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독, 혼자 있는 시간의 힘 - 당신은 혼자 있는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는가?
조윤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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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바쁘다. 무언가 계속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항상 시간에 쫓기고 이런 생활 속에서 나를 돌아볼 시간적 여유는 없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뭘하고 있는 거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나 역시 누군가에게 쫓기듯이 꽃이 피고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의 변화조차 느끼지 못한 채 옆을 볼 수 없는 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내달리던 시기가 있었다. 남들보다 잘 살고 싶어서, 남들보다 능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지쳐갔고 결국에는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퇴사 후에도 방황의 시간은 계속됐다. 한동안은 깊은 우울감과 무기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 원인에 대해 생각해 봤다. 무엇 때문에, 어디로 가는지 알지도 못한 채 나를 몰아붙이기만 했지 나를 돌보지 않은 탓이었다. 이 고통의 시간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 속에 답이 있지 않을까? 이게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계기였다.


이 책은 제목 그 자체로 내게 꼭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젠 직장에 얽매여 있지 않고 게다가 혼자 살고 있어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고 있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알고 싶었다.


신독(愼獨). 고등학교 때 국민윤리 시간에 배웠던 말이다. 혼자 있을 때도 예와 도를 지켜야 한다. 이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책에는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나를 갈무리하는 일상의 여백, 신독愼獨.’ 이 책은 ‘혼자됨의 시간’을 통해 나를 회복하고 새로운 나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머리말만 읽어봐도 혼자만의 시간이 왜 중요한지,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한 문장으로 이렇게 정리한다. “혼자됨의 시간, 오직 한 가지에 집중하면 반드시 뜻을 이룬다.”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장은 10개의 글을 포함하고 있으니 총 70개의 글이 담겨 있는 셈이다. 모든 글들이 내게 마음의 평안과 깊은 통찰을 주었지만 그중에서 한 가지는 꼭 소개하고 싶어 아래에 간략히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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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無爲 事無事 味無味 大生於小 多起於少 報怨以德

위무위 사무사 미무미 대생어소 다기어소 보원이덕


하지 않음으로써 행하고 일하지 않음으로써 일하고 맛이 없음으로써 맛을 낸다. 큰 것은 작은 것에서 비롯되고 많음은 적음에서 일어난다. 원한은 덕으로써 갚는다. _《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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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한 문장이다. 도가의 시조인 노자는 무위와 역설의 철학을 설파한다. 여기서 ‘하지 않는 것’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신독의 시간에 해야 할 행동이 ‘잠시 멈추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혹과 욕심과 후회와 근심을 마음에서 몰아내면 마음은 공백 상태가 되고 그 자리에 좋은 것, 선한 것을 채우면 된다고 말한다(60쪽).


또 저자는 일상을 보내며 생겨난 모든 욕망과 감정의 찌꺼기를 그대로 안고 잠자리에 드는 것은 무모한 일이며, 하루를 마치고 몸을 씻듯이 마음에도 샤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58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가정 생활이 있으니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직장인들에게는 심야와 새벽 중 어떤 시간이 신독의 시간으로 적절할까 생각해 봤는데 신독은 비움과 채움 모두 필요하니 잠들기 전 감정의 찌꺼기를 다 털어내는 비움의 시간을 갖고, 새벽에 일어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채움의 시간을 가진다면 더할 나위 없는 시간 활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에 실린 한 편의 글은 3-4쪽 정도이니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도 15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여기에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총 30분 정도 소요될 것이다. 새벽과 밤에 각각 한 편씩 읽어도 좋고, 밤에는 피곤한 경우가 많으니 하루 동안의 좋지 않았던 감정을 비워내는 명상의 시간만 잠깐 갖고, 새벽에 고전의 명문장들로 채움의 시간을 가지면 유익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를 일깨우는 명문장들을 필사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을 만들어도 좋겠다. 과거의 저처럼 힘겨운 시간을 견디고 계신 분이나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궁금하신 분들께 분명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확신한다.


