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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리즘 - 나는 미혼이 아니다 나는 싱글 벙글이다
벨라 드파울로 지음, 박준형 옮김 / 슈냐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Sex and the City의 주인공 캐리는 결혼한 친구의 약혼식, 결혼식, 첫아이의 베이비샤워, 첫생일, 모든걸 기꺼이 축하해주고 함께해주고 또 선물을 해주었다. 그러다 두번째 아이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선물을 사들고 그 집을 찾았는데.. 아이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이유로 신발을 벗고 들어오길 요구받는다. 걱정스럽게 400$가 훨썬 넘는 마놀로블라닉을 현관에 두고 파티에 참석한 그녀는 또다시 친구의 행복을 축하해준다. 하지만, 파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때.. 신발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저렇게 에피소드가 흘로 그녀가 친구에서 신발을 변상할 것을 요구하고 친구와 함께 신발가게를 향한다. 하지만 친구는 신발가격에 놀라며 도리어 싱글로 사는 너니까 이렇게 사치스러운 신발을 사는거라며 캐리를 비난한다. 자꾸 그 상황을 되짚어보던 캐리는 그동안 자신이 친구의 행복을 함께 축하해주고 기뻐해주며 썼던 돈들을 생각해보며 이번엔 자신의 싱글생활을 축하해달라는 카드를 친구에게 보내며 선물로 구두를 요구하는 에피소드이다.
싱글리즘을 읽으며 Sex and the City의 이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물론 싱글리즘을 주창하는 벨라 드 파울로는 Sex and the City역시 당당하게 살던 싱글들이 결혼을 하거나 짝을 찾는 것으로 마무리된 결혼지상주의의 전형적인 드라마라고 말하지만.. ^^;; 싱글이기에 받은 불이익과 편견에 굽히지 않고 도리어 그녀가 싱글임을 세상에 축하받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저자가 느끼는 싱글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축약시켜놓은 듯 했다.
미국사회가 만들어낸 커플의 모습 그리고 싱글들은 당연히 그렇게 되고 싶어할거라는 것.. 또한 커플에 대한 각종 혜택과 그들이 누리는 특권 그리고 그들이 소외시키고 때로는 자신이 무시해도 되는 존재로 보는 싱글에 대해서 저자는 여러가지로 반박한다. 커플이 싱글보다 행복하다는 통계는 상당히 편향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도리어 커플이나 싱글 어느쪽이든 그 상태가 유지되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솔직히 그 수치의 차이도 크지 않다. 도리어 사별이나 이혼을 통해 상태가 변경된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결혼은 행복지수에 있어서 커다란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일테니까.. 심지어 행복한 결혼을 유지해야 남성은 1년반, 여성은 6개월이 젊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꼭 결혼이 수명연장의 키포인트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각종 매체에서 싱글은 언제나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로만 표현된다고 한다. 심지어 TV광고조차 싱글들이 집을 사는 이유가 남편감을 구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싱글을 "곧 결혼할 사람들"이라고 부르고 싱글의 삶은 비극적이라 동정받는게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심지어 일본에서는 기생충 같은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일과 결혼한다고 해서 일이 당신을 사랑해주지 않는다며 경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싱글남성은 싱글여성에 비해 좀 더 괜찮은 대우를 받는다. 한 잡지에서는 싱글여배우를 '사랑빼고는 모두 다 가진 영화배우들'이라고 하지만 싱글 남자배우들에게는 '섹시하고 눈부신 미혼남성들'이라고 표현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커플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싱글은 정말 그러한가? 이 책을 읽고나서 난 아주 명쾌하게 '아니요'라고 대답할 수 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조목조목 반박하고 그들의 과장된 결론을 분석하기 때문이다. 결혼이 당연시 여겨지던 시절엔 이런 문화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런일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혼을 했다고 해서 또 이런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혼을 하고 나면.. 아이가.. 있고 없고가 문제가 된다. 세상에서 정해놓은 보기 좋은모습대로 살아간다는게 얼마나 힘든일인지.. 라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