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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국
스스로를 물들어 그 넘치는 향과 멋을 전하고 싶은 걸꺼다. 그렇게 이해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 잎 떼어내 입에 넣고 살그머니 씹어 본다. 쌉쌀함 다음에 단맛이 입안에 오랫동안 머물며 그 맛을 기억하게 한다.

너 피었으니 올해 꽃놀이도 이제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신호다. 하여, 이후로 만나는 모든 꽃에 더 오랫동안 눈맞춤 한다.

감국은 산과 들에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내 사는 곳 주변에서는 볼 수 없어 바닷가에서 첫눈마춤 하였다. 옹색하기 그지없는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바다를 향해 노오란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모양, 색, 꽃 피는 시기 등에서 감국과 거의 흡사하여 구분이 쉽지않은 '산국'이 있다. 꽃의 크기, 탁엽의 유무, 쓴맛의 차이 등으로 구분하나 두 꽃의 실물을 보면 쉽게 구분이 될듯도 싶다.

국화의 원조인 노란 들국화인 감국(甘菊)은 단맛이 나는 국화라는 뜻이다. 향기가 좋아 꽃을 먹기도 하며, 10월에 꽃을 말린 것을 차나 술에 넣어 먹기도 하고, 전을 부쳐서 먹기도 한다.

'가을향기', '순순한 사랑' 등 다양한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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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딱취

매화 피어 봄을 알리듯이 계절의 흐름을 알게하는 식물들이 많다. 이른 봄부터 꽃을 찾아 산과 들로 꽃놀이 다니던 꽃쟁이들이 한해 꽃놀이의 마지막이나 마찬가지인 발걸음을 부르는 꽃이 있다. 이 꽃 피는 것을 신호로 긴 휴면의 시간을 갖게 된다고들 한다.

​여리디여린 줄기를 쑤욱 올려서 그 끝에 하얀색의 꽃을 피운다. 세개의 꽃잎이 모여피어 하나의 꽃으로 보인다. 작아서 지나치기 쉽지만 주의를 기울이면 눈에 잘 보인다. 붉은 색을 띤 세개의 수꽃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좀'이라는 의미는 '작다'에 있을 것으로 '취'는 나물로 쓰였다는 것을 이해한다. 줄기 아랫쪽에 돌려나는 여러장의 자잘한 잎이 있다. 좀딱취는 화피가 벌어지지 않고 꽃봉오리인 채로 자가수분과 자가수정에 의해 결실하는 폐쇄화가 많아 여러 개체들이 꽃을 피우지 못한다고 한다.

​발길 닿는 곳에 소풍가듯 한가롭게 걷다 만나는 꽃이 정답다. 여리면서도 강인한 인상으로 다가온 좀딱취의 꽃말은 '세심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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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자덩굴
봄에 꽃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망설이다가 먼 길을 나섰다. 나무 그늘에 앙증맞도록 작은 크기의 꽃이 마음 쏘옥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먼 길 달려온 보람을 느꼈다. 모두들 이 맛에 먼 길 마다않고 꽃나들이를 다니나 보다.

가을에 다시 열매 맺혔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엔 꽃친구와 함께 나선 길이다. 딱 보고 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꽃 보고 열매까지 확인했다. 수많은 꽃을 만나지만 꽃과 열매 둘 다를 확인할 수 있는 식물은 그리 많지 않다. 시간과 거리가 주는 부담감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꽃에 더 주목하는 이유가 더 클 것이다.

"호자라는 이름은 가시가 날카로워 호랑이도 찌른다고 해서 호자虎刺라는 이름이 붙은 호자나무에서 유래한다. 잎과 빨간 열매가 비슷하지만 호자덩굴은 덩굴성이며 풀이라 호자나무와는 다르다."

붉은색의 둥근 열매에는 두 개의 흔적이 있다. 꽃이 맺혔던 흔적일까. 다른 열매와 구분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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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1-28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만나는 꽃, 고맙습니다.
 

둥근잎꿩의비름
첫만남은 어느 골짜기였다. 벼랑에 걸쳐 늘어진 모습이 위험스럽기보다는 유유자적 노니는 여유로 다가왔다. 끝에 매단 붉은구슬 같은 꽃봉우리와의 조화도 눈길을 끌었다.

때를 맞추어 그곳을 찾지 못해 야생의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지난 봄 평창에서 얻어와 뜰에 안착한 모습과 벗에게서 온 화분으로 만났지만 야생의 그것과 아름다움은 다르지 않다.

꿩의비름과 비슷하나 잎이 둥글어서 둥근잎꿩의비름이라고 한다. 붉은색 꽃봉우리를 들여다보면 옹기종기 모여 핀 꽃들이 참으로 이쁘다. 한국특산종으로 꽃이 매우 아름답고, 번식도 잘 되며, 키우기도 쉽기 때문에 관상용으로도 많이 키운다고 한다.

다시 기회를 얻어 그 골짜기에 든다면 보다 차분하게 눈맞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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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느긋하게 걷는다. 처음 찾은 곳이지만 익숙한듯 방향을 잡고 눈길 닿는 무엇이든 인사를 건네고 있다. 많은 것들은 이미 다음을 준비하느라 눈에서 사라진 뒤고 그나마 보이는 것들도 빛을 잃어가고 있다.

어느 길모퉁이에서 오묘한 색으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반겨주는 꽃이 있다. 황금이다. 자주색의 색감이 신비한 보석을 만나듯 신비롭기만 하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만나는 기쁨을 누리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가던 길 돌아와 다시 눈맞춤하는 동안 지나쳤던 이가 다시 돌아와 관심을 보인다. 하나가 눈에 들어오면 그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또다른 것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좋은 경험이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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