#신독혼자있는시간의힘 #조윤제 #비즈니스북스 #신독 #고전 #필사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추천 #추천도서 #도서추천 #책추천 #신간 #신간도서 #신간추천


*본 서평은 비즈니스북스 출판사(@bizbooks_kr)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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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 옳다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 나르시시스트, 고집불통, 기분파와 얼굴 붉히지 않고 할 말 하는 기술 28
마리테레즈 브라운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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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협력’하는 대화 기술 28가지를 소개한다. 저자는 협력하는 기술로 언쟁의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고 아무리 모난 돌이라도 다듬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협력’이라 함은 자기 의견을 분명히 밝히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대화를 이어가면서 공동의 해결방안을 찾자는 목표로 협상에 임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대화 상대방과 어떻게 ‘협력’하는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5개의 장을 대화의 순서로 보아도 좋다고 언급한다. 책을 순서대로 전체 1회독하고 나서 28가지 기술 중 자신에게 특히 필요한 기술을 골라서 자세히 읽고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 책을 활용하면 되겠다.


각 장은 3~7개의 대화 기술을 포함하며, 각 장의 [워밍업] 부분에는 각 장에 포함된 여러 개의 대화 기술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설명이 담겨 있다. 각 대화 기술을 설명하는 본문에는 일상의 대화, 각종 실험/연구 결과, 심리학 이론 등이 담겨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책에서 소개하는 대화 기술이 실제 대화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대화 기술에 대한 소개 말미에는 [요약] 부분이 마련되어 있어 각 기술을 읽은 후 [요약]을 통해 정리와 복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에 소개된 28가지의 대화 기술 모두 중요하지만,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나에게 흥미로웠던 기술 두 가지만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기술 6. 상급자를 설득할 때 신뢰를 주는 법

→ 직장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경우라서 골라봤다. 상급자는 부하직원인 내 의견을 잘 인정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 저자는 상대(상급자)와 가치관이 같거나 매우 객관적인 사람(예: 권위자)의 의견을 앞세워 대화를 이끌어갈 것을 조언하고 있다. 예) “(권위자)가 어제 _______라고 하셨습니다.”


기술 20. 경험과 감정은 사실보다 더 힘이 세다

→ 평상시 내 생각과 반대되는 경우라서 골라봤다. 개인의 경험은 보편타당하지 않지만 보편타당한 숫자, 데이터, 사실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언뜻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자문이나 판매를 할 때에도 개인의 경험담은 설득력을 발휘한다.”는 문장에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상담을 할 때 상담자의 직접 경험을 듣거나, 홈쇼핑에서 쇼핑 호스트의 사용후기를 들을 때 더 와닿거나 혹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저자에 따르면 경험담에 정서적인 이야기(감정)를 곁들이면 설득력은 더 커진다고 한다. 예) “제가 받은 인상은 다릅니다. 제가 보기에는……” / “저는 좋았습니다. 아주 만족스럽고요.”


각 장의 말미에는 [알아두면 좋은 보조기술]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제목은 ‘보조’기술로 되어 있지만 본 대화 기술 28가지 못지않게 유용한 기술이라 생각한다. 특히 ‘4. 말에 힘을 싣는 비언어적 표현들’과 ‘5. 온라인 소통의 특수한 문제점’에서 다룬 내용들은 더 인상적이었다. 또 책 맨 마지막에 [부록]으로 ‘한 흑인 음악가가 수백 인종주의자의 마음을 돌린 방법’이라는 글이 실려 있는데 글의 내용이 감동적이면서도 앞서 배운 대화 기술들을 쭉 곱씹어 볼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나는 나와 생각이 많이 다른 사람과는 언쟁을 만들기 싫어서 대화 자체를 회피하거나 설득하기를 포기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생각이 같은 사람하고만 섬세하게 소통할 경우 비판력과 대화 능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사고의 폭이 좁아지는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논쟁 상황을 회피하거나 무조건 양보/수용할 게 아니라 책에서 배운 대화 기술들을 실생활에 적용해 상대방의 의견은 존중하되, 내 의견도 제대로 피력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이 ‘자기만 옳다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이고, 책 앞표지에 ‘나르시시스트, 고집불통, 기분파와 얼굴 붉히지 않고 할 말 하는 기술 28’이라고 소개되어 있어서 자칫 성격이 좀 특이한 사람과 대화할 때만 쓰이는 대화 기술이라고 오해할 여지가 있는데, 일상적인 대화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화술을 다룬 책이라 보면 된다(5장이 문제적 인간들과의 대화 기술을 다룬 내용임). 평소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려운 분이나 진정한 설득의 기술이 필요한 분들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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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로 만든 세상 - 은행개혁과 금융의 제자리 찾기
신보성 지음 / 이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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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준비제도는 불법이므로 100%준비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딱 떠오르는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1부 <돈은 빚이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금융과 은행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은 총 일곱 개의 부(部)로 이루어져 있으나, 내용상 크게 보면 은행의 역사, 현대 은행제도의 문제점, 은행의 개혁 방안 이렇게 세 부분으로 볼 수 있다.


