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구입하고 받은 책들을 쌓아 보았다…. 지난 페이퍼에서 언급했던 폴란드 문학 읽기와 프랑스 문학 읽기에 속하는 책들이 다수이다. 폴란드 읽기로는 『인형』, 『브루노 슐츠 작품집』과 러시아 문학도 끼워 보았다. 『전쟁과 평화 1』과 『숄로호프 단편선』이다. 『전쟁과 평화 1』은 앞부분만 조금 펼쳐 읽었는데 너무 좋았다! BBC 드라마를 괜히 보았나 하는 생각도 좀 들긴 했는데, 줄거리를 파악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만 머릿속 인물들이 배우들의 얼굴로 바뀌기 때문이었다. 아주 꼼꼼하게 작업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분기 당 한 권이 나온다 해도 그저 행복…, 빨리 읽고 싶다! 『숄로호프 단편선』은 『소네치카』를 읽다가 구입하게 되었다. 『인형』은 아직 하권을 다 읽지 않아서 리뷰를 못 쓰고 있다. (과연?) 꼭 리뷰를 써야하는 건 아닌데 나중에 기억을 되짚을 때도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에…. 『페르디두르케』보다는 『브루노 슐츠 작품집』 읽기가 더 편할 것 같아서 이 책을 먼저 구입했다. 


프랑스 문학으로는 얼마 전, ㄷ님의 페이퍼를 보고서 다시 읽어봐야겠다 마음 먹은 『제르미날 1』을 구입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박명숙 님의 번역이라서 더 좋다. 아마도 에밀 졸라를 다시 읽고 리뷰를 쓰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로브그리예의 『질투』, 사실 브르통의 『나자』를 먼저 읽을까 했는데 그래도 이 책이 술술 넘어갈 것 같았다. 『나자』는 『닥터 글라스』를 읽으면서도 생각이 나곤 했다. 그리고 페렉의 『사물들』. 짧고 재밌으니까 한 번 더 읽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비 제르맹의 『분노의 날들』! 아주 매력적이다. 『한 톨의 밀알』은 응구기 와 티옹오의 작품인데, 반 정도 읽었다. 응구기의 작품은 케냐 독립 전후로 나뉜다고 한다. 이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고전소설적인 풍모가 흐른다.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는 책소개를 읽어보니 평소 하던 생각과 비슷해서 구입했다. 아마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체사레 파베세 책은 왜 끼었지? 기억이 안 난다.


줌파 라히리의 『그저 좋은 사람』은 ㄷ님께서 보내주셨다. ㄷ님이 특히 좋아하신다는 「지옥-천국」이 수록된 소설집이다. 라히리는 『저지대』 출간 광고에서 처음 보았다. 그 때는 서재 활동을 하기 전이었고 그냥 그렇게 기억 속에 흘려 버렸다. 다시 작가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 것은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의 리뷰들을 보고서였다. 이탈리아어 공부를 하면서 이탈리아어로 썼다고 했던가. 아 너무 멋있고 또 부러웠다. 아무튼 「지옥-천국」의 제목이 낯설지 않았는데 ㄷ님이 여러 번 페이퍼에서 언급하셨다고 했다. 어쩐지 익숙했어! 나도 줌파 라히리를 아주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ㄷ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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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6-10-24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르미날!!!!!!

다락방 2016-10-24 11:32   좋아요 0 | URL
바로 여기에! 제르미날을 같이 읽자고 하신 ㅇ 님과 제르미날을 강추하신 ㅇ 님이 함께 계시는군요. 후훗.

