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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프린세스, 내일의 너는 더 빛날 거야 - 지금 그대로 사랑스러운 당신에게
디즈니 프린세스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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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없이 찾아온 시련으로 힘들다면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니까, 이 불행도 금방 지나갈 거야'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지금의 불행보다 이전에 경험했던, 혹은 앞으로 찾아올 행운에 집중해보세요. 내 안을 가득 채운 긍정적인 기분이 나를 행운으로 인도해줄 거예요.   p.54

곰돌이 푸를 시작으로 앨리스, 미키마우스 등 추억의 디즈니 캐릭터들이 작년 한해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무려 8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였던 그 디즈니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해줄 책은 디즈니의 프린세스 시리즈이다. 1937 <백설공주>로 시작되었던 디즈니 프린세스 시리즈는 이후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등 전 시리즈가 큰 호응을 얻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눈처럼 흰 피부에 칠흑 같은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백설공주, 불우한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신데렐라, 아름다운 용모의 아그라바 공주 자스민, 16세 생일에 물레 바늘에 찔려 잠이 든 오로라 공주, 책을 좋아하는 지적이고 따뜻한 벨, 호기심 많고 명랑한 인어 공주 에리얼까지.. 이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디즈니의 프린세스 캐릭터들이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자면 이러한 동화들이 좋았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해피엔딩'이었던 것 같다. 주인공들이 고난과 역경을 거치는 과정은 모두 달랐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웠던 그들을 기다리는 건은 언제나 해피엔딩이었다. 어른이 되고 나니 세상 모든 일이 마냥 꿈꾸는 대로, 바라는 대로 이어질 수만은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 해피엔딩을 꿈꾸던 내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한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두 사람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서로의 가치관이나 생활 패턴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때때로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더라도 부정하지는 마세요. 당신과 다를 뿐 틀린 것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서로 간의 차이를 즐기며 그저 받아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p.191

신데렐라는 열두 시가 되면 재투성이 소녀로 다시 돌아가기 때문에 왕자님의 손을 놓고 계단을 뛰어 내려 와야 했다. 이 장면에 이어지는 글은 재미있게도 '관계에서 징크스를 믿지 마세요'이다. 징크스를 믿는 사람은 그러한 징조를 발견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불안해하고, 평상시라면 하지 않았을 실수들도 하게 된다고. 불길한 징조와 실제 불길한 일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말이다. 백설공주에서 계모는 거울을 보며 묻는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계모의 시기와 질투가 백설공주에게 독이 든 사과를 먹게 한다. 이 장면에 이어지는 글은 '행복을 타인과 비교하지 말아요'이다. 나만 빼고 세상 모두가 행복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럴 때 그 기분 그대로 누군가와 부딪혀서는 안 된다. 잠시만 시간을 두고 돌아보면, 나를 괴롭히는 것이 상황이나 타인의 악의가 아니라 자꾸만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디즈니 프린세스 시리즈에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긍정적인 메세지들로 가득하다. 누구나 익숙하게 아는 동화의 아름다운 장면들과 그에 맞는 짧지만 공감되는 문구들이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고, 희망을 꿈꾸게 만든다. 우리는 이미 소중한 것들을 가지고 있다고, 당신은 지금 모습 그대로 사랑스럽다고, 당신은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메세지 자체는 사실 특별한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화 속 이야기와 그 속의 인물들이 처해진 상황에서 비롯되는 메세지라면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놀라울 만치 긍정적이고 용감한 책 속 주인공들이 건네는 따뜻한 말은 그 시절 반짝이던 내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어른이 되어 잃어버린 감정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고, 어쩌면 우리 안에 이미 내재되어 있는 빛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무도회에 가지 못해 울고 있던 신데렐라에게 요정이 나타나 선물을 주면서 말한다. 네가 희망을 잃었다면 나는 나타나지 않았을 거라고. 희망이 있기에 내가 널 도와주러 왔다고.  어쩌면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럴 지도 모르겠다. 좌절하고, 실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는 다면 그 끝에 극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 지도, 한 순간에 인생이 바뀌어 꿈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말이다. 다시 한번 해피엔딩을 꿈꾸고 싶다는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어쩌면 오늘보다 더 반짝이는 내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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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뼈의 아이들
토미 아데예미 지음, 박아람 옮김 / 다섯수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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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나는 그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본다. 센타로 아이들과 함께 사원 마당을 뛰어다니는 모습. 그의 금빛 눈에는 오로지 기쁨만이 가득하다... 그는 가만히 서 있고 마말라워가 그의 몸 여기저기에 아름다운 흰색 상징들을 그려 넣는다... 센타로들이 학살당한 뒤 페허가 된 곳을 둘러보며 그의 마음이 찢어진다... 난생처음 마법을 깨우는 의식을 치르며 그의 영혼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이 모든 장면이 사라지고 속삭임만이 남는다. 컴컴한 머릿속에서 오직 그 한 마디가 떠다니고 있다.

