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의 시선이 바닷가로 갔다. 넓은 갯벌에 밀물이 썰물로 물이 빠지고서야 새들이 먹이를 찾아다녔던 족적을 발견했다. 그 발걸음을 카메라 시선을 점점이 따라갔다. 얼마나 종종 거리며 지나갔을 발자국을 물끄러미 본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도 종내에는 두 발로 땅을 서서 먹이를 찾아 걸었야만 했다. 하늘을 나는 새가 자유의 이상을 날듯이 날아가겠지만 결국은 배고픔은 접었던 발을 땅에 딛어야만 했다. 이상과 자유는 하늘을 날고, 현실은 땅을 밟고 서서 허기를 채울 먹잇감을 만나기 위해 두리번 했을 것이다. 그렇게 아등바등 종종걸음을 내딛는 걸음의 보폭과 이 사이로 바람이 세월이 흐른다. 한 발 한 발의 시간은 그렇게 운명의 보폭만큼 벌리며 달려야 했다. 사진은 새의 족적을 따라 시선을 옮겨가면서 바지런을 떨지 않으면 안 되는 새의 현실이 오늘날 현대인의 자화상으로 은유하고 그 심정을 비유한다. 그저 주저앉아 있을 수 없는 현실이 족적으로 남았고 다시 바다의 밀물이 스며들면 지워지고 만다. 자본은 늘 우리들을 종종걸음으로 다니도록 한다는 것이 확실하다.

 

그런 족적을 따라가는 카메라의 시선은 문득 멈추었다.

 

 

새가 죽어 아등바등 다녔을 발의 유골. 새가 멈추는 그 자리가 곧 새의 장지가 되었다. 몸은 어디로 풍화되어 사라져 버리고 빈 발만 덩그러니 누워 뼈를 드러 내고 세월의 시간이란 바람에 흩어지려 하는 모습이다. 결국인 카메라가 멈춘 시선에서 눈에 힘이 들어가기 충분한 두 장의 사진이다.

 

오늘날, 우리와 아니, 내가 이와 비슷한 이입이 밀려 든다. 허기지고 배고픈 결핍과 늘 채울 수 없는 욕망의 먹잇감 같은 자본의 지폐를 찾아 시간을 떠돌았을 내가 저기에 있는 것만 같았다. 직장이라는 게 바닷물이 빠진 겟벌의 족적처럼 흔적이란 경력을 남겼고 그 기록으로 오늘의 족적에 수렴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사진과 똑같이 나도 유골로 사라져가야 할 운명 앞에서 사진의 은유는 타자가 아니라 거의 자아의 이입적인 메타포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짧은 멘트의 확 오르는 두줄로 눈물 같은 문장을 떨군다.

 

 

"먹이를 찾아 뻘밭을 얼마나 헤맸을까. 종내 굶어죽은 물새는 고달픈 발만 남기고-"라는 문장이 한 편의 하이쿠이자 사진의 명백한 증명을 담보하기에 충분하다. 그래 우리도 얼마나 오늘도 종종 거리며 먹이 같은 지폐를 찾아 헤매고 있는지를 작가는 묻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종종거린 걸음은 내일의 화석처럼 뼈만 앙상하게 남아 바람에 풍화되고 바다에 퇴적되어 가는 유기적인 현상이 무기적 현상으로 넘어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양모 회장이란 놈이 야동으로 번 돈으로 개 짓만도 못한 폭력을 써도 자본은 그를 버티게 하는 다수의 굴종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오늘날 현대 사회의 결정적인 비극 중 하나다. 법률이란 시스템도 자본에 종속되어 있다 보니 자본은 법적 구속력 휘저으며 폭력과 만행을 일삼아도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자본으로 쉽게 무마해 버린다. 이는 자본 위에 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 아래에 법이 있는 가치관의 역전 현상이다. 유전무죄, 무전 유죄는 굴종을 만든다. 즉 돈이 없다는 것은 자본 사회에서는 일종의 죄악이나 마찬가지고 돈이 많으면 그 어떤 짓도 다 무마시켜 버리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이다. 그 돈에 종속되어서 비참하고 비굴하게 얻어 맞고도 아부를 떨었어야 하는 직원들의 감정은 돈 앞에서는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음에 대한 현상이다. 인생이 얼마나 허무한가. 그런 자본 때문에 맞아가며 삶을 살고도 과연 살아남았다 한들, 뭐가 남는 것인지 새의 유골을 보니 감정 이입은 더 해만 가는 까닭이기도 하다. 자급을 잃어버린 자본 본위 시대에 모든 생산적 가치를 자본으로 치환하는 방식에 자본의 비극이자 지폐 사회에 지옥이 숨어 있는 셈이다. 생존이란 삶을 구속한다. 살기 위해 저질러지는 부조리함과 비합리성과 비논리성과 비윤리성은 인간이 인간답지 못하게 만든다. 생존은 그래서 인간을 더 비인간화시켜가는 속박처럼 만들어 버리는 본질적인 모순을 발견한다.