○ 은행의 역사는 곧 위기의 역사 – 부분준비제도의 탄생과 이로 인한 은행 위기의 반복

17세기 중반 주화와 금괴의 보관소 역할을 하던 런던의 금장(goldsmith, 금세공인)은 우연한 계기로 보관 금을 초과하는 가짜 보관증(맡긴 금: 20파운드, 보관증 표시: 30파운드)을 유통시킨다. 보관증 초과 발행은 오늘날 대출에 해당한다(초과 표시된 10파운드는 차입금, 그에 대한 대가는 이자). 금장은 평균적으로 고객이 맡긴 금의 10%만 실제로 인출됨을 확인하고는 실제 보관하는 금의 몇 배에 해당하는 보관증을 발행하게 된다. 이것이 오늘날 부분준비제도의 기원이 된다.


오늘날 은행은 지급준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의 진짜 돈(본원통화)만 보유하고 진짜 돈의 몇 배에 해당하는 가짜 돈(파생 통화)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즉 있지도 않은 돈을 빌려주는 꼴이다. 은행제도가 지닌 모든 문제점은 부분준비제도에 기인한다. 은행 위기는 뱅크런의 형태로 시작되는데, 뱅크런은 예금이 부채(고정 청구권)와 보관증(상시 인출)이라는 양립 불가한 두 가지 속성을 모두 갖는 데 따른 것이다. 은행의 역사는 수익 증대를 위한 과도한 대출(예: 상환무능력자에 대한 대출)→손실 축적→뱅크런→파산, 이 과정의 반복이라 할 수 있다.


19세기 중반 이후 각국에서 은행 개혁 시도가 있었음에도 은행 위기가 계속되자 오히려 부분준비제도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은행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의가 전개된다.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을 때 중앙은행에서 본원통화를 무제한으로 대출해야 한다는 중앙은행의 최종대부자 기능과, 은행이 파산할 경우 예금자 손실을 보상해 주는 예금보험제도라는 안전망 도입으로 은행을 고치는 쪽이 아닌 구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 현대 은행제도의 문제점 – 과잉금융과 부채의존경제

부분준비은행에 의해 총생산보다 더 많은 대출이 공급되는 현상을 ‘신용팽창’이라한다. 이 책에서는 안전망에 기대어 신용팽창이 장기간, 그리고 구조적으로 지속되는 현상을 ‘과잉금융’이라 칭하며 현대는 신용팽창을 넘어 과잉금융 상태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과도한 부채, 만성적 저성장, 자산시장 버블, 양극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 현대사회 부작용의 원인이 과잉금융이라고 설명한다.


과잉금융으로 잉태된 부채의존경제는 부채 양산과 자산가격 상승이 멈추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모든 경제주체는 부채의존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자산가격 부양을 목표로 돌진한다. 이 현상은 우리가 최근에 겪은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19 때 양적 완화(돈 풀기)와 그에 따른 자산(주식/부동산) 가격 상승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은행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 보편적 법원칙의 회복, 100%준비제도 도입

오늘날 예금계약의 법적 성질은 소비임치계약(은행이 소비 可, 예금자는 언제든지 반환청구 可)이나, 보관인 동시에 대차인 관계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예금계약은 불법이다. 소비임치계약은 부분준비라는 탈법적 관행을 합법화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은행 위기는 ‘부분준비제도’에서 기인한 것이므로, 보편적 법원칙의 회복 즉 100%준비제도(보관과 대차의 분리, 통화와 신용의 분리)를 도입하면 극복할 수 있다.


