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금희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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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구입한 것은 여름이었고, 읽고 덮고를 반복하다 다시 두 편을 읽었다. 대상 수상작인 김금희의 「너무 한낮의 연애」와 최정화의 「인터뷰」 이다. 김금희의 작품은 동명으로 소설집이 나와 있고, 리뷰를 읽은 기억이 있지만 이런 내용일줄은 몰랐다. 한낮의 종로. 맥도날드에 앉아 청년 시절을 회상하고, 그 때처럼 퀸의 노래를 들으면서 울고 걷는 필용.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나를 우쭐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내 이야기가 얼마나 허무맹랑하건 상관없이 들을 줄 아는, 일종의 권력욕을 채워주는 그런 존재. 현재와 과거 자신을 초라하게 여기는 필용에게 양희는 자존심 회복제 같은 것이었을 터다. 그렇다고 양희가 적극적으로 그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은 아니다. 그냥 나무처럼 그 자리에 있었을 뿐.

왜 ‘연애’인가. 왜 ‘한낮’일까. 우리 오늘부터 사귀자, 다짐하지는 않았어도 점심을 함께 하고 헤어지는 것... 매일 만나 대화한다는 것은 상대를 내 일상으로, 내 인생으로 초대하는 것이다. 양희의 고백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인지를 확인하고 안심하고, 그 마음이 날아갔을 때는 치졸한 반응을 보인다. 용기없는 것은 이십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하여, 과거 좋은 때를 떠올리며 기억 속 자신의 비겁함은 삭제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원하는 것을 얻었던가. 오히려 한낮에 드러난 비참함에 눈물을 쏟았을 뿐이다.

최정화의 「인터뷰」는 이 작품집을 산 이유이기도 하다. 『지극히 내성적인』이라는 단편집을 읽고 그가 쓰는 장편이 궁금했다. 악스트 지에 연재되었던 소설이 얼마 전, 은행나무에서 『없는 사람』으로 출간되어 읽어보려 한다. 이 작품은 그 소설을 기다리면서 읽어보려고 산 것이고, 단편집에 수록되었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인터뷰」의 주인공도 공허하다. 허상을 좇는 피상적인 인간 관계 속에 지쳐 있는 주인공. 듣고 싶은 것을 들려주어 타인에게서 얻는 관심에 만족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탓, 탓, 탓. 벌어진 모든 것은 누구의 탓이다. 이 탓들 속에서 문득 건강하지 못한 정신을 떠올리게 된다. 사회도 그 구성원들도 병들어가고 있기 때문일까.

현실을 비정하게 그리는가? 그렇지는 않지만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일반적인 인물이라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쓸모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는 것은 사회에서는 물론 가정에서도 마찬가지. 주인공이 호프집에서 만난 커플에 대하는 태도나 사회나 장인이 주인공에 취하는 태도나 별 다를 바 없다. 그냥 아내가 불쌍하다. 부수적인 존재로 등장하기에... 이 단편을 읽고 나면 장르는 다르지만 홍상수 영화를 본 뒤의 느낌이 있다. 비교하긴 그렇지만 일종의 하이퍼 리얼리즘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영화와 다른 의미로 최정화의 단편은 내 취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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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30 2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1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7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7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1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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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한참 유행이던 ‘힐링’이란 단어가 독서하는 내내 떠올랐다. 실은 이 단어를 좋아하지 않지만, 개인사와 사회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을 좀 달래주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겐자부로의 글을 읽고 힘을 얻었던 것처럼, 이번엔 제임스 헤리엇의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에서 위로를 얻었다. 나는 동물을 좋아하지만 키우고 싶지는 않다. 다른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은 무거운 일이다. 잠깐 강아지를 맡아 키웠고 금세 사랑하게 되었지만 중형견이 뛰놀 수 있는 집에서 데려 갔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데리고 산책하는 이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책소개에서 읽은 번역가의 글 때문이었다. 요크셔 시골 수의사 이야기가 우리나라에서 세 번이나 번역·출간되는 이야기. 이것이 무슨 연이란 말인가? 또 그만큼 대단하단 말인가? 그렇게 읽게 된 책은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매번 별점 앞에서 고민하던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제 막 수의대를 졸업한 신출내기 의사가 암소의 출산을 돕는 장면에서 극한 직업 체험기인가 싶었다. 무사히 일을 마친 뒤, 털털거리는 고물 차를 타고 언덕에 오르다 차에서 내린 그가 땀과 오물에 흠뻑 젖은 옷을 벗어 던지고 자연을 마주하는 장면. 아주 감동적이었다.