"살아라." 그의 영혼이 속삭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야 한다."   p.236

오래 전 오리샤 왕국에는 희귀하고 신성한 마자이족이 번영을 누리며 살았다. 열 개 부족으로 이루어진 마자이들은 신들로부터 제각기 다른 재능을 부여 받고, 마법의 힘을 휘두를 수 있었다. 불을 일으키거나, 마음을 읽거나, 미래를 내다보거나, 질병을 치료하거나, 죽은 자를 불러오거나 등등.. 마자이는 태어날 때부터 새하얀 머리칼을 갖고 있는데, 모두가 날 때부터 신들에게 재능을 받는 건 아니었다. 선택 받은 아이들은 열세 살 이후부터 마법을 부릴 수 있게 되는데, 11년 전부터 마법이 세상으로부터 모두 사라져 버렸다. 일부 힘있는 자들이 마법을 남용하기 시작했고, 마법의 힘을 가지지 못한 코시단은 점점 마자이에 대한 두려움과 증오로가 커져 결국 그들을 모조리 학살하기에 이른 것이다. 새하얀 머리칼을 갖고 태어났으나 부모와 마법을 한꺼번에 잃은 마자이의 아이들은 왕국의 최하층민으로 전락해 온갖 차별과 폭력 속에 살아가게 된다. 주인공 제일리 역시 여섯 살 때 왕이 보낸 병사들에 의해 엄마가 죽는 장면을 목격했고, 엄마처럼 검은 피부에 새하얀 머리칼을 가진 마자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왕에 의해 바다 깊숙한 곳에 버려졌던 성물이 발견된다. 세 개의 성물을 모아 신성한 의식을 치르면 사라졌던 마법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고 한다. 제일리를 비롯한 마자이들은 마법을 되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되고, 왕의 명령으로 왕자인 이난과 왕이 총애하는 총사령관 카에아가 그들을 쫓는다. 제일리는 그녀의 오빠지만 코시단인 제인과 성물 중 한 가지인 두루마리를 궁에서 훔쳐 쫓기게 된 아마리 공주와 함께 전설의 사원으로 향한다. 과연 그들은 무사히 왕의 추격을 피해 세상에서 사라진 마자이들의 마법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나는 처음으로 이 남매가 얼마나 다른지 깨닫는다. 아마리의 얼굴은 둥글지만 왕자의 턱은 각졌다. 호박색 눈과 구릿빛 피부를 제외하곤 닮은 구석이 전혀 없다.

"그건 아버지의 말이잖아, 오빠. 아버지의 생각이야. 오빠의 생각이 아니야. 우린 모두 저마다 독립적인 인간이야. 선택은 각자 해야 해."

