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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은유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12월
평점 :
《글쓰기의 최전선》,《쓰기의 말들》등의 책들을 통해 은유 작가를 알게됐다. 이 책들 모두 저자의 생각들로 꽉 찬 좋은 책들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작가의 이름만 보고도 책을 골라도 좋을 작가가 됐다. 게다가 이 책은 에세이집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한 꼭지 씩 읽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읽게 됐다.
평소 우리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 힘들다는 말에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 이 책도 공감하며 수월하게 읽어갈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는 왜 이렇게 모든 게 불만이지?'라는 생각도 들었음을 고백해야겠다. 그러면서 알게 됐다. '나는 여성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있는 편이다.'는 내 생각이 오만이었으며, 나의 착각일 뿐이었음을.
여전히 이 책의 여러 곳이 편치만은 않다. 조금, 불편하다. 이 불편함은 나의 부족함에서 오는 것일 테니, 꾸준히 메꿔가야겠다. 일부러 불편함을 찾아다닐 만큼 부지런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불편함을 마주할 때마다 외면하진 말아야지.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채워가야지.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에 대해 어려운 말, 어려운 글을 쓰지 않고도 가볍지 않게 글을 써내는 글쓰기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