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를 주문하는 방법
츠지야 켄지 지음, 송재영 옮김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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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읽게 된 책. 철학과 교수가 쓴 책이지만 전혀 심각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중년의 지루한 일상과 인간관계를 해학으로 극복하고 생활의 긴장감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약간 측은지심마저 들게 한다.

굳이 언제나 항상 인생을 심각하게 살 필요가 없이 내가 느낀 대로, 남에게 피해만 안준다는 어느 선까지는 살짝 넘어도 될 것이라고 다짐하게 되었다. 인생을 도덕군자로써 사는 것이 정답만은 아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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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알랭 드 보통.존 암스트롱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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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랭 드 보통’의 이름을 빌려서 나온 책은 일단 의심을 해봐야 한다. 이름만 빌려서 나왔는데 내용까지 부실하면, 난 진짜 그를 원망할 수밖에 없을 텐데, 다행이 그가 적극적으로 참여한 책이었고, 좋은 의미에서 저술을 한 흔적이 있어 다행이었다. 특히 예술에 중심으로부터 변방에 떨어져 잇는 나를 포함한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예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서문에서와 같이 저자들은 예술의 가치를 의심하지는 않지만 예술가들의 의도와는 달리 멀리 떨어져 있고 고고한 별처럼 멀리서만 화려하게 빛나는 예술을 우리의 생활과 우리의 인생에 가깝게 끌어들일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예술이라는 것을 감상하기 하기 찾는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남들이 말하는 감동과 희열을 느끼기 위해 갔지만, 정작 얻는 것 없이 돌아서며, 역시 난 예술과는 거리가 먼가 봐 하며 자조적인 태도를 취하는 현대인들을 위로하며, 사실 우리 의 문제보다는 예술이 존재하는 곳이 우리의 생활 위가 아닌 주류 예술계에서 예술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일반 층에 대한 교육과 소개의 방법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에서 기인한 것이니, 너무 개인적인 문제라고 보지 않도록 위로해 주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특히 예술이 도구로써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 이 기능이 우리의 생활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예술이 전혀 우리와는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 낮게 내려오게끔 새로운 예술관을 갖게끔 도와주고자 하는 의도가 보였다. 특히 인간의 심리 치유에 관련된 예술 이야기를 펼치는데, 비교적 어렵지 않도록 설명을 하고자 하는 배려가 돋보였다. 다만, 일부분에서는 주제와 맞추기 위해 다소 약간 억지스러운 작품 설명과 감정을 엮어서 설명하고 있지만, 때로는 절묘한 사진작품으로 ‘과연 그렇다’라는 동의가 절로 나오도록 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너무 예술을 너무 멀리 떨어진 것이라고 살아왔다. 내 주의의 것도 내가 우연히 마주치는 흔히 생각하는 자연미가 아닌 인공의 것이라도 우리의 감성을 채우는 예술작품으로 판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우리 생활에서 나아가 자본주의사회 안에서 피할 수 없는 상업적인 가치로서의 예술의 역할을 이해해 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더 나은 예술과 더 나은 수익을 위해 예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 수익이 목적이 아닌 수단이 되어 더 많은 예술적 성취에 투자를 한다면 이는 우리 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할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알게 되었다. 이는 경제뿐만이 아닌 예술의 정치적 가치 또한 중요하게 설명되었다. 문학 작품의 ‘서사시’가 정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이 우리의 바람직한 정치적 이상을 품은 예술도 좋은 작품이 될 수 있고 우리의 좋은 감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예술과 정치의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한 번의 독서로는 이 책의 묘미를 잘 살리기 힘들 것 같아 재독을 하였음에도, 제대로 서평을 쓰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솔직히 뭘 말해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지금 이 책을 설명하는 이유는 나아가서 다른 방향으로써의 예술을 고민한 책이 있으면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이는 지금의 나의 생각과 비교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대충 끼적여 본다. 앞으로는 조금 더 예술이 나에게로, 나도 예술로 다가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서 내 인생을 치유하고 예술로부터 위로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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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립다 - 스물두 가지 빛깔로 그려낸 희망의 미학
유시민.조국.신경림 외 지음 / 생각의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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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써 그가 떠난 지 5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우리나라는 참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시련을 겪었다. 정반합을 거쳐 미래로 가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진보를 할 것이라고 믿었으나, 놀라운 일은 바로 우리 손으로 직접 과거를 선택한 일이었다. 필연적으로 우리가 그리던 모든 것은 다시 저 멀리 가버리고 과거에 우리 어른들로부터 얘기만 들어왔던 그런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가 떠나고, 그 이후의 사회에 펼쳐졌던 일들은 정말 우리가 수호하고자 했던 법과 질서와는 거리가 먼 불합리한 것들뿐이었다.