 

흔히 간단하게 사는 거란 그런 거라며 퉁친다지만 그런다고 사는 게 과연 사는 것처럼 살고 있기는 한 걸까? 결국 흔적조차 말라버리는 유골의 앙상함은 두 장의 사진이 우리의 삶에 대한 본질적인 모순에 대한 궁극의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아 슬프다. 사는 게 다 슬프다.

 

사진 출처 : 지우당님 블로그에서 발췌. ( http://blog.daum.net/kk5657/16157284 에서 참조. 사진 게시 동의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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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0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0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0 1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2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1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2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8-11-11 1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간이나 짐승이나
먹고 살기 참 애럽심더 ㅠ.ㅠ
종내 저리 될 것을 알면서도 오늘도 꾸역꾸역 밥 벌러 나가야하는 -

yureka01 2018-11-12 09:23   좋아요 1 | URL
사진보고 내내 사진의 의미가 더 또렸해지더군요.
그래서 글 한편 쓰고 싶었어요~.

2018-11-13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4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5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5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인의 붓 - 김주대의 문인화첩
김주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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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이 가득 들어간 리뷰입니다.

 

모모 친구가 트위터에서 어찌나 김주대 시인을 좋아하던지, 트위터도 찾아보고 오마이뉴스 블로그에 포스팅하던 사진을 자주 보러 갔었다. 시인의 사진이 그저 일상적인 사진인데 역시 시인의 글이라서 그런지 쏙쏙 닿는 느낌이었다. 사진 좋아하는 놈이 시인을 좋아하는 건 완전 별개의 문제였지만 급기야 사진 책을 낸다고 불쑥 트위터에 누굽니다 메일로 부탁을 위해 찾아가서 책 말미 넣을 글 몇 자 써주세요라고 당돌하고 뜬금없이 부탁을 했었다. 인사동에서 문인화전 전시회를 할 때에도 찾아가서 시인에게 인사도 드리고 작품에 대해 설명도 듣고 그간에 모아둔 시집을 가지고 가서 사인도 받았다. 시인은 그저 저 멀리 고고한 산에 홀로 앉아 고고 청청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반갑게 맞아주니 고마웠던 기억이 난다. 책에 들어갈 글도 흔쾌히 받았다. 글 쓰며 시 팔아야 하는 시인에게 원고료도 드리려니 한사코 안 받겠다고 했다. 대신 원고료 조로 시인의 책을 30권 사서 지인들에게 나눴다. 물론 이런 사정이야 김주대 시인은 지금 기억도 못할지도 모른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참 철면피한 게 심장이 화끈거린다. 언제 봤다고 트위터에서 몇 개 주고받은 걸로 대단히 친한 척하며 찾아가서 글 한편 주세요라는 이 뻔뻔함에 시인은 얼마나 기막혔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감하게 맞아주시던 시인의 풍만한 마음을 알아차리기에 충분했다. 나 같았으면 "저 새끼 뭐지?"라고 했을지도. 그래서 말이다. 시인에게 글 한편 받는 게 어찌나 고맙던지. 평생 잊어버리지 않을 작정이다.

 

