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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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나》
📖 배명훈
📖 래빗홀 @rabbithole_book

화성이라는 행성이 심적으로 많이 가까워졌다. 역시 그 곳도 사람이 살게 되면 다 똑같다.
먹을 것 때문에 예민해지고, 사건 사고가 발생하며, 사랑하는 연인이 생기고, 나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며 과학적 발전을 주도하는 사람과 그 뒤를 묵묵히 따르는 사람이 있다.

이 책은 총 304페이지로 6가지의 화성 이주를 주제로 한 단편 소설이 있다.
SF장르 소설이지만 모든 이야기가 어렵지 않고 장소가 화성일 뿐 그저 사람 사는 이야기다.

- 붉은 행성의 방식
(화성에서의 첫 살인이 일어나 화성으로 파견되는 히나)
- 김조안과 함께하려면
(기상학자와 화성에서 먹을 수 있는 작물을 개발하는 유전학자 조안)
- 위대한 밥도둑
(식탐이 1도 없던 화성인이지만 구할 수 도 없는 간장게장에 꽂혀버린 이사이)
- 행성탈출속도
(화성에서 태어났지만 이 곳에서 쓸모를 찾지 못하고 지구로 떠난 '나')
- 나의사랑 레드벨트
(행정 대리인인 정반음은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인간이 넘어서는 안 될 경계선을 긋는다.)

p. 60 [김조안과 함께하려면]
쓸모 있는 사람들만 보내서는 100년이 지나도 사회가 완성되지 않아요. 쓸모 있는 인간이란 결국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될 사람들이니까요. 문명이 완성되는 건 다른 목적이나 임무를 지니지 않은, 쓸모없는 사람이 화성으로 건너가는 순간부터 입니다.

p.126 [위대한 밥도둑]
등딱지에 붙어 있는 내장을 긁어낸 다음 아예 이걸 그릇 삼아 밥을 비벼서 먹는데, 내장의 깊은 맛이 어우러져서 그보다 완벽한 소스가 없어요. 밥이라는 음식이 진정으로 완성되는 건 아마 그 순간일 거예요.
감히 말씀드리자면, 화성에서 밥은 아직 완성된 적이 없습니다. 간장게장이 존재한 적이 없기 때문에요.

내가 가장 재밌게 읽은 [김조안과 함께하려면]이란 작품 속 대사다.
나는... 아마 화성에서 문명을 이룩하는 구성원이지 않을까?
제일 웃으면서 읽은 건 [위대한 밥도둑]이다. 역시.... 간장게장은 밥도둑이지.
먹고싶다...

화성은 한정된 공간에서 모든 구성원이 함께 살아간다. 매일이 똑같지만 아침에 살아서 눈을 뜨는 것 자체가 사건인 곳이다.
먹을 것도 제대로 없는 척박한 곳이지만 아마 지구가 멸망해간다면 가장 먼저 이주가 시작 될 희망의 행성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스토리에 대한 여러 질문들이 떠올랐다. 아마 나는 화성에 갈 일이 없겠지만 나의 아이들은 아마 갈 수 있지 않을까? 그 세대의 아이들이 너무 힘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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