"하지만 아버지 말씀이 옳아." 왕자가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우리가 마법을 막지 않으면 오리샤는 무너질 거야."   p.349

이 작품은 스물세 살 젊은 신예작가가 서아프리카 문화와 신화를 바탕으로 창조해 낸 데뷔작으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뉴욕타임즈 40주 연속 베스트셀러, 아마존 리뷰 1700개 이상, 31개 언어로 번역 계약, 21세기 폭스와 영화 계약 체결, 거기다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극찬한 소설이기도 하다. 마법 판자지 3부작의 그 시작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이야기가 곧 출간될 예정이다.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 현지에서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판타지 버전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한다. 사실 현실에 대한 은유가 아니더라도, 그저 판타지라는 장르로만 읽어도 매우 뛰어난 재미와 작품성을 지니고 있는데, 작가는 서문에서 이 작품이 인종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알레고리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지만 여전히 사회 주류는 백인 남성이고 수없이 많은 차별과 혐오가 작동하고 있는 곳이다. 소위 주류에 속하지 못하는 인종·계층에 대한 편견과 혐오는 사회 곳곳에서 차별로써 존재하며, 수많은 범죄와 부작용을 야기한다. 그리하여 아직도 무장하지 않은 흑인 어른들과 아이들이 경찰의 총에 맞는 사건이 벌어진다. 최근에 읽었던 앤지 토머스의 <당신이 남긴 증오>라는 작품도 흑인 소녀를 주인공으로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었다. 현대사회 내 차별과 혐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편견과 무관심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첨예한 시선으로 그려 진정성있는 드라마를 보여 주었었다. 이번에 읽은 <피와 뼈의 아이들>이라는 작품을 쓴 토미 아데예미 역시 이러한 사건들을 뉴스를 통해 연일 접하게 되던 시절에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두렵고 화가 났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기력함과 분노를 이야기를 통해서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세상의 악과 맞서 싸울 힘을 갖고 있다고, 무고한 사람들을 위해서 울어 주길, 그리고 이제 일어나 작게나마 저항의 몸짓을 시작하길, 그리하면 세상이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이다. 두 명의 젊은 흑인 여성 작가가 같은 주제를 다루는 방식은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웠는데, 특히 토미 아데예미가 마법의 세계를 선택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판타지라는 가장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는 불가능의 문학을 통해 실제 현실 속 고통과 두려움, 슬픔, 상실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매혹적인 환상의 세계를 기어코 현실로 만들어낸, 매우 놀라운 마법의 세계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아프리카의 어디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검은 마법사들의 왕국, 그 동안 만나왔던 그 어떤 판타지 작품과도 비교할 수 없는 더욱 어둡고, 더욱 아름다운 마법의 세계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어서 빨리 3부작의 다음 이야기를 만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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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단어 자동 연상암기법 : 필수단어 편 - 읽기만 해도 자동으로 외워지는 영단어 암기의 기적 영단어 자동 연상암기법
이충호 지음 / 비욘드올(BEYOND ALL)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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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으로 암기된 단어는 허공에 떠 있는 깃털과 같다. 반복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어디론가 흘러가 버린다. 그래서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지 않는다. 연상은 상징이며, 이미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것의 상징을 통해 새로운 개념을 기억 속에 단단히 묶어두는 두뇌의 작용이다. 상징성을 가진 매체를 통해 자동적으로 기억되어 모국어와 같은 수준에서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해주는 놀라운 것이 기억의 기술이다.

고등학교와 대학, 그리고 대학원에서 유학과 국가고시, TOEIC, NCS, TOEFL, SAT, 승진시험에 이르기까지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수없이 많은 영어 교재가 날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어, 대체 어떤 책이 효과적인지,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해야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찾는 것부터 난관이다. 이 책은 영어 학습에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쓰였다고 한다.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영어를 비롯해서 외국어를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단어 암기일 것이다. 하지만 모래알과 같은 수천 개의 단어를 기억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아무리 암기해놓아도 주기적으로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하지 않는 이상 오래 기억되지는 않는다. 저자는 이러한 영단어 암기의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는 것이 이 책이 지향하는 바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바로 '연상암기법'이다. 이는 새로운 것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나 개념에 어휘를 연상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읽기만 해도 기억되고, 기억된 단어는 잊히지 않는 놀라운 마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번 암기된 단어는 영어에서 우리말로, 우리말에서 영어로 상호 연상되며, 이렇게 기억된 것은 거의 영구적이며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중국 양나라의 주흥사가 하룻밤에 천자문을 썼다는데 하룻밤에 천 개의 단어를 암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 물음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영어단어 연상 암기법이다. 하룻밤에 1,000개의 단어를 암기하고도 잊히지 않는 비법을 제시해주는 것이 이 책이 추구하는 진정한 목표다.