올해도 거르지 않고 시화집을 출간했다. 반가운 마음에서 당연히 덥썩 주문부터 했다. 하여간 친구 말에 의하면, 김주대 시인에게 열등감까지 느낄 정도로 문인화를 그리며 시를 짓는 능력은 탁월하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나오는 이야기도 전혀 보수적이지도 않아서인데 그의 감성에 백번 이상 인정한다. 현 편으로는 "이 냥반 사진 찍다가  그림?"이라고 했지만 사진의 궁극은 그림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지어 내는 것은 어쩌면 조선시대로 치면 제대로 선비답다고나 해야 할까 싶더라. 시문과 시화에 능한 현대적인 선비상이라고나 할까. 딱 그 모습대로이다. 시인의 붓은 시만 나오는 게 아니라 그림도 나온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그는 철저히 시인이라고 밝힌다. 그의 그림은 시를 위한 확장제라고 규정할 만큼 화가보다는 시인이다. 시인의 격정과 감정의 토로, 그리고 나오는 반성과 격정적 반응은 그림과 시가 콜라보이자 화학적 감수성의 반응이 시화로 연출한다. 그림의 섬세함은 시에서부터 나오는 그의 상상력과 현실을 바탕이 그림으로도 직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경하는 시인들도 있다. 그런데 김주대 시인은 감히 사랑할 대상의 시인이라는 점이 다르다. 비슷한 나이 또래에 시골 출신(경북 상주가 고향)의 공감대에서 나오는 그의 필력과 화력의 근원을 생각하면 얼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적인 고민과 감정들의 은유와 복선과 탄식과 탄성이 시와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 사랑해도 좋은 시인이라는 것에 긍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전에 시인을 찾아뵐 때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를 타고 가며 시인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할까 고민했었던 게 생각난다.


이번 문인화 시선집에서도 그의 시에 걸린 그림들이 한결같다. 고양이 그림, 부처님 그림, 허물 져 가는 집의 그림 등등, 그의 시는 말 없는 그림으로 표현되고 그림은 시를 다시 수식하고 은유한다. 그야말로 시인의 붓에서 흐르는 먹물은 그의 시문학과 그림으로써 나오는 눈물의 외침이다. 붓끝의 먹의 농도와 선을 통한 시와 그림은 그래서 하나의 앙상블이고 콜라보의 아우라를 내뿜는다. 화가도 많고 시인도 많다지만 시와 그림으로 어우러져 내는 정수는 그의 사유와 감성의 도도한 물처럼 흐르고야 만다. 늘상 빌빌한 시를 빌어 돌아다닌다는 그의 빌빌한 시라고 하지만 결코 빌빌거리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문인화집을 내면서 꼭 그림 전시회를 했을 텐데 찾아가 보지를 못했다. 이 문인 화집을 통해서 시인의 활동이 궁금하고 기억하지 못하는 어느 독자인 내가 그의 안부도 궁금한 것도 어쩌면 책을 통해서 묻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항상 붓이 살아 움직이는 시인의 마음에 끝에 담긴 그 점하나 오랫동안 자주 만나고 싶은 마음 가득하다. 이번 책도 참 고맙게 잘 읽었고 감상이 절절했음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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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8-10-28 2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경험 참 오래남을 건 같아요.
유레카님 편안한 밤 되세요^^

yureka01 2018-10-28 22:58   좋아요 1 | URL
좋은 경험으로 기억되더군요..
앞으로도 시집 문인화집 나오면 꾸준히 감상할 작정입니다.ㅎㅎㅎ
감사합니다!~

2018-10-28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9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10-28 2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일. 행복한 일이죠.

yureka01 2018-10-29 09:00   좋아요 1 | URL
그럼요.팬심이 이런거 아닐까 싶어요^^..

겨울호랑이 2018-10-29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직접 말하기 보다, 그림이나 음악, 시 등을 통해 넌지시 알려주는 여유를 갖춘 사람이 진정한 선비임을 생각하게 되네요^^:)

yureka01 2018-10-29 09:17   좋아요 2 | URL
그럼요..직유보다 은유가 그래서 더 멋찌죠..^^..그런 여유와 안목..참 그리운 것들입니다!~^^..

강옥 2018-10-30 1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김주대 시인에 대해 많은 걸 알게됐네요
작가 성향이 유레카님과 비슷하게 느껴진달까....
글에다 그림까지.... 아효... 부러워라!
하긴 사진에다 글까지 잘 쓰는 유레카님도 못지 않죠 ^^*

yureka01 2018-10-31 09:30   좋아요 1 | URL
맞아요..하여간 너무 너무 부러운 시인이었습니다..ㅎㅎㅎ
저는 시인에 비하면 따라가지도 못해요..ㄷㄷㄷㄷ

서니데이 2018-10-31 2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개해주시는 책, 좋은 책인가봅니다.

