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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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자리에 오르려는 남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지로서의 아내.

제왕업 하권에서도 여전히 소기는 왕현의 곁을 자주 비우게됩니다.

혼례도 제대로 치루지 못한 신부를 두고 3년의 세월을 전장에서 보냈던 그였는데.

고모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남자의 천직이 개척과 정벌이라면, 여자의 천직은 보호하고 돕는 것이다.' 나는 이 순간이 되어서야 마침내 고모가 한 말을 진정으로 이해했다. 내 손에 쥐여진 것은 단순히 오라버니, 자담, 온 가족의 안위뿐만이 아니었다. 지금은 수만 백성의 목숨까지 내 손에 쥐여 있었다! 88쪽

왕현이 깨달은 본인의 지위. 덕분에 그녀는 매순간 냉철하게 판단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 결과 누군가의 일족이 전멸하게 되고, 유배지로 보내진다. 도전을 비켜가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쳐야 하나, 심지와 달리 그녀의 육신은 너무도 나약합하다. 이런 이유로 병상에 있는 장면 역시 자주 등장한다.

좋지 않은 몸 때문에 자녀의 출산을 포기하고 있던 중 기적처럼(사실 어느정도는 모험일수도) 임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세상이 그녀를 강하게 키우고자 함인지 혹은 시기를 한 것인지 분만의 순간을 혼자 맞이해야 한다(그리고 이후 그녀의 행보는 비극을 본인의 대에서 끝내기 위해 더욱 냉정한 사람이 되어간다.).

소기의 부재 중에 왕현은 쌍둥이를 분만. 태어난 이후에 비로소 전장에 있던 소기로부터 자녀들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받게 되고, 당연히 돌아올 줄 알았던 그는 변방의 반란을 정벌한 것을 넘어 북방 정벌을 위해 언제 돌아올지 모를 길을 떠난다.

부부가 자녀를 포기하게 된 원인이 된 사건. 왕현이 암살을 눈치채고 소기의 앞을 가로막아 독이 주입되었을 때, 쉽사리 깨어나지 못하는 아내에게 첫인상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등장.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평생을 찾았던 사람이랑 혼인했는데 정작 3년이나 그 사실을 모르고 지냈다고. 그 고백이 참 절절하게 느껴진다.

어릴 적 정인인 자담과의 끊어질 듯 이어지는 연을 보면 자담이란 사람의 심정을 알겠다가도 이제 그만 놓아줄 때임을 알아달라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서 4부 이후에 등장하는 후기 부분이 울컥하게 다가온다.

하권에서 유난히 배신과 처절한 응징이 연이어 벌어지니. 우리 드라마 중 '황금의 제국'이 떠올랐을 정도.

황금의 제국에서 이요원 배우가 맡았던 재벌가 회장 따님의 역할이 그러했던 것처럼 예전 친분이 있던 사람들을 처내면서 아파하고 그러다 전과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장면이 그러했다.

다만. 왕현은 소기의 배우자. 결국 천하패업을 이룬 후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서 서른둘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마지막까지 모든 허물을 본인이 안고가려는 듯. 사관에게 부탁을 하는 장면이 그답다고 느꼈다.

일세의 여장부. 왕현.

사극을 보는 듯. 영화를 보는 듯. 무협지가 아닌 중국소설을 이렇게 몰입하며 읽은 것이 오랜만이었다.

살아있는 캐릭터. 쉴새없이 이어지는 사건. 돌이켜보니 이미 암시가 있었던 배신. 서로를 믿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에피소드. 충성과 욕망 그 사이. 정절과 원망 사이. 수많은 인간상을 보여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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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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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웹소설 10억뷰, 누적 500만부 베스트셀러

스케일이 다르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에게 읽힌 책을 쓴 작가는 출간 후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까?

내년엔 '장쯔이' 주연의 드라마로도 방영된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표지에 등장하는 여인의 모습이 그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1부 찬란하던 시절, 지나가다

사극풍의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정갈한 글들이 펼쳐진다.

읽는 나도 말투를 흉내내본다.

왕족, 전쟁으로 인해 새로이 권력을 잡게된 신흥 무인세력.

예장왕 소기.

