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사이드 하우스
찰리 돈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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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전 하나로 형을 죽였다. 간단하고도 가볍게, 그리고 완벽히 그럴듯하게. 그 일은 선로에서 일어났다. 왜냐하면,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알게 되겠지만, 전속력으로 달리는 기차는 여러모로 대단하기 때문이다.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 눈에 오직 색의 잔상만이 남는다는 점에서는 위풍당당하다. 곧 지진이라도 닥칠 듯이 땅을 뒤흔든다는 점에서는 강렬하다. 하늘에서 뇌우라도 쏟아지는 듯 선로를 훑고 지나가는 소리는 귀를 먹먹하게 한다. 달리는 기차는 이 모든 것을 전부 갖고 있다. 그리고 하나 더. 달리는 기차는 치명적이다.       p.9

 

인디애나 북동쪽, 미시간 호수 근처에 있는 페퍼밀드에는 엘리트 기숙학교인 웨스트몬트 사립고등학교가 있었다. 엄격한 규율과 혹독한 학업으로 정평이 난 곳으로 사립고 순위에서 자주 상위를 차지했으며, 4년제 대학 진학률 백 퍼센트를 자랑했다. 위풍당당한 모습의 유서 깊은 건물을 보며, 부모들은 이런 곳이라면 외부 세계의 위험에서 안전할 거라는 믿음으로 아이들을 보냈을 것이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삶을 바로잡고 단련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런데 교내에 버려진 교사 사택에서 학생 두 명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 3일 후 경찰은 범인을 찾아냈지만, 그 화학교사는 사택 옆을 지나는 기차에 몸을 던져 자살을 시도한다. 겨우 살아남았지만 뇌손상을 입어 정신병원에 갇힌다.

 

그 후 일년, 그날 밤 생존한 학생 세 명이 다시 사택으로 돌아가 교사가 자살 시도한 자리에서 똑같이 기차에 뛰어드는 일이 벌어진다. 대체 그날 밤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살인사건에서 살아남았음에도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 화물열차에 뛰어들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가. 이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것은 놀랍게도 한 팟캐스트 방송이다. 사건의 의문점을 파헤치는 자극적인 팟캐스트 <수어사이드 하우스>는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순식간에 화제가 된다. 그리고 이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전직 FBI 프로파일러이자 현재는 법정 심리학자인 레인 필립스와 미해결 사건 수사에 독보적인 능력을 가진 범죄 재구성 전문가 로리 무어가 등장한다. 구교사 사택이 ‘자살의 집’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이유와 이미 범인까지 밝혀지고 끝난 살인 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계속 현장으로 돌아가 자살하게 되는 이유만으로도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바빠지는 작품이었다. 게다가 일 년 전 사건을 파헤치는 것이 방송사 유명 진행자와 신문사 기자, 법정 심리학자와 범죄 재구성 전문가라는 다소 낯선 설정때문에 더 흥미진진한 작품이기도 했다.

 

 

 

예쁘고, 어리고, 아무 잘못 없는, 자신 앞에 놓인 기나긴 생을 채 살지 못하고 간 소녀. 사진을 본 순간 로리는 마음이 끌리는 걸 느꼈다. 희생자들의 죽음을 파헤칠 때마다 느끼는 거였다. 마치 브리짓이 삶과 죽음의 깊은 틈 사이로 갈고리를 던져 로리의 영혼을 사로잡은 것만 같았다... 로리는 죽은 자의 영혼이 고이 잠들었다고 확신할 때까지 그들에 대한 아주 작은 것도 잊을 수 없었다. 이런 무방비 상태는 그녀를 늘 막막하게 했다. 그녀가 그토록 까다롭게 사건을 고른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희생자들과의 관계에서 그녀는 큰 부담과 동시에 막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p.247

 

