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일인자 1~3 세트 - 전3권 (본책 3권 + 가이드북)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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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시작은 기원전 110년 신임 집정관의 취임식에 참석하려는 카이사르 집안의 소개로 시작된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로마의 가장 오랜 피를 이었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위엄을 가진 가문의 가장. 그는 아마도 마지막 ‘카이사르 원로원 의원’이 될 것이었다. 다른 이들처럼 자녀들을 입양시키거나 부유한 집안과 결혼시키지 못했기에 재산은 한 세기 마다 쪼개져 왔던 것이다. 카이사르라는 이름과 귀족의 혈통은 짐이 되었지만, 로마의 기원에까지 이어지기에 그만큼 영예롭다. 이제 그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아들들과 딸들을 위하여, 그들에게 권력과 재산을 쥐어주고 로마의 중추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한 결정, 아니 거래 그리고 로마의 역사를 바꿀 결합. 이는 훗날 그의 이름을 물려받을 손자, 위대한 시저, 짜르. 카이사르라는 이름을 역사에 길이 새길 ‘그’를 위한 발판이 된다.

 

그것은 바로 가이우스 마리우스와 혼인으로서 결합하는 것이었는데, 가이우스 율리우스는 이 거래가 마리우스에게 ‘디그니타스’를 줄 것이라 얘기한다. 디그니타스, 즉 ‘위엄’은 한 개인의 인격적 가치와 가문의 가치를 합한 것으로, 원로원 내부에서 그 개인의 지위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높은 가문 출신들은 더 높은 위엄을 지녔으며, 지배계층은 이 위엄을 드높일 것을 기대 받았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리아, ‘영광’을 획득해야 했는데, 로마에 있어 가장 큰 영광은 전쟁에서 군대를 승리로 이끄는 것이었다. 원로원의 승인으로 이루어진 개선식에서 군대는 포로들과 전리품을 과시하며 로마 시내를 통과한다. 로마 시민들의 확인을 통해 개선장군은 ‘위엄’을 획득한다. 콜린 매컬로의 작품 내에서 전쟁에서 공을 세운 이들이 개선식에 집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위엄과 영광’은 엘리트 계층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는데, 위대한 선조를 둔 후손들에게는 더욱 그러했다. 이미 이름에서 가문명(위엄)이 강조되고 있는 파트리키 집안에 자리한 선조들의 마스크는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했지만, 후손들의 눈으로 확인하는 개선식이기도 했다. 후손들은 어릴 때부터 선조들의 업적을 계속해서 확인하는 것이다.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가 마음을 다잡을 때 선조들의 마스크를 보는 것도 괜한 것이 아니다. ‘위엄과 영광’을 달성하라는 요구는 결국 로마 엘리트끼리의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후손들을 정복전쟁에 몰두하도록 한다. 또한 로마인의 생활과 정치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엘리트 계층은 자유민들과 ‘보호자와 피보호자(피호민)’ 관계를 맺었는데, 피호민에 대한 지원은 귀족인 보호자의 ‘위엄’을 위해 중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엘리트 계층 간의 전쟁, ‘영광’에 대한 갈망은 로마를 팽창시켜 군벌을 탄생시키고 내란을 불러온다. 공화정의 영광을 드높이고, 공화정의 몰락을 가져온 군벌. 그들이 바로 《로마의 일인자》의 주인공, 가이우스 마리우스와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이다.

 

가이우스 마리우스는 아르피눔 출신의 부호이자 원로원의 신진세력으로 타고난 지휘관이며 여러 전쟁을 통해 군 통솔력을 확인받았다. 자격을 갖추었음에도 집정관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 것은 ‘라티움 혈통’ 과 유력가문 출신인 메텔루스의 방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리우스의 부족한 ‘혈통’은 율리아 카이사르와의 혼인으로 채워졌으며, 그의 재정 지원으로 카이사르 가 아들들은 정계에 입문한다. 이러한 결합은 카이사르 가문이 로마 공화정 정점에 이르게 하는 바탕이 된다. 한편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는 파트리키 출신이지만 가문이 몰락하여 빈민가에서 자라났다. 영민한 두뇌와 아름다운 외모를 갖추었으나 주위엔 그를 탐하는 이들만 있을 뿐이었다. 야망을 간직한 술라는 율릴라 카이사르가 엮어준 ‘풀잎관’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고, 그녀와 혼인하여 마리우스와 카이사르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는다. 인척으로 엮인 마리우스와 술라는 각각 집정관과 재무관으로 선출된다.

 

누미디아의 유구르타 왕과의 전쟁, 아프리카 원정을 떠나기 위해 신임 집정관은 군대가 필요하다.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시행한 군제 개혁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이후 로마의 최대 문제인 농지 개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로마군은 모두 자영농으로 구성되는데, 재산을 소유하였고 이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기에 징병되었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다수가 전사하거나 땅을 돌보지 못해 파산하게 된다. 빚진 이들은 노예가 되었으며 그렇게 로마의 근간을 책임지는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었다. 전통적 방식의 징병이 불가했기에, 마리우스는 최하층민들을 대상으로 ‘모병’을 실시한다. 이는 커다란 반발을 불러오는데, 로마 5계급에 들지 못한 최하층민들은 의무가 없기에 책임도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결국 마리우스는 최하층민 병사들을 이끌고 출정한다.

 

문제는 최하층민 병사들이 전쟁 후 귀환했을 때이다. 그들은 노련한 군인으로 이전과 같은 대우는 참지 못할 것이기에, 이들을 로마에 정착하게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따라서 마리우스는 사투르니누스를 호민관으로 만들고, 농지 개혁 법안을 추진한다. 아풀레이우스 토지법은 최하층민 퇴역군인들을 외국의 로마 공유지에 정착하게끔 하는 것이 골자였다. 마리우스는 이탈리아인 병사들에게 시민권을 주기를 원했고, 이는 원로원의 반발을 불러온다. 두 번째 토지 법안에서 명시한 공유지에는 알프스 너머 갈리아 땅이 속해 있었는데, 이는 많은 이들이 탐내던 땅이었다. 이 법안으로 인해 마리우스의 가장 열렬한 지지계층인 기사계급마저 돌아서게 되며, 마리우스는 이후 사투르니투스와 글라우키아의 급진성으로 인해 정치적 위기를 겪는다. 또한 공유지 확보 과정에서 속주에 무리한 세금을 징수하게 되고, 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로마시민 전수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이는 2부 《풀잎관》에서 펼쳐지는 ‘이탈리아 동맹시 전쟁’의 배경이 된다.

