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되는 법 - 꿈이 너무 많은 당신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
에밀리 와프닉 지음, 김보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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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고 싶니'라는 질문이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질문이 하나의 직업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만약 다섯 살짜리가 열 가지 미래를 꼽는다면, 질문을 한 어른은 이렇게 말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그러니까 그중 어떤 것? 너는 모든 것이 다 될 수는 없어!'... 구별하기 어렵긴 하지만, 우리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라는 질문을 '이 생애에서 너에게 허용된 정체성은 하나뿐이야. 자, 어떤 것을 선택할래?'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얼마나 겁나는 질문인가? 이런 식의 질문이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당연하다.'          p.19

 

한 가지를 진득하게 잘하는 것과 여러 가지를 조금씩 잘하는 것, 우리는 두 가지 중에 전자가 더 좋은 거라고 배우며 자랐다. 여러 가지 일을 두루 섭렵하는 것보다 한 가지를 제대로 하는 편이 낫다고, 어떤 분야에서도 덜 능숙한 것보다는 한 가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더 낫다고 말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예능에서 '부캐'라는 것이 뜨기 시작했고, 지금은 'N잡러'라는 말이 능력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부캐라는 단어는 사실 게임 용어로 처음 캐릭터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 캐릭터를 하나 더 만든다는 의미이다. 그러한 부캐가 현실에 적용되어 일반적인 내 모습이 아니라 새로운 자아를 가진 캐릭터를 부캐라고 부르며, 엄청난 열풍을 불러 왔었다. N잡은 자신의 전공이나 관심사를 살려 본업 외에 부수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것을 말하며, 자기 자신을 브랜드화 해서 수익을 내는 활동이다. 그러다 보니 2017년에 처음 읽었던 에밀리 와프닉의 <모든 것이 되는 법>이 지금은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이 책은 '어떤 이들은 하나의 길을 결정할 수 없으며, 결정해서도 안 된다고'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유난히 관심사가 많고 다재다능하며 나름의 열정도 있으나 크게 이뤄놓은 것은 없고, 천직을 찾아 헤매지만 한 가지만 파기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다능인(Multipotentialite, 멀티포텐셜라이트)'이라는 호칭을 만들어 준다. 그리고 이들의 통합 능력과 빠른 습득력, 적응력이야말로 끝없이 변하는 이 사회가 가장 원하는 재능이라고 말한다.

 

 

 

다능인으로 살면서 가장 어려운 점 중에 하나는 우리가 가진 '잠재력' 중에 어떤 것을 발전시킬지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지만 아마도 한 번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당신은 이 부분에서 주저앉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문자 그대로 정말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지구상에서 우리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으니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일생 동안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태양 아래 모든 것을 하는 것과 한 가지만 하는 것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공간이 존재하며 그곳에 바로 다능인이 있는 것이다.         p.167

 

