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csw2700님의 서재 (csw2700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Wed, 02 Sep 2026 04:31:00 +0900</lastBuildDate><image><title>csw2700</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681311492299058.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csw2700</description></image><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당신의 이타카는 어디인가 - [오뒷세이아 - 영원한 고전, 철저한 고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amp;lt;오디세이&amp;gt;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79997</link><pubDate>Sun, 30 Aug 2026 08: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7999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6462&TPaperId=1747999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40/12/coveroff/8932476462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6462&TPaperId=1747999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오뒷세이아 - 영원한 고전, 철저한 고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lt;오디세이&gt;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a><br/>호메로스 지음, 김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08월<br/></td></tr></table><br/>&lt;오뒷세이아&gt;를 읽고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괴물도 영웅담도 아니었다. 한 사람이 끝없이 헤매면서도 돌아갈 곳을 잊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br/><br/>오뒷세우스에게 이타카는 단순한 고향이 아니다.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 왕의 자리, 오래전의 이름이 있는 곳. 무엇보다 그가 다시 오뒷세우스가 될 수 있는 장소다. 그래서 이 작품은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잃어버린 자신에게 돌아가는 이야기처럼 읽힌다.<br/><br/>우리는 흔히 그의 10년 방랑을 포세이돈의 분노 탓으로 기억한다. <br/>하지만 오뒷세우스를 가장 오래 붙잡아둔 것은 적대적인 괴물이 아니라 달콤한 것들이었다. 로토스를 먹으면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잊는다. 키르케의 섬에서는 1년을, 칼륍소의 섬에서는 무려 7년을 머문다. 괴물은 싸우면 되고 폭풍은 견디면 된다. <br/>그러나 편안함은 다르다. 굳이 떠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조금 더 있어도 되지 않을까.” <br/><br/>우리를 삶의 방향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것은 거대한 불행보다 이런 작은 목소리들이다. 아침 알람을 끄고 조금만 더 자고 싶은 마음, 오늘 하루쯤은 괜찮다고 자신을 설득하는 순간들. 그러다 문득 돌아보면 생각보다 먼 곳까지 떠밀려와 있다.<br/><br/>오뒷세우스는 완벽한 영웅이 아니다. <br/>중요한 순간에 잠이 들고, 부하를 통제하지 못하며, 수많은 선택 앞에서 흔들린다. 12척의 배로 떠났지만 결국 고향에 돌아오는 사람은 그 한 명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 때문에 그가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그의 위대함은 길을 잃지 않았다는 데 있지 않다. 수없이 길을 잃고도 다시 방향을 잡았다는 데 있다.<br/><br/>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칼륍소의 제안을 거절하는 순간이다. 그녀와 남으면 늙지도 죽지도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오뒷세우스는 영원한 낙원 대신 언젠가 죽어야 하는 인간의 삶을 선택한다. <br/>삶은 유한하기에 소중하다. 끝이 있기에 오늘이 특별하고, 돌아갈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에 우리는 귀향을 서두른다. ‘가리는 자’라는 뜻의 칼륍소의 섬에서, 오뒷세우스는 세상으로부터 조금씩 잊혀간다. <br/>그래서 귀향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이름을, 잊혀졌던 자신을 되찾는 일이다.<br/><br/>김헌 교수의 번역은 이 세계를 지나치게 매끈하게 다듬지 않는다. <br/>마음이라 옮길 법한 표현을 ‘횡격막’으로, 분노를 ‘담즙이 치솟는다’는 식으로 살려낸다. 낯설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3천 년 전 사람의 몸과 감정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다. <br/>그들은 몸 전체로 생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존재였다.<br/><br/>영화가 모험을 압도적인 이미지로 보여준다면, 원작은 그 모험의 의미를 묻게 한다. <br/>왜 돌아가고 싶으면서도 자꾸 머물렀는지, 왜 인간은 불멸보다 유한한 삶을 선택하는지. <br/><br/>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결국 하나의 질문이 남는다. <br/>당신의 이타카는 어디인가. <br/>처음 품었던 꿈일 수도, 오래 잊고 지낸 사람일 수도, 어느 순간 놓쳐버린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br/><br/>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다시 묻는 것이다. 나는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가. <br/><br/>우리는 모두 조금씩 오뒷세우스다. <br/>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는 돌아가야 할 곳이 남아 있다. 귀향은 장소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 끝내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나 자신에게 돌아가는 일이다.<br/><br/>덧) 인생에서 한번쯤 고전을 읽어야 한다. 마침 영화 개봉과 맞물려 열풍이 일어나는 중이다. 슬그머니 동참해본다.<br/>아직 늦지 않았다. 이왕이면 이 책을 권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40/12/cover150/8932476462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401298</link></image></item><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사람을 삼키는 집 이야기 - [프린츠하우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74599</link><pubDate>Thu, 27 Aug 2026 08:5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7459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62130422&TPaperId=1747459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52/20/coveroff/k06213042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62130422&TPaperId=1747459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프린츠하우스</a><br/>강지영 지음 / 북다 / 2026년 08월<br/></td></tr></table><br/>한남동에 있는 초고가 빌라 '프린츠하우스'. 겉으로 보면 부와 성공을 상징하는 곳 같지만, 강지영의 소설에서 이 집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람을 집어삼키고 그 안의 욕심을 부풀리다가, 결국엔 주인마저 지배해버리는 거대한 생명체처럼 그려진다.<br/><br/><br/><br/>주인공 선우는 부모님이 갑자기 사라진 뒤 이 집을 물려받는다. 자기가 집을 갖게 됐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반대로 그 집 안으로 점점 빨려 들어가고 있다. 언젠가 집을 팔고 떠나겠다는 선우의 말도 어딘가 이상하다. 이미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게 느껴진다.<br/><br/><br/><br/>그러던 중 과거 이 집에 살던 집주인의 딸 전승아가 세입자로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인 오컬트 호러로 흘러간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냄새, 환청, 몸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감촉들이 이어지면서 읽는 내내 불안함이 쌓인다. 초반부는 뭔가를 직접 보여주기보다 감각을 슬금슬금 건드리는 방식이라 더 무섭게 느껴진다.<br/><br/><br/><br/>승아 몸에 깃든 건 여러 독한 생물들을 서로 잡아먹게 해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하나에 원한과 독기를 몰아넣는 '고독(蠱毒)'이라는 것이다. 약한 게 강한 것에 먹히고, 그게 또 더 강한 것에 먹히면서 결국 가장 강한 하나만 남는 구조인데, 이걸 읽다 보면 프린츠하우스 자체가 딱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더 좋은 집, 더 높은 자리를 향해 서로 밀어내다가 마지막에 남은 게 바로 이 집이 아닐까 싶어서다.<br/><br/><br/><br/>그런데 소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 무속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구마사제 이사악이 등장하면서 가톨릭의 악마와 구마 의식 쪽으로 넘어가고, 결국엔 탐욕을 상징하는 악마 '마몬'까지 연결된다. 