 

다시 군대 얘기로 돌아와, 자영농으로 구성된 로마군들은 식량을 실은 수레와 노예, 노새를 가지고 참전했다. 그러나 재산이 없는 최하층민들은 군장을 지고 행군하였기에, 그 속도는 자연히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노련한 마리우스는 경험이 없는 병사들을 이끌었음에도 아프리카 원정에 성공하고, 유구르타 왕을 생포함으로써 영웅이 된다. 이 때 게르만족과 붙은 로마군이 참패하게 되는데, 마리우스는 유일한 ‘구원자’로 떠오르게 된다. 로마 시민들은 법을 고쳐 집정관 연임이 가능하게 했으며, 로마에 부재중이라도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모든 것은 가이우스 마리우스를 집정관으로 만들어 임페리움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점술가 마르타의 예지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예언에 따르면 가이우스 마리우스는 일곱 번이나 집정관으로 당선될 것이었다.

 

한편 마리우스의 재무관으로서 술라의 활약도 상당하다. 그는 유구르타 왕의 생포에 큰 공을 세웠으며, 아프리카 원정을 성공적으로 보좌한다. 작품에서 술라는 송곳니를 숨긴 위험한 존재처럼 그려진다. 고귀한 혈통이지만 빈민가인 수부라에서 자랐기에 거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자연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반신반인의 혈통이기에 성공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대담함을 지닌 것으로 그려지는 게 아닌가 한다. 이를 통해 다가올 미래에 독재관이 될 술라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 전쟁에서는 본성을 감출 필요가 없기에, 술라는 일종의 역할놀이를 즐기고 있다. 그 정점은 술라가 게르만족 행세를 하며 그들과 어울리면서 해방감을 느끼는 장면이다. 게르만족 여성 헤르마나와의 삶은 의무로부터의 해방을 암시하지만, 술라는 로마의 문명 세계로 돌아와 ‘위엄과 영광’을 위해 자신을 억누르는 배우의 역할을 지속하게 된다.

 

특히 이 게르만 원정에서는 작가 콜린 매컬로가 ‘게르만족의 이동’을 재현하고 있다는 점에 감탄하게 된다. 20년 가까이 알프스 산맥 등지를 돌아다니는 게르만족의 이동경로를 지도로 첨부하여 이해를 돕는 것은 또 어떠한가. 게르만족은 작물재배를 하지 않으므로, 인구 증가로 식량이 부족해지자 이동을 시작한다. 그들이 원한 것은 이탈리아의 풍부한 자원이었기에 로마와의 충돌은 불가피했다. 이들 무리에 잠입한 술라와 세르토리우스에 따르면, 게르만족은 이동의 편이를 위해 일정 조건에 맞지 않는 이들은 죽인다고 한다. 따라서 무리 대부분이 강인한 젊은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가이우스 마리우스는 게르만족 원정을 성공으로 이끌면서 그의 여섯 번째 집정관 임기를 마무리한다. 이탈리아 촌놈이라고 조롱당하던 인물이 로마를 위기에서 구해낸 ‘제3의 건국자’이자 명실공히 ‘로마의 일인자’가 된 것이다.

 

《로마의 일인자》에서 보여주는 로마는 비단 정치·경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로마인의 생활에 깊이 녹아든 점술과 예언 그리고 건축과 요리, 미술도 아주 상세하며 정확한 고증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특히 로마 도로와 수로에 녹아든 기술력과 군대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자료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관련 페이퍼) 콜린 매컬로는 로마 여성들의 삶 또한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데, 이를 통해 로마의 가정에서 차지하는 가장의 권위가 얼마나 높은지를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가정에서 가장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자녀의 혼인과 아기를 가정에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했으며, 극단적으로는 성인이 된 자녀를 노예로 만들거나 죽임을 명할 수도 있었다. 파트리키 계층의 혼인은 주로 정치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혼과 재혼이 빈번했다. 부모가 다른 형제가 한 가정에서 자라는 경우도 있었는데 1부에서의 코타와 2부에서의 카토를 예로 들 수 있다. 가이우스 마리우스는 율리아 카이사르와 혼인하기 위해 자신의 아내에게 이혼을 ‘통보한다.’ 25년을 함께 한 아내 그라니아는 이에 반발하지 못했으며, 가져온 지참금과 함께 떠난다. 신부가 가져오는 지참금은 이혼할 경우를 대비한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한다.

 

가장의 권위는 리비아 드루사의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가장인 리비우스 드루수스의 명령으로 원치 않는 스키피오 2세와 혼인해야 했는데, 리비아의 사례가 더 가슴이 아픈 이유는 그녀가 혼인 이전에 파트리키 여성으로서도 극히 제한된 삶을 살았다는 점이다. 어머니의 사례 때문에 드루수스는 여동생을 단속하기에 여념이 없었기에, 리비아는 ‘집 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 더군다나 혼인에 반발한 후 방에 갇혔으며, 오빠의 ‘명령’으로 남편에게 ‘순종’해야 했으므로 더욱 그러했다. 리비아는 당시 기준에서도 파격적으로 자유로웠던 아우렐리아와 비교되면서 그 비극을 더한다. 기본적으로 로마 파트리키 여성들은 가정에 종속되었고, 순종할 것을 기대받았다. 여성은 대외적인 활동에 참여할 수는 없었으나 종교에 귀의하여 사제로 사는 것은 가능했다. 술라와 관계를 형성하는 클리툼나와 니코폴리스는 파트리키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으며, 헤르마나를 통해 그려지는 게르만족 내 남녀의 역할 기대와도 비교해 생각해볼만 하다.

