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바람꽃'
때가 이르거나 날이 궂거나 하여 완전히 핀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다. 여러날이 지났으니 지금은 처음 본 곳엔 이미 꽃이 지고 푸른 잎만 남았을 것이다.

화려하게 치장하는 이른 봄 꽃들에 비해 백색으로만 멋을 낸 순수한 모습이 좋아 찾게 되는 꽃이다. 마음과는 달리 이쁜 모습으로 담아내기에는 내게 여간 까다로운 녀석이 아니다. 제법 많은 수의 꽃잎처럼 보이는 꽃 받침잎이 주는 매력이 좋다.

느긋한 마음으로 꽃을 찾는 이에게는 햇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햇볕이 나고 온도가 올라가면 꽃받침잎을 활짝 열어 순한 속내를 보여 준다.

바람의 신과 아네모네에 관한 전설과 연관된 듯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 등 여러 가지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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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분홍)
짝사랑이다. 청색의 노루귀가 화사하고 신비스런 색감으로 단번에 이목을 끈다면 하얀색은 다소곳하지만 그래서 더 은근함으로 주목하게 만든다.

이 두가지 색이 주는 강렬한 맛에 분홍이나 기타 다른 색의 노루귀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이쁜구석이 있다. 지극히 편애하는 대상이다.

더디 온 봄이라 탓했더니 거의 모든 봄꽃이 속도전을 치루듯 한꺼번에 피었다 금방 져버리니 괜시리 마음만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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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당연한 것을 얻기 위해

그토록 긴 밤을 건너왔다.

이 모두가 다

우리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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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버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물오른 나무를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버드나무 종류다. 봄이 어디까지 왔는지 가늠하는 신호다. 수양버들 가지에 물이 올라 초록빛이 보이는 것과 비슷한 때에 피어난다.

꽃은 잎에 앞서서 지난해 자란 가지의 잎이 붙었던 자리에서 원기둥모양으로 많이 뭉쳐서 피는데 수꽃과 암꽃이 각기 다른 나무에 핀다. 어린 가지는 노란빛을 띤 푸른빛이고 처음에는 털이 있으나 곧 없어진다.

물이 흐르는 강가의 가장자리 갯가에서 흔히 잘 자란다고 하여 ‘개의 버들’이라고 불리다가 지금의 갯버들이 되었다고 한다.

'솜털버들', '버들강아지', '버들개지'라고도 부르는 갯버들은 '친절', '자유', '포근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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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바람꽃
그저 꽃보고 싶은 마음이 급해서 달려간 곳엔 새침떼기처럼 꽃잎 닫고 있는 모습이 전부였다. 이유도 모른체 마냥 기다리다 더이상 추위를 참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그때서야 비로소 꽃이 피고 지는 환경도 관심갖게 되었다. 낯선 숲에 들어서도 어디쯤 꽃이 있을지 짐작할 수 있게된 계기를 준 식물이다.

조그마한 꽃잎 사이로 노오란 꽃술이 뭉쳐 있다. 옅은 노란색과 흰색으로 잎 사이에서 한 송이씩 달린다. 햇볕을 좋아해서 오후에나 꽃잎이 열린다. 여린듯하지만 그 속에서 전해지는 강함이 있다. 무엇보다 소박해서 더 이쁜 꽃이다.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등 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은 식물들은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 자리잡고 그 바람에 의지해 씨를 뿌린다. 만주바람꽃 역시 마찬가지다.

실속없는 봄앓이를 닮은듯 '덧없는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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