저자는 말한다. 영단어를 머릿속에 저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쉽고 편한 우리말의 이미지를 만들어 영단어에 덮어씌우는 것이라고. 영단어를 보면 자연스레 머릿속에 영단어 뜻과 연계된 우리말의 이미지가 떠오르게 해야 한다고 말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보호하다, 막다 라는 뜻을 가진 단어 protect를 보자. 이 단어에 대한 연상 방법은 이렇다. 프로(pro) 권투선수들은 택()(tect)을 보호해야 한다. 또 빌리다, 차용하다는 뜻의 단어 borrow는 이렇다. 그는 은행에서 돈을 바로(->바로) 빌렸다. 잔인한, 야만적인 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 brutal은 아이에게 손발이 부르틀(->브루':) 정도로 일을 시키는 계모는 정말 야만적이고, 잔인한 사람이다. 라는 식으로 연상 기억법을 제시해두고 있다. 영단어를 외우지 않고, 이미지로 연상한다는 발상도 신선했고, 실제로 제시되는 연상 기억법도 흥미진진했다.

 

이 책에는 입시, TOEIC, TOEFL, NCS, SAT, 공무원 시험 등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영단어 3,000개가 수록되어 있다. 영단어마다 우리말로 쉽게 연상할 수 있도록 이미지를 만들고, 예문과 직접 문제를 풀며 복습할 수 있는 워크북도 있다. 시험에 유사하게 출제될 수 있는 예문을 통해 영단어 암기 +문장 응용, 나아가 파생된 형태도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우리는 그저 하루에 30~40개의 단어를 우리말로 편하게 외우고, 문제를 풀어보며 영단어들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기만 하면 된다. 수험생에게도, 직장인에게도, 따로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간단하고, 쉽게 영단어를 정복할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게다가 영단어를 쉽게 외울 수 있는 연상 이미지가 매우 재미있게 쓰여 있기 때문에 지루할 틈도 없을 것이다.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모국어처럼 자동으로 떠오르는 우리말 영단어 암기의 기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나도 이 책으로 미뤄 두었던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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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좋은 날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이유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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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는 건 말이지, '형태'가 그 첫걸음이란다. 먼저 '형태'를 만들어 두고 그 안에 '마음'을 담는 거야."

'하지만 마음이 들어가지 않은 텅 빈 형태를 만든다니. 그냥 형식주의에 불과하잖아. 인간을 틀에 가두는 것 아닌가? 게다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따라해 봤자 창의력이라곤 한 조각도 찾아볼 수 없잖아.' 일본의 전통적인 악습에 끼워 맞춰지는 기분이 들어서 반항심으로 폭발해 버릴 것만 같았다.   p.49

저자인 모리시타 노리코는 대학생이던 스무 살 때 다도를 시작했다. 이 책은 일주일에 한 번씩, 그렇게 25년 동안 다도를 해왔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일본에서 이 책이 출간된 지 17년이 넘었고, 4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이자, 긴 시간 동안 사랑 받아 온 스테디셀러라고 한다. 국내에는 이번에 영화가 개봉되면서 그에 맞춰 소개가 되고 있는데, 일본의 인기 에세이스트 모리시타 노리코는 여전히 다도와 함께 차의 세계를 여행하고 있다고 하니 무려 40년 넘게 다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다도'라는 것이 젊은이들에게는 고리타분한 전통 같은 느낌이 강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녀는 어떻게 다도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일까.