에이바 2016-10-24 11:36   좋아요 0 | URL
에밀 졸라로 대동단결 해요!! >_<

2016-10-24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4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4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6-10-24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이 응구기 와 티옹오 꺼군요
한 사람 이름 맞죠? ㅎ

에이바 2016-10-24 16:04   좋아요 1 | URL
네 영국식으로 제임스 응구기였는데 부족어로 이름을 바꿨대요. ㅎㅎ

북프리쿠키 2016-10-24 17:07   좋아요 0 | URL
아 부족어구나~
이분꺼 읽어보고 싶네요ㅎㅎ

에이바님 읽으신 책중에
제가 읽은 책이 0권이네요ㅎㅎ

에이바 2016-10-24 19:39   좋아요 1 | URL
모두 읽지는 않았어요. 「한 톨의 밀알」 반 정도 읽었는데 꽤 좋아요. 이 작품이랑 후기 작품 「피의 꽃잎들」 읽으려 합니다.

서니데이 2016-10-24 1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에 소개해주신 인형이 책 중에서도 두꺼워서 잘 보여요. 에이바님 10월에도 부지런히 읽으셨네요.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에이바 2016-10-24 19:40   좋아요 1 | URL
볼레스와프 책 재밌어요. 안 읽은 책들도 연말까지 다 보고싶어요.ㅎㅎ

CREBBP 2016-10-24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거 한 권 있어서 막 자랑스러워요 (제르미날) ㅋㅋㅋ 그저 좋은 사람 저도 있는데 읽어야겠단 생각. 인형은 너무 두꺼워서 아무래도 이번달에 못읽겠구나 ㅋ.

에이바 2016-10-24 19:41   좋아요 0 | URL
「인형」 틈틈이 보면 4일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진짜 재밌는데 하권 읽다가 딴 책들을 펼쳐서 나머지는 다음 달로 넘겨야 할 듯 해요..ㅎㅎ
 
[eBook] [고화질] 오르페우스의 창(신장판) 02 오르페우스의 창(신장판) 2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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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주회는 성황리에 끝나고 이자크도 관계자에 눈도장을 찍는 등 잘 풀리는 듯 하다. 율리우스는 비밀을 밝히고 떳떳하게 여성으로 살아갈 자신을 그리며 행복해한다. 클라우스를 연모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연주회에 나타난 약혼녀 아라우네의 미모에 기죽었던 것도 잠시, 이후 마차를 타고 떠난 두 사람의 뒤를 좇는 모습은 마치 평생 클라우스를 그리워할 율리우스를 떠올리게 한다. (이케다 리요코는 흑발 캐릭터를 잘 그리는 듯...)



그 와중 비밀을 알고 있는 의사 얀이 모자의 계획에 반대한다. 원래 그는 상속받을 재산의 상당수를 나눠가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율리우스의 어머니를 강제로 취하려는 의사를 발견한 율리우스는 그를 저지한다. 그렇게 벌어진 범죄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죄책감과 트라우마가 생긴 율리우스. 이번에야말로 남성으로 살아보겠다 다짐한다. 어머니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제 율리우스는 여성으로 오해받을 때 마다 강경히 대처한다. 탐스러운 머리칼도 금세 잘라버릴 정도다. 수업이 시작되었음에도 학교에 돌아오지 않는 클라우스를 애타게 기다리던 율리우스. 미친 사람처럼 그를 기다리는 이유는 방학 중이던 어느 날, 클라우스가 부상을 입은 채 율리우스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아라우네에게 데려다준 뒤 생사를 모르기 때문에 더 넋이 나간 그의 앞에 다비트는 율리우스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며 입을 맞춘다. 그러나 거절당한다. 율리우스가 클라우스를 좋아하는 건 음악원 친구들이 거의 알게 되는 모양이다.



그리고 클라우스가 아무렇지 않게 돌아왔다! 그의 방에서 라우스와 똑같이 생긴 남성의 사진을 본 율리우스는 크게 놀란다. 이에 클라우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자신은 러시아인이며, 그는 죽은 형이고 아라우네는 형의 약혼자였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형에게 느끼는 열등감도 비춘다.


