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세상 가는 길

​생명의 새벽이

어둠이라고

오랫동안 많은 사람

오고 간

이 길

처음에

끝을 얻지 못할 줄

어찌 압니까

삶의 피안에

죽음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의 마음으로부터

사로잡힌 마음

끌어내려고

언제나 제자리걸음

그렇게

이 세상을 오고 갑니다

*김초혜 시인의 시 '세상 가는 길'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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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겠죠 천일이 훨씬

지난 후에라도 역시 그럴테죠

잊진마요 우리 사랑

아름다운 이름들을"

(이승환의 천일동안 중에서)

그날 이후 세상은 바다 아닌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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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눈에 속고, 하루는 볕에 속는다.

눈이든 볕이든 사람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자연의 일이지만 이를 보고 듣는 이의 마음 따라 천지 차이가 난다.

"이 곡을 어찌 사람마다 다 들을 수 있겠어요?"

서로 마음이 닿아 있는 이가 듣기 좋아하는 노래라면 그를 위해 언제라도 반복해서 부를 수 있지만 아무에게라도 부를 수는 없다고 거절한다. 완곡하지만 강단 있는 마음가짐이라 무슨 말을 더할 수 있을까.

하늘의 색과의 땅의 나무가 화합하여 음률로 하는 노래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부드럽고 포근하여 봄날과도 같다.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가 당신에게 닿기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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折梅逢驛使 절매봉역사

寄興隴頭人 기흥농두인

江南無所有 강남무소유

聊贈一枝春 요증일지춘

매화 가지를 꺾다가 역부를 만나

농두의 그대에게 부칩니다

강남에는 가진 것이 없어서

그저 한 가지로 봄을 보냅니다

*전라감사 심상규(沈象奎, 1766~1838)가 한양에 있는 벗, 예조판어 서용보(徐龍輔, 1757~1824)에게 보낸 편지에 있는 내용이다. 그림은 김홍도의 매화 그림이다.

단원 김홍도가 말년에 제자 박유성이 있는 전주로 내려와 요양하던 때의 일이라고 한다. 심상규의 부탁으로 쥘부채에 매화가지 하나를 그리고 붉은 꽃을 얹었다. 이를 받은 심상규가 부채에 옮겨 쓴 시다.

차마 매화나무 가지를 꺾어 보내지는 못하니 그림으로나마 대신하고 싶은 그 마음을 알듯도 하다.

섬진강 기슭에 매화가 피었다는데 우선 마음으로 멀리서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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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컴맹 2024-01-13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진강 유순한 물결의 기슭이 어디일까 지도를 봅니다
또가원이 어딘지는 찾았는데..

무진無盡 2024-01-17 18:21   좋아요 1 | URL
소학정 찾으시면 됩니다 ^^
 

시린 발을 동동거리게 할 때는 언제고 겉옷을 벗고도 여민 옷깃을 풀어헤치도록 볕이 좋다. 이 아까운 볕을 조금이라도 더 품고자 볕바라기를 한다.

"겨울 철 따사한 볕을 님에게 보내고저

봄 미나리 살진 맛을 님에게 드리고저

님께야 부족한 것 있으랴만 늘 못잊어 하노라."

*지은이가 알려지지 않은 글이다. 누군지도 모르면 어떠랴. 그리운 이를 향한 마음에 온기가 가득하다. 마치 겨울날의 한없이 포근한 볕과도 같다.

볕이 하도 아까워 느린 걸음으로 걷는다. 아까운 볕바라기를 하는 도토리를 만나 문득, 걸음을 멈춘다. 볕의 기운을 한껏 품어 춥고 긴 겨울을 건너야하는 새 잎의 모습이 꽃처럼 이쁘다.

발자국 남기려고 하면 녹고 없어지는 봄 눈 처럼 감질나는 것이 겨울볕이라고 했다. 겨울 차가운 밤에게 빼앗기기 전에 가슴을 열고 달아나지 못하도록 품어두어야겠다.

볕이 참ᆢ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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