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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바람 - 난 잘 지내고 있어 ㅣ 탐 청소년 문학 14
강미 지음 / 탐 / 2015년 1월
평점 :
기다리던 강미의 책이 나왔다. 이번에는 어떤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했다. 연륜이 쌓여서일까? 아이들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더 깊어진 것 같다. <길 위의 책>에서는 독서라는 것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겨울, 블로그>에서는 ‘아이들의 참모습이 무엇일까? 그리고 무엇을 고민하고 힘들어 하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평생 아이들과 살아가야 하는 작가 자신의 시각을 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밤바다 건너기>에서는 외부적인 환경에 반응하고 그것을 이겨내려 하는 아이의 내적 힘과 순수함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이번 <안녕, 바람>은 앞 작품들의 연장선상에서 ‘바람’이라는 외부적 조건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이겨내려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더 나아가 다시 자신들이 다른 이들의 바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까지 나아가 ‘좋은 바람’이 되고자 하는 바람을 보여주고 있다. 강미의 아이들에 대한 인식 깊이가 깊어지듯 작품 속 아이들도 성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같이 아이들과 생활하고 있는 나는, ‘민선생과 정선생’ 같이 ‘과연 아이들은 순수할까? 그리고 이 사회의 무거운 틀 속에서 잘 살아갈까?’ 라는 고민들을 공유하며 괜한 노파심을 가져 볼 때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을 졸업시킬 때가 되면 이런 걱정들이 다 어른들의 노파심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작가의 경험에서 오는 ‘긍정의 힘’이 작품 전체에 있는 것을 보고 기분 좋으면서도, 한편 나를 계속 회의하지 말고 아이들을 믿어야 한다고 채찍질하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나도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바람이 되어 맑은 소리를 내는 풍경과 어울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