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왕실의 비밀
김종성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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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왕위 계승 미스터리

삼국시대 이후 우리 역사에서 가장 긴 왕조를 유지했던 나라는 어디일까고구려와 벡제의 700여년 보다 BC57년부터 서기 935까지 991년 간 왕조를 유지했던 신라가 단연코 오래된 것을 알 수 있다한 왕조가 쳔 년 가까운 역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을 어디에 있었을까?

 

자료의 부족 등을 이유로 고대사는 미스터리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그 중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는 신라 역시 미스터리 역사다신라에 관한 미스터리 중에는 과연 삼국통일을 신라가 했는가의 문제와 더불어 박김 3대 성씨가 번갈아 왕위를 계승했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우선 나당 연합군이 형성되면서 주도권은 당나라에 있었고 신라는 백제 땅만을 복속시키고 고구려 땅 대부분은 당나라에 의해 지배된 것으로 볼 때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신라 왕실의 비밀은 바로 이런 신라 역사에 쳔 년 가까이 왕조를 이어온 신라 왕실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왕조 국가에서 어떻게 박김이라는 성씨가 다른 왕이 번갈이 왕위에 오를 수 있었는지에 대해 추적해가는 것이 그 중심에 있다결론부터 보자면 3대 성씨가 아니라 박씨 왕실이었기에 그것이 가능했다는 점을 밝혀간다.

 

저자 김종성은 이 점을 명확하게 하기위해 박혁거세 이후 석탈해나 김알지가 신라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신라왕실과 어떻게 결합되었는지를 통해 신라의 왕위 계승구도의 특성을 살핀다이는 고대국가의 경우 사회적 지위에 있어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는 차이가 별로 없으며 그 결과 결혼을 통해 형성된 타 성씨도 한 성씨의 일원으로 인정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는 것이다이렇게 볼 때 석탈해나 김알지 등 다른 성씨가 신라 왕실의 박씨 왕실의 다른 분파로 귀속되었기에 역성혁명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자연스럽게 왕위 계승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아울러 박혁거세의 부인 알영에서 비롯한 왕비족’ 이야기김춘추의 등극을 둘러싼 성골진골 논란까지 삼국사기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신라 왕위 계승의 비밀을 차례로 풀어본다저자는 이를 위해 삼국사기는 물론 삼국유사화랑세기 필사본한서구당서일본서기고사기 등 한국과 일본중국의 풍부한 사료와 역사적 사례를 취합해 비교 분석한 결과를 내 놓은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김부식은 그러한 사실을 감추었을까잘 알려진 것처럼 김부식은 철저한 유교주의자였다고려 내 자신의 처지에서 이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시각으로 역사서를 기술했다고 보는 것이다이러한 시각은 대한민국 지배층이 믿고 싶은 역사를 강요하는 것에서도 잘 알 수 있 것이다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가 실은 왜곡된 역사일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이제부터라고 보다 다양한 자료와 합리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바로 볼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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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감성일기 - 사랑 바람 별 기억, 정훈교 시 에세이
정훈교 지음 / 시인보호구역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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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감성은 읽는 독자의 몫

시를 읽는 이유는 사람마다 제 각각 이듯 특별히 시를 더 자주 접하게 되는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일상을 살아가다 문득 머릿속에 시구 하나 떠올려 흐뭇한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한 것은 아닐까?

 

시인이 시에 담았던 감정과 의지가 독자들의 마음속으로 고스란히 들어와 공감을 일으키고 그로인해 시가 살아나 시인과 독자를 이어주기도 하지만 시인의 감정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독자의 자의적 해석으로 자신만의 가치를 발견하고 좋아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와 반대되는 상황도 생각할 수 있다시를 어떻게 읽어야하는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시작되는 지점이 여기가 아닌가 한다.

 

정훈교의 당신의 감성일기는 그리움과 사랑에 관한 시를 선벼ᅧᆯ수록하고 이를 시인 정훈교가 읽어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시인의 시와 해설이 함께 있는 시 해설서라고도 할 수 있으며 시 에세이다.

