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귀
문화류씨 지음 / 북오션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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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호랑이는 그 용맹함으로 산을 지키는 산신으로 대우받기도하였으며 그 어떤 귀신이나 재해보다도 무서운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그런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뒤 호랑이의 곁에 머무르며 먹을 것이 있는 곳으로 호랑이를 인도한다는 창귀는 인간을 꾀어내기위해 다른 사람의 목소리나 형체를 흉내내기도한다고 알려져있는데요

이책은 창귀의 전설과 한 집안의 연이은 비극을 통해 인간과 귀신 그리고 그들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호랑이가 우는 동네라는 뜻의 호곡동에서 곡동이 된 마을의 사람들은 호랑이를 산신으로 모시고 있으며 호랑이가 우는 날은 호랑이가 악인을 벌하는 날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곡동의 어려운 주민들을 돕고 검소한 생활로 마을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류덕현의 장남 영태가 실종된 후 기이한 모습의 사체로 발견이 되는데요

며칠후 영태의 사촌 동생 그리고 삼촌까지 연달아 비슷한 형태로 사망을 하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은 산신이 노하시어 벌을 내린다고 믿고 마을에서 선녀라고 불리는 인물을 찾아가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게되고 덕현은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고합니다

30여년의 시간이 흘러 덕현의 자손인 용일은 술 취한 아버지에 의해 장산에 오르며 기이한 존재들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용일의 목숨을 구해준 이로부터 용일은 자신의 집안의 비극에 대해 듣게되며 오래된 악연을 끊어내기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호랑이라는 거대한 몸과 힘을 가진 존재와 그 옆에서 호랑이의 힘에 기대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창귀는 오로지 자신의 욕망만이 중요하며 자신이 믿는 것을 믿기위해 주변의 어떤 이야기도 귀기울이지않는데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을 잃어버린 존재가 얼마나 맹목적이며 무서울수있는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몽실북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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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 1 - 소설 다시 읽는 우리 문학 1
이상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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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붉은 색의 바탕에 더 강렬한 인상의 그림이 그려진 이책은 다시 읽는 우리 문학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로 그 주인공은 '이상'입니다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천재 혹은 기존의 방식을 깨부순 이단아로 평가되며 난해하고 어렵다는 이미지로 남아있는 이상의 작품은 그 독특함만큼이나 계속해서 회자되며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이상의 사진들 그리고 그림들과 함께 이상의 생애와 평가에 대해 살펴보며 시작하는 1편에서는 소설을 2편에서는 시 수필 서간을 다루고 있으니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총 16편의 소설들을 발표한 시기에 따라 순서대로 담고 있기에 각각의 작품으로서로도 감상을 해보기도하고 그 시기의 이상의 실제 생활을 함께 생각해보며 읽어볼수도 있는데요

현대에서는 잘 사용하지않는 단어에서 오는 90여년의 시간차와 띄어쓰기를 무시하는등의 서술방법등은 주석이나 어휘풀이등의 도움을 받아도 작품을 단번에 읽어나가게하지는 못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천천히 집중하며 읽어나가게 만들어줍니다

시대적인 제약과 몸의 한계로 인해 짧은 생애를 살다갔기에 제대로 보존되지못해 세상에 빛을 보지못한 그의 작품들이 많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느끼며 짧은 생애였기에 작가의 세계관이나 속내 또한 제대로 알려지지않아 짐작만 할뿐이라 여전히 엇갈리는 평가속에서 작품을 읽는 독자 각자가 서로 다른 감상을 하며 그의 작품을 완성해가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한국의 근현대문학을 깊이 있게 만나볼수 있는 시리즈의 다음 주인공은 누구일지 기다려집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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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연소민 지음 / 모요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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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친숙한 반려동물중 하나인 고양이는 인간의 곁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했음에도 쉽게 곁을 내어주지않는 성격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하는데요

이책은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하면서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는 일도 잘 없고 속내를 쉽사리 알수없는 고양이 같은 연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부족할 것 없는 가정환경에 공부도 잘하지만 또래와 어울리는 것에는 서툰 현주는 바쁜데다가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린 부모를 대신해 이모와 많은 시간을 함께합니다

집주변에 길고양이를 위한 공간을 마련해두면서도 지켜보기만 하는 것도 이모의 영향인데요

더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인 이모의 사망이후 더욱 외톨이가 된 현주는 동네 미용실에서 엄마를 도와주는 진성을 만나게 되고 조금씩 곁을 내어줍니다

한부모 가정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일찍부터 알아버린 진성은 속깊고 어른스러운 모습과 함께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명확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고등학생의 풋풋한 첫사랑은 예쁘기도하지만 불안하게 이어지고 성인이 된 이후 이별을 맞이합니다

