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라딘에서 산 종이 책
















사흘 그리고 한 인생, 화재의 색, 오르부아르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이렇게 피에르 르메트르의 3개의 책을 이번에 샀는데(충동구ㅁ...?) 기존에 알지도 못하는 이 사람 책을 산 이유가 뭔고 하니.. 지금 기억이 안난다. 어디 책이던가 기사던가.. 보고 산게 분명한데.. 추천해줘서 산건데.. 뭐. 아아무튼 프랑스문학상인 공쿠르상 수상작의 작가이며 영국 추리작가 협회상을 타신 분이다. 조만간 읽는 날이 오겠지? 

(책장에 쌓아만 두는 건 아니겠...ㅠ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지음


요즘 화재작이기도 한 이 소설책은 소설은 우선순위가 아닌 내가 평소같았으면 이 책이 나온 줄도 몰랐을게다. 그런데 최근에 즐겨보는 채널인 겨울서점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어? SF소설? 한번 사봐야겠다고 해서 산 책이다.
















시녀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 책은 <여성주의책 같이 읽기> 8월 선정도서 2권중 하나로 발빠르게 구매했다. 아직 6,7월꺼는 시작도 안했고.. 5월은 얼마 안남긴 했지만 다 못읽었고...준비만 잘해서 큰 일이다.ㅠㅠ  

 


2. 알라딘에서 산 전자책















나는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말한다

신현호 지음


넘처나는 정보의 홍수속에 요즘에는 이것도 팩트고 저것도 팩트고 여기서 체크했더니 저기는 아니라하고. 현대는 이런 정보들의 로우 데이터를 판별하는 능력도 필요한 시대다. 이 책이 데이터 독해에 있어 입문서가 되어주지 않을까?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

나카자와 쇼고 지음


한국도 비정규직 문제가 하루 이틀이 아니고 노동의 질은 갈수록 나빠지고 뉴스에 등장하는 산업재해사고는 거의 비정규직노동자다. 위험의 외주화'라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 옆동네 일본은 어떠한가? 한국 못지 않다. 일할수록 가난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책을 아직 안 읽었음에도 한 일본인의 비정규 경험기가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만 같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은 차별안한다고 말하겠지만 우리도 모르게 차별에 동참하고 있다면? 대놓고 차별하는 사람은 극소수이지만 특히 최근의 상황을 보면 온갖 차별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왜 그럴까? 이 책을 읽으면 그 이유가 어느정도 보일 것 같다.
















헬렌을 위한 경제학

힐레어 벨록 지음


저자는 영국의 사상가이기도 했던 힐레어 벨록이다.자본주의, 공산주의도 아닌 양대 이념에서 탈피한 대안 경제학을 말하고 있는 책으로서 그의 이론들이 책을 읽는 오늘날에는 어떻게 다가올까



  













안전한 나의 집

정 윤 지음


며칠전 이웃인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보고 어! 읽어봐야겠다.(라기 보다 사야겠다에 가까울려나..;;;)하고 바로 사버린 책.

재미 한인가족을 그린 소설로 소알못(?)인 나도 관심가질 만한 소설인것 같다.



3. 동네서점에서 산 책
















책이 선생이다

듀나, 김중일, 한지혜, 김보영, 황시운, 홍희정 지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김애란, 편혜영, 손보미, 이장욱, 황정은, 정지돈, 강화길 지음


대도시 사랑법(동네서점 에디션)

박상영 지음


오랜만에 동네서점에서 여러권 구매했다. 인터넷에서만 살게 아니라 주위에 있는 동네서점에서도! (서로 상생하는 차원에서..다같이 살아야죠..) 원래 다른 걸 사려갔다가 없어서 이렇게 3권 사게 되었는데 그 중 『대도시의 사랑법은 이웃인 쟝쟝님 페이퍼에서 본건데 떡하니 동네서점 에디션 판이 있어서 낼름 사버렸다. 



# 0

음... 구매목록을 보고 있자니 이번에 꽤? 사버렸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책 사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데 다른 것 살때보다야 부모님 눈치도 덜보이는 이점도 작용했다.(하지만 최근에는 그것도 아닌게 몇번의 이사를 통해 들어난 집 크기에 비해 무지막지(?)한 책보유량(?)에 기겁을 하신 덕분에 눈치를 좀 보게 되었...ㅜㅜ) 

그리고 뭐야 소설의 비중이 많잖아. 이..이거 다 읽을수는 있는거지? 「사지만 말고 책책책 책을읽읍시다!!운동이라도 벌여야하나..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9-07-25 07: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준비만 잘해서 큰일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19-07-25 10:5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이 보기에도 그런 것 같죠? ㅋㅋㅋㅋ ( ꒪﹃꒪)…

비연 2019-07-2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에르 르메트르의 책을 저 중에 두 권 가지고 있고 한 권은 읽었는데, 재미는 있는... 그래서 나머지 한 권도 사야지 하고 있는... 사지만 말고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캠페인에 저도 동참을 해야 하나 싶은..ㅜㅜㅜ

블랙겟타 2019-07-25 13:06   좋아요 0 | URL
역시 재미도 있군요 ㅋㅋㅋㅋ
어..그럼 비연님도 저처럼 3권을 가지게 되겠.. (σ^∀^)σ
어서 캠페인 동참하셔요~!
(응? 정작 나는?!? ( ・ワ・) )

목나무 2019-07-25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에겐 독서의 계절 가을이 있잖아요! 그때까지는 착실하게 준비만 하는 걸로... ㅋㅋㅋㅋ

블랙겟타 2019-07-25 23:13   좋아요 1 | URL
네. 설해목님 가을이 또 독서의 계절이죠 ㅎㅎㅎ
그래도 너무 준비만 하다가 사놓은 것들도 거의 못읽을 것 같아 두려워서요. ㅜ

공쟝쟝 2019-08-03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피에르르메트르 ㅡ 오르부아르 읽고 있어요! 약간 페이지터너 느낌! 재밌어요 ....!!! ㅋㅋㅋ

블랙겟타 2019-08-04 06:46   좋아요 1 | URL
멋도 모르고 일단 샀는데요... (응?)
쟝쟝님 말대로 재밋는거 맞죠??
페이지터너 느낌 있는거 맞죠?(๑◔‿◔๑)
ㅋㅋㅋㅋㅋ
쟝쟝님만 믿고 갑니당? ㅋㅋ٩(ˊᗜˋ*)و

공쟝쟝 2019-08-04 15:09   좋아요 1 | URL
아 너무 재밌어요..... ㅠㅠㅠㅠㅠㅠ 뒤로 갈 수록 ㅠㅠㅠㅠ 더 ㅠㅠㅠㅠㅠ
 

#1














예전에 2000년 초반이던가.. MBC에서 느낌표라는 공익예능프로그램에서 한달에 지정도서를 선정해 온국민을 도서 열풍으로 이끈 코너가 있었다. 나도 한창 재미있게 본 기억이... 거기에 나온 책 중엔 『야생초 편지를 샀던 기억이 있는데 현재 집에 없는거 보니 이사하면서 버렸나보다. 


