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힘 - 인생의 무기가 되는 12가지 최소한의 수학도구
올리버 존슨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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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세계란 난제를 풀고 숫자로 재주를 부리는 일로 치부되기도 한다(수학자 겸 코미디언인 매트 파커가 잘하는 일이다). 실제로 수학은 재미있을 수 있고 이런 식의 게임은 사람들이 수학에 관심을 갖게 할 멋진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수학이 오늘날 세상을 근본적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수학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실용적인 도구다. 나는 여러분에게 이 도구의 사용법을 알려주고 싶다. 수식과 그리스어 문자를 쏟아내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이 책에는 수식이 별로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수학은 생각하는 방법이지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다.         p.16

 

축구선수의 팀 이적료에 관한 최신 소식, 막대한 정부 지출 내역, 국가부채 규모, 지구와 가장 가까운 별의 거리 등등 우리는 수천, 수백만, 수십억 혹은 그 이상의 엄청나게 큰 수가 나오는 뉴스들을 거의 매일같이 접하며 살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440억 달러(약 57조 원)에 인수했고, 2022년 1월 애플은 기업 가치가 3조 달러(약 3,900조원)를 넘는 첫 번째 회사가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뉴스는 보지만 이런 숫자들은 어물쩍 넘어가기 마련이다. 이 책은 그러한 숫자들의 의미를 이해하고, 밀려드는 숫자들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 준다. 

 

이 책의 저자인 올리버 존슨 교수는 4만 3,000명 팔로어에 이르는 트위터 계정에서 팬데믹 관련 통계를 쉽게 풀이해주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 책에서 교과서적인 순서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수학을 제대로 써먹는 12가지 도구를 소개한다. 복잡한 수식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대신, 간단한 그림과 표만으로 수학이 세상을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보여준다. 수학이 어려운 문제를 풀 때나 필요한 전문지식이 아니라, 실제 우리의 삶을 바꿔줄 수 있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무기가 되어준다니 대단히 흥미진진했다.

 

 

 

마지막으로 전할 메시지는 수학이야말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이용할 만한 올바른 도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함수가 어떻게 증가하는지, 무작위성과 불확실성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보이론이 필터 버블과 상관관계에 있는 정보에 관해 무엇을 알려주는지. 어떤 질문이든 수학적 기법들이야말로 감정과 개인적 편향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통찰을 준다. 구조, 무작위성, 정보의 핵심 도구들은 여러분의 사고과정에 위력적인 도구를 제공한다... 이런 질문을 하는 자세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만 알아도 누구든 수학적 원리를 이용해 이 세계에 관한 정보들을 대할 때 더욱 똑똑하게 생각할 수 있다.           p.323~324

 

