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대장 존 비룡소의 그림동화 6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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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 그리고 그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지각대장 존] 입니다. 싱가포르에서도 학교에서 지각을 하지 않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새벽까지 일어나 별들과 달을 보며 인사하며 졸린 눈을 비비고 아침을 먹고 스쿨버스를 태워 학교에 보냅니다. 아이가 보통 6시 조금 너머 일어나서 7시에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거든요. 여기는 열대지방이라 그런지 학교 일과가 일찍 시작되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그렇게 일 년을 학교에 보내었는데 지각해서 스쿨버스를 태우지 못한 적이 없었어요. 엄마가 잔뜩 긴장해서 부지런을 떨었나봅니다. ㅋㅋ  한국이 아니라서 그런지 영어를 못하기에 지각을 하거나 스쿨버스를 태우지 못하면 복잡해지니까요.

제가 그림동화를 지은 작가 중 참 좋아하는 사람 중 다섯 손가락을 꼽으라고 한다면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을 지은 '존 버닝햄' 입니다.

두 번에 걸친 존 버닝햄의 원화전시회를 다녀와서 더 좋았고, 지금은 이 책을 영어동화로 읽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요.
또한 2009 동화책 속 세계 여행 전에 아이와함께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도 존 버닝햄 할아버지의 그림책은 인기 짱이지요. ㅎㅎ

예전에 우리 아이랑 <킹콩>영화를 함께 본 후 <앤서니 브라운의 킹콩>이라는 책을 아이와 함께 읽게 되었지요. 우리 아이가 킹콩 모습이 비슷하기는 한데 영화와 좀 다르다고 하니 아이 아빠가 "그럼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을 사진으로 책을 만들것을 그랬다보다."라고 했지요.

그 말을 들은 저 역시 그럼 책 제목이 <앤서니 브라운의 킹콩>이 되지 않았을 거라고 답변을 한 뒤 그래고 킹콩 그림을 가장 멋지게 그리 거라고 덧붙였답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우리 아이가 갑자기 나서더니, "그런데 이야기는 존 버닝햄이 가장 재미있잖아!"라는 말을 하더군요.

아이 아빠랑 저는 아이의 말을 듣고 한참을 웃었답니다. 작년 한 해동안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자고 하면서 서점이랑 도서관을 자주 다니고 또 인터넷으로도 책을 많이 구입을 했지요.

그리고 책을 읽어줄 때마다 작가의 이름과 함께 그 작가가 쓴 또 다른 그림책을 이야기 한 결과 이제는 대충 그림을 보면 누구의 작품인지 맞추기도 하고 같은 작가의 그림책을 잘 기억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역시 엄마로서 정말 마음이 뿌듯하지요. 역시 존 버닝햄의 그림책에는 탁월한 그만의 유머와 풍자가 날카롭게 나오는 것 같아요.

이 책 역시 아이들에 대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편협함과 권위의식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정말 주인공인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가 지각을 한 상황은 터무니 없고 아마 존의 선생님 뿐 아니라 그런 말을 곧이 믿는 어른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지각을 한 존에게 따뜻한 시선을 주지 않고 선생님의 권위 의식만을 강조한 모습에서 영국 교육을 비꼬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 라고 부르면서 지각한 존을 꾸짖는 선생님, 왜 학교에 늦었는지 물어보지만 존의 대답이 어른들의 보기에는 정말 터무니 없습니다.  

예전에 유치원 교사를 하면서 수 많은 아이들을 만났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뻔한 핑계와 변명을 늘어놓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친구들끼리 싸운 이유를 묻는 아이들 - 엄마들 아니 성인이라면 아무렇지도 않는 것이지만 그 이유가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정말 중요한 일이거든요.  아마도 이 책을 쓴 존 버님햄 작가 역시 기성세대의 그런 관념을 꼬집고 싶었던 것 같아요. 또 영국의 교육이 다소 엄격하고 권위적인 것은 사실인 듯 하니까요.

아이들을 아이답게, 그리고 어른과 다른 아이들의 세계와 그들의 생각을 존중해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나 역시 가끔은 아이의 생각을 헤아리지 않고 제 위주로 명령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어느 새 사춘기에 가까워질 우리 아이. 다시 한 번 리뷰를 쓰면서 아이의 생각을 존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참, 그리고 이 책과 함께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아이들과 세상과 어른들의 세상이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을테니까요.

