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1을 올라가는 친구들 중 여행을 다녀오는 애들이 참 많다. 고등학교 3년 여행을 가지 못하니 마지막 여행을 가는 것이다. 베트남을 가는 친구도 있었고, 필리핀을 가는 친구도 있었다. 물론 국내를 한바퀴 도는 친구들도 있었다. 이에 발 맞추어 나도 '마지막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가깝지만 먼나라였나, 바로 '일본'으로 말이다.

 

 총 7명이 움직였다. 우리가족 4명과 엄마의 언니 즉, 이모와 사촌언니  그리고 할머니다. 이모부는 일을 나가셔서 같이 갈 수 없었다. 엄마쪽 사촌과의 여행은 처음이었다. 사촌언니와 나는 매우 각별한 사이고, 두 가족 모두 서울에 살아서 얼굴 볼 일도 많다. 이번 여행 사촌언니와 나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언니는 이제 대학을 붙어 즐거운 여정의 시작이고, 나는 레이스의 시작, 목욕제계를 하는 마음이다.

 

 사실 설레지는 않았다. 초등학생때는 추석만되도 일주일동안 설레었는데, 요번 여행을 떠날땐 비행기 탈때까지도 설레지 않았다. 짐을 쌀때도 마음은 차분하기만 했다. 왜인지는 나도 모른다. 그러나 설레고 싶었는데 설레지 않은것은 매우 가슴아픈 일이다. 사교육에 종사하시는 우리 아버님은 아침일찍 수업을 하셨고, 바로 공항으로 갔다. 나도 우리 아빠의 수업을 구석에서 듣고 공항에 갔다.

 

자유여행을 하고 싶었으나, 어찌저찌하여 하나투어로 가게 되었다. '큐슈'의 온천이 목적인 여행이었기에 할머니 할아버지 커플도 있었고, 우리와 같은 가족도 있었다.

 

 2시반 비행기에 탑승하기전 정말 진실로 기다리던 면세점에 갔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둘러볼 시간은 없었고, 내가 마음에 연신 품고있던 제품 쪽으로 달려가 빠르게 구매했다. 여자다보니 (전 매우 여성스럽고 단아하고 아름다운 고등학생이랍니다. believe or not.) 코스메틱에 상당한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면세점에서는 내가 그토록 바라보기만 했던 전지현 한예슬 틴트로 유명한 '입생로랑'을 겟했다. 7호 9호 12호를 샀고, 추가할인을 받기 위해 라이너까지 샀다. 약간의 감동과 설렘이 몰려왔다. 화장품 후기 같은걸 올려보고 싶으나 블로그의 품위를 고려해 자제하기로 했다.

 

 비행기 탑승은 길지 않았다. 1시간 30분 정도. 좌석이 좁아서 불편할 줄 알았으나, 정말 빨리 곤히 잠들었고, 끝까지 잤다. 맨 마지막으로 나오는 바람에 30분이 넘는 시간 기다려야 했다. 시골의 조그만 공항이라 입국심사 게이트가 2개 뿐이었다. 가방을 들고 나오는데 검사하시는 분이 영어로 무어라 말씀하시는데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간신히 passport를 알아듣고 나왔다. 가이드 언니는 일본 공항에서 처음으로 만났는데, 털털하고 젊고 재미있어서 좋았다.

 오늘의 일정은 호텔에서 온천을 즐기는 것이다. 우리가 늦게 나와서 였는지, 예정보다 시간이 늦어졌다. 기사 아저씨께 6시까지 도착하도록 빨리 운전해주시면 안되겠냐고 양해를 구했으나, 보기좋게 차였다. 그래서 40분이면 가고도 남을 거리를 1시간동안 시속 20~30으로 달려서 도착했다. 볼트가 뛰는게 더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전을 중시하는 나라임이 느껴졌다. 덕분에 일본의 시골 거리들도 구경할 수 있었고, 잠도 더 잘오는 것 같았다. 거리는 정말 깨끗했다.

 

 어느새 호텔 앞에서 버스는 멈춰섰고, 저녁을 먹고 또 각자 흩어졌다.

