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좋은 점심시간을 누리는 방법 중 하나다. 연휴와 바쁜 일상으로 오랜만에 찾은 그곳에 반가운 벗이 찾아왔다. 빽빽거리는 부자연스러운 소리에도 굴하지 않고 반복해서 듣다보면 내성이 생기는 걸까. 짧은 호흡이 더 짧아진 것을 확인하며 게으름을 탓해보지만 그것도 다 나름대로 누리는 일이기에 싫지만은 않다.
"시언지가영언 詩言志歌永言"
시란 마음속에 있는 뜻을 말하는 것이고, 노래는 말을 길게 읊조리는(長吟) 것이다.
*이는 옛날사람 순舜임금이 했던 말에서 유래한다. "기夔야, 너에게 명하노니 전악典樂을 맡아 자제들을 가르치되 강직하면서도 온화하게 하고, 너그러우면서도 위엄을 잃지 않게 하며, 굳세면서도 거칠지 않게 하고, 간략하면서도 오만하지 않게 하라. 시란 마음속에 있는 뜻을 말하는 것이고, 노래란 말을 길게 읊조리는 것이며, 소리란 가락에 의지하며, 음률이란 소리가 조화를 이룬 것이다. 팔음이 조화를 이루어 서로의 음계를 빼앗지 않게 하면, 신과 사람도 이로써 조화를 이룰 것이다."
이로부터 "음악이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것은 '시언지 가영언'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지극히 펑범한 사람으로 그 지극한 경지를 알지는 못한다. 더욱이 시가詩歌의 근처도 가본 일이 없다. 하여, 부르지 못하니 듣기라도 하자는 심정으로 흉내라도 내보고자 마음을 내어보는 것이다.
날도 풀리고 새해도 지났으니 다시 시작해 보자. 혹, 어쩌다보면 율려律呂의 12음률音律도 알아가는 날이 오지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