무당이랑 악귀, 구마사제가 한 이야기에 다 섞여 있으니 처음엔 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뒤로 갈수록 왜 이렇게 여러 가지를 끌어왔는지 이해가 된다. 고독이든 악귀든 악마든, 결국 다 같은 거라는 얘기다.<br/><br/><br/><br/>이 소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설정은 '불티'다. <br/><br/>악마와 한번 접촉한 사람한테는 불티가 남는데, 이게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겨붙었다가 때가 되면 다시 살아난다. <br/><br/>이걸 그냥 무서운 설정으로만 보면 저주 이야기지만, 사람 욕심에 빗대어 생각하면 갑자기 확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남한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남보다 더 갖고 싶은 마음, 이미 가진 걸 놓치기 싫은 마음—그게 바로 불티인 셈이다. 더 소름 끼치는 건 악마가 항상 거짓말만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br/><br/>오히려 진짜 속마음, 그러니까 내가 애써 모른 척하던 욕심이나 열등감을 정확히 짚어내면서 그걸 그럴듯하게 포장해준다.<br/><br/><br/><br/>이 집엔 패닉 룸도 나온다. <br/><br/>원래는 위험할 때 사람을 지키려고 만든 공간인데, 소설 속에서는 오히려 과거의 비밀을 숨기는 곳으로 쓰인다. 스스로를 지키려고 만든 공간이 결국 진실을 감추는 곳이 돼버리는 이 아이러니도 이 작품이 하고 싶은 얘기랑 잘 맞아떨어진다.<br/><br/><br/><br/>&lt;프린츠하우스&gt;는 읽는 재미가 확실한 오컬트 호러다. <br/><br/>한국 무속과 서양 구마 의식을 섞어놓은 설정도 새롭고, 미스터리와 반전 덕분에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기 힘들다. 근데 다 읽고 나면 귀신이나 악마보다 좀 더 찜찜한 게 남는다. 귀신은 책 속에 두고 나오면 그만이고 악마도 허구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좋은 집 갖고 싶고 돈 더 벌고 싶고 지금 가진 거 잃기 싫은 그 마음은 이미 내 안에 있는 거니까 그럴 수가 없다. <br/><br/><br/><br/>작가는 귀신 들린 집 얘기를 하는 척하면서 결국엔 독자한테 자기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게 만든다. <br/><br/><br/><br/>내 안에는 지금 불티가 얼마나 남아 있을까—이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 이 소설의 진짜 무서움이 시작된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952/20/cover150/k06213042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9522030</link></image></item><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괴담보다 무서운 현생 - [심연의 텔레패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74585</link><pubDate>Thu, 27 Aug 2026 08: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7458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7693&TPaperId=1747458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43/86/coveroff/k59213769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92137693&TPaperId=1747458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심연의 텔레패스</a><br/>가미조 가즈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03월<br/></td></tr></table><br/>"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br/>짧은 한 문장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br/><br/>대학 오컬트 동아리 모임에 마지못해 나간 카렌은 기리야마라는 학생한테서 어둡고 위험한 물속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섬뜩한 괴담을 듣는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흘려들었는데, 이틀 뒤부터 집에서 걸레를 바닥에 내리치는 것 같은 '철퍽'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br/>비릿한 냄새가 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물웅덩이가 생기고, 무엇보다 그 소리가 조금씩 가까워진다. 이 소설이 진짜 무서운 건 괴물이 튀어나와서가 아니다. 제일 안전해야 할 우리 집이라는 공간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다.<br/><br/>카렌이 결국 도움을 요청하면서 이야기는 '아시야 초자연현상 조사'의 하루코와 조수 고시노 쪽으로 넘어가고, 소설 분위기도 같이 바뀐다. <br/>쫓기는 사람의 공포담이었던 이야기가 어느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를 파헤치는 미스터리로 바뀐다. 조사해보니 기리야마의 괴담을 들은 사람이 카렌 말고도 여럿 있었고, 다들 비슷한 일을 겪은 뒤 실종됐다는 게 밝혀진다. <br/>사라지기 직전에 남겼다는 "돌아가고 싶다"는 말이 이야기 내내 중요한 단서로 작용한다.<br/><br/>이 소설이 진짜 재밌어지는 건 여기부터다. <br/>하루코와 고시노는 초자연현상을 덥석 믿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조건 아니라고 하지도 않는다. 사람이 꾸민 일인지, 심리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정말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있는 건지 하나씩 따져본다. 괴상한 사건도 일단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원인을 찾아가는 두 사람 덕분에, 소설에는 공포와 추리물 특유의 재미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br/>겉으로 보면 완벽한 저주 구조인데, 두 사람은 계속 "정말 괴담 때문에 사라진 게 맞아?"라고 물으면서 이야기를 끌고 간다.<br/><br/>괴담, 실종 사건, 초심리학, ESP처럼 서로 안 어울릴 것 같은 소재들이 한 이야기 안에 섞여 있는데도 산만하지 않다. <br/>초반에 슬쩍 던져놓은 작은 단서들을 후반부에서 하나씩 다시 꺼내 쓰면서 이야기를 넓혀가는 구성이 좋았다. 무서운 대상도 계속 바뀐다. 처음엔 '철퍽' 소리가 무섭고, 그다음엔 기리야마라는 사람이 무섭고, 그다음엔 괴담 자체가 무서워진다. 그런데 읽다 보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지금까지 무섭다고 느꼈던 게 정말 이 사건의 핵심이었을까.<br/><br/>보통 호러소설은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무서움이 좀 가시는데, 이 소설은 하나 밝혀지면 그 뒤에 더 큰 질문을 하나 더 놔둔다. <br/>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이야기가 오히려 예상 못한 방향으로 커진다. 카렌 파트가 만든 서늘한 분위기와 다르게 하루코와 고시노가 나온 뒤로는 두 사람 특유의 티키타카가 적당히 숨통을 틔워줘서, 3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인데도 술술 읽힌다.<br/><br/>&lt;심연의 텔레패스&gt;는 귀신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해 안 되는 현상을 끝까지 들여다보고 거기 숨은 규칙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br/>무서운데 동시에 미스터리이고, 초자연현상을 다루면서도 묘하게 이성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다. 평범한 집 안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 하나에서 시작해 생각지도 못한 큰 진실로 나아가는 이 소설을 덮고 나면, 조용한 방 안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혹시 누가 날 부르고 있는 건 아닐까.]]></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43/86/cover150/k59213769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438662</link></image></item><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과학으로는 풀어낼 수 없는 그 마음 - [투명한 나선]</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74571</link><pubDate>Thu, 27 Aug 2026 08: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7457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0602&TPaperId=1747457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2/11/coveroff/k082130602_3.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0602&TPaperId=1747457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투명한 나선</a><br/>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6년 07월<br/></td></tr></table><br/>갈릴레오 시리즈에서 유카와 마나부는 늘 사건 바깥에 서서 논리로 현상을 풀어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시리즈 열 번째 이야기인 &lt;투명한 나선&gt;에서는 그 익숙한 구도가 뒤집힌다. 