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어쩐지 언어의 장벽이 커서 가고 싶은 여행지는 아니었다. 그런데 일본어를 전혀 모름에도 어쩌다보니 비자면제, 맛있다는 음식 이야기들과 항공권 가격이 그나마 저렴하다는 여러 여건과 여행벽이 도지는 바람에 올해 두번이나 가게되었다. 그러다보니 뽑아논 관련 자료와 책들이 어느새 한가득 쌓이게 되었다.
그러나 첫 일본여행이라면 절대 도쿄는 비추이다. 일본 여행을 위해 읽을 책을 찾다보니 의외로 자료가 적다는데 놀랐고 그 대부분이 도쿄에 관한 책이라는데 더 놀랐다.
일단 이 책이 좋다는 것은 확실하다. 일본 전국에 대해 자세한 설명과 볼 곳을 확실하게 찍어준다. 그러나 쇼핑과 음식, 잠자리는 무시하자. 작가의 개인 취향인데다가 나는 배낭여행자는 아니다. 배낭여행자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사실 잠자리는 전혀 보지 않았다.그러나 인터넷 여행자료 수준의 책자들은 제법 많이 나와있다. 도리어 여행의 의지를 꺾는 책들도 많지만.
삿포로 여행의 꿈은 이 책을 읽고 키우게 되었다. 료안지에 목숨을 걸고 간 이유도 이 책 때문. -_-0 그럼에도 일단 도쿄로 방향을 잡은 것은 일단 만만해 보여서였다. JR로 한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도쿄 순례가 가능하다는 선전이 일단 맘에 들었다. 그러나
열심히 책들을 읽다보니 도쿄에서 가능한 것이 쇼핑 외에 무엇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돌아다니다보니 계속 되는 백화점과 상점들, 음식점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긴자의 횡단보도가 내려다보이는 도토루에 앉아 거리를 내려다보는 것외에는 그다지 본것도 한것도 없는 여행이었다.
두번째 여행은 오사카와 교토였다. 이번도 또다시 준비를 시작 ^^;; 인터넷, 책, 도서관 책들을 뒤지며 보다 깊은 준비를 시작했는데 마쿠라노소시로 헤이안 시대를 약간 읽고 에도 막부 얘기를 약간 알고 신선조 얘기는 전혀 모르고 닌자 얘기는 무관심한 나로서는 교토 구경을 위해서는 지식이 조금은 필요해졌다. 그리고 일본여행이 처음이고 일본어도 모르고 그냥 여행 장소로서 일본을 택했다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은 바로 이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자신의 글이 일반인에게 그렇게 부담없이 다가가거나 흥미로운 소재가 아님에도 많이 팔려서 <일본은 있다> 에서 개정판 <지금도 일본은 있다>가 나올만큼의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것은 <일본은 없다>의 인기 덕분인듯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고 일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해 준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살 책의 목록이 엄청나게 늘어나기도 했다 -_-00
다음의 책들은 부교재쯤 되겠다. <일본탐구>는 흔치않게 일본을 외국으로 소개한 글이다. 일본의 관습과 현재의 생활상을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에도의 패스트푸드>는 현재의 먹거리로 유명한 소바, 우동등을 위시하여 간장, 미소 등 당시의 음식에 대한 설명들이 흥미롭게 펼쳐지다. <일본의 신사>는 내가 원했던 정보는 아니지만 - 내가 원한 것은 신사의 구조와 구조에 대한 의미 설명이었다- 신사들이 모시는 신에 대한 얘기들이 제법 상세하게 나온다. 이나리신사 등 유명한 신사는 대부분 대도시에서 좀 떨어져 교통이 나빠서 가보기에는 힘들다. 그러나 의외로 일본의 신사는 곳곳에서 보인다.
교토에서 있었던 일이다. 일본의 신사는 사방팔방에 있고 길한복판에도 있다. 지나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스윽 길거리의 신사 앞에 서더니 돈을 함에 넣고는 앞의 줄을 흔들고 박수를 딱딱 치고 절을 했다. 그 순간 떠오른 것은 만화의 한 장면이었다.
주인공이 아버지 장례식에 와서 절을 하고는 박수를 딱딱 쳐대는 장면에 모든 가족들이 경기를 일으킨다.
"우린 신자도 아닌데"라는 말이 그런 의미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오사카는 먹거리와 저렴한 쇼핑의 고장, 그리고 히메지성과 오사카성이 있다.
오사카의 맛집은 이 책에 거의 올라와 있다. 그러나 맛집 이외의 정보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교재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그러나 교토의 맛집은 인터넷에도 거의 자료가 없으므로 참조해도 좋을 듯 하다. 물론 나는 교토에서 먹은 것은 모스 버거와 라면과 소바뿐이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