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서두르는 마음이다. 빠알간 열매가 다 떨어 지기도 전에 노오란 꽃망울을 떠올린다. 그것 만으로도 이미 봄을 만난 기분이다. 널 만나러 굳이 지리산 기슭 산동마을을 찾지 않아도 좋으리라. 가까운 곳에서 그리운 이 만나듯이 볼 봄날을 기다린다.


광릉에 자생하며 한국 전역에서 자라는 겨울에 잎이 지는 작은키나무다. 지리산 기슭에 있는 구례 산동면과 산내면,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일원, 경상북도 의성군 등이 산수유 산지로 유명하다.


이른 봄 잎도 나기 전에 노랗고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가을이면 가지마다 새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열매는 날로 먹지 않고 말렸다가 약으로 쓰거나 차로 끓여 마시고 술로 담가도 먹는다.


빠알간 열매가 상징하듯 '영원불멸의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참으로 다행이다'
시간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쌓여 만들어낸 모든 것을 본다. 물질로 변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서로를 마주볼 수 있다.


조그마한 냇가 옆에 자리잡은 방앗간이다. 이제는 제 일을 다하고 쌓인 시간 위에 시간만 더하고 있다. 잠긴 문도 시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틈을 보인다.


그 누구도 제 일을 다하고 쓰러져가는 것에 눈길 주지 않는다. 새로운 것들이 넘쳐나는 이유다. 낡고 녹슬어 시간이라는 옷을 입었다. 그 옷에 겨울의 짧은 오후의 햇볕이 벗이라도 되는양 잠시 머문다. 곧 떠날 것을 알기에 잠시라도 서로 기대는 것을 허락한 것이리라.


어느덧 내 몸에도 시간이 쌓여있음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 남은 시간을 더해가는 동안은 지나온 시간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와 세상을 볼 여유가 생긴 것이 좋다. 나이 들어가는 것이 좋은 이유다.


포근한 겨울 햇볕에 기대어서 그대에게 안부전할 수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그대 잘 있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생강나무'
노오란 꽃술이 기다려진다. 이른 봄빛이 이런 것이어야 한다는듯 밝고 따스하다. 봄 숲에 가는 이유 중 하나다. 널 보려는 마음이 성급했다.


한국·일본·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산지의 계곡이나 숲 속의 냇가에서 자란다. 잎이나 가지를 꺾으면 생강 냄새가 나서 생강나무라 하며, 산동백나무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에 산 속에서 가장 먼저 노란 꽃을 피운다. 꽃은 잎이 나기 전에 피고 꽃자루가 짧아 가지에 촘촘히 붙어 있다. 꽃이 필 때 짙은 향내가 난다. 9월에 콩알만한 둥근 열매가 붉은색으로 열었다가 검은색으로 익는다.


김유정의 단편 소설 '동백꽃'의 동백이 바로 생강나무이다. 빨간 동백나무 꽃과 달리 ‘노란 동백꽃’이라고 되어 있고, ‘알싸한’ 냄새가 풍기는 데서 생강나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른봄 숲에서 만나는 그 느낌을 담은 '수줍음', '사랑의 고백', '매혹' 등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초점을 맞추다'
중심을 향하는 마음이다. 어디에 주목하느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 눈이 닿는 범주 속으로 들어가 마주하는 것이다. 눈맞춤이 그 시작이고 마지막이다.


돌담에 의지하던 담쟁이 열매에 시간이 쌓여 짙어졌다. 열매의 색감에 묻어나는 시간의 깊이가 아득하다. 아득하니 깊다.


사람 관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간이 쌓이는 동안 초점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다. 관심의 범주에 들어와 주변을 서성이는 사이 마주치는 시선은 같은 방향을 향하며 두 마음의 중심으로 모아진다.


함께 쌓아온 시간이 깊고 넓다. 정성을 다해 그대에게 초점을 맞춰 집중한 결과다. 이 모든 것이 눈맞추길 허락해준 그대 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백합나무'
둥근 모양의 녹황색의 꽃을 보지 않고서 이 나무의 아름다움 중 하나를 알지 못한다. 오롯히 하늘 향한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도 못다함이 남았다. 꽃피고 열매 맺는 동안 널 꼭 보고서야 계절을 지날 수 있다. 아름다운 나무 모양과 꽃이 피는 고귀한 멋을 갖춘 나무다.


북아메리카 원산이다. 높이 약 13m 정도로 크다. 나무껍질은 잿빛과 검은빛이 섞인 갈색이다. 미국에서는 생장이 빠르므로 중요한 용재수로 쓰나 한국의 중부 이남에서는 관상용으로 심는다.


백합나무의 아름다움은 꽃에 있다. 5월 말에서 6월 상순경에 녹황색의 꽃이 피는데, 6개의 꽃잎이 참으로 아름답다. 열매는 10∼11월에 익으며, 날개가 있고 종자가 1∼2개씩 들어 있다.


꽃 모양이 튤립 같다고 해서 일명 튤립나무라고도 한다. 애를 써서 내뜰 가장자리에도 한그루 심었다. 꽃 필날을 기다리며 나무 커가는 것을 지켜본다. '전원의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