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러져 빛나는ᆢ'
따스하다. 빛이 전하는 맑고 밝은 기운이 차가움 속으로 온전히 스며든다. 홀로는 만들지 못하는 어우러짐의 순간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서로를 더욱 빛나는 존재로 만들어주는 어울림의 절정이다.


지난밤 차가운 기온이 유리창에 서리로 맺혔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꽃이다. 여기에 산을 넘어온 아침햇살이 맑고 밝은 기운을 더하여 완전히 새로운 꽃을 피웠다.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대도 나도 홀로 핀 꽃이다. 이미 꽃으로 핀 사람들의 일상은 모든 순간 순간이 절정의 시간이다. 삶의 절정의 시간을 살아가는 꽃과 꽃으로 만난 그대와 나, 이제 새로운 꽃을 피운다.


그 꽃에서 맑고 고운 향기가 번진다면, 이미 꽃으로 피었으면서도 스스로의 품을 열어 다른 꽃과 어우러짐을 허락한 그대 덕이다. 내 뜰에 들어와 꽃으로 핀 그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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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을 따다가ᆢ'
지난밤 문풍지를 흔드는 소리에 너 올 것을 알았다. 혼자오는 법이 없는 너를 맞이하는 내 마음은 늘 긴장감으로 움츠려든다. 하지만 너도 알 것이다. 그 움츠림 속엔 숨기지 못하는 반가움도 있다는 것을ᆢ.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춘풍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 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황진이


님 그리운 동짓달 밤, 얼마나 춥고 긴 시간일지 짐작도 못하지만, 그 밤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님 오신 날 밤을 기다리는 간절함이 있기에 건널 수 있었으리라.


식어버린 심장으로 다녀간 너는 기어이 그 흔적을 남기고야 말았다.


언다는 것은 녹는다는 것과 하나다. 얼지 않으면 녹을 수 있고, 녹아야 얼 수 있다. 어쩔 수 없는 마음을 고드름으로 남긴 너도 알 것이다. 고드름은 이내 곧 스스로 녹으리라는 것을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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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기나무'
조급해 보인다. 몸통에 바짝붙어 화사한 꽃을 뭉텅이로 달아 풍성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풍성함에서 오히려 외롭게 보이기도 한다. 박태기나무 꽃을 떠올리는 내 마음이 그렇다는 말이다.


중국 원산으로 한국에서는 300년쯤 전부터 심어 길렀다고 한다. 잎지는 키작은 나무다. 공원이나 집 뜰에 심거나 울타리로 가꾸기도 한다.


꽃은 이른 봄 잎이 돋아나기 전에 가지마다 수북하게 달린다. 잎은 어긋나며 둥근 심장꼴로 두껍고 윤이 나 보기 좋다. 꽃은 홍색을 띤 자주색이다.


열매는 콩과식물임을 보여준다. 꼬투리로 달리며 편평한 줄 모양 타원형으로 8∼9월에 익으며 2∼5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목재는 연한 녹색이고, 수피를 통경·중풍·대하증에 이용한다.


박태기나무라는 이름은 꽃봉오리 모양이 밥풀과 닮아 '밥티기'란 말에서 유래되었다.


무리리어 핀 모습에서 연유된 것일까? '우정', '의혹'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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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이슬람과 중동 문제의 모든 것
서정민 지음 / 시공사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이슬람과 중동우리는 무엇을 보지 못했나

오늘날 중동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테러이슬람 과격단체, IS... ᆢ중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없는 단어들이다국제사회의 중요한 잇슈 중 하나인 중동문제는 이슬람과 중동에 대한 이해 없이 이 모든 것을 올바로 볼 수 없다.

 

서정민의 책이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는 왜 이슬람 세계에서 과격운동이 확산되는지왜 이것이 테러로 이어지는지그리고 왜 이들이 서방을 공격하는지 이해를 시도한다결론적으로 그 중심에 이슬람주의 과격운동이 이슬람 종교에 기반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여기서 저자는 중동이라는 규정을 저자의 견해에 의해 중동이라는 용어는 서방 세계의 관점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지리적 관점에서 서아시아라고 하면 이집트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국가들을 포괄할 수 없어 차용한다고 했다.

 

오늘의 중동 사회를 이해하는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의 극단적 시각이 갖는 한계를 벗어나 이슬람,중동과 미국유럽의 대결구도의 시작점부터 출발하자우리의 편리한 시각으로 중동을 이해하려는 시각을 벗어나 중동의 본질을 알자는 것이 이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의 핵심 목표로 보인다.

 

평화(salam)를 주창하는 종교’ 이슬람(Islam)이 왜 그리고 어떻게 과격화되는 역사적 노정을 반복해왔을까먼저 종교로써 이슬람을 이해해야 한다이슬람은 자살을 금한다피조물의 생명을 거둘 수 있는 권리는 창조주 알라에게만 있다따라서 저자는 이슬람과 이슬람주의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또한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정치적 특성을 이해하고현재의 이슬람과 타 문명권과의 대립과 갈등의 뿌리 깊은 역사를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나약해진 이슬람권 내부를 정화하려는 움직임은 때로 폭력적으로 발전해왔다고 말한다.그리고 외부의 공격과 침탈수모에 대한 반발과 대응이 때로는 테러로 연결되었다는 것이다저자는 특히 과격주의의 등장을 역사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국제 테러세력의 중심에 있다고 하는 이슬람 과격단체, IS 등 중동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우리가 놓치고 있던 이슬람과 중동에 관해 꼭 알아야 할 핵심적인 정보들을 담았다이를 위해 이슬람의 시작과 제국의 역사부터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과격 이슬람주의 세력이 가진 반정부 및 반서방 테러 이념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다이슬람 세계와 서방 간의 대립을 세계사의 흐름과 현 국제 정세 속에서 이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저자는 IS 사태에 대해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테러 세력이 단순히 이슬람 조직이라는 시각을 수정해야 한다고 본다종교적 시각만으로 과격 이슬람주의 세력을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각 국가와 시대의 정치경제적 환경과 맥락을 이해하려는 보다 다각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슬람그리고 이슬람주의 과격 세력의 실체와 등장 배경을 제대로 이해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쉽고 정확한 설명이슬람과 중동에 대한 오류와 편견을 극복하는 탁월한 식견으로 올바른 시각으로 중동의 현제문제에 대한 접근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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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
하나를 보는 시각이 다른 이름이다. 하나의 범주안에서 공존할때 비로소 존재가치가 있다. 대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가 서로를 확인하는 거울과도 같다. 떨어져 존재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석류를 비추는 오후의 빛이 깊다. 빛이 깊다는 것을 알게하는 것이 길게 드리운 그림자다. 반영인 그림자를 통해 빛의 깊이와 거리를 확인한다.

빛이 중심에서 벗어날수록 그림자는 희미해지며 길이 또한 길어진다. 주목해야할 대상, 주제로부터 멀어진 거리만큼 그 흔적 또한 같은 크기와 무게로 멀어진다. 대상이 빛날 수 있다는 것은 빛과 그림자가 동일한 시공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대와 함께 쌓아온 시간도 이처럼 빛과 그림자가 함께했다. 빛에 주목하여 웃기도 하고 그림자에 주목하여 좌절하기도 했다. 그러기에 빛과 그림자 무엇하나 소홀히 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대와 마주했던 시간이 꽃으로 피어 향기로울 수 있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 빛의 달콤함에 취하기보다는 슬프고 두려운 그림자를 외면하지 않고 감싸주었던 그대의 너그러움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다 그대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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