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나무
제주 지인들이 참꽃나무 참꽃나무 하기에 뭔가 싶었다. 이름만으로는 '참꽃'이라 부르는 진달래를 연상시킨다. 진달래 집안이니 꽃으로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봄에 핀다는데 늦은 가을에 제주도에서 첫눈맞춤을 했다.

'제주참꽃'이라고도 한다. 한국과 일본이 원산지이며, 산에 서식한다. 이름에 나무가 붙은 이유는 진달래나 철쭉류에 비해 꽃이 크고 키도 높이 자라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정', '다정'이라는 꽃말을 가졌다니 봄날의 그 진달래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닐듯 싶다. 기회가 된다면 제철에 활짝 핀 무리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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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생각하다 웃습니다

섣달 처음 눈이 내리니
사랑스러워 손에 쥐고 싶습니다
밝은 창가 고요한 책상에 앉아
향을 피우고 책을 보십니까
딸아이 노는 양을 보십니까
창가 소나무 가지에
채 녹지 않은 눈이 쌓였는데
그대를 생각하다
그저 좋아서 웃습니다

마음에 맺힌 사람아
어느 때나 다시 볼까
무엇을 이루자고 우리 이다지 분주하여
그리운 정일랑 가슴에 묻어만 두고
무심한 세월 따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그저 흘러 흘러만 가는가

산창에 눈 쌓이니
사람을 그리는 맘도 깊어만 지는데
책을 덮고 말없이 앉아
솔바람에 귀 기울이다
그대를 생각하고
그저 좋아서 웃습니다

*김홍도의 글에 한승석이 노랫말을 더하여 한편의 이야기가 되었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노래에 실린 그 마음을 불러와 누린다.

"섣달 처음 눈이 내리니 사랑스러워 손에 쥐고 싶습니다. 밝은 창가 고요한 책상에 앉아 향을 피우고 책을 보십니까? 딸 아이 노는 양을 보십니까?
창가의 소나무에 채 녹지 않은 눈이 가지에 쌓였는데,
그대를 생각하다가 그저 좋아서 웃습니다."

풍속화가로 알려진 그 김홍도가 어느 겨울 아는 이에게 보낸 편지글이다. 눈과 어울린 이보다 더한 마음을 아직 접하지 못했다. 이제서야 겨울이 겨울다운 모양새를 갖춘다. 겨울이 좋은 이유에 김홍도의 마음 하나를 더한다.

눈세상이다. 사뿐사뿐 내리는 눈이 곱기만 하다. 시린 손 마다않고 빚은 모양이 마땅찮아도 그만하면 되었다며 위로 삼는다. 눈처럼 환하게 밝은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 여기에 무엇을 더하랴.

https://youtu.be/V1rkP2bP9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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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는수요일

구부러진 길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캐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이준관 시인의 "구부러진 길"이다. 삶의 이력인 주름살을 펴 스스로 지나온 시간을 지우면 무엇이 남을까.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날이다.

#류근_진혜원_시선집 #당신에게_시가_있다면_당신은_혼자가_아닙니다 에서 옮겨왔습니다. (24)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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若將除去無非草 약장제거무비초
好取看來總是花 호취간래총시화

베어버리자니 풀 아닌 게 없지만
두고 보자니 모두가 꽃이더라

*송대의 유학자이자 사상가인 주자朱子의 글이다.

제 눈에 안경이고 내 안에 담긴 색으로 세상이 보인다고 한다. 그러니 무엇 하나라도 내 마음 먹기에 따라 달리 다가오기 마련이다. 특별한 조건이 아닌 이상 애써 부정적인 시각으로 자신 스스로를 아프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우선, 나 스스로가 나를 따뜻한 가슴으로 품자.

가시를 품고 살지만 꽃을 피워내고 향기까지 잊지 않았다. 바위를 기대어 사는 버거운 일상이 좋은 향기를 만드는 근거가 되었으리라. 아직 떨구지 못한 잎에 한줌 볕이 머문다.

"베어버리자니 풀 아닌 게 없지만
두고 보자니 모두가 꽃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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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덩굴'
한겨울 산 속으로 길을 나선다. 속내를 보이는 숲에는 남은 아쉬움으로 숲을 찾는 이들을 반기는 녀석들이 있다. 잎에 숨어 때를 기다렸던 열매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꼬옥 다문 열매가 주황색의 보석처럼 알알이 맺혔다. 볕을 받아 한껏 빛나는 것이 지나온 수고로움을 보상을 받는 것처럼 환하고 따스하다. 혼자서는 서지 못하고 이웃에 기대어 사는 모습이 사람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늦은 봄에 피며 황록색으로 피는 꽃보다 열매에 주목한다. 콩만한 크기의 노란 열매가 가을이 깊어가면서 부터 껍질이 셋으로 활짝 갈라지고 그 안에 들어 있던 주황색의 씨앗이 화사하게 얼굴을 내민다.

평상시에는 사람들에게 별로 주목 받지 못하지만, 열매가 익는 늦가을이 되면서부터 눈길을 끈다. 봄에 나오는 어린잎을 따서 나물로 먹기도 하며 열매를 짜서 기름을 얻기도 했다고 한다. '진실', '명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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