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이룸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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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을 결심한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올해는 외국어를 혼자서 공부해 봐야겠어, 라든가.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아볼 거야. 또는 세계사를 올해엔 꼭 통달할 거야. 등등 말이다. 나는 일본어를 독학해 봐야지.라고 생각한 지가 언제인지.. 아직도 어물쩍 거리다가 여적까지 왔다. 독학을 한 번이라도 결심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막상 독학을 시작하다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의욕도 줄어들고 하여, 포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아니면, 혼자서는 도저히 안되겠노라고 학원 수강을 끊으시는 분들도 있을것이다. 이 책은 그런 분들이 읽으면 딱인 책이다. 그리고 나의 일본어 배우기에도 열정을 다시금 불러일으킨 책이 되기도 했다.

 

일본 저자 시라토리 하루히코 작가의 자신만의 독학하는 방법을 소개해 놓은 책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불안하고 미덥지 못해서, 돈이라도 주고 배워야 하는 거 아냐?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돼.라고 생각하는 이에게 이 책은 독학에 대한 용기와 지침을 주고 아울러 독학의 요령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물론 이 저자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에게 맞게 적절히 받아들이고 실천하면 될 일이다. 책의 저자 또한 모든 것을 다 이 책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처음 독학을 시작할 때 누구나 어려운 것보다 제일 기초가 되는 쉬운 책부터 시작하는데, 일반적으로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어려운 책부터 시작해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어려운 책으로 시작하다가 금세 멈추어 버리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하는 나의 걱정에 저자는 일침 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어려운 책을 구입해, 자신의 곁에 가까이 두고, 아주 편한 자세로 들춰보라고 말한다. 첫 장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관심이 가는 부분부터 시작해 공부해보라고 써놓았는데, 닥치는 대로 펼쳐보고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부터 시작해보라고 말한다.

 

독학하는 것에서 얻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저자는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부가 주는 진정한 즐거움! 나도 제발 그 즐거움을 알고 싶다. 세계 각지를 여행했다고 해서 세계를 안다고 착각하는 것보다는 세계의 책을 펼치면 그 안에 여행을 넘어선 체험, 시공간을 넘어선 체험을 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책을 읽는 것보다 직접 한번 가보는 것이 낳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깬 그의 말이었다. 올해는 한 번쯤 누구나 결심했던 공부를 스스로 독학해보는 거은 어떠한가? 독학에서 오는 즐거움을 맛보시길 바란다. 나도 일본어 공부를 다시 시작해 보아야겠다.

 

 

'독학'이라는 말은 너무 고독한 느낌을 준다. 혼자 묵묵히 책상을 마주하고 있는 음침한 인상을 갖게 한다. 하지만 독학의 獨이란 고독하다는 뜻이 아니라 특정한 스승을 두지 않는다는 말이다. 특정한 스승은 두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것들을 스승으로 삼는다. 게다가 근방에 있는 시원찮은 교사를 스승으로 삼는 게 아니라 진짜 최고 수준의 스승을 두는 게 독학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최고 수준의 책을 스승으로 삼는 것이다. (p.15)

 

책을 많이 읽고 박학해지는 것만이 독학은 아니다. 그저 책을 읽을 뿐이라면 독서가에 지나지 않는다. 인터넷의 수많은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그런 사람은 이미 많다. 책을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책을 읽고 생각하기에 독학인 것이다.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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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반양장) 데일 카네기 시리즈 (코너스톤) 1
데일 카네기 지음, 바른번역 옮김 / 코너스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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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신은 인간이 죽기 전까지는 심판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왜 남을 심판하려 하는가? (p.46)

데일 카네기의 책을 오래전에 한 번 읽은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다시 읽는 데일 카네기의 책은 나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 준다. 그것들은 물음표가 아니라, 마침표이다. 전 세계적으로 6천만 부나 팔린 책. 1936년에 출간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에 읽어도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책이다. 데일 카네기는 교사, 세일즈맨 등 다양한 사회경험을 하면서, 대중 연설 강의를 시작했고, 카네기 연구소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물론 거기에는 그가 책에서 배운 것들이 아닌 그의 경험에서 비롯된 강의들이었다. 책의 표지에서 보는 그의 모습은 핸섬하기까지 하다. 그 당시에 얼마나 인기가 많았을까? 짐작이 된다.