유레카님, 10월 잘 보내셨나요.
내일부터는 11월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한 달 되셨으면 좋겠어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yureka01 2018-11-01 08:42   좋아요 2 | URL
네 이젠 11월 겨울이네요..오늘도 쌀쌀한 날씨..건강하시고요..^.^

라샤 2018-11-05 14: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마음이 결국 손 끝으로 흘러나와 글이 되고 그림이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에피소드를 읽으니 책이 엄청 궁금해지네요!

yureka01 2018-11-05 14:06   좋아요 1 | URL
시가 그림을 수식하고
그림이 시를 의미라는 콜라보죠,
제가 좋아하는 시인중 한분이었어요..감사합니다!!

2018-11-09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9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이 하늘에다 검은 먹지 대고 쓰는

헐거워진 구름 낙서들.


직전만 하던 빛이 어느새

공간을 허물어 인화시키고,

그 어느 가장자리에서

너와 내가 우두커니 바라보다

흘겨지는 언어로 마주친다.


아마도 우리는 이 혼란한 시대를 거슬러

정돈된 땅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읽어 내지는 못했기에,


순간으로 풀어 해치며 쓴 초서체 같은 잔상을

묵묵히 읽고 있는지도 몰라.


엘리시움이 닥칠 리가 없어.

그저 세월이나 흘려 보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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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0-18 2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늘이 물속에 담긴 거죠? 아닌가요?

yureka01 2018-10-19 08:57   좋아요 1 | URL
네 마자요 ^^..

cyrus 2018-10-19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연이 만든 추상화네요. 아주 자연스럽네요.. ^^

yureka01 2018-10-19 11:40   좋아요 1 | URL
하늘과 물이 그려낸 추상화를 다만 제가 본 것일 뿐이라서요^^..

2018-10-21 0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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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2 09: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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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1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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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옥 2018-10-21 1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연이 그린 추상화네요
우리 집 앞에도 저수지가 있는데
일렁일렁 물결무늬를 보여주곤 하지요
참 화창한 시월의 어느 멋진 날입니다 오늘~

yureka01 2018-10-22 09:26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러게요..물처럼 살다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2018-10-23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3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3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3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4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5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5 09: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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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5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옥 2018-10-29 0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꽃지는 고요를
다 모으면
한 평생이 잠길만하겠다
<김주대 ‘고요를 듣다‘>

yureka01 2018-10-29 09:16   좋아요 1 | URL
네..문장 한 줄이 그야말로 쩔어요 ^^..멋찝니다.!
 

 

 

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영역을 옮기는 것이라고 했다.

 

한 번도 지나친 적이 없는 허공에 길을 내고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는 영역을 구축하는

그들의 무소유는 하늘의 크기를 닮았다.

 

세상에 기적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기적이 없는 세상에서 기적을 바라는 꿈'1을 꾸다가

홀연히 이 생의 영역에서

저세상의 미지의 영역으로 꿈을 

옮기는 거라 했다.

 

 

 


 

 

잔잔한 물결이 그들만이 그려내는

지적도와도 같고

일렁이는 바람에 영원을 담은 곡선의 흐름은

새들의 날개에서 떨어진 깃털에 뭍은 그림자로

천국으로 인도하는 초서체 문자를 쓴다.

 

생명이 가끔은 지난한 우울이 판을 치고

오늘이 어제와 한판의 지루한 힘 겨루어 번번이 깨지더라도

우리는 다만 새들이 옮겨 다니는

저 영역 속으로 상상만 해도 썩 나쁘지는 않겠더라.

 

나는 새가 울어 대는 바람 담긴 소리를

따라가고 있다.

 

나는 새가 울어 대는 바람 담긴 소리를

따라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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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10-16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좋군요!
새가 영역을 옮기는 거였어요?
첨 알았슴다.ㅠ

yureka01 2018-10-16 13:56   좋아요 0 | URL
네 사람도 새처럼 비슷하게 공간을 옮겨 다니잖아요..
말하자면 영역이라는 은유..ㅎ^^.

강옥 2018-10-16 1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유레카표 사진, 방가 방가 ^^*
어디서 봐도 척 알아볼 것 같거든요 ㅎ
이삼일 서울 갔다 왔어요. 연이틀 미세먼지로 서울은 종말 분위기 ㅠ.ㅠ
목요일 해국 번개에 오시라 하고 싶어도 직장 다니는 분이라....

yureka01 2018-10-16 23:36   좋아요 0 | URL
흐..서울 잘 다녀 오셨는지요..
또 사진 보따리 펼쳐 보여주세요..ㅎㅎㅎㅎ

아고 네...주중애는 뭐 매여 있는 몸이라 꼼짝 마라는 일정이니 가고 싶어도 못갑니다..