 

젊은 파트리키 여성으로서 아우렐리아도 비중있게 다뤄진다. 아름다운 외모와 지혜로움, 위엄있는 혈통과 상속금은 그녀를 로마 최고의 신붓감으로 만들지만 구혼자가 너무 많아 골치다. 삼촌의 안배로 아우렐리아는 스스로 남편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카이사르 가 차남과 결혼하게 된다. 독립적인 성향의 그녀는 파트리키의 저택이 아닌 인술라(다세대주택)의 안주인으로 자리잡기를 택한다. 그녀의 인술라가 빈민가인 수부라와 맞닿아 있는 것은 파트리키인 그녀가 서민들의 삶 깊숙이 자리잡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신혼부부는 오래지 않아 이 동네 주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되는데, 이 부부의 아들은 단연 모두의 애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모두가 알고 있는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가이우스’라는 서민적 이름이 괜히 붙여진 것이 아니었다. 아우렐리아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그라쿠스 형제의 어머니, 코르넬리아라는 점은 당시 파트리키 여성들에게 기대되었던 역할모델을 짐작케 한다.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술라는 아우렐리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만 자신의 아내 율릴라와는 그렇지 못하다. 이는 술라가 정치적인 행보와 마찬가지로 사적인 생활에서도 지극히 가부장적인 인물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그는 순종하는 아내를 바랐는데 율릴라 이후 맞이하는 아내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2부 《풀잎관》에서 딸 코르넬리아가 불화를 알리자 술라가 분노하는 지점도 ‘사랑하는 딸’이 아닌 ‘코르넬리우스의 딸’이라는데 맞춰져 있다. 반면 율릴라는 파트리키 여성상에 미치지 못하는 충동적인 인물이며, 카이사르의 이름을 가졌기에 ‘사랑’으로 이루어진 결합을 꿈꾼다. 막내딸에 대한 아버지의 무른 애정은 비극적인 결혼과 결말로 이어지는데, 술라가 ‘위엄과 영광’을 위해 자신을 억누르는 엄격한 인물이라는 점은 아내의 방만함을 참을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인 것이다. 술라와는 다르지만 아우렐리아의 남편인 젊은 카이사르 또한 보수적인 인물인데, 아우렐리아는 이에 요령껏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다.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로마의 일인자’에 등극하는 과정은 독자의 흥분과 쾌감을 이끌어내며, 배경인 로마는 생생하기만 하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읽으며 내린 결론은 로마의 매력은 민주적이고, 도덕을 부르짖으면서도 어느 한 순간에 야수성을 드러내는 데 있다는 것이다. 찬란한 문화와 기술을 발전시키고 향유하는 변덕스러운 시민들,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원로원 의원들과 신관들, ‘위엄과 영광’을 재현하려는 파트리키의 욕망, 이 모두는 ‘로마’의 영속을 위해 기능하는 것처럼 보인다. 콜린 매컬로의 펜 끝에서 재탄생한 이천년 전의 역사는 번역이라는 프리즘 너머로도 광채를 드러낸다. 역사를 뛰어넘은 인물들의 생생한 카리스마에 압도당하고, 또 해체되어 무력함을 느끼면서도 이끌림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로마 공화정의 찬연한 마지막을 장식할 영웅들의 부상과 몰락, 인간적 일화와 초월한 일면들을 활자 위로 돋아내게 만드는 필력. 콜린 매컬로 여사께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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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6-03-06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책을 못읽어서 마지막 문단만 읽었어요. 글 완전 좋아요 다른 분들도 잘 쓰셨겠지만 덕후 기질이 여실히 드러나는 에이바님 글이 심사위원들 눈에 확 띌 것 같아요. Good luck. 상품도 크던데 ㅎ

에이바 2016-03-06 22:09   좋아요 0 | URL
로마의 일인자 뒷권들 아직 안 보셨어요? 진짜 재밌어요 기네스님 더 늦기 전에 빨리 보셔요 왜냐면 6월에 3부가 나오거든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는데 다른 분들도 잘 쓰긴 것 같아서...ㅜㅠ

한수철 2016-03-06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추해 보건대, 리뷰대회 출품작인 모양입니다. 에이바 님이 안 받으면 도대체 누가 받는 건지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보겠습니다.ㅎㅎ^^그나저나 저는 얼마 전에 풀잎관 1권을 읽다가 포기. 요새 음... 책 자체를 읽지 못하는 이유도 있고, 등장인물이 존...너무 많이 나와서 짜증도 났던 것 같고...^^

에이바 2016-03-06 22:54   좋아요 0 | URL
틈틈이 썼는데 마감일이라 에라 모르겠다 하고 제출했습니다. ㅎㅎ 한수철님도 로마의 일인자 읽으셨군요! 반갑네요ㅎㅎ 저도 요즘 통 집중을 못 하는데 이 로마 시리즈는 펼치면 또 너무 재밌게 읽는다는 거죠. 등장인물들이 나이들어가는 걸 보면서 인생무상... 이런 쓸데없는 생각도 하고 그랬습니다...
 
유로피아나 - 짧게 쓴 20세기 이야기
파트리크 오우르제드니크 지음, 정보라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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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오우르제드니크의 『유로피아나』의 부제는 ‘짧게 쓴 20세기 역사 이야기’이지만 일단 책을 펼쳐 읽고나면, 이를 역사서로 볼 것인지, 소설로 볼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그도 그럴 것이, 오우르제드니크는 역사적 장면들을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허구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글쓰기에 대하여 번역가는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을 들어 설명하면서, 그야말로 포스트모더니즘적인 글쓰기가 아닌가 하고 있다. 동의하는 바이다...

 

170쪽의 짧은 글이지만 사회적인 현상에서 경제로, 문화로, 정치로, 종교 그리고 미학으로 점프하기를 여러 번이니 어떤 식으로 리뷰를 써야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우르제드니크처럼 문장을 길게 늘여서 중구난방처럼 보이게 해보자 이런 생각에도 이르렀지만 아직 내공이 부족하여 그 정도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슬프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글인가? 그런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세심하게 배열되고 배치된 글이라 보는 것이 옳으리라.