옛날 만화라 그런지, 아니면 생략의 미학(...)을 사용해서 그런지 전개가 아주 매끄럽지는 않다. 마음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율리우스가 클라우스를 좋아하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옛날에는 클라우스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고보니 비밀스러운 남자 이런 거 별로다. 이자크가 옆에 있는데 왜 눈을 못 떠! 그런데 2권에서 흑발 클라우스를 보니 좀 두근거렸다. 근데 죽은 사람이죠... 아무튼 클라우스는 단발머리 어떻게 좀 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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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10-24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올훼스의 창]을 만화책으로는 본 적이 없고요, 소설책(전3권)으로 읽었어요. 고등학교 시절에 읽었는데 진짜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는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다시 찾아보려고 하는데 구할 수가 없더라고요. 클라우스 엄청 사랑했었어요. 읽으면서. 어느날 학교 교정에서 율리우스에게 `너에게서 피 냄새가 나`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무슨 뜻인걸까..한참 고민했던 생각도 나고요.

클라우스 이전에는 [다락방의 꽃들]의 `크리스`를 사랑했어요. 지금 다시 읽는다면 크리스를 사랑할 것 같진 않은데(근친상간의 상징인 인물이죠), 중학시절엔 어찌나 멋있던지. 매일 크리스 크리스.. 이러면서 살았어요. 그러다 고등학교에선 클라우스를...
그리고 몇해전에는 레오를...(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사랑했죠. 아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저란 인물..


고등학교 때 올훼스의 창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친구들에게도 줄거리 막 얘기해주던 생각이 나요. 크- 그렇지만 제 환상이 깨질까봐 만화책은 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다가 볼까... 하기도 하다가 ㅋㅋㅋㅋㅋㅋ

제가 제르미날과 나나를 아직 시도 못하고 있어요. [그것은 썸도 데이트도 섹스도 아니다]를 마저 읽고나면 그때 주문해서 시작하도록 할게요. 그런데 전 나나..를 먼저 시작하지 싶어요. 나나 어떻게 살지 너무 궁금해서요..

아, 그런데 이런 맥락없는 긴 댓글을 여기서 또 달아버렸네요. -0-

에이바 2016-10-24 11:33   좋아요 0 | URL
소설책으로도 있었나요? 오... 너에게 피 냄새가 나, 이거 만화책에서 본 것도 같은데 왜 이렇게 익숙하죠. 예전에 볼 때는 클라우스가 정말 멋있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아직 모르겠어요. 혁명과 역사에 휘말릴 미래엔 또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요. 이상형이 바뀌어서 그런지(?) 이자크가 눈에 들어오네요. 예전엔 전혀 생각도 않았는데요. 〈다락방 시리즈〉에서 닉네임을 따 왔다고 하셨잖아요. 역시 청소년기에는 뭔가 더 열려 있는 것 같아요.ㅋㅋㅋ 저는 안 읽어봐서 개정판 나왔을 때 한 번 볼까 했었는데 나중으로 미뤘었지요.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같은 경우는 BBC 라디오드라마로 먼저 접했는데요. 제가 데이빗 테넌트를 좋아해서요. 레오 역을 맡아 열연했었지요...ㅋㅋㅋ 소설로 읽었어도 그만큼 좋았으려나? 하는 생각도 했더랬어요. 정말 좋았거든요. https://www.youtube.com/watch?v=RjoZNppoYFE 요거예요.

저는 『아이는 국가가 키워라』를 읽으려 해요. 열심히 읽고 쓰겠습니다. 줌파 라히리도 얼른 읽고요. >_<

CREBBP 2016-10-2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번도 실물로는 본 적이 없는 탐스러운 금발 머리카락이라는 환상에 얼마나 마음이 둥둥 떠다녔었는지. ㅎㅎ
저도 이제 적리끔으로 만화를 사 모아볼까 하는데 이건 있고 추천해주세요.

