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암실 ANGST
박민정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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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추상적이며 모호한 배경위에 놓인 새빨간색의 작고 둥근 열매들이 도드라져보이는만큼 어딘가 불안해보이기도하는 표지의 이책은 여성작가들이 그려내는 일상 속에서 체감하는 유채색의 공포를 담은 ‘ANGST(앙스트)’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세상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마흔의 미혼이며 대학교의 고전번역원에서 조선의 기록물들을 번역하고 연구하는 연화는 공적인 관계로서만 동료들을 대하며 자신의 곁을 쉽게 내어주지않는 인물입니다

그런 연화와 10년전 교내의 수영장에서 만난 재이는 유명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런웨이에 서는 모델로서 외모는 물론 내면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은데요

어울리지않을 것 같은 둘은 금새 친해지고 서로의 고민과 상처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사전검열을 거쳐 상대방에게 알려줘도 좋을만큼의 진실과 상대방에게 피해가 되지않을만큼의 거짓말을 공유할 뿐입니다

그런 둘 사이에 등장한 로사는 청소년기에 연화와 같은 공간에서 지냈던 인물인데요

자신보다 로사에게 더 의지를 하는 듯한 재이의 행동을 느낄때마다 연화는 재이에 대한 애정을 넘은 집착을 드러내기도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서운함 혹은 자신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잠식되어가는 연화가 스스로를 더 사랑할수는 있을지 자신을 아껴줄수는 있을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가며 연인 혹은 절친등 영원할 것 같은 관계가 금이 가고 깨어지게 되는 그 순간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어린 시절 주변인으로부터 그리고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비뚤어진 자의식을 가지게 되고 그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위해 벽을 만들고 가면을 써야했던 불안한 영혼들을 만나보는 시간이었습니다

ANGST(앙스트) 시리즈를 통해 문단에서 주목받는 여성 작가들이 들려줄 현실속으로 파고든 공포의 이야기들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됩니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에 쓴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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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한기 - 영화 [바이러스] 원작 네오픽션 ON시리즈 35
이지민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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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에 갇힌 하트와 뒤로 내밀어진 손위로 퐁퐁 솟아나는 하트가 귀엽고도 설레이는 느낌을 주며 새빨간 원피스를 입고 똑같은 색깔의 하이힐을 신고 어디론가 급히 뛰어가는 이의 모습이 그려진 표지의 이책은 2025년 5월 개봉한 영화의 원작으로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몇년동안 이어진 세계적인 펜데믹의 경험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신종 바이러스의 확산과 그에 따른 혼란등이 벌써부터 그려지는데요

이책은 바이러스를 대하는 청춘의 이야기에 좀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라는 허울좋은 단어에 가려진 백수에 가까운 시나리오 작가인 택선은 아주 오랜만에 소개팅을 하게 되었으며 그 상대는 국립면역연구소에서 일하는 분자바이러스학 박사인 수필인데요

후광이 비치는 경험은 커녕 약속시간에도 늦은데다가 늦은 이유를 설명하며 실험쥐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다가 연구소로부터 연락을 받고는 마무리를 해야할 일이 생겼다며 먼저 떠나기까지합니다

그런데 이튿날 갑자기 수필로부터 다시 전화가 오고 무언가 들뜬 듯한 모습으로 택선의 집까지 찾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보내고 가는데요

다시 하루가 지나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에서는 수필이 사망했으며 그 원인이 바이러스 감염일수도 있으니 택선 또한 격리와 치료를 받아야한다는 내용을 알려옵니다

그제서야 급히 확인한 수필이 보내온 메세지에는 치료제를 맞지말라며 자신의 친구인 이균을 찾아 자신의 자료를 전해주고 꼭 살아남으라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우여곡절끝에 이균을 만나고 수필에 이어 택선도 감염된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가던중 바이러스의 증상이 하필이면 사랑에 빠졌을 때의 증상과 같다는 점에서 상황은 아이러니하게 흘러갑니다