 

대체로 믿거나 말거나 풍의 분위기를 풍기고는 있지만 오우르제드니크가 유독 신경을 쓴 것 같아 보이는 대목은 인종 학살과 기억에 관한 부분이다. 이처럼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역사 속 장면들은 비슷한 문장들이 여러 번 반복된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 혹은 즐기려면 20세기 유럽사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겠고, 그렇지 않아도 읽는데 아쉬움은 없다. 짧은 글이지만 독자를 흡입력 있게 붙들어 두지는 못한다는 게 흠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언어로 씌인 역사, 소설로 접근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다음은 인상깊었던 기억에 대한 세 문단.

 

역사학자들은 20세기에 세계적으로 대략 60회의 인종 학살이 일어났으나 전부 역사적 기억에 포함되지는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역사학자들은 역사적 기억이 역사의 일부가 아니라고 말하며 기억은 역사적 영역에서 심리적 영역으로 옮겨 갔고 이로 인해 새로운 방식의 기억이 마련되었는데 그렇게 되면 그것은 이제 사건에 대한 기억이라기보다는 기억에 대한 기억의 문제라고 했다. 그리고 기억의 내면화 때문에 사람들은 과거에 대한 어떤 빚을 갚아야 한다고 느꼈지만 누구에게 무슨 빚을 갚아야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이후 유대인 문제에 대한 최종 해결책은 홀로코스트나 쇼아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왜냐하면 유대인들이 그것은 엄밀히 말해 인종 학살이 아니라 인종 학살을 넘어선 어떤 것이며 인간의 이해를 넘어선 어떤 것이라고 하며 이 특수성을 표현할 만한 다른 이름을 찾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인종학살을 자기들만의 것으로 전용하려 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 많은 사람들은 말하기를 어떤 인종 학살이든 피해자는 자기들의 경험이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인식하기 마련이고 유대인들은 역사적 현실을 발현된 형태와 혼동하고 있으며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유대인들이 대부분의 사람들로 하여금 홀로코스트를 마치 영화의 극적인 한 장면처럼 상상하도록 만들어 버렸다고 했다. 44,45

 

나중에 역사학자들은 공산주의가 인류 문명에 대한 새로운 위협을 드러냈다고 말했는데 그 위험이란 역사적 기억의 실종이며 이전에도 여러 독재 정권이 도서관과 박물관 등등에서 기억을 검열했다는 것이었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공산주의자들은 기억의 말살을 공적인 혹은 개인적인 삶의 모든 영역까지 확대했고 법적인 원칙으로 승화시켰는데 이것은 독창적인 방법이었다. 103

 

인류자들은 말하기를 깊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는 박물관이나 기록 보관소보다 기념비가 더 나은데 왜냐하면 기념비는 역사보다 기억에 호소하기 때문이며 역사가 살아있는 과거를 시간 속에 고정시킴으로써 그 정당성을 없애 버리는 반면에 기억은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법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역사학자들은 기념비가 사회의 기억을 분류하고 집단 기억을 조직화하며 전반적인 망각 특히 구체적인 망각과 싸우게 해주는 것은 사실이나 사실상 다른 형태의 망각을 창조하는 방식이기도 하다고 말했으며 철학자들은 망각조차도 체계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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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6-02-16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찌찌뽕.. 전에 에이바님 포스트 보고 저도 이 책 구입해놓고 있다가 막 읽으려고 꺼냈는데 ㅎ

에이바 2016-02-16 17:32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기네스님 저번에 읽으신다고 그러셔서 리뷰 기다리고 있어요. 전 리뷰 포기...ㅋㅋㅋ

2016-02-16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7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황금 물고기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최수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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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란 이름을 들었을 때, 그 길이와 운율성이 꽤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작품을 읽어보겠다는 생각에 이르진 못했는데 당시엔 문학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몇 년이 지나 우연히, 그의 작품을 접하고 아름다운 문장이 이룩한 회화성이 무척 기억에 남았다. 이때도 감탄만 했지 읽지 않았다. 읽어야 하는데 라는 일종의 부채의식은 도서정가제 시행 직전 그의 작품을 하나 고르게 했다. 제목도 예쁜 『황금 물고기』. 그리고도 시간이 흘러 이제야 그 세계에 발을 들인다. 그때 그 느낌이 기억 속에서 윤색되었기 때문일까? 기대에 미치지 못해 조금은 속았다는 기분으로, 노트를 찾아보니 그 소설은 『사막』이었다. 하르타니를 기다리는 랄라였던가... 『사막』의 랄라는 『황금 물고기』에 등장하는 랄라 아스마와 동일인물일까?

 

여러 일화들을 통한, 이 프랑스 문호에 대한 호감에도 불구하고 1997년에 발표된 이 작품에 대한 감상에는 약간의 실망이 함께 한다. 지나친 표현이겠지만… 촌스러움을 느꼈다. 문장, 표현은 감성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이다. 그러나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세계가 제시되는 방식은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을 연상시킨다. 흔히 서양문화에서 그려지곤 하는 동양 혹은 탈서양적 세계, 어떤 정신적 구도의 길을 제시하는 그런 분위기 말이다. 물론 주인공 라일라의 뿌리내리지 못하는 삶, 근원 찾기의 길은 그녀가 ‘원래의 문화에서 뽑혀져 나와 타문화 안에 감금된 아이’라는 점에 연유하고 있다. 문명도시의 대척점에 위치하는 이 근원지의 평안함은 상처받은 라일라를 치유함으로써 현대사회의 폭력성을 강조한다.