 저녁은 호텔에서 먹었다. 개인 샤브샤브가 마련되어 있었다. 각 자리마다 양초 위에 종이가 얹어져 있고 그 위에 육수가 담겨 있었다. 매우 신선한 음식이었다.

 조그만 뷔페처럼 차려져 있던 음식들은 맛도 다 좋았지만 약간 건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또 기름기 많은건 너무 많았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입맛에 잘 맞았다.

 

 저녁식사는 그정도로 먹고 밤 마실을 나갔다. 유럽 자유여행을 갔을때의 기분을 살려 돈을 들고 밖의 시장가를 돌아다녔다. 한국과는 달리 다들 문을 일찍 닫았다. 밖으로 나와서야 이국의 땅임이 새삼스래 느껴졌다. 엄마가 한자를 좀하시는 터라 무엇을 파는 곳이고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대충 알 수 있었고, 동상같은 것 옆에는 영어로 설명이 되어있어 영어영문과인 사촌언니가 해석을 해 주었다. 언어의 중요성을 느꼈다.

 큰 상점 안에 여러 상점이 있는 곳에 들어가서 학용품도 보고 책들도 구경했다. 확실히 일본 제품인 상품(특히 마스카라와 뷰러와 클렌징)들은 만원(1000엔)정도 쌌다. 가장 인상깊었던 상점은 책가게 였는데, 심각하게 블링블링하여 눈이 아플 정도였다.

 역시 만화의 국가라 불릴만했다. (야한 만화책도 있었다. 어머 부끄러워) 한때 열심히 읽었던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책을 찾아보았으나, 찾을수 없었다. 찾으려고 보다가 그 읽을 수도 없는 수많은 문자들에게 위축되어 버렸다. 핑크색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잡지 코너는 대단했다. 잡지는 패션이나 보려고 들춰 보았다가  신세계를 경험했다. 화장법이 참 많이 나와 있었는데, 금색 마스카라를 눈 끝에 바르고 뭐 내가 알던 화장 법과는 많이 달랐다. 재미있었다.

 

확실히 패션은 대한민국이구나. 란 자긍심을 갖게 된 하루였다. 그 참을수 없는 청바지인데 배기바지인 그 바지는 어디서 구했는지 싶었고, 정말 다들 심각한 모법생인 것인지 그 긴치마와그 통넓은 바지는 흡사 60년대를 거니는 느낌을 주었다. 술병을 들고 돌아다니던 일본 양아치 무리도 만났다.

 사람들은 정말 스미마셍과 아리가또를 입에 달고 사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도 사람과 부딪힐 때마다 스미마셍했다. 일본인이 우리나라를 혹여 버릇없이 볼 까하는 마음이었다. 외국에 있으면 정말 눈꼽 만큼도 없던 애국심이 마구마구 샘솟는다. 일부러 더 상냥하게 상대가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노력하게 되었다. 아리가또란 말을 계속 들으니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았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더 예절이 바른 것 같다.

 

 온천은 좋았다. 확실히 피부가 뽀득뽀득해지는 기분이었다. 때를 밀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지만 촉촉한 피부로만족한다.

 

 야식까지 마치고 난 지금 숙소 침대다. 장난아니게 깨끗하다. 내가 가장 행복한 시간. 이국의 땅에서 목욕을 마치고 침대에 들어와 글을 읽거나 쓴다. 중학교 이후 이렇게 지낸날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초등학교때는 책밖에 안 읽어서 이 행복했던 시간이 참 많았었다.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끝까지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여자 대장부가 칼을 뽑았으니 끝장은 보아야 한다. 휴가를 마치고 다시 열심히 내길에서 뛸 수 있기를.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jo 2015-02-24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한혜진씨 임신하셨대요!!! 이제는 기성용선수는 포기하고 그 정말 잘생겼을 기성용선수의 2세를 노려보려고요, (철컹철컹)
 