왕현은 그녀가 마음에 두고 있던 남자 자담 대신 예장왕 소기와 혼인을 해야 한다. 첫머리에 시작한 계례(성인식)를 치뤘다는 것은 그녀가 그 전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거리의 꽃 파는 소녀로 태어날지, 왕씨 가문의 딸로 태어날지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로 말미암은 책임은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62쪽

권력관계로 인해 딸을 예장왕 소기에게 시집보내야만 하는 아버지와 여자로서의 딸의 삶을 그대로 두고볼 수 없었던 어머니, 누이가 시집가는 대신 자신이 종군하겠다는 오라버니의 갈등을 보면 왕현은 스스로 시집가는 것을 택한다.

막상 대례를 치루러하였으나, 첫날밤도 못치루고 변방에 난 난리를 평정하기 위해 얼굴조차 보이지 않고 떠난 예장왕 소기.

그 후로 3년이나 얼굴을 보지 못한다. 대하드라마라 호흡이 긴 듯 하다. 자그마치 3년이다.

그러던 중 왕현이 소기에 의해 크게 무찔림을 당한 하담족의 왕자에게 납치당한다. 얼굴도 보지 못한 낭군인 소기가 그녀를 구할 것인가?

마침내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한 순간은 3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을만큼 극적이다. 벼랑에서 떨어지는 순간에 하담족의 왕자의 손목을 잘라내면서 동시에 떨어지려는 왕현을 잡아낸 소기.

소기가 패업의 꿈을 가진 영웅임을 알게 된 왕현은 그에 못지 않게 배포가 큰 여장부임을 증명해낸다.

긴박하게 흘러가는 순간들. 액션. 그리고 캐릭터의 완성도를 놓고 볼 때 삼국지(여포와 초선이 떠올랐던 부분이 있다) 혹은 김용 작가의 영웅문 중 '황용'이 떠올랐다. 어라. 이 책 정말 몰입도가 높은데??

2부 황궁, 뒤집어지다

"말은 길들이기는 쉬우나 사람을 길들이기는 어렵고, 사나운 말도 훌륭한 장수와 같은 법이다. 너는 사람을 길들이는 이치를 깨우쳤느냐?"

왕현에게 던져진 아버지의 화두.

놀랍게도 왕현은 열여덟의 어린 나이임에도 위인을 알아보고 포용한다(모연과 그 아내).

천하를 굽어보는 전략가이자 용맹한 왕인 소기와 어깨를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반면에 그녀는 결국 애증의 관계였던 고모와 닮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과 어머니에 대한 연민. 그리고 일족을 지켜야 하는 숙명과 끝을 모를 정도의 남편의 그릇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녀는 전과 다름이 되어간다.

점차 자신의 역량을 키워가는 왕현의 앞날이 궁금해지는 상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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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돈 공부 - 인생 2막에 다시 시작하는 부자 수업
이의상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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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내년이면 딱 마흔이 된다.

어쩔 수 없이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경제적인 면에 대해서는 가장인 주제에 계획적으로 살지 않았던 것 같다.

가끔 배우자와 언성을 높일 때, 주된 공격을 받는 부분은 "월급만 갖다주면 끝이냐?" 정도이다.

억울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다 인정하게 된다. 역시 와이프님 말씀은 무조건 옳다.

전세를 살고 있고 내년 8월에는 다시 이사를 해야 한다. 작년에 이사했을 때보다 집값이 많이 뛰었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는 정서적 안정을 고려해서 이사는 가급적 안가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 양가 부모님께서 건강해서 의료비 걱정은 없는 상황이지만 비상금 정도는 마련해두었어야 하는거 아닌가.

월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생각은 철 모르던 20대 초반에나 하던 생각이고, 동결된지 오래인 월급을

이리 쪼개고 저리 쪼개서 살아가야 하는 형편이다.

이웃블로거분들 중에는 재테크 관련 서적을 몇 권이나 출간하신 분도 있다. 결국 써야 하는 돈을 적절한 곳에 쓰고

안써도 되는 돈은 안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40대 가장들 중에 직장만 보고 여지껏 살아오신 분들은 지금처럼 하루가 다르게 뛰는 부동산 가격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20대가 비트코인 투자에 열광했던 것과 유사하게 30대 중에 빚을 내서 부동산을 매입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월급여의 상당부분이 대출이자로 날아가야 함에도 부동산을 산 사람들은 오히려 자산가치가 엄청나게 올라 대출금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난 주제를 알고 있는데, 대출금이 아주 없지 않은 상황에서 더 늘리는 것은 정말 무모한 듯 하다.

