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셔스 샌드위치>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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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찍 퇴근해서 인터넷에 자주 들르다보니 좋은 일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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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약간 도발적인 제목인가 싶군요 ㅠ.ㅠ  본래의 성격은 아닙니다. 

 소심한 A형 전형의 성격으로 회사에서 한 실수 - 이미 십여년전의 일임에도 -를 아직도 벌컥벌컥 떠올리면서 그때 왜 그랬을까 기억을 지우고 싶을때가 있다.

  지우개로 딴 사람들 기억도 다 지워주고 싶다고 생각하다보니 그 사람들 나한테 그정도 관심 가지고 기억해 줄 만한 사람들도 없는데 하면서 온갖 망상의 바다를 헤엄쳐 다닐만큼 소심하고 남의 얘기에 민감하고 겁많고 목소리 작은 나였는데 직장생활속에 늘은 재주라고는 악과 성질과 배짱과 말빨이다.

월급이 작아도 올려달라고 말할 수 없고 이번에 승진한 동료가 사실 뺀질이에 능력도 없고 한 일도 없음에도 윗사람눈치에 밝고 한 건 하나 한 거 가지고 한거라는 불평을 동료들끼리만 나눠야하는 평범한 샐러리맨인 나에게 그녀의 수다는 아주 즐거웠다.

 절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무사히 진행되는 일은 없고 일상생활에서 가장 큰 죄는 무단 주차나 버스에서 자리 양보 안하기 정도인 나임에도 회사에서는 "내용증명"이라는 딱지가 붙은 우편도 받아야하고 - 분명 나에게 보낸 건 아니지만 그 우편에서 지칭한 "담당자"는 업무분장상 분명 "나"라면 어쩔수 없이 받아야한다 - 좌석버스에 밀려드는 사람들에 밀려서 좌석 확보 못하고 서서가는 내가 회사에서는 악을 써고 덤벼서 우리 부서로 혹이 넘어오지 않도록 싸워야한다. "그건 우리 업무가 아니잖아요?!!" 

 인생은 전쟁이고 특히 월급쟁이는 출세하거나 떼돈을 벌기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자리에서 주는 월급이라도 받아가려면 죽도록 회사라는 전쟁터에서 피를 흘려가며 싸워야한다. 과로사라는 단어가 멀게 느껴지지 않고 비타민, 홍삼엑기스, 정관장에 귀가 솔깃해지고 아침마다 토마토 갈아서 주스로 준다는 와이프가 있다는 동료가 무지하게 부러워진다.

 그런 내 기분을 살려주듯이 그지? 그지? 하면서 작가는 자기 힘든 하소연을 줄줄이 읇어댄다. 짜증나는 업무와 하루의 난관, 재수없는 상사와 도움안되는 동료, 나도 모르게 만든 소문에 겁먹기 등 나는 작가와 어느새 꿍짝이 맞아서 신나게 그녀의 수다에 동참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정신이 드는 것은 그녀의 주변에 나타나는 가까운 인물들이다. 패션계의 동료, 선배, 아는 사람- 앤드류 똥 같은 - 을 묘사할때는 대단히 현실적이고 묘사가 섬세하다가 왜 정말 중요한 인물인 베스트프랜드 최은영 - 잘나가는 미모의 홍보녀인 그녀가 정보통인기까지 한다는 것은 어쩐지 내 친구는 아닌듯하고 - 이나 로맨스소설에서 잘라내기로 편집한듯한 박우진같은 인물이 나타나면 줄거리는 어째서 갑자기 생동감을 잃어버리는 것인지.

 성수대교와 그녀의 악몽은 좀더 생뚱맞다. 차라리 명품의 욕망과 아프리카 굷주린 아이성금과의 갈등이 더 현실적이고 나로서는 커피에의 로망과 온실효과와의 상관관계가 가장 임팩트가 크다. 그녀의 어린시절의 악몽이 남자를 만나서 치유된다고 믿을만큼 순진하신 작가님은 아니실텐데도 이런 플롯을 넣은 것은 우진이란 남자와 서정이가 사랑에 빠진다는게 절대 불가하다고 믿기때문에 억지로 서정이 등을 떠다 밀기 위함이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문학상"이란 타이틀과 "1억원"에 대한 시샘을 빼고 냉정하게 작품 분석을 해보자면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쇼퍼홀릭"시리즈로 인해서 나간 로열티와 "섹스앤시티" DVD와 드라마 방영권과 영화 판권에 나간 금액이 결코 1억원에 비할바가 아니라면 이런 책들이 좀더 나와주어도 될것같다.

