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탐정단 1 - 신비한 백호의 비밀 초능력 탐정단 1
최소혜 지음, 김은정(은정지음)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능력 탐정단 1. 신비한 백호의 비밀”
최소혜 글, 김은정 그림, 주니어김영사

🧐 ‘찾을 탐에 바를 정‘을 쓰는 탐정 4인방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동화. 이름에 걸맞게 진실이 무엇인지 찾고자 하는 정의로운, 조선의 어린이들이 주인공이다. 동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가진 다호, 괴력을 지닌 아랑이, 뛰어난 언변의 죽이, 약초를 잘 다루는 질동이. 때론 겁 많은 어린 아이들답지만 서로 힘을 합쳐 초능력을 만들어가는 인물들이다.

🧐 아이들이 백호에게 물려갔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아랑이가 사라진 것을 기점으로 호랑이의 흔적을 찾게 되면서 그 안에 숨겨진 여러가지 비리를 알게 된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을 잘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 기억에 남는 부분은 호랑이가 아이들을 데려갔는지 어떻게 하는지, 증좌(증거)라도 있는지 물어보는 다호에게
“증좌? 그런 게 왜 필요하냐. 사또께서 그렇다 하면 그런 것이지.” 라고 말하며 다호를 물정 모르는 어린애 취급을 하던 어른들의 모습이다. 세상에서 살아간 시간이 길수록 지혜로워야 할텐데, 이 글에 나오는 어른들의 모습처럼 너무 익숙해져서 비판적 능력이 사라진 채 무조건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내 모습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내게 당연한 일을 왜 당연하냐고 묻는 사람들을 되려 비난하고 있지는 않은지, 사회적 민감성이 떨어진 채 그렇게 늙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 또,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서 자기의 능력을 말하지 못한 채 커온 다호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우리의 시각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쉽게 내뱉은 말들로 그들의 능력이 가리워지진 않았는지 생각해보았다. 우리 아이도 그렇고,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도 그렇고 내가 무심코 던진 말 때문에 입을 닫고 숨기고 있는 반짝이는 능력이 있지는 않을까.

🧐 처음에는 초능력, 탐정, 호랑이. 우리 아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3개나 들어있어서 신나게 읽어보았다. 재미있고 빠른 호흡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 어린이들은 이 책을 통해 주체적으로 일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이 다 옳다고 하는 일도 내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사회의 모습이나 티비에 비친 다양한 현상들을 바라볼 때 비판적 시각을 키워야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 그리고 조선시대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단어들(사또, 전기수, 포졸 등)이나 상황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책을 읽은 후 단어를 통해 예전의 삶에 대해 학습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할배냥
홍민정 지음, 하민석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할배냥”
홍민정 글, 하민석 그림, 주니어김영사

“낭만강아지 봉봉”과 “고양이해결사 깜냥”을 너무 좋아해서 신간이 나올 때마다 소장하고 다른 책과 구별해서 보관하는 우리 아들에게 홍민정 작가님의 신간 소식은 엄청 기쁜 일이었다. “내가 할배냥” 역시 너무 재미있다며 단숨에 읽고는 2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내가 할배냥”은 갑작스런 가족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사람들에게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동화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 가깝게 느껴본 일이 드물 뿐더러 자세한 이야기를 알기는 쉽지 않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크나큰 슬픔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건우 역시 갑자기 사라진 할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슬퍼하지만, 할아버지를 앗아간 사고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건우는 누구보다 할아버지와 친밀한 관계였기 때문에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잘 알고 충분히 슬퍼하고 싶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음으로 할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런 건우의 마음을 안다는 듯이 할아버지는 아무도 모르게 고양이의 모습으로 건우를 찾아온다. 그리고 체육대회 달리기를 함께 뛰어주겠다고 했던 마지막 약속을 지킨다.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왔지만 건우는 단번에 할아버지임을 알아차리고, 할아버지와의 하루를 보낸 후 진짜 이별을 하게 된다.