이번엔 경찰이 사건을 쫓다가 우연히 유카와의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br/><br/>지바현 앞바다에서 등에 총을 맞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그를 실종 신고했던 동거 여성에게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는데도, 그녀는 갑자기 직장을 쉬고 자취를 감춘다. 구사나기와 우쓰미가 그 흔적을 좇던 중, 뜻밖에도 유카와의 이름과 마주친다. 도움을 청받은 유카와는 처음엔 단호하게 거절하지만, 구사나기를 배웅하는 순간 갑자기 마음을 바꾼다. 그런데 어떻게 협조하겠다는 건지는 끝내 말해주지 않는다.<br/><br/>이때부터 이 이야기의 진짜 궁금증은 총격 사건 하나만이 아니게 된다. <br/>유카와는 대체 뭘 알고 있는 걸까. <br/>그리고 뭘 감추고 있는 걸까.<br/><br/>이 작품이 남다른 건 사건의 트릭보다 유카와라는 사람 자체가 궁금해진다는 점이다. <br/>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유카와는 좀 괴팍하지만 냉철하고 똑똑한, 이미 다 자란 어른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가 어떤 집에서 자랐고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는 사실 거의 알려진 게 없었다. <br/>그런 그가 부모님 곁에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어딘가 낯설게 느껴진다. 오랜 친구인 구사나기조차 몰랐던 유카와의 시간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br/><br/>이번 작품에서 작가는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br/>사람의 행동까지도 하나의 공식처럼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다. <br/>도망칠 이유가 없어 보이는 사람이 도망치고, 진실을 밝혀야 할 사람이 오히려 그걸 숨긴다. <br/>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이지만, 그 뒤에 사랑과 죄책감, 그리고 오래된 약속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게 다가온다. <br/><br/>제목처럼 사람의 삶은 곧게 뻗은 길이 아니다. <br/>과거의 일과 지금의 일이 전혀 상관없어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같은 자리에서 겹쳐진다.<br/><br/>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유카와가 변했다는 점이다. <br/>여러 사건과 여러 사람을 겪어온 지금의 유카와는 예전과는 조금 다르다. <br/>진실을 밝히는 게 항상 옳은 일인지 스스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과학자에게 진실은 반드시 찾아내야 하는 것이지만, 사람에게 진실은 때로 누군가의 삶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것이니까. <br/><br/>그렇다고 거짓말이 답이라는 얘기도 아니다. <br/>이 작품은 그 사이의 애매하고 복잡한 지점을 계속 들여다본다. <br/>수사를 방해하는 건 아니냐는 구사나기의 물음에, 유카와는 짧게 대답한다. 너를 배신하지 않았다는 것도 약속한다고. 이 짧은 대화 안에 두 사람이 오랫동안 쌓아온 믿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br/><br/>결국 이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이 아니라, 유카와가 오래 묻어뒀던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이다. 누구보다 똑똑하고 냉철한 사람도 정작 자기 삶에서는 완벽한 답을 찾지 못한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오히려 이번 작품의 유카와를 훨씬 사람답게 느껴지게 만든다.<br/><br/>바다에서 발견된 시신 이야기로 시작한 소설은 어느새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진다. <br/>우리는 가까운 사람에 대해 대체 얼마나 알고 있을까. <br/>그리고 오래전 저지른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온다면, 그때 우리는 용기를 낼 수 있을까. <br/><br/>과학적인 트릭을 풀어내는 천재 물리학자의 모습보다, 자기 과거를 안고 살아온 한 사람의 얼굴이 훨씬 오래 마음에 남는 작품이다.<br/><br/>덧)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802/11/cover150/k082130602_3.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8021172</link></image></item><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투자는 결국 어떤 사람이 되느냐의 문제 - [워런 버핏 평전 - 2026년 개정증보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35830</link><pubDate>Thu, 06 Aug 2026 16:4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3583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0109&TPaperId=1743583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9/45/coveroff/k1421301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0109&TPaperId=1743583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워런 버핏 평전 - 2026년 개정증보판</a><br/>앤드루 킬패트릭.정주용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윌북 / 2026년 07월<br/></td></tr></table><br/><h1>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은 익숙하다.&nbsp;</h1><h1>“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 “10년간 보유할 주식이 아니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 “가격은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얻는 것이다.”&nbsp;</h1><h1>그러나 이러한 문장만으로 버핏을 이해할 수 있을까.&nbsp;</h1><h1><br></h1><h1>앤드루 킬패트릭의 &lt;워런 버핏 평전&gt;&nbsp; 2026년 개정증보판은 버핏의 명언을 나열하는 대신, 그 말이 어떤 경험과 판단 속에서 나왔는지를 그의 삶 전체를 통해 보여준다.</h1>이 책은 크게 인간 워런 버핏의 성장 과정과 투자자로서의 행보를 따라간다.&nbsp;여섯 살 때 콜라를 팔아 이익을 남기던 소년, 새벽마다 신문을 배달하던 학생, 하버드 입학을 거절당한 청년,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벤저민 그레이엄을 만난 제자, 고향 오마하로 돌아와 투자조합을 운영한 젊은 투자자가 어떻게 버크셔 해서웨이라는 금융 제국을 건설했는지가 방대한 자료와 일화를 통해 펼쳐진다.<br>버핏의 성공은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에서 나오지 않았다.&nbsp;그는 시장이 언제 오를지를 맞히기보다 기업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분석했다. 다른 사람의 전망이나 주식중개인의 보고서보다 기업의 연차보고서, 재무제표와 같은 ‘미가공 데이터’를 직접 읽었다.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해서 옳은 것이 아니라, 사실이 옳고 추론이 타당하기 때문에 옳다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가르침은 평생 그의 판단을 지탱했다.<br>그렇다고 버핏이 무조건 남들과 반대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nbsp;충분한 분석 없이 군중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은 독립적 판단이 아니라 무모함이다. 버핏의 자신감은 자신이 투자하려는 기업을 철저히 이해한 뒤에야 생겼다. 그는 모든 기회를 잡으려 하지 않았다. 평생 사용할 수 있는 투자 카드가 스무 장뿐이라고 생각하라고 조언하며, 확신할 수 있는 소수의 기회를 오래 기다렸다.<br>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는 대담하게 투자했다.&nbsp;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워싱턴포스트, 가이코, 코카콜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없었다면 버핏의 성과 역시 시장 평균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머물렀을지 모른다. 그의 성공은 수많은 거래에서 조금씩 이긴 결과가 아니라, 오랫동안 기다린 끝에 내린 몇 번의 중대한 결정에서 비롯되었다.<br>버핏이 찾은 것은 단순히 싼 주식이 아니었다.&nbsp;그는 사람들이 계속 필요로 하는 상품을 만들고, 강력한 브랜드와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하며, 경쟁자가 쉽게 넘을 수 없는 ‘해자’를 지닌 기업을 선호했다. 찰리 멍거와 함께하면서 그의 투자 방식은 평범한 기업을 헐값에 사는 것에서 훌륭한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는 것으로 발전했다.<br>좋은 기업을 샀다면 쉽게 팔지 않았다.&nbsp;버핏에게 주식은 시세표 속 숫자가 아니라 실제 기업의 일부였다. 기업 전체를 인수한다는 관점에서 주식을 샀고, 사업의 경쟁력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보유했다. 그의 투자법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보다 ‘좋은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서 오래 보유하는 것’에 가깝다.<br>이러한 장기 보유를 가능하게 만든 힘은 복리다.