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색깔별로 다른 노선을가리키는 띠를 따라 우르르 이동한다. 마치 밧줄을 잡고 이동하는 중세의 맹인들 같다.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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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질 소리는 맥박처럼 집 안을 메웠다. 그것은 새벽녘 어렴풋이 들리는 쌀 씻는 소리처럼 당연하고 아늑한 소리였다.
p.153

 신림-하면 푸른 숲이 떠오른다. 나무가 많은 숲 그리고 젊은 숲, 그 숲의 나무들은 모두 지하철 2호선을 표시하는 연녹색을 띠고 있다. 보통의 나뭇잎은 그보다 짙지만 어쩐지 신림의 나무들만은 꼭 그래야할 것 같다.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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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진보적인 기계 앞에서, 내 등은 네안데르탈인처럼 점점 굽어갔다.
p.30

에스컬레이터 위로 얼굴이 부은사람들이 일렬로 서 있는 게 보인다. 그들 모두 어릴 때 꿈이 ‘훌륭한 사람은 못 되었어도, ‘공휴일에 출근하는 사람은 아니었을 거다.
p.49

사람들이 꾸역꾸역 밀려들어왔다. 의정부북부행이라는 말 때문인지는 몰라도ㅡ 어쩐지 나는 우리 모두가 아주 멀고 추운 나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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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지상의 길들이 전신주처럼 길게 드리워 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길은 행인들의 발굽이 닿을 때마 다, 새가 앉았다 날아간 자리처럼 가볍게 출렁였다. 문득 나의 하늘은 당신의 천장보다 낮다는 생각이 들었다.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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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쓸 때, 나는 먼저 구조를 잡는다. 그 다음에는 써야 할 내용을 바탕으로 대강의 목차를 만든다. 거기에 약간의살을 붙이기 시작한다. 이때 인용하거나 활용할 자료들을 파일에 함께 담아놓는다. 그런 과정을 통해 필요한 분량의 두 배 정도 되는 글을 초고로 완성한다. 그러고 나서 글을 고치기 시작한다.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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