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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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준이니까 뭐 절대적으로 형편없는 질의 책이라는 뜻은 아니다. 일반인들이 모르는 시대에 대한 전문가가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옛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든 소설이라는 점에서 작가는 나름대로 성실하게 썼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주인공이 꼭 단테였을 필요도 없고 그저 13세기 이탈리아의 어떤 무명씨가 주인공이었어도 전혀 상관이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책에 대해 적어도 기대를 한 것은 두가지였다. 첫째는 적어도 추리소설적인 재미가 있지 않을까였고 둘째는 단테의 작품이나 뭔가 그에 대한 얘기가 좀 나오지않을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추리소설적인 재미라는 것은 원래 주관적인 개념이고 나는 앞 뒤 전후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논리구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미 그 점에서 주인공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온갖 관념적인 단어를 쏳아내다가 막판에야 답을 쏟아내는데도 전혀 동감이 안간다는 점에서 그다지 맘에 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건 주관적인 취향의 문제니까 그렇다치더라도 다빈치코드는 적어도 "최후의 만찬"이란 그의 작품에 대한 주제 분석이라도 나오지않는가?  그런데 단테의 작품에 대해 나온 것은 단지 몇 구절의 그의 서정시...라는 것뿐이었다. 대강 유행가 가사 같은 몇 소절만 지어서 쓰더라도 꼭 주인공이 단테일 필요는 없었다. 결국 13세기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하는 역사 픽션 소설일 뿐인 것이다. 그것도 대단히 비현실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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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플러스 1 - Mystery Best 9
에드 맥베인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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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시의 봄날, 한 남자가 총에 맞아 살해된다. 범인은 멀리서 저격했고 아무도 범인을 보지 못한다. 그리고 불특정한 몇 몇의 인물이 연속으로 저격당하여 살해당한다. 여자, 남자, 전문직업인, 상인, 매춘부 어떤 공통점도 없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같은 총으로 같은 방법으로 길에서 살해당하고 형사 케레라는 동료와 함께 범인을 추적한다.

그는 증인을 만나고 자료를 뒤지고 아무 정적이고 사무적으로 일한다. 우리가 회사에서 자료를 뒤져 보고서를 만들듯이 경찰도 마찬가지이다. 갑자기 머리에 뭐가 번뜩 떠오르거나 바닥에 떨어진 단추 하나로 모든 것을 추리하는 일은 결코 없는것이다. 이러한 차근차근한 수사 전개가 이 작품의 매력이고 87분서 시리즈의 인기의 원인일것이다. .

그동안 나는 이 작가에게 약간 실망하고 있었다. 상식적인-좀 기분나쁜 범죄동기와 흔한 범죄유형들에 진력이 났기 ‹š문이다. 굳이 책으로 읽지않아도 이미 "경찰청사람들"같은 tv프로그램에 충분히 나오는 소재들이다.

그러나 어쩌면 그 점이 이 작가의 인기요인인지도 모른다. 서문의 말대로

"배경이 되는 도시와 인물은 모두 허구이지만 경찰서의 수사방법만은 사실이다"

범죄도 사실적이고 범인도 실망스럽다. 중반에 이르면 범인이 대강 짐작이 가기 시작하고 반전도 없었다. 어쩌면 맥베인의 장점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실제 범죄들은 한심한 인간이 한심한 방법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풀려고 하는데서 일어난다. 의외의 동기, 예술적인 살해 방법, 매력적인 범인은 고전 추리소설이 만들어낸 낭만적인 결산물이다. 마치 조폭영화 몇 편에 장래희망이 "조폭"이 되어버린 고등학생 같은 생각이다.

작가는 어쩌면 그 말을 하고 싶었는가보다.

 

 

그리고 아무래도 알라딘에서 소설분류시에 추리소설에는 등재하지 않은 듯하다 장르가 미국소설에 들어가 있는것을 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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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탈출
N.주우꼬 / 문학관 / 199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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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에서 내놓은 시리즈 중의 하나인듯하다. 나는 이책을 "미지의 여인살인사건"으로 번역한 것으로 보았다. 사실 "주우꼬"라는 작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아무도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써놓지 않아서 사실 기대없이 읽었다. 그러나 읽고나서는 어쩌면 이 책도 일본에서 무슨무슨 수상작 하나 정도는 되지않았나 싶을 만큼 기대이상의 작품이다.