&nbsp;수익이 다시 원금이 되어 또 다른 수익을 낳는 과정은 짧은 기간에는 미미해 보이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버핏이 재산의 대부분을 노년기에 축적할 수 있었던 것도 높은 수익률뿐 아니라 수익을 소비하지 않고 오랫동안 재투자했기 때문이다. 복리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결국 시간이다.<br>인상적인 것은 이러한 투자 철학이 버핏의 생활 방식과도 일치한다는 점이다.&nbsp;그는 수십 년간 같은 집에서 살고, 낮은 연봉을 유지하며, 과도한 부채와 불필요한 소비를 멀리했다. 버크셔 역시 화려한 본사나 경영자의 과시를 위해 주주의 돈을 쓰지 않았다. 검소함은 단순히 돈을 아끼는 습관이 아니라,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한 욕망을 줄이는 태도였다.<br>버핏은 투자와 경영에서도 정직과 신뢰를 중시했다.&nbsp;경영자를 선택한 뒤에는 자율성을 보장했고, 잘못된 판단은 빠르게 인정했다. 주주들에게 과장된 기대를 심기보다 실적이 나빠질 가능성까지 솔직하게 알렸다. 막대한 부를 축적한 뒤에는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실천했다. 그에게 돈은 과시와 소비의 수단이 아니라 더 나은 곳에 배분해야 할 자본이었다.<br>&lt;워런 버핏 평전&gt;은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nbsp;오히려 나는 어떤 투자자가 되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다른 사람의 말에 쉽게 흔들리지는 않는지, 이해하지 못한 대상에 욕심만으로 투자하지는 않는지, 작은 이익을 위해 원칙을 포기하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한다.<br>버핏처럼 되고 싶다면 그가 산 종목을 따라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nbsp;스스로 공부하고, 사실을 근거로 판단하며, 좋은 기회를 기다리고, 결정한 뒤에는 오래 견디는 그의 태도를 배워야 한다. 투자는 결국 무엇을 사느냐의 문제이기 전에 어떤 사람이 되어가느냐의 문제다. 워런 버핏은 그 사실을 말이 아니라 자신의 긴 삶 전체로 증명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9/45/cover150/k1421301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694545</link></image></item><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오직 그녀의 것 - [오직 그녀의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17468</link><pubDate>Tue, 28 Jul 2026 19: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1746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031546&TPaperId=1741746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98/43/coveroff/k37203154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031546&TPaperId=1741746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오직 그녀의 것</a><br/>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09월<br/></td></tr></table><br/>김혜진의 &lt;오직 그녀의 것&gt;은 한 여성 편집자 홍석주의 삶을 따라가는 소설이다. <br/>석주는 처음부터 확신에 찬 사람은 아니었다. 사학을 공부하던 그녀는 우연히 문학 창작 동아리에 들어가고, 선배의 권유로 소설 창작 수업을 들으며 문학을 접한다. 처음에는 수업계획서에 적힌 책을 따라 읽는 정도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책을 찾아 읽고 문장에 오래 머문다. 문학은 운명처럼 찾아온 것이 아니라 우연히 열린 문이었고, 석주는 그 앞에 오래 머무르며 자기 안의 끌림을 발견한다.<br/><br/>석주의 열정은 불꽃처럼 겉으로 타오르지 않는다. <br/>그녀는 조용히 읽고, 손으로 문장을 옮겨 쓰고, 문맥과 행간을 살핀다. 필사는 단순한 베껴 쓰기가 아니라 문장의 호흡을 몸에 익히는 과정이다. 석주는 그렇게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에서 문장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조금씩 변해간다. 그녀가 문학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지만, 문학이 그녀의 삶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br/><br/>그러나 석주의 선택은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br/>석주가 교사가 되지 않겠다고 했을 때, 부모 특히 아버지는 크게 실망한다. 아버지에게 교사는 딸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었다. 출판사에 들어가겠다는 석주의 선택은 불안하고 낯선 길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장면은 석주의 첫 번째 독립 선언처럼 읽힌다. 석주는 가족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부모가 납득하는 삶과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삶이 다를 수 있음을 받아들인 것이다.<br/><br/>비슷한 장면은 연인의 부모를 처음 만났을 때 반복된다. <br/>석주가 결혼 후에도 직장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하자, 그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여성의 일은 결혼 전 잠시 하는 일이고, 결혼 후에는 가정이 우선이라는 시대의 공기가 그 반응 안에 담겨 있다. 석주는 아버지 앞에서는 교사가 되지 않겠다고 말해야 했고, 연인의 부모 앞에서는 결혼해도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해야 했다. 남성이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었을 직업의 지속성을, 석주는 매번 해명해야 했다.<br/><br/>출판사에서 만난 선배들은 석주를 편집자로 단련시킨다. <br/>교열부 선배 오기서는 문장 앞에서 대충 넘어가지 않는 태도를 가르친다. 많이 고치는 것도, 적게 고치는 것도 답이 아니다. 원고가 필요로 하는 만큼 정확히 개입하는 것, 그것이 석주가 배운 교열의 윤리였다. 이후 편집부 선배 장민재는 석주에게 한 권의 책 전체를 보는 눈을 열어준다. 문장을 바로잡는 데서 나아가 작가의 세계와 독자를 함께 생각하는 법을 배우며, 석주는 교열자에서 편집자로 성장한다.<br/><br/>연인 원호와의 사랑도 석주에게 중요한 통과의례가 된다. <br/>원호는 석주에게 일 바깥의 생활과 감정을 알려주지만, 그 사랑이 석주의 삶 전체를 대신 완성해주지는 못한다. 이별을 겪으며 석주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도 소중하지만, 그 사람이 떠난 뒤에도 남아 있어야 할 자기만의 세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석주에게 그것은 책 만드는 일이었다. 이별은 그녀를 일로 도피하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이 자기 삶에서 차지하는 무게를 보게 만든다.<br/><br/>이후 석주가 출판사를 옮기고 인정받는 과정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br/>선배에게 배운 기준은 이제 특정 회사나 사람에게 묶이지 않고 석주 자신의 감각이 된다. 낯선 조직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안목, 어떤 원고 앞에서도 작동하는 판단력, 책을 책답게 만들려는 태도야말로 그녀가 얻은 진짜 자산이다. 편집자의 일은 본래 보이지 않지만, 석주는 그 보이지 않는 노동을 통해 자기 삶의 중심을 세운다.<br/><br/>책 말미에서 석주가 신입 지원자의 면접을 보는 장면은 이 소설의 결산처럼 다가온다. <br/>젊은 시절의 석주는 늘 질문받는 사람이었다. 왜 교사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 왜 결혼 후에도 일을 계속하려 하느냐는 시선, 편집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증명해야 하는 시간들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석주는 질문하는 자리에 선다. 지원자에게 건네는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젊은 날의 자기 자신에게 뒤늦게 건네는 말처럼 들린다. 이 일은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버티기 어렵지만, 좋아하는 마음 없이도 버틸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책을 만드는 일은 화려하지 않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자기 자신으로 살게 해주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br/><br/>이 지점에서 제목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br/>석주는 평생 남의 원고를 읽고, 남의 문장을 고치고, 남의 책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모든 시간이 남의 것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작가의 원고를 대하는 태도, 선배의 가르침을 자기 안목으로 바꾼 시간, 사랑이 끝난 뒤에도 남은 열정, 어디서든 잃지 않은 직업적 자존은 모두 석주의 것이었다.<br/><br/>이 작품은 존 윌리엄스의 &lt;스토너&gt;와도 닮아 있다. 스토너가 세상의 큰 인정 없이도 문학을 통해 자기 삶의 중심을 지켰다면, 석주는 보이지 않는 편집의 자리에서 자기 삶을 축적해간다. &lt;스토너&gt;가 상실의 소설이라면, &lt;오직 그녀의 것&gt;은 축적의 소설이다. 석주는 부모의 기대, 결혼제도의 압력, 사랑의 상실, 직업 세계의 불안을 지나며 자기 삶을 조금씩 자기 것으로 만든다.