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 - 2003년 전미도서상 수상작 꿈꾸는돌 6
폴리 호배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돌베개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래칫(톱니바퀴)하퍼 주인공의 이름이다. 정말 성의없는 이름이다.
그리고 이름을 지어준 것처럼, 여전히 성의라곤 없는 엄마이다. 매번 허황된 이야기만 하면서
래칫의 어깨죽지에 있는 고통의 근원은 쉽게 제게할 수 있음에도 그냥 내버려 두는데다
시골에 갖다버리듯 보내버린다. 하지만 오히려 이 일이 래칫에겐 행운이 된다.

요정처럼 나타나나 할머니 펜펜과 틸리.
숲에서
블루베리에서
흙에서
세상과 담 쌓은 펜펜과 틸리에게서
삶을 선사받는다. 위안을 받고 따스함을 느끼면 가정이라는 걸 알게 된다.

해피앤딩이라 더 좋았던 소설. 펜펜과 틸리는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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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기록 - 10년차 카피라이터가 붙잡은 삶의 순간들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작가는 여자다.

일단 나랑 닮은 점이 있다.
기록과 기록.
단 그녀의 기록은 기록을 위한 기록이며, 이렇게 책으로 묶으니 아주 근사하다.
그러나 나의 기록은 화냄을 위한 기록이며, 착한 컴플렉스에 빠져 남에겐 아무 소리 못하는 바보등신의 소리없는 아우성을 위한 기록이다. 그래서 책으로 묶으면(물론 당연 자비로 ) 고소가 들어올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아무도 보지 않은 내 기록에조차 나는 수많은 소심함을 쳐발라 대고 있다.
소심함에 소심함으로 , 길을 가다 마음에 드는 무언가가 있어도, 혹 내 뒷 사람이 싫어할까봐 , 혹 하늘이 꼴갑떤다 할까봐 시크한 척 지나간다.
고개 쳐 들고 다니지만, 내 눈은 언제나 바닥을 본다.

책을 읽으며 느낀 건 부럽다였다.
겉멋이 들었다고 할까봐
비웃음을 당할까
진짜 좋아하는 것 앞에서
오래 서 있지도
한참을 주시하지도 못했다.
무언가에 쫓기듯 누군가에 들킬세라 후다닥
지나오며 아쉬웠던 순간
왜일까.
생각해 보니 진지하던 그런 이들을 내가 그런 시선으로 보았기 때문아닐까.
내가 부끄럽게 생각하는 나를 마주칠때마다 어쩔 줄 몰랐기 때문이다.

완벽히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밝은 이는 없다
그러나 깊은 심연, 언제든 밝은 빛을 낼 수 있는 진주들 하나쯤은 갖고 있다.
글쓴이는 자신의 우울과 어둠의 원천에 가족이야기를 담고 있다.
검은 건반으로 태어나 검은 건반으로 살아야 하나, 그런 검은 건반인 내가 좋다는 글쓴이
내 우울과 어둠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맞추려면 끼우려면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나 스스로 진실이 아님을 알기에
난 빛 바랜 노트의 귀퉁이 같은 내 존재감을 스스로 인정한다.
내가 밀어내고
내가 거칠게 다룬 나이다.
그냥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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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 아이들 창비청소년문학 45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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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독하고 사악한 선생
스스로 신이 된 듯 착각한 교장
힘없는 학생엔 무관심한 사회
버림받고 상처받았으나 너무나 소중한 아이들
그 아이들을 교육이란 폭력으로 옭아메고 착취하는 지옥
그 곳이 바로 피크말리온, 로젠탈 스쿨
그 곳엔 긍정적 강화도
할 수 있다는 믿음도 없다
억압에
자유도 배앗기고
제대로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고
감정을 가둬야 하는
조각상 갈리테리아가 인간이 되는 곳이 아닌
인간이 조각상이 되는 곳.
깨지고 부서져 눈물조차 속으로 흘리는 거짓의 조각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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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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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까마귀는 까마귀답게 점잖고 당당하게 걸을 수 있었지만
비둘기처럼 거들먹거려 보려다 제 보법을 몽땅 까먹어
기껏해야 어기적거릴 수 밖에 없었죠. ~ 조르바

책보다 더 깊이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한 듯한 낡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바로 바로 풀어버리고
가장 밑바닥 거짓같은 삶에서도
진짜와 가짜가 무엇인지 아는 , 젊은 악마 조르바를 가슴에 품은 조르바.
삶은 개차반에 지옥에 악마다란 상투적 말도 조르바의 입에선 진실.
늙은 과부를, 마을의 요물이라는 젊은 과부를, 생명을 진정 아끼는
어디서든 어떤 모습으로든 살아, 누워서 죽음을 맞진 않으리.

원래 까마귀는 까마귀답게 점잖고 당당하게 걸을 수 있었지만
비둘기처럼 거들먹거려 보려다 제 보법을 몽땅 까먹어
기껏해야 어기적거릴 수 밖에 없었죠. ~ 조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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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아저씨
네코마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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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
결국 냉장고가 고장났다. 휴가비따위는 저리 물 건너가버리고..
그래서 내린 결론이 집에서 콕 쳐박혀 있기.

자고로 집에서 콕 쳐박힐려면 필요한 것은
바로 에어컨과 만화책.
그래서 평소 소장하고 싶었던 만화책들을 큰 맘 먹고 사봤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시바아저씨.

엉엉...너무 재미있고 감동 깊었던 만화.
올해 나를 너무나 많이 울리고 웃긴 만화
왜 시바아저씨 2탄은 없는거냐를 외치게 하는 만화다.

주인공은 평범한 아저씨.
그런데 이 동네는 무슨 일인지, 부양의 의무를 지며 살아가기 시작하면 한 마리 시바로 변한다.
그렇게 시바로 변해서도 너무나 충성스럽게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 눈물겹다.
간혹 바람을 핀다거나 아저씨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게 되면 다시 사람으로 변하기도 한다.

시바로 변한다라.
참 기발하지 않은가.
그리고 너무나 어울리는 선택이다.
시바로 변한 아저씨의 모습이 너무 적절해서, 너무 어울려서 더 슬프기도 하다.

배가 볼록하니 이미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울 남편을 보며, 왠지 짠한 맘이 들기도 한다.
시바아저씨가 나왔으니, 아줌마도 나왔음 한다.
음....고양이아줌마?
그런데 아줌마의 삶도 뭐 그렇게 고고하거나 멋진 건 아니다.
이 세상은 아줌마든 아저씨든, 자식을 위해 이 악물며 살아가기엔 그닥 만만한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시바아저씨 책을 덮으며 미소가 지어지는 건,
결국 이 책이 해답을 주거나 무언가를 대단한 깨닮음을 주어서가 아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 소소하게 살아내는 것, 그 것만으로도 우린 오늘 하루 당당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시바로 아저씨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내든지 우린 충분히 열심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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