#2














나는 의외로(?) 책을 그렇게까지 좋아해본 게 근 몇년 안된 것 같다. 많은 부모들은 자기자식이 어릴때부터 책 좋아하길 원하지만 나는 그 쪽은 아니었나보다. 왜냐면 당시 집근처 많이 있었던 도서 대여점에서 만화책을 자주 빌리러 다녀서 그 가게 주인과 친했던 기억이 있던 걸로 봐서 만화책 이외의 책과는 거리가...

『도라에몽』은 그때 처음 접했던 인연으로 지금까지 좋아하고 있..(응?)


#3














어릴때 직접 책을 사본 기억이 잘 안난다. 대신 서울에 계신 이모네에서 부쳐온 여러 책들이 집에 있었던 것 같은데 그중에서 상중하 3권으로 되어있었던 삼국지와 서유기, 그리고 논리야 놀자. 천재지능백과 추리랜드, 탐정랜드정도는 즐겨 읽었던 기억이 있다. 아 그러고 보니 초등학생때 였는데 하굣길에 학교 앞에서 위인전등의 전질을 판매하기 위해 영업하시는 아저씨의 말빨에 넘어가 낼름 신청서에 신청해서 집에 돌아와서 마지막 관문인 어머니에 보여드렸다가 당연히(!) 없던 일로 되었던 기억도 난다. 


#4














학생시절은 학교의 문제집이외에는 거의 안샀다고 봐야 되는데 그래도 꿋꿋이 샀던게 당시 월간 팡팡이라는 만화잡지를 매달 샀었다. 여기에 도라에몽이 연재되기도 하고 부록을 주었기에 나름 매달 기다려졌었다.

소설도 수능에 꼭 출제되는 고전문학 현대문학으로 한두권으로 되어있는 것으로만 읽는 정도였으니 소설에 별로관심이.,.(그래서 아직도 소설이랑 안 친한가보다. ㅠㅠ) 게다가 소설을 읽는다면 집중해서 읽어야하는지 당시 대여점에서 판타지 소설을 빌려 4박5일동안 못읽고 연체료 내어가며 겨우 읽어갔던 기억이 나기에 이후로도 소설과 친해질 엄두가 안났다. 


#5
















아 이 글을 왜 적고 있냐면.. 요즘 '책'이라던지 '출판계'라던지 '책방'과 관련된 책을 여려권 읽다보니 '책'을 좋아하게되거나 책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읽다가 문득 나는 언제부터 책이랑 친해진거지 하고 생각하던게 몇개가 생각이나 이 글을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더 적을게 있는데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다음에 또 적는걸로.)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9-07-24 0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독자는 아니지만, 저도 팡팡을 봤어요. 팡팡을 처음 보기 시작한 해가 1999년 아니면 2000년이었을 거예요. 이 시기에 포켓몬스터가 나와서 엄청 큰 반응을 일으켰었어요. 팡팡에 포켓몬스터 에피소드가 연재되기도 했어요. 그밖에 ‘헬로우 꼬망‘이라는 만화도 재미있었어요. ^^

블랙겟타 2019-07-24 08:06   좋아요 0 | URL
네. 예전에 있었던 보물섬, 소년중앙에 이은 뚱뚱한 만화잡지의 대명사였죠 ㅎㅎ
포켓몬스터 붐이 일면서 이 잡지도 인기가 꽤 있었죠. ‘무술소년 꼬망’과 두치와뿌꾸가 팡팡에서 연재되었던 대표적인 한국만화로 기억나네요 (˶′◡‵˶)

다락방 2019-07-24 0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에 적을 글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후훗.

블랙겟타 2019-07-24 08:38   좋아요 0 | URL
(V•̀ᴗ-)✰

syo 2019-07-24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른 다음 걸 올려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예요.... 그리고 제 댓글에도 귀여운 얼굴 달아주세요....

블랙겟타 2019-07-24 22:55   좋아요 0 | URL
아.. 사실 기억도 안나고 해서요.. ((◜▿‾ )ノ헤헤) 네, 곧 올려드릴께요. syo님께도 당연히 달아드려야죠 (๑˃̵ᴗ˂̵)و ̑̑

다락방 2019-07-25 07:29   좋아요 1 | URL
짱 귀여운 얼굴 달렸다!!

syo 2019-07-25 13:41   좋아요 1 | URL
히히 엄청 귀엽네 쟤네들 ㅎㅎㅎ

공쟝쟝 2019-08-03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운얼굴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19-08-04 06:47   좋아요 0 | URL
(ღゝ◡╹)ノ♡
 




4월달에 발간한 시사in 에는 눈에 띌만한 기획기사가 있었다. 최근 몇년간 꽤 주목(?)받는 '20대 남성'에 대한 분석 기사였다. 당시 SNS상이나 커뮤니티상에서 크게 이슈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제가 핫한 만큼 나중에 챙겨봐야지 했던게 최근에 다 읽게되었다.


이 기사는 604호~606호에 걸쳐 소개된 것으로 여론조사 전문기업 한국리서치와 함께 '20대 남자 현상'을 주제로 심층 조사했다. 


지난해부터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유난히 빠졌던 집단으로 지목되었던 '20대 남성'은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지난해부턴가 정치권이든 뉴스에서 20대 남자 남자 하길래 이게 어떤 특징을 가진 집단이 있기는 있는건가? 실체도 명확하지 않은데 어차피 기존의 남성세대에게도 대체적으로 퍼져있는 것이 온건(?)적이든 극단적이든 여성 차별적 생각들을 많이 하는 걸로 아는데 너무 과대포장해주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진보적인 쪽이거나 리버럴 쪽의 사람이든 방송계에서는 20대 남자들을 달래줘야지 너무 여성쪽으로(?) 가면 안된다라는 식의 목소리는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지금도 그러는 것 같다.


기사를 한번 살펴보자.


20대 남성은 여성 차별 문제를 가볍게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특별하지 않다. 이 대목에서 20대 남성은 기성세대 남성과 일치한다. 20대 남성이 진정으로 특별한 집단이 되는 것은 남성 차별 문제를 무겁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차별받고 있다는 인식은 일관된 분노와 강한 결집력과 지치지 않는 지구력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기성세대 남성에게서 찾기 어려운 인식이다.

(제 604호, p.32)


기사에 따르면 나도 알고 있듯 20대 남성도 기성세대의 남성과 크게 다르지 않게(?) 여성 차별에 관해서는 가볍게 인식한다. 하지만 기성세대와는 다른 점은 남성차별에 대해 더 무겁게 느끼고 있어서 이쪽으로 분노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20대 남성에게 페미니즘은 무엇보다 권력의 문제였다. 이들에게 페미니즘이란 남성을 권력의 약자로 만드는 기획이다.