평범한 일상에서 공감, 그리고 감동을 끌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빤하다고 할 수도 있을, 헤리엇의 시골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모든 생물’을 다루고 있다. 요크셔에 사는 가축, 반려동물과 그들을 돌보는 인간들, 헤리엇의 상사 시그프리드 파넌과 그의 동생 트리스탄, 그리고 농부와 농장주들. 밤낮 없이 울리는 호출에 응대하는 수의사들, 젊은이들의 고충에 껄껄 웃는 농부들, 엉망진창인 장부를 보며 눈을 치켜 올리는 새 회계담당자. 새벽 긴급왕진을 다녀오느라 꼴이 말이 아닌 헤리엇을 보며 그의 독특함을 논하는 술꾼들, 헤리엇이 사모하는 헬렌, 그들의 엉망진창 데이트.


귀엽고도 사랑스럽다. 물론 그런 이야기뿐만 아니라 가슴 뭉클하고도 또 한없이 인간적인 에피소드들도 있다. 넉넉지 않은 생활이지만 늙고 병든 개를 돌보려는 노인, 자기가 가고 나면 개와 고양이는 어쩌나 걱정하는 노인…. 매번 까탈스럽게 굴던 이가 어쩌다 한 번 베푼 아량이 시험에 오르자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선 사람은 쉬이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의사가 고치지 못한 암소가 민간요법 덕에 일어나 뛰어다니는 모습, 말이나 소의 뒷발에 차여 헉헉거리는 의사를 가리키며 배를 잡는 농장주들, 자신의 동물을 콘테스트에 내보내려 막무가내로 우기는 사람들, 버터와 소시지를 나누는 인심…. 


가장 감동적인 에피소드는 역시 출산이다. 어미의 자궁에서 자리를 잘못 잡은 송아지의 머리를 찾아 혀를 만져 살아 있나 확인하는 장면. 할짝할짝 손가락 끝을 핥아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작은 생명. 어떻게든 살려내려 애쓰는 수의사에 응답하여 양수를 뱉어내고 건강하게 선 모습은 또 얼마나 큰 감동인가. 백 년 전을 배경으로 하지만 어쩌면 우리네 삶은 어떤 원형을 반복하고 재생산한다는 느낌이 든다. 매일을 생과 사의 기로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이겨내는 것에서는 삶에 대한 찬미를 읽었다. 젊은 수의사의 소명의식에서 피어난 감동,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하는 순수한 기쁨. 정말 ‘힐링’이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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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11-17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죠? 제가 한달 정도 북플을 제대로 못했습니다. ㅎㅎ 이제 돌아오고 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에이바 2016-11-17 12:30   좋아요 1 | URL
초딩님도 잘 지내셨어요? 오랜만이에요. 자주 봬요...^^!!!