'여러 가지를 한다는 것은, 그 모든 것에서 평범해진다'는 의미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에밀리 와프닉은 말한다. '세계 최고와 완전히 평범한 것 사이에는 중간 영역이 있으며, 다능인들이 몇몇 분야에서는 대단히 능숙해질 수 있다'고 말이다. 실제로 저자 역시 다능인의 삶을 살고 있다. 커리오 코치이자 강연가, 블로거이고 뮤지션이자 디자이너, 법학도와 영화인의 길을 지그재그로 걸어왔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해왔다고 하면, 어쩐지 산만하고 끈기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의 모든 관심사와 배경을 단 하나의 원동력으로 줄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와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들려 준다. 그렇게 여러 가지를 다 해보고 싶고, 이것저것 조금씩 다 잘하는 것이 바로 당신의 '정체성'이라고 말이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고, 관심사가 자주 바뀌어 정작 제대로 이룬 게 없는 것 같다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제 곧 '당신 같은 사람들의 시대'가 온다고 말했던 파격적인 이 책의 조언대로 겨우 몇 년 만에 진짜 그런 시대가 왔다. 그야말로 호기심 많고, 재능이 넘쳐나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이 인정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멀티-포텐셜-라이트는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가장 유용한 재능이 되었다. 이 책은 다능인들이 공유하고 있는 유사점과 패턴을 파악해 '전문가가 되기 위한 1만 시간의 연습' 대신 '모든 열정에 지속 가능한 삶을 디자인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면에 잠재된 다양한 힘들을 다시 발견하고 열정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풍요로운 삶을 가꿔나갈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다능인의 시대가 왔고, 이 책은 재능많고 호기심많은 당신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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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은수를 텍스트 T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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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쪽 세계에서는 늘 위화감이 있었어요. 제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막연한 불안감과 불쾌함을 항상 느꼈죠. 처음 여기 왔을 때... 얼마나 마음이 놓였는지 몰라요. 아름다우면서 그리운 세계였거든요.... 당신도 그렇지 않아요?"
아하, 지아키는 갑자기 이해했다. 왜 자신이 다양한 것에 탐구심을 가졌는지를. 줄곧 불안했다. 원래 세계는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 '어떤 은수를' 중에서, p.105~106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십년 가게>, <신비한 고양이 마을>, <비밀의 보석 가게 마석관> 등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판타지 동화 시리즈로 유명한 히로시마 레이코의 소설집이다. 위즈덤하우스 청소년 문학 ‘텍스트 T’의 세 번째 권으로 출간된 이 작품은 청소년 독자에서 성인 독자까지 아우르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강렬하고도 기묘한 판타지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는 세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인 <어떤 은수를>과 <히나와 히나>, 그리고 <마녀의 딸들>이다. <어떤 은수를>에는 은빛 짐승이라는 뜻의 은수라는 특별한 존재가 등장한다. 은수는 돌의 알에서 태어나 주인이 될 인간이 바라는 대로 성장하는 돌의 정령이자, 생물과 광물의 중간에 해당하는 존재이다. 어느 날 재벌 노인이 다섯 명의 남녀를 자신의 저택으로 불러 ‘은수’의 알을 주고 가장 뛰어난 은수를 키운 자에게 전 재산을 남기겠다고 한다. 성격도, 배경도, 욕망과 제각각인 다섯 명은 각자의 목적과 이유를 위해 은수를 키우게 되는데, 과연 누가 재산을 차지하게 될 것인지 흥미진진한 작품이었다.

 

 

히나의 본성을 안 순간, 요키 안에서 무언가가 죽었다. 믿었던 마음이 가루가 되고 말았다. 죄인이 되어 외딴 섬에 갇힌 것보다도 그 때문에 더 용서할 수 없었다.
밉다. 미워 죽을 것 같다. 반드시 복수할 테다.
오늘날까지 그 결심을 곱씹으며 견뎌 왔다.           - '히나와 히나' 중에서, p.230

 

<히나와 히나>에는 연인 히나의 배신으로 죄인이 되어 외딴 섬의 등대지기로 유배된 한 청년이 등장한다. 오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오로지 혼자 외딴 섬에 남겨져 고독과 공포를 견뎌내야 하는 그는 시시때때로 나타나는 히나의 환영에 괴로워한다. 너무도 생생한 기억과 망령으로 인해 그는 슬프고 원망스러운 마음을 차곡차곡 쌓아 복수를 하겠다고 마음 먹는다.

<마녀의 딸들>에서는 마치 잔혹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 준다. 커다란 저택에서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어린 소녀에게는 이상한 규칙들이 있었다. 밤이 되면 저택에 굵은 쇠창살이 내려와 순식간에 상자처럼 변해 아침이 올 때까지 절대 열리지 않고, 엄마는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절대 지하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가시나무 울타리 너머로는 절대 가면 안되었고, 밤이 되기 전에 꼭 저택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엄마가 사실은 마녀였고, 자신이 엄마의 여덟 번째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녀는 무사히 바깥세계로 탈출할 수 있을까.

 

 

사실 히로시마 레이코의 기존의 작품들은 아동 문학임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읽기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옴니버스 단편들이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 더 좋고, 어른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을 만한 작품들이라 더욱 어린이 판타지 문학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조금 연령대를 높여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인 판타지 문학이지만, 성인 독자들이 읽기에도 오싹하고 섬뜩한 이야기들이라 일반 판타지 소설들을 더 발표해주어도 좋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나 히로시마 레이코의 소설집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기 때문에 이번 작품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기존의 판타지 동화 시리즈에서도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어린 주인공들을 등장시켜왔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러한 인간의 욕망과 집착의 제대로 된 끝판왕을 보여준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추악한 탐욕, 사랑과 증오의 감정들을 잔혹하지만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독특한 일러스트들이 수록되어 있어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게 살려주고 있기도 하다. 히로시마 레이코의 작품들을 좋아했다면, 혹은 궁금했지만 아동 대상이라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면, 이번 작품을 놓치지 말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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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마인드셋 - 감정 왜곡 없이 진실만을 선택하는 법
줄리아 갈렙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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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수없이 많은 판단과 결정으로 이뤄지고, 실제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지 않게 주의할수록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정찰병 관점으로 사고하면 자기 입장을 정당화하기 쉬운 질문에 답할 때 스스로를 속이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병원에서 그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할까? 여기서 손절매해야 할까, 지금 매도하면 너무 일찍 처분하는 건 아닐까? 관계가 나아질 수 있을까? 배우자가 자녀 계획에 대한 생각을 바꿀 확률은 얼마일까?         p.32