 

라일라가 자신의 근원지로 돌아가 자리 잡고 안정을 찾는 모습을 비판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 소설에서 제3세계는 서구 문명을 반성하기 위한 대체로 제시되고, 또 환상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이는 라일라의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그 세계의 현실에 대한 시각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호문화성을 강조하는 작가의 이력을 모르는 바 아니며, 그가 『황금 물고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시대적 사정을 고려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발상은 촌스럽게 느껴진다. 아직 어린 라일라가 겪어야 했던 비극에는 슬픔을 느꼈지만, 한없이 욕망에 충실한 그녀를 보며- 과연 이 소설의 끝에서 엿본 미래가 마냥 아름다울 것인지, 회의가 인다.

 

그때 문득 나는 왜 그녀가 우리 둘이 서로 닮았으며 둘 다 자신의 육체를 가지지 못한 존재라고 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우리가 뭔가 진정으로 원한 적이 없고 항상 타인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_160쪽

 

소설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너무 많은 일을 겪게 되는 아이는 ‘밤’이란 뜻의 라일라로 불린다. 아이의 인생은 감금과 자유로 설명할 수 있다. 그녀가 만난 이들은 도움을 주면서 ‘그물’을 함께 펼친다. 이러한 구속은 숨이 막히기도 하지만 일종의 보호받는 느낌,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소녀는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여행을 시작한다. 에너지를 소진하면 다시 떠나온 곳, 감금되었던 장소로 온다. 돌아갈 곳이 어딘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뿌리에 대한 그리움은 다양한 형태로 제시되는데 그중에서도 아이와 조손 관계를 형성하며, 고향 이야기를 들려주는 엘 하즈는 중요한 인물이다. 소녀에 대한 애정이 마리아 마포바의 여권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의 애정으로 라일라는 이름과 자유를 얻는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밤의 파리였다. 라일라가 어딘지 모를 고향을 그리워하며, 비슷한 상실을 위로하는 사람들을 찾아나서는 시간. 그녀는 자신을 가리켜 이중생활을 하는 ‘한 마리의 바퀴벌레’라 하며, 다른 바퀴벌레들을 만나러 간다고 한다. 도시 곳곳에 모여 그들의 언어와 몸짓으로 밤의 축제를 벌이는 사람들. 무리에 속하지 못한 이들에겐 위협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빛이 사라진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존재감을 발산하는 사람들. 바퀴벌레라 함은 자신들을 탐탁찮게 여기는 시각을 비꼬는 것일까? 그곳에서, 라일라는 아름다운 시몬을 만난다. 그리고 음악을 통해 내면을 표현하는 것을 배운다. 그 음악은 마른 땅 위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실망에도 불구하고 『황금 물고기』는 좋은 소설이다. 다양한 시각으로 다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남자들- 아벨, 들라예, 독일문화원의 쇤, 도서관의 루시디, 노노, 장-이 라일라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그 차이는 어떠한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직 어리고 이기적인 라일라가 타인에 대한 동정을 발휘하는 때는 언제인가? 프란츠 파농의 책을 옆에 끼고 니체를 외는 역사학도 하킴이라는 캐릭터는 어떠한가? 신분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프렌치 드림은 어떻게 다른가? 랄라 아스마는 라일라를 감금(혹은 보호)했지만, 정신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도록 단련시킨다. 소녀의 지적 수준은 프랑스 대입준비시험 중 철학과 역사과목에선 어려움이 없을 정도다. 이렇듯 어떤 사람, 어떤 사건에 대한 다양한 모습들(혹은 모순) 외 미국으로 건너 간 라일라가 겪는 우연들을 통한 독서도 흥미롭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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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5 17: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5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5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5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2-15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에이바 2016-02-15 21:5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좋은 하루 보내셨길 바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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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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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기록된 인류 최초의 살인자 카인. 사라마구는 그에게 의심하는 자라는 역할을 주었다. 신에게 사랑받는 아우를 질투하여 혈육의 피를 손에 묻힌 자, 작품 속에서 구약의 시·공간을 떠돌며 우리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카인을 위해 적절한 변명이 함께 한다. 이 살인이 벌어진 배경은 다음과 같다. 두 형제는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데 그중 카인의 제물은 외면당한다. 신의 편애가 계속되자 아벨은 본성을 드러내어 형을 조롱하고 모욕한다. 계속되는 아우의 경멸을 참을 수 없었던 카인이 그의 피를 손에 묻혔지만 애초에 이 사건을 막을 수 있었던 존재가 있었다. 바로 여호와, 신이다. 아벨의 피가 땅을 적시자 나타난 신과 카인의 다음 대화는 작품의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나는 주를 죽이지 못하기 때문에 아벨을 죽였습니다, 따라서 의도로 보자면 주도 죽은 것입니다. 그래, 네 말뜻을 알겠다, 하지만 신들에게는 죽음이 금지되어 있다. 아, 압니다. 하지만 주를 비롯한 신들은 주의 이름으로 또 주 때문에 저지르는 모든 범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신은 죄가 없다, 그건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마찬가지다. _40쪽

 

구약의 세계 속 사람들은 신이 바라는 것을 들어주기 위해 애쓴다. 그 예로 아브라함은 귀하게 얻은 아들 이삭의 생명을 바치라는 신의 요구에 순응하는데 카인이 이를 저지한다. 성경에서는 천사의 역할이었다. 카인이 늦게 온 천사에 항의하자 그는 네가 막지 않았냐며 합리화한다. 신과 그를 따르는 천사들에게 부재한 책임의식, 신을 섬기는 이들의 믿음과 복종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계속해서 시험하는 신의 모습이 되풀이된다. 카인은 모세의 시나이 광야, 롯의 소돔과 고모라, 여호수아의 여리고 전투, 욥이 고난을 겪는 우스를 거치면서 세상을 창조한 신의 변덕스런 정의관을 목격한다. 다음은 방주를 건설하는 노아에게 카인이 딴지를 거는 중 신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바로 그 순간 여호와가 귀를 멀게 할 듯한 천둥소리를 울리며, 또 거기에 꽃불까지 번쩍이며 나타났다. 여호와는 굳이 거룩한 말을 하지 않고 즉각 복종을 끌어내려고 할 때면 호화로운 의상에 의지하곤 했는데, 오늘은 수수한 작업복 차림이었다. (본격_신을_디스.txt)

 