우리가 뉴스에서 그래프를 가장 많이 보았던 시기가 바로 팬데믹 동안이었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해 각국 정부와 보건 기관이 데이터를 수치로 표현한 그래프를 쏟아냈고, 전 세계 사람들이 매일같이 그것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하던 시기였으니 말이다. 이렇듯 그래프는 아주 잘 쓰면 매우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이기도 하다. 반면 아주 그럴듯해 보이며 맥락 없이 온라인에서 쉽게 공유되며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래프를 제대로 읽는 방법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프리미어리그의 승부예측, 내가 가진 주식이 언제 오르는지, 환율, 보험료 변동 등 각종 금융 지표를 예측하거나 읽을 수 있으려면 수학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AI의 발달 또한 모두 확률을 바탕으로 한 수학 덕분이며 다양한 경쟁 상황 속에서 최상의 전략을 알려주는 이론도 역시 수학에서 비롯되었다. 이 책은 그러한 숫자의 정글에서 올바른 길을 찾도록 도와준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점점 더 많은 영역이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내가 이전에 시청한 작품을 토대로 취향이 비슷한 이용자들의 데이터와 비교분석해 추천 작품 목록을 보여주고, 아이폰의 시리에게 말을 걸면 척척 알아듣고 답변을 해주며, 구글번역은 외국어 텍스트를 수준급으로 번역해낸다. 이러한 인공지능 또는 기계학습은 모두 수학과 통계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고, 발전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수학자라고 하면 그리스어 문자로 빽빽한 이해할 수 없는 방정식을 들을 칠판에 적고 있는 사람부터 떠올리지만, 사실 수학적 사고는 방대한 데이터와 복잡한 상황들을 파악하고,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그러니 오늘날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숫자라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닌 것이다. 그러한 수학의 쓸모를 실용적이고도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이 책을 통해서 12가지 수학도구를 배워보자. 스스로 수포자라고 확신하는 사람도, 학창 시절 이후 수학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사람이라도 상관없다. 수학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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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없는 사랑은 없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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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내 삶이 온통 고통의 가시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서, 그 가시가 실패와 절망의 가시로 다시 돋아난다고 해서 크게 원망하지 않는다. 나도 선인장처럼 가시에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인생이 좀 느긋해지고 편안해진다. 가시가 되는 과정이 없다면 선인장이 결코 꽃을 피우지 못하듯이 내 인생이라는 사막에 자라는 선인장도 반드시 가시가 있어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만일 선인장이 늘 비가 알맞게 오는 사막을 원한다면, 늘 맑고 따스한 햇살이 어른거리는 봄과 같은 사막에서 살기를 원한다면 스스로 존재 가치를 잃게 된다.            p.142~143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로 유명한 정호승 시인은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았다. 이번 책은 68편의 시와 산문이 어우러진 '시가 있는 산문집'으로 시의 배경이 되거나 계기가 된 이야기들을 그 시와 함께 수록했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은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에 이어 두 번째인데 시를 읽으면서, 시를 창작할 당시의 사연을 풀어낸 산문들도 함께 읽을 수 있어 시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 모습부터 군 복무 시절, 특히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운 부모님의 모습 등 시인이 소중히 간직해온 20여 컷 사진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그야말로 인생이 시가 되어 맺히는 모든 순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시인은 산문이 시가 될 때가 있고 시가 산문이 될 때가 있다며 시와 산문은 서로 다르면서도 한 몸을 이룬다고 말한다. 이 책 역시 그렇게 시와 산문이 하나로 읽힌다. 워낙 대중적이고 쉽게 읽히는 시이기도 하지만, 함께 엮인 산문들이 단순히 '해설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층 더 깊이 있게 시를 이해하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인 정호승’ 너머에 있는 ‘인간 정호승’을 만날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책이기도 하다. 심금을 울리는 주옥 같은 시들과 산문들이 시인의 삶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까지를 모두 담고 있어서 그의 인간적인 면모들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의 인생 자체가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시가 되어 맺힌다. 이 책에 수록된 순서대로 시를 먼저 읽고 산문을 읽어도 좋고, 산문을 먼저 읽고 시를 읽어도 된다. 손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어디든 펼쳐서 읽어도 좋다.





실패의 과정 없이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성공에 곧장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인행의 유혹인가... 그러나 그런 직선의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을 원한다 하더라도 인생은 원래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다들 그것을 알면서도 직선의 길을 원하는 것은 헛된 욕심과 허영을 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한낱 허상일 뿐이다. 인생의 길은 곡선이기 때문에 아름답다. 어떠한 길이든 길은 곡선을 통하여 완성된다. 비록 그 길이 고통과 절망과 분노와 상처의 길이라 할지라도 바로 그것이 곡선의 바탕을 이룬다.            p.316


일생에 단 한 번, 단 한 벌만 입는 망자의 옷인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고 한다. 망자의 옷이기에 무엇을 넣고 갈 주머니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공수래공수거,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니 말이다. 그런데 살아서는 왜 그렇게 필요한 게 많은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생존을 위해, 혹은 필요에 의해 우리는 뭔가를 구매하고 소유하기를 반복하며 살고 있으니 말이다. 시인이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그분들의 물건을 정리하면서 쓴 글을 읽으며, 살아 있을 때 가능한 스스로 많이 버리고 정리하고 떠나는 것이 남은 식구들을 힘들게 하지 않게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어차피 언젠가는 죽게 마련이고, 죽을 때 이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갈 수는 없는 건데 말이다. 시인은 수의에 주머니가 있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수의에 주머니가 있다면, 꼭 넣어가고 싶은 것은 바로 '남에게 받은 사랑'이라고 말이다.  살아 있을 때의 사랑과 용서를 지니고 천국에 갈 수 있다면, 수의에 주머니를 꼭 달아야 할 이유가 생길 것도 같다고 생각해 본다. 