한수철 2016-11-1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 님이 ‘힐링‘이라는 단어를 쓰시니 거부감이 없네요.^^

...예전에 말티즈와 14년 가까이 산 적이 있는데,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애가 보이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를 추궁했죠. 죽었다는 거예요. 죽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좀 더 고압적인 어조와 표정으로 되묻자- 제 뺨을 후려치는 거예요. 잘 아는 사람한테 맡아 키워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마당도 있고, 살기 좋을 거라고 하면서. 그래서 눈을 까뒤집은 채,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 벌 받는다 어쩌구 소리를 질렀는데, 이내 입을 닫아야 했습니다. 똥 한 번, 목욕 한 번 시켜 준 적이 있느냐, 혼자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냐는 일성 때문이었죠. 속으로는 몇 번 있었어, 중얼거렸지만 입 밖에 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말귀는 알아듣는 편이었으니까요. 그로부터 며칠 후 형제들도 한바탕 난리를 피우더군요. 그런 형제들 앞에서 똥 한 번, 목욕 한 번 시켜 준 적이 있느냐고 소리쳤던 기억이 아령칙하게 납니다.

오늘따라 제가 죄인 같군요.

저녁에 쥐포를 안주로 맥주 한잔 마셔야겠습니다.

에이바 2016-11-17 16:05   좋아요 0 | URL
고유명사가 아닌 다음이야 힐링이란 단어를 소리내어 말한 적이 없어요. 저도 거부감이 들어서요...

반려동물을 다른 곳에 데려다줄 때 탕이 될까 하는 염려 말이에요. 전 두려웠거든요. 그리고 똥이랑 목욕도 그렇지만 그 에너지 말이에요. 최선을 다했지만 애들이 점점 크니까... 한 생명을 책임지고 보살피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내 것이되 내 것이 아닌... 그건 그렇고 14년이면 노견 아닌가요. 존경해야 할 아기...ㅎㅎ 보내고 울적하셨겠어요. 저는 요즘 과일이랑 한 잔 합니다...

캔디캔디 2016-11-18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좋으니 리뷰마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좋은 책이었거든요.
별점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는 말씀에 지극한 공감이 갈 정도로 제게 있어선 올 한 해 최고의 책이었습니다.
이 리뷰를 읽고 이미 다 읽은 책이지만 또 한번 펼쳐들고 싶은 마음이 물씬 솟아나네요^^


에이바 2016-11-18 18:2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캔디캔디님. 저도 정말 좋았습니다. 일상적 소재가 놀라운 유머와 따뜻한 감성을 만나면 이런 작품이 나온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두고두고 볼 책입니다. 댓글을 쓰면서 트리스탄이 제임스의 장난에 걸려들었던 장면이 기억나네요. 저도 엄청 웃었거든요. ㅋㅋ
 





카렐 차페크의 신간이 나왔다. 모비딕에서 출간되었던 『오른쪽 주머니에서 나온 이야기』를 다듬은 을유문화사의 『첫 번째 주머니 속 이야기』이다. 역자는 동일하다. 단편선 〈주머니 이야기〉의 반만 수록했는데,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목차를 비교해보니 이 책이 맞다. 나머지 단편선, 『왼쪽 주머니에서 나온 이야기』도 을유에서 나왔으면 좋겠는데. 최근 차페크에 대해 떠올리곤 하던 차라 반가웠다. 정확히 말하면 카렐 차페크 읽기 계획을 세우다 말아버린 것이지만... 




한동안 카렐 차페크 하면 홍차가게를 떠올리곤 했다. 나는 줄리아 하트 덕분에 이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 2집 《영원의 단면》 앨범명을 그의 작품 『평범한 인생』에서 가져온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랫동안 정바비가 국문학 전공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 노문학 전공이란 글을 읽었다. 제2전공이 국문학인가? 중요한 건 아니래도 생각해보니 가사라던가 많은 부분에서 그가 노문학도였음은 금세 알았을 텐데. 왜 그랬을까, 아마도 싸이월드 시절에 미니홈피에 마광수 교수님 연구실을 찍어 올린 사진을 보았던 기억 때문인 모양이다.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져 옆을 보니 그 분의 연구실이었다던가 하는 그런 글이었는데... 




