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더 갭 - 오래된 런던에서 새로운 서울을 상상하다
김규원 지음 / 이매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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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5/28~6/1

 

'Mind the gap!'

 런던의 지하철을 탈 때 승강장에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 오기전에 나오는 장내 방송의 소리라고 한다. 캐나다 밴쿠버에 있을 때는 'Watch your step!' 이란 소리를 들었는데, 그것보다는 약간 품격이 있다고나 할까?

 여행업계에 일하는 사람으로써 대부분은 들어 볼 만한 농담이, 서유럽을 패키지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제일먼저 런던으로 갔을 때, 사진을 많이 찍는데, 그 다음에 파리로 이동하면 더 많은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스위스로 이동하면, 메모리카드의 용량이 모자라 런던의 사진을 지우면서 사진을 찍고, 결국에 로마에 도착하면, 그동안 3개국의 사진을 몽땅 지운다는 우스갯소리이다.

그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구 대영제국의 수도고 무시못하는 나라의 도시지만, 그 거리만큼이나  매력을 잘 몰랐던 도시가 아닌가? 파리하면 에펠타워, 스위스하면 융프라우, 로마하면 바티칸시티를 떠올리지만 런던하면,  쉽사리 어떤 것을 떠올리지 못한다. 그나마 빅벤 아니면, 템즈강, 대영박물관 여러 의견이 나뉠 게다.

 하지만, 이 책은 이 거리감을 상당히 메꿔 줄수 있는 사실로 풍부하다. 

머릿말이나 추천사에 언급된 것 처럼, 런던을 여행하기 위한 가이드 북이나, 문학 작품에서 나온 (셜록홈즈의 베이커 가가 갑자기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사적지 정도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 영국에 있는 도시 속의 삶이나 서민들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쉬운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파리를 칭송하는 책이나 로마의 유적등을 설명하는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있지만 런던을 찬양하는 책은 베스트셀러에 없다.

 그만큼 이 책은 런던을 가본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안 가본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의미있는 저작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나오는 내용은 런던의 정치사회문화부터 교육제도와 건축물, 시민문화까지 아주 깊지는 않지만, 일반 대중보다는 깊이있게 서술되었다.

특히 저자가 관심있는 건축과 공간 분야를 위주로 한국과 비교하며 런던과 캠브릿지의 장점과 단점을 나열하였지만, 대부분 영국의 공간 활용도 라던지 문화에 점수를 더 후하게 주는 경향이 보였다. 

 그리고 쫌 오래되고 낡은 건물과 공간이라도 런던사람들은 보존에 노력하는 한편, 서울은 신도시 꾸미기와 뉴타운 건설이라는 미명하에, 낡은 공간을 다 삭제해 버리는 만행을 저질러 왔던 것을 중점적으로 돌려 지적하였다.

 사실 서울도 오래된 도시라고 말할 수가 있는데, 우리의 역사를 알만한 공간은 다 옛터로 표시 되고, 역사적인 위인들의 사적이나 급이 떨어지는 사적지는 돈많은 재벌에 팔려 이미 자취를 감추고 고층 빌딩이 들어 서 있다. 지금 현재 박원순 시장이 이런 없어져 가는 공간을 보존하기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하였으나, 이미 수많은 고적지들이 없어진 후였다. 나 또한 깨끗하고 최신식의 건물이 들어서는 도시계획을 은근히 밀어줬던 것이 사실이다. 그 때는 그 가치를 잘 몰랐지만, 세계에 적지 않은, 심지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후진국도 유물들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 충격을 받고 난 이후에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또한 저자는 보이는 것 뿐만이 아닌, 내면의 시민의식에 대해서도 비교를 하고, 서술했다. 런던 사람들의 친절함과 배려심을 우리나라의 정이 사라져 가는 시민문화, 빨리빨리 문화와 비교하여 꼬집어낸다. 비록 이것이 진정으로 친절함이 아니더라도, 일단 주는 사람 받는 사람 기분 좋으면 그것으로 된게 아닌가?

 

책으로 런던을 간접경험하는 좋은 기회 였으며 다른 도시들도 이런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 도시에 직접 방문했을 때 얻는것이 더 많으리라. 맛집, 가봐야할 곳으로 도배된 가이드북이 가지고 있지 않은 진실된 가치를 발견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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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 Sentimental Travel
최갑수 지음 / 예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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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17

 

발리에서 커피를 마실 때, 빈땅을 마실 때 나를 위로해준 책~

좋은 풍경에 깨끗한 공기는 책을 읽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거기다가 가슴을 건드리는 작가의 메세지는 나를 하늘로 올라가게 만들지.

