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증
페트라 함메스파 지음, 강혜경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평점 :
내가 잘 아는 사람은 몇 명 정도일까? 몇 십년을 살아온 부모, 형제, 남편, 아내, 자식, 어릴때부터의 친구...모두 내가 꽤 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정말로 그런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일까? 부모에게 말 못하는 것을 친구에게 말하고, 가족이 아니면 결코 알 수 없는 부분이 있고 또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 추리소설 조차도.. ㅠ,ㅠ - 묘한 작은 부분까지 나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알고 이해하고 파악해주는 사람이 과연 존재하는가??
살인, 또는 해부라는 작업은 그 피해자를 공중분해하는 데서 시작하는 것같다. 테스가 살해되었기때문에 그녀의 과거는 추적되고 되새김질 당하고 어쩌면 알려지지 않았어도 될 일들이 알려지고 그리고 그 일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아름답고 성격좋고 나쁜 말 할 줄모르는 테스는 어린 시절부터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존재였다. 그러나 언제나 거짓말을 해서 자신을 꾸미려드는 버릇이 있었다. 멜로드라마의 여주인공, 무대에서 조명받는 프리마돈나 그것이 비련의 여인이든, 희생자이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면 그녀는 기꺼이 거짓을 만들어냈고 어쩌면 시체로 발견되어 사람들에게 받은 주목은 그녀가 느낄 수만 있었다면 시체가 되었더라도 기뻐했을지도 모른다.
테스의 소꼽친구였던 그레타의 애인이었던 니클라스는 테스의 죽음을 안 순간부터 테스의 과거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레타가 얘기해준 테스의 어린시절, 테스의 남편인 얀의 신빙성없는 얘기들, 그리고 테스의 가족들, 테스의 옛날 애인...그녀 주위 사람들의 진술을 근거로 테스의 과거는 점점 모습을 갖추어 가고 그 진실은 그에게도, 테스를 잘 알고 있다고 믿는 그레타에게도 충격을 준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현재 알고 있는 이상을 더 알려고 들지않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