노아와 그의 가족은 즉시 대팻밥이 덮인 땅에 엎드렸고, 여호와는 카인을 보더니 약간 놀라서 물었다. 여기서 뭘 하고 있느냐, 네가 아우를 죽인 날 이후로 처음 보는구나. 잘못 알고 계신 겁니다, 주여, 우리는 본 적이 있습니다. 단지 주께서 나를 알아보지 못하신 거지요, 소돔을 멸하시기 전 마므레의 상수리나무 숲 옆 아브라함의 천막 안에서 봤지요. 그거 아주 훌륭한 작업이었지, 깨끗하고 능률적이고, 그리고 더 중요한 것으로, 최종적이었지. (주님_이거_디슨데여;;.txt)

 

(욥의 고난이 보상받았다는 얘기 후)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습니까. 내 권위에 고개를 숙였지, 내 힘이 절대적이고, 무한하다는 것, 내가 해명할 사람은 나 자신뿐이라는 것, 내가 절대 개인의 성격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 또 이제는 너한테 말하지만, 내 양심은 아주 유연하여 내가 무엇을 하건 다 맞추어준다는 것을 인정했다. _179,180쪽 (나레이션은 줄곧 이런 식이다.)

 

신은 왠지 카인에게 무르다. 기꺼워하던 아벨을 살해한 카인에게 죄인의 표식을 남기고 방랑의 저주를 내리지만, 동시에 카인을 보호하겠다 약속한다. 여기엔 아벨의 죽음에 대한 공동책임을 비밀로 해 달라는 조건이 붙었다. 우스에서 만난 천사는 아마 여호와가 카인과 이 문제(카인이 제기하는 신에 대한 불만, 신학논쟁)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즐기실 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노아의 가족은 신과 카인이 오랜만에 다시 만난 친구 같이 느껴진다고 하며, 노아로부터 비롯된 새 인류를 만들 예정이지만 예외적으로 카인을 방주에 태우는 것을 보면 분명, 신은 카인에게 특별대우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양심의 유연함을 인정한 신이 다시 한 번 자신의 절대성에 대한 카인의 물음(우주에 다른 힘, 주의 힘과는 다르고 또 더 강한 힘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시는 겁니까_181쪽)을 ‘가능하다’며 넘겨버리는 것이다. 카인의 시·공간 구약여행은 여호와의 뜻이 아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신의 부정을 목격한 카인은, 어쩌면 신과 비슷한 권위를 획득한 것일지도 모른다. 여호와의 힘으로 여행을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카인의 의지에 따른 여행이 아니라는 점이 설득력을 떨어뜨리긴 하지만… 아담과 하와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자손들 또한 결함을 가진 존재이리란 예상을 낳는다. 결국 이 세계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자신의 말(너를 보호하노라)을 물릴 수 없는 신과 카인의 논쟁은 카인의 이마 위에 자라나는 검은 표식이 그의 온몸으로 퍼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완벽하지 않은 창조주의 완벽하지 않은 피조물이기에 인간이 저지른 잘못의 책임은 신에게 있는 것일까. 아니면 천사의 말대로 여호와의 방식은 불가사의해서 천사들도 그 마음의 움직임을 헤아리지 못하니 인간의 방식대로 재단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신들은 주의 이름으로 저지르는 모든 범죄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카인의 말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러고 보니 카인은 여호와와 대면하여 ‘신들’이라는 표현을 쓰며 여호와 또한 그러하다. 흥미롭구만… 성경 속 모순들을 지적하고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재미있게 읽히지만, 질투가 많은 신의 이미지 등은 이미 다양하게 소비되었기에 기대보다 아쉬운 점을 남긴다. 어쩌면 사라마구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별점 3.5/5.0)

 
 

-충격적이고 인상적인 부분: ‘가서 번성하라’


신이 방주를 건설하는 노아에게 카인을 데려가라 이르는데 그 이유가 놀랍기 그지없다. 네 며느리들에게 아기를 낳게 해줄 남자가 또 하나 생기는 것 아니냐. 이후 방주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더 놀랍다. 노아의 며느리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도 카인과 동침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서 번성하라’는 어떤 제한이나 한계를 두지 않는다. 인류의 손실을 대체할 필요성 때문이리란 짐작이 제시된다. 근친상간은 생산을 위한 롯과 두 딸의 관계, 쾌락을 위한 노아와 그의 아들 함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아비의 나체를 보았다’는 생략어법이란다) 후자를 카인이 목격하게 하는 절대적인 힘은 무엇이었을까? 어쨌든 카인은 소돔과 소돔의 죄 없는 아이들 그리고 노아와 그 아들에게서 비롯될 신인류를 떠올렸을 것이고, 행동을 개시한다.

 

다른 시각에서 보면 카인 역시 근친상간을 피해갈 수 없는데, 그가 죄인이라는 표식을 이마에 새기고 도착한 이름 없는 도시의 주인 릴리스 때문이다. 근동 문명권에서 릴리스는 아담의 첫 부인으로 잠자리에서 여성상위를 주장하며 남편과 싸우고 떠났다고 한다. 물론 이 작품에서 하와가 ‘첫 여인’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영문 텍스트로는 First Lady이기 때문에 열린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땅을 다스리는 능력이 있음에도 ‘땅에서 피하여 유리하는 자’가 되는 카인은 릴리스와 관계하여 아들 에녹을 얻는다. 카인인 동시에 아벨인 남자, 모든 여자들의 이름을 가진 릴리스 사이에 태어난 도시가 에녹이라 불리는 것은 결국 이 도시를 채우는 사람들이 카인의 자손, 나아가 아담의 자손이라는 것. 그리고 카인도 이 ‘번성하라’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노아의 방주가 떠오르면서 모두 익사하지만 말이다. 그냥 그런 생각을 해 봤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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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2-03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시기에 에이바님과 제가 이 책을 읽었네요. 저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어요. 새롭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지만, 신랄한 `까댐`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관련 서적을 더 보고싶다 이런 생각도 했고요. 완전히 반대로 이런 까댐을 까댈 수 있는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제가 보기에 사라마구의 글은 좋은데 다른 사람이 보기엔 어떤 치명적 약점을 갖고 있을까, 논리적 오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언제나 그렇듯 에이바님의 근사한 리뷰, 질투하며 읽고 갑니다. 질투는 신만의 것이 아니니까요. 헤헷