데일 카네기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링컨이라고 하는데, 이 시리즈 책 중에 링컨에 대한 책이 한 권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존경도가 어느 정도일지 알 수 있다. 사실 그 주제의 책뿐만 아니라, 시리즈 1권인 이 책, <인간관계론>에도 링컨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생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일 것이다. 그래서 시리즈의 5권 중에서 단연 제일 첫 번째로 나오는 주제이기도 하다. 살면서 사람과 부딪히는 일은 정말 많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또 얼마나 많은가? 이 책은 행동하기 위한 책이다.

재미있는 것이 기술 분야의 사람도 기술적 지식이 성공에 기여하는 바는 단 15%에 불과하고 나머지 85%는 성격, 통솔력 같은 인간관계의 기술에 달려 있다고 하니, 정말 그가 가진 기술적 능력보다, 사람과의 관계의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가? 대학에서 왜 사람을 상대하는 능력에 대해 강의를 하지 않는지 그는 의아하다고 말한다. 그가 이런 생각을 했던 시대는 1936년이었다. 그런데 지금도 똑같지 않은가? 나도 그의 말에 대 공감이다. 현재의 우리 대학에서 이런 강의를 필수로 넣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가장 큰 결심을 하게 된 한 가지는 누군가에게 불만스러운 일이 생기더라도 상대에게 곧바로 표현하지 말어보자.라는 마음이었다. 사실, 화가 났을 때 참기는 얼마나 힘든가? 그런데 말이다. 생각해 보면, 그 순간이 조금만 지나면 금세 기분이 조금 누그러짐을 알 수 있다. 거기에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 비난, 불평을 삼가라.라는 데일 카네기의 조언과 맞닿아 있다.

 

데일 카네기는 말한다. '이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을 단지 지식의 습득을 위해서이지 말고 당신의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기 위한 것으로 읽어라.'라고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나의 수많은 행동들을 후회하게 되었다. 느낌표!!를 주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실수를 저질렀는가. 깨우치게 되었으며 더불어 이 책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 나는 행동하기 위해 시작할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아니 죽을 때까지 남의 가슴에 맺힐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싶다면, 비난이 얼마나 정당한지 개의치 말고 신랄하게 비난을 퍼부어라. 하지만 사람을 대할 때는 그들이 결코 이성적 동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상대는 감정적 동물이고, 편견으로 가득 차 있으며, 자부심과 허영심으로 움직이는 존재다. 또한 비난은 위험한 불씨다. (p.44)

 

지혜로운 벤저민 프랭클린은 늘 이렇게 말했다. "논쟁하고, 괴롭히고, 반박하다 보면 승리할 때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진심을 결코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공허한 승리일 뿐이다." 이제 스스로 결정하라.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이론적이고 겉으로 드러난 승리를 이룰 것인가, 아니면 상대방의 진심 어린 동의를 얻을 것인가? 둘 다 얻을 수는 없다.(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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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 어떤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
이애경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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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결정해야 하는데 판단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될 때,

정해진 삶의 패턴에 익숙해져 그 익숙함을 흔드는 무언가에 거부 반응이 일어날 때,

고마운 사람들에게 오히려 짜증을 내는 일이 잦아질 때,

통장에 적힌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체크하며 나도 모르게 안주하려 할 때,

큰마음을 먹고 전해줬을 선물에도 딱히 감동하지 못할 때,

터벅터벅 힘없이 돌아오는 퇴근길이 늘어갈 때,

잘 지내냐는 물음에 "그냥 똑같지 뭐."라고 대답하는 나를 발견할 때.