직장이라는게 ..창살없는 자본의 감옥이라서 말이죠..ㅋ

AgalmA 2018-10-16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yureka01님 사진 보면 서예 묵법으로 찍으시는 것 같아요. 사진으로는 도통한 신선 같으심요 :)

yureka01 2018-10-16 23:35   좋아요 1 | URL
흑백의 거친 입자감...카메라에 있는 기능중 하나입니다..종종 자주 써먹긴해요..^^..
요즘 카메라가 워낙 좋아서...ISO1600짜리 필름 감도의 입자의 질감으로 보정해주기도 하거든요..
사진 화질 느낌이 거친 사포처럼 까칠까칠..꺼끌꺼끌.....

겨울호랑이 2018-10-16 2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대화로 움직임을 통제하지만, 예측불허의 움직임을 보이는 동물을 대상으로 의미있는 사진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울 것 같은데, 유레카님은 쉽게 하시는 것 같네요!^^:)

yureka01 2018-10-16 23:33   좋아요 3 | URL
천천히 급할 거 없이 기다리면 됩니다..ㅎㅎㅎㅎㅎ
그런데 대부분은 기다려도..새들은 원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지는 않더군요..ㅎ

2018-10-16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16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1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2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2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2 10: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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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요일 이주에 한번 돌아오는 와이프의 휴무. 시골로 소풍 나들이 겸 두군데 정도 봐둔 부동산을 보러 가기로 했다. 두군데 관찰 예정지 하나는 경매로 나왔고 또 한 군데는 일반 부동산에서 나온 토지 매물지. 경매물건은 입지가 그리 썩 좋지 못했다. 도로에 막혀 다운 페스로 통하는 마을 제일 안쪽의 부지였다. 마을 내에 계속 공장이 들어서고 있는 중이고 특히 동네 어귀에 걸린 공장 신축 반대 현수막으로 미루어 보아 주변 환경이 그리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 패스. 시골 땅에 무슨 공장이 그리 많이 들어오는지. 두 번째로 본 부지는 지적도 상에 도로를 물고 있고 군청 소재지와 먼 곳도 아니고 해서 입지로는 괜찮은 부지. 그러나 토지 주인의 무관심인지는 모르겠지나 지적도 상의 도로로 되어 있는 땅이 실제 현황 상에는 모두 밭으로 되어 있고 주변 사람들이 도로를 점유해버린 상황. 실제 상황은 대지라도 맹지가 된 부지. 건축이 불가능한 토지로 보였다. 도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변 점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할 입지인데 이게 거의 불가능하고 쉽지도 않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 땅. 주변의 주민들에게 탐문한 결과, 본 토지를 매입한 지주가 도면만 보고 구입한 거라서 저가에 매물로 내놓아도 인접 대지 주인이 사지 않는 이상은 매도가 불가능한 상태. 이것도 패스.

 

최근 아프리카 방송의 모 유명 Bj 윽모씨가 분양 사기를 당했다. 윽모씨는 분양업자와 토지와 주택 분양계약을 맺었으나 시공사의 부도(고의 부도인지는 모르겠으나)로 하도급업체에서 투자한 부지에 유치권이 설정된 상태. 해결이 난감할 지경임. 금액만으로 알려진 게 1억 5천만 원. 아직 어린 청년의 나이에 작은 돈도 아닕텐데 왜 그렇게 섣부르게 결정하고 투자를 결심하게 된 것이 못내 아쉽다. 일은 한번 꼬여 벌어지고 나면 수습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투자된 대금은 회수는 불가능할 수도 있고 아예 회수가 안될 수도 있는등 쉽지가 않다. 그는 그간 시골의 야생 자연 다큐 같은 방송으로 큰 재미를 주는 콘셉트로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방송에서 보이는 밑바탕의 심리를 유추해보면 뭔가 어설픈 이미지라고나 할까. 정교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재미 삼아 하는 방송에서 정교할 이유는 없을지라도 기본적인 치밀성은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그러니 적은 돈도 아닌데 좀 더 알아보고 투자해도 늦지 않을 텐데 조급할 이유가 없다. 큰돈일수록 더 세밀하고 디테일하게 따져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도 하다. 그 자신도 아프리카 방송의 인기 BJ인데 아프리카 방송에서도 부동산 전문가들의 방송도 있으니 그들의 도움을 받고 이런 것도 방송의 소재거리로 서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같은 아프리카 방송에서 시너지 효과를 서로가 노릴 수도 있는데 왜 이걸 살리지 못했을까 싶었다.