이럴 때 마침 읽게 된 책이 이 책. 제목까지도 "마흔의 돈공부"라니. 참 시의적절하다.

2. 책을 읽고 나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의 세 가지 특징

첫째, 돈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둘째, 부를 향한 마음가짐이 다르다.

셋째, 실행력이 남다르다.

인생 2막에 맞는 재테크와 돈 버는 방법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단연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첫째로 꼽는다.

1인 지식기업가 - 내가 가진 지식과 노하루를 강의, 컨설팅, 책, 유투브 등을 통해 공유하고 대가를 받는 사람.

인생 2막을 위한 재테크와 1인 지식기업가가 되는 법은 사실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힘든' 것이지요. 방법 자체는 단순하고 누누가 따라 할 수 있습니다만, 분명 힘은 듭니다. 꾸준함이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21쪽

단순하게,

무식하게,

지속적으로

"지금이, 내 나이가, 내 상황이 돈 벌기에 가장 좋은 때다!"

1부 마흔 전 인생 경험을 나만의 자산으로 만드는 법

제로에서 다시 벌 수 있는 돈 내공은 어떻게 만들어질가

제가 평탄치만은 않았던 삶에서 가장 확실하게 깨달은 게 있다면, 저와 같은 범인은 대가들이 이루어놓은 업적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는 점. 32쪽

- 이 책을 읽고 있는 내게 곧바로 통용되는 지점이다.

저자는 먼저 자신의 실패담을 늘어논다. 준비 없이 한전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 두고 나왔음을 후회한다.

(사실 저자가 아무런 준비 없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는 직장 재직 중에 이미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취득한 상태였다.)

동업실패와 그로부터 얻은 교훈. 빚을 갚게 되는 과정(블로그 마케팅).

이후 저자가 화두로 삼게 되는 두 가지. 책과 마케팅.

단순하게 책을 많이 읽는 정도 수준이 아니라 '2,3년 사이에 수백 권의 마케팅 책을 집중적으로 읽'(83쪽)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접하게 되는 마케팅 경험들.

고객의 입장에서 작성한 문구들. 꾸준함.

독립과 빚을 갚게 되는 과정. 결코 순단치 않았을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후 다시 시작되는 저자의 질문

'이제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하지? 부자가 되기 위해? 음.... 부자가 되면 뭐할 건데? 놀고먹는 건가? 내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닌데. 그럼, 내가 원하는 건 뭐지? (99쪽)

- 저자가 내린 답. 은퇴자의 인생2막을 위한 재테크를 돕는 것 (101쪽)

저자는 이후 유투브를 시작했고, 구독자가 29만 명에 이르게 되면서 현재는 유투브만으로도 한 달에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102쪽

- 이웃블로거 분의 글을 읽어보고 단희쌤이 운영하는 유투브를 초창기부터 유심히 살펴보았다고 한다. 사실 유투브를 잘 보지 않는 편이라 저자의 이름이 생소했는데, 관심갖고 찾아봐야 겠다.

인생 2막을 제대로 살기 위해 갖춰야 할 무기

-변화적응력, 문제해결력, 차별화 능력

이 무기들을 갖추는 방법은 '독서'와 '사람'

119쪽

많이 하면 쉬워지고, 쉬워지면 탁월해진다. 174쪽

인생 2막의 책 읽기는 폭보다 '깊이'가 중요하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지점이다. 사람들이 나로부터 얻기를 원하는 정보와 내가 줄 수 있는 정보의 갭을 줄여야 할 것이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사람들이 자주 물어오는 질문이 있다. 즉각적인 대답은 역시 직업상 피하고 리서치를 한 후에 연락을 주는 편인데, 자주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면 이런 식의 대응은 고객에게도 시의상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역시 전문성은 남이 묻기 전에 이미 갖추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독서법 부분은 특히 유용하게 읽어둘 만 하다.

187쪽 이하에서 서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나 대신 시스템이 돈을 벌어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알게 된 한 살 형이 있다. 어린 나이부터 사업을 시작하여 자리를 잡은지 조금 됐는데, 아직도 새로운 사업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옆에서 보면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 시간 날 때마다 물어볼 생각이다.

책과 사람이라.

이제 공부를 다시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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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에 이르는 병
구시키 리우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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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본 영화 중 '암수살인'이 떠오른다.