블랙코미디에서 로맨틱코미디로 액션과 멜로드라마에 SF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가족도 직장도 연애도 원하는 대로 되지않아 삶이 버거운 데다가 신종 바이러스 감염자라는 불행까지 더해진 택선에게 희망은 있는 것인지를 따라가는 이야기가 시니컬하지만 처절하게 이어지며 청춘이란 무엇일지를 생각해보게합니다

누구나 반짝반짝 빛나야할 시기가 청춘이지만 현실은 녹록지않은 청춘에 대한 응원을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에 쓴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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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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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시리도록 구름 한 점도 없이 맑은 파란 하늘 아래 높이 솟은 수많은 빌딩들 사이로 보이는 청량함이 담긴 나무들과 서류가방을 든채 걸어가는 사람이 그려진 표지의 이책은 복잡하고 고단한 도심의 일상속에서 잠시 쉬어가며 숨 쉴 공간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하이드어웨이는 숨어서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뜻하는 것으로서 눈앞에 닥친 문제 상황으로부터 도망치는 도피처가 아닌 조용히 홀로 지내면서 앞으로 나아갈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재충전을 하는 은신처로서의 의미를 가지는데요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들이 찾아낸 은신처는 어떤 곳들일지 궁금해집니다

신종 바이러스의 창궐속에서 떠오르는 사업이 된 이커머스 업체 파라다이스 게이트웨이의 마케팅부 그중에서도 라이프스타일팀으로 발령받은 기리토는 성실함이 지나쳐 스스로도 버거울 때가 있는데요

몇년간의 창고 근무후 발령받은 기리토와는 달리 입사와 동시에 발령받아 마게팅부의 뷰티팀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나고야와는 회사나 동료에 대한 생각 그리고 업무 스타일이 달라 서로 거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두 사람은 물론 뷰티팀과 라이프스타일팀의 수많은 정규직과 계약직을 총괄하며 관리해야하는 시스템팀의 매니저 에리코는 두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서 회사와 집 그리고 친구관계에서도 제대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에리코의 대학 동창인 도모코의 고등학생 아들 게이타는 중학생 시절부터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었지만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애에 대한 관심이 없어 비혼인 에리코의 또다른 대학 동창인 히사노는 결혼과 가정 그리고 아이라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자 당연한 일인듯 생각하는 사회로부터 고립될 때가 많습니다

특별한 사명감이나 목표의식 그리고 의욕이 없이 어찌저찌 흐름을 따르며 살아온 미쓰히코는 그런 자신의 삶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어릴적 어떤 사건으로 인해 자신에 대한 주변의 평가에 민감해지며 스스로도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게 된 리코의 이야기까지 여섯 편의 이야기속에서 주인공들은 저마다가 고민과 상처를 가지고 있으며 잠시라도 그런 압박감에서 벗어나게 해줄 장소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공원을 비롯해 과학관과 미술관 혹은 취미를 즐길수 있는 장소등 도쿄의 여러 장소들에서 충전을 하는 그들의 이야기에 도쿄가 더 궁금해지기도 하며 내가 사는 지역에는 어떤 공간들이 있는지 생각해보게합니다

책의 곳곳에서 마주하는 문장들이 묵직함을 안겨주어 자꾸만 곱씹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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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와 고양이
무라야마 사키 지음, 최윤영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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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망똘망한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까만 고양이의 앞에 놓인 찻잔에 우유를 넣으며 밀크티를 만드는 고양이들의 영혼이 그려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아내는 표지의 이책은 삶의 마지막 순간 새로운 기회를 선물받은 주인공의 모험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해외에서의 봉사활동으로 바쁜 어머니를 대신해 조부모와 함께 지내온 리쓰코는 어려서부터 틈틈이 조부모님의 찻집을 도운 것은 물론 성인이 되어서도 조부모님의 집을 떠나지않고 동네의 회사에 취업을 하여 한 동네에서 평생을 살며 동네와 이웃사람들의 변화를 모두 지켜보았습니다

늦가을의 비오는 퇴근길에 고질병인 두통으로 힘겨워하면서도 비를 맞고 있는 작은 고양이를 지나치지못하고 동물병원을 들렸다가 집으로 데려오는데요

고양이에게 멜로디라는 이름을 지어준 리쓰코는 포근한 집에 돌아오자 피로가 몰려오는지 설핏 잠이 들고 왠지 익숙한 느낌의 고양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깨어납니다