책 앞 뒤로 존이 반성문을 쓴 듯한 글씨가 가득 메워져 있는데 아이가 이 것을 보면서 놀라더군요. 이런 반성문을 써야 되냐고 묻습니다. - 나중에 존 버닝햄의 [나의 그림책 이야기] 책을 읽으면서

하수구에서 악어가 나와 덥석 물어버렸다는 것이나, 학교 오는 길에 다리를 건너는데 산더미 같은 파도가 덮쳤다는 이야기 등 정말 말도 안되지만....

저 역시 체벌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라는 말이 나돌정도로 요즘 학교를 보면서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 것인지 참 답답하기도 합니다.

올해 초등 1학년이 된 우리 아이. 우리 아이 반 선생님은 반성문을 쓰라고 하지 않지만, 옆 반 아이들은 종종 반성문을 쓰거든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살짝 이 책이 떠오른답니다.

그렇지만 절대로 이 책에 나오는 말도 안 되는 반성문은 아니니까요.

혼자 벌을 서고 , 반성문을 쓰느라 무척 힘든 존이 참 불쌍해 보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의 깜짝 놀랄 반전이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많이 웃었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존이 선생님에게 한 이야기는 그동안의 존이 당한 것을 한 방에 날려버려서 얼마나 통쾌했는지 몰라요.

아이들을 보다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겠다고 생각을 해보며 또한 올바른 교육이란 어떤 것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 책이네요.

영어로 읽다보니 책 겉표지 바로 안에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의 반성문 쓰는 글 - 영어로 나올 때와 번역본의 다른 점이 재미있어요.
또한 선생님께서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에게 말하는 장면에서도.....
영어 원서도 좋지만, 처음 존 버닝햄을 만났던 이 책은 정말 정말 오래동안 남아있을 거예요. 그리고 [존 버닝햄 - 나의 그림책 이야기]를 보면 이 책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알 수 있답니다. 

그리고 이 책 뿐 아니라 존 버닝햄의 다른 동화책 역시 영어 문체가 참 깔끔하고 쉬워요. 그래서 원서로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기억에 남는 한마디]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는 서둘러 학교에 갔습니다. 가는 길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존은 제시간에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 난 지금 털복숭이 고릴라에게 붙들려 천장에 매달려 있다. 빨리 나를 좀 내려다오. "
" 이 동네 천장에 고릴라 같은 건 살지 않아요, 선생님."
다음날도 존 패트릭 노먼 맥헤너시는 학교에 가려고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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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엘르 2009-11-2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 잘 봤습니다.
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_^
 
터널 그림책은 내 친구 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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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간의 사랑과 우애가 너무나도 잘 드러나는 책 입니다. 그리고 이 책과 함께 앤서니 브라운의 [헨젤과 그레텔][숲 속으로]를 함께 보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그냥 평범한 엄마로서 아이랑 함께 보는 그림책도 좋지만, 자꾸만 읽다보면 점점 그림책에 빠져들면서 다시 한 번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겨납니다. 

대학 시절 전공을 하면서도 유아문학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지 학점을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라는 정도였는데, 오히려 아이를 낳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욕심이 납니다.  [유아문학]을 전공으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싶다는 것이지요. 그런 욕심을 생기에 해준 작가 중 한 명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이지 한국에서 사랑을 무한정 받고있는 '앤서니 브라운' 입니다. 

그래서인지, 윌리 시리즈나 다른 책도 좋지만 왠지 비슷한 느낌이 드는 [터널][헨젤과 그레텔] 그리고 [숲 속으로]를 같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서로 비슷한 내용과 그림 그리고 또 다른점들을 비교해보는 것이 즐겁답니다.

앤서니 브라운 책들을 정말 좋아하는 나와 우리 아이. 그래서 지난 봄 앤서니 브라운의 방한소식에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몰라요. 너무 멀리 있어서 갈 수 없는 환경이었는지라 한없는 아쉬움을... 

싱가포르에서도 앤서니 브라운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지요. 서점에 가도 도서관에 가도 늘 인기있는 사랑받는 그림책. 언젠가는 그림책 뿐 아니라 대작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우리 아이 다섯 살 무렵 앤서니 브라운의 킹콩 책을 읽었던 것처럼 그보다 더 긴 이야기가 나오면 하고 바라고 있답니다. 

