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의 그 간절함이

4년 동안 굳건하게 지켜지길 바란다.

홀로 당당하게 선 듯 보이지만

그 배경을 지킨 무슨한 마음들이 있었기에

비로소 오늘의 그 영광이 있다는 것.

산자고가 당당해 보이는 것은

배경이 된 깽깽이풀의 힘이다.

그곳이 우리가 서로 만날 지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좀현호색
반가운 벗들이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꽃을 피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는 중에 주목하는 것들은 모두 꽃이다. 그중에서도 벗이 가꾸는 소중한 공간에서 만나는 꽃은 더없이 반갑다.

좀현호색이라고 했다. 아직은 이른 봄 숲에서 봄의 노래를 부르는 듯 새를 닮은 모습이 정겨운 현호색인데 이름 앞에 좀자를 붙였으니 현호색 보다는 더 작다는 것일까? 그것이 그것 같은 수많은 현호색 중에서 내 식물 사전에 하나를 추가 했다.

노래하는 새를 연상케하는 앙증맞은 모습에 주목받는다. 줄기 끝에 2~3개의 꽃을 피우며 약한 줄기로인해 곧추서는 것이 어렵다. 우리나라는 제주도에만 분포하며 양지바른 풀밭에 난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가늘고 긴 꽃대를 올렸다. 독특한 잎과 함께 붉은 생명의 기운으로 새싹을 낸다. 여럿이 모여 핀 풍성한 모습도 홀로 피어난 모습도 모두 마음을 빼앗아 가는 녀석이다. 봄 숲에 고운 등불 밝히는 꽃이다.

아름다운 것은 빨리 시든다고 했던가. 피는가 싶으면 이내 꽃잎을 떨군다. 하트 모양의 잎도 꽃 만큼이나 이쁘다. 풍성해지는 잎이 있어 꽃잎 다 떨어지고 난 후 더 주목하는 몇 안되는 종류 중 하나다.

꽃술이 진한 자주색과 노랑꽃술의 깽깽이풀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준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다른 분위기로 인해 둘다 많이 편애하는 야생화다.

특유의 이쁜 모습에 유독 사람들 손을 많이 탄다. 수없이 뽑혀 사라지지만 여전히 숨의 끈을 놓지 않은 생명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안심하세요' 라는 꽃말이 아이러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향그러운 꽃지짐, 진달래

牕外彼啼鳥 창외피제조
何山宿更來 하산숙경래
應識山中事 응식산중사
杜鵑開未開 두견개미개

창밖에서 우짖는 저 새야
어느 산서 잠자고 다시 왔느냐.
산 중의 일을 응당 알겠지
진달래꽃이 피었든 안 피었든?

*조선사람 서기보(徐箕輔)의 부실(副室)인 죽서박씨(竹西朴氏)가 10살에 지었다고 전하는 시다. 산에 진달래가 피었던가, 피지 않았던가를 물어본다. 그 마음을 알듯도 하다.

두견화(杜鵑花)는 속명(俗名)인 진달래로 부르는 편이 오히려 다정스러운 느낌을 준다. 꽃놀이로 대표댸는 화전놀이의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다. 오랫동안 시인묵객에게 사랑받던 꽃이다.

강원도 산길 어딘가를 가다 햇빛에 덩달아 눈부신 꽃을 보았다. 반가움이 앞서 기어코 차를 돌려 눈맞춤 하고서 가던 길을 갔다. 무슨 힘이 있어 눈맞춤하게 했을까.

진달래를 떠올리면 4월의 볕 아래 모인 청춘들이 먼저다. 대의를 위해 청춘을기꺼이 불살랐던 그때 그시절과 동치할 수 있는 우리 산천의 대표적인 꽃으로 각인되어 있다.

*문일평의 '화하만필'을 정민 선생이 번역하고 발간한 책, '꽃밭 속의 생각'에 나오는 꽃이야기에 내 이야기를 더하고자 한다. 책의 순서와 상관 없이 꽃 피는 시기에 맞춰 내가 만난 꽃을 따라갈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꽃을 본다

멈춰서고 허리를 숙이고 때론 무릎도 꿇는다. 비로소 보지 못했던 모양과 색, 다른 이미지가 다가온다. 꽃의 본래 모습에 한발 더 다가서는 순간이다.

이렇게 만난 놀라운 꽃의 세상은 오묘하다. 그 안에 있는 것은 인간이 이룩한 모든 물질문명의 본래 모습을 보는 때는 경이롭기까지 한다. 혹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여기로부터 온 것은 아닐까?

꽃을 보는 마음으로

나와 너,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꽃을 보듯 그대를 보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