개인적으로 범죄, 스릴러 소설은 플롯이 복잡할 수록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잠시 내려놓은 순간에도, 머리를 놔주지 않는 책을 쓰려고 한다'는 말을 했는데, 이 작품 역시 탄탄한 플롯과 매력적인 캐릭터 덕분에 굉장히 몰입도가 뛰어난 이야기였다. 특히나 로리 무어라는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는데, 골동품 도자기 인형을 수집하고 복원 작업을 하는 것이 취미라는 점도 이색적이었고, 자폐증에 가까울 정도로 강박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기억력과 지능을 활용해 범죄 수사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범죄 재구성 전문가'라는 직업도 독특했는데,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것을 보고도 그들이 보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그녀의 능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부분이 잘 표현되어 있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인 찰리 돈리는 2018년에 데뷔한 뒤로 3년간 총 5권의 책을 내놓는 엄청난 속도로 호평을 받아 왔다고 한다. 그는 “독자를 속이지 않는다”는 서스펜스의 원칙을 지키면서 휘몰아치는 사건을 속도감 있게 내놓는 작가로 평가 받고 있는데, 첫 페이지부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기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해준다. 특히나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작가가 쓴 스릴러 소설들이 모두 독자적인 작품이지만, 이전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이후의 소설에 간간히 등장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전작들과 캐릭터들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어, 가능하면 그의 전작들도 모두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찰리 돈리의 다른 작품들도 어서 빨리 국내에 소개되기를 바래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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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8
전이수.김나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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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영재 발굴단을 통해 소개된 소년 동화 작가 전이수의 <걸어가는 늑대들> 두 번째 이야기이다. 8살때 첫 작품을 발표했고, <걸어가는 늑대들>이 두 번째 작품이었다. 이후 4년, 작가가 성장한 만큼 <걸어가는 늑대들 2>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 줄지 기대가 되었다.

 

특히나 이번 작품은 평소 작가가 엄마와 나누던 이야기들에 작가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어떤 장면은 엄마의 그림에 작가가 색을 덧입히는 공동 작업을 통해 탄생했다고 한다. 엄마 역시 동화 작가라 더욱 특별한 작품이 만들어 진 것 같다.

 

 

온통 회색 빛깔 건물들로 가득한 도시, 파란 하늘은 원래 없었던 것처럼 붉고 어두운 하늘, 밤인지 낮인지 알 수가 없는 빌딩 숲 속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새로운 곳을 찾아 다니는 늑대 무리들은 온통 회색빛뿐인 곳에서 두려움마저 느낀다. 건물 밖에 서 있는 사람들은 피곤에 지친 눈으로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회색 연기를 뿜어내고 있고, 건물 안에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들 빛이 나는 네모난 상자만 쳐다보고 있다.

 

 

늑대들은 사람들의 얼굴 모습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참 이상하지? 저 사람들 귀가 없어! 입은 왜 저렇게 도드라져 보이지?"

 

자기 말만 듣고 듣지를 않아 귀는 퇴화되고 입은 도드라지는 새의 얼굴이 되어 버린 사람들, 뿌연 회색 연기와 시계에 의지해 기계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사람도 아니고, 새도 아닌 이상한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그 독특한 발상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또한 현실의 모습들에서 비롯된 것이니 이해가 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 늑대들은 기계의 편리함에만 의존한 나머지 점점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을 관찰하고, 구원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회색빛 연기로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세계 속, 작은 구멍 사이로 들어오는 한 줄기 빛을 통해 또 다른 세계로 향하는 소년 유하는 과연 어떤 세상을 만나게 될까.

 

 