한국에 가서 앤서니 브라운을 만나고 싶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네요. 그래도 인터뷰 기사 잘 읽었고 나중에 우리 아이 좀 더 커서 영어 실력이 늘면 앤서니 브라운에게 편지 써보라고 했어요. 그러려면 홈피 주소를 알아야 할까요? ㅎㅎ 

요즘 해외 동화작가들의 홈피 주소를 열심히 알아보고 있거든요?  앤서니 브라운 이외에도 우리 아이와 제가 편지쓰고 싶은 작가들이 꽤 많아요.  우리 아이도 앤서니 브라운 아저씨의 얼굴을 잘 기억해서인지 제가 인터뷰 기사를 읽을 때엔 옆에서 외치더라구요. "앤서니 브라운이다." 언제나 푸근한 그의 미소 - 그래서 천상 동화작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윌리 시리즈가 나오는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을 무지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게 다른 작품도 읽어주려고 이 책을 함께 읽었지요.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재미있으면 그 작가의 작품을 다 찾아서 아이와 함께 읽어보는 시간을 갖고 있거든요.
그런데 윌리가 나오는 그림책에 비해 다소 어렵고 약간은 난해한 것 같아요. 형제간의 사랑과우애를 보여주려는 주제 인것 같은데 그림 자체가 좀 어둡습니다.

얼굴 모습이나 생각, 놀이 방법 등 뭐둔지 서로 다른 여동생과 오빠. 그래서 항상 싸우고 같이 지내려 하지 않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엄마는 오늘 하루동안 꼭 붙어있으라는 명령(?)을 내리지요.

하지만 오빠는 그래도 여동생과 있는 것이 싫은지 터널 속으로 먼저 들어갑니다. 기다리다 오지 않는 오빠에 대한 걱정으로 여동생 또한 용기를 내어 터널을 지나가는데...
터널을 지나 정말 이상한 모습들이 등장합니다. 계속 용기를 내 앞으로 나아가지만 결국 만난것은 돌처럼 굳어버린 오빠의 모습.

오빠를 껴안으며 부둥켜 울자 신기하게도 오빠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마침내 사이가 좋아진 두 오누이의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형제가 없어서 이런 책들을 읽으면 아이에게 조금 미안해지네요. 아니 조금 많이 미안하다할까요? 형제가 없어서 나중에 가족처럼 평생친구가 될 진정한 친구들을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엄마의 욕심이 생깁니다.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을 읽으면서 엄마의 말이 없어도 아이는 잘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는 것도 중요하단 것을 깨닫게 된 소중한 책입니다.

우리 아이가 재작년에 쓴 독후감도 마음에 들어요. 왜냐하면 전 고슴도치 엄마니까요. 지금 다시 쓴다면 조금 달라질지 모르지만요. ㅎㅎㅎ 

[사랑의 힘]

옛날 옛날에 어떤 여자랑 오빠가 있었어요. 그런데 너무 사이가 안 좋았어요.
엄마는 안되겠다고 하고 아이들을 저녁 때까지 들어오지 말라고 했어요. 사이좋게 놀다 오라고 했어요.

형은 축구공을 갖고 여자 아이는 책을 갔고 밖으로 나갔어요.
그런데 같이 놀지 않고 따로 놀았어요.

그러다 형이 터널 안으로 들어갔어요. 여자 아이는 겁쟁이여서 안 들어갔어요.
그래서 책을 읽고 있다가 저녁이 다 되어가는데도 안 와서 할 수 없이 책을 놓고 터널 속으로 들어갔아요.

터널은 축축하고 깜깜했어요. 그러다 숲 같이 이상한게 나타났어요.
나무들이 꼭 늑대 같고 이상한 무리들이 그려져 있었어요.
나도 터널 속이 있다면 아주 무서울 것 같아요.

여자 아이는 무슨 돌 같이 생긴 것을 보았어요. 거긴 풀도 없고 나무도 없고 숲도 없었어요.
더 가보니 돌로 생긴 사람이 있었어요.
딱 한 명 있었는데 그게 오빠였어요.

여자 아이는 너무나 슬퍼서 꼭 껴안았어요.
그러자 돌이 점점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여자 아이는 너무 기쁘고 좋았어요.
오빠와 여자 아이는 꼭 껴안았어요.
둘은 사이좋게 터널 밖으로 나갔어요.
집으로 돌아갔더니 엄마가 사이가 좋아진 것 같다고 좋아했어요.