(제 604호, p.40)


그렇기 때문에 어느 세대의 남성보다도 페미니즘이라면 경기를 일으키고 달려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원래 남성들이 늘 누리는 지위가 있었고 지금도 알게 모르게 여전히 누리고 있는 것이 있지만 (사실과는 별개로) 우리를 약자로 만드는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을, 그 어떤 긍정적인 표현('여성 지위 향상')과도 연결시키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결심한 것처럼 보인다. 분석을 총괄한 한국리서치 정한울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반(反)페미니즘이랄까, 그런 인식이 강력하게 내재화되어서, 어떤 질문을 받더라도 그걸 기준으로 일관되게 답하는 집단이 20대 남성 중에 두드려져 보인다. 20대 남성의 응답이 튀는 젠더 관련 문항 거의 대부분은 이 집단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제 604호, p.42)


몇년 전에 학교도서관에서 빌린 록산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책 날개에 쓰여진 '페미나치'라는 것을 처음 봤을때 응? 싫거나 동의 안할 수는 있는데 왜 굳이 책에다 낙서를..? 이라며 당시에 이해 못했던 적이 떠오른다. 페미니즘 자체를 극도로 싫어하며 그건 좀.. 이라던지 관심이 없다던지 정도의 수준을 넘어선 단어에 대한 혐오가 있는 듯하다. 이 기사에서도 20대 남성층은 페미니즘에 관한 질문 만큼은 다른 집단과 다르게 더 적극적으로 강한 부정적인 답변을 내었다.


하지만 진보나 리버럴쪽에서 우려하듯 정치적 보수화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이것은 개인적으로 보수정치권이 이런걸 잘 포착해 여성 혐오를 부추긴다거나 젠더이슈에 대해 퇴행적인 포퓰리즘적 제안을 한다면 안 바뀐다고는 보장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젠더이슈에서 만큼은 강한 부정을 가지고 있는 이 20대 남성층의 특징은 무엇일까?

기존 해석들은 20대 남자가 공정성에 유난히 민감하고 불공정에 대해 반대하는 성향과 특히 경쟁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였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세대들도, 성별을 떠나 비슷하게 발견할 수 있는 차이가 없는 특징이라고 한다.


20대 남자는 기회가 축소되고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20대 여자도 마찬가지다. 토양이란 이런 의미다. 공정과 경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권력이 결과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려는 시도를 혐오하면서,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느껴 소수자 보호에 덜 관대해지는 토양이다. 여기에 젠더와 권력의 조합이 씨앗으로 뿌려지자, 20대 남자들 사이에서 남성 마이너리티 정체성 집단이 공고한 블록을 형성했다. 이들을 핵심 동력으로 해서 20대 남자 현상은 꽃을 피운다.

(제 605호, p.50)


그러나 20대들의 눈으로 보기에 (저성장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미래는 밝지 않은게 보이고 기회가 축소되고 있다고 느끼는데 권력에서 인위적으로 개입해 그 그나마 없던 기회마저 여자쪽으로 빼앗아가버리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 오랫동안 걸쳐 사회적 권력의 남성에 비해 하위에 늘 있었던 여자의 역사따윈 중요치 않고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경쟁을 왜 공정하게 하지 않고 있냐라는 분노가 그들에겐 자리잡고 있다. 


이 20대 남자들이 유일하게 여성정책에 동의하는 부분이 있었다.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 지원과 보상정책에 동의하는 지에 대한 질문이 그 것이다. 왜 동의했을까? 이들에게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은 어떤 기준으로 보아도 여성의 잘못이라고 주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즉, 여성의 사회적, 생물학적으로 진 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지원과 보상은 '그럴 수 있지..'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내부 원인이면 본인이 책임지고, 외부 원인이면 돕는데, 그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경계를 가혹하게 잡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다시 말해, 환경과 사회구조의 힘을 고려해주지 않고 그 사람의 내재적 특성 탓("게으르고 멍청해서 가난해")을 하는 경향이 강해지면 어떻게 될까. 명백히 외부에 해당하는 극소수 사례(육아 경력단절)를 제외하면, 모든 문제가 내부로 간주된다. 그러면 모든 우대정책이 부당하고 불의한 것이 된다.

(제 606호, p.29~30)


하지만 이들이 판단하는 여성을 향한 내부/외부 원인을 가르는 선이 극도로 치우쳐져 있기 때문 출산과 육아를 제외하고는 다 내부의 원인이라고 인식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특히 국가나 사회가 나서서 조정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문제이기때문 공정한(?) 게임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은 또 기성세대(특히 앞서 특권을 더 누려왔던 남성)에 의한 착취와 여성에 의한 착취로 인한 이중의 착취를 받는다고 느낀다. 이러한 이중 마이너리티라는 현실에서 기성세대 남성의 점잖은 훈계는 먹혀들지 않는다. 이 전선에서 기성세대 남성은 애초의 자신들의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경쟁을 피곤해하면서도, 경쟁의 가치를 건드리는 시도에 크게 반발한다.

(제 606호, p.40)


이런 세계에서, 상호 신뢰에 기반을 둔 호혜적 관계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외상 거래, 그러니까 어떤 영역에서 좀 손해를 보더라도 나중에 다른 형태로 돌려받는 거래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

바로바로 손익계산을 맞추는 방법밖에 없다. '맥락이 제거된 공정'이라는 잣대는, 이 즉시 현금거래의 원리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것이 우리가 도달한, '20대 남성 마이너리티'의 마음이다.

(제 606호, p.41)



경쟁에 누구보다도 노출당한 20대 남성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자체를 피곤하게 여기지만 경쟁을 떠나 살아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나마 경쟁이 유일한 공정한 경기 룰이라고 믿는지도 모르겠다. 이전의 세대의 남성처럼 군대갔다와서 나중에 가산점으로 보상해주거나 나중에 맞이 하게될 밝은 미래를 봐서라도 지금은 참자.. 가 안통한다. 지금 당장 내놓거나 눈에 바로 보일때만 호응해줄 것이 20대 남성 마이너리티의 마음이라고 이 시리즈 기사는 마무리 짓는다.


사실 3편의 시리즈 기사를 읽으며 그런 거 같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해해주자라고 까지는 마음이 안간다. 

그들이 비록 지금 이중의 착취받고 있다고 믿는 것들이 실제 조금이라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에 이 20대 남성 이슈가 불거지기 이전에도 늘 자리 잡고 있는 여성의 역사를.. 오늘도 마주하고 있는 실상을 알아볼려고 노력했던 적은 있었나? 그 점에 있어서 넓게 보지못하는(보지 않으려고 하는건지) 그들의 좁은 시야가 안타까울 뿐이면서 나 같은 윗세대 남성들도 잘못도 크기에 뼈아프게 느껴진다.