<br/><br/>결국 &lt;오직 그녀의 것&gt;은 한 편집자의 성장담이자, 한 여성이 자기 삶의 소유권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오직 그녀의 것이란 어떤 지위나 성취가 아니라,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었던 시간과 선택, 그리고 남의 문장 곁에서 끝내 잃지 않은 자기 삶 그 자체였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298/43/cover150/k37203154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2984358</link></image></item><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생가 - [생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15211</link><pubDate>Mon, 27 Jul 2026 18: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1521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02130000&TPaperId=1741521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1/29/coveroff/k6021300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02130000&TPaperId=1741521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생가</a><br/>신재민 지음 / 북다 / 2026년 07월<br/></td></tr></table><br/>누군가는 불타 버린 집을 복원하려 하고, 누군가는 이를 목숨을 걸고 막으려 합니다. 그런데 읽어 갈수록 알게 됩니다. 여기서 되살리려는 대상은 한 채의 한옥만이 아니라는 사실을요.<br/><br/>&lt;생가&gt;는 전직 대통령의 생가 복원이라는 현실적 소재에 수목 신앙, 한옥 건축, 대물림되는 가족의 비밀, 대한민국 현대사의 어두운 기억을 결합한 한국형 오컬트 호러입니다. <br/>제13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대상 수상작으로, 영화감독 출신인 작가가 시나리오로 구상했던 이야기를 장편소설로 발전시켰습니다. 그래서인지 문장을 읽다가 영상을 그릴 때가 자주 있었어요.<br/><br/>2017년, 독재로 권력을 유지했던 전 대통령 이운암의 생가가 화재로 불탑니다. 이 집을 지었던 도편수 지범근은 아들 재헌에게 “생가…… 절대 복원하지 마라”는 말을 남기고 의문의 죽음을 맞습니다. 아버지와 오래 절연하고 독일에서 살던 재헌은 이운암의 손자 건승으로부터 복원을 제안받습니다. 처음에는 거절하려 하였으나 경제적 이유 때문에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왕 시작하려 마음먹은 재헌은 이 일은 평생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아버지를 넘어설 기회이자, 유언에 맞서는 복수로 여깁니다. <br/><br/>그런데 조사차 생가에 들어간 그는 곧 깨닫습니다. “이건 집이 아니거든요.” 건물의 구조와 동선은 무언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존재를 가두거나 불러들이기 위해 설계된 거대한 장치로 보였기 때문입니다.<br/><br/>소설의 목차는 한옥을 짓는 순서(파가, 개기, 열초, 선목, 벌목, 입주, 상량, 생가)를 따르는데, 여기서 집이 완성되어 간다는 것은 안전한 공간이 만들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br/>공사가 진전될수록 땅속에 묻혀 있던 기억과 원한도 함께 형태를 갖춥니다. ‘복원’은 잠들어 있던 악을 다시 깨우는 일이 됩니다. <br/><br/>생가에 쓸 소나무를 베는 장면은 이런 분위기를 잘 보여 줍니다. 재헌은 수백 년 된 소나무를 베어 운반하지만, 이후 가지에서 붉은 명주 조각과 밧줄에 쓸린 흔적을 발견합니다. “베지 말아야 할 걸 베고 말았다.”  <br/>붉은 명주와 고목, 도편수와 대들보처럼 한국인에게 익숙한 것들에서 시작되기에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br/><br/>&lt;생가&gt;는 한편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br/>재헌은 아버지의 금기를 깨고 생가를 완공하려 하고, 건승은 할아버지의 명성을 다시 세우려 합니다. 두 사람 모두 윗세대가 남긴 유산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br/>재헌은 아버지를 증오한다고 생각하지만, 생가 깊숙이 내려갈수록 점차 아버지를 닮아 갑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선택으로 심연 속에 몸을 던져야 합니다. <br/>소설은 사람이 자신이 태어난 집과 가족, 역사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지, 아버지의 죄와 권력이 자식에게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를 집을 매개로 묻습니다.<br/><br/>이운암은 가상의 인물이지만, 국가폭력을 남긴 인물이 시간이 지나며 영웅으로 미화되고 생가가 성역처럼 보존되는 모습은 우리 현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합니다. <br/>생가를 다시 짓는다는 것은 그가 상징하는 권력과 숭배의 질서까지 다시 세우는 일입니다. 귀신보다 두려운 것은 잘못된 역사를 잊고 죽은 권력을 계속 불러내는 사람들이 아닐까요?<br/><br/>또 다른 주인공 시록은 무병을 피해 트럭을 몰며 살아가는 여성으로, 생가에 쓸 소나무를 운반하며 재헌과 얽힙니다. 위계와 규칙에 굴복하지 않는 그녀의 성격은 권력과 가부장적 질서에 사로잡힌 인물들과 대비를 이루며,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합니다.<br/><br/>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한옥을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조화와 안식의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죄악을 감추고 죽은 권력이 되살아나기를 기다리는 공간으로 그려집니다. 서사도 영화적입니다. 흩어진 단서들이 중반부터 빠르게 결합하고, 후반에는 반전이 이어지며 의미가 계속 달라집니다. &lt;파묘&gt;나 &lt;곡성&gt;처럼 전통신앙과 역사적 기억을 결합한 오컬트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만족할 만합니다.<br/><br/><br/>집은 사람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기억을 감추기도 합니다. 죄악으로 세워진 집을 복원하는 일은 역사를 보존하는 일일까요, 끝났어야 할 과거를 다시 불러들이는 일일까요.<br/><br/> &lt;생가&gt;는 그 질문에서 출발해 집과 가족, 권력과 역사가 뒤엉킨 심연으로 독자를 끌고 갑니다.<br/>그래서일까요? 책을 읽고 악몽을 꾸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61/29/cover150/k6021300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612987</link></image></item><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새옷 입은 연금술사 - [연금술사 - 최신개정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15086</link><pubDate>Mon, 27 Jul 2026 17: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1508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130492&TPaperId=1741508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10/coveroff/k02213049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130492&TPaperId=1741508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연금술사 - 최신개정판</a><br/>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북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새 옷을 입은 &lt;연금술사&gt;, 새해 첫날 다시 읽는 마음<br/><br/>파울로 코엘료의 &lt;연금술사&gt;를 다시 펼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책은 줄거리를 몰라서 읽는 책이 아니라, 이미 아는 이야기를 지금의 내가 다시 확인하기 위해 읽는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br/><br/>양치기 청년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아 피라미드로 떠나고, 먼 길을 돌아 결국 보물이 처음 출발했던 자리 가까이에 있었다는 이야기. 줄거리만 보면 단순합니다. <br/><br/>그런데 이 단순한 이야기는 해마다 다르게 읽힙니다. 특히 1월 1일에 읽으면 더 그렇습니다. 한 해가 시작되는 날, 우리는 대단한 목표를 세우고 싶어집니다. 그때 &lt;연금술사&gt;는 조용히 묻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저 멀리에 있느냐, 아니면 이미 가까이에 있지만 아직 알아보지 못한 것이냐고요.<br/><br/>이번에 새 옷을 입고 옮긴이의 말을 새로 실은 판본은 그래서 더 반갑습니다. 옮긴이의 말은 이 책이 여전히 “나만의 보물을 찾아가는 소중한 여정”으로 읽힌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lt;연금술사&gt;는 단지 산티아고의 모험담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 삶의 표지를 읽고 자기만의 보물을 찾아가는 이야기라는 것입니다.<br/><br/>“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는 문장은 냉정히 보면 낙관적이고 자기계발서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간절히 원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있으니까요. <br/><br/>그럼에도 이 책이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이 문장이 현실을 부정하는 주문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lt;연금술사&gt;는 “원하면 다 이루어진다”고 위로하는 책이라기보다 “정말 원한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는 책입니다. <br/>산티아고는 꿈만 꾸지 않습니다. 