두통약으로 해결되지않는 증상으로 야간진료소로 향하려던 순간 어지럼증까지 느끼며 쓰러지고 오래전 선물받은 놋쇠 램프 속에 있다던 마신을 불러내게 되는데요

순식간에 두통을 없애준 고양이의 모습을 한 마신은 오늘이 리쓰코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그 말에 멜로디는 자신의 수명을 리쓰코에게 줄수없느냐며 사정을 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리쓰코와 멜로디가 또다시 헤어져야할 상황에서 마신은 마법의 힘으로 영원히 죽지 않는 존재로 만들어줄수 있다는 제안을 하는데요

그렇게 새로운 존재가 되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은 리쓰코와 멜로디는 함께 세상을 여행하며 도움이 필요한 존재들을 도와주기로 합니다

어릴적 추억이 담긴 히나인형들, 친척집에 머물며 시골로 전학온 아이의 외로움을 달래준 학교의 요괴들, 길 잃은 아이를 다독여주는 영혼등 소중한 존재와의 추억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데요

이런저런 이유로인해 상처를 입거나 마음을 다치는 이들이 없기를 바라는 리쓰코의 마음과 똑같은 마음을 가진 존재들의 잔잔하면서도 진심을 담은 이야기가 독자들에게도 따스함을 전달해줍니다

마신의 힘으로 마법사가 된 주인공의 이야기이지만 예상치못한 사건이나 화려한 장면의 변화등이 없이 천천히 스며들며 위로와 응원을 전해주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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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리의 뼈 로컬은 재미있다
조영주 지음 / 빚은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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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분간이 되지않을 정도로 깜깜한 밤 홀로 불을 밝힌 가로등 아래에서 장식도 가구도 별로 없는 휑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창과 붉은 조명으로 기묘한 느낌을 주는 건물이 담긴 표지의 이책은 지역의 특징과 역사를 담아내면서도 이야기의 재미를 놓치지않는 로컬은재미있다 시리즈중 하나로 평택을 배경으로 하여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비밀과 진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유명한 소설가인 명자는 예순이 조금 넘은 나이에 치매를 진단받고 자신의 기억이 허락하는동안에 새로운 소설을 집필하려고 하는데요

하필 코로나 펜데믹이 겹치며 외부와 단절된 채 딸 해환과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며 치매는 악화되고 소설 집필을 위한 작업도 계속해서 중지가 되고 맙니다

피폐해져가는 해환과 명자를 지켜보던 상모는 서울을 떠나 명자의 고향인 평택으로 가는 것을 제안하고 지금은 빈집인 외가를 작업실로 인근의 아파트를 생활공간으로 하여 오가며 생활하게 되는데요

정신이 맑아지던 순간 명자는 자신이 시작한 소설을 해환이 마무리해줄 것을 부탁하며 자료를 건네지만 해환으로서는 쌈리의 뼈라는 제목의 글에서 엄마가 하고자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도 소설의 방향성도 잡히지않아 고민이 많습니다

그러던와중 평택의 실제 지역인 쌈리에서 오래된 유골이 발견되며 해환은 엄마의 소설이 상상이 아닌 실제의 경험과 사건에 기반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되고 소설에 몰두하는만큼 실제같은 꿈을 꾸기도하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엄마에 대한 믿음과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심이 커질수록 불안해지는 해환이 마주하게 될 진실은 무엇일지 숨죽이며 읽어보게 되는데요

평택이라는 지역의 특징을 추리와 심리 스릴러로 풀어낸 이야기는 해환 못지않게 독자들도 혼란하게 만들며 진실을 감당할수 없기에 모른 척하고 스스로 잊어버렸던 과거에 묻힌 음울하고 무거운 진실을 보여주는 반전과 함께 충격을 선사합니다

기억과 망각이라는 인간이 가진 특성을 통해 현재의 행복이란 무엇일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몽실북클럽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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