2016-10-25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5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5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5 2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6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6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6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6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6 0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6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CREBBP 2016-10-29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자른 상태의 머리가 한국의 아줌마 머린데 말이죠 ㅋㅋㅋ 얼굴이 예쁘니 뽀글이 파마도 멋지네요. 저는 말 타고 막 쫓아가다가 지쳐서 나가 떨어지고 지친 말한테도 미안하다고 하고 포기했는데 그거 보구 내중에 짠 나타난 거 완전 감동했었는데 나중에 읽으니 별 감동이 없더라구요
 
[eBook] [고화질] 오르페우스의 창(신장판) 01 오르페우스의 창(신장판) 1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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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리요코의 『오르페우스의 창』을 보기 시작했다. 예전에 『올훼스의 창』으로 조금 읽었던 어렴풋한 기억이 있다. 작년 봄에 서재 이웃님이 보시는 걸 기억해두었다가 이제서야 하나씩 보기 시작한 이유는 글쎄. 그냥 갑자기 지금 이 시기가 이 작품을 봐야하는 때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종이책으로 보려고 미루고 미루었지만 전자책에 익숙해지면서 굳이 고집할 필요 있나 하는 생각도 한 몫 하였다. 요즘 동구권 문학 읽기를 하고 있기도 하고. 어차피 만화책은 사도 둘 장소가 마땅치 않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색하는 것도 싫으니 전자책이 여러모로 괜찮구나 싶다.


같은 작가의 『베르사유의 장미』처럼 남장여자가 주인공으로 역사의 격동기에 휩쓸리는 연애사(?)가 주된 줄거리이다. 배경은 독일과 러시아. 1권에서는 주인공들이 독일 음악학교에서 만나 얼굴을 익히며 관계를 형성한다. 이 남학교에서 오르페우스의 창이라 불리는 곳은 전설이 있다. 이 창에서 지나가는 여성을 내려다보면 사랑에 빠지나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 천재 피아니스트 이자크는 이 창에서 지나가던 율리우스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클라우스도 율리우스를 내려다본다. 이게 웬 천재들이야…. 사실 율리우스는 남자여자다.


임신한 채 버림받았던 어머니가 이후 재산을 상속받게 하려고 딸을 남자로 키웠던 것이다. 병석에 누운 아버지가 그녀를 후처로 들이자, 귀족 여성으로 큰 누나 두 명은 이 모자(모녀)를 배척한다. 율리우스가 여성이라는 것은 어머니와 무면허 의사 얀이 알고 있다. 열다섯이 된 율리우스는 자신이 여성임에도 거짓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데 고통을 느낀다. 그리고 학교선배 클라우스를 보며 떨리는 마음을 자각한다. 이자크의 천재성을 알아본 비르클리히 선생은 뛰어난 실력자지만 어쩐지 학교에 머무르고 있다. 그와 율리우스 모친 사이에 과거가 있었음이 암시된다. 


그림이 무척 아름답다. 그리고 율리우스가 등장인물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 멋쁨 터진다. 근데 다들 좀 폭력적이다. 툭하면 주먹에 따귀 세례…. 귀족이라 그런가, 고전 만화라 그런가. 아님 그냥 다혈질들이라 그런가. 판타지이긴 해도 율리우스가 남자애들이랑 싸워서 뒤지지 않는게 신기하다.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어 묘하게 감상에 방해가 되었다. 1권의 마지막은 성탄제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끝나는데, 분명 다음 권에서 이자크의 재능이 빛을 발할 것이다. 그를 시기한 모리츠기 악보를 숨겼는데 이자크는 암기하고 있거든요…. 클리셰 너무 좋아!


18권까지 있는데 원래는 한 번에 다 볼 생각이었으나 뭐가 급한가 싶어 한 권씩 보기로 했다.



>>>> 내 취향대로 이자크랑 율리우스가 커플이었으면 좋겠다... 외모가 잘 어울린다.



>>>> 율리우스 모자의 수난 중에 마리아 바르바라에게 걸크러쉬를 느끼다...!



>>>> 클라우스 남자주인공인데 너무 못생겼어... 헤어스타일 바꿔줬으면...