한국 단편 소설 2 - 21가지 유형으로 작품 이해의 눈을 활짝 틔워주는
강심호 외 엮음 / 살림 / 200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단편소설 1권이 하층민들의 눈물겨운 삶이었다면, 요번에는 산업화 시대와 현대의 소외된 인간의  모습과 냉랭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70년대의 개발 우선주의현실 속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된 하층민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더욱 각박해진 사회에서 돈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둘 집조차 얻지 못한다. 빈민촌에 있는 작은 집에서도 내쫓길 수 밖에 없는 것이 산업화 시대의 하층민이었다. 철거민들은 그렇게 자신의 터전을 잃었다. 사람들은 '개발'로 인해 그들의 그리운 고향의 모습을 잃어버렸다.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돈이 우선시되면서 자연스레 개인은 소외되어 갔다. 농촌사회때 이웃간의 정, 공동체의 정이란 것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진지는 오래 되었다. 우리는 더 이상 이웃이 누가 있는지도, 이웃이 죽는지 사는지도 모르는 개인들의 사회를 살고 있다. 남의 슬픈 사연이나 이야기는 더이상 상대의 마음을 울리지 못한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행동한다. 사람이 죽어도 자신이 의심받을까가 두려워 자리를 뜨게 되는 것이 현대 사회의 모습이다. 더 이상 우리는 '우리'가 아닌 여러명의 '남 들'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의 순수하고 옛 것을 기억하던 마음들은 사회에 나오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사라져 갔다. 친구간의 우정은 누가 더 부유하게 사는지를 과시하고 하는 욕심에 묻혀버렸고, 사랑이라는 것의 애뜻한 마음조차 사라졌다. 진정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비웃음을 사게 되고, 사랑도 돈으로 하는 것이며, 욕정의 대상이 될 뿐이다. 서울이란 도심지는 일상적이며 세속적인 공간으로 그려진다. 돈과 명예만이 남아있다.

 

 그리고 이 각박한 세상은 계속되고, 아니 더 각박해져가고 있다.

 

 

세월호는 경제를 악화시킨단 주장도 우스웠지만, 경제를 악화시키는 존재인 세월호를 잊어야 한다는 주장은 더욱 우스웠다. 우리 사회의 모습이 비춰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말 어느새. 중학교 3년이 끝났다.

 

  상당히 바쁜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참 다양한 일을 경험 할 수 있었다.

 

 선생님들의 추천으로 지구별 글짓기 대회 나가서 상도타고 구 대회도 나가보고, 비록 떨어졌지만 영재원 시험이란 것도 경험해 보았다. 장학금도 타보고 초등학교 때 해보지 못한 임원도 해봤다. 회장이란것 때문에 수련회때 무대에 나가 춤도 춰보았고, 반 대표로 1,2,3학년 전교생 앞에서 발표도 해봤다. 신입생 등교할 때 교문앞에서 캠패인도 벌여 보았고, 학교 대표로 역사퀴즈대회까지 나갔었다.

 

 교내의 많은 대회에서 수많은 경험을 했고, 많이 배웠다. 특히 수행평가로 나오는 발표를 준비하고,말하기 대회에 참가하고 토론도 경험하면서 남 앞에서 당당히 발표할 수 있고, 어느정도 말을 잘 하는 능력을 갖게 된 것 같다.

 

 시험기간 아이들을 모아놓고 문제를 찝어주고 했던 것들도 추억이 되었고, 좋은 경험이었다.

 

 아무튼 특목고에 지원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덕분에 입시를 남들보다 한번 더 준비할 수 있었다.

 

 3년동안 이 블로그에 글도 많이 썼고, 찾아봐 주시는 분들도 생겼고, 이 곳에 글을 쓰면서 내 리뷰의 수준도 올라갔다.100타에 미치지 못 하던 내 타자 속도도 글을 쓰다보니 놀라울 정도로 빨라졌다. 페이퍼를 썼던 것은 기자라는 꿈을 갖게 된 데 한 몫했고, 다른 블로거들의 댓글들은 글쓰는데 응원이 되었음은 물론 좋은 충고도 되었다. (물론 내 자소서에도 도움이 되어서 외고입학에도 한 몫했다. )

 

 3년동안 내 성격도 많이 쿨해졌고, 여러번의 시험을 통해 완벽하진 않지만 상당히 멘탈도 강해졌다. 쿨해진 성격 덕분에 다방면의 아이들과 사귈 수 있었고, 그아이들과 새로운 체험들도 할 수 있었다.

