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 감성치유 라이팅북
김용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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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히 머릿속으로 그려 온 내 인생의 길들이 이 책 속에 조잡하지 않은, 가지런하고 소박한 말들로 정리되어 있었다. 반 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몇 줄의 글에 마음 저릿한 위로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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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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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보탠 것일 뿐이라 생각해 읽을 땐 크게 흥미롭지 않았지만 다 읽고 나서는 대학 때 이후로 놓고 있던 물리학을 다시 공부하고 싶게 만든 묘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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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티
콜린 후버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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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을 떠나 이렇게 쉽게 넘어가고 몰입감 있는 소설은 정말 오랜만이다. 책 내용을 상상하며 읽다 보니 실제로 중간에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책을 다 읽은 후인 지금, 아직도 ‘만성애도자‘들 가운데 누가 Verity(진실)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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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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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유명한 소설이고 영화로도 다수 만들어질 만큼 널리 알려진 작품이지만 나는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덕분에 책의 생생한 묘사들이 더 아름답게 다가왔고 개츠비를 보다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개츠비는 과연 위대하다고 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개츠비의 데이지에 대한 사랑을 순수하다며 그런 점에서 개츠비는 위대하다고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여기서 '위대한'은 사전 그대로의 위대하다는 뜻보다는 다소 반어법적인 표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츠비는 애초에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데이지를 좋아하게 된 것도 아닌 것 같다. 개츠비가 데이지에 빠져들게 된 것은 그가 열망하던 부의 중심에 데이지가 있었고 5년 넘게 꾸준히 그녀를 사랑할 수 있었던 것도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에 더해 그녀를 사랑한 자신의 모습 역시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데이지라는 목적을 위해 자신을 가꾸어 나가기 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하고 자신의 부모가 죽었다고 까지 얘기하며 개츠가 아닌 개츠비로 자신을 감추고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리플리증후군' 환자의 모습을 연상케도 한다. 결국 개츠비는 당시 미국 사회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꿈을 안고 온 자의 좌절과 더불어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했던 사회모습의 최후를 상징처럼 보여주기도 한다고 생각되었다.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고요? 천만에, 얼마든지 되돌릴 수 있어요." -pg172

-> 과거를 바꾸려 했던 개츠비의 미래를 외롭게 바꾸었던 생각이었다고 여겨진다.


'그날 오후에도 데이지가 그의 꿈에 미치지 못한 순간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데이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그의 환상 때문이었다. 그의 환상은 그녀를 넘어섰고 모든 것을 넘어섰다. 그는 창조적인 열정을 가지고 그 환상에 자신을 내던졌고, 그 환상을 끊임없이 키웠고, 자기 앞에 떠도는 화려한 깃털을 모두 모아서 그 환상을 장식했던 것이다. 정열이나 신선함이 아무리 많아도, 한 인간이 그 유령 같은 마음속에 비축할 수 있는 것을 당해낼 수는 없다.' -151

-> 결국 그는 데이지의 사랑보다는 그 넘어 자신의 꿈, 아니 환상을 잡기 위해 맹목적으로 달려온 것으로 보인다.   

~~개츠비가 데이지네 선착장 끝에서 빛나는 초록 불빛을 처음 발견했을 때 느꼈을 경이로움을 생각해보았다. 그는 먼 길을 돌고 돌아 이 푸른 잔디밭에 이르렀다. 그의 꿈은 이제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손만 뻗으면 얼마든지 붙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미처 알지 못했다. 그 꿈은 이미 그의 등 뒤로 지나갔다는 것을, 그 꿈은 이제 공화국의 어두운 발판이 밤하늘 아래서 굽이치는, 저 도시 너머의 광막한 어둠 속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개츠비는 그 초록 불빛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우리 앞에서 멀어지고 있는, 환희에 찬 미래의 존재를 믿었던 것이다. 그때는 그것이 우리한테서 달아났다.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내일은 우리가 좀 더 빨리 달리고, 좀 더 멀리 팔을 내빧으면 된다.... 그러다 보면 맑게 갠 아침이......
그래서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흐름을 거슬러가는 조각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가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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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 죽음을 앞둔 철학자가 의료인류학자와 나눈 말들
미야노 마키코.이소노 마호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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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이 항상 100% 맞는 것을 아니지만 과학을 전공한 나에게는 문화인류학자가 본인의 사유에 갇혀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다. 병에 걸린 불안함이 무엇인지 아는 나로써는 미야노 마키코의 편지가 매우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으나 이소노 마호의 답신이 그것을 방해하는 느낌이었다. 둘 다 어느정도 철학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말해야 할 것 같은 것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달까. 전반적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내게는 조금 아쉬운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연하게 그렇지만 결국은 필연으로 만난 그들이 열심히 이어나간 선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가서 닿아있다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그렇게 점점 더 미완결인 것들을 끌어안으며 나아가는 게 바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우연한 병을 자신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또 다른 자신이 되었을 가능성)를 끄집어냅니다.


-'지금과 다를 수 있었다'는 가능성 따위가 아니라 무無속으로 제가 빨려들 것만 같습니다.


-말은 이렇게 해도 자신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점임을 인정하기란 괴롭습니다. 아무리 내가 그린 선이 남을 것이라고 해도요.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지키고 싶어합니다. 그렇게 바랄 때 나타나는 것이 바로 흐르며 사라지는 시간에 대한 초조함이고, 어떻게는 흘러가는 시간을 내 것으로 관리하고 싶다는 욕망입니다. 


-스스로는 어쩔 수 없는 우연에 휘말리면서(무력) 그 우연에 대응하는 와중에 자신이란 무엇인지 발견해내고 우연 속을 살아가는 것(초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역학자가 만든 수식에 대입하여 계산한 ‘일어날지도 모를‘확률은 한 개인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서 미래의 가능성을 봉쇄해버립니다.

-제가 ‘언제 죽어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이라는 말에서 기만을 느끼는 까닭은 죽음이라는 도착지가 확실하다고 해도 그 도착지만 보고 살아간다면 시시각각 변하는 인생의 가능성을 놓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미래를 전체적으로 온전히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잊게 됩니다.

-그럼에도 의사가 지닌 정보 역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말입니다만, 병에 걸리는 건 저 혼자여도 그 영향은 저에게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의 변화가 다시 저를 혼란스럽게 하지요. 병에 걸린 와중에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건 그런 변화 속에서 이뤄집니다.

-전문 영역을 신뢰하지 못한 결과 민속 영역에 틀어박힌 환자들은 가족과 대립하며 민간 영역에서도 분단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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