2013년 재녹음 발매된 《영원의 단면》보다 초판본이 더 좋은 건 그 노래를 듣던 당시의 나를 추억하고픈 마음 때문인 것 같다. 초판과 재녹음반의 차이는 ‘날카로운 첫 키이―쓰’와 ‘날카로운 첫 키스’의 차이... 좀 더 부드럽고 노련하고... 조금 슬프고...




사인반이었던 것 같아 찾아봤다. 비슷한 시기에 구입한 《빗방울보들》과 《Miss Chocolate》도 어딘가에 있을 거다.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아니지만 이 노래를 링크한 것은 틴에이지 팬클럽의 프란시스 맥도널드가 피쳐링해주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당시엔 차페크를 읽고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다. 다시 그의 이름을 본 것은 『로봇』이었나, 평전 출간 관련한 메일에서였나... 아무튼 광고를 보고였는데 그러고도 한참을 지나서야 문득 줄리아 하트를 떠올리게 되었다. 뮤지션이 보았던 『평범한 인생』은 『호르두발』, 『별똥별』과 함께 철학소설 3부작을 이룬다.




이 책들은 절판되었다. 이후 지만지에서 나왔지만 『평범한 인생』이 없다. 그래서 열린책들에서 나온 『도룡뇽과의 전쟁』을 읽을까 하다 관두었다. 도서관에는 있던데 찾으러 가기엔, 그런 열의까지는 없는 것 같다. 글을 쓰면서도 좀 처지네... 잠시 반성... 그러다 구병모의 『한 스푼의 시간』을 읽게 되었고, 작가의 팬이 되었다. 이야기가 이상하게 튀는 것 같지만 차페크 덕분에 ‘로봇’이란 용어가 세상에 등장한 것이나 다름없고, 구병모의 소설에는 로봇 소년이 나오니까 뭐 아주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다. 뭐... 그렇다는 거다. 뮤지션이 쓴 글에 대해서는, 이번 밥 딜런의 책도 읽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이석원이든 정대욱이든 그냥 노래만 듣는 걸로... 가사도 시니까 가사만 읽는 걸로...


조금 더 기운을 돋우기 위해 제인 오스틴 이야기를 해보자.




시공사에서 〈제인 오스틴 전집〉이 나왔다. 나는 캐스 키드슨 특유의 플라워 패턴을 좋아하지 않는다. 열심히 표지를 선정한 출판사 직원들께 미안하지만... 비슷한 예로 이전에 키이스와 합작했던 민음사의 특별판도 별로였다. 그래도 전집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역자를 살펴보니 남몰래 좋아하던 분도 계시고 아마도 『레이디 수전 외』, 『맨스필드 파크』 정도를 사지 않을까 한다.




링크한 트레일러는 11월 24일 개봉 예정인 《러브 앤 프렌드쉽》이다. 제인 오스틴이 10대 시절에 쓴 단편 『레이디 수전』을 스크린으로 옮겼는데, 제목은 오스틴의 작품 『사랑과 우정』에서 가져 온 것이다.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된 레이디 수전이 딸과 자기 자신의 결혼상대를 찾으려는 내용인데 재밌는 게 딸보다 자기 자신이 우선이란 거다. 재산이 좀 부족할 뿐, 신분과 외모를 갖춘 레이디 수전의 남자관계도 복잡하다. 여튼 특이한 작품, 재기발랄함에 비하여 출판된 작품과 비교해 노련함과 마무리가 부족한 것이 흠. 영화 《엠마》에서 귀여운 중매쟁이, 민폐왕 엠마를 연기했던 케이트 베킨세일이 ‘레이디 수전’을 연기하며, 그의 절친 알리시아 역은 클로에 셰비니가 맡았다.