 홍대 이대 신촌 동대문까지 다니면서 옷도 사고 구경도 하고 먹고 했다.

 

 노느맛이라는 걸 느껴 좋지 않은 결과 일 수도 있겠지만 인생에서 노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놀다보니 옷을 보는 안목도 생겨났고, 노래방에서 신나게 노는 법도 알게되었다. 어느새 홍대길에도 어느정도 눈을 떳다.

 

 중학교 시절 아쉬운 것은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교등수 놀이를 하다보니 책을 읽을 시간이 자연히 줄어들었고, 내 독서력 또한 좀 줄어 든 듯하다. 최근에 다시 책을 잡긴 했지만 일거야 고작 하루에 30분이다. (최근에 카뮈의 최초의 인간을 읽었고, 지금은 천변풍경읽고 있어요. 영어로도 책 읽고 있어요. 잔뜩 사놓았답니다.)

 

 영어에 위기감을 느끼고 많이 극복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감사하다.

 뭐 아직도 매우 불안하지만!!!!

 

 

 

 즐거운 추억만들 수 있는 3년이었다. 화장 하고 걸려도 보고 파마하고 걸려도 보고, 흠. ㅋㅋ

 고등학교 때 더 많은 경험을 하겠고, 더 재미있고 다양하게 공부하고 놀겠지만 중학교 3년도 매우매우 소중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yamoo 2015-01-17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진정 중3의 글이란 말입니까? 매끄러운 글쓰기를 하시니 기자의 꿈은 시간이 해결해 줄듯 합니다. 놀라운 문장력입니다!!

jo 2015-01-18 00:53   좋아요 0 | URL
앜ㅋㅋ 감사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이런 칭찬 정말 오예입니다.

수이 2015-01-17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많은 것들을 느끼면서_ 더 많은 책을 읽으면서 사유하는 좋은 시간 마음껏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

jo 2015-01-18 00:55   좋아요 0 | URL
옙 감사합니다! 고등학교때 부디 좋은 시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나비종 2015-01-17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입니다^^

jo 2015-01-18 00:5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손님 2015-01-17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제나 순수하면서도 매끄러운 글쓰기와 또 상당히 깊은 글쓰기에 놀라고 갑니다. 더 성장하는 jo되길 바랍니다. 외고 입학 축하합니다. 기자의 꿈 이루어 세상을 바꾸는데 일익하길 바랍니다.

jo 2015-01-18 00: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진짜 부족한데 칭찬해주셔서 헤헿 너무 좋아여
부디.. 손님의 바람대로 제가 성장하길 저도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annsang 2015-01-18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초의 인간을 읽다니...
jo님의 느낌이 궁금합니다.
리뷰 부탁해요

jo 2015-01-18 00:58   좋아요 0 | URL
흠...... 과연 제가 그 작품을 소화한 것인지는 의심스럽지만요, 부탁까지 하시니 빠른 시일내에 올리겠습니다.
 
한국 단편 소설 1 - 21가지 유형으로 작품 이해의 눈을 활짝 틔워주는
강심호 외 엮음 / 살림 / 200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주인공인 안초시와 서참위 그리고 박희완 이 세 노인은 복덕방에 보여 생활한다. 안초시는 옹졸한 사람으로 일획천금의 꿈을 앉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신여성이며 무용가였던 딸에게 빌붙어 사는 입장으로서 더욱 자신이 스스로 번 돈으로 밥을 먹고 집을 사고 싶어한다. 딸은 아버지에게 인색하고 구세대인 아버지를 비판하려들고 아버지를 이해하고자 하지 않는다. 안경다리 고칠값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타박만 하는 딸 밑에서 안초시는 돈을 벌겠다는 욕심이 커졌고 사기를 당하고 만다. 사기를 당한 아버지를 딸은 내버렸고 안초시는 자살을 했다. 딸은 아버지의 시신을 보고 눈물을 흘렸으나 자신의 아버지를 버렸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시신을 발견한 서참위에게 매달렸고, 서참위가 내세운 조건대로 큰 장례를 치룬다. 그러나 그 장례에 온 사람들은 모두 무용가인 딸을 위한 사람들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아팠던 부분은 딸이 아버지의 시신을 보고 서참위에게

 “제 명예도 좀...”

