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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매 雲竜梅

"매실나무 중에서 저절로 가지가 비틀리고 휘어져 이리저리 흩어진 전체 수형이 마치 용이 구름 속을 헤엄쳐 승천하는 듯한 모습을 닮았다고 운용매 雲竜梅라고 한다."

풍성한 겹꽃에 흰색으로 핀다. 매혹적인 향기까지 일품이니 꽃만으로도 이미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가지가 구부러진 모습의 특이함이 있어 그럴듯한 이름을 얻었다.

되틀린 가지를 보며 혹, 사람의 욕심이 만든 것은 아닐까 싶어 달갑지 않았는데 원래 그렇다니 나무가 갖은 사연이 궁금하다.

깊게 파고드는 향기에 단아한 모습이 한발 물러서 있어야만 하는 거리감이 있다. 이 거리가 있어 오히려 곁에 두고 싶게 하는 매력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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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

대부분 꽃으로 만나지만 꽃도 잎도 모르면서 매번 열매로만 만나는 나무다. 그러니 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숲길에서 열매를 보고서야 겨우 이름 부를 수 있다.

꽃은 노란빛이 도는 녹색으로 잎보다 먼저 잎겨드랑이에 달려 핀다는데 아직 직접 확인하진 못했다. 암꽃과 숫꽃이 딴 그루에서 다른 모양으로 달린다고 하니 기억해 둬야겠다. 보고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독특한 모양의 열매가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발걸음을 붙잡는다. 4개의 씨방이 대칭형을 이루며 꽃처럼 달려 있다. 씨방에는 검은색 종자가 들어 있다.

많은 꽃들이 피는 시기에 함께 피니 주목하지 못했나 보다. 매년 꽃도 잎도 확인할 기회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때를 놓치고 나서 하는 말이 된다. 올해도 그러는거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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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매臘梅(소심)
엄동설한 매화 피는 시기에 같이 핀다. 매화를 닮아 매화의 매자를 달았다. 매화를 닮았다고 본 것은 겉모습이 아닌 그 속성을 본 것이다.

12월을 섣달, 납월(臘月)이라 하는데 그 추운 섣달에 피는 매화라 하여 '납매'라 부르는 꽃이다.

'납매'는 중국이 원산이어서 당매라고도 하고 꽃색깔이 노랑이어서 황매라 부르던 것을 송나라 때부터 '납매'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꽃은 1∼2월 잎이 나오기 전에 옆을 향하여 피는데 좋은 향기가 난다. 종모양 노오란 꽃망울을 열어 붉은 꽃잎을 드러낸다. 일반 매화보다 먼저 핀다. 보통 1월 중하순에 피어 봄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한다.

삭막하고 추운 겨울 닫힌 마음에 봄 향기를 전해주는 것으로부터 '자애'라는 꽃말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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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매(구아납매)
꽃이 귀한 때, 귀한 꽃을 만난다. 섬진강 매화를 시작으로 복수초에 이어 이번엔 납매다. 예년에 비해 다소 느긋한 마음으로 꽃소식을 접하고 있다.

납매는 섣달(납월)에 피는 매화 닮은 꽃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엄동설한을 견디며 피는 꽃은 고운 빛만큼 향기도 좋다.

뜰에도 이 열망을 담아 묘목을 들여와 심은지 여섯해가 지났지만 다른 곳에 비해 꽃 피는 시기가 늦다. 꽃을 품고 망울을 키워가는 동안 지켜보는 재미를 함께 한다.

​납매도 종류가 제법 다양한가 보다. 우선은 꽃 속이 붉은 색을 띠는 이것과 안과 밖이 같은 색으로 피는 소심이라는 두 품종을 확인 했다.

​새해 꽃시즌의 시작을 열개해준 납매의 향기를 품었다. 올해도 꽃마음과 함께하는 일상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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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섣달인데도 꽃마음을 품고 사는 이들의 마음은 부산하다. 언 땅을 뚫고 올라와 기지개를 켜는 꽃과의 눈맞춤을 조금이라도 빨리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긴 시간 꽃을 보지 못했던 몸과 마음이 들쑤시는 탓이리라. 그 마음에 부응이라도 하듯 여전히 겨울인 숲에는 서둘러 노오랗게 불을 밝힌 꽃이 있다.

눈과 얼음 사이에 피어난 꽃을 볼 수 있어 '눈색이꽃', '얼음새꽃',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해서 ‘설연’이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기쁨을 준다고 해서 복과 장수를 뜻하는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며 산들꽃들을 만나는 기대감이 앞선다. 나무에서는 이미 12월에 납매와 매화가 피었고 땅에서는 복수초가 피어 꽃을 보려는 사람들을 불러내고 있다. 곧 변산바람꽃과 노루귀가 그 선두에 서서 봄꽃의 행렬을 이끌 것이다.

꽃을 봤으니 꽃마음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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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1-23 0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아름답네요. 지난해 봄에 꽃을 피운 복수초 화분이 분갈이를 하지 않아서인지 지금까지는 아무런 미동도 보이질 않네요.ㅠㅠ 늘 야생화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복많이 받으세요.

무진無盡 2024-01-23 18:22   좋아요 0 | URL
복수초는 다년생이라 죽지 않았다면 봄에 그 자리에서 다시 꽃대가 올라올 것입니다.

호시우행 2024-01-24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기쁜 답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