여행자. 꼭 배낭을 메고, 비행기를 타야만 여행은 어닌 것이다. 우리도 어찌 보면 인생을 살아가는 여행자이니까.

여행을 하길 맘먹었으면, 아직 출발 안해도 여행자인 것이다. 여행을 하는 상상 속에 내가 뭘 할 것인지, 그려면 봐도 여행자라고 얘기할 수가 있는 것이다.

가서 사진찍고, 밥먹고, 친구와 수다떨다가 그냥 들어오면 여행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여행을 가는 이유를 몇가지로 정의 내리기엔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결론지을 수 없는 문제다. 각기 나름대로의 답을 찾기 위해 여행을 하는 것일 뿐.

그리고 각기 수 많은 방법으로  구상하게 되고, 가서 무엇을 얻느냐도 또 다른 문제다.

 하지만 한 가지, 여행은 우리가 스스로를 위로하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란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큰일났다. 나는 드디어 여행중독자가 되었다.

언제나 여행을 꿈꾼다. 비록 지금 몸은 출근길위에 있어도, 마음은 저 어딘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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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 - 당신의 반대편에서 415일
변종모 지음 / 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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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4/1~4/10

 평범한 일생과 분주한 여행의 구분을 스스로 없애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단순한 여행에세이이라고 보기에는 그의 여행에는 스토리가 살아있다.

우리가 보는 여행과는 다른 시간으로 여행을 바라보고 행한다. 결론은, 우리의 일상도 어찌 보면 여행을 의미한다고.

현실과 여행의 분리를 꿈꾸며 반성있는 여행을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한다는 그의 여행길에 동행하는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었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에게 정성을 다해야 한다. 인생의 한순간을 함께하고 있으므로. 당신이 사랑하는 부모도, 형제도, 연인도, 모두가 인생의 아주 짧은 부분만 같이 할 수 있도록 엮인 존재들.

 알고 보면 우리는 모두가 잠시 여행자. " p37

 

"-중략- 그렇게 대부분의 소중한 인연들을 우연히 길에서 스치는 사이보다 못하게 꾸역꾸역 이어나간다. 시간이 아닌 마음이 없던 것인지도 모른다. 산다는 것을 핑계로, 여유가 없다는 것을 핑계로 정작 내 삶의 어느 한 부분들을 아름답게 채워준 것들을 외면하고 사는 일. 그것을 외면하고 나는 자주 아름다운 것들을 기대하며 길을 나섰다. 내 곁에 소중한 많은 것들을 외면하고 나선 내가 먼 길에서 만나는 낯선 것들을 어찌 소중하게 여기며, 그 인연을 어찌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p116

 

우리의 짧다고 하는 인생에서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고, 그 수많은 인연중 부모와 가까운 사람들은 그 긴 시간 속에서의 찰나에 불과하더라도, 더욱 소중한 사람들이다.

 

"'여행을 하면 어떤 기분인가요?' 라고 누군가 묻는다. '반쯤 불안하고 반쯤은 행복하지요.'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다시 말한다.

 '불안하지 않으면 행복하지도 않지요. " p73

 

"우리의 생을 놓고 본다면 지금 우리들의 만남은 얼마나 보잘 것없는 스침인가? 우리는 이 짧은 시간을 자주 소홀히 여겨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흘려보내 지만, 이 순간들이 이어져 끝내 삶의 전부가 되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사소하고 사소한 시간들. 설령 그들에게 내가 잊힌다 해도 나에게 이미 가득해진 그들. " p139

 

여행 중에 작은 감동이라도 어차피 스쳐서 잊혀질 운명이라고 해도 큰 여운을 가슴에 남겨주고 간 그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법이다. 그들은 나를 기억못하겠지만.

 

"헤어지려는 그대들이여 헤어지시라. 지금 당장의 불편함이 이별보다 큰 것이라면 헤어지시라.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국 이별이라는 것도 어떠한 현상일 뿐이지 않겠는가? 그대들은 이미 오래전에  헤어진 연인일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처럼 헤어질 그대들이 어제처럼 서로의 곁에 있다고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마음 없이 존재하는 것이 어디 존재하는 것인가? 혹 그렇게라도 존재하고 싶은 그대를 왜, 상대는 멀리하려 하는지 스스로 잘 헤아려보시라. "

p150

 

이미 마음속에 그대가 없는데, 어찌 그것을 붙잡고 있다는 것이냐고 다그치던 작가의 목소리.

 

"오래전 그날도 그랬다.

내가 당신에게 결정적으로 한 실수는 그것.

처음부터 허락 없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관한 죄.

바로 그것. 당신 마음과 상관없이 내 마음이 출발했던 것.