바다는 뭔지, 숲이며 산은 어떻게 생긴 건지 모르는 아이들로 가득한 회색 도시의 풍경이 익숙하게 느껴진다면, 아마 대부분 바쁘게 하루를 살아내느라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끝없이 푸른 물이 가득한 바다를, 초록 나무가 가득한 숲을 실제로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무채색으로 가득한 도시에서 숨가쁘게 살아 가고 있지만 가끔은 주위를 둘러볼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걸어가는 늑대들'은 또다시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 주고, 가까운 곳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외면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 희망 찬 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늑대들의 다음 발걸음도 기대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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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10 - 팥알짱이랑 콩알짱이랑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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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시리즈 아홉 번째 이야기에서 첫 등장한 수다쟁이 큰유황앵무새의 활약은 열번 째 이야기에서도 계속 된다. 자연스럽게 콩고양이네 식구가 된 것도 모자라 요란하게 아침을 깨우면서 등장하는 유황이! 전에는 늘 마당이가 아침마다 꼬끼오~를 우렁차게 외쳤었는데, 유황이가 오고나서부터는 늘 새치기를 당하고 만다. 유황이가 요란한 소리로 꼬끼~오~~~를 외치며 닭 울음 소리를 성대모사하는 덕분에 온 집안 식구들이 수면부족으로 졸려하며 아침을 시작한다. 졸려서 마루 한가운대 누워서 자다가 마담 북슬에게 혼나고는 집안 구석구석을 다니며 잠을 청하는 팥알이와 콩알이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큰 사건은 바로 두식이가 미아가 된 이야기였다. 몸이 좋지 않은 아저씨 대신 마담 북슬이 두식이와 처음으로 산책을 나가게 된다. 평소 산책 다니는 경로를 알지 못하는 마담 북슬은 두식이가 가자는 대로 이끌려 쫓아가는데, 열심히 달리는 두식이의 속도를 놓쳐 버리고 만 것이다. 아저씨와 함께 와 본 적이 있던 애견운동장 도그런에 도착하고 보니 두식이 곁에는 마담 북슬이 사라지고 없었다. 어... 어어? 사라졌... 북슬 실종! 이 아니고 두식이 실종이 된 것이다.

 

온 식구들이 나서서 두식이 찾기에 나서는데, 여기서도 앵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앵무가 아니었다면 두식이와 식구들의 재회는 영영 어려운 일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만화 속 이야기지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이 실제로 이런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두식이와 가족들의 눈물 겨운 상봉 이야기는 그야말로 이번 작품의 백미였다.

 

 

제목도 '콩고양이'이고, 고양이 만화라고는 하지만 사실 이 시리즈는 시바견이 고양이만큼의 비중으로 등장하고, 그 외에 동물들이 북적북적해서 동물 만화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집사가 아기 고양이 두 마리를 데려온 것을 시작으로, 안경남이 시바견을 데려오고, 거북이 열 마리를 입양하고, 아저씨가 비단잉어를 키우기 시작하고, 어느 날부터 비둘기 부부와 앵무까지 날아와 함께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애묘인도 애견인도 폭풍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게다가 동물들을 좋아한다면 누구라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성의 만화가 아닌가 싶다.

 

 

반려동물의 양대 산맥인 개와 고양이. 인간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고, 오랜 시간 함께 한 동물이라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가 많다. 고양이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람과 함께 살아온 동물이지만, 여전히 야생의 습성을 버리지 않은 동물이기도 하다. 개가 야생의 습성을 버리고 인간에게 완전히 적응한 동물이라면, 고양이는 야생의 습성을 버리지 않고 인간과 함께 사는 동물인 것이다. 개는 사람의 곁에 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주인을 올려다보는 반면, 고양이는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다본다. 게다가 그 표정 또한 세상 만사를 다 꿰뚫어 보고 있는 듯한 눈빛이다. 아마도 그래서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콩고양이 시리즈에서만은 애묘인도 애견인도 하나가 된다.

 