 

개인 Bj 방송이라는 그저 먹방하며 먹고 떠들고 놀고 별별 것들을 방송에서 오락처럼 하는 것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마는, 좀 더 실질적이며 도움이 되고 피해를 줄이며 공부하고 익히며 뭔가 삶이 유익해야 할 방송을 소모적이고 낭비적이라면 남는 게 뭔가라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공부가 부족하니 어설프기 짝이 없다. 놀이 삼아 얼기설기 구먹구구식으로 해도 놀이니까 그럴 수야 있겠다 해도, 부동산 투자는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어렵게 방송으로 스폰으로 번 돈을 한방에 홀라당 날리는 일이 벌어지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사기꾼은 그 빈틈을 노리고 치고 들어 오는 걸 순진한 청년 하나 꼬시는 게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닐 것이다. 주변에 인기 BJ라고 칭찬하고 알려주니 으쓱했고 대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리바리 까면 돈을 잃는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거다. 사회의 구성원 전부가 다 그리 착한 놈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다.

 

게다가 일전에는 중고차를 하나 사면서 사기를 당해놓고서 또 부동산으로 사기를 당하는 우를 두 번씩이나 당하는 실수에서 처음의 실패에 대한 교훈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음을 시인하는 꼴이다. 방송에서 노는 모양새 가지고 타박하고 싶지는 않고 따질 것도 없다. 그게 그의 트레이트 콘셉트이라면 잘못된 것도 아니다. 얼마든지 야생의 스타일로 자기 성격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도 않다. 다만, 노는 대로 생긴 대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제발 공부 좀하고 살아. 왜 몰라서 억울하게 당하고 질질 짜는 모습을 안타깝게 봐야 하는지 생각도 좀 하고 응? 모르니 당하고 울고불고 하는 게 보기 좋은 게 아니란 거다. 수업료 치르고도 배운 게 없다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토지 한 필지 구하겠다고 투자된 비용과 시간이 만만찮다. 토지나 부동산(아파트나 주택 등등)은 사전에 미리 상식적인 공부가 조금은 되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하나 사더라도 최소한의 작동법이나 전원 끄고 켜기와 전화 걸기 정도는 알고 구매하는 게 대체로 일반적이다. 쓸 줄도 모르는데 덜렁 사고 배워도 되겠지만 폰이 제대로 켜지지도 않는 물건이라면 반품이라도 할 일이다. 그러나 부동산은 반품이 되질 않는다. 부동산은 구매가 아니라 철저히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조건들이다. 부동산 사기를 당하는 것도 밑 바탕에 깔린 부동산에 대한 법적 제도적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치밀하게 조건들을 찾아보고 나서 그런 조건이 나와 맞는지 자금 사정과 여건이 되는지에서 결정할 문제이다. 자칫 돈만 잃고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부동산이다. 그동안 업무와 관련된 것도 물론이거니와 부동산에 대해 공부하려고 찾아보고 구입한 책도 서너 권은 넘는다. 많이 알면 알수록 더 자세하게 파고드는 것이 실수를 예방하고 줄이는 첩경일 것이다. 정말 윽씨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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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10-15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부동산은 실물 자산이니 부지런하면 손해를 줄일 수 있지만, 복잡한 금융상품은 부지런하다는 것만으로는 성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잘 모르고 덤벼드는 이들이 많은 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yureka01 2018-10-15 11:50   좋아요 2 | URL
그럼요. 일단 공부도 기본적으로 하고 부지런해야 되죠..
여기에 자본까지 겸비되면 손해를 입지 않게 되겠지요...

유명 인기 BJ인데 주변의 조언과 도움을 구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거든요..

모르면 아는 분들의 도움이 되거든요.. 정말 안타깝더군요..에휴...

2018-10-16 0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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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6 08: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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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10-16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존심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면 공부를 시작할 수 있어요.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하거나 남에게 배우는 것에 자존심 상하는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판단력을 과신합니다.

yureka01 2018-10-16 08:55   좋아요 0 | URL
일단 뭐 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좀 알아야 지르는거 아닌가 싶더군요..작은 돈도 아닌데 참 안타깝습니다..

2018-10-16 23: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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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6 23: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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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1 0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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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0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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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09: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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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10: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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