 

인간은 대부분 자신의 결함과 실수를 합리화할 때가 많다. 일, 관계, 생활, 정치를 비롯한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상황을 해석하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을 겪어도 각자가 기억하는 것이 다른 이유는 각자 주관적인 시점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는 우리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는 가장 큰 배경이 된다. 합리적 사고 전문가이자 젊은 사상가로 촉망받는 줄리아 갈렙은 이러한 태도를 가리켜 '전투병 관점'이라고 부른다. 진지를 사수해야 하는 전투병처럼 자신의 신념을 방어하고 요새화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어떤 사고방식이 필요할까.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스카우트 마인드셋(정찰병 관점)'이다. 이는 전투지의 지형을 살펴 지도를 만드는 정찰병(scout)같이 ‘사실 그대로를 직시하는 태도’를 뜻한다.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보지 말고, 정찰병처럼 상황을 직시해야 주용한 순간에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TED 강연 '왜 우리는 틀렸을 때조차 옳다고 생각하는가'로 750만이 넘는 조회를 기록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내 안의 편견이나 맹목적인 확신, 지나친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세상을 명확히 바라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실을 중요시하는 정찰병 관점이 어떻게 판단력과 성공으로 직결되는지 찰스 다윈, 알프레드 드레퓌스, 제프 베이조스, 필립 테틀록, 사울 펄무터 등 수많은 실증 사례와 인지과학 연구결과, 각계각층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어 더욱 흥미로운 책이었다.

 

 

 

'터무니없는 꿈'을 품은 사람에 관해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러나 그는 단념하지 않았다. 의심하는 이들이 틀렸음을 가슴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스크의 이야기는 이렇게 전개되지 않는다. 친구들이 그가 십중팔구 실패할 것이라 얘기할 때 머스크는 이렇게 답했다. "그래, 나도 동의해. 우리는 실패할 것 같아." ... 머스크 스스로 성공에 대한 기대치를 그토록 낮게 봤다는 사실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사람들은 보통 성공 확률이 높아야 어떤 일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찰병은 '이 일은 성공할 거야'라는 기대 때문이 아니라 '이 일은 가치 있는 베팅이야'라고 생각할 때 의욕을 느낀다.        p.159~160

 

일론 머스크가 항공우주 회사를 세우기로 했을 때 다들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머스크는 페이팔을 매각해 1억 8,000만 달러를 손에 넣었고, 그 거금을 이후 스페이스 X로 알려질 회사에 대부분 베팅했다. 친구들은 실패할 거라며, 페이팔로 번 돈을 전부 잃고 말 거라고 경고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사실 머스크 조차 자신의 투자가 실패할 확률이 훨씬 크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사업이 성공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그는 왜 시도한 것일까. 머스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떤 일은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설령 실패할 게 뻔히 보여도 말이다. 머스크가 보는 성공 확률은 대략 10%, 실패 확률은 90%였다. 그는 사업의 성공 여부보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에 베팅을 했다. 이는 '가치 있는 베팅'이라는 개념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꿔준다. 확실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더라도, 베팅에서 얻는 기댓값이 긍정적이라면 결국에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 선택으로 인해 삶이 더 나아질지, 나빠질지 방향을 달리 하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자신이 선택한 근거에 기반을 둔 서사를 구성하고 이를 객관적인 사실인 것처럼 느낀다. 그래서 한 사람의 진실함이 다른 사람에게는 무례함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해석 외에 다른 합리적 해석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려면 정찰병 관점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투병 관점에서의 우리와 정찰병 관점에서의 비교 사례들이 대단히 흥미진진했다. 우리의 무의식중에 벌어지는 선택의 과정과 인간이 왜 합리적으로 비합리적인 존재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의 시야를 가리고 있던 것들에서 벗어나 다른 시점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자기기만을 멈추고 세상을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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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체력인데 - 50대 구글 디렉터의 지치지 않고 인생을 키우는 기술
정김경숙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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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의 지독한 성실함이 늘 창피했다. 그런데 내가 자의식의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등 떠밀어준 힘이 바로 그 한결같은 꾸준함에 있었다. '눈떠 보니 새로운 세상이다' 같은 건 없다. 우리 일상은 복사 용지와 같다. 복사 용지의 두께는 얇지만 100장이 묶여서 다발이 되고, 다발이 모여서 박스를 채우고, 박스가 쌓여서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게 된다. 그 한 장 한 장을 오늘 쌓는 것이다. 하루하루, 묵묵하게, 조금씩 조금씩. 그러면 어느덧 쌓인 압도적인 실력과 결과물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p.38~39