이 책은 10여 년 전 저자의 아드님(당시 중학생)이 은행이론에 대한 설명을 듣던 중 보인 반응(아드님 왈, “아무튼 은행의 시작 자체가 불법 아니야?”)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어떤 지식이나 제도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 문제의식이 없는 건 참으로 문제다. 이 책은 저자의 말씀대로 ‘은행은 특별하다’는 생각이 허구적 신화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은행의 역사, 금융이론, 금융위기 등 금융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전달함과 동시에 현대 은행제도의 불법성을 비판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매우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수개월간의 서평 활동에서 만난 책 중 단연코 1등이다.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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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문학동네(@munhakdongne)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문학동네 경제경영 출판 브랜드 이콘 출판(@econ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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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 - 오늘이 끝나기 전 반드시 깨달아야 할 것들
존 릴런드 지음, 최인하 옮김 / 북모먼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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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뉴욕 타임스’ 기자로 활동 중인 저자가 뉴욕에 살고 있는 초고령자 여섯 분을 1년간 취재, 인터뷰하여 작성한 연재 기사 「여든다섯, 그 너머」로부터 시작된 책이다. 저자는 연재 기사 기획 당시 그저 노년의 고통과 아픔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지만 1년간 노인들을 인터뷰하면서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뒤집어졌다고 말한다. 저자는 과연 노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무엇을 얻었을까?


인터뷰 대상자가 된 여섯 분의 노인들은 서로 다른 삶의 경험과 배경을 가진 분들이었다. 이들은 대부분의 다른 노인들과 마찬가지로 이미 잃은 것들도 있고 할 수 없는 일들도 많아진 초고령자들이었다(87-92세). 저자는 처음에 그들이 노년의 삶(주로 심각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해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여섯 분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여섯 분 모두 외부 조건이 아니라 마음속 어딘가에서 행복을 찾고 있었다는 점. 저자는 이들로부터 가장 먼저 배운 교훈이 다음과 같다고 말한다. “행복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 문장은 훗날 이 책의 원제가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에이, 뻔한 소리 아니야?’ 싶을 거다. 나도 초반부 읽을 때 그랬으니까. 이 책은 단순히 노인들과의 인터뷰를 엮은 책이 아니라 노인학 전문가, 사회과학자들의 연구/실험 결과를 다수 인용하며 고령자들이 느끼는 감정적 특징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분석을 제시한다.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닌 인문/고양서로 분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책에 소개된 나쁜 일을 겪더라도 그 문제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는 노인의 ‘긍정성 편향’, 남은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일어버린 것들을 보완한다는 ‘선택∙적정화∙보완 모델’, 노인의 ‘사회정서적 선택성’(노인들은 당장 즐거울 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반면, 젊은이들은 미래를 위해 새로운 경험이나 지식 쌓기를 선호), 좋았던 때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힘들었던 때는 잊어버리는 ‘선택적 기억’, 노년은 쇠퇴기가 아니라 물질에 대한 걱정을 초월해 진정 가치가 있는 것에 집중하는 인생의 절정기라는 '제로트랜센던스(gerotranscendence)' 등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노인들이 젊은이들보다 삶에 대한 만족도나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가 더 높은 이유를 이해하게 됐다.


정리해 보면, 고령자들은 시간과 에너지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받아들이고 돌아갈 수 없는 과거나 올지 안 올지 모를 미래에 연연하기 보다는 지금 당장(현재) 자신이 좋아하고 여전히 할 수 있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책에 명문장들이 정말 많지만, 내게 크게 와닿았던 문장을 두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챕터의 시작과 끝에 녹색 페이지가 끼워져 있고 거기에 문장들이 적혀 있는데 하나같이 마음에 새길 문장들이다).


“헛된 꿈을 꿀 시간이 없다.

아직 시간이 있다는 믿음도 헛된 꿈이다.

우리 중 어느 누구에게나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100쪽)


“미래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생각해보자.

그건 바로,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모든 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단 1분일지라도 그 기분이란

마치 처음 하늘을 나는 것처럼 가볍고 자유롭다.” (145쪽)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보하지 말자!