이미 복역 중인 전과자가 자신이 저질렀으나 미제로 남아있는 사건을 자백하고 피해자들의 유해를 찾게 해주겠다면서 형사의 면회를 부탁하는 편지를 보내면서 시작된다.

이와 비슷하나 이 소설은 결을 달리한다.

어린 시절. 아마도 내가 지금보다는 더 빛이 났을 어린 시절.

지금의 '나'는 예전의 빛을 잃어버린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법대에 진학했다는 것만 기억하는 과거의 '그 사람'으로부터 온 한통의 편지.

수많은 살인을 저질렀으나 그 중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9건에 대해서만 기소된 후 전부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그 사람.

마지막 1건에 대해서는 무고하다면서 자신의 무고함을 밝혀달라는 그 사람.

아닌게 아니라 그 전 8건과 나머지 1건은 기존의 범행방식과 대상이 다름이 분명한데.

그 사람으로부터 받은 사건 기록에는 묘한 암시가 있다. 어머니가 찍힌 사진도 등장한다.

자신에게 냉담한 아버지, 집 안에서 아무런 존재감이 없는 어머니.

이상하게 자신에게 친근감을 보이는 그 사람.

나. 아무래도 그 사람의 핏줄이 아닐까.

그러고보니 나. 그 사람과 같은 범행을 저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느 순간 암시에 끌려들어가고 있다.

복역 중임에도 자신이 점찍어두었던 희생양들에 대한 미련을 포기하지 못한 그 사람.

본색을 드러내기까지(끝까지 읽어야만 알 수 있다) 도무지 버리지 않은 그 집념.

범죄를 저지르기 위한 조건은 유전인가. 혹은 환경인가 하는 해묵은 논란부터

'영아살인죄'와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공소시효', '유죄를 인정함에 있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는 어느 정도까지인지'에 대해서까지 폭 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었다.

재판 과정은 다루지 않는다. 현재 시점에서 법조인이 아닌 일반인(법대 재학생)이 재판 중인 사건의 일부에 대해 파헤치고 피고인의 태생부터 과거, 입양 이후의 삶에 대해서 파고들면서 범인의 암시에 어떻게 빠져드는지를 거의 실시간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사람은 누구나 '나는 남과 다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적어도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평범함을 인정하고 살아갈 수 있는지, 아니면 깨지 않는 환상이라도 가지고 가는 것이 나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운이 나쁘게도 사람의 이런 성향을 파고들어 자신의 의지가 아닌 '그 사람'의 선택임에도 본인 스스로의 의지라 믿게 만들어 범죄를 저지르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그런 때. 그를 만나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인 것일까.

소설의 마지막. 희생양이 될 뻔한 아이들의 명단에서 그녀의 이름을 발견했을 때.

이 사람의 범행은 아직 진행 중임을 깨닫게 된다.

에이치에서 '온'에 이어 펴낸 신간 '사형에 이르는 병'.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로 거듭난 것을 축하드린다.

근래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섬뜩하고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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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
마커스 버킹엄.애슐리 구달 지음, 이영래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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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공을 들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10월 도서로 예정되어 있던 '제왕업'의 출간이 늦어지면서 이 책을 먼저 받게 되었다.

(쌤앤파커스 서평단3기입니다.)

도서를 배송하기 전에 카페에 공지 글이 올라왔는데, 이 책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글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느낌 점이 '작정하고 빼낸 듯하다'는 것.

경영에 대한 책을 간혹 읽어보았는데, 기존의 책들과 다른 점이 확연하다.

우선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이라는 제목. 고정관념과 이에 대한 비판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을 하는 것은 내용 앞에 의미가 없더라. 서평단으로서가 이 책은 무조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내용만을 축약하는 것이 아쉬워서, 개념 노트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적었다.