앞으로는 싸우지 않을 것 같고, 아주 친하게 지낼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무서운 터널은 절대 안 갈 것 같아요.

만약에 내가 터널에 간다면 엄청 무서워 그냥 밖으로 도망갈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이 터널 속에 들어가서 돌이 되었다면 용감하게 들어갈 거에요. 돌로 안 변하는 약을 구해서 친구를 구할 거에요.

사이가 나빠서 돌로 변했지만 사랑 때문에 돌이 바뀌게 된 것 같아요.
사랑하는 게 가장 좋고 가장 소중한 것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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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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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고릴라와 무척 친근해졌지만... 

어린 시절에도 원숭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던 나. 그래서인지 동물원에 가서 바나나를 까먹는 원숭이를 보며 신기해하기도 하고 나 역시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었던 기억은 나지만 결코 가까이하기엔 먼 원숭이였는데... 

싱가포르에 와서 아이와 함께 동물원에 갔을 때, 처음 놀란 것은 자연방목형 동물원이어서 동물들이 우리 안에 갇혀있는게 아니라는 것이었지요. 호랑이나 그런 맹수들은 언덕 너머 혹은 강 사이로 만든 자연 우리 안에 있었지만, 수많은 Monkey들은 나무 위로 자유롭게 다니고 있었다는 사실이 나를 놀라게 만들었답니다. 

하긴, 학원에서 만난 친구 중에는 자신의 집 근처에도 원숭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했으니까요. 자연친화적인 싱가포르인가!  

앤서니 브라운의 책들을 아이가 자라며 한 권 두 권 만나고 나 역시 아이와 함께 작가의 팬이 되었지만, 아직 원숭이나 고릴라는 그래도 쪼금.  그럼에도 워낙 윌리 시리즈나 다른 책을 통해 고릴라와 침팬지 그런 원숭이들이랑 가까워진 것은 확연한 사실 같네요. 

주인공 한나처럼 고릴라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나의 생각엔 공감이 갑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동물들과 친근하게 지내고 싶다는 것과 또 아빠와 함께 지내고 싶다는 것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땐, 그냥 별 생각이 없었지만, 점점 갈수록 과연 책 속에서 '한나의 엄마는 어디에 갔을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엄마의 부재. 어떤 것인지 아마도 독자에게 맡기는 작가의 배려가 아닐까 싶네요.

우리 아이는 유난히도 엄마인 저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외동아들이기에도 그렇지만 늘 함께 있기 때문에 그 존재감이 큰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하지만 남자아이다보니 점점 자라면서 씩씩한 모습을 보이고 아빠와 함께 축구도 하고 운동을 하기를 바라고 있지요.  싱가포르에 와서 일 년 동안 기러기 가족으로 아빠와 떨어져있어서인지 아이는 더더욱 아빠가 언제 오는지 손꼽아 기다리고 또 아빠에 대한 애정을 한없이 갈구합니다.  남자아이라서 더더욱 그러했던 것 같기도 하지요.

우리나라 아빠들. 회사 생활도 한 밤 중에 들어오는 일도 많고 주말이면 휴식을 취하고 싶지만 그래서 안되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이랑 최대한 시간을 내어 신나게 놀아주려는 그 마음을 이제는 우리 아이도 잘 아는 것 같습니다.

이 책 속에는 아빠와 함께 지내고 싶은 여자 아이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는 것 같아요. 워낙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이기에도 좋았지만 이야기 전개나 고릴라 인형이 실제 고릴라가 되어 주인공 소녀인 한나와 지내는 장면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사실적인 사람의 묘사가 탁월하다는 앤서니 브라운. 게다가 고릴라나 침팬지를 워낙 좋아하는 그만의 독특한 그림이 <동물원> 속에서도 나와있는 것 같아요.

일때문에 바쁜 아빠의 모습이 책 속에 너무나도 잘 표현되어 있지요. 고릴라를 보러 동물원에 아빠랑 가고 싶은데 아빠는 고릴라 인형을 선물로 줍니다. 처음에는 한나 뿐 아니라 우리 아이도 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아빠가 한나의 마음을 잘 몰라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지요.

고릴라와 함께 동물원에 가는 한나의 꿈 속의 모습이나 너무 바쁜 아빠 때문에 속상해하는 현실의 모습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멋진 동화가 된 것 같아요.