 

그때가 바로 익숙함을 버리고 떠나야 하는 때다. (P.9)

 

 

우리는 거의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오늘과 내일의 반복되는 삶. 이러한 매일의 일상에 지칠 때쯤, '영화 같은 삶 속으로, 흥미진진한 미래로'같은 일들이 두서너 달에 한 번쯤 생긴다면, 좀 더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럴 때는 여행을 떠나보자. 하지만, 여행을 떠날 여유가 안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시간도 안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그럴 때, 이것저것 재지 말고 한 번쯤 훌쩍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면, 좀 더 나의 삶이 달리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의 저자 이애경 씨는 말한다. 떠나고 싶을 때는 주저하지 않고 떠나야 한다고.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나는 좀 더 바뀌어 있을 것이라고. 현재에 갇혀 답답하게 마음 끓이는 것보다는 그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니까. 이것저것 재지 말고 훌쩍 떠나보자. 자, 당신은 떠날 용기가 이제야 조금 생기나요?

 

나는 이 책의 작가와 성격이 비슷하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개의치 않아 하면서 누군가 나에게 도움을 주거나 작은 선물이라도 줄 때에는 그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한다. 그리고 타인에게 부탁하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한다. 이런 나와 성격이 반대인 신랑은 타인에게 부탁도 잘하는 편이고, 도움도 잘 받는다. 그리고 물론 타인에게 주는 것을 좋아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주기도 잘한다. 그런 신랑은 나의 성격이 바뀌어야 한다고 항상 말하곤 한다. 주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타인으로부터 받는 것도 아주 중요한 것이라고 말이다. 


 

 

저자는 아주 많은 곳을 여행한다.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니고, 그녀가 여행하면서 느낀 자신의 감정과 변화를 담은 책이다. 그래서, 그녀가 어느 곳엘 가서 그곳의 자세한 이야기를 한다기 보다, 감정 위주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그래서 그녀의 글에서 어디를 갔는지는 중간중간 지역만 간단하게 나올 뿐이다. 사막의 도시 피닉스, 스위스 로잔, 쿠바 트리니다드, 도쿄, 스위스 베른, 스위스 몽트뢰, 케냐 나이로비.

그녀가 간 그곳은 어떤 공기를 간직한 곳일까? 그녀가 찍은 사진 속 모습들이 어디인지는 몰라도, 그녀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나는 그녀의 생각과 감정을 쫓아간다.

 


 

 

 

가끔, 누군가의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나는 물론 나 혼자 떠날 용기가 아직은 없지만, 나이가 좀 더 들고, 나의 아이가 생기면, 신랑에게 아이를 맡기고 기차여행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 나 혼자서. 떠난 그곳에서 우리는 용기를 얻게 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주저하지 말고 떠나고 싶을 때는 떠나보는 것도 좋다고. 저자의 용기 나는 돋움의 말에 가슴이 울리고 공감되는 글이 많은 책이었다. 당신도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 때, 말 한마디보다 떠나는 용기를 가져보는 것은 어떠할지?

 

 

삶이란 완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서로를 채워주고 잘 서 있을수 있도록 서로 지탱해주는 것이다. 내가 힘이 있을 때는 누군가에게 나의 어깨를 빌려주고 내가 힘들 때는 누군가에게 기대하고 의지하는 것.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이런 지혜를 얻기 위해 여행을 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P.83)

 

여행은 스스로 써내려가는 옴니버스 영화의 시나리오일지도 모른다. 큰 세트는 일단 정해져 있고, 그 공간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 혼자 독백하듯 모놀로그 스타일로 이야기를 전개할 것인지, 각각의 등장인물을 적절히 넣어 흥미 있는 에피소드로 풀어갈 것인지는 순전히 글을 쓰는 나의 몫이다. 길을 물어 보는 짧은 에피소드에 한 명을 등장시키더라도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줄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면 여행이 즐거워진다.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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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월 - Under 36 Months
송기철 글.사진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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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36개월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36개월은 고사하고, 6살 이전까지의 일은 아예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지 못한 나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은 내가 아닌 부모님은 분명히 기억하시고 계실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의 저자이자, 책 표지의 주인공인 햇살이 아버지 송기철 씨의 말처럼, 자신의 36개월의 기억은 없지만, 자식의 36개월을 기억하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잊어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그 말씀에 온전히 공감한다. 나의 36개월을 내 자식의 36개월로 채워나가는 거..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다.