고양이와 개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투닥거리기도 하고, 서로를 의지하기도 하며 한 공간에서 공존하는 이야기이니 말이다. 장난꾸러기 고양이 ‘팥알, 콩알’ 콤비와 시바견 ‘두식’, 그리고 다양한 동물 친구들과 집사네 식구들의 색다른 동거 이야기가 매력적인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비롯될 것이다. 반려동물과 체온을 나누며 살았던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반려동물에게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던 이들이라면, 팥알, 콩알, 두식이네와 함께 하는 일상이 소소하지만 따스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추운 계절, 날씨만큼 마음도 얼어붙게 만드는 일들이 가득한 요즘, 책 속에서 잠깐이라도 위안을 얻고, 쉬고 싶은 당신에게 콩고양이 시리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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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9 - 또 희한한 녀석이 왔습니다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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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시리즈를 처음 만난 것이 벌써 6년 전이다. 그리고 어느새 시리즈는 열 권이 되었다. 여덟 번째 이야기 이후 2년 만에, 아홉 번째 이야기와 열 번째 이야기가 함께 출간되었다. 사실 고양이나 개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는 많지만, 콩고양이 시리즈는 사박사박 소리가 들리는 듯 담백한 느낌의 연필 드로잉으로 중독성 강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두 주인공 고양이 '팥알이'와 '콩알이'도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시리즈 네 번째 작품에 처음 등장해 지금까지 출연하고 있는 시바견 '두식이'를 특히 더 애정한다. 물론 개와 고양이를 과연 한 집안에서 평화롭게 키울 수 있을까 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을 읽다 보면 개와 고양이가 앙숙이라는 건 우리의 편견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확연히 다르긴 하지만, 이 시리즈를 읽다 보면 누구나 개도, 고양이도 모두 다 좋아할 수밖에 없게 된다.

 

 

시리즈 여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너구리가 등장했었고, 일곱 번째 이야기에는 두식이를 꼼짝 못하게 하는 마성의 고양이가 등장했었다. 이번 아홉 번째 이야기에서는 몸값이 어마어마하다는 큰유황앵무가 나타나는데, 뉴페이스인 앵무새와 콩고양이네 식구들과의 시끌벅적한 동거는 열번째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고양이와 시바견 외에도 닭과 비둘기, 참새와 거북 등 복작복작했던 집사네 집에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는 앵무새가 등장했으니, 얼마나 더 정신없게 재미있을 지 상상이 될 것이다. 게다가 처음으로 집사인 다마요와 그녀의 오빠 안경남에게 각각 설레이는 상대가 나타나면서 달콤한 러브 모드까지 형성하니 더 따뜻하고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다.

 

 

콩고양이 시리즈는 여백이 많은 프레임에 둥둥 떠있는 짧은 대사가 간간이 미소 짓게 만들고, 또 그 틈틈이 뭉클함과 유쾌함과 따스함을 안겨준다. 게다가 요즘 같은 날씨엔 고다쓰 처럼 낮은 테이블 아래 발을 집어 넣고 따뜻함으로 몸을 무장한 채 뜨거운 커피나, 호빵 같은 걸 먹으면서 만화책 삼매경에 빠지는 게 제격 아닌가.

 

집동자귀신 아저씨와 두식이가 산책을 다녀와서 씻지 않고 발만 닦아주는 모습, 병원에 가기 싫어서 근처만 가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으르렁거리는 모습 등등 소소한 일상 풍경들이 개를 오래 키웠던 내게는 너무도 익숙한 풍경이라 읽는 내내 뭉클했다. 이렇게 강아지나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사람들에게는 일상인 에피소드들을 놓치지 않고 잘 포착해서 장면으로 구성해내고 있는 점 또한 콩고양이 시리즈만의 장점이다.

 

 

사람 말도 따라 하고, 노래도 부르고, 어느 날 갑자기 집에 날아 들어온 앵무새. 그런데 새장에는 들어가지 않고, 불러도 오지 않는데, 그렇다고 다시 날아갈 생각도 없어 보이는 독특한 캐릭터. 내복씨의 가발을 물고 날아가기도 하고, 경박한 말을 해서 사람들을 당황시키기도 하고, 마담 북슬의 목소리를 흉내내 두식이를 아무렇지 않게 놀리기도 하는 엄청난 앵무군은 그야말로 콩고양이네 식구들을 쥐락펴락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안경남에게 핑크빛 기류를 안겨준 계기가 되기도 하는데, 새로운 식구들로 인해 한층 더 시끌벅적 재미있어진 콩고양이네 식구들의 이야기가 너무도 사랑스럽다.