>>>> 얘들아 싸우지 마.... 율리우스는 이자크랑 케미가 좋다. 모리츠도 예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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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6-10-22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훼스의 창... 아 아릿하네요. 저도 다시 봐야겠어요~

에이바 2016-10-23 10:33   좋아요 0 | URL
다시 보니 옛 추억도 생각나고 좋더라고요...ㅎㅎ

단발머리 2016-10-2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를 하찮게 보는 건 아닌데, 만화도 에이바님 페이퍼에서는 이렇게 근사하네요~~
오르페우스라니... ㅎㅎㅎ

에이바 2016-10-23 10:34   좋아요 0 | URL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신화 얘길 하면서 꽤 그럴 듯한 비극 설정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근데 좀 마음으로 이해해야 하는 구석이 있죠...ㅋㅋㅋ

AgalmA 2016-10-22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이 ˝뒤지지 않는 게 신기하다˝란 표현쓰시니까 너무 웃겨요ㅋㅋ
오, 나의 올훼스의 창! 이케다 리요코가 워낙 고증도 철저해서 드레퓌스 사건도 이 만화로 배웠어요ㅋㅋ 인물그리기와 건축도 이 책으로 배웠지요. 독일 고딕 양식. 나중에 러시아로 갈 땐 또 그곳 건축의 미묘한 다름에 뿅~ 따라 그리는 데 정말 죽어났죠;
올훼스의 창 따라 그린 것만 해도 노트 2~3권 분량이었는데 다 잃어버렸어요ㅠㅠ

에이바 2016-10-24 12:12   좋아요 0 | URL
˝뒤떨어지다˝ 요렇게 다 쓸 걸 그랬나요?ㅋㅋ 저도 저 표현 쓰면서 다르게 쓸까 잠시 생각했더랬어요. 이케다 리요코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러시아, 프랑스 역사를 다 그렸네요. 일본의 로망이라 해야할지 왜 왕가의 몰락과 관련된 그런 거요. 그림이 아름다워요. 아갈마님도 따라 그리고 하셨군요. 노트가 그렇게나 많았어요? 청소년 시절의 추억이 방울 방울...ㅎㅎ

CREBBP 2016-10-25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스타일만 다르고 다 똑같이 생기지 않았나요? 율리우스 긴곱슬 넘 멋져서 고등학교 졸업후 내내 저 머리 스타일로 리즈 시절을 보냈어요. 결과적으로는 부수수. ㅋㅋ 그런데 저들이 싸우는 건 폭력으로 안보이고 폼잡는 걸로 읽히는걸요? 컬러가 아니라 뚝뚝 피가 떨어지는 게 아니어서 그런가 ㅋㅋ

에이바 2016-10-25 23:48   좋아요 0 | URL
좀 그런 건 있어요 ㅋㅋ 머리색이랑 눈동자 유무 이런걸로 구별해요 ㅋㅋㅋ 율리우스 넘 멋있어요. 베르사유의 장미 오스칼도 생각나고 저 머리스타일 은근 관리하기 힘들죠...ㅋㅋ 폼 잡는 것이기도 한데 만날 모리츠만 뺨 맞으니 속상하더라고요. 이젠 저런 캐릭터도 귀여워요. 프리드리케 좋아하잖아요ㅋㅋㅋ

2016-10-25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6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14세 소년은 노동을 위해 차출되어 버스를 타고 출근 중이었다. 경찰이 버스를 세우고 유대인인 승객들을 내리게 한다. 아우슈비츠, 부헨발트, 차이츠 강제수용소를 거쳐 1년만에 부다페스트로 돌아온 소년. 외모도 눈빛도 변해버렸고, 별과 번호를 떼고 입은 죄수복은 해어진데다 여러 날의 노숙을 견딘 상태이다. 그렇게 전차를 탔더니 찻삯을 요구받는다. 그 모습을 보고 일어나 부끄럽지 않냐고 일갈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신문사에서 일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기자는 소년의 표값을 대신 치른 뒤 대화를 시작한다.