책에는 온통 햇살이의 36개월간의 사진들로 도배하고 있다. 후훗. 햇살이는 나중에 커서 이 책을 본다면 얼마나 부러워할까? 사실 요즘의 부모 세대들은 아이의 사진을 많이 남긴다. 그 사진으로 작은 앨범을 만들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직접 쓴 손글씨까지 그 책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나도, 나의 아이에게 그런 유년의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 물론 부모로서 나의 기억에 전부 담아두고서 말이다.

 

병원에 가기 싫어 우는 햇살이란다. 귀엽기도 하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나의 조카 녀석이 생각난다. 남의 아이가 울 때는 사실 잘 몰랐는데, 나의 친조카가 울 때는 왜 이리 마음이 아프던지, 아이가 잘못하고 떼쓸 때 우는 울음이라도, 눈에서 펑펑 쏟아지는 눈물앞에서는 마음이 솔솔 녹아내린다. 울지 마~ 울지 마~ 알았어~라고 부르짖는다. 아이의 눈물은 세상에서 가장 마음을 움직이는 그 무엇이 아닐까? 

 

햇살이 아빠는 항상 퇴근에는 손에 햇살이의 먹거리를 담아 온다고 하신다. 그래서 햇살이는 아빠가 집에 들어오면, 오늘은 아빠가 무얼 가져오셨지?라는 생각에 아빠의 손을 쳐다본다는데, 그래서 그는 퇴근하고 집에 도착할 때쯤에는 자신의 손을 확인한다. 그리고 아차, 깜빡했다. 싶을 땐 바로 집 앞 슈퍼로 달려가는 것이다. 아빠를 기다리는 햇살이의 기대감을 그냥 지나쳐버리기가 싫어서. 피곤해도 다시 달려간다.

 

아이가 없던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는 일은 부부의 모든 것을 바꾸는 대사건이 된다. 그리고 아이를 통해 부모에 대한 본인의 책임감과 더불어 자신을 키운 자신의 부모님에 대한 마음도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나와 같은 마음으로 키웠을 부모님의 마음을 자신이 경험하는 것만이 우리는 부모님의 마음을 알아낼 수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 경험도 온전하게 알아낼 수 없으리라. 햇살이는 매 주말에 할머니를 만나러 간다.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할머니의 눈에는 오직 햇살이뿐이다.

 

36개월의 예쁜 아이 햇살이. 햇살이가 유난히 관심을 보였던 모빌이 있는데, 지금은 조금 컸다고 관심이 사그라졌을 때, 아내가 그 모빌을 다른 사람에게 주려 했을 때, 햇살이 아빠는 반대했단다. 그 모빌을 햇살이가 결혼할 때 함께 보내주고 싶다고. 아빠의 그 마음이 아련했다. 아니, 햇살이 결혼할 때, 아까워서 어쩌시려고. 왠지 벌써부터 짠하다. 

 

햇살이의 먹는 모습, 아이고. 예뻐라. 아이들의 먹는 모습은 왜 이리 예쁜 걸까? 내 눈에도 이리 예쁜데, 부모님의 눈에는 어떨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자식이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고 하는데, 그 말이 정답이겠지? 현재의 기억이 너희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아도, 그 기억을 가지고 온전히 가지고 있는 부모님의 가슴속에는 햇살만이 가득하다.