 

오늘도 콩고양이네 집에는 사건사고가 그치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여 버라이어티한 대가족의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계속 되고 있다.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좀 쉬게 해주고 싶은 그런 순간, 가볍고 유쾌하면서도 마음 따뜻해지는 독서를 하고 싶다면 콩고양이 시리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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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을 위한 심리책 -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고 부서지는 당신에게 필요한 마음의 기술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전경아 옮김 / 갤리온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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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는 늘 '지금'을 산다는 것입니다. 즐겁고 기쁘다고 느끼는 것도 전부 지금입니다. 상대와 연결되어 있고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감정 또한 지금 이 순간뿐입니다. 상대가 '이 사람과 쭉 같이 있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지금입니다. 앞날만 걱정하고 지금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라고 하는데 원래 미래는 독립된 개체가 아닙니다. 미래는 지금을 쌓아 올린 결과입니다. 안심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해 지금을 소홀히 하는 삶을 살면, 죽을 때까지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면서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p.39~40

 

이 책은 깨지기 쉬운 유리처럼 쉽게 충격을 받는 사람들, 예민해서 작은 일에도 금방 마음의 중심을 잃고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들에게 멘탈 회복 심리학을 제시한다. 수시로 다치는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몸과 마음에 늘 평정심을 지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줘 더 단단하고 여유로운 사람이 되는 방법을 알려 준다. 살면서 후회하고, 자책하고, 불안하고, 초조하고, 두렵고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가. 타인과의 관계에 지쳐 마음이 너덜너덜해지고, 습관적으로 자신을 다그치느라 피곤해지고,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조급해지고, 어떤 일에도 여유가 없어 뭔가에 쫓기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신과 의사 미즈시마 히로코는 인간의 마음이란 본래 강하면서도 유연하다고 말한다. 그러니 마음에 어떤 충격이 오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면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서진 멘탈을 금세 회복하고, 단단하고 건강한 마음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가끔 긍정의 힘을 지나치게 믿는 것 같습니다. 모든 고민을 해결해주는 마법의 주문인 양 '다 잘될 거야'를 외치고는 하지요. 심지어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고 너무 쉽게 말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걱정을 멈추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라는 등의 막무가내식 긍정적인 사고는 마음의 유연함이 나오는 출구를 닫아버립니다. 충격에 대한 반응이든 슬픔의 프로세스든 인간에게는 그 나름대로 밟지 않으면 안 되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라고 강요하면 자신에게 필요한 과정을 놓치게 됩니다.      p.91~92

 

마음의 중심을 잃고 휘청이는 순간에, 부서진 멘탈을 금세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마음의 충격을 몸의 충격과 같게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책상다리 모서리에 발가락을 찧거나,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아플 때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당장은 아프지만, 그 고통이 머지않아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에 상처를 받거나, 마음이 약해지거나, 자신의 부족한 점이 보이거나, 불안하고 우울할 때도 '이 모든 일은 마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 말고 충격이 사라지기를 기다리면 된다. 그 외에도 상대의 공격을 정면에서 받지 않는 기술, 단단한 멘탈을 만드는 주문, 터널에서 빠져 나오기 위한 슬픔의 프로세스, 상실감에 대처하는 자세, 오늘부터 편안하게 잠드는 방법, 인생이 가뿐해지는 4가지 마음의 기술, 걱정이 사라지는 간단한 훈련, 마음이 가득 차오르는 매일의 습관 등 이 책에 수록된 저자의 솔루션들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명쾌하다.

 

회사에서 상사의 질책을 들으면 하루 종일 전전긍긍하고, 잘나가는 친구의 소식을 들으면 불안해지고, SNS에 악플이 달리면 크게 상처받고 우울해지며,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나치게 의식하고,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으면 초조하고 두려워진다면, 당신도 '유리멘탈'이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고 있지만, 속으로 극심한 감정 변화에 흔들리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인간관계 심리 처방의 권위자인 저자는 작고 간단한 요령만 알더라도 이 험난한 세상에서 나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작은 일에도 마음이 부서지는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서 보다 단단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어떤 감정도 슬기롭게 넘길 수 있는 멘탈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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