'사실, 그들의 분노와는 별개로 역사적 흐름은 성 평등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진보하는 길목에 늘 반동의 움직임이 있었다. 예전같이 어떤 집단이 마음에 안든다고 물리적 힘으로 폭동이든 혁명이든 해서 현 체제를 전복시킬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들도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이기 때문에 말로 설득하든 치열한 언쟁을 벌이든 하다못해 꿀밤을 주든(?) 해서라도 이끌고 가야할 텐데 이러한 것은 너무나도 지지부진한 과정일거라는 것도 알고 있기에 지금 당장은 어디서부터 풀어가야할지... 참으로 어려운 숙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9-07-17 08: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으셨군요, 블랙겟타님! 그러고보니 저는 세번째 시사인은 안읽고 넘어갔네요.

저도 지금 천천히 성평등 시대로 진입하고 있고 진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때마다 머리채 잡히기도 하고 반동의 움직임에 마주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앞으로 가는 걸 막을 순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기때문에, 그 길에 함께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도태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흐름이 왜그런지 따져보고, 왜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하는건지 깊이 들여다보아야지요. 계속 현재에 안주하려고 하면 결국 과거를 붙잡는 꼴밖에 안되니까요.


페미니즘은 내 관심 밖이라는 남자의 글을 보면서 ‘결국 남은 건 도태뿐이겠구려‘ 생각했는데, 블랙겟타 님의 같이 가려는 움직임이 저는 반갑습니다. 같이갑시다! 컴 온!

블랙겟타 2019-07-17 10:04   좋아요 0 | URL
네. 앞으로 가는걸 막을 순 없겠죠.

이번 시리즈 기사도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들은 왜 이정도 일까? 이런 그들 마저 설득해 나가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작은 실마리 정돈(?) 던져주는 기사였습니다.
그들도 당연히 지금과 다르게 변해야 할거구요. 더 나아가 해야만하는 시기가 올 거 구요.

아직도 저도 이 부분에 모르는게 많고 알게모르게 맨박스에 갇혀있구나를 우연히 느낄때마다 깜짝 놀래곤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공부해야겠지요 ( 」`д´)」!!
네. 계속 따라가겠습니닷 (•̀ᴗ•́)و ̑̑
 
[eBook] 여자 전쟁
수 로이드 로버츠 지음, 심수미 옮김 / 클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발견하게 된건 심심해서 알라딘 페이지를 이것 저건 보던 중..(심심하면 알라딘에서 책 탐방을 합니다.^^;;)

'여자 전쟁'이라는 책의 옮긴이가 심수미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 '응?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상세페이지를 들어갔더니 

역시나 JTBC기자인 심수미기자가 맞았다. ^^

'책도 번역하시고 그러시나..?' 그러면서 벌써 장바구니에.. 이미 결제완료... 나중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잠시 잊어버리려는 와중에 4월의 여성주의 책 읽기에 선정되었다는 기가막힌 타이밍! 이기도해서 이번에 읽게 되었다는 중요하지 않은 사연..


비슷한 문제를 다루는 책을 여려권 읽다보면 '어? 이전에 읽었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길 본적이 있는데..' 라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전통.. 종교.. 전쟁중에 벌어지는 강간.. 등 여러번 내가 보았던 광경들이 또 되풀이해서 읽는 과정이 유쾌하진 않았다. 그만큼 지독할만큼 오래되어왔고 아직도 벌어지는 광경이기 때문이기에 여려 책에서 말해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 


나는 BBC의 다큐멘터리 <특파원> 담당부장을 설득해서 성착취 인신매매 업계와 유엔 평화유지군 그리고 병사들의 연관성을 탐사보도하게 됐다. 우리는 다큐멘터리 제목을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Boys will Be Boys'라고 지었다. 그들의 행동이 얼마나 자주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되는지를 드러내자는 취지였다.

(p.327)


이 대목에서는 너무 뜨끔했다. 여성문제에 관심이 없던 시절에 이 책에 보았던 끔찍한 문제들을 보며 그럴 수도 있지라고 가볍게 치부했던 때가 분명 있었다. 지금에서야 조금 인식을 하고나서 이런 문제들을 접하니 이럴 수가 있나? 충격을 받으며 책들을 읽어나가고 있지만 이런 나조차 생물학적인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으로 읽을 때와는 공감의 강도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당장 내가 하루아침에 바꿔질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이런 현실을 마주하고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어설프게나마 여러 알라딘 이웃들과 함께 여성주의 책 읽기도 하고 그럴 수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어설픈 생각과는 달리 이 책의 저자인 수 로이드 로버츠는 여성의 문제만 천착해서 취재를 한 사람은 아니었다. 중국의 장기밀매, 미얀마의 군부부패등 사회, 경제, 국제 이슈룰 다 망라해서 탐사보도를 했던 영국의 유명한 르포 기자였다. 잠입취재의 선구자로서 여러 위험한 곳을 드나들며 취재를 해 많은 것을 담았다.

심수미기자는 다양한 이슈에 대해 탐사보도를 하는 수 로이드 로버츠 기자가 특히 30년동안 여성 부분에 대해서만 이렇게 묶어서 책을 쓴데는 아마 그 모든 걸 관통하는 기본적으로 폭력의 구조에 최하위에 여자들이 위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시지 않았을까..라고 했었다. 

그녀가 2011년 시리아에서 가짜 신분증을 들고 현지인 운전기사의 청각장애를 가진 여동생인 척하며 군인들의 삼엄한 검문을 통과했던 적이 있었으며 때로는 아마추어 조류학자 행사를 하거나 어느 때는 그저 물정 모르는 관광객인 척, 또는 남성 지배적인 세계에서 한없이 겁먹은 여성 여행자 척을 용기있게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 책에 나오는 사례들은 여러 국가에서 벌어진 것들이었다.

그만큼 여성에 대한 문제가 한 특정국가에서만의 문제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 감비아에서는 할례문제를..

아르헨티나 5월광장의 할머니들의 이야기..

너무 엄격한 보수주의 가톨릭 문화로 인해 생겨난 아일랜드의 사례..

사우디, 이집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슬람의 전통적인 문제.

동유럽에서의 성 인신매매..  

파키스탄의 강제결혼과 명예살인문제가 파키스탄 국내에서만의 일이 아닌 영국으로 이민해온 영국이민자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는 상황..

보스니아 콩고 내전에서는 전쟁의 수단으로써 대규모 강간이 벌어졌던 사례..

전세계가 여성에 대한 끔찍한 일 투성이다. 그리고 이것은 과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는 것이 더욱 끔찍하게 느껴진다.


보스니아 전쟁이 끝난 후 유엔은 수천 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했다. 명목상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체제를 안정시키고 법과 질서를 재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역 주민 아무에게나 물어보면 두둑한 월급을 받는 평화유지군이 도착하고 얼마 안가 인신매매범들과 그 피해자들이 생겨났다고 말해줄 것이다.

(p. 323)


동유럽에서 나타난 유엔의 평화유지군들은 이 나라에게 어떤 피해를 끼쳤는가..