이 동화는 영원한 이별인 듯하지만 어디선가 우리와 함께하고 있을 가족에 대해 느끼게 해주며 마음에 위안을 주는 글이다. 그리고 이별에 있어 슬픔을 드러내는 일은 부정적인 감정이 아님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따뜻한 글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 - 제1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75
이로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학동네청소년 075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
이로하 장편소설, 문학동네

기억과 망각.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던 두 단어이다. 사회적 참사가 일어났을 때, 그것을 기억하고 기리며 추모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정치적이라고 욕하며 빨리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사람들의 싸움이 일어난다.
빨리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의 주체가 누구인지, 그 말이 진정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말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얼마나 아픈지 가늠할 수 없어서, 이 작은 곳에서 작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어서, 잊지 않고 가르치겠다고 다짐했던 때가 있었다. 해마다 관련된 텍스트를 고르고 영상을 만나고 글을 쓰고 활동을 했던 시간들. 너무 어릴 때 일들이라 기억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생각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내가 할일이라 믿었다. 몇 해를 거듭하고 근무지가 바뀌면서 내 결심이 무너졌고 모든 것을 망각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기억하며 시내 곳곳에 현수막을 붙이고 추모제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 나와 같겠지. 점점 잊히는 사회를 바라보며 누군가는 왝왝이가 되어버리고, 누군가는 혼란 속에서 연서처럼 힘겹게 이겨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다.

소설 속의 학생들은 각자 자기 방식으로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넘어지고 삐끗하기도 하지만 서로 손을 잡고 자리를 잃어버리지 않게 돕고 있다. 주변의 어른들은 망각을 원한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흔한 말이 떠오른다. 소설 속 인물들은 이게 바로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충분히 아파하고 충분히 슬퍼하고 기억하는 것이 바로 나의 일상이라고 반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연서와 재선이가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조금씩 치유됨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이들의 모습을 맘껏 응원하게 되었다.

소설에서 특별했던 것은 연서가 겪었던 사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원인이나 규모 따위가 나와 있지 않고, 등장인물의 생각이나 대화를 통해 추측하게만 한다는 점이다. 어떤 사고였기에 이럴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이런 점은 참사 후 피해자, 유가족, 생존자, 주변 사람들의 마음과 행보에 대해 더 주목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것 같아 좋았다.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참사만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논의들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었다.

‘누구 한 사람이 지치면 다른 사람이 상기시켜 주기로 하자. 우리가 처음에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이렇게 약속한 연서와 재선이처럼, 이 소설과 만나고 나도 나의 처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 사건을 바라보며 했던 나의 결심을. 또다른 왝왝이가 어디선가 자기 존재마저 잊고 살아가지 않도록 우리 모두 기억했으면 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량한 자전거 여행 창비아동문고 250
김남중 지음, 허태준 그림 / 창비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비아동문고 250 불량한 자전거 여행

김남중 장편동화, 허태준 그림, 창비

 

이 책은 2009년에 초판을 발행한 후 새롭게 개정되어 나온 책이다. 새롭게 변한 길, 지명, 교통 정보들을 조사하여 그 부분까지 모두 수정했다는 글을 읽고 그렇게 세세한 것까지 신경 써서 개정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 책은 그냥 이야기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어린 시절 자전거를 타고 우리 지역의 유명한 국립공원까지 갔을 때의 느낌이 떠오르면서 다시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불량한자전거 여행에는 불량한 삼촌과 불량한 초딩 호진이가 있었다. 가족들에게는 한심한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하는 삼촌은 돈이 되지 않는 자전거 여행 가이드를 하지만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자신에게 연락 온 호진이를 아무 말 없이 받아주고 여행에 참가시키는 모습, 힘들어하는 회원들을 무심한 듯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 트럭을 훔친 영규가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모습에서는 삼촌은 누구든 먼저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진이는 엄마, 아빠의 다툼 속에서 가출을 감행한 불량 초딩이다. 삼촌의 트럭에 올라 자전거 여행의 조수 역할을 수행하지만 결국엔 자전거 대열에 함께 올라 완주를 한다. 부모의 기대만큼 공부를 잘 하지도 못하고 부모의 다툼에서 고민이 많아진 호진이지만 자전거 여행 속에 담긴 삶을 느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중간 부분에서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며 호진이가 삼촌의 일에 대해 묻는 장면이 인상 깊다. 자전거 여행 가이드를 하면 돈을 많이 벌지도 못하는데 왜 하냐는 호진이의 물음에 하고 싶어서.”라고 답하는 삼촌. 거기에 호진이는 엄마에게서 많이 들어왔던 사람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없잖아.”라는 말로 대꾸하는 장면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막을 때 엄마가 해오던 말을 내뱉고 나서 많은 것을 생각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은 세상을 여유 있게 바라보고 타인의 삶을 궁금해 하고 부모님의 입장을 떠올리며 가족 여행을 계획하기까지 하는, 의젓한 호진이가 되는 전환점이 아닐까 생각했다.