에이바 2016-02-03 17:06   좋아요 0 | URL
오 다락방님도 읽으셨군요. 저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올해부턴 별점에 단호해지기로 했거든요. 별 반개를 도입하기로 해서 카인은 별 세개반이 되었습니다. 알라딘은 반개를 표시할 수 없으니 카인이 댓글부대랑 같은 라인에 서서 좀 찜찜해요. 댓글부대 별점을 내려야 하나... 그건 그렇고 말씀대로 성경에 대한 신학적 해석과 비교해 읽으면 이 텍스트가 더욱 흥미로울 듯 해요. 논리적 오류에 관해선... 사라마구가 성경의 텍스트에 정통했으리란 생각이 들어요. 전 보이지 않는 자들의 도시인가 그 책만 읽어 몰랐는데, 번역후기를 보니 이전에 신약성서도 새로 쓴 바 있더라고요? 예수복음이던가요. 사라마구쯤 되는 작가이니 우리도 이 글을 거리낌없이 읽고 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다락방님의 질투... 황송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많은 드립이 떠올랐는데 자제하고 자제한 것이 이렇습니다.... ㅠㅠ

CREBBP 2016-02-04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리뷰, 진짜 책 만큼 재밌네요. 전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리뷰를 보니, 사실 따지고보면 새로운 건 없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구약을 보면 늘 들곤 하는 이런저런 모순들, 그리고 교회에 가면 목사님들이 구약이 아무때나 편할 때 끌어들일 수 있는 텍스트로 이리저리 이용하면서 반감을 사게 만든 점의 핵심을 아주 잘 꼬집었는데, 그게 엄청 웃기게 너무 센스있어서 하마트면 무한 사라마구의 칭송 모드로 돌입할 뻔했네요. ㅎ

에이바 2016-02-04 20:40   좋아요 0 | URL
풍자와 비판이 센스 있게 느껴지는 사라마구의 힘! 리뷰에 쓰고자 하면 쓸 것이 없고, 쓸 것이 없다 하면 쓸 것이 많은 그런 책이었어요. 그러므로 재미있게 봤어도 별 네개가 아니라 별 셋반. 예전같으면 무조건 별넷이었죠... 이제 기준은 별셋부터 시작할거예요! (댓글부대 내리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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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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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고통스럽게, 겨우 읽었다. 이전에도 오츠의 작품인 『좀비』와 『대디 러브』를 읽다 덮은 적이 있다. 현대사회의 각종 미디어, 뉴스 헤드라인을 채우는 폭력적 일상을 산다는 인지 속에서도 유독 오츠의 소설 읽기는 힘들게 느껴진다. 그녀가 택하는 소재가 소설 안에서 전개되는 방식이 주는 현실감이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물과 사건에서 획득하는 생동감? 그러한 파도에 휩쓸리지는 않았다. 기록문학처럼 비정한 현실을 담담하게 들려주는데서 압도당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두터운 벽을 사이에 두고 '들여다보았다'는 표현이 나을 것이다. 문학은 허구임을 알고 있음에도 설명하기 힘든, 외면하고 싶은 어떤 감정이 치솟는… 설명이 힘들다.


『그들them』의 배경은 1937년에서 1967년, 대공황 막바지에서 디트로이트 폭동이 일어나는 시기다. 3부로 구성된 작품은 로레타와 그녀의 아들 줄스, 딸 모린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쓰레기장’이라고 지칭되는 빈민가에 사는 열여섯 로레타가 살인 사건에 휘말리고,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태어난 자녀들의 삶이 부모의 전철을 밟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빈곤과 폭력에 노출된 일상의 삶은 무엇으로,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도 전에 가출을 하고, 집에서 벗어나기를 꿈꾸지만 이 ‘디트로이트’를 벗어날 수가 없다. 이 거대한 도시 위를 흘러가는 30년 세월은 ‘그들’을 화이트트래쉬의 삶에 붙들어두는 덫이자, 인생 그 자체로 기능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그들’ 모두는 시대와 환경의 피해자이다. 대공황으로 인한 아버지의 실직과 몰락, 어머니의 부재중 범죄를 저지르는 오빠. 로레타는 비정한 현실과 동떨어진 사랑의 꿈을 꾼다. 첫 경험 후, 동이 트기도 전에 오빠 브록은 동생의 침대에 누운 버니의 머리에 총알을 박는다. 사건현장을 본 경찰 하워드는 로레타를 강제로 취하고, 임신한 그녀는 웬들이란 성을 얻는다. 첫아이 줄스는 영특하고, 둘째 모린은 외모가 예쁘지만 막내 베티는 그렇지 못해 가정에서도 찬밥 신세다. 한편 2차대전은 대공황으로 침체되었던 이 자동차도시의 경기를 빠르게 회복시키는데, 급격하게 늘어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인구수는 인종적 긴장을 불러온다.


산업 사고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줄스와 모린은 슬픔을 느끼기보다 탈출의 꿈을 꾼다.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가르침을 얻지 못한다. 무기력했던 하워드. 로레타는 무책임하며, 생각을 하기보다는 늘 구름 위를 걷고 있는 존재다. 아이들을 사랑하노라 말하지만 가출한 줄스에 대한 걱정보다는 그가 보내오는 20달러에 더 신경을 쓴다. 언제든 사랑에 빠진 여성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 1950년대 웬들 가에서 그나마 모범적인 인물은 열세살의 모린이다. 좀도둑질을 일삼는 베티와 달리, 엄마가 방치한 가정을 돌보면서도 학업에 충실하려 애쓴다. 학급서기를 맡으면서는 비서가 되어 이 가정에서 탈출하기를 꿈꾸지만 학급회의록을 잃어버리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희망이 좌절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줄스는 첫사랑 버니의 아이라 암시되며, 엄마에겐 특별한 존재다. 그녀가 ‘잃어버린’ 아들은 비행기 추락 사고의 현장을 목격하고, 타오르는 불에 매혹되며 이미 두 살 때 가출을 시작한다. 영특함으로 사랑받던 소년은 이제 어머니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에게 ‘스무 살을 넘기지 못할 것’이란 평가를 받으며 자란다. 착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모린이 탐탁지 않은 로레타는 아이의 노동력을 가정에 구속시키며, 침대를 빼앗아 못 자게 하는 등 감정적인 학대를 일삼는다. 결국 성적이 떨어지고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게 되자, 아이는 집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른 방안을 떠올린다. ‘돈’을 위해 거리에 나선 것이다. 분노한 계부의 구타로 소녀는 혼수상태가 된다.