 

 아이러니 한 것은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 하지 않았던 사람들마저, 그가 사라지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달았단 사실이다. 그가 의지를 가지고 했던 모든 실천들은 그가 변절했다고 해석했던, 좌파나 중도로부터도, 그가 행하고자 했던 계획을 사회주의적인 낡은 유물로 취급했던 우파로부터도 외면당했다. 그러나 그가 없고 더욱 냉엄한 현실에 암담한 일들이 벌어지고 나서야, 그가 진정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는 일단 실패한 대통령으로 불렸다. 너무나 시대를 앞서갔다는 말들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국민과 국가는 그의 의지를 따라가기 버거웠다. 새로운 세상을 바라면서도, 그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괴롭혔던 것은 국민의 돌아서가는 민심이었다. 탄핵의 역풍에 잠깐 지지를 얻었으나, 그때 개혁의 고삐를 당기지 못했던 것이 천추의 한이었다. 언론개혁과 정부개혁을 미처 하지 못하고, 그 옛날 그가 부르짖으며 대항했던 수구세력으로 친일파에 이르기까지의 기득권은 그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다보다. 결국 타협을 하다못해 항복을 했지만, 기득권 세력은 그를 결국 죽음으로 몰아붙이고 말았던 비극적인 사실이 벌어졌다.

 

 그 날은 내 친인이 죽어도 울어본 기억이 없지만, 엄청 울었던 날이다. 그를 좋은 위인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정말 국민을 사랑했던 지도자임에는 틀림이 없었으니까, 그가 했던 정책이 실패했든 그것은 개인의 영화를 위해서가 아닌 국민을 위해서임이 진실로 다가왔으니까. 그 이후의 정권들이 한 패악 질은 이전 고려, 조선왕조, 일제 강점기에서 사리사욕과 부귀영화를 추구하던, 기득권을 비호하는 행위뿐이었다.

 

 더 웃긴 것은 이런 어려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한 것이다. 그의 죽음이 값어치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그가 꿈꾸던 나라를 같이 생각하고 고민했던, 사람들은 아직도 많이 있다는 것은 희망의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그를 그리워하는 노래를 책으로 옮겨서 단지 그리움으로 묻지는 않겠노라고 이 책의 부분을 차지하는 작가들은 다짐하고 있었다. 그런 나도 똑같은 다짐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그냥 그리움으로 눈물을 훔치지는 않겠다. 이번  참사를 겪으면서 모든 국민이 아프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연민하고 다짐했다. 이렇게 과거로 그냥 돌아가는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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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 - 한 권으로 읽는 모든 것의 역사
데이비드 크리스천 & 밥 베인 지음, 조지형 옮김 / 해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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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한 권으로 모든 역사를 담으려는 저자들의 노력은 계속되어 왔다. 한 권으로 읽는 세계사, 한 권으로 읽는 철학사, 미술사, 서양사, 음식사, 인류사, 과학사 등등. 하지만 이 책만큼 포괄적으로 한 권 으로 모든 것의 역사를 담으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빅 히스토리’라는 교육용 비디오를 책으로 엮은 것으로써 실제로 비디오를 시청하지 못한 독자들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전체의 역사라는 거대하고 상당히 심각한 주제를 가지고 강의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중고등학생을 주독자로 설정할 만큼 심도는 떨어지지 않으나 최대한 배려를 가지고 강의를 이끌어 나가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

 

 첫 부분을 ‘우주’의 기원으로 내딛어 '빅뱅‘ 이란 거대한 우주사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을 계기로 역사에서 여덟 가지 복잡성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된 사건을 임계국면이라고 칭하고 그 임계국면으로써 서술해 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단순히 우리가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을 일방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아닌, 인류가 가진 능력인 직관, 권위, 논리, 증거를 사용하여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빅 히스토리가 진정 나아가는 방향임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거대한 임계국면이 발생하기 직전에는 새로운 복잡성이 나타기 위한 골디락스 조건이 갖추어지는 것에 대한 확률과 그 신비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을 하고 있다. 최초의 무에서 억겁의 시간동안 변화하지 않은 우주의 역사는 이 순간 찰나의 골디락스 조건이 갖춰짐에 따라 순식간에 복잡성이 커지게 되고 놀라운 결과로 발전되어 왔다.