왜 인신매매범이 끊이질 않았는지..


그들은 인신매매당한 여성들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함께 일했던 남자들의 태도가 어땠는지를 묻는 사람도 있었다. 볼코백은 고위 장교들 사이에 '전쟁터니까 어쩔 수 없잖아'식의 태도가 존재했다고 답했다. 그녀는 여성경찰관들이 남성 동료들로부터 겪은 성희롱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를 '남자들이 다 그렇지'라는 만연한 분위기로 요약했다. 그녀는 자신들이 성적으로 학대하는 여자들을 경멸하는 남자들의 태도에 절망했다. "이 여자들은 전쟁터의 창녀들이고, 자신들이 원해서 몸을 파는 매춘부들일 뿐이라는 거죠."

(p. 342~343) 


유엔 평화유지군이 지나는 이 자리에는 어떤 모습이 발견되는가.


그게 쿠르드족의 방식이고 또 요르단과 파키스탄의 방식이다. 내가 방문하는 모든 국가에서 이 말을 들었다. 우호적 관계를 다지고 사업상 거래를 확정지으려고 떼어주는 필지처럼, 여성에게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라고 강요하고, 열네 살짜리 소녀를 사십대 중년 남자에게 보내버리는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이 문제는 여성의 지위와 관련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여성은 사고력도, 감정도 없는 재산의 일부로 여겨진다. 성숙하고 상호적인 성인의 애정관계를 가질 기회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여성의 처녀성과 절대적인 순종은 가족의 명예와 직결돼 있고, 이 명예는 여성의 목숨보다 중요하게 간주된다.

(p. 424~425)


그가 설명하기 위해 '전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때 나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을 상대로 하는 얼마나 많은 범죄가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고 있는 걸까? 도대체 왜, 인류는 세계화되고, 훨씬 더 많은 정보를 흡수하고, 분명히 더 풍부한 지식을 갖추었는데도 시대에 뒤처지고 이해할 수 없는 전통을 경외하는 마음을, 이성을 무시하고 법을 어기면서까지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 전통이라는 아우라는 여성혐오를 감추고 심지어 범죄행위를 합리화하기 위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되는가?

(p. 444)


이 두번째 발췌한 글은 저자의 분노한 모습이 그려진다. 전통이 이렇게 무섭다. 왜? 어째서 전통이란게 뭐길래 여성의 인권을 파괴하면서 까지 지켜야 하는 것일까? 전통, 종교등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사실은 근거가 없으니까 인간의 생활에서 보다 한 차원 높다고 인식되는 전통, 종교라는 단단한 벽으로 근거도 빈약한 정당성을 애써 찾으려고 한다. 앞서 읽었던 책에서도 느꼈지만 얼마나 비겁한 일인가. 아주 오래전부터 현재까지도 이러한 비겁한 변명을 하며 무자비하게 권력을 누려왔던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저자 자신의 나라인 영국의 사례가 나온다.

성별의 임금격차 또는 차별에 대해 썼다. 그런데 이 장을 읽는 도중 갑자기 끊겨버린 부분이 있다.



엄마의 글은 여기서 끝이 났다. 엄마가 다음에 무엇을 더 쓰려고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

(p.543)


그 이유는 저자인 수 로이드 로버츠가 이 책을 집필하던 중 완성하지 못한 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어버린 것이다. 수의 자녀인 세라 모리스가 나머지 부분을 대신 썼다.  비록 더 쓰려고 했는지 알지 못했지만 남겨진 쪽지와 엄마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며 조심스럽게 마무리 짓고 있다.


잘 안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살짝(?) 깨작거린 분야가 임금격차였던지라 이 마지막 장이 나에겐 또 새롭게 다가왔다. 한국에서 성별 임금격차를 실제로 비교해보면 당연히(?) OECD평균보다 차이가 더 심한 편이다. 이유들은 다양하게 분석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양분된 노동시장'인데 높은 전문성과 고임금을 받고 있는 직업군이 남성층이 강세인 곳이 많고 상대적으로 낮은 전문성과 저임금을 받고 있는 직업군이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곳이기 때문에 격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게 의외로 한쪽에서는 격차가 정당하다는 논리로도 사용이 되고 있다. 남성이 고위험군을 담보하는 일을 하기때문에 임금을 더 받는다는 것이고 여성은 그만큼 저위험을 감당하고 있으니 저임금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이것은 자연스런(?) 어쩔수 없는 격차에 불과하다고도 설명하는데 내 개인적인 생각은 그것만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개인이 가지고 있는 환경적 특성도 고려해봐야 한다. (예를 들면 지역의 차이 (보수적인 지역에서의 살아온 여성과 보다 덜 보수적인 지역에서 살아온 여성과의 차이)라던가 남성과 여성의 학력의 차이(요즘이야 성별간의 학력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이전세대의 경우는 차이가 꽤 날 것이고..) 


여성의 급여가 남성보다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자신감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뿌리 깊은 가부장제 문화가 여성들로 하여금 스스로 남성보다 가치가 떨어진다고 믿게 했기 때문에, 남성들과 달리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p. 556~557)


이렇게 뿌리 깊은 가부장제 문화자체가 여성들에게 보다 진취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움추려 만드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임금 격차에 한몫을 할 수도 있다. 


<일상의 성차별Everyday Sexism>이라는 책을 쓴 여성주의 운동가이자 "일상의 성차별 프로젝트"를 설립한 로라 베이츠는, 여성의 돌봄 의무가 임금 상승의 장벽이라는 논쟁이 애초부터 여성만이 돌보는 사람이라는 성차별적 전제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p. 558)


<뉴스 스테이트먼>의 부편집장인 헬렌 루이스는 이렇게 적었다. "'모성의 덫'은 자본주의의 가장 불편한 비밀 중 하나를 드러낸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대개 여성들의 너무도 많은 무급 노동에 의존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이 노동은 직장에서의 기회와 그에 따른 평생의 수익력을 희생해야만 가능하다. 이십대 남녀의 임금격차는 거의 근절되었지만 '모성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여성의 임금은 출산에 전념한 시점부터 절대 회복되지 않는다..."

(p. 560)


예전에도 말했지만 특히 여성의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생김에 따라 당장의 임금 손실 뿐만 아니라 역량을 쌓아야할 경력 초기의 시기에 쌓지 못하고 운 좋게 다시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받았던 임금보다 적은 금액으로 일을 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책에서도 '모성 격차'로 설명하듯 모성 격차가 성별 임금격차의 원인에 꽤 많은 부분을 담당 있다고 생각한다.


딸은 어머니의 인생을 보고 배운다. 나는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네가 원하는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내 딸에게 수없이 강조해왔다. 사우디의 소녀들은 자신의 어머니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모든 활동을 집안의 남자들에게 엄격히 통제받고 그들의 지시에 복종하며 지내는 것을 보면서 자란다. 태어나면서부터 여성의 자존감과 자부심은 땅에 떨어져 있다.