양을 팔고, 길을 떠나고, 도둑을 맞고, 다시 일하고, 다시 떠납니다. 이 책이 말하는 연금술은 납을 금으로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두려움과 실패와 우회를 삶의 재료로 바꾸는 힘입니다.<br/><br/>산티아고가 돈을 잃었을 때 그 사건은 단순한 실패일 수 있었지만, 그는 그곳에서 언어와 장사를 배우고 다시 떠날 힘을 얻습니다. 크리스탈 가게에서 보낸 시간도 우회로처럼 보이지만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든 과정이었습니다. <br/>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내가 실패라고만 불렀던 일들, 멈춤이라 생각했던 시간들이 정말 아무 의미 없었을까 돌아보게 됩니다.<br/><br/>이 책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은 어쩌면 크리스탈 가게 주인입니다. <br/>그는 메카 순례라는 꿈을 갖고 있지만 떠나지 않습니다. 꿈이 이루어지면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사라질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이 인물은 꽤 불편합니다. 마치 내 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같습니다. <br/>우리는 꿈을 말하지만 막상 그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두려워할 때가 있습니다. 실패가 아니라 변화가 두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1월 1일에 이 책을 읽으면 마음이 조금 뜨끔해집니다. 올해도 꿈을 아름답게 보관만 할 것인지, 서툴더라도 한 걸음 걸어볼 것인지 묻게 되기 때문입니다.<br/><br/>결말이 여전히 좋습니다. <br/>산티아고는 피라미드까지 갔다가, 보물이 처음 꿈을 꾸었던 고향 근처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 결말을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로만 읽으면 조금 싱겁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물의 위치가 아니라, 산티아고가 그 보물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br/>떠나기 전과 돌아온 그는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같은 장소에 도착했지만 시선은 완전히 달라져 있습니다.<br/><br/>그래서 이 책은 새해 첫날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br/>한 해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삶 안에 있던 것들을 새롭게 알아보는 눈일지도 모릅니다. 가족, 일, 건강, 오래 미뤄둔 마음, 아직 포기하지 못한 가능성. 그것들이야말로 각자의 숟가락 위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일 수 있습니다.<br/><br/>나는 올해 무엇을 향해 걸어갈 것인가. <br/>내가 두려워 미루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br/>내 삶이 보내는 표지를 무심히 지나치고 있지는 않은가. <br/>그리고 나만의 보물은 지금 어디에 묻혀 있는가. <br/>&lt;연금술사&gt;는 답을 주는 책이라기보다 이 질문들을 다시 꺼내게 하는 책입니다. <br/><br/>새해 첫날, 산티아고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그 길은 결국 피라미드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로 이어집니다. 멀리 헤매던 모든 길이 결국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이 책은 여전히 부드럽고 단순한 목소리로 들려줍니다.<br/><br/>새옷을 입은 &lt;연금술사&gt;. 여전히 좋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10/cover150/k02213049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21013</link></image></item><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연월일 - [연월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14946</link><pubDate>Mon, 27 Jul 2026 15: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41494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8069&TPaperId=1741494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5/38/coveroff/k37213806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72138069&TPaperId=1741494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연월일</a><br/>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북다 / 2026년 05월<br/></td></tr></table><br/>극심한 가뭄이 닥치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피난을 떠나지만, 일흔두 살의 셴 할아버지는 남습니다. 늙은 몸으로 피난길을 따라가 봐야 며칠을 버티지 못할 것이고, 어차피 죽는다면 살아온 땅에서 죽고 싶다는 마음 때문입니다. <br/><br/>그런데 그의 집 앞에 옥수수 싹 하나가 돋아납니다. 마을에 남은 것은 노인과 눈먼 개, 아직 열매를 맺지 못한 옥수수 한 그루뿐입니다.<br/><br/>셴 할아버지 곁에는 비를 기원하는 제물로 묶여 있다가 눈을 잃은 개가 있습니다. <br/>죽어가던 개를 풀어준 노인은, 모두가 떠난 뒤 그 선택을 다행스럽게 여깁니다. 둘 다 늙고 쇠약하지만 서로에게 기대어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이 작품의 따뜻함은 강한 존재가 약한 존재를 구하는 데서가 아니라, 약한 존재들이 서로에게 기대어 가까스로 살아가는 데서 나옵니다.<br/><br/>옥수수를 살리려는 노인의 사투는 처절합니다.<br/>씨앗을 찾아 헤매고, 늑대와 대치하고, 쥐 떼가 밭을 뒤덮자 잎을 하나하나 닦아냅니다. 처음엔 지나친 고집처럼 보이지만, 읽을수록 옥수수가 단순한 농작물이 아님이 드러납니다.<br/>그를 필요로 하는 유일한 생명, 자신이 아직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느끼던 노인에게 옥수수는 삶의 이유가 됩니다.<br/><br/>셴 할아버지는 옥수수로 산맥을 되살리고 마을 사람들이 자신의 공덕비를 세워주는 미래를 상상합니다. 허영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공동체에 필요한 존재이길 바랍니다. 몸이 늙어 예전처럼 일할 수 없을 때, 자신이 짐이 되었다는 감각은 견디기 어렵습니다. <br/>그가 옥수수를 지키는 일은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와 세상에 증명하기 위한 마지막 싸움입니다.<br/><br/>&lt;노인과 바다&gt;를 떠올리게 합니다. 두 노인 모두 외부의 보상을 얻지 못합니다. 물고기는 상어에게 뜯기고, 공덕비도 세워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싸움에는 결과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존엄이 남습니다. <br/>중요한 것은 무엇을 얻었느냐가 아니라, 선택한 일을 끝까지 감당했다는 사실입니다.<br/><br/>가장 씁쓸한 장면은 동전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옥수수의 거름이 될 존재를 정하려 동전을 던지지만, 훗날 발견된 동전은 양면이 모두 같은 글자입니다. 처음부터 자신이 거름이 되기로 결정했던 것입니다. <br/>그러나 사연을 모르는 마을 사람들은 그 동전을 그냥 땅에 던져버립니다. 한 사람에게는 삶 전체가 담긴 물건이 타인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폐품이 되는 순간—우리의 삶도 어쩌면 그렇습니다.<br/><br/>마을 사람들이 돌아왔을 때 옥수수에는 서른일곱 개의 알이 맺혔지만, 제대로 살아남은 것은 일곱 알뿐입니다.  그 일곱 알에서 다시 일곱 그루가 자라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바둑으로 치면 겨우 반집 차이의 승리, 그 작은 차이가 생명과 죽음을 가릅니다.<br/><br/>셴 할아버지는 죽음을 피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습니다. 자신보다 연약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자신의 죽음도 받아들입니다. 죽음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죽을 것인지를 선택한 것입니다. 옥수수 뿌리가 노인의 몸을 관통한 모습은 잔혹하면서도 숭고합니다. <br/>죽음으로써 죽음을 이긴 것입니다.<br/><br/>'연월일'이라는 제목은 해와 달과 날,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의 단위를 나란히 놓은 말입니다. 셴 할아버지의 싸움은 물을 긷고 쥐 잡고 흙 파는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집니다. 그 시간 속에서 한 사람의 사랑과 희생이 축적되고, 잊히는 삶일지라도 그가 살아낸 하루하루는 옥수수 일곱 알 속에 남아 다음 시간으로 이어집니다.<br/><br/>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임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가 떠올랐어요. 모자무싸.<br/>나이 들었을 때뿐 아니라 실패했을 때, 초라해졌을 때도 우리는 말합니다.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br/><br/>셴 할아버지에게 옥수수는 그 말을 대신해 주는 생명이었습니다. 