이라고 할 때였다. 딸은 자신의 잘못과 아버지에 대한 죄송함보다 명예가 우선이었다. 아버지를 위한 성대한 장례식을 치룬 것도 그녀의 체면을 위해서 였다. 잘난 딸 밑에서 주눅 들어 살던 안초시의 삶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안초시가 돈을 벌고 싶단 욕망이 강했던 이유도 비인간적인 딸에게 샤스한 벌을 사달라고 구차해 져야 하는 자신의 모습이 싫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의 장례식 조차 딸과 친분이 있는 사람으로 채워지고 안초시와 친분이 있는 서참위와 박희완은 뒤로 물러 날 수 밖에 없는 풍경이 그려졌다.

 

이 소설 속 시대가 일제강점기 조선이라서 각박한 것이 아니다. 사회가 변화되는 시점이라서 사람들이 돈에 대한 욕망이 커지고 이기적으로 변한 것이 아니다. 세상은 신세대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 나올수록 각박해지고 이기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신세대들은 자신의 명예를 우선시 할 뿐이다. 가문이나 가정의 끈끈함은 사라진지 오래전이다. 가정은 무너졌고 세상은 차가워져 간다. 더 이상 정을 우선시하는 구세대가 있을 자리는 없다.

 

이런 사회가 안쓰럽고 이 사회 속에서 또 다른 신세대가 되어야 할 내가 걱정이 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nnsang 2015-01-18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지킬 것을 지키는 jo가 되기를
 

몰디브의 vaadhoo 섬의 해안은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인해 밤마다 아름다운 경관이 펼쳐진다.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낮에 흡수한 빛을 내뿜는 과정에서 해수 중 산소와 만나 푸른 빛을 내게 된다. 플랑크톤이 해안에 모여들면 해안가는 푸른색의 불빛으로 가득 차게 된다. 몰디브는 남북 방향으로 약 1,000㎞에 걸쳐 1,200여 개의 산호초 섬들이 있고, 이 섬들은 모두가 환초여서, 공중에서 보면 인도양 표면에 낮게 깔려 있는 모습이다. 새파란 바다와 하늘, 하얀 모래, 넓고 깨끗한 백사장, 물속의 수초가 훤히 보이는 맑은 바닷물, 산호와 그 사이를 헤엄치는 온갖 색깔의 예쁜 물고기.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희귀한 물고기들도 몰디브를 거쳐가곤 한다. 몰디브는 가히 지상의 마지막 낙원이라 불릴만하다.

남태평양 한가운데의 투발루도 아름다운 섬이다. 아름다운 산호초로 이루어진 산호초 섬이며, 따뜻한 기후 덕에 야자수 나무숲도 있다. 연평균기온 29도 이지만, 섬이라는 장점으로 바닷바람이 잘 통하여 매우 시원하면서 포근한 날씨를 즐길 수 있다. 높은 기온덕분에 열대과일을 무성히 키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코코야자는 물론 바나나나무와 빵나무도 생육한다. 섬을 둘러싸는 남태평양의 해수는 매우 맑아서 몰디브와 맞먹는 해양경관을 자랑한다.

   

그러나 지금 이 바다의 낙원들은 사라지고 있다.

학자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빙하가 녹아 50년이내 몰디브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해발 2m에 불과한 이 섬나라가 바다 속 깊이 잠기는 것이 이제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몰디브는 2004년 단 하나의 쓰나미로 국토의 2/3이 잠기는 것을 보여주었다. 해수면이 상승하여 쓰나미의 강도가 커졌고, 비교적 낮아진 국토는 그 쓰나미를 견디기에 턱없이 낮았던 것이다. 이 ‘지상의 마지막 낙원’을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없다. 누구도 정든 고향 땅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몰디브 주민들은 갖가지 방법으로 자신들의 영토를 살리고자 몸부림하고 있다. 그들은 넓이 5㎢ 정도의 작은 섬에 주위의 산호 모래를 퍼다 부어 땅을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몰디브 정부는 ‘해저회의’라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세계에게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신혼여행지 1위인 아름다운 몰디브만을 기억하고 있다.