 

햇살이의 36개월의 사진들. 이 책은 분명 한 개인의 추억이 깃든 책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이 읽어도 충분히 그 행복이 전해지는 책이었다. 우리의 잊힌 36개월의 기억, 그리고 그 기억을 채우는 아이의 36개월. 특별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그 기억들이 당신에게도 분명히 다가올 것이다. 행복했던 기억들을 더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많은 것들을 남겨놓아 보자. 나중에 아이가 커서 말할 거리가 없어져 갈 때, '너의 36개월의 기억이란다.'라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아름다운 그날을 위해. 그리고 우리의 모든 36개월의 기억을 위해...

 

p. 27

 

감정을 지켜봐주는 것보다

이해하고 공유해주는 것.

어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강해지는 이 마음은

잊고 있던 36개월,

이미 그때부터 지녀온 우리의 본성이다

 

P.105

 

읽어야 될 책보단,

읽은 책이 더 중요하단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책 속에 담긴 것들을 올바르게 구별할 수

있어야 하며, 단지 책에 머무르지 말고

책의 것들이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영양분으로 쓰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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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황제
김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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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에 앞서 표지에 대한 정보를 먼저 접하였다. <라면의 황제>라는 이 책의 표지를 작가분이 직접 슥삭슥삭 그려서 선택된 표지라고 한다. 책을 읽기전 표지의 그림을 한참동안이나 들여다 보며, 제목과 유추해 이런저런 책의 내용을 상상해 보았으나, 도무지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외계인들이 지구의 라면을 우주에 가져가 엄청난 인기몰이를 한다는 그런 내용의 책이려나? 라면 한그릇 가지고 싸우는 외계인? 우주에서 마지막 한그릇인 라면을 서로 면발 한줄씩 차지하려고 기다리는 외계인 줄? 등등 하릴없이 많은 상상을 해보았지만, 그것도 영 시원찮았다. 이렇게 나를 상상하게 만드는 책의 표지에 책의 내용은 더욱 궁금해져만 가고, 몇일 후 나는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은 후 한숨을 내쉰다. 하아.. 이런 내용의 책이었구나! 하고.

 

책에는 총9편의 단편들이 등장한다. 그 단편들 중 한편이 책의 제목을 차지하고 있는 '라면의 황제'이다. 내가 생각했던 스토리와는 살짝 틀린 방향이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는 지나간 역사속에서 미스테리한 많은 부분을 접할 수 있다. 그때의 그 사람은 어떻게 된 것일까? 또는, 요즘은 어떤 일을 하면서 보내지? 그 사건은 어떻게 되었을까? 라고, 가끔 신문이나, 방송에서 오래된 일들의 인물이나 사건을 접했을때, 그런 궁금중이 일곤 하는데, 9편의 단편들이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상상력을 마구마구 발동시켜서 SF적인 요소도 집어넣어 읽는 독자로 하여금, 정말이야? 라는 감탄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책의 표지가 어떻게 작가의 상상력에서 탄생했는지, 확실히 알겠다. 이런 작가분의 센스같으니라고! 몇가지 단편들에서의 내용을 섞어 만든 디자인의 표지이다. 그런데 이 표지가 이런 상상력을 발휘할 줄이야. 어찌 알았으랴. 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는 마냥 그 부분이 즐겁기만 하다. 미스테리하지만, 이 일이 정말 그렇게 진행되었던 것은 아니야? 그들은 정말 그랬을지도 몰라. 라는 재미난 나혼자만의 상상에 빠져들어서 신나게 읽은 9편의 단편들이었는데, 각각의 이야기들을 따로 빼내서 9권의 소설로 만드는 것도 재미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독자로서의 욕심도 생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의 표지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렇게 어린 소년이 한국가의 앞으로 백 년간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그들은 도저히 믿을수 없었다. 그러나 인간의 기나긴 역사를 되돌아볼 때 세상의 많은 중요한 일들이 때로는 아주 사소하고도 황당한 방식으로 결정되었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소수파에 해당하는 비주류 역사 연구자들은 그런 예를 근현대사에서만 수십 개를 찾아내 제시하며, 최두식의 회고록을 옹호했다.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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