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 이방인
로버트 하인라인 지음, 장호연 옮김 / 마티(곤조)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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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책을 잘 모르는데,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는 희귀본이라 SF 오덕후들이 헌책방을 뒤지며 찾았다는 전설의 책이다. 이 책은 1961년 미국에서 출간되었고, 휴고 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엔 2008년 새로 매끄럽게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한 때 이 책이 히피들의 필독서였다고 하는데, 작가 하인라인이 [스타쉽 트루퍼스]에서 군국주의를 예찬한 것을 기억한다면 좀 의외이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화성에서 온 사나이 스미스가 지구에 와서 겪은 일대기이다. 처음에는 지구인에게 쫓기다가, 그 다음에는 거액의 유산의 상속인이 되었다가, 지구인에게 화성의 사랑을 설법하다가 다시 화성으로 올아가는(?) 이야기이다.

 

위의 스토리가 소설의 감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이 책의 중심은 스토리 텔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읽는 것이 소설을 좀 더 재미있게 읽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화성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지구인의 이상한 생활에 대해 묘사되고, 그 다음엔 화성인의 입으로 들려주는 화성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스미스의 말에 따르면 화성인들은 존경을 표하는 행동으로 죽은 사람의 몸을 먹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는 아마존의 어느 부족이 추장의 지혜와 용맹함을 물려받기 위해서 추장의 시체를 요리해 먹는다는 이야기와 거의 상통한다. 아마도 로버트 하인라인은 이 책을 쓰기 전에 레비스트로스의 책을 읽었을 것이다.

 

이후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는 스미스가 종교의 지도자가 되어서 지구인들에게 새로운 사랑의 교리를 이야기 한다. 그가 제일 자주하는 인사는 "당신은 신입니다."라는 것이고, 일부일처제를 뛰어넘어 모든 인류의 자유로운 사랑(과 섹스)에 대해서 전파한다. 왜 이 책이 1960년대의 히피들의 필독서가 되었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보통 SF 소설들은 씌어졌던 시기 사회의 문제점이나, 그 시기에 생각하던 유토피아를 잘 드러낸다. 요즘 미국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한 히피들을 보면, 이 소설에서 나온 "러브 & 피스"가 요즘 트렌드에는 걸맞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 정신이 SF 소설의 유토피아적 세계관과 어떻게 결합하고, 그것이 어떻게 문장으로 표현되는가를 보는 것은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매혹적인 일이다. 물론, 그 매혹을 느끼려면 760페이지라는 어마한 장벽을 넘어서야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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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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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의 가장 널리 알려진 소설이다.

 

보수적이고, 자신에게 엄격한 두 명의 남녀- 데이빗과 해롤드가 만나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 그들은 마치 피임을 금하는 카톨릭 교도처럼 계속해서 아이를 낳고, 큰 집을 산다. 크리스마스나 여름 휴가 때면 그들의 큰 집에는 가족과 친척들이 모두 모여서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전통적으로 화목하고 가족적인 시간들을 보낸다. 이렇게 행복한 생활을 유지하는데 데이빗과 해롤드는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해롤드는 다섯째 아이 벤을 낳게 되는데, 그 아이는 지능적으로 떨어지지만, 야수처럼 잔인하고 파괴 본능만 가지고 있는 괴상한 존재였다.

 

모든 가족들은 벤을 미워하고, 피한다. 해럴드 역시 벤을 미워하고, 벤을 낳은 자기 자신을 저주하지만 최소한의 모성애 때문에 벤을 보호하려 하지만, 그럴 수록 그의 자식들과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화목한 가정은 점점 더 붕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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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크게 두 가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고전적으로 행복한 가정이 형성되었다가 붕괴되는 모습. 죽이고 싶은 자식인 벤에게 가지는 해롤드의 심리 묘사. 어떻게 보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벤의 입장에서는 전개되는 부분이 없어서 다섯째 아이인 벤은 공포 영화의 괴물처럼 타자화된다. 그리고 가정이 형성되었다가 붕괴되는 과정 역시 공포 영화처럼 묘사가 된다.

 

소재나 주제는 크게 새롭지 않다. "중산층 가정에 괴상한 아이가 태어난다. 가족 구성원에 의해서 가정이 파탄이 난다."는 이야기는 일본 공포 만화인, 이토 준지의 [소이치의 즐거운 일기]와 흡사하다. 물론 이 소설이 발표된 해가 1988년이니 이토 준지보다 훨씬 앞선다. 팀 버튼의 동화 [굴소년의 우울한 죽음]이나 팀 버튼의 대표작 [배트맨 리턴즈]에서도 괴물을 낳은 부모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가족의 해체라는 주제는 유미리의 [가족 시네마]에서 감동적으로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소설의 주제에 대해서도 크게 새로움을 느끼지 못했다. (역시 유미리의 소설이 훨씬 뒤에 발표) 이 소설이 발표된 시점이 1988년이고, 그 이후에 이 비슷한 소설이나 영화를 많이 보아서 그런가보다. 역시나 소설은 발표된 동시대에 읽어야 한다. 그렇지만 화목한 가족이 해체되고, 남은 빈 집에 벤과 벤의 건달 친구들로 구성원이 대체되는 그 과정은 그로테스크하고,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을 보는 것처럼, 특별한 사건 없이 분위기만으로도 독자를 압도한다.

 

노벨문학상 작가의 소설은 거의 안읽어봤지만, 대부분 따분하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 책은 공포 소설을 읽는 것처럼 쉽사리 읽어졌고, 소설 자체도 재미있다. 게다가 소설의 전개나 심리 묘사들이 매우 안정적이고 탄탄하다. 하지만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대표작이라는 관점에서는 약간 갸우뚱. 소설 번역자가 영문학 교수인데, 영어 원문을 그냥 해석한 것 같은 껄끄럽고 딱딱한 문장은 이 책의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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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문학사상 세계문학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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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격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내용으로 좀 지겨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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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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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과학서임에도 불구하고, 우아하고 감상적이고 유머러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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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owcat in Paris 파리의 스노우캣
권윤주 지음 / 안그라픽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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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툰에 최적화된 구성이라서 책이라는 매체에는 조금 부적합. 웹툰은 웹툰으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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