 

 빅뱅이 시작되면서 우주가 발생했고, 별들이 생성되었으며, 우리가 사는 지구가 탄생했고, 무기물질에서 생명체가 태어나게 되었으며, 이는 그 긴 시간동안 무수히 많은 생명체들이 멸종하고 생기기를 반복하면서 마침내 인류가 생겼으며, 이 일류는 다른 생물과는 다르게 지성을 지녀서 집단학습을 할 수 있었으며 이 집단 학습을 통해 지식을 후세로 물려줄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번성하게 되었고 마침내 지구의 생태계의 최상위에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혁신적이고 극적인 변화는 마지막 임계국면인 근대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설명하듯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큰 공헌을 한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는 글로벌 교환 네트워크의 규모와 다양성이 활발해졌던 것이다. 두 번째는 자본주의가 대표적으로서 경쟁적인 시장이 확산되었다는 것이고, 그리고 에너지 사용을 발전하고 증대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근대를 거쳐 현대로 들어 설 때까지 우주의 전체 역사에서 극히 미미한 시간동안 벌어진 지상 최대의 놀라운 변화였다. 그럼으로써 우리 인류는 이 힘을 사용하여 앞으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인류와 지구의 역사는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빅 히스토리에서 다루는 부분은 미래다. 미래는 어느 누구도 절대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 학문을 통해서 우리가 미래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는 있다.

물론 미래는 복잡성이 더욱 강해질 것이기에 바로 얼마 후의 미래는 우리가 지금 하는 선택에 따라 극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먼 미래는 결국 이 우주는 다시 무의 시계로 돌아가는 것이고, 가까운 미래는 각종 사회적, 문화적, 과학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기에, 예견할 수는 없고, 우리가 여태껏 벌여놓은 일들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상황일지 모른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인류가 발전시켜온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말하고 이 부분 때문에 우리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단 이 미래가 어떻게 되냐는 우리의 선택에 따라 지금 우리의 후손이 맞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책을 봤던 많은 독자들에 이어 나도 마찬가지로, 더 이상 역사는 한 분야의 학문이 아닌 ‘빅 히스토리’의 이름 아래 여러 학문의 융합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나무 같다고 느꼈다.

가지 하나하나는 세분화된 학문이지만, 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의 성장은 자연과학에 기반을 둬야 할 뿐만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소양 나무의 뿌리처럼 갖추고 있어야 됨을 진정으로 깨달았다. 따라서 우리가 현재 직면한 이공계의 위기라든지, 인문학의 위기라고 이분법적으로 갈라서 따질 것이 아니라, 두 분야 모두 지극히 일반적인 시민이라면 당연히 갖춰야할 교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아직 이 시각을 갖추게 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 아닌 단순한 취직 기술을 만드는 공간이 되어버렸고, 중고등학교 시절도 좋은 대학에 가기위해 시험에 대한 답을 달달 외우는 능력을 키우는 감옥이나 다름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나 또한, 그런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으로서 이 ‘빅 히스토리’를 그 때 접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돈을 벌고 성공을 위한 인간으로서의 성장이 아닌, 내면의 지식을 키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이렇게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의 탐구에 대한 여정이 어려울 순 있어도 늦게나마 잘 찾아왔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후세들은 두 분야의 소양을 통합적으로 키우면서 사회적인 현상을 바라볼 때 보다 더 높은 지혜로써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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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여행 당신에게 시리즈
최갑수 지음 / 꿈의지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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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야기가 이렇게 맛있는 느낌은 처음이다. 이 책을 그냥 읽을 때는 졸리기만 했는데, 음식을 먹으면서 볼 때는, 엄청난 식욕을 당기는 이야기 때문에 느끼는 풍족함에 행복했다. 게으름을 한창 피우며 느지막이 일어나 열무김치를 베어 먹으며 밥숟갈을 뜨는 느낌, 여유와 행복감이 바쁜 지하철의 통근시간보다는 일요일 늦은 아침 토스트와 커피 한 잔에 더 어울리는 책이다.

 

 여행하고 싶다. 그와 함께라면 소주 한잔이라도 할 수 있는 곳이 좋겠고, 그녀와 함께라면 따뜻한 차와 음악이 같이 있는 곳이 좋겠다. 나의 과거와 현재, 나의 미래가 그 곳에 있을 수도 있으니까. 여행을 통해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본다. 여행은 우리를 위로하는 또 다른 방법, 어찌 보면 나는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책과 여행과 춤이 있으니까, 인생이 권태로울 틈도 없다. 거창하고 웅장한 외국의 어느 곳이 아니더라도 내 마음을 쉬게 하고 힘들 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은 우리나라에도 있다.

 

 책을 읽을 경우, 빨리 읽어서 삼켜버리고 싶은 책도 있지만, 이 책과 같이 천천히 씹어서 맛을 음미하고픈 책도 있다. 오늘은 그 책을 다 소화해버린 날, 아쉬운 마음이 한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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