군더더기 없이 단순 명료하고 깔끔한 이야기와 멋진 고릴라의 그림은 역시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고릴라를 무척 좋아해서 아빠와 같이 동물원에 가서 고릴라를 구경하고 싶은 주인공 한나. 아빠는 짐짜 고릴라가 갖고 싶은 한나에게 고릴라 인형을 선물하고 그런 고릴라 인형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구석에 놓고 잠이 듭니다.

하지만 이게 왜일일까요? 고릴라 인형이 커져 정말 고릴라가 되더니 한나와 함께 동물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하늘을 나는 고릴라와 한나의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고릴라 인형이 고릴라로 변하는 장면은 아무리 보아도 재미있답니다.

아침이 되고 드디어 바쁜 시간을 쪼개 한나를 깨워 동물원에 가는 아빠와 고릴라 인형을 꼭 손에 들고 가는 한나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한나야, 오늘 하루는 아빠와 즐겁게 지내렴. 네가 좋아하는 고릴라고 실컷 보고 아빠의 사랑을 담뿍 느끼렴." 동물원으로 가는 한나에게 나는 이렇게 꼭 말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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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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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책 속에 빠진 우리 아이는 책에 나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갖고 극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색종이 접기를 좋아해서인지 가끔은 색종이로 만든 동물들을 갖고 혹은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서 오려서 아이스크림 막대를 붙여 엄마에게 보여준다고 연극을 했다.  

책에 나오는 재미있는 대사를 갖고 연극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이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서 하기도 했다. 이제는 조금 컸다고 아니면 공부를 해야 해서 그런 다양한 놀이를 하는 시간이 준 것 같아 아쉽기도 하지만..... 

대학 때 학과에서 그림자 연극이며 막대인형극이며 손인형극 등 조별로 하나씩 제작해서 공연을 한 적이 있다. 그렇게 크게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난 아이와 꼭 그림자 인형극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등장인물의 모습도 그렇고 다양한 동물들의 배설물이 그림자 인형극으로 표현되면 무척 멋질 것 같아서이다. 언제쯤 시도해볼 수 있을까!

지난 번에 이 책을 읽고서 새로 제목을 붙여보았다. 두더지의 황당하고도 코믹한 복수극 이라고...

맨 마지막 정육점 집 개 한스의 머리 위로 아주 조그마한 것이 떨어졌다. 바로 자신의 머리에 떨어진 똥을 보고 누가 했는지 찾아내어 복수를 꾀하는 두더지의 작품이다. 어찌 되었든 똑같이 복수를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 두더지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

아이들의 그림책에는 똥을 소재로 한 것이 참 많다. 이 책도 그러한데 각 동물의 똥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림을 보면서 잘 알 수 있고 그 표현들이 너무나도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 아이가 표현력이 많이 늘 것 같다.


우리 아이 아주 어릴 때 구입해서 아직까지 갖고 있는 소중한 책. 조카에게 보내려고 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 아이는 저 몰래 그 상자에서 꺼내놓으며 자신이 아끼는 책이라고 .......

이 책을 읽고서 나중에 아이가 놀이공원에 갔다가 동물들의 배설물을 보고 정말 책이랑 똑같다고 하는 걸 보면서 그림책이 주는 효과를 실감한 기억도 난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라고 만나는 동물들에게 묻는 두더지와 "나, 아니"하면서 자신의 똥을 직접 보여주는 동물들의 반복되는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다. 
게다가 '사계절 출판사'랑 처음 인연을 맺었던 책이 이 책이랑 [두드려 보아요] 시리즈기 때문에 애착이 가는 책이다.

생동감넘치는 흉내내는 말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이라는 소재가 멋지게 어울려져 굉장히 멋진 그림책이 탄생되었다. 가끔은 어릴 때 꿈이었던 작가를 나중에 우리 아이랑 함께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고, 또 한 편 나중에 우리 아이가 커서 멋진 동화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왕이면 좀 더 통쾌한 복수를 하지... 그렇게 해놓고서도 신이 난 두더지의 모습에 그냥 웃을 수 밖에 없던 책.

정육점 집 개 한스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그 나름대로 자신이 만족한다면 훨씬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복수라고 해서 꼭 남을 괴롭히거나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결코 한스 역시 일부러 두더지에게 자신의 똥을 눈 것을 아니었기 때문이고, 또 일부러 누가 그랬다고 해도 똑같은 복수를 하는 것은 좋지 않을까?