고령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현명한 태도와 지혜, 삶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나는 팔순에 접어드신 엄마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엄마의 신체적/정신적 노화 현상에 대해 속상해서 짜증을 내기도 하고, 고령자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기에 책을 읽으며 엄마께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책에서 ‘지혜’를 설명하는 부분에 “모차르트는 천재였지만 당신과 나의 어머니는 현명하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책에 등장하는 여섯 분의 어르신과 우리네 나이드신 부모님/조부모님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지혜도 얻고, 고령자의 삶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한 후 나이드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의 삶에 대해서도 좀 더 관심을 갖고 그들과도 깊은 대화를 통해 지혜와 통찰을 얻는 기회를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일나에게단한번의아침이남아있다면 #존릴런드 #북로망스 #북모먼트 #책읽어주는남자 #인문 #인생 #명언 #베스트셀러 #신간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본 서평은 북로망스(@_book_romance), 북모먼트(@_book_moment)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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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 편지 - 수능 d-100, 이런 마음으로 하루를 살자!
김호진 지음 / 펜타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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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학원 ‘토마스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며 동명의 입시전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시 지원 방법’, ‘상위권 대학에 보내는 방법’ 등 올리는 영상마다 화제를 모으며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김호진 원장님의 책이다. 이 책은 입시전문가 김호진 원장님께서 수능을 100일 앞둔 수험생에게 전하는 100개의 편지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20여 년간 입시전문가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상담하면서 매년 수능이 100일 정도 남은 즈음에는 겁을 먹고 지레 포기하거나 갈팡질팡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100일간 매일 힘든 달리기를 시작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응원의 편지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책 제목대로 책은 100일 동안 하나씩 읽을 수 있는 100개의 편지를 담고 있다. 저자는 수능까지의 100일간 한결 같은 루틴을 유지할 것을 강조하며 매일 아침 편지를 읽고, 매일 저녁 세 줄 일기 쓰는 것을 루틴으로 지키라고 제안하고 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한 편의 글은 1~3페이지 분량의 편지글, 글을 한두 줄로 요약한 문장, 세 줄 일기를 적을 수 있는 공란을 포함하고 있다. 편지글이 시작되는 페이지 맨 위에 수능 D-day가 표시되어 날짜에 맞춰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준비 절차가 많으면 루틴으로 유지하기 어려운데 책에 세 줄 일기를 기록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이 책 한 권으로 읽고 쓰기를 모두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좋다.


수능 100일 남겨 둔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편지글이니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뻔한 잔소리하는 거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큰 오산이다. 물론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보니 수험생에게만 적용되는 팁들도 더러 있기는 하나,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이 100일간 일상 루틴(아침 명상/독서+저녁 세 줄 일기)을 만들어 나가는 데도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들어 할 일은 많고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잠이 안 오던 어느 밤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며칠에 걸쳐 잠들기 전에 읽었는데 수능과 아무 상관 없는 나도 편지글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얻고, 따뜻한 위로를 받았으며, 때로는 따끔한 충고도 받았다. 책에 나온 이야기, 위인들이나 유명 작가들의 예화 등도 다수 소개하고 있어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는 재미도 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독서법도 한 가지 배웠다. 검색해 보니 저자가 목동에서 가장 유명한 인문 논술/구술 선생님이시라고 한다. 그래서 편지글이 수험생 대상 단순 충고용 메시지가 아닌 내용이 풍성한 글이 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수험생은 아니지만 나도 머릿속에 새겨야겠다고 다짐한 문장을 몇 개만 정리해 본다.

∙부모에게 화내지 마라 – 완전 뜨금. 엄마 미안해!

∙잠을 줄이려 하지 말고, 정확하게 자려고 노력해라(정확한 취침 시간 지키기).

∙세상을 뒤엎을 시간은 충분하다(<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의 예화).

∙상상하고 또 상상하라(예: 시험을 잘 보는 모습)

∙중요한 것을 먼저하라 – 우선순위 정하기!

∙초조하고 불안해도 그냥 공부해라. – 불안을 다스리지 못하는 나를 위한 조언

∙좋은 루틴을 실천하라(루틴의 중요성은 이 책 전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강조).


내 경험상 시험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멘탈 관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커지는 초조함과 불안을 떨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수험생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새로운 다짐을 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에 짧은 일기를 통해 멘탈 관리해 나가는 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수험생이나 수험생을 둔 학부모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수능이 오늘(2024.07.11) 기준으로 126일 남았다. 나도 수능을 본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100일 정도 남았을 때의 긴장감과 불안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수험생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건강, 컨디션 잘 지키면서 하루하루 성실하게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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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장미꽃향기(@bagseonju534) 님을 통해 펜타클 출판사(@pentaclebooks)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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