 일본소설 수없이 사보지만 사실 두꺼운 하드카바와 그 앞에 나와있는 예쁜 표지와 길지않은 두께의 가벼운 얘기들로 가득찼음에도 우리는 "즐겁다" "유쾌하다"는 이유로 기꺼이 돈을 주고 사본다. 같은 마음으로 "스타일"을 올려주어야할것 같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이후로 모처럼 즐겁게 읽은 로맨스 소설이었다.(쟝르 설정은 분명히 해주었으면 한다.) 그런데 내가 재미있게 읽은 로맨스소설은 모두 로맨스 관련 얘기는 아주 아주 짧다는 공통점이 있다. 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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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은 토요일 밤부터 온다  -_-0

햇빛 좋은 창가 앞에서 커피와 함께 보낸 하루...

이렇게 일년만 보내고 싶다....

는 생각을 하는 샐러리맨의 휴일 ^^;;

즐거운 주말이 벌써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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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신의 바람 아래서 - 프랑스 추리소설의 여왕 프레드 바르가스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양영란 옮김 / 뿔(웅진)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길었다. <젠틀 매드니스>의 무게의 압박에 - 1천페이지 분량인데 하드 카바라서 물리적인 무게가 정말 장난아니다 - 잠깐 쉬어보려고 집은 책이었는데 이 역시도 만만치 않았다. 두께면에서는.

  그렇다고 장편 서사시도 아니고 상세한 과학적 수사과정으로 페이지가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애인과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하는 독신남 경찰서장인 아담스베르그와 아내없이 다섯아이를 혼자 기르는 형사 당글라르의 만담같은 대화는 두꺼비에게 불붙은 담배를 피게 해서 배를 터뜨려 죽였던 어린 시절 무용담이 세발 작살 살인마의 오십여년에 걸친 살인보다 덜 중요한 게 아니라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그러니까 슬로우푸드같은 소설 분위기이다. 추운 캐나다로의 해외연수와 비행기 공포의 당글라르의 망상에 가까운 불안한 상상, 남녀 불평등과 부하의 하극상과 점심 메뉴를 따뜻한 난방이 있는 맛없는 집과 춥지만 맛있는 집 중 어디를 선택할까 고민하는 얘기가 천천히 펼쳐진다.

그러다보니 사건 얘기는 한참 뒤로 밀려있지만 일단 사건으로 들어가는 부분까지도 매우 슬로우분위기이다. 일단 해신인 넵튠에 대해서 먼저 공부를 해야한다. 이 부분은 당글라르가 담당인데 대체 다섯아이를 키우고 숙제를 봐주고 잘때까지 쉼없이 말썽을 부리고 "왜?"냐는 질문을 던지는 아이들을 재우고 일을 하고 집안일까지 하면서도 활자중독일 수 있는게 신기한 당글라르는  항상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다. 프랑스 이름의 유래와 신화에 나오는 신들과 시(詩)와 정확한 단어(불문법이라고 해야할까?)와 캐나다 지리와 역사까지 모든 지식은 당글라르의 설명에서 시작한다. 그의 넵튠에 대한 긴 강의가 끝나면 아담스베르그는 학교때(30년도 지난) 역사 교과서를 뒤져서 자기 수준의 지식을 찾아낸다. 

그리고나면 이제 아담스베르그의 어린 시절의 상처와 세개의 상처자국을 가진 시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미 범인이 사망한지 십육년이 지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다시 세개의 상처를 가진 희생자가 다시 나오고 그 세개의 상처는 동일한 크기와 동일한 간격을 지닌, 즉 세개의 날을 가진 흉기로 생긴 상처라는 것이다.

 범인이 무덤에서 부활했는지, 아니면 그의 제자나 후계자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모방범죄인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과거의 상처를 지닌 아담스베르그는 다시 범인 찾기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범인의 등장과 체포는 의외로 싱거웠지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범인이다보니 오히려 당글라르와 아담스베르그의 인간(?)관계가 더 즐거웠었다.  

캐나다의 퀘벡의 불어 얘기와 - 그 곳 불어는 프랑스사람들이 못알아듣는 것이 사실이었다 - 파리의 일상의 얘기가 조금 낯설은 즐거운 소설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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