톨스토이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자주 잊어 버리고 산다. 사는 게 바쁘다는 이유로, 고되고 힘들다는 핑계로 말이다. 사실 사랑을 실천하는 길은 소박한데도 말이다. 이 책은 그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게 해주고, 나는 그들에게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들어 준다. 하루하루가 고단한 날들이다. 오늘을 사는 이들 중에 고단하지 않은 이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루를 사는 일이 한 해를 사는 일처럼 힘들고 고단할 때, 이 책을 만나보자. 누구의 삶이든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다는 먹먹한 위로가 오늘을 버텨내고, 다시 내일을 향할 수 있는 힘을 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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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2-15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커피와 책, 엄청 예쁩니다. 그냥 지나갈 수가 없어 댓글 남깁니다.^^

피오나 2024-02-15 18:29   좋아요 0 | URL
ㅎㅎ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생명과 공존의 먹거리 - 음식, 풍요로움과 다양함 너머의 식탁 드레의 창
정한진 지음 / 드레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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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합시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그렇다. 먹어야 산다. 인간은 동물이자 생명체이기 때문에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면 당연히 생존할 수 없고 종을 보존할 수도 없다. 나아가 먹기는 생리적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행위다. 언제부터 어떻게 정해졌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삼시 세끼를 먹고, 익숙한 식사 방식과 절차에 따라 먹는다... 먹는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이자 동시에 사회적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일상적인 행위다.             p.17~18


인간은 먹어야 살 수 있다. 그러니 먹거리는 삶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먹거리를 생산하고 거래하고 먹는지가 지나간 삶과 현재의 삶,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19세기 프랑스의 법률가이자 미식가인 브리야 사바랭은 <미각의 생리학>에서 "당신이 먹는 것을 말해준다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고 했다. 먹는 음식이 그 사람의 정체성을 말해준다는 뜻이다. 어떻게 먹느냐는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젠더 정체성을 규정하며, 문학작품이나 드라마, 영화 등에서는 성격과 인물들 간의 관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이 책은 음식 문화 전체를 살펴보고, 먹거리의 순환으로 본 소비문화를 짚어 보고, 생명을 위한 본능적인 욕구를 넘어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먹거리를 생각해 본다. 먹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체계가 구석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변해 왔는지, 요리가 자연적인 것들을 문명적이고 사회적인 존재로 바꿔 놓는 과정을 통해 음식 안에 담겨 있는 인간의 삶을 돌아본다. 산업화와 시장경제 속에서 먹거리가 자연에서 온다는 사실은 사라지고 욕망을 채워주는 상품으로만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사실 자연에서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먹거리가 건강하고, 안전해야 사람도 건강하고 안전할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모두 먹어야 존재한다. 자신을 유지하고 삶을 꾸려가려면 먹는다는 것만큼이나 중요하고 근본적인 일은 없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 현재와 미래가 결정된다. 현대 먹거리 체계는 고도로 전문화되어 있고 산업화되어 있다. 그리고 오늘날 복잡한 시장경제에서 먹거리는 상품일 뿐으로, 먹거리가 자연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 밥상 위에 올린 밥, 김치, 삼겹살 모두 자연의 일부이고 생명체에서 왔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다. 인간은 생명체인 먹거리 덕분에 생명을 유지한다. 생명체로서 먹거리가 건강해야 사람도 건강하다. 먹거리가 안전해야 사람도 안전하다.          p.201