다음으로 살펴볼만한 책으로는 윌리엄 트레버의 장편소설 『여름의 끝』이 있다. 트레버의 책을 출간일 순으로 배열해 보았다. 나머지 두 권도 집에 있고 아직 읽지 않았는데 하마터면 신간을 모르고 지나칠 뻔 했다. 왜 이런 표지일까. 원제가 『사랑과 여름』이라서 그런가? 무슨 타르트 레시피북 인 줄 알았다. 『비 온 뒤』 표지도 무슨 하이틴 소설 같아서 지나칠 뻔 했었는데. 아무튼 이 작품은 윌리엄 트레버가 81세에 발표한 ‘장편’이다. 책소개를 살피는데 이런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 사람이 겪어서는 안 되는 그런 고통”(273쪽), 우리는 그런 고통을 자주 목격한다. 너무 자주...




로버트 해리스의 『유령 작가』 개정판으로 나왔고, 안드레이 마킨의 『프랑스 유언』과 교유서가에서 나온 『파시즘』은 추천. 동서문화사에서 세계문학 전집 표지를 갈음하여 다시 찍었나 보다. 그 중에서 『고요한 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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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11-1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레이디 수전 외]는 저 전집으로 살까...싶어요. 저는 제인 오스틴을 막 좋아하진 않아서요. 그런데 레이디 수전은 궁금해요. [비온 뒤]는 계속 보관함에만 있고 막상 장바구니로는 안오는데, [여름의 끝]은.... 표지 때문에 사고 싶어요. 저는 저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안그래도 레이디 수전 제가 오늘 처음 알게 되어서 책 소개 보는데 저 트레일러가 딸려있더라고요. 덩달아 보고 왔네요.
아...살 책은 많고 읽는 속도는 한참 뒤쳐지고....어떡하죠? ㅜㅜ

유부만두 2016-11-14 18:09   좋아요 0 | URL
비온뒤 ...전 별루라 첫 몇십쪽 읽다 팔아버렸어요. 내용 기억도 안남요;;;

유부만두 2016-11-14 16:30   좋아요 0 | URL
또 댓...전쟁과 평화...우와아... 스럽게 대작 걸작!!!! 강추! (뜬금;;)

에이바 2016-11-14 18:2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저도 레이디 수전 책은 살 예정인데 소설이 기대된다기 보다는 역자 선생님들 성함을 보고 결심했고요. 사실 작품 자체엔 큰 매력이 없어요. 서간을 주고받은 형식이고 급하게 결말을 짓고... 영화도 크게 기대는 안 되더라고요. 저는 제인 오스틴의 팬이지만 습작은 습작으로... 여름의 끝 표지를 좋아하시는군요. 사실 이 글을 지난 주부터 몇 번을 썼다 지우고 고쳤는데요. 표지 관련해서 저는 신체의 일부가 나오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단 결론을 내렸어요. 얼굴이나 상체는 괜찮은데 다리라거나 팔이라거나... 요즘 정말 책 안 읽히죠. 독서 뿐만이 아닌 일상을 꾸려나가는 것 자체가 힘든 시간들입니다. 저는 그동안 좀 아팠어서... ㅠㅠ

에이바 2016-11-14 18:26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 비 온 뒤가 별로셨어요? 어쩌죠 전 아직도 안 읽었는데... 아일랜드 문학이라 더 애틋하게 느껴져요. 전쟁과 평화! 전 아직도 못 읽었답니다. 댓글 보고 얼른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을 사도 읽는게 쉽지 않네요. ㅠㅠ

2016-11-14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14 1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11-2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윌리엄 트레버도 제인오스틴 전집도 모두 갖고 싶고, 읽고 싶어요.
저는 <오만과 편견>를 2권 갖고 있지만, 꽃무늬를, 이런 형식의 잔꽃무늬를 엄청 좋아해서요.
오스틴 책 중에서는 <맨스필드 파크>가 제일 먼저 읽고 싶어요.
아니면, <러브 랜 프렌드쉽>의 <레이디 수전>을 먼저 읽게 될까요..
에이바님 방에 와서 장바구니는 엄청 무거워졌지만.... 아... 기대됩니다^^


에이바 2016-11-30 19:34   좋아요 0 | URL
레이디 수전 사 놨는데 읽을 길이 요원하네요. 요즘 책 안 읽혀요... 프랑스 유언, 남자들을 사랑해야 한다 등도 사 두기만 하고 아 읽히네요. 괜히 장르소설 쪽만 기웃거려요. 단발머리님은 잔꽃무늬를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레이디 수전 영화는 별로였어요.
 