분명 당신은 그러라고 한 적 없는데 자꾸만 내 마음이 커져서 모든것을 사랑으로 일관한 죄. 나의 마음을 자만한 죄.

오랜만에 다시 실수를 했다.

이것도 다 너를 닮았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 p264

 

"모든 것은 꿈이다. 당신이 사랑하던 일도 당신이 추억하던 일도 모든 것은 그렇게 꿈이다.

 우리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꿈같은 일들을 꿈꾸며 현재를 살기도 하지만, 꿈은 언제나 현재를 살아내고 난 다음에야 만날 수 있는 것.

사랑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꿈같은 사랑의 실체를 알게 되는 것처럼.

꿈같이 흘러간 시간을 알게된 다음에야 그것이 소중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 " p285

 

그랬다. 언제나 꿈과 제일 비슷한 기억을 또는 상상을 하다보면, 그것은 과거에 이미 나에게 있었던 일이거나, 내 머릿속에 남아있던 여운같은 것일 게다.

그러면서 난 무작정 앞으로 꿈같은 날을 기대하고만 걸어가지는 않았는지, 현재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을 언젠가는

추억하게 될테니.

 

고심끝에 기나긴 여행을 시작하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느릿느릿 구도자의 모습으로 여행을 시작했던 그. 여행중에 많은 생각과 깨달음과 반성이 어울어 지는 가운데, 여행속에서 반성을 하게 된다는 그의 태도에 나도 감명을 받았다. 여행을 통해 세상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답이 있다는 것이 정답인 듯하다. 온갖 상념 끝에 마지막은 조심스럽지만 작은 희망으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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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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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1

 

 각박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독서를 꼽는 이들이 많다. 특히나 최근에는 심리학관련 도서를 필두로 상처받기 쉬운 인간이란 존재에 따뜻한 글로 위로해주는 도서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실상 그런 책들 중에 하나로 여겼던 것인데, 우연히 가판대에 서서 짧은 문구를 읽어보았더니, 이내 가슴 속에 스며듬을 느꼈다. 에세이 산문류 위주로 즐기는 나에게 트위터의 한계인 180자 이내로 따뜻한 메세지를 전달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했고, 그것으로 인해 감명받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사람들의 반응에 놀랐다.

 

 가슴에 남는 구절의 소개는 무의미한것 같다. 어느 한 구절의 글귀가 맘에 들더라도, 언젠가는 다른 글귀에 가슴을 묻으며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인생사를 삶면서 갈등이나 고민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자그마한 관계서부터 큰 문제까지 조곤조곤하게 풀어나가고 위로해준다. 문제 해결은 불가하지만, 최소한 그 사람의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에, 홀로서야 하는 사람에게 혜민스님은 정말 소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도 심적으로 많이 힘들고, 분노로 대할 사람이 있어 괴로왔지만, 그의 말은 그 분노마저 잠잠하게 없애주었다. 여태껏 무조건 앞을 향해 정신없이 주위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달려왔지만, 이제 잠시 쉬면서 내가 온 길을 볼 수도 있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를 가지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각각 다른 가치관과 인생관을 가지고 살아왔고, 나 또한 그런 여러 인생의 가치 중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둘 것인지 고민을 해왔지만, 앞으로 힘들더라도 어느정도는 갈피를 잡게 된 것같다.

 

이 책을 보면서 페이지가 절로 넘어가는 것에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꿋꿋히 그가 남겨준 얘기를 다 보았고, 내 책꽂이 앞에 두었다.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다는 것도 기분이 좋은 일이다. 앞으로도 계속되는 고민과 혼란은 있을 것이지만 최소한 누군가와 나룰 사람이 있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게 행복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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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공식 한국어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양희승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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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10~19

 

' 오래된 미래'라는 제목은 논리적으로 설명이 될 수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책을 다 보고 왜 그 제목이 쓰일 수 있었는지를 마음 깊히 감동으로 느낄 수 있다.

 

 책의 배경은 1970년대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토분쟁이 중심이 되는 잠무 카슈미르 지방의 지도에도 없는 라다크라는 지역(과거에는 하나의 국가였었던.)으로 하고 있다. 이 지역이 오랬동안 외부 환경과 고립된 특수성으로 생긴 언어를 연구하기 위해, 스칸디나비아의 선진국 중 하나인 스웨덴에서 지은이가 방문하고 살게 되면서, 16여년 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라다크'라는 지역 공동체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주관적으로 서술하였다.

 

 라다크는 어떤 곳인가?