-

얘야, 강제수용소에서 오는 거니? 네. 어디서? 부헨발트요. 부다페스트에 돌아오니 어떤 느낌이 들어? 증오심요. …그럴 수 있지, 누구를 증오하는지 알아. 모든 사람요. …끔찍한 일을 많이 겪어야 했니? 끔찍한 일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굶주리고 구타를 당했겠지. 그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게 어떻게 당연하니? 강제수용소에서는 당연한데요. …그래, 그렇겠지. 하지만 강제수용소가 당연한 게 아니잖아!


네가 경험한 일을 말해줄 수 있을까? 세상을 향해 말이야. 뭐를요? 수용소의 지옥 말이야. 지옥은 잘 모르는데요. 그건 비유야, 수용소가 지옥이라는 뜻이야. 모르겠어요. 강제수용소는 상상할 수 있지만 지옥은 잘…. 그래도 해볼래? 지옥은…, 지겨울 수 없는 장소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우슈비츠 같은 수용소에서도 조금은 지겨운 시간이 있었거든요. …그걸 무엇으로 설명하겠니? 시간요. 시간? 네, 시간이 모든 걸…. 처음엔 생소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단계별로 결국 이해하게 되잖아요. 수용소에서 사 년, 육 년, 십이 년 동안 있었던 사람들을 봤어요. 십이 년 곱하기 삼백육십오 일, 거기에 곱하기 이십사 시간…. 년, 하루, 시간, 초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야 해요. 만약 시간이 없어서 모든 걸 한꺼번에 인식해야 한다면 견디질 못할 거예요. …아니, 그건 상상이 되질 않는데.


그건 그렇고 우리의 우연한 만남을 연재 기사로 써 보지 않을래? 이 시대의 슬픈 징표를 알리기 위해서 말이야. 네 경험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세계의 일이기도 해. 음, 그리고 우리가 헤어지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도 될까? 연재 기사에 싣고 싶은데. 아, 미안해 기사 욕심이 있다 보니 기자들은 가끔 배려가 부족할 때가 있어. 강요하지 않을게. 잠깐만, 내 연락처야. 꼭 연락해 줘. 기사는 내가 쓰지만 네가 말해주는 대로 쓸 거야. 영세한 신문사라 큰돈은 아니지만 소정의 돈도 지급할게. 아마 네 새 출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때? ―소년은, 그가 ‘지옥’이라고 명명한 곳에서 이제 막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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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더듬어 쓴다. 올가 쿠릴렌코를 알게 된 것은 아마도 모델 활동 덕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제대로 이름을 외우게 된 계기는 프랑스 영화 《약지의 표본》을 보고나서 였다. 나는 프랑스 영화를 잘 보지 않고 그나마도 한때 몰아서 보았는데, 때문인지 막연한 편견―이야기가 진행될 만 하면 끝나버린다던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던가 하는―이 있었다. 지금보다 굳은 머리로 영화를 볼 때도 《약지의 표본》의 발상은 신선했는데, 크게 공감하지 못했던 그때와 달리 어쩐지 지금 이 영화를 보면 괜찮다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얼마 전 아주 우연히 영화의 원작이 오가와 요코의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에 알고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기억과 추억을 표본으로 남긴다는 것에 이르는 사고 체계가 왠지 지극히 일본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독특하고 독특한데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설명하긴 힘들고 그렇다. 일본 문학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공통적으로 간직한 묘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인 듯 하다. 공포물이건 연애물이건 장르를 따지지 않는 그 특유의... 여느 프랑스 영화와 다른 분위기도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어찌 됐든 오가와 요코를 찾아보니 꽤 흥미로운 작가인 듯 하였다. 세계문학에 관심이 많지만 일문학을 향한 레이더는 꺼두었대도 과언이 아니다. 가끔 현대소설이나 읽어야 할 고전이라 생각해 몇 작품 읽기는 하는데 그냥 끌리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듯. 예를 들어 일본의 지성으로 꼽히는 겐자부로의 작품들- 『만엔원년의 풋볼』 등을 읽겠노라 다짐했지만 해가 가도 펼치지 않고 있다. 아쿠타카와가 중요 작가인 듯 하여 『라쇼몬』을 샀으나 여전히 읽지 않고 있다. 후자의 경우, 환상소설 어떤 괴담집 느낌이라 더 끌리기는 하는데도 이렇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도 『인간 실격』을 읽었는데, 이 또한 이웃의 리뷰를 보고 구입한 것이다. 이 작품은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글에서 드러나는 시대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동시대 한국소설과 비교하면 굉장히 현대적인 감성이 느껴졌다. 그게 또 짜증이 나는 것이다. 재밌게 읽히니 짜증난다. 그럼에도 일문학에 끌리지 않는 것은 알맹이가 없다고 생각해서인데 편견이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맞는 말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학부시절에, 언젠가 교수님의 일문학에 대한 말씀에 공감했었다.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마도 신경을 극도로 세밀하게 분해한다, 지극히 말초적인 감성이다 그런 말씀이었던 것 같다. 당시에 한창 유행하던 일본소설 류가 그랬고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이 그랬기에 맞다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최근의 일본 소설을 읽어도 여전히 그런 구석이 있기 때문에 인상이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 아무튼 이 얘기를 꺼낸 것은 나의 이러한 편견―일본문학은 포장, 스타일에 공을 들이나 알맹이는 부실하다―을 굳게 만들어 준 대담이 있기 때문이다. 박경리 선생님과 도올 김용옥의 대담이다.