(p. 183)


나는 정말 엄마가 몸소 보여준 덕분에, 여성이라는 것이 나를 뒤처지게 만든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러니 엄마, 전혀 후회하거나 아쉬워하지 말아요. 나는 기자이자 어머니로서 당신과 당신이 이뤄낸 성취가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엄마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자면, 네, 여성들은 시도하고 경쟁해야 합니다. 엄마가 우리에게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까요.

(p. 565~566)


앞부분에서 수 로이드 로버츠가 쓴 대목이 있다. 많은 여성 인권의 유린의 현장을 목격하면서 자신의 딸에게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적극적인 삶을 강조해왔었다. 실제 마지막 장에 딸인 세라 모리스가 그것에 대한 화답이라도 하듯 엄마 자신께서 스스로 몸소 보여준 덕분에 여성이라는 것이 수동적이거나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가 행했던 많은 취재와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녀의 딸을 잘 자라게 만들어 주었고 그렇게 무엇보다도 잘 아는 엄마의 마음을 생각하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 


며칠전 한 기사를 봤다.

"Look at all those women!" (저 여자좀 봐!)

한 외신 기자가 지난 4월 신문의 날에 청와대 트위터 영문계정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남긴 메세지라고 한다.

청와대 트위터 영문계정에는 신문의날 행사에 문대통령이 참여한 사진이 첨부되었었다.

그 외신 기자는 현장 사진 속의 여성들을 주목하라고 했지만 정작 그곳에는 여성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여성 언론인이 소외된 한국 언론인에 대한 현실을 꼬집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기계적으로 여성언론인 몇명, 남성 언론인 몇명 맞추자는 의견은 아니다.

하지만 남성들이 점유한 언론 환경에서 언론이 여성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제아무리 고집스럽게 싸운다 하더라도 그토록 뿌리 깊은 여성혐오와 믿음, 그뿐 아니라 조직적 부패를 넘어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쉽게 끝나지 않을 전쟁이라는 것을 모두가 안다.

(p. 570)



출처 및 참고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7699

미디어오늘, 신문의날 헤드테이블 자세히 봤더니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9-05-28 05: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444페이지는 오늘 여기서 읽으니 더 분노가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청와대 사진을 외신 기자가 리트윗한 일이 있었군요. 그러고보면 그렇게 끊임없이 불공평하다, 잘못되었다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아주 느리게, 속터지게 느리게 변하긴 하지만요. 갈 길이 멀어 답답합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블랙겟타님. 자, 지치지 말고 계속 갑시다!

블랙겟타 2019-05-28 20:30   좋아요 0 | URL
네. ^^ 다락방님 지치지 않게 밀어드리면서(?) 페이스메이커 할 자신은 있습니다. (´◔‸◔`)? ㅎㅎㅎㅎ

공쟝쟝 2019-05-28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왕, 짝짝짝!!!!! 전 여자전쟁은 못읽었지만 진득허니 읽고쓰신 독후감을 보며 훑어볼 수 있었네여~! 5월이 얼마 안남아서 5월책 어서 읽어야 겠어요 ㅋㅋ 잘 배웠습니다!

블랙겟타 2019-05-28 20:2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5월 책, 저도 얼른.
같이 읽어요 ㅋㅋㅋ

공쟝쟝 2019-05-28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말이지요... 눈에 콱 밟히는 문장이있는데 말입니다 (김상중톤) 겟타님 생물학적 남자시라고요???? (저 왜 찰떡 같이 20대 여성일거라고 믿고 있었죠??)

블랙겟타 2019-05-28 20:22   좋아요 0 | URL
네.?! 제..제가 그렇게 보였었나요? ㅎㅎㅎ 숨길 의도는 아니였는데요..( ˃̣̣̥᷄⌓˂̣̣̥᷅ )
제 스스로도 꽤 남성적인 언어(?)를 쓰고 있다고 생각해서 전혀 생각치도 못했.. ㅋㅋ
(이것도 선입견일까요.. (´◔‸◔`))

공쟝쟝 2019-05-28 20:39   좋아요 1 | URL
이것도 고정관념인가봐요. 여성주의책을 같이 읽는 이모티콘 표정이 풍부한 다정한 댓글을 달아주는 이는 젊은 사회초년생 여자 일 것이다....(ㅠㅠ 반성)

블랙겟타 2019-05-28 23:19   좋아요 1 | URL
아니에요. ㅎㅎ 괜찮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저도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많이 공부하는 중이에요.
아. 앞으로도 (다정한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ㅋ) 다양한 이모티콘(?) 보여드릴께요. ◡( ๑❛ᴗ❛ )◡

공쟝쟝 2019-05-28 20:53   좋아요 1 | URL
ㅋㅋㅋ 최고시다!!🤣🤣🤣

다락방 2019-05-28 21:04   좋아요 2 | URL
아놔 ㅋㅋㅋ 다양한 이모티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고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블랙겟타 2019-05-28 21:08   좋아요 1 | URL
(V•̀ᴗ-)✰
 















(3. 종교가 박해한 '타락한 여자들':아일랜드 ~ 5. 민주화를 외치는 광장에서의 성폭력:이집트)


종교. 정확히 말하면 종교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은 여자들을 가만히 놔두질 않았다.

유럽에서, 중동에서, 아프리카에서, 어디든이며. 기독교, 이슬람 가릴 것 없이.


여성의 성에 대해 성모마리아가 비현실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세운 이래 남성들은 이에 대비되는 '타락한 여자'에 집착해왔다. 초기 기독교의 현자로 통하는 성 예로니모는 4세기에 "여성은 만악의 근원"이라는 글을 남겼다. 13세기에 발의된 교회법Canon Lows은 여성 감금을 정당화했다.

"추악한 육욕으로 인해 결혼의 침상을 내버리고 타락한 여성들은 하느님을 위해서……

종교에 귀의한 여성들이 있는 수녀원에 배속시켜 영구적인 고행을 하도록 해야한다."

19세기 초 아일랜드에서는 이런 사상이 인기를 얻었고 대부분의 대형 세탁소가 이떄 지어졌다.

(P. 134~135)


'막달레나 수녀원사건'이라는 것을 다큐멘터리에서 얼핏 봤던 기억이 났다. 

인권유린의 사례로 당시에 보면서 부산 형제복지원사건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막달레나 수녀원에서의 인권.. 

특히 여성의 인권을 철저히 유린한 내용이 이 책 한 파트에 걸쳐 보여주고 있다.


현재에도 가톨릭계의 심각한 흑역사로 기록되는 이 사건은 종교가 '여성'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태초부터 여성혐오적인 시각을 견지했던 종교인의 말씀은 후대로 내려올 수록 더욱 단단한 법이 되었다. 사람으로도 취급하지 않고 지금보면 철저히 2등 사람쯤으로 여겼던 것 같다. 초기 기독교의 현자로 불리는 분은 여성을 만악의 근원이라고 칭했으며 여성은 가만히 놔두면 안될 사람이었다. 가만히 놔두면 타락하는 존재이니 가정으로 국한한다면 철저히 남편의 그늘에 있어야 했고 넓게는 판단력과 절제력이 있는(?) 남자들의 말을 들어야했다. 