노리코는 대학에 다니는 동안 내 일생을 걸 만한 무언가를 찾고 싶다고 늘 생각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찾지 못했다. 그러다 3학년이 되었고, 주위에서는 슬슬 취직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던 시점이었다. 어느 날 엄마의 권유로 다도를 접하게 되는데, 너무 낡고 진부한 느낌이라 전혀 내키지 않았지만 이대로 대학 생활이 끝나 버리기 전에 뭔가 구체적인 일을 하나라도 시작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다도를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다도 수업은 생각보다 너무 복잡하고, 그저 알 수 없는 존재였다. 취업도 연애도 마음처럼 되지 않고, 남들과 달리 저만 멈춰 있는 것 같아 불안한 그녀에게 다도의 많은 것들은 영문을 알 수 없었고, 이상한 과정투성이에, 손에 잡히지 않는 세계였다.

 

 

계속 여기에 있었고 어딘가에 갈 필요도 없었다.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해야만 하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부족한 것도 무엇 하나 없다.

나는 그저, 여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온전히 충족시키고 있었다.   p.254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는 다도의 단계에 대해서 배우면서 그건 왜 그렇게 하냐고 묻는 노리코에게 다케다 아주머니가 이유는 상관없다고 대답하던 순간이었다. 왜냐고 물으면 나도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의미 같은 건 몰라도 되니까 어쨌든 그렇게 하도록 하라는 말에 노리코는 당황스러워 한다. 다도라는 건 원래 그런 거라고, 이유 같은 건 상관없다는 그 말에 책을 읽던 나 역시 노리코 처럼 당황스러웠다. 다도 연습은 그렇게 나날이 되풀이되었고, 머리로 외우지 말고 그냥 한 번이라도 더 많이 연습하라는 말에 노리코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발끈한다. 거기다 아주 기본적인 순서도 소화하지 못했는데 매번 다른 도구에 맞춰서 데마에를 해야 했고, 도저히 기억할 수 있는 양이 아니어서 어느 날은 메모를 하려고 하다 야단을 맞기도 한다. 열심히 하려는데 대체 왜 혼이 나야 하는 건지 어리둥절했던 그녀는, 그러다 어느 날엔가 자신도 모르게 손이 저절로 움직이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멋대로 손이 움직이게 된 단계가 된 것이다. 그제야 그녀는 깨닫는다. 작은 동작 하나하나를 정확히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수많은 ''을 찍고, 그러한 점과 점이 가득 모여서 ''을 이루게 되는 거라고. 그렇게 그녀의 다도 수업은 조금씩 깨달음의 순간을 선물하기 시작한다.

'다도'라는 말을 찾아 보면 '찻잎 따기에서 달여 마시기까지 다사로써 몸과 마음을 수련하여 덕을 쌓는 행위'라고 설명되어 있다.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천천히, 성실하고, 꾸준하게 다도를 배우면서 성장해나가는 노리코의 모습이 고스란히 그것을 보여주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다도의 세계에서는,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긴장감도, 늘 마음속에 끌어안고 있는 고민도, 당장 돌아가서 해야 할 일들도, 타인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불안도,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공포심도 전부 사라진다. 그저, 그 순간에 집중해서 온전히 그 시간을 느끼고 즐기는 것이다. "오감을 사용해서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맛보렴. 그러면 알게 될 거야. 자유로워지는 길은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단다." 라는 책 속 다케다 아주머니의 말이 오래 여운을 남겨 주었다.

 

'일일 시호일'. 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뜻이다. 당신의 매일매일도 역시 좋은 날이다.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서 언떤 날이든 즐길 수 있다. 그러니 지금 여기 현재에,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 보자. 조급해하지 말고 느긋하게, 그렇게 시간을 들여 천천히 자신을 만들어 간다면 후회하지 않을 만한 삶을 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지친 일상을 위로하는 따뜻한 차 한 잔처럼 힐링의 시간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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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 세상에서 단 한 사람, 든든한 내 편이던
박애희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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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언제가 행복해?"