1장 첫 번째 거짓말 : 사람들은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지에 신경 쓴다

사람들이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정말로' 어떠내고 물으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33쪽

입사할 무렵에는 회사에 신경 쓸지도 모르지만 일할 때는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일단 회사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어떤 팀에 있는지 신경 쓴다. 45쪽

훌륭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CEO가 할 일은 보다 많은 팀이 최고의 팀과 닮도록 이끄는 것이다. 47쪽

첫 번째 진실 :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팀에 있는지에 신경 쓴다(그곳은 실제로 일이 일어나는 곳이다)

2장 두 번째 거짓말 : 최고의 계획은 곧 성공이다

다들 입으로는 최고의 계획은 곧 성공이라고 말하면서 현실은 딴판이다. 65쪽

최고의 계획이 곧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말은 거짓이다. 실은 최고의 정보가 성공으로 이어진다. 70쪽

두 번째 진실 : 최고의 정보는 곧 성공이다(계획을 세우기에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한다)

3장 세 번째 거짓말 : 최고의 기업은 위에서 아래로 목표를 전달한다

회사는 목표의 기능을 자극기, 추적기, 평가기로 보고 목표에 투자한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결국 영업목표는 우수한 영업사원의 실적을 떨어뜨린다. 목표치는 뉴욕의 택시기사와 마찬가지로 실적을 높이는 촉매가 아니라 실적의 천장 기능을 한다. 89쪽

목표는 성과 예측을 위한 것일 뿐 성과 창출을 이끌지는 못한다

개개인에게 할당한 목표의 난이도를 표준화할 수 없으면 개별 직원의 상대성과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93쪽

목표와 비교해 스스로 실적을 평가하는 것은 사실 당신의 일을 평가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얼마나 솔직히 드러내고 얼마나 주의 깊게 글을 쓸 것인지 파악하는 자기 홍보와 정치적 입장 설정 활동이다. 96쪽

목표가 아니라 의미를 전달하라

좋은 목표의 유일한 기준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메시지의 끊임없는 반복과 '개선' 그 자체가 메시지의 일부다.

칙필레를 창립할 때부터 캐시는 치킨 판매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리더 양성을 회사 사명으로 삼았다.

첫째, 가치를 표현한다.

둘째, 의식적인 절차를 행한다.

셋째, 스토리를 만든다.

다른 사람들이 세운 목표는 우리를 가두지만 스스로 세운 목표는 자유를 준다.

세 번째 진실 : 최고의 기업은 위에서 아래로 의미를 전달한다(사람들은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다).

4장 네 번째 거짓말 : 최고의 인재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특정활동을 강점으로 만드는 것은 이 3가지 감정, 즉 사전 기대, 도중 몰입, 사후 충만감의 조합이다. 122쪽

당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언제나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역량은 측정이 불가능하다, 형질은 사람에게 내재해 있다.

어떤 것을 측정하기에 앞서 당신이 측정하려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해야 측정 방법을 적절히 선정할 수 있다.

다재다능한 고성과자는 이론 세계에만 존재한다

빨리 실패하면 빨리 능숙해진다는 거짓말

첫번째 전략은 '결과 비지니스에 매진하라'는 것

두번째 전략은 '조정 가능한 좌석을 만들라'는 것

세번째 전략은 '팀 기술을 사용하라'는 것

네 번째 진실 : 최고의 인재는 특출한 사람이다(독특함은 오류가 아닌 특성이다)

5장 다섯 번째 거짓말 : 사람들은 피드백은 필요로 한다

사실 피드백은 충분히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 역시 현실 세계의 일부이므로 어떤 필터나 지연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봐야 한다.

우리는 실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당신이 직면한 외적 상황을 주시하고 그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본능적으로 당신에게 사적인 피드백을 주려고 한다. 161쪽

소셜미디어의 본질은 긍정적인 자기표현을 공개하는 데 있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타인이 나를 보고 좋아해준다는 점이지 피드백을 바라지 않는다. 소셜미디어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피드백이 아니라 '관심'이다.

사람들은 관심을 필요로 한다. 당신이 개인적 판단이 없는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면서 관심을 보이면 사람들은 당신을 떠나지 않고 일할 가능성이 크다. 168쪽

사람들은 피드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들은 관심, 특히 그들이 가장 잘하는 것에서 관심을 필요로 한다. 그들에게 관심을 보일 때 그들의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은 더 높아진다.169쪽

사람을 인정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그를 새로 알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깊은 의미의 인정은 한 개인이 최선의 상태일 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고 노력하면서 질문으로 그에게서 가치 있는 어떤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179쪽

핵심은 관심의 본질에 있다.