 

30년 차 직장인이자 15년 차 구글러(Googler, 구글직원을 일컫는 말) 정김경숙 디렉터의 첫 책이다. 저자는 구글코리아의 커뮤니케이션 총괄로 12년을 재직하고 모두가 자연스럽게 은퇴를 생각하는 나이인 50세가 되던 해에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로 옮겨가 새로운 삶에 도전했다. 너무 사서 고생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할 때, 가족 친구들 다 놔두고 혼자 미국행을 결심한 것이다. 그리고 마흔 되던 해부터 영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원어민에게도 어렵다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으니 구글의 최고령 라인에 해당하는 54세의 나이가 무색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지긋지긋한 물공포증을 이기기 위해 나이 오십에 수영을 시작했고, 대금은 7년을 불었는데 아직도 제대로 소리를 못내고, 14년 넘게 검도를 하고 있지만 시합에선 여전히 3분을 버티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힘'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 책은 그 꾸준함이 삶에 대한 태도와 '체력'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체력이야말로 우리가 인생을 끈질기게 이끌어나가게 만드는 숨은 저력이라고 말이다.

 

 

 

“석사 다섯 개 모으면 박사 주냐?” 다섯 번째 학위를 준비하던 ‘학위 콜렉터’인 내게 친구들이 놀리듯 한 얘기다. 당연히 안 준다. 나는 그동안 근무한 모든 회사에서 심심찮게 부서 이동을 했다. 그리고 새 직무를 맡아 새로운 인풋이 필요하다 싶으면 제일 먼저 대학원을 검색해보고 나에게 필요한 수업 과정들을 찾아봤다. 공부는 그야말로 내가 커리어를 겁 없이 확장할 수 있는 최고의 무기였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를 의심하는 대신, “공부하면 되지, 뭐”라고 할 수 있는 비빌 언덕.               p.118

 

누구나 변화를 꿈꾼다. 하지만 자신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머릿속으로 바라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도, 그것을 현실에서 실천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단순한 실천 수칙을 만들어 딱 1년만 전념해보라고. 쉽고,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매일매일 하다 보면 당장은 몰라도 1년 뒤에는 반드시 달라지게 된다고 말이다. 물론 이 또한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나도 모르게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늘 시간을 초 단위로 쪼개서 쓰고,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20여 년간 무려 다섯 개의 대학원을 수료한 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아무리 외우고 반복해도 며칠 뒤에 다시 백지상태가 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도 40대에 시작한 영어 공부를 놓지 않고, 지금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오늘 하면 내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일단 계속한다면 그 꾸준함이 결국 나를 이길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 누구나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선뜻 해내지 못하는 것들을 척척 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너무 멋지게 느껴졌다. 그야말로 '멋진 언니', '직장인들의 롤모델'이 아닐 수 없다. 긍정적인 에너지와 매일을 단단하게 쌓아가는 성실함,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버티게 해주는 체력까지... 본받고 싶은 모습들이 페이지마다 가득했다. 이 책을 통해 몸과 마음의 근력을 단단히 다지는 법에 대해 배워 보자. 계속 가봅시다! 남는 게 '열정'인데!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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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형사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레이프 페르손 지음, 이동윤 옮김 / 엘릭시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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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페이지를 자랑하는 대부분의 북유럽 미스터리들이 그러하듯이.. 이 작품 역시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읽어야 제대로 작품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 영미권 스릴러들과는 다르게 속도감과 서스펜스 대신 차곡차곡 시간을 쌓으면서 빚어내는 플롯과 캐릭터의 힘이 중요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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