몇년의 시간이 흘러 투병중이던 현주의 엄마가 사망하며 진성은 장례식장을 찾는데요

상실의 아픔과 다시 만난 옛 연인에 대한 아련함은 진성이 동네로 다시 돌아왔음을 알게되며 공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가까워지는 계기가 됩니다

서로에 대한 애정과 기대로 다시 시작하는 연인은 어린 날의 사랑과는 달라진 사랑을 이어나갈수 있을지 독자들도 궁금한만큼 조마조마하게 만들기도 하는데요

처절하거나 치열한 감정의 폭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담담하고 객관적인듯 보이는 연인의 이야기는 결국은 사랑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변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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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최윤영 옮김 / 모모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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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그림체를 가진 표지의 이책은 제목에서 유추할수 있듯이 모두가 잠든 밤에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공간과 음식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체인점인 패밀리 레스토랑 시리우스의 아사쿠사 가미나리몬거리점의 젊은 점장인 미모사는 점장이 된 이후로 이런저런 스트레스와 불면증을 겪고 있습니다

최강 한파로 바람이 매서운 어느날 퇴근후 겨우 잠이 든 시점에서 미모사의 윗집에 화재가 발생하고 화재진압의 여파로 미모사의 집은 침수되고 마는데요

당장에 지낼곳이 없는 미모사는 회사의 도움으로 회사의 기숙사에서 지내게 됩니다

회사가 번창하던 시기에는 북적이는 기숙사였지만 지금은 폐점된 점포의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로 운영되고 건물 및 비품 관리인인 가네다씨만이 거주하는 곳이지만 당장에 의지할곳이 없는 미모사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공간이지요

매장 관리와 직원 관리 그리고 손님에 대한 응대등으로 매일같이 정신없이 바쁘고 스트레스를 받는 미모사는 늦은 퇴근길에 가네다씨가 알려준 식당을 찾아가게 되는데요

골목을 한참이나 지나서야 발견한 오래된 아파트 건물에 위치한 키친 상야등은 외관부터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입문을 열자마자 풍겨오는 음식의 진한 향과 어두우면서도 아늑한 실내장식 그리고 기분좋게 맞이하는 소믈리에이자 홀 담당의 인사에 미모사의 기분도 한결 좋아집니다

저녁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운영하는 키친 상야등이라는 공간에서 마주하는 셰프와 소믈리에의 음식에 대한 그리고 손님에 대한 애정과 진심을 통해 몸의 허기를 채우는 것은 물론 마음의 허기도 채우는 요리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데요

요리를 대하는 마음가짐은 물론 자신의 직업과 삶 그리고 타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합니다

모두가 잠든 밤 이런 저런 이유로 쉽게 잠들지 못하고 긴긴밤을 홀로 견녀내야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공간이자 든든한 음식을 내어주는 키친 상야등의 이야기는 일상에 지치고 삶에 대한 고민이 많은 독자들의 마음도 포근하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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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상 식탁
설재인 지음 / 북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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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배경속에 숨겨지듯 그려진 맛있어보이는 다양한 음식들과 그와는 전혀 어울리지않는 기다란 총이 그려진 표지의 이책은 한정된 공간 한정된 시간속에서 마주하는 인간의 본심 혹은 이기심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입니다

쇠퇴해가던 소도시가 개발의 바람을 타고 활기를 띠게 되면서 북적이게 되고 시의 중심지가 된 서현지구에는 셰프이자 직원인 빈승이 홀로 운영하며 2인용 테이블 4개와 주방이 특이한 구조로 배치된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뱅상 식탁이 있습니다

특이한 분위기와 비밀스런 운영방식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뱅상 식탁을 운영하는 빈승은 어느 날부터 들려온 목소리와의 대화를 통해 식당 운영을 비롯한 자신의 삶에 대한 조언을 받고 있는데요

인간의 본모습을 보기위한 실험의 일환이라는 목소리의 의견를 따라 빈승은 손님들의 대화를 엿듣고 기록하고는 합니다

4개의 테이블이 모두 채워진 어느 날 마지막 실험이라며 손님들을 극한으로 내몰게 되는 빈승은 시간 제한과 함께 테이블당 한 명만 살수있다는 조건을 제시하는데요

서로에 대한 불만과 거짓위에 쌓아온 관계인 각각의 손님들은 자신이 살기위해 온갖 수를 짜내기 시작합니다

극한의 상황에서 드디어 드러나는 인간의 본심과 이기심 그리고 나의 입장과 상대방의 입장이 가지는 전혀 다른 시각차이가 어지럽게 펼쳐지며 이야기의 결말을 궁금하게 하는데요

예측할수없는 전개속에서 파국으로 향하는 이야기가 결코 유쾌하지는 않지만 이것이 곧 인간이 가지는 한계이며 의외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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