어쩌면 '충고'란 오로지 내게만 효과가 있는 일련의 기법을 열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183쪽

다섯 번째 진실 : 사람들은 관심받기를 원한다(누구나 최선의 자기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6장 여섯 번째 거짓말 : 사람들에게는 타인을 정확히 평가하는 능력이 있다

평가 패턴의 독특함은 평가자의 특이성에서 기인하며 평가받는 사람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 사실 평가받는 사람은 전혀 관계가 없다. 202쪽

인간이 타인을 정확히 평가하도록 훈련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얻은 평가 데이터는 오염되어 있다. 그 데이터는 평가 대상자가 아닌 평가자를 훨씬 더 많이 드러내준다.

더 많은 오염된 데이터를 덧붙여도 오염은 제거되지 않는다.

201쪽

여섯 번째 진실 : 사람들에게는 자기 경험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그것이 우리가 지닌 전부다).

7장 일곱 번째 거짓말 : 사람들에게는 잠재력이 있다

당신이 평가한 그녀의 잠재략, 정확히 말해 미래에 그녀가 회사에 기여할 가치를 평가한 당신의 추측은 온갖 방식으로 그녀의 미래를 만든다. 이것은 감당하기 벅찬 책임이다.

그녀는 잠재력은 '있으면 좋은 것'이라는 점을 알지만 내심 그녀가 정말 알고 싶어 하는 것은 현재 자신이 일을 충분히 잘 해내고 있는지, 자신의 경력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의 문제다. 233쪽

잠재력을 자질이라고 가정할 경우 먼저 그것을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지의 문제와 맞닥뜨린다. 237쪽

사람들에게 잠재력이 있다는 생각은 참이 아니다. 이런 생각은 유용하지도 않다. 진실은 사람에게는 추진력이 있다는 것이다. 246쪽

잠재력을 평가할 때 사람들은 자신이 처리 대상이 된 느낌을 받는다. 추진력을 평가할 때 그들은 이해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247쪽

일곱 번째 진실 : 사람들에게는 추진력이 있다(우리는 모두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헤쳐 나간다).

8장 여덟 번째 거짓말 : 일과 생활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느 누구의 일과 삶도 완벽하게 즐겁거나 완벽하게 통제가 가능하지는 않다. 그런데 우리의 직업 세계에는 '일은 나쁘고 삶은 좋은 것'이므로 무엇보다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의식이 만연해 있다. 258쪽

에우다이모니아 - '가장 기분 좋은 상태의 가장 충만하고 순수한 표정'을 의미. 262쪽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것보다 일을 향한 사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공유하고 싶어서다. 267쪽

일에도 사랑이 존재하므로 반드시 그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각자 그것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에 호기심을 보여야 한다. 270쪽

그러면 의도적으로 사랑을 책임감 있게 일에 엮어 넣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72쪽

여덟 번째 진실 : 일을 사랑하는 것이 무억보다 중요하다(그것이 일의 진짜 목적이다).

9장 아홉 번째 거짓말 : 리더십은 중요한 것이다

리더에게 있는 특질 목록이 아니라 추종자가 받는 일련의 느낌이다.

좋은 리더에게는 모두 같은 특질과 역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서는 안 되며 모든 좋은 리더는 팀에서 동일한 지지감정을 만들어 낸다고 봐야 한다.

298쪽

우리는 추종자 입장에서 실제 세계의 실제 리더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배움을 시작할 수 있다. 308쪽

우리가 리더를 따르는 것은 그가 어떤 것에 깊이 빠져 있고 그는 그 '어떤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316쪽

지도와 추종은 추상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인적 상호작용, 다시 말해 인간관계다.

당신이 자신이 누구인지 그 핵심을 이해하고, 이를 몇 가지 특별한 능력으로 다듬고, 그 각각의 능력이 당신의 의도 본질 인간성을 굴절하고 확대한다면 현실 세계에서 우리는 당신을 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당신을 따를 것이다.

320쪽

아홉 번째 진실 : 우리는 특출한 사람을 따른다(특출함은 우리에게 확신을 준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는 책을 읽는 이의 몫으로 남겨둔다(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는 9장의 마틴 루서 킹의 연설을 예로 든 부분이었다.). 내용을 읽어보니 어떤가? 의문을 품고 있었던 내용들이 정확한 용어로 서술되어 있는 것을 읽다보면 스스로 정리가 되는 부분이 있다.

내용들은 중복되는 부분이 있으니 읽다보면 리마인드된다.

강의를 들은 기분으로 읽었는데, 읽다보니 꽤나 많은 줄이 그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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