줄스는 가출했고, 베티의 비행은 통제불능 상태이다. 엄마의 외모를 닮았지만, 알맹이는 너무도 다른 모린이 화이트트래쉬의 삶을 벗어나는 것을 질시한 걸까? 아니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이 두려웠던 걸까? 로레타는 모린에게 학대와 애정이 공존하는 기묘한 태도를 취한다. 아이의 모범적인 기질이 결국 땅으로 떨어지자, ‘엄마’로 돌아온 것이다. 깨어나서도 새로운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은 것인지 의도적으로 단 음식을 주기에, 아이의 외모는 점점 변해간다. 모린이 일어날 수 있도록 보살핀 사람은 엄마가 아니라, 돌아온 외삼촌 브록이다. 한편 줄스는 부촌에 사는 네이딘에게 한 눈에 반하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자동차를 훔쳐 텍사스로 향하지만 줄스가 병을 얻자 그를 떠나 버린다. 오빠가 남부를 돌아다닐 동안, 육체 안에 잠들어 있던 모린도 깨어난다. 다시 10년이 흘러, 1966년이 되었다.


디트로이트로 돌아온 줄스는 성공한 백부와 연락이 닿아 일자리를 얻는다. 그러나 우연히 마주친 네이딘에게 다시 빠져 들고, 정신이 불안정한 그녀에게 총을 맞아 쓰러진다. 독립한 모린은 비서로 일하며 디트로이트 대학에서 야간 수업을 듣는다. 그녀는 부인과 세 아이를 둔 대학 강사 랜돌프와의 미래, 자신이 생각하는 정상적인 삶을 욕망한다. 소설의 시점을 공유하는 두 남매는 모두 부자의 삶에 대해 애정을 느낀다. 분노와 질투가 아닌 사랑에 가까운 감정이다. 줄스는 1967년 디트로이트 폭동에 관련되면서, 타오르는 불로 과거를 정화시켰다고 믿는다. 모린은 웬들이라는 성을 떼냄으로써 과거와의 결별을 이룩했다고 생각한다. 정돈된 삶을 ‘경험’한 로레타는 자신의 과거를 수치로 느끼고 외면하는 모습을 보인다.


무감각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두려운 줄스와 자신이 무감각하기에 두려운 모린… 어쩌다 폭동에 가세한 줄스. 그가 인권운동에 투신하계 된 계기와 의도는 이 사건을 조금 다른 입장에서 바라보게끔 한다.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던 열여섯의 로레타와 스물여섯의 모린의 현실은 너무도 다르다. 결국 원하던 것을 손에 넣었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느껴지는 모린의 삶… 케네디의 저격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는, ‘여기 디트로이트에도 간단히 총을 맞는 사람이 있잖아’라고 말하는 모린… 줄스의 지적처럼, 정말 모린은 ‘그들’이라는 현실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은 걸까? ‘그들’이라는 단어가 주는 벽의 느낌, 나는 아직 그 너머로 넘어 갈 용기가 없다. 그 존재와 삶을 인지했을 뿐이다.


 


-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받은 「Lose yourself」, 영화를 편집한 영상이다.

-1990년대 모타운을 배경으로 한 영화 《8마일》은 에미넴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8마일’은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의 도로 M-102를 가리키며, 부유층과 빈민층을 나누는 경계이기도 하다. 화이트트래쉬의 삶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이 작품에서, 트레일러에 살며 아들의 동창과 사랑에 빠진 엄마 역은 킴 베이싱어가 맡았다. 『그들』에 등장하는 모린의 연령대와 비슷하지만, 로레타의 이미지에 가깝다. 에미넴이 연기한 래빗은 결국 줄스와 모린의 아이들, 그 다음 세대이다. 2014년 파산이 종료된 디토로이트의 현재와 관련, 오츠의 작품과 함께 생각해볼만 하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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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7 14: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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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7 19: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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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7 23: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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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8 11: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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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0 01: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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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0 01: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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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6-02-09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이 책 왜이리 재미없어요. 길기는 왜이리 긴지.. 내용도 없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 자잘하고 의미없는 하찮은 생각만 끝도 없이 반복되네요. 대체 노벨상 후보 기준은 재미없는 개 기준인가...

에이바 2016-02-10 01:35   좋아요 0 | URL
제가 엄청 힘들게 읽었다니까요... ㅜㅠ 전 부분 부분 몰입해 읽었는데 그 흐름이 길게 가질 못하더라고요.

CREBBP 2016-02-15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다 읽고 보니까, 진짜 정리 잘하셨네요. 짧은 글에 이토록 빠짐없이 골고루 스토리를 정리하기도 힘든데 말에요.
저도 오토쇼때 디트로이트 가봤는데, 정말 무서웠어요. 텅빈 도시..

에이바 2016-02-15 18:58   좋아요 0 | URL
오... 감사감사합니다. 이책 무슨 대하소설 같지 않아요? 읽히지도 않고 암튼 리뷰 쓰고 나니 맘이 편해요, 디트로이트 무섭죠 진짜... 가본 친구가 그러는데 진짜 총 맞을 것 같더래요. 전 여기 절대 안 갈 거예요. 대낮에 걸어도 무서울 그런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