19세기 초 아일랜드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대형 세탁공장들은 대부분 군시설이라던가 호텔, 정부시설쪽에서 위탁 받아 사회시설로서의 역할을 했던 가톨릭 수녀회에서 세탁업무를 맡아서 하는 형태였다. 

수녀회에 속했던 많은 젊은 여성들이 이 업무를 맡았는데 이들은 일명 '타락한 여성'들이었다. 대부분 매춘부, 미혼모들이었는데 비현실적인 엄격한 기준으로 여성의 성에 대해 판단해  아무나 막 잡아들였다. 매춘부, 강간으로 인한 임신한 여성, 심지어 '예방'의 차원으로.. 외모가 뺴어나다는 등. 근거도 없이 많은 여성들이 종교라는 이름으로 낙인이 찍혔다. 미혼모들은 아이와 강제로 생이별을 하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아일랜드와 영국에서는 정신없이 바쁜 세탁 일이 영혼을 정화하는 공인된 방법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금지된 성교에 관여한 남자들을 찾아내고 처벌하는 데 이런 에너지를 쏟은 적은 없었다.

(p. 136)


가부장적 사회의 도덕적 질서를 엄격하게 유지해야 할 필요와, 노동자를 공짜로 부려먹으면서 이익을 얻으려는 종교단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이들 세탁소는 그 정당성을 더욱 공고히 확보했다.

(p. 137)


수녀원은 '감금'되어 있던 많은 여성들에게 강제노역을 시켰고 구타, 심지어 신부에 의한 강간도 이루어지는 등 인권유린의 장소였다. 당시 아일랜드, 영국 사회 분위기 자체가 이런 타락한 여자들은 정신없이 노역을 시키는 것만이 영혼을 정화하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믿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 이런 기준이라면 타락한 남성이라면?? 

이렇게 여성들을 철저히 솎아내고 처벌하면서 남성들에겐 전혀 그러지 않았다. 

이렇게 자행해왔던 이유가 있다면 사회적으로 볼때 가부장적인 도덕적 질서를 유지해야할 필요성과 노예형태의 무임금 강제노역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종교단체의 이해관계가 맞은 지점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철저히 여성의 인권이 유린되가며 많은 여성들이 죽어갔다.

19세기초라고 해서 옛날얘기가 아니다. 

이 수녀회세탁소는 내가 살고 있었던 20세기 말까지 존속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안타깝게도 아직도 이 사건은 피해자들이 납득할 만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지질 못했다.


아랍국가라고 한다면 지금도 무턱대고 드는 생각이 종교적으로 여성을 억압하는 곳아니야? 라고 생각이 든다.

많이 변해왔다고 하지만 아직도 많은 아랍권 국가에서는 여성들을 억압을 넘어선 탄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슬람 종교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표적인 아랍권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의 와하브파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와하브파는 특히 근본주의를 엄청 강조하는 분파로서 심각한 여성차별을 하고 있다.

일반적인 무슬림국가에서 히잡(머리와 얼굴을 둘러싼 형태)정도 쓴다면 정숙한 옷차림(어?)으로 여성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이 허용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슬림 여성복장의 폐쇄적인 형태인 니캅(눈만 들어낸 채 얼굴 전체를 감싸는 형태)와 부르카(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싼 형태)를 입어야되고 남성의 보호자(가족 혹은 보호자)의 동행이 아니고서는 절대 돌아다닐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파트의 제목이 가장 큰 여성 감옥이라는 것이 납득이 된다.


와하브주의는 여성을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는, 영원히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없는 존재로 취급한다. 여성은 집을 나서기 전에 반드시 남성의 허락을 받아야 하며, 병원치료를 받거나 은행 계좌를 개설하거나 교육기관에 입학하거나 또 여행을 할 때도 집 밖에서 보내는 매 순간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남성 보호자는 여성이 몇 살이든 상관없이 결혼시킬 수 있다. 만일 이혼한 여성에게 아버지와 남자형제마저 없다면, 십대 아들에게서 이러한 특권을 누릴 허가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p. 185)


마찬가지다. 앞서 가톨릭도 그렇듯 이슬람계의 와하브파도 여성을 남성과 동일시 보고 있지 않다. 

결함이 있는 형태 미성숙한 인간으로 취급되어 왔다. 그리고 심지어 영원히 성숙하지도 못한다고 판단(!)했다. 

영원히 여성은 남성과 동일 선상으로 같아 질 수 없는 것이다.

모든 행동이 남성의 판단아래 행해야 하고 남성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애초에 이런 종교적 판단이 막장이였기 때문이니 이것의 백미는 만약 이혼여성일 경우 아버지든, 남자 형제가 없다면 무려 아들이 엄마인 여성의 행동권을 가질 수 있다.


젠더 분리의 관습은 엄격히 시행되고 있다. 고위 와하브파 성직자들이 근거로 드는 개념은 크게 두 가지다. 여성을 잠재적 타락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여성의 '능력부족' 때문에, 즉 여성은 너무나 음탕한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두면 부정한 짓을 저지르고 말 것이라는 주장이다.

(p. 186)


뭐 이젠 놀랍지도 않다. 앞의 가톨릭의 '타락한 여자'들에게 집착했듯이 와파브파 또한 마찬가지로 타락.. 그것도 '잠재적'인 타락으로부터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선천적으로 음탕한 기운이 있기 때문에 내버려두면 큰일 난단다.

이쯤 되면 여성으로 태어나는 것 자체가 죄다. 

어째서 어떤 성으로 태어났다는 것이 이렇게 죄가 될 수 있단말인가?

많은 남성들은 떳떳하게 성 권력을 놓치기 싫어서라고 얘기 하지 못한다. 

'어허험...아니.. 하느님께서..알라께서.. 부처께서..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냐...따라야되느니라..' 라는 식으로 

비겁하게도 숭고한 종교 뒤에 숨어버린다. 


딸은 어머니의 인생을 보고 배운다. 나는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네가 원하는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내딸에게 수없이 강조해왔다. 사우디의 소녀들은 자신의 어머니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모든 활동을 집안의 남자들에게 엄격히 통제받고 그들의 지시에 복종하며 지내는 것을 보면서 자란다. 태어나면서부터 여성의 자존감과 자부심은 땅에 떨어져 있다.

(p. 183)


여기 내용에서 저자 수는 자기 딸에게 수 없이 여자와 남자는 동등하며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는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마지막 장으로 연결되어서 읽으니 마음 먹먹해진다. 

(다음에 다시 자세히 언급할 기회가 있겠다.)