몰디브는 이제 ‘마지막 지상의 낙원’이나 ‘신혼여행지 1위’라는 타이틀 이면의 ‘지구온난화의 희생양’이란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에 몰디브의 위험한 상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몰디브만이 지구온난화의 희생양은 아니다. 남태평양 중앙의 작은 낙원인 투발루 역시 마찬가지이다. 몰디브 이전부터 위기를 맞아온 투발루는 1999년부터 침수가 시작되었다. 수도도 이미 바닷 속으로 잠겨버렸다. 9개의 낮은 환초로 이뤄진 해발고도 3m에 불과한 섬이었기에, 해수면상승에 취약하다. 국토 대부분이 가라앉았기에, 국토포기의 위기도 찾아왔었다. 투발루 주민은 주위 나라로 이전하기 시작했으나, 투발루의 주민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는 국가들도 대다수여서 고향을 잃은 서러움에 더해 이주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아름다운 섬이 가라앉는 이유는 해수면상승이며, 해수면상승의 이유는 지구온난화이다. 인간이 편리하고자 마구 배출했던 이산화탄소의 영향이 이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각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것은 인지하나, 그 정도의 심각성을 인하지 못하고 있다. 영토의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써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괜한 위기심을 조장하는 것이라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몰디브와 투발루라는 작은 섬들이 이미 가라앉기 시작했다. 머지앉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우리가 안심할 수 없다는 지구의 메시지이다.

    

지난 20세기동안 해수면은 15cm 상승했다. 그러나 지금 현 속도로 해수면이 상승한다면 2100년까지 평균해수면이 1m가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1m가 수가 적다고 결코 무시 할 수 없다. 과학자들은 평균 해수면 1m가 상승하게 되면 방글라데시와 네덜란드영토의 10%도 해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것이라 예상한다. 더 이상 작은 섬들만을 위협하지 않고, 서서히 대륙들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빙하가 저장하고 있는 물의 양은 지구 전체의 물의 75%이다. 이 빙하들이 다 녹는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작성해 보면,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은 물에 잠기고 국토는 뼈대만 간신히 남게 될 것이다. 뉴욕, 런던 등 세계적인 주요도시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다른 지역에 비해 고도가 낮은 네덜란드를 비롯한 나라들은 지도상에서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빙하는 지금 급 속도로 빠르게 녹아가고 있다. 이제는 툰드라라는 영구 동토층마저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영구 동토층은 이름 그대로 영구적으로 얼어있는 땅이다. 빙하기부터 단 한번도 녹은 적이 없던 부위의 빙하마저 녹는 상황이다. 툰드라가 녹는다는 것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보여주지만 지구온난화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증거물의 의미도 있다. 툰드라는 메테인 가스를 가득 얼려놓고 있던 냉장고였다. 이 냉장고가 녹는다면 다량의 메테인가스와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노출될 것이고, 이는 설상가상으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다. 2012년 9월에는 역대 최소치의 북극얼음의 양을 기록했다. 평균 빙하 량의 1/2에 불과했다. 최근 40년 동안 200만 평방키로의 빙하가 꾸준히 녹아갔다. 지구는 우리에게 위험의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지구의 온도는 지난 10000년간 0.74도 증가했다. 그러나 100년간 우리나라의 평균기온만 2도나 증가하였다. ‘2’라는 수치가 매우 미미해 보이나, 지난 만년의 시간동안의 지구를 살핀다면 지구에게 얼마나 갑작스러운 영향을 주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지구에서 만년동안 없었던 기이한 자연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이 갑작스런 기온상승 때문이다.

이 모든 현상은 우리가 인간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잘못은 환경을 파괴했고, 결국 다시 인간에게 돌아왔다. 지구는 지금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존재는 모든 것의 원인이었던 인간이다. 우리가 지구 온난화를 일으켰기에 우리가 지구온난화를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리고 이것은 절대 봉사가 아니다. 우리의 인간의 생활을 위한 것이다. 인간이 아름다움을 즐기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구가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이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바 그대로이다. 걸어가고, 온-냉방을 적절히 하는 것. 우리는 우리의 실생활 속에서 지구의 아름다움을 회복시킬 수 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jo 2014-12-30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생활을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