소네치카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걸작선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박종소.최종술 옮김 / 비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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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네치카』에 대해서는 지난 번 페이퍼를 한 번 쓰기도 했지만, 참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러시아 판 『여자의 일생』이라 생각하여 모파상의 작품과 비교하게 되면서도 그 대지에 대한 나의 편견이 발휘되는 것이다. 『전쟁과 평화』를 비롯한 러시아 작품들을 이야기 할 때 늘 반복하는 이미지가 있다. 넓은 시베리아 평원에 눈 나리는 소리, 그 고요한 자연의 호흡... 사실 이 표현은 언젠가의 인터뷰에서 안드레이 마킨이 한 말을 조금 빌려 쓰고 있다. 그런 곳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 어쩌면 필연적으로 익히게 되는 포용력, 아니 넓은 스펙트럼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까. 러시아인에 대한 이미지... 인간 본연의 순수와 정신적 합일을 추구하는 시를 향유하다가도 하드코어한 인터코스, 어떤 육체적 행위에도 거리낌이 없는 그런 극단성. 이쯤은 별 것 아니라는 듯 껴안을 수 있는 그런 모습을 이 작품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 작품에서 그런 장면들이 묘사되는 것은 아니고... 어떤 도덕적인 범주를 훌쩍 넘는 배신과 포용의 과정을 보았다. 마땅히 지켜져야 할 도덕적 규범을 어기는 것을 패륜이라 한다면, 그것들을 보았다는 것이다. 표제작 「소네치카」의 주인공 소냐가 의붓딸로 여기고 사랑한 아샤가 소냐의 남편 로베르트 빅토로비치의 애인이 되는 것. 소냐의 딸 타냐가 아샤를 연민하고 사랑하여 그녀를 부모에게 소개하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복잡해진다. 「메데야의 아이들」의 주인공 메데야와 그녀의 남편. 메데야와 대척점에 선 동생, 알렉산드라가 낳은 아이들 중 한 명의 아버지는 메데야에게 깊은 고통을 안긴다. 메데야는 자신을 잉태하지 못하는 몸이라 여겨 조카들을 더욱 챙기고 사랑하였기 때문에... 그리고 그 조카들 중 마샤와 니카의 관계 역시 배신에 바탕한 사랑, 그 위선을 오롯이 드러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고통과 상처를 안긴 이들은 어떤 처벌 없이 행복하게 잘 산다는 것이다.

로베르트 빅토로비치는 말년에 얻은 뮤즈로 인해 왕성한 예술 활동을 하다 복상사로 죽는다. 소냐의 주선으로 아샤는 잃어버린 가족도 찾고, 젊은데다 부자인 프랑스 남자를 만나 결혼하여 파리에 가 산다. 알렉산드라는 방황을 마치고 부족하나 그녀를 귀히 여기는 남성에게 정착했으며, 니카 역시 부자에 너그러운 남자를 만나 결혼하여 잘 먹고 잘 산다. 니카와 마샤의 사이를 드나들던 부토노프는 여전히 잡음없이 아내와 가정 생활을 영위한다. 그렇다면 이 고통을 감내하는 인물들은 어떤가... 소냐는 남편을 내어주고 그들의 추문을 가리기 위해 앞장서며, 메데야는 고통을 마음 속 깊이 새겨 내색하지 않는다. 마샤의 경우는 이를 견뎌내지 못하는데 이는 어린 시절의 영향과 마샤 특유의 예술가적 기질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그들은 삶을 이어간다. 인내하는 여성의 이미지는 마지막 단편 「스페이드의 여왕」의 주인공들에서도 드러난다. 강력한 어머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딸과 그 딸의 이야기, 그 인고의 세월...