 

불량한 자전거 여행은 불량할 뿐만 아니라 너무 불편하기도 하다. 억지로 참가한 사람도 있고, 여행 중 쓰러지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마음껏 먹을 수도 마실 수도 없었다. 더위도 근육통도 참아야했고 잠자리도 먹거리도 너무 불편한 것 투성이었다. 허벅지가 터질 듯한 경사를 넘었지만 바로 내리막이 나오지도 않았다.

가지산은 가지산이고 미시령은 미시령이었다. 산 하나를 넘었다고 해서 다른 산이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이 있었다. 오르막 뒤에 바로 내리막이 이어지지는 않을지라도. 하지만 내리막이 너무 쉽다고 방심하면 안 되는 것이 자전거 여행이었다. 자전거 여행은 그 자체가 우리의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을 넘고 넘어도 또 산이 있지만, 언젠가는 내려갈 수 있게 되는 것.

삶 자체인 여행 속에 다양한 사람들의 삶도 묻어난다. 그 안에는 아픔도 있고, 슬픔도 있고, 사랑도 있지만 여행의 마지막은 모두에게 희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보다 불행한 아이 문지 푸른 문학
유니게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지 푸른 문학 나보다 불행한 아이

유니게 장편소설, 문학과지성사

 

  겉으로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위로하고 있지만, 내가 가진 불행과 비교하며 사실은 나 자신을 위로한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생각이 너무 이기적인 것 같아서 나는 그저 친구를 위로했을 뿐이라고 나 자신마저 속였었다. 이 소설 속 달아에게 처음 느낀 감정 속에서 나의 이런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달아는 나와 달리 자신의 그런 마음을 잘 들여다보았고 더 나아가 진심으로 찬을 위로하며 찬에게 위로받는 사이가 되었다.

 

  달아가 가정에서 느낀 결핍과 상처는 하얀 운동화로 표현된다. 불행한 삶을 들키지 않기 위해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생활한다. 그리고 하얀 운동화 속에 가려진 불행을 들킬까 봐 찬의 비밀을 말하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찬은 언제나 바른 모범생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부모님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아이이다. 진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서로의 세계와 한 겹 옷을 입어야 하는 현실 세계를 구분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반면 힘든 마음을 나쁜 길로 표현하지 않고 더 올바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달아와 찬이 기특하기도 했다.

 

  둘은 자기 모습을 온전히 알아주는 가족을 느끼게 되면서 입고 있던 옷을 서서히 벗게 된다. 이제는 더럽혀진 달아의 운동화에서, 가족을 향한 찬의 눈빛에서 변화가 표현되고 있다. 솔직한 모습을 세상에 보일 용기를 가진 두 아이의 모습에서 나 또한 위로를 받았고 열심히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아이들의 따뜻한 성장은 주변의 어른들도 성장하게 했다. 달아의 엄마도, 할머니도 자신을 가리고 있던 옷을 벗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찬의 형도 찬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도우며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달아와 찬은 지금까지 괴롭게 느껴졌던 불행이 사실은 뜻밖의 행운임을 비로소 깨달은 것 같다. 이 모습을 보며, 나의 불평 속에 가려 있던 나만의 뜻밖의 행운이 있는지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달아와 찬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었다. 어른들에게 너희는 뜻밖의 행운이었을 거라고, 너희 존재 자체가 세렌디피타스라고 말이다.


* 문학과지성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