몇 해 전에 웹상에서 돌아다니는 글을 읽었는데 찾아보면 출처가 나올 것이다. 요약하자면 일본인들은 야만적이다. 사랑이라든가 하는 숭고하고 깊은 감정을 모른다, 오직 치정 뿐이다 그런 내용이다. 박경리 선생님은 당신만큼 일본 문학을 많이 읽은 이도 없을 거라 하셨는데, 어떤 고찰이나 통찰이 부재하는 감상주의를 비판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좀 공감되지 않나...? 나는 옳은 말씀이다, 하면서 일본의 역사와 문화들을 떠올려 보았다. 칼의 역사라. 다테마에니 뭐니 분석할 것 까지도 없고 그들의 영혼 없는 리액션들이 피어오른다.


그러고 보면 요즘 로맨스는 국가에 상관없이 거의 치정에 관한 듯 하다. 《메꽃》이라는 일본 드라마는 아예 치정을 위한 드라마다. 정말 내일 없이 몸을 던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연출도 좋고 그림도 이쁘고 사운드트랙까지 치명치명... 그런 관계에서 몸과 마음의 무게가 같을 수야 없고 서로의 체온에서 위로를 얻는 것이야 숱하게 반복되어 온 클리셰다. 다만 그 표현방식이 상당히 일본스러운, 일본드라마니까 그렇겠지만 치정에 감성을 끼얹고 예쁘게, 예쁘게 포장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별로라는 건 아니고 드라마는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공감하면서도 허무하고 그렇다.


현재 방영중인 《공항 가는 길》도 주인공들의 관계가 불륜이며 유책배우자, 가정 내 불화로 상처입은 인물들이 서로에 기대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메꽃》처럼 치명적인 어른의 관계를 보여주기 보다는 보다 감성적인 부분을 건드린다고 할까. 불륜을 미화하는 느낌도 있지먼 그보다 사랑이 떠나고 마음이 무너지고 그런 모습들, 남녀 간의 감정과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보여준다. 설정이 다소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설득력있게 진행하려고 노력하는 듯 하다. 정당성을 부여하는 과정이 늘어지는 느낌도 있고... 그런 면에선 차라리 《메꽃》이 더 현실적인 듯 하다. 꼬박 챙겨보지는 못하지만 요즘 하는 드라마 중에서도 볼만하다. 캐릭터들도 다 있을 법하다. 서도우는 유니콘이니까 빼고.