아기 때부터 보던 책인데 꼭 인형극으로 만나고 싶다. 한바탕 신나게 웃을 수 있는 책일 듯 싶고, 또한 이 책을 통해 동물들의 배설물과 그 특징에 대해서도 더 공부할 수 있다면 좋겠다. 요즘엔 똥도감 같은 책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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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 안녕 하야시 아키코 시리즈
하야시 아키코 글ㆍ그림 / 한림출판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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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도 여전히 달이 보인다. 아니 지구에 살고 있다면 어디에서나 달을 볼 수 있겠지 싶다. 한국에서 보는 달도 언제나 아름다웠는데, 지금도 여전히 달은 아름답다. 

그리고 포근하다. 손톱만한 초생달도 귀엽고, 쪽빗같기도 하고 송편같기도 한 반달도 멋지지만, 엄마를 떠올리게 해주는 건 역시 보름달인 것 같다. 그래서 어릴 적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우리 아이도 그랬을까! 하야시 아키코의 사진 뿐 아니라 달님 그 자체가 포근한 사랑을 주는 엄마 모습인 듯한......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또 다시 떠오른다. 추운 겨울인데 건강하신지 인터넷의 혁명으로 인해 타국에서도 전화요금에 구애받지않고 늘상 전화통화를 하지만 직접 얼굴을 대면하지 않아서일까?  요즘 신종플루며 잔뜩 추워진 한국 날씨에 노부부 두 분이서 살고 계신 것이 걱정이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달님 안녕!  우리 아이가 처음 읽었던 그림책이다. 동그란 보름달과 함께 작가인 하야시 아키코를 처음 만난 책. 처음 읽을 때 책 뒷장에 나온 하야시 아키코의 사진을 보며 고사리같은 손으로 늘 "엄마"라고 말했던 아이의 웃음 띤 얼굴을 10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나게 만느는 책이다.  

결코 제가 아니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그 다음 책을 읽을 때면 또 "엄마"라고 해서 왠지 제 마음을 설레게 했던 추억들.

이제는 우리 아이도 절대로 이 책 속 작가 사진이 엄마가 아니란 것을 알지만, 그래도 엄마가 아직까지 최고인지라 엄마도 이렇게 재미있고 멋진 책을 쓸 수 있다며 열심히 격려를 보내는 귀염둥이 애교만점 아들.

하야시 아키코의 명작. 단순한 그림과 이야기이지만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멋진 이야기. 일본과 한국 뿐 아니라 아마도 이 책은 전 세계 아이들에게 주는 멋진 선물일 듯 하다. 어느 나라에 번역이 되어 출간되었을까 궁금해지는 책인데 아직 싱가포르 도서관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지금 이 리뷰를 쓰면서 조만간 아이랑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서점에 가서 한 번 이 책이 있는지 살펴보련다. 

우리 아이 아기 때 늘상 펼쳐보던 '달님 안녕'. 멋모르고 상품평을 보고 인터넷으로 구입한 책인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고, 그래서 그 후에 비슷한 또래를 가진 친구들에게 아기 선물로 많이 했던 책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줄 땐 늘 아이의 반응에 엄마로서 무척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고, 길을 가면서도 달을 보면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외워 말을 하고. 집에서 책을 볼 때에도 책을 넘기기도 전에 다음 페이지의 이야기를 먼저 할 만큼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깜깜한 밤 동그란 달이 떠 지붕 위로 올라오며 환하게 비추는 달님. 그런데 구름이 가려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아하, 구름은 달님과 이야기를 하느라고 그랬다고 대답하는 장면이 너무 멋있다.

깔끔한 그림과 함축된 이야기가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 높이는 책. 
이 책도 영어동화로 만나보고 싶은데, 일본 작가라서 그런지 일본어로 된 책은 발견했지만, 영어책으로도 갖고 싶은 책이 되었다. 영어 문장은 찾아놓았고 조만간 서점과 도서관을 향해 가보련다. ㅎㅎㅎ  간결한 내용의 영어 표현도 재미있는 책이다. 

한국에서도 작가가 태어난 일본에서도 그리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싱가포르의 하늘에서도 언제나 만날 수 있는 달님.  오늘도 열대야로 가득한 싱가포르의 하늘 아래 난 아이와 함께 달을 보면서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하련다. 

" 달님 안녕 !  너랑 함께 놀고 싶어. 그리고 한국의 부모님께도 환하게 비춰주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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