주인공인 검사 모리는 어느날 길에서 어떤 여자에게 "강도강간범"이라는 지목을 당한다. 경찰은 달려오고 설상가상 그 옆의 남자도 자신의 집에도 침입했었다고 주장한다. 갑자기 강도강간범으로 몰린 모리는 그대로 감옥에 들어가게 될것이라는 판단이 들자 그대로 도주한다. 도주 자금을 마련하기위해 계속 뇌물을 주겠다는 표시를 하는 변호사를 만나 백만엔을 받는다. 이 시점에서 모리는 이제 더 이상 검사이기를 포기한다.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의 누명을 밝히는 것 뿐이다.

그리고 벌어지는 이야기는 남자들의 오버액션, 만나는 여자마다 Œ고 미모에 이유없이 그를 믿어준다는 등 어설픈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범인을 밝혀내고 수법을 찾아내는 방법이 작가가 많은 고심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계속해서 주인공의 감정이 묘사되듯이 어느날 갑자기 아무것도 없는, 그야말로 야생의 들판에 버려진 야생동물같은 상태가 나에게 찾아올수 있다는 불안감의 묘사는 인상적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운전하다가 차로 뛰어든 아이를 죽인다면 살인범이 되어버린다. 괜찮냐고 안부를 묻고 애는 그냥 괜찮다고 하면서 가버려서 안심하고 집에 왔는데 나중에 애는 집에서 죽고 부모들은 뺑소니를 당했다는 것을 알게된다. 어느 영화에 나온 얘기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나에게도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사회적 기반은 어느 순간 일시에 무너져버릴수 있다는 것이다. 그랬을때 우리는 과연 견뎌낼수 있을까..?? 책읽는 내내 느껴지는 불안감은 모리의 것만이 아니라 나의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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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증
페트라 함메스파 지음, 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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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 아는 사람은 몇 명 정도일까? 몇 십년을 살아온 부모, 형제, 남편, 아내, 자식, 어릴때부터의 친구...모두 내가 꽤 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정말로 그런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일까? 부모에게 말 못하는 것을 친구에게 말하고, 가족이 아니면 결코 알 수 없는 부분이 있고 또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 추리소설 조차도.. ㅠ,ㅠ - 묘한 작은 부분까지 나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알고 이해하고 파악해주는 사람이 과연 존재하는가?? 

살인, 또는 해부라는 작업은 그 피해자를 공중분해하는 데서 시작하는 것같다. 테스가 살해되었기때문에 그녀의 과거는 추적되고 되새김질 당하고 어쩌면 알려지지 않았어도 될 일들이 알려지고 그리고 그 일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아름답고 성격좋고 나쁜 말 할 줄모르는 테스는 어린 시절부터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존재였다. 그러나 언제나 거짓말을 해서 자신을 꾸미려드는 버릇이 있었다. 멜로드라마의 여주인공,  무대에서 조명받는 프리마돈나 그것이 비련의 여인이든, 희생자이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면 그녀는 기꺼이 거짓을 만들어냈고 어쩌면 시체로 발견되어 사람들에게 받은 주목은 그녀가 느낄 수만 있었다면 시체가 되었더라도 기뻐했을지도 모른다.

테스의 소꼽친구였던 그레타의 애인이었던 니클라스는 테스의 죽음을 안 순간부터 테스의 과거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레타가 얘기해준 테스의 어린시절, 테스의 남편인 얀의 신빙성없는 얘기들, 그리고 테스의 가족들, 테스의 옛날 애인...그녀 주위 사람들의 진술을 근거로 테스의 과거는 점점 모습을 갖추어 가고 그 진실은 그에게도, 테스를 잘 알고 있다고 믿는 그레타에게도 충격을 준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현재 알고 있는 이상을 더 알려고 들지않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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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의 비밀
P.D. 제임스 지음, 이미경 옮김 / 큰나무 / 199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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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만연체와 건조한 서술이다. 절대로 원서로는 읽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을만큼 일신번역판만으로도 그 만연체와 건조함은 충분히 느껴질 정도이다. 그러나 그 점이 또한 그녀의 매력이다. 냉소적인 서술과 묘사, 건조하고 길고 긴 주변경관이나 상황의 묘사에도 그녀의 견해가 깊이 배여있어 모든 상황이 작가의 관점에서 재묘사되고 있다. 추리소설이라 하더라도 꽤 높은 문학적 점수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판은 아마도 재번역판인듯한데(일신문고판이 아마도 먼저일듯) 그 만연체를 충실히 žグ屛?않는다면 사실 그 맛이 살아날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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