공덕비는 세워지지 않았고 동전도 버려졌지만, 그가 지켜낸 일곱 알은 다시 싹을 틔웠습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한 사람이 온 힘을 다해 살아낸 시간은 그렇게 다른 생명 속에 남습니다. <br/><br/>옌롄커의 &lt;연월일&gt;이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165/38/cover150/k37213806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1653876</link></image></item><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낯섬과 다정함은 공존할 수 있을까? - [이웃집의 탐스러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351814</link><pubDate>Tue, 23 Jun 2026 22:3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35181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9298&TPaperId=1735181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7/4/coveroff/k12213929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22139298&TPaperId=1735181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웃집의 탐스러움</a><br/>정기현 지음 / 북다 / 2026년 05월<br/></td></tr></table><br/>#북다방1기 #이웃집의탐스러움 #정기현 #북다 #도서협찬<br/><br/>낯섬과 다정함은 공존할 수 있을까?<br/><br/>"우리는 이웃이다. 그리고 나는 이웃 그다음이 있다고 자꾸만 믿게 되는 것이다."<br/>읽고 나면 이 문장이 오래도록 남는다. 뒷표지에도 프린트된 문장.<br/>이웃. 가까이 있지만 이상하게도 멀게 느껴지는 사람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면서도 서로의 이름조차 모를 때가 많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쳐도 짧은 인사 뒤에는 곧바로 침묵이 내려앉는다. 소설은 바로 그 침묵의 순간에서 시작한다.<br/><br/>소설 속 '정기현'의 본가에는 독특한 가풍이 있었다. 손님을 초대해 융숭하게 대접하고 그 대가로 이야기를 듣는 일. 풍요롭고 교양 있어 보이는 가풍이지만, 기현은 사실상 "이야기 지옥"에 가까웠음을 깨닫는다. 부모는 이야기를 사랑했지만, 결국 타인의 삶을 수집하고 소비했을 뿐이다. <br/><br/>기현은 그 집을 떠나 작고 낯선 집으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옆집 부부 기은과 준영을 만난다. 처음에는 705호와 706호의 관계였다가, 어느새 거의 매일 얼굴을 보는 사이가 되고, 급기야 마을 축제 연극 무대에 함께 서게 된다.<br/><br/>이 소설의 매력은 관계의 미세한 변화에 있다. 소제목들은 일상 속에서 조금씩 방향이 틀어지는 순간들을 가리킨다. 거칠게 요약하면 '삼십대 여성이 독립 후 이웃과 가까워지고 싶어 쓴 긴 편지'라고 할 수도 있겠다. <br/><br/>하지만 이 소설에서 이야기는 하나의 미로처럼 흐른다. 사건들은 때때로 우연히, 뜬금없이, 엉겁결에 벌어진다. 삶과 닮아있다.<br/><br/>기현은 자신의 부모처럼 남의 이야기를 탐욕스럽게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건넨다는 것은 관계를 이전과 같지 않은 곳으로 데려가는 일임을 안다. 말해버린 뒤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그래서 이야기는 다정하면서도 무섭다. 관계를 열어젖히는 문이면서, 상대가 받아주지 않을 가능성을 감수해야 하는 용기이기 때문이다.<br/><br/>기현은 옆집 부부와 있을 때 침묵을 견디지 못한다. 셋 중 둘은 부부라는 범주에 속해 있고, 기현은 셋 중 하나의 편에 있기 때문이다. 관계 안에서 포지션을 계속 가늠하는 이 마음을, 소설은 우습지만 결코 가볍지 않게 포착한다.<br/><br/>기현은 생전 처음 취업해 돈을 번다. 출근하고, 퇴근하고, 월급을 받아 먹는 데 써버리는 경험 앞에서 "이게 바로 삶이라는 것이로구나"라고 느낀다. 삶은 대단한 의미보다 훨씬 작고 구체적인 리듬으로 다가온다. 그 수수한 반복 속에서 기현은 이전의 자신과 다른 형상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br/><br/>기현은 기은과 준영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건네고 싶어 한다. 지금보다 "복잡하고 자세한 사이"가 되기 위해서다. <br/>좋은 관계란 친한 사이, 가까운 거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조금 더 복잡하게 이해하게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야기를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 관계를 맺으려는 사람. 기현이 부모의 세계에서 벗어나 도달한 지점도 바로 거기에 있다.<br/><br/>문을 두드려도 될까. 같이 밥을 먹자고 해도 될까. 조금 더 알고 싶다고 말해도 될까.<br/>다시 "우리는 이웃이다. 그리고 나는 이웃 그다음이 있다고 자꾸만 믿게 되는 것이다."<br/><br/>책을 읽고난 후 엘리베이터에서의 짧은 인사 후 어색하게 내려앉는 침묵, 그 시간이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br/>어쩌면 낯선 채로도 다정할 수 있다고, 이웃 그다음도 가능하다고.<br/><br/>덧) 엽서에 적힌 글이 신기하게 다가온다. <br/>"이 소설을 쓰고 바로 옆집에 사는 분과 이웃이라고 할 만한 관계가 되었다는 사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7/4/cover150/k12213929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70419</link></image></item><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절대 열지 말 것 &amp;lt;열람 엄금&amp;gt; - [열람 엄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350329</link><pubDate>Tue, 23 Jun 2026 08: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35032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139845&TPaperId=1735032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45/21/coveroff/k39213984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92139845&TPaperId=1735032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열람 엄금</a><br/>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06월<br/></td></tr></table><br/>#북다방1기 #열람엄금 #치넨미키토  #북다 #도서협찬<br/><br/>‘읽지 말라’는 경고만큼 사람을 끌어당기는 말이 또 있을까. 치넨 미키토의 &lt;열람엄금: 엽기 살인범의 정신감정 보고서&gt;는 바로 그 금지된 호기심에서 출발하는 소설이다. 제목부터 불온하다. 열람해서는 안 되는 기록, 그것도 엽기 살인범의 정신감정 보고서라니. 독자는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단순한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공개되어서는 안 될 기밀 파일을 몰래 들여다보는 듯한 감각에 사로잡힌다.<br/><br/>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형식에 있다. <br/>일반적인 서사 소설처럼 사건을 차례로 풀어내기보다, 대량 살인 사건의 범인을 정신감정한 의사의 기록과 인터뷰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이른바 ‘모큐멘터리’적 구성이다. 허구임을 알면서도 진짜 보고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방식은 작품 전체에 기묘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br/><br/>이야기의 중심에는 도쿄 교외에서 벌어진 잔혹한 대량 살인 사건이 있다. 범인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반복하고, 자신을 지켜보는 ‘무언가’에 대한 극심한 공포를 호소한다. 정신감정 전문의 우에하라는 그와의 면담을 통해 사건의 이면에 숨은 괴이한 존재, ‘도메키’의 흔적을 추적해 나간다. <br/>처음에는 살인범의 망상처럼 보였던 말들이 하나둘씩 현실의 단서와 맞물리면서, 독자는 어느 순간부터 묻게 된다. 과연 이것은 정신질환의 기록인가, 저주의 기록인가, 아니면 더 거대한 감시 시스템의 흔적인가.<br/><br/>흥미로운 점은 무서운 괴담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작품 속 공포는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는 감각에서 비롯된다. 현대인에게 매우 익숙한 불안이다. 거리의 CCTV, 스마트폰, 위치 정보, SNS, 알고리즘, 데이터 수집. 우리는 편리함을 얻는 대가로 일상의 상당 부분을 보이지 않는 시스템에 내어주고 있다. <br/>작품은 이 막연한 불안을 ‘도메키’라는 형상으로 압축해 보여준다. 그래서 이 소설의 공포는 초자연적이면서도 동시에 매우 현실적이다. 요괴의 눈이든, 카메라의 렌즈든, AI의 분석 화면이든, 중요한 것은 인간이 ‘항상 지켜보이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정신이 흔들린다는 점이다.<br/><br/>작가 치넨 미키토가 실제 의사라는 점도 작품의 설득력을 높인다. 정신감정, 임상적 관찰, 이상행동에 대한 묘사에는 의료 현장을 아는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생생함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문장이 어렵거나 딱딱한 것은 아니다. 대화와 기록을 오가는 구성, 중간중간 삽입된 일러스트와 단서, 평면도와 자료 이미지 덕분에 책장은 빠르게 넘어간다. 300페이지 안팎의 분량이지만 체감상 훨씬 짧게 느껴진다. 평소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독자도 부담 없이 빠져들 수 있는 구조다.<br/><br/>또 하나의 장점은 공포에서 미스터리로 넘어가는 흐름이다. 초반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불안과 감시당하는 감각이 강하다. 