 

고은문인수정호승김용락이하석도종환 등 한참 선배 시인부터 류근길상호허연박후기손택수김명기박소란유희경윤석정김성규박준손미이혜미김하늘 등 50여 명이 넘는 시인들의 시와 함께 한다.

 

이 시인들의 시를 1부는 사랑은 지나온 과거가 아니라여전히 따뜻하게 남아 있는 추억이라고 말한다. 2부는 바람’ 또한 인연이고 사랑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3부는 은 우리 모두가 간직한 마음 속 별에 대해 노래하고 있으며 4부는 기억은 먼 추억과 꿈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 권의 시집을 해석하겠다고 작정하며 읽는 책이기 보다는따뜻한 감성으로 시 한 편 한 편에 흠뻑 젖어 보기를 권한다.”

 

'당신의 감성일기'를 발간한 정훈교 시인의 소망을 담은 말이다이 책은 2016년 6월부터 진행한 '시인보호구역의 출판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소셜펀딩을 통해 출간한 시 에세이집이다. “아직도 그리움과 사랑을 떨치지 못한 당신에게” 전한다는 정훈교 시인의 시 읽어주기는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로 읽어주고 있지만 위의 소망대로 따뜻한 감성에 주목하지는 못한 듯 더디게 읽힌다.

 

시를 읽는 독자의 감정과 의지대로 읽고 자신이 느끼는 만큼 누리면 제 몫을 다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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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 하늘로 보내는 마지막 인사
김서윤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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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 기억될까?

죽음을 담보하고 사는 것이 모든 생명의 순리다하지만그 일을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잊어먹는다하여예기치 못한 순간에 허망하게 다가오는 것이라서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때론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일상을 함께하거나 마음을 나누었던 사람들의 죽음 앞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떠올릴까슬픔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 무엇을 있다.

 

이 책 그대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는 "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우리 조상들의 제문과 애사묘비명과 행장들을 모았다비록 제문이라고는 하나 이승에서 저승으로 보내는 편지다보고 싶은 그리움을 토로하고 함께 했던 지난날들을 추억하며 그동안 이승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소한 일상까지도 꼼꼼하게 적어 보낸 글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람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살다 죽음을 맞이한다이런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죽을 맞이하는 마음을 대표적인 사자성어로 담아내 죽은 자를 향한 산 자의 몫을 말한다. 이 책에서는 자식부모형제,아내친구와 여기에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살아생전 자찬묘지명을 더하여 옛사람들의 마음을 살피고 있다.

 

단장지애 斷腸之哀’, ‘할반지통割半之痛’, ‘천붕지통天崩之痛’, ‘고분지탄鼓盆之嘆’, ‘백아절현伯牙絶弦’, ‘비육지탄髀肉之嘆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형제를 잃은 고통평생의 동반자인 아내를 애도하는 마음 등곁에 있어 좋았던 사람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제문을 모으고 그 제문에서 알 수 있는 사람의 마음자리에 근본을 이야기한다.

 

저자 김서윤은 슬픔에서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제문이 죽은 자를 주목하여 산자의 마음을 토로한 것이기에 오로지 죽은 자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슬픔 그 너머의 무엇을 찾고자 한다.죽은 자와의 생전 모습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그리워하는 산자에 마음에 주목하고자 한다. 은근하면서도 폐부를 파고드는 저자의 글솜씨가 좋다.

 

죽어 무엇으로 기억될까어쩌면 사람은 남은 자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방식에 의해 그 사람의 삶이 평가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더도 덜도 말고 살아온 그것으로만 기억되길 바란다.

 

차가운 겨울밤당신이 별 따라 가신지 3년째다시간이 겹으로 쌓여도 다가오지 못하는 현실감이 여전한데 언제쯤이나 내 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우연히 손에 잡은 책에서 여전히 알 수 없는 내 마음을 활자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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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골목서'
금목서의 도발적으로 진한 향기가 사라질 즈음 목서의 은근한 향이 머문다. 두 향기 잊혀질 때쯤 다시금 강한 유혹을 하는 것이 이 녀석이다.