한 개인이 자신을 드러내는 식생활 습관은 그가 태어나고 살아온 문화 속에서 사회화된다. 개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 속의 관습을 배우고 익히며, 문화의 먹거리 분류체계에 익숙해지게 된다. 단순한 수렵과 채집에서 시작되어 농사를 짓고, 가축을 사육하고, 식재료를 조리하고 저장하는 가공 과정에서 음식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먹거리를 장만하고 먹는 과정이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며 먹거리를 둘러싼 관례와 위계, 나아가 상징적인 의미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음식문화는 자연환경에 따라,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리고 사회적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져왔다.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금기 음식문화,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에서 세계의 음식이 된 피자, 먹방과 쿡방의 전성시대, 먹거리의 대규모 산업화와 세계화, 녹색혁명, 곤충의 종말, 풍요 속의 결핍인 비만과 기아 등 굉장히 다양한 음식과 문화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먹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지, 더 나은 미래와 자연환경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고, 친환경 먹거리를 소비하는 등 현재의 먹거리 체계를 바꾸기 위한 방법 등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고 있기도 하다. 먹는 일은 날마다 이루어지는 생활의 일부분이다. 사람은 먹어야 살 수 있는 존재이니 말이다. 먹는 일은 생명을 유지하는 활동이면서 가장 일상적이고 사회적인 활동이기도 하다. 우리는 살면서 '밥 먹어야지'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거리에 나서면 어디든 먹거리가 넘쳐나고, TV에서도 온라인에서도 온통 먹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다양한 먹거리를 풍요롭게 누리는 동안 우리가 정작 잊고 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먹거리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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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남매 불꽃 튀는 우리말 특별 재정가 세트 - 전5권 - 초등 국어 고수 되기 프로젝트 흔한남매 불꽃 튀는 우리말
한은호 지음, 유희석 그림, 흔한컴퍼니 감수, 흔한남매 원작 / 다산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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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봄방학이 시작되었다. 겨울방학 끝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방학이다. 하지만 봄방학은 새학년을 앞두고 준비를 위한 기간이라 생각보다 금방 지나가버린다. 제대로 계획을 세워 새학년에 대비해야 해서 고민하다 선택하게 된 것이 바로 <흔한 남매 불꽃 튀는 우리말 세트>이다. 


이 시리즈는 모든 공부의 기초가 되는 국어를 재밌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총 5권으로 초등 필수 속담, 고사성어, 맞춤법, 관용어, 예절 언어를 한번에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흔한 남매 불꽃 튀는 우리말>은 흔한남매와 함께 유쾌한 만화로 풀어가는 스토리라 정말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술술 읽기만 해도 '국어 고수'로 거듭날 수 있는 학습만화인 셈이다. 구독자 271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흔한남매는 다양한 과목의 학습만화를 통해 만나보아 아이들에게도 매우 익숙할 것이다.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독서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도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런 캐릭터의 힘이다. 아이가 책을 읽게 하고 싶다면, 이렇게 캐릭터와 함께 하는 시리즈 학습동화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사실 속담과 고사성어, 맞춤법, 관용어, 예절 언어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서나, 국어 교과로 만나는 경우에서나 아이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표현과 뜻풀이를 주입식으로 암기만 하게 되면 기억도 오래가지 못하고, 적합한 상황에서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 시리즈는 만화 속 상황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표현을 습득하게 해주어, 실제 일상 속에서도 말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먼저 만화를 통해 쓰임을 이해하고, '우리말 돋보기'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정리해서 한번 더 익힌 뒤, '우리말 다지기'로 배웠던 어휘들을 복습하며 문제 풀이를 통해 완전히 학습할 수 있다. 각 장마다 '흔한 퀴즈'를 통해 그림을 보고 정답을 생각해보논 난센스 퀴즈가 수록되어 있어 지루할 틈없이 쓱쓱 페이지가 넘어가게 도와준다. 




이번에 만난 초등 베스트셀러 <흔한남매 불꽃 튀는 우리말> 세트는 재정가로 출시된 세트이다. 무려 정가 대비 50%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낱권 정가 합 7만원인데, 세트가격은 단돈 35,100원이니 정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한정 수량만 판매되는 세트라 조기 소진될 수도 있으니, 초등 자녀가 있다면 놓치지 말고 구매하면 좋을 것 같다. 