여성들이 이끄는 이야기 속에서, 강력하 여성들의 힘은 서로 반목하지 않는다. 배신은 상처와 아픔을 남기나, 그를 받아들이는 캐릭터들의 어떤 숭고함 때문에 용서는 더욱 위대해진다. 금기를 뛰어넘는 관계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단순함. 이런 단순성에 의해 움직이는 삶은 기쁨을 가져오는데, 그 기쁨이 다른 이의 관대함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것은 언제나 포용하는 대지, 마더 러시아를 떠올리게 한다. 그 안에서 캐릭터들은 힘을 잃지 않는다. 여성적 목소리로 가득 찬 신화... 역사의 부침 속, 그 중심이 아닌 변두리에 선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반복되고 이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느낌. 어떤 이는 한없이 자애롭고 어떤 이는 한없이 자유분방하고. 극과 극을 오가기에 오히려 균형이 맞는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러시아 고전, 그리스 신화, 동명의 푸시킨 소설을 다시 쓰기 하며 위대한 러시아 고전을 현대성 속에서 되살린 울리츠카야. 한 번 읽어볼만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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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마킨의 『프랑스 유언』은 1995년 「메디치상」, 「공쿠르상」,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 3개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다.

안드레이 마킨의 개인사가 기억에 남는다. 1987년, 프랑스로 정치적 망명을 한 마킨은 2년 후, 첫 소설을 완성한다. 그런데 문제는 안드레이 마킨이 프랑스어로 소설을 썼다는 걸 출판사에서 믿질 못하는 것... 아니 소련 사람이 불란서 말을 이렇게 잘 한단 말이야? 원고가 거절되길 여러 번, 소설가는 묘안을 낸다. 자기가 프랑스어로 쓴 소설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것! 애초에 프랑스어로 사고하며 글을 썼기에 러시아어에 대응하는 단어나 표현을 찾는 것이 힘들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렇게 유령 번역가를 내세워 출판에 성공한다. 바로 『어느 소련 영웅의 딸La Fille d`un héros de l`Union soviétique』이다.

마킨이 택한 번역가 이름은 알베르 르모니에로, 프랑스인 조부모의 성을 가져왔다고 한다. 안드레이 마킨은 프랑스인이었던 할머니에게서 프랑스어를 배웠기에 그에게 프랑스어는 마더 텅이 아니라 그랜드마더 텅이란다. 이런 자전적 요소는 『프랑스 유언』에서 찾을 수 있다. 안드레이 마킨은 1996년 프랑스 국적을 획득했으며 올해 3월에는 아시아 제바르의 뒤를 이어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5번석)이 되었다. 시앙스-포와 국립행정학교에서 강의도 하는 듯.

기사를 첨부한다. 안드레이 마킨이 아카데미 프랑세즈에 합류하였다는 것, 짧은 인터뷰와 소개인데 유령 번역가 얘기가 나오는 것을 골라 왔다. 르피가로 기사는 마킨의 작품들 중 추천작 다섯 개를 꼽고 있다. 『프랑스 유언』을 시작으로 나머지 작품들도 우리말로 소개되기를 바란다.

http://bibliobs.nouvelobs.com/actualites/20160302.OBS5728/andrei-makine-un-ecrivain-russe-a-l-academie-francaise.html

http://www.lemonde.fr/culture/article/2016/03/03/andrei-makine-elu-a-l-academie-francaise_4876177_3246.html

http://www.lefigaro.fr/livres/2016/03/03/03005-20160303ARTFIG00261-andrei-makine-a-l-academie-ses-cinq-livres-indispensables.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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