 지형적 환경에 의해,  소위 우리가 말하는 진보라는 폭풍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나름대로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가치를 가지고, 언어를 가지고 삶은 영위해 나가는 라다크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그들에게는 티베트 대승 불교의 문화가 삶의 기본으로 깔려 있으며, 자연을 개발하고 억압하는 방식 대신, 자연과 친구가 되며, 올바르게 이용할 줄 아는 지속 가능한 삶의 무대로써 자연을 대하며, 돈이라는 화폐 경제가 무의미 하기 때문에, 일정한 문화적 관습에 따른 물물교환이나 노동력교환을 이용하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가족구조에 있어서도, 노인은 스스로를 경험 전달자로써 위치하려고 하지 대가족의 우두머리로 군림하려 하지 않는다. 노인들은 깨끗한 환경과 꾸준한 운동및 노동으로 기대수명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죽을 때까지 비교적 건강한 삶을 영위 한다는 것도 이채롭다. 아이들은 부모의 삶에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부모가 일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가족애를 느끼며 하나의 인격으로써 대우를 받는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나이가 되었을 때는 노인들이나 부모에게 지혜를 배우고 되고 집안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노동력을 보태 준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척박한 지형과 극과 극을 넘나드는 기후 속에서도, 그들은 불평을 배출하는 법이 없이 인생을 즐기는 듯하다. 생활을 위해, 거의 모든 가정들이 농업과 축산업에 종사하며, 자급자족을 기본으로 돈을 벌기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 말그대로 인생을 즐기기 위해 일을 한다. 일은 힘들게 하지않으며, 주어진 시간에 충실히 일로써가 아닌 하나의 놀이로써, 일과 놀이의 경계가 모호하게 진행된다. 불필요한 부를 쌓아두지 않으며, 빈부의 격차가 존재하나, 개개인의 직업과 민족에 의해 약간이 존재할 뿐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처럼 진보가 거쳐간 나라보다 훨씬 차이가 작다.

 

라다크 사람들은 특별한 의학적 수혜를 받지 않고, 동양 전통 고유의 의학적 방법에 의해 건강을 유지한다. 환경에 의해 비만이 없으며 정신 병자가 거의 없을 만큼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지낸다. 라다크 사람에게는 '삶의 기쁨'이란 것이 내면에 생활화 되어 있을 만큼, 개개인 적으로 수양이 되었기 때문에 우리의 눈에 보이기에는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웃음으로 해결해낸다.

 

 "전통적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라다크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적은 편이고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산다. 생활이 진행되는 속도 역시 여유롭고 편안하다. 그들은 맑은 공기를 마시고 규칙적이고 충분한 운동을 하며 정제되지 않은 천연식품을 먹고 산다."

 

 그들의 행복의 원인은, 무엇보다 삶에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 된다. 그들은 내면의 건강을 위한 종교와, 따스한 인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가족과 지역 공동체와 감사할 대지와 가장 가깝게 있는 자연인이기 때문이리라.

 

 " 그들은 음식보다 잔치를 더 좋아하고, 불편함 보다는 편안함을, 아픈 것보다는 건강한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러나 결국 그들이 보여주는 기쁨의 모습과 마음의 평화는 적어도 외부 환경에 의해 좌우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특성들은 그들 내부로부터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p178

 

 그러나, 이러한 라다크 사람의 평화가 깨지게 된 계기는 소위 선진문화의 일방적인 전달과 서구의 시각으로 계획된 개발이 되게 된 것이다.

  서양인이 보기에는 라다크 사람들은 행색이 초라하여 불쌍하고 가난에 찌들어 척박한 환경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예전에 지나왔던 개발의 잣대를 여과없이 적용시킨다. 그들은 라다크 사람들이 물질적인 부분은 서양인이 가지고 있는 것에 못미치더라도, 정신적으로 훨씬 더 풍요로움을 지닌 족속이라는 것을 보지 못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서구문물과 물질 문명위 위대함(?)을 Tv와 영상매체를 통하여 우월함을 느끼게 하여, 라다크 사람들이 물질에 대해서 눈을 뜨도록 만드는 가슴아픈 사태가 발생하고야 만다.

 

 그들은 돈의 가치를 알게 되고, 그들 스스로가 절대적인 가난함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게 한다. 젊은이들은 서구의 문화를 동경하고 부에 대해서 좀더 집착을 가지나, 서구문명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면을 보지 못한다.  상대적인 가치를 잊어버리고 숫자로 대변되는 절대적인 가치의 차이를 깨닫게 되자 스스로의 삶이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그릇된 판단을 하기에 이른다.

