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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 파란만장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3년 2월
평점 :
장다혜 작가의 소설 [이날치]는 소리꾼의 일생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하지만 실상 그 내용은 직지순한 사랑이야기 이다.
조선시대의 사회상을 배경을 이루고픈 사랑을 이룰 수 없는 신분제가 나타나고 이루어진 사랑에 사랑이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분제도는 한 사람의 인격을 무참히 짓밟기도 하고 그 애절한 마음도 사침임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의 고백에서 알 수 있듯이 소설의 주인공 이날치에 대한 자료가 미미하여 작가의 상상이 더 깊이 이루어질 수 있어 소설의 탄탄함과 극적 긴장이 돋보인다.
과감하게 엮기도 하고 극적으로 이별을 고하기도 하면서 소설은 시종 긴장으로 진행된다.
먼저 이날치의 태생을 짧게 다루면서 종살이로시작하여 생사를 가르면서 택한 광대의 삶을 시작하게 한다.
이날치 인생에서 가장 극적이고 화려하면서도 가장 가슴아픈 시기였던 1년의 시간을 소설은 다루고 있다.
정월부터 십이월까지 계절을 지나면서 이날치의 인생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게중에 백연을 둘러 싼 이날치와 채상록의 연적을 중심으로 풀어간다.
그리고 소설의 또다른 줄기는 이날치의 복수극-구용천의 극악무도한 동혈에 관한 이야기이다.
연적과 복수극에 대한 근간에는 당시 사회적 차별과 천인들의 처우에 대해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다.
비단 천인들의 차별만 드러낸 것이 아니라 채상록을 통해 최고위층에 대한 신분적 굴레도 함께 표현하고 있어 사회의 불안한 토대가 은근히 숨겨져 있다.
아무튼 이날치는 백연에 대해 백연은 이날치에 대해 마음을 표하면서 그 믿음과 아련한 사랑이 모나지 않게 그려지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백연의 고백처럼 [연심은 어여쁜 것이 아니라 섬뜩한 것]이라고 사랑은 행복함으로 완성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섬뜩한 인연과 고통으로 미화되어지고 있다.
아련한 사랑이야기 이다.
죽고자 하던 백연은 결코 죽음을 맞딱드리지 못하다가 이날치로 인해 살아야할 이유가 생기자 결국 죽게 된다.
더구나 굶주려가면서도 차마 이날치가 준 옥춘당을 먹지 못한 순백의 사랑을 완성한다.
첫눈이 오면 그 눈으로 백연의 눈을 씩겨 주겠다던 이날치의 약조도 처절한 아름다움이다.
결국 백연의 무덤위에 덧뿌려진 첫눈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날치를 둘러싼 사람들-채상록, 묵호, 꼭두쇠, 비금 그 누구에게도 돌을 던질 수 없게 만든 작가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
독자의 가슴에 먹먹함을 던진 그 의미가 무엇이냐고 말이다.
오랫만에 섬뜩하여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