눈을 감는 것조차 꺼려질 만큼 기분 나쁜 공포가 독자를 압박한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건의 조각들이 맞춰지고, 공포는 점차 추리의 쾌감으로 바뀐다. 특히 후반부에는 독자가 예상한 방향을 여러 번 배신하는 반전이 이어진다. 단순히 무섭게 만들고 끝나는 소설이 아니라, 장치와 복선, 형식과 반전을 치밀하게 엮어낸 미스터리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br/><br/>전작 &lt;스와이프 엄금&gt;을 읽은 독자라면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lt;열람엄금&gt;은 전작의 세계관과 이어지는 요소를 품고 있으며, ‘도메키’라는 존재의 정체에 한층 깊이 접근한다. 물론 이 작품만으로도 읽을 수 있지만, 전작을 알고 있다면 더 많은 연결고리와 충격을 발견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매체적 감각을 활용했던 &lt;스와이프 엄금&gt;이 새로운 독서 경험을 보여주었다면, &lt;열람엄금&gt;은 보고서와 기록, 감시와 정신감정이라는 형식을 통해 한 단계 더 음산하고 입체적인 공포를 만들어낸다.<br/><br/>우리는 사생활이 보호받는 삶을 살고 있는가. 누군가 지켜보는 시선의 존재를 알게 된 인간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가. 이 소설은 금지된 기록을 읽는다는 자극적인 설정을 넘어, 감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을 정면으로 건드린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서도 묘하게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이 작품의 진짜 공포는 책 속 도메키가 아니라, 책을 덮은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 ‘시선의 감각’에 있는지도 모른다.<br/><br/>그러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절대 열지 말 것!]]></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545/21/cover150/k39213984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5452146</link></image></item><item><author>csw2700</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머니쇼크 - [머니쇼크 - 금리가 재편하는 새로운 부의 질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349163</link><pubDate>Mon, 22 Jun 2026 17: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68131149/1734916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9094&TPaperId=1734916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0/47/coveroff/k68213909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82139094&TPaperId=1734916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머니쇼크 - 금리가 재편하는 새로운 부의 질서</a><br/>제이미 러시 외 엮음, 임경은 옮김, 박정호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06월<br/></td></tr></table><br/>#북다방1기 #머니쇼크 #교보문고 #제이미러시 #경제 <br/><br/>최근 시장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장면들을 보여준다. 중동 전쟁이 발생했고 국채 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데도, 주식시장은 오히려 상승한다. 전쟁, 인플레이션, 고금리라는 단어만 보면 증시가 흔들려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 &lt;머니쇼크&gt;는 이 모순적 현상을 이해할 틀을 제공한다.<br/><br/>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br/>지난 30~40년간 세계 경제를 지배한 ‘금리 하락의 시대’는 끝났고, 이제 더 높은 차입비용이 일상화되는 중금리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br/>과거 세계화 시대에는 값싼 노동력, 낮은 물가, 풍부한 저축, 중국과 산유국의 미국 국채 매입 등이 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미중 패권 경쟁을 거치며 그 질서는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br/><br/>책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정부 부채와 국채 금리의 관계다. <br/>각국은 금융위기와 팬데믹을 거치며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고, 전쟁 이후에는 국방비와 인프라 복구,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지출이 늘어난다. 원자력·SMR·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전환에도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며, 이는 결국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다.<br/><br/>문제는 국채 공급은 급증하는데 수요는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다. <br/>과거 중국 등 수출국은 벌어들인 달러를 미국 국채로 보유하며 안전자산 수요를 만들어냈지만, 지정학적 분절화와 달러의 무기화, 미중 갈등 속에서 각국은 미국 중심 금융질서에서 벗어나려 한다. 결과적으로 국채 발행은 늘어나는데 매수세는 약해져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한다.<br/><br/>흥미로운 지점은 이를 단순히 “금리가 높아졌다”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br/>책은 자연이자율, 즉 중립금리 자체의 변화에 주목한다. 중앙은행의 일시적 정책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 구조가 더 높은 금리를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 국방비 증가, 공급망 재편, AI 투자, 탈세계화는 모두 막대한 자본을 요구하며, 자금 수요와 저축 경쟁이 심해지면 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br/><br/>그럼에도 증시가 오르는 이유는 ‘부채가 만든 유동성’에 있다. <br/>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재정을 투입하면 그 돈은 민간 기업의 매출로 연결된다. 국방비 증액은 방산기업의 수주가 되고, 에너지 전환 투자는 건설·원전·재생에너지 기업의 매출이 되며, AI 인프라 투자는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망 기업의 성장 기대를 높인다. <br/>부채로 조달한 재정이 시장에 흘러 들어가며 주가를 밀어 올리는 힘이 되는 것이다.<br/><br/>하지만 지금의 상승장이 부채의 힘으로 유지된다면, 언젠가 그 고지서가 도착한다. <br/>정부가 빚을 계속 늘리고 상환 계획이 불분명해지면 투자자는 더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채무불이행이나 인플레이션을 통한 부채 희석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커진다. 그 결과 국채 금리는 다시 한번 발작하듯 튀어 오를 수 있다. <br/>책이 말하는 ‘국채 발작’은 단순한 시장 변동성이 아니라 부채 의존 경제가 맞이할 구조적 불안의 표현이다.<br/><br/>투자자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br/>저금리 시대에는 자산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단순한 전략이 통했지만, 중금리 시대에는 다르다. 돈의 가격이 높아지면 기업의 투자 비용이 늘고 부채가 많은 기업의 부담은 커진다. 반대로 정부 재정이 집중되는 안보, 에너지 전환, AI 인프라 같은 분야는 구조적 수요 덕에 계속 기회를 만들 수 있다. <br/>앞으로의 투자는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높은 금리 속에서도 성장할 산업과 기업을 가려내는 싸움이 될 것이다.<br/><br/>“공짜 점심은 끝났다”<br/>세계는 오랫동안 빚을 내 위기를 넘기고 성장과 자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금리가 낮을 때는 감당 가능해 보였던 부채도 금리가 오르면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 부채의 비용은 정부, 기업, 가계, 투자자 모두에게 돌아온다.<br/><br/>이 책은 금리라는 렌즈로 세계 경제 질서의 재편을 읽어내는 책이다. <br/>전쟁, 기후변화, AI, 미중 갈등, 국채 시장, 통화정책이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저금리 시대의 문법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새로운 시대의 문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br/><br/>결국 이 책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br/>금리 하락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중요한 것은 낮은 금리의 귀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높아진 돈의 가격 속에서 어떤 자산과 산업이 살아남을지를 읽어내는 일이다.<br/><br/>※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410/47/cover150/k68213909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4104719</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