아무튼 우연히 영화에 원작이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신기하기도 하고, 작가 이름을 잘 기억해 두었다 다음에 읽어봐야지하는 생각을 한다. 비록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영화에서 여주인공과 방을 함께 쓰는 남자가 좋았다. 함께 방에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서로 다른 출근시간에 일어나 창가에서 뒷모습을 바라보던 외로운 어깨. 그 어깨 너머로 피어오르던 담배연기가 생각난다.



찾아보니 트레일러는 좀 별로이고, 씬을 잘라놓은 영상이 있어 가져왔다. 분위기 있고 좋다. 그렇다고 영화가 저런 느낌으로 이어졌던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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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6-10-20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스터에 이미 오가와 요코 원작이라 써 있네… 주의력 결핍이었네… 베스 기븐스가 음악 감독이었네… 몰랐는데 이미 내 취향이었네…

CREBBP 2016-10-2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은 원작, 번역 등등 꼼꼼히 보는 편이신데 주의력 결핍이라니, 제가 괜히 찔리네요. 제 경우, 덤벙덤벙 별 정보 없이 먼저 시작하고 다 읽고 나서 혹은 읽는 중간에 엄청 좋으면 폭풍 검색하거든요. 사실 일본 문학이 어떻다, 저떻다 하는 건 장님 코끼리 만지고 말하는 격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제 인상에도 박경리 선생이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이미지로 남아있어요. 알맹이보다는 스타일이고 고민의 깊이가 앝다, 뭐 그정도로 느끼는데, 읽는 잔재미는 많잖아요? 일본 소설 좋아하는 친구 하나한테 왜 좋아하냐고 물으니, 한국 문학은 너무 어렵대요. 뭔 내용인지 모르겠다고.. 이와는 반대로 90년대인가 2000년대인가의 한국 문학은 죄다 하루키 아류다라고 몰아붙이는 쪼가리 글들도 본 것 같고. 자기가 본 것, 자기의 지적 감성적 능력의 범위 내에서만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게 문학이고 예술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문학이란 게 사실 어떤 주류를 따라서 서로 많이 영향을 주고 받고 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어떤 문화권의 문학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있기는 어렵겠지만, 에코의 <책의 세상>에 보면 서구에서는 문학 하면 특정 나라(아마도 영국, 프랑스 정도였던가..에서 특히 성했고, 미술 하면 이탈리아였고 뭐 이렇게 꽃피운 시대와 공간이 있기는 했던 것 같기도 하고.. (무슨 주장을 하고 있는건가ㅋㅋ )

암튼 핵심은 이 글 너무너무 좋다는 거

에이바 2016-10-20 16:02   좋아요 0 | URL
저도 장님 코끼리 만지고 말하는 격이라 생각해요. 그렇지만 예외가 있다해도 또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구석이 있고, 박경리 선생님의 명성과 통찰력에 기대어 얹혀가는 글이에요. ㅋㅋㅋ 일본문학이 가볍다면 또 한국 문학은 쓸 데 없이 힘을 주고 있는 느낌이에요. 어느 쪽이든 재미가 없어요... 같은 고전을 두고 봐도 재미없고 노벨문학상이 안 나오는 이유도 그런 데 있다고 봐요. 야스나리의 노벨상 수상은 오리엔탈리즘에 적절히 기여했다는 느낌도 있고... 뭐 그렇다고 노벨상이 엄청 권위와 전통이 있는 상이냐 하면 또 그건 아닌 것 같고...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ㅋㅋㅋㅋㅋ 예술은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하고 발전한다는게 정말 옳은 말씀이에요. 구라파는 한 대륙에 있으니 그 물결 타기가 얼마나 좋나요. 서로 아웅다웅하기도 하지만은 한 번 전쟁이 일어나고 나면 문화가 섞이고 또 발전하고... 제가 또 요즘 폴란드 러시아문학을 읽으니 나폴레옹 전쟁을 들여다보고 있어서... 아무튼 재미있게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ㅎㅎㅎ

2016-10-20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1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