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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 도시소설가, 농부과학자를 만나다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0년 8월
평점 :
일전에 친환경 농사를 짓는 일본 농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봤다. 그때 친환경 농법에 대해 생각하고 우리가 먹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내 머릿속에서 잊혔다. 살기에 바빴고, 내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다시 생각했다, 내가 먹는 먹거리에 대해. 책의 중간에 매일 마시는 커피는 품종을 따지면서 쌀의 품종은 왜 따지지 않냐는 이야기가 있다. 생각해보면 마트에 가서 가격 보고, 혹은 재배 지역을 보고 그냥 사곤 했던 쌀이다. 내가 먹는 것이 나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매일 먹는 쌀에 대해서는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구나 싶다.
저자가 만났던 분은 미생물학을 연구하던 과학자였는데, 농부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발아현미를 연구하고, 체험교실을 운영하며, 밥 카페 반하다를 운영하는 미실란의 대표다. 농부 과학자인 이동현 대표는 현재 있는 곡성에 오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나 인상적인 장면은 이동현 대표가 논에 들어가서 나누는 이야기이다. 벼에게도 우렁이에게도 뱀에게도 이야기를 다정하게 나누는 농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흡사 연애하는 연인 사이 같았다. 그가 벼를 재배하는 모습은 정말 땅과 벼를 애정 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모습들이었다. 그가 지은 발아현미를 미실란의 반하다에서 맛볼 수 있다고 하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다.
미실란 운영방법이라 그가 주변을 대하는 모습은 정말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반복해서 등장하는 전염병들은 인류가 지나치게 야생동물과 그들의 서식지에 접근하고 간섭하고 심지어 그 전부를 파괴해 온 결과이다.
야생동물을 우연히 만나더라도 함부로 다가가거나 만지지 않는 것이다. 산림과 습지를 노는 땅 취급하며 거기에 도로를 만들고 인간을 위한 주거공간을 짓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하고 야생동물은 야생동물답게 살아야 한다.
인류의 자리를 차츰 줄여 나가야 합니다. (190페이지)
채식과 환경에도 관심이 많은 이동현님의 이 말에 밑줄 쫙이다. 우리의 무분별한 개발이 결국 이렇게 큰 전염병을 불러온 것이라 말한다. 더 이상 우리의 자리를 늘리지 말고 사람답게만 살아야 한다.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줄이고 우리만의 삶을 살아야 한다. 현재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두기가 아니라 사람과 동물과의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어린 시절 촌놈이라고 차별받고,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따서 한국에 돌아왔지만 교수로 활동하지 못했다. 창업을 했지만 영업과 마케팅 문제로 폐업을 했다. 하지만 우직하게 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미실란이 현재의 이동현 대표를 만들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김탁환 님은 이동현 대표를 만나면서 다시 바라보게 된 것이 바로 아름다움. 아름다움을 지키고 싶다면, 진정한 아름다움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