찾았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전쟁을 겪어 보지 못한 세대이겠지만, 이 작품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과 런던 대공습 시기를 살았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전쟁 중에도 문을 열었던 유일한 서점, 그 속에서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사람과 극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실화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절망 속에서도 문학이 가지고 있는 힘이 발휘하는 그것, 이야기가 줄 수 있는 위로와 치유의 마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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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의 언어 - 우리 삶에 스며든 51가지 냄새 이야기
주드 스튜어트 지음, 김은영 옮김 / 윌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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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우습게도, 독극물 중 많은 것이 아주 좋은 냄새를 풍긴다. 문제는 그 냄새를 음미할 만큼 살아 있기 힘들다는 것이다. 청산가리는 희생자가 자신이 치명적인 독극물을 삼켰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아주 드문 독극물 중 하나다. 살인을 다룬 여러 소설을 살펴 보면 희생자가 비터 아몬드 냄새를 느끼면서 뒤늦게 그 의미를 깨닫고 패닉 상태에 빠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다른 독극물들은 나중에야, 그러니까 살육의 냄새를 한참 풍긴 후에야 자취를 드러낸다.       p.104

 

어른이 된 뒤에 어린 시절로 다시 가본 사람이 있을까? 시간을 되돌리는 방법이 있지 않고서야 그럴 수는 없다. 하지만 어릴 때 다니던 학교에 가보면, 당시에 맡았던 바로 그 냄새가 다시 밀려든다. 그리고 그 냄새는 우리를 어린 시절로 데려간다. 이렇게 냄새는 기억의 빗장을 풀어 우리가 상상 속에서나 겨우 들어가볼 만한 장면으로 들어가게 만들어 준다.

 

중고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나는 바싹 마르고 케케묵은 종이 냄새, 두텁게 쌓인 먼지 냄새에 특별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나는 주말마다 집에서 버스로 한 시간이나 걸리는 도서관에 가곤 했다. 시험 공부를 한다며 교과서와 문제집을 잔뜩 가방에 넣어 갔지만, 사실 내가 도서관에 갔던 이유는 책을 마음껏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일 도서관에 머무르면서 공부는 잠깐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 저곳 열람실들을 누비며 다녔다. 특별한 한 시절의 꽤 많은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기 때문에 종일 맡았던 오래된 책 냄새는 언제든 나를 그 시절로 데려간다. 그야말로 냄새가 과거를 현재의 내 앞에 마법처럼 데려다 놓는 경험인 셈이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속 마들렌이 그런 역할을 했던 것처럼 말이다.

 

 

 

오래된 책 냄새를 맡고 있으면, 정말로 그 책이 지나온 지리적인 거리의 냄새까지 느껴진다. 누군가가 자신의 방을 가득 채운 책들을 상자에 차곡차곡 담아, 트럭에 싣고 새로운 곳으로 옮기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그렇게 이곳에서 저곳으로 주인의 마음에 따라 이동하는 동안 책은 나이를 먹어간다. 아주 오래된 책에서는 분해와 마술의 냄새가 걸러져 나온다. 냄새처럼 유령도 입자로 이루어진다. 주변 공기보다 약간 더 밀도가 높게 형성된 구름으로 공중에 떠 있다. 죽은 사람의 몸으로부터든, 살아 있으나 몸에서 이탈한 영혼이든 육체에서 벗어난 영혼은 그렇게 제 몸을 만든다.      p.353

 

이 책은 감각이라는 주제를 탐구해온 저널리스트 주드 스튜어트가 신기하고 경이로운 냄새와 후각의 세계를 탐구하는 이야기이다. 마른 땅의 비 냄새, 금방 꺾은 잔디 냄새, 빨랫줄에 널어 말린 빨래 냄새, 겨울 공기 속 눈 냄새, 바닷물이 풍기는 청량하고 짭짤한 냄새, 금방 깎은 연필에서 나는 은근한 나무 냄새 등 51가지 냄새에 대해 들려준다. 그렇게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각종 향들에 대해서, 무심코 지나쳐온 후각의 재발견하고, 우리의 몸은 냄새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감각하는 지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신경과학자, 화학자, 역사가, 심리학자는 물론 원예사, 조향사, 와인 제조가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인터뷰한 여러 학자들의 전문적인 답변과 최신 연구결과까지 담겨 있어 매우 전문적이면서도 냄새들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의미까지 밝혀내고 있어 인문학적으로도 풍부한 내용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나 냄새에 대한 표현들이 너무도 생생하고 문학적이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빨랫줄에 널어 밖에서 말린 빨래가 풍기는 냄새는 마치 세상 모든 냄새의 축소판 같고, 마른 땅의 비 냄새는 초록색 풀 냄새와 싱그러운 물방울의 기운과 함께 세상의 공기를 안도감으로 채워주고, 금방 깎은 연필에는 모든 것을 감싸주는 듯한, 은근한 나무 냄새가 있고, 라벤더 향기는 처음에는 꽃잎처럼 하늘거리며 금방 사라질 듯 가냘프고 성급하지만, 강인함을 감추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이 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냄새가 어떻게 공간과 시간을 넘어서 기억 속 장면으로 들어가게 해주는지 궁금하다면, 공기 중을 떠도는 온갖 냄새 분자가 안내하는 새로운 세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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