총 5권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어느 책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 각 권의 구성이 속담과 고사성어, 맞춤법, 관용어, 예절 언어로 다섯 가지로 똑같이 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책부터 골라 읽어도 된다. 이 시리즈의 특징이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건데, 아마 대부분 앉은 자리에서 계속 책을 읽어 나가게 될 거라 순서가 크게 상관없도록 구성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도 제대로 읽고 쓰지 않는 시대이다 보니 '읽긴 읽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열심히 밑줄을 긋고 책장 모서리를 접어도 그것이 무슨 뜻인지 도통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말이다. 문해력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능력이 아니기 때문에 기초를 제대로 다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초등 학교 때부터 차근차근 쌓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어휘력이 탄탄할 수록 독해력과 문해력이 향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러기 위해서 이 시리즈는 너무나 훌륭하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에이미와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나는 칠전팔기 으뜸이, 너무 귀엽고 웃기고 재미있는 흔한남매와 함께 짧은 방학 기간을 알차게 보내보자. 초등학생들을 위한 방학특강 교재로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 초등 국어 고수가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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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의 물질 - 보이지 않는 세계를 발견하다
수지 시히 지음, 노승영 옮김 / 까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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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것은 자연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느냐이며 이것이야말로 실험물리학자들이 밝혀내려는 목표이다. 과학이 궁극적으로 실험의 문제인 것은 이 때문이다. 이론 모형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우리가 어떤 "사실"을 안다고 생각하더라도 결국 우리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술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이는 실험으로만 입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 빛을 입자로 묘사한 것은 매혹적인 이론이었지만, 자연이 정말로 이렇게 행동한다는 증거를 끈질기게 수집한 사람은 로버트 밀리컨이었다. 하지만 밀리컨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p.77


오늘날 우리는 양자역학을 이론적, 개념적 승리로 칭송하며 이는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우리의 미래 기술은 거의 전적으로 양자역학을 토대로 삼을 것이라는 점도 명백하다. 하지만 실험이 없었다면 우리는 양자역학이 세상의 행동을 실제로 기술하는지 영영 알지 못했을 것이며, 지금처럼 활용하는 법도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스마트폰은 물론, 우리가 리모컨으로 텔레비전을 켜거나 공항의 검색대를 통과하거나 병원에서 X선이나 MRI로 검사를 받을 때, 그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바로 입'자의 발견'에서 비롯되었다.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서 원자 너머에 다른 무엇인가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후 수많은 새로운 입자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이론물리학자들에게 집중했던 그동안의 물리학 책들과는 달리, 실험물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손으로 과학하는 실험물리학자들의 실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실험을 통해 고전물리학의 관념을 무너뜨리고, 완전히 새로운 물리학을 탄생시키며 세상을 바꾸는 과정은 그야말로 놀라웠다. 





우리가 찾는 것은 "흠...... 신기한걸"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무엇인가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기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발견이 순전히 우연하게 이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사람들은 발견을 한다. 우리가 이해의 다음 단계에 도달하려면 나서서 자연을 실험하는 설비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지원해야 한다. 다행히도 이 여정은 이미 진행 중이다. (내 연설을 듣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비롯한) 전세계의 과학자 수천 명이 이미 크고 작은 실험 설비를 기획하고 건설하고 개량하고 있다. 호기심은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의 첨단과 그 너머로 그들을 이끌고 있다.              p.341


우리가 방에 들어설 때 자동으로 조명을 켜고 화장실에서 물비누와 손 세정제를 뿜고 우리를 위해 문을 열어주는 모든 기기는 물체에서 반사되는 적외선을 광 다이오드로 검출하는 근접 센서를 이용한다. 대부분의 보안 시스템에서도 같은 기술이 쓰인다. 우리 주변의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기술 중 상당수가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고,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입자의 발견으로 인해 현대의 생활방식이 어떤 식으로 달라지게 되었는지를 통해서 입자물리학이 왜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지도 알게 되었고 말이다. 수학적 가능성에 탐닉하는 이론물리학에 비해, 실험은 우리를 무시무시한 취약함의 최전선인 현실 세계로 데려다 놓는다. 


물리학 관련 책들을 꽤 읽어본 편임에도 불구하고, 실험물리학에 대해서는 그다지 접해보지 못했다. 바로 그 점에서 이 책은 정말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X선을 발견했으나 특허를 신청하지 않고 모두에게 공개한 뢴트겐을 비롯해서 원자의 내부 구조를 최초로 발견한 금박실험, 가속기의 방대한 정보를 세계에 공유한 월드와이드웹 등 이 책에는 만고불변이었던 원자를 쪼개, 입자물리학의 세계를 확장시킨 열두 번의 경이로운 실험이 담겨 있다. 입자물리학이라는 분야도, 실험물리학자의 관점에서 쓰인 글도 낯설고 쉽지 않지만, 읽다 보면 실험의 성공과 실패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느껴져 매우 흥미로웠다. 학자들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는 '입자물리학'이 'X선, 리모컨, 전자레인지, 방사선 치료법' 등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과정도 아주 재미있었다. 이 책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물리학의 놀라운 세계를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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