아들한테 물으니 일 초도 안 돼 돌아온 대답.

"엄마가 웃을 때. 난 엄마가 슬플 때 제일 슬퍼."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순간들이 있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순간. 그럴 때마다 가끔 궁금해진다. 나는 엄마한테 어떤 아기였을까?... 그때의 나는 엄마를 어떻게 행복하게 했을까?   p.85

라디오 작가인 딸의 방송을 듣고 매일 같이 문자로 안부를 묻던 엄마를 떠나 보내고 7,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이던 엄마와의 기억을 꺼내 본다. 내 모든 일에 나보다 더 아파하고 기뻐하던 엄마, 잠이 오지 않는 숱한 밤마다 어둠 속에서 엄마의 안부를 물었다. 누구나 살면서 언젠가는 지독한 상실을 경험하게 마련이다. 평생 살 수 있는 사람이란 없을 테니 말이다.

'당신도 알고 있었나요? 당신을 지키고 사랑하는 일이 삶이던 한 사람을, 당신이 삶을 견디도록 내내 함께하던 그 사람을.'

엄마는 그냥 처음부터 엄마인 줄 알았는데, 엄마도 이렇게 힘들게 나 키웠어? 라는 생각을 우리가 하게 되는 건, 내 자식을 낳아 키우게 되고 나면서부터이다. 우리의 부모들이 내가 속을 썩일 때마다 한숨처럼 내뱉던 그 말, "너도 너랑 똑같이 닮은 자식 새끼 낳아봐라. 그때는 내 마음 알 거다."라는 대사가 비로소 체감이 되는 순간, 그제야 내가 부모가 되면서 다시 한번 더 자식이 되어, 내 부모의 소중함과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된다.

여자들은 자주 아프다. 생리통부터 배란통, 출산, 갱년기까지. 아프면서 늙어 간다. 그런데 아내가 아프면 철없는 남편들은 말한단다.

"왜 또 아파? 365일 맨날 아파."

엄마들은 딸이 아프면 말한단다.

"자꾸 아파서 어떡하니. 엄마가 지금 갈까?"

이러니 여자들은 마음에 엄마를 품고 살 수밖에 없다.   p.149

저자는 '존재 자체가 위로인 아이를 키우는데, 가끔 두렵다고 말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 인간인지 날마다 깨닫기 때문이라고. 나 역시 그렇다. 아이는 내게 가장 기쁨을 주는 존재인 동시에 나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존재이기도 하니 말이다. 아이가 잘못한 일을 혼낼 때, 안 그래도 힘겨운 날 더 떼쓰고, 사고를 치곤 할 때, 내 감정을 아이에게 쏟아 부었다가 깜짝 놀라 나를 다시 돌아보곤 한다. 이렇게 부족한 엄마라서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 이러한 과정을 모두 거쳤을 나의 엄마를 떠올린다. 그렇게 우리는 엄마가 얼마나 자식들을 힘들게 키웠는지.. 누군가의 부모가 되어 보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다.

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우리들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가 매 페이지마다 내 마음을 쿡쿡 찔러 댄다. 저자가 펼쳐 놓고 있는 에피소드들은 내 이야기이고, 당신의 이야기이다. 특별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게 만드는 것은 바로 저자의 진심이 오롯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엄마처럼 살 수 있을까? 엄마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도, 아직 엄마가 없는 내 삶이 전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하루가 다르게 허리가 굽고, 자주 아프고, 어제보다 더 늙어 가는 엄마에게 여전히 철 없는 딸이라서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가끔 짜증내고, 투정부리고 있지만 말이다. 이제는 어른이 되고 누군가의 부모가 된 나에게 아직도 얼굴만 보면 밥 먹었냐고 챙기는 우리 엄마. 그러한 엄마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눈 앞을 스쳐 지나간다. 더할 수 없는 사랑을 받고 자라게 해 줘서, 내 아이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알게 해 줘서.. 고마워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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