 

 청년층과 노인의 갈등이 생기고, 돈때문에 공동체가 파괴 될 위험 까지 발생한다. 더욱더 소유에 욕심을 부리게 되고, 남들 앞에 보여지는 것에 신경을 쓰게 되면서, 그것들이 모두 서구 문명의 무자비한 개발과 진보때문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개발 이전에 그들은 자급자족만으로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었으나, 개발 이후 바뀌어 버린 삶은 그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이윤을 창출하도록 만들고 부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빈부의 격차가 크게 나게 되버리고, 정서적으로도 점점 가난하게 되었다.

 

 서양의 교육이 라다크 지역에 들어왔고, 아이들은 서양과 소위 선진국의 기준의 교육에 맞춰 사람을 하나의 경제구조의 도구로 전락시켜버리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되었다. 개발 이전에는 모든 교육은 그들의 조상과 자연에서 얻을 수 있었고, 지혜 또한 경험할 수 있었다. 오히려 개발된 국가에 사는 아이들보다 훨씬 정선적으로 풍요로운 교육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으나, 학교교육을 통해 더많이 지구촌에 대해 알수록 보잘것 없는 존재로 스스로를 만들어 버린다.

 

 새로운 경제체제가 이 지역에 구축된 이후로는 사람들은 어려운 농사일 대신, 도시로 들어가 빈민층으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예전에는 돈없이 모든 생활 물품을 직접 자급자족하여 살았는데, 이제는 돈을 벌어야 구매할 수 있다. 경제가 개방되자, 라다크의 농산물은 경쟁력을 잃어버리고, 각종 유전자 변형의 농산물과 화학비료가 들어오게 되면서, 농업마저 파괴될 위기에 놓인다. 라다크 사람들은 점점 서양의 기준대로, 서양식의 삶을 살아야 삶이 값지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강요받게 되고, 일의 노예가 되버린다.

 

 " 소비지향주의는 이모든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것은 정서적인 불안감이 물질적으로 표현되는 신분의 상징물에 대한 욕구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뭔가를 소유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증대시킨다. 그 당사자는 자신의 소유물들이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보이게 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 p234

 

 이러한 라다크 사람들의 삶에 변화에 있어서 개발은 어던 의미일까?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서구식의 개발이라는 방식은 라다크의 삶에 있어서 재앙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미 기술의 진보와 경젱성장의 이름으로 라다크에 침투하는 현상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옳은 것인 줄은 모르겠지만, 조심스럽게 기술의 진보와 라다크의 전통가치를 공존하게 방책을 찾는다.

 

 그러면서 '반개발'이란 것을 목표로 삼게 된다.

 " 사람들로 하여금 적절하고 충분한 정보를 확보한 상태에서 스스로의 미래에 자율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p286

 

 우리로 하여금 제 3세계 사람들에게 이래라 저래라라고 지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이미 라다크 사람들은 개발의 우산 속에 들어왔고, 이것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는 전적으로 그들 스스로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방치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다. 개발과 진보의 앞모습만 보고 판단하게 할 수 없다. 역효과및 어두운 면을 파악하게끔 도와주고 나서 책임의식을 가지게끔 한다.

 

  그리하여 라다크 프로젝트라는 것을 통해, 문화로써 라다크의 현실을 젊은이와 거주민으로 하여금 달라진 환경을 돌아보게 하고, 라다크의 계승가능한 문화의 가치를 되새기게 도와준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기술을 이용하여, 무분별한 개발로 황폐화된 농경문화를 살리고 라다크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협동과 공동의 문화를 되살린다. 외부인들이 라다크의 올바른 가치를 인식하게 하고 서론 토론의 장을 마련하여 문화적 교류를 할 수 있게끔 연결 고리 장치를 만든다.

 

  '역사에서 배운다' 라는 말이 있다. 온고지신이라는 단어도 있지만, 이것이 의미 하는 참뜻을 깨닫지 못했으나, '오래된 미래'라는 것이 정말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앞으로 추구할만한 가치를 지닌 말이라는 것을 라다크 사람과 문화를 통해 깨달았다.

  GNP 로 행복을 측정할 수가 있을까? 돈으로는 행복을 정확히 특정할 수 없다. 자살이라는 개념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더 많이 먹고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이상하기 여기는 사람들, 그들이 라다크 사람들이다.

 

 역사는 진보한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라다크 사람들의 시각에서 보면 그것은 퇴보나 다름없다. 기술의 발달로 삶의 질은 과연 향상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예전에는 필요한 만큼만 일했지만, 지금은 먹고 죽지 않기위해 죽어라고 일하는게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가 있을까? 그것은 이제 우리 스스로 해답을 찾아봐야 할것이다. '오래된 미래'를 통해서 나는 평생을 가지고갈 화두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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