사우디의 소녀들은 그들의 어머니를 보고 어떻게 자랄까? 철의 장막처럼 공고한 남성상위의 벽앞에 무기력감을 일찍이 배우기 때문에 많은 사우디의 여성은 이러한 것을 어쩔수 없이.. 순응하며 살아간다..


와예하 알후웨이더와 동료 인권운동가들은 사우디 남자들이 이처럼 여자를 고의적으로 '유아화'하는 데 절망하고 있다. "동물에게 갖는 감정과 비슷한 겁니다. 아무런 존중도 없는. 단순한 동정에서 비롯한 친절이에요. 한 여성에 대한 소유권은 한 남성에게서 또 다른 남성에게로 이전될 뿐이죠" 이것은 여성혐오의 궁극이다. 동등한 존재로서 여성이 응당 갖고 있는 지성이나 능력을 부인하고, 그저 먹여주고 보호해줘야 하는 아종亞種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p. 220)


여성을 보호해줘야 할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은 배려따위가 아니라 아무런 존중도 없는 자의적 행동이다. 여성의 소유권을 독차지하고 있는 남성은 다른 남성에게만 이전할 수 있다. 

이것이야 말로 뫼비우스의 띠다. 끝이 없다. 항상 제자리로 돌아온다. 달아날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전혀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딴 식으로 여성을 취급하는 이유를 알후웨이더는 사우디 남성은 결국 여성이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여타의 일반 국가처럼 정정당당히 여성과 경쟁해서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에 비겁하게 종교의 무기를 내세워 억누를려고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집트의 사례를 보자.

2010년에 시작된 아랍의 봄은 이집트도 피해갈 수 없었다.

무바라크 정권의 퇴진을 위해 많은 이집트의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혁명이 일어났다.

아랍권에서도 상징적인 나라인 이집트에서 이러한 혁명이 일어난 것은 하나의 사건이었고 세계의 눈이 주목했다.

중동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사건이기도 했다.

결국 무바라크는 사임을 했고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던 많은 이집트 시민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놓친 장면이 있다. 시위대에서 공공연하게 발생한 여성에 대한 성폭력사건들이다.

시위대에 참가한 남성에게서, 군인들에게서.. 이 순간만은 정부군, 반정부시위대는 한마음이다.



아랍대안포럼의 정치 연구원 하비바 모센은 이집트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일그러진 판단'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집트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세 배는 더한 압박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첫째, 시위대로 참여하며 군사정권에 맞서고, 둘째, 그저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그 자체로 사회와 맞서며, 셋째, 공적 생활에 참여할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모든 것들과 또 싸워야만 해요. 각양각색의 핑곗거리가 주어집니다. 소위 전통, 문화, 심지어 종교의 중요성 같은 것들 말이죠. 한마디로, 언제나 여성의 잘못으로 귀결됩니다. '품위 있고' 정숙한 여성은 시위나 연좌 농성에 참여하려고 집 밖으로 나갈 리가 절대로 없다는 논리예요. 그러니까, 이 여자가 애초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왜 그곳에 갔나?"

(p. 248~249)


시위대에 같이 참여했다고 해서 안타깝게도 남성과 여성이 같은 상황은 아니었다.

여성은 당시 정부와 뿐만 아니라 삼중고와 싸워야 했다. 군사정권과. 사회와. 공적 생활에 참여할 권리와.

이 중에 하나와도 싸우는 게 버거운데 3개의 벽이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아찔하다. 

2011년의 당시 이집트의 여성들은 그랬다. 결국 화살은 '여성'이라는 이유가 포함되어서 날아왔다. 


여자가 여기가 어디라고! 

그렇다면 너희들은 '타락한 여자'들이구나

혼을 내줘야 겠구나.


이런식의 사고흐름이었을까? 


이후 다행히 경찰에서 성폭행 당한 것을 진술하더라도 경찰이나 검찰에서 돌아오는 답은 

"그 여자는 대체 왜 거길 간 겁니까?" 였다.


이 시기에 여성인권에 관한 의제가 중요한 안건으로 취급되지 않않던 게 문제입니다. 집단 강간, 성희롱, FGM과 같은 일들은 그냥 곯아 터지도록 방치됐습니다. 여권신장은 별개의 사안으로, 더욱 화가 치미는 건, 이집트 전체 인권에서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와 치안 등 더 중요한 문제가 해결된 뒤에야 처리할 수 잇는 사치품 같은 취급을 받은 거죠. 여성 인권이야말로 경제와 치안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온통 방위 문제에만 집중돼 있습니다. 국경 전반에 걸쳐 임박한 위험으로부터 이집트를 구하는 문제 말입니다. 파시즘에 기울고 있는 민족주의와 음모론에 관란 것들입니다. 결론적으로 여성의 권리는 지금도 그렇고 이제껏 단 한번도, 우선순위에 올랐던 적이 없습니다.

(p. 275~276)


이 시기에 많은 여성들의 희생과 용기는 무엇을 성취했을까라는 저자 수의 질문에 이집트 출신의 BBC 특파원 샤이마 칼릴은 냉정하게 위의 내용으로 답했다.


과연 한국도 이 대답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여성의 권리가 우선순위에 올랐던 적이 있었던가?

여성의 권리는 언제? 라는 물음에..

아니야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정치야. 등등의 대답만 들어왔었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타락한 여자'는 이름으로 수 많은 여성들을 탄압해왔다.

남자인 내가 읽어도 숨이 턱턱막힌다.

세계 곳곳의 사례에 슬퍼지기도 숙연해지기도 숨이 막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은? 이라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9-05-22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우디아라비아 읽을 때 너무 어이가 없더라고요. 하나부터 열까지 말이 안되잖아요. 도대체 거기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나 싶고요. 저도 페이퍼로 언급한 기억이 나는데, 여성을 억압한 이 모든 현상에 종교가 단단히 받침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힘없고 약한 자들의 의지처가 되어줄 수 있는 게 종교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가, 오히려 그 반대로 힘없는 자들을 더 억압하는 게 종교라는 걸 알고 나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싶더라고요. 방법은 있을지, 우리가 앞으로 갈 수는 있을지... 그런 것들에 대해 막막해지기만 해요. 물론 이 책에서도 틈틈이 거기에 맞서고자 하는 여자들이 등장했고 그것을 수 로이드 로버츠가 기록했다는 것은 분명 희망적이긴 하지만요.

블랙겟타 2019-05-22 10:26   좋아요 0 | URL
종교적이지 않은 나라에서도 여성에 대한 억압과 탄압이 있는 상황에서 철저히 종교적인 나라에서는 어느정도일지 가늠이 안되더군요. 이 책에서나 앞서 같이 읽었던 책에서 볼 때 종교가 참...여성에게 나쁜 짓이란 것은 다했고.. 그것이 아직도 유효하긴 하죠..ㅜㅜ

네. 역사적으로 용기있게 맞선 많은 여성들의 희생과 이런 책들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저같은 사람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