아버지 별따라 가신 후, 매년 같은 때 같은 곳에서 이 꽃과 더불어 다른 꽃을 함께 본다. 아버지와 내가 한 학교 동문인 그 초등학교 앞에서 말이다. 이번에도 일부러 아버지를 만나러가듯 그곳에 갔다.


구골목서는 바닷가에서 자라는 늘푸른 작은키나무다. 가지는 연한 회색빛을 띤 갈색으로 무성하며 어릴 때에는 돌기 같은 누운 털이 난다.


꽃은 11월에 잎겨드랑이에 뭉쳐나며 흰색으로 핀다. 향기가 매우 강해 멀리서도 그 존재를 알 수 있을 정도다.


그 때문인지 '유혹'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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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민중 역모 사건 - 재판 기록으로 살펴본 조선의 두 얼굴
유승희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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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모 사건 기록으로 살펴본 조선의 두 얼굴

2016년 가을 대한민국엔 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촛불집회라는 외형으로 보이지만 그 속내는 권력의 핵심부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의식의 발로다혼란스러워 보이는 오늘의 정치정세는 바로 그 변혁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다이런 저항의식의 발로로 권력의 출발점이었던 국민들의 힘에 의해 권력의 속성을 바꾸었던 경험이 우리에게 있다. 1987년 6월 항쟁이 바로 그것이다자신의 권력을 위임하고 일상을 수고로움으로 엮어가는 백성이 필요할 땐 그 힘을 되찾아 역사의 맥을 세운다. 2016년 가을지금 우리의 모습에서 힘을 확인하는 중이다.

 

이 책 조선 민중 역모 사건은 절대 권력에 반기를 든 민중이 어떻게 저항과 반란을 시도했는지 들여다본다이 책의 모태가 되었던 것은 추안급국안이란 기록물이다. ‘추안급국안은 '추안 및 국안'이란 뜻이다이 기록은 왕명을 받고 수사를 개시하는 특별 사법기관인 의금부에서 만들어진 사건 기록이다.추안은 일반적인 심문인 추문의 결과를 담은 문서이고국안은 고문이 수반된 심문인 국문의 결과를 담은 문서다이 추안급국안에는 1601(선조 34)부터 1905년까지 약 300년간 각종 사건을 다룬 추안 331개가 담겨져 있다.

 

추안급국안에 담긴 다양한 기록물 중에서 국가가 정한 모반대역謀反大逆·저주咀呪·조요서요언造妖書妖言·난언亂言·무고誣告·대역부도大逆不道” 등 여섯 가지 죄목과 이에 해당하는 아홉 가지 사건의 전말을 살펴당시 민중의 저항과 반란의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여기에는 실세를 잃은 양반부터 무당·승려·노비·일반 양인·무사·궁녀 등 다양한 계층에서 시도한 저항과 반란을 조선왕조는 어떤 방식으로 통제했는지도 함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 민중 역모 사건에 실린 사건으로는모반대역의 사건 길운절과 소덕유의 역모 사건거사패와 유배죄인의 역모 사건박업귀의 역모 사건명화적 이충경의 역모 사건과 저주사건으로는 인조 대 궁중 저주 사건을 살피며, ‘조요서요언사건으로는 요승 처경의 역모 사건 난언사건으로는 차충걸의 난언 사건 무고’ 사건으로는 어느 광인의 역모 고변 사건 대역부도오재영과 이성세의 대궐 침입 사건 등이 다뤄지고 있다.

 

나아가 이 책에는 [더 알아보기]라는 코너를 통해 추국과 관련되어 더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추국과 추안 속 고신의 종류추국을 진행했던 의금부의 위상과 이 기록에 등장하는 죄인들은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모반대역죄인의 재산을 몰수했을까 등의 추국과 관련된 여섯 가지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의금부라는 국가기관에서 왕조의 존립을 위협하거나 유교 윤리의 근간을 해치는 작은 행위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이 기록으로만 볼 때 권력의 시각에서 바라본 사건에 대한 기록물이라